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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을 바꿨더니 고추가 커졌다-225화 (225/270)

225화 - 225화

블라디보스토크 행 크루즈선에 오른 지왕은 객실에서 슬기, 정아 두 의붓모녀와 함께 신나게 섹스를 즐긴 뒤, 배가 출발하자 씻고서 배 구경도 하고 이른 점심도 먹을 겸 객실에서 나왔다.

“뭘 먹을까나...”

배가 워낙 큰 만큼 식당들도 웬만한 대형 쇼핑몰 못지않게 많고 다양했다.

“레스토랑은 저녁에 가는 게 좋을 것 같으니까... 한식을 먹을까? 한식 파는 곳도 있나?”

그러자 슬기가 말했다.

“저 초밥 먹고 싶어요~.”

“그래? 그럼 일식당이...”

셋은 아까 배에 탈 때 집어온 팜플렛을 뒤졌다.

“아, 여기 있네. 여기로 가자.”

“네.”

셋은 이런 대형 크루즈선은 처음 타보는 거라 지나치는 모든 것이 신기해보였다.

“와아, 무슨 대형 쇼핑몰 같아요. 옷도 팔고, 아 저기 속옷 가게 있다. 구경하고 가요.”

“어.”

지왕은 실컷 섹스를 하고 나서 그런지 배가 좀 고팠지만 슬기가 워낙 좋아하는데다 처음 여행을 온 것이기도 했으니 참고 같이 가줬다. 고급 크루즈선이라 그런지 속옷들도 백화점 못지않게 고급진 것들만 있었다.

“와아, 예쁘다! 이거 어때요? 어울려요?”

슬기는 그러면서 실크 팬티와 브래지어 셋트를 제 몸에 보란듯이 가져다댔다. 지왕은 그걸 유심히 바라보며 품평을 했다.

“흐음... 예쁘긴한데... 너무 어른스러운 것 같은데? 오히려 니 엄마한테 어울리겠다.”

슬기는 입을 삐죽거렸다.

“칫. 저도 어른이라구요.”

“‘어른애’겠지.”

지왕은 그러면서 슬기가 들고 있던 속옷 세트를 뺏어서 정아의 몸에 대봤다. 정아는 수줍은 마음에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

그래서 그런지 지왕의 눈엔 그 속옷이 더욱 잘 어울리는 것처럼 보였다.

“역시 잘 어울리네. 저녁에 이거 입어.”

지왕은 그러면서 그걸 정아에게 아예 건네줬다. 정아는 수줍게 받아들며 대답했다.

“네...”

그 모습을 본 슬기는 질투가 나서 투덜댔다.

“칫, 내가 고른 건데. 나빴어.”

지왕은 피식 웃었다.

“훗.”

하지만 슬기는 포기하지 않고 지왕이 좋아할만한 속옷을 눈에 불을 켜고 골랐다.

“음... 이건 너무 어른스럽고... 이건... 흐음... 너무 평범해. 이건 너무 얌전해보이고... 이건 좀 싼티 나는 것 같은... 아앙~, 뭘 입어야 하는 거야?”

그때 정아가 슬기에게 한 속옷 세트를 골라줬다.

“이건 어때?”

정아가 골라준 건 시원한 아쿠아블루 색의 실크 팬티와 브래지어였다. 파란색 계통은 자칫 천박하고 촌스러워 보이기 쉬웠지만 이건 은은한 빛이 나는 실크재질에 다른 여러 색깔의 문양도 섞여 있고 레이스도 달려 있어서 오히려 Young하면서도 섹시해 보이고 또 살짝 대담한 느낌도 들었다.

슬기는 정아가 골라준 게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지왕이 마음에 들어 하느냐인데... 그래서 슬그머니 지왕의 눈치를 살폈는데... 지왕은 픽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러자 슬기는 대번에 얼굴이 환해져서 정아에게 말했다.

“맘에 들어요. 이거 할래요.”

지왕은 직원에게 말했다.

“저거 2개 살게요.”

그러면서 폰팔이가 맘대로 쓰라고 준 카드를 건네줬다. 그러자 정아가 깜짝 놀라며 지갑에서 카드를 꺼냈다.

“제가 계산할게요.”

지왕은 당연히 정아의 카드를 도로 물렸다.

“아냐. 내가 살게. 어차피 이번 여행은 내가 쏘기로 했으니까.”

“그렇지만...”

하지만 정아는 지왕의 말을 어길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은 시키는 대로 했다. 슬기는 속옷이 담긴 쇼핑백을 들고 가게에서 나오면서 좋아라 했다.

“헤헷, 신난다. 선생님, 이따가 기대하세요~.”

지왕은 픽 웃으며 슬기를 놀렸다.

“난 니 엄마가 더 기대되는데?”

정아는 얼굴이 빨개졌다. 하지만 속으론 좋아서 눈가에 미소가 번졌다.

‘선생님...’

그렇지만 슬기는 대번에 삐져서 막 입을 삐죽거렸다.

“씨잉...”

지왕은 키득 웃으며 슬기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농담이야. 너도 기대할게.”

그러나 슬기는 계속 삐져갖곤 툴툴거렸다.

“칫.”

하지만 은근슬쩍 지왕에게 팔짱을 끼며 따라갔다.

“...”

지왕은 그런 슬기가 귀여웠다.

“후후.”

일식집에 온 슬기는 메뉴판을 보다 뒤늦게 후회가 밀려왔다.

“아...”

지왕은 어리둥절했다.

“왜?”

슬기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이따가 새로 산 속옷을 입어야 하는데 그럼 많이 못 먹잖아요...”

지왕은 픽 웃음이 나왔다.

“걱정 마. 배 나와도 뭐라 안 그럴 테니까.”

“그치만...”

슬기는 그러면서 정아를 힐끔 쳐다봤다. 아까 속옷을 살 때부터 정아와 비교를 당했었기 때문에 아무리 지왕이 괜찮다고 해도 신경이 쓰였던 것이었다.

정아도 그런 슬기의 마음을 살짝 눈치를 채고 있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정아 또한 지왕 앞에선 슬기의 (새)엄마이기 이전에 예쁨 받고 싶은 한 명의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

지왕도 그제야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경쟁이 있단 걸 어렴풋이 눈치 챘다. 아무튼 여자들이란.

“자, 자. 둘 다 최소한 초밥 10개씩은 먹어야 돼. 그 이하로 먹으면 이따가 페널티를 줄 거니까 알아서 해.”

그 말에 슬기와 정아는 동시에 똑같은 생각을 했다.

‘딱 10개만 먹어야지.’

그리고 실제로 딱 10점만 먹고 나머지는 다 지왕에게 양보했다. 덕분에 지왕만 배가 남산 만해졌다.

“후우, 배부르다. 니들이 안 먹으니까 내 배만 나왔잖아?”

그러자 슬기가 배싯 웃으며 지왕의 배를 두드렸다.

“선생님은 원래 나왔으니까 괜찮아요.”

“뭐? 지금 나 뚱뚱하다고 놀리는 거냐?”

그 말에 슬기는 지왕의 배를 꼭 안고 얼굴을 부비부비 비비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은 그게 매력이에요. 말랑말랑 폭신폭신.”

지왕은 픽 웃음이 나왔다.

“나 참.”

“헤헷.”

“그럼 소화도 시킬 겸 좀 돌아다녀볼까?”

“네.”

그렇게 지왕은 일식집을 나와 슬기, 정아와 함께 배 안팎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다. 엘리베이터까지 타고 아래위로 이동하며 구경을 하니 무슨 시내에 있는 대형 아케이드 빌딩을 돌아다니는 기분이었다.

“와아, 목욕탕도 있네?”

“찜질방도 있어요.”

“호오, 당구장도 있고... PC방까지?”

“와아, 이 레스토랑은 저녁에 앙상블 연주도 하나 봐요. 우리 저녁에 여기 와요.”

“그래.”

“아, 잠깐만요. 저기 매점에서 새우깡 좀 사올게요.”

“새우깡? 왜?”

“이따가 위에 올라가면 갈매기 주려고요.”

“아... 그래.”

그렇게 셋은 배 안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다 마지막에 갑판 위로 올라갔다. 바람이 엄청 불어 셋의 머리가 대번에 산발이 됐다. 특히 슬기와 정아는 치마가 날려서 붙잡느라 머리 쪽은 신경도 못 썼다.

“꺅!”

“어맛!”

지왕은 그걸 보고 장난기가 발동해서 말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노팬티로 데리고 올 걸 그랬나?”

슬기와 정아는 치마를 붙잡은 채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지왕을 쳐다봤다.

“네?!”

“선생님!”

지왕은 피식 웃으며 둘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팡팡 두드려줬다.

“후후.”

둘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사람들이 봐요...”

“걱정 마. 다들 바다랑 갈매기 구경하느라 정신 팔려 있으니까. 그런데 이 상태로 갈매기한테 새우깡 줄 수 있겠냐?”

슬기는 실망해서 입이 쑥 나왔다.

“히잉...”

지왕은 픽 웃으며 슬기의 손에서 과자봉지를 넘겨받았다. 그리고 봉지 안에서 새우깡을 2개 꺼내더니 갈매기한테 주지 않고 둘의 입에다 하나씩 물렸다. 슬기와 정아는 얼떨결에 새우깡을 입에 물었다.

“웁.”

“웁?”

지왕은 피식 웃으며 둘의 뺨을 톡톡 두드려줬다.

“먹지 마. 갈매기 거니까.”

“네?”

지왕은 갑자기 표정을 바꿔 자못 엄한 목소리로 엄포를 놓았다.

“먹으면 팬티 벗기고 손 만세 시킬 거니까 그리 알아.”

슬기와 정아는 치마를 붙잡고 새우깡을 입에 문 채로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에?!”

“웁...”

이렇게 바람이 굉장한 상태에서 치마를 붙잡고 있는 손을 놓는다면... 그것도 노 팬티로... 사람들도 많은데... 슬기는 후회가 물밀듯이 몰려왔다.

‘히잉, 괜히 새우깡을 사 가지구...’

그때 갈매기 몇 마리가 슬기와 정아의 머리 위로 와서 빙빙 돌았다.

끼룩끼룩.

슬기와 정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위를 쳐다봤다.

“엣?!”

“읍?!”

반면 지왕은 신이 나서 호들갑을 떨었다.

“오, 왔다!”

슬기와 정아는 겁이 나서 부들부들 떨었다.

“으으...”

“안 돼...”

그때 갈매기 2마리가 슬기와 정아를 향해 슉 날아왔다. 슬기와 정아는 기겁해 본능적으로 눈을 꾹 감은 채 고개를 들고 입에 문 새우깡을 최대한 밖으로 뺐다.

“웁!”

“웁!”

갈매기는 쏜살같이 날아오더니 슬기와 정아의 입에서 새우깡만 정확히 부리로 낚아 채 반대편으로 쓩 날아갔다.

끼룩!

끼룩!

슬기와 정아는 새우깡이 입에서 빠지는 순간 저도 모르게 움찔 하며 몸이 굳어져버렸다.

“웁!”

“꺅!”

지왕은 둘과 갈매기들의 퍼포먼스를 보고 놀라운 나머지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오~!”

반면 슬기와 정아는 갑자기 긴장이 풀리는 바람에 치마를 붙잡은 채로 바닥에 풀썩 주저앉아 버렸다.

“하앙...”

“흐으으...”

너무 놀라서 아직까지도 심장이 다 벌렁거렸다.

“으으...”

“흐으으...”

지왕은 둘을 일으켜주며 말했다.

“잘 했어. 이따가 밤에 상 줄게.”

슬기는 잔뜩 삐져서 입을 삐죽거리며 툴툴댔다.

“칫. 한 번 갖곤 안돼요. 자궁에 2번 싸주세요.”

그러나 지왕은 마냥 봐주진 않았다.

“안 돼. 한 번.”

슬기는 억울해서 막 야단을 떨었다.

“칫, 너무해! 선생님 바보! 흥!”

“후후.”

지왕은 삐진 슬기를 뺨에 입을 맞추며 달래줬다.

“훗.”

쪽.

하지만 슬기는 좋아서 피식피식 웃음이 나려는 걸 억지로 참으며 계속 삐진 척을 했다.

“흥.”

정아는 그러는 둘의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보았다.

‘나도 10살만 어렸다면 저렇게 어리광을 피울 수 있었을 텐데...’

게다가 슬기가 저러고 있는데 자기까지 똑같이 애교를 부린다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 것 같아 더더욱 행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어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 마음은 지금 뿐만이 아니라 슬기와 지왕과 함께 있으면 항상 들었다.

“그럼 돌아갈까? 바닷바람이라 그런지 끈적끈적하다.”

“네.”

그렇게 셋은 다시 객실로 돌아왔다.

“후우... 지친다. 이거 뭐 동네를 한 바퀴 돈 기분이네.”

“그러게요.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 큰 것 같아요.”

그런데 막 객실로 들어오자마자 슬기가 깜짝 놀라며 허둥거렸다.

“앗! 전화!”

“왜?”

“전화기가 없어요. 어디다 놓고 왔나봐요.”

“아까 일식집에 놓고 온 거 아냐?”

“아... 엄마 전화기 좀.”

“여기...”

슬기는 정아의 폰으로 자기의 폰에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일식집의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아, 거기 일식집 맞죠?”

“네. 손님 폰 놓고 가셨어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곧 찾으러 갈게요.”

“네. 오세요.”

통화를 끊고 전화기를 정아에게 돌려준 슬기는 지왕에게 말했다.

“그럼 금방 다녀올게요.”

“어, 갖다 와.”

“저 없을 때 둘이서만 하면 안 돼요. 아셨죠?”

“나 참, 알았으니까 다녀오기나 해.”

“네~.”

슬기는 그러면서 후다닥 객실을 나갔다. 지왕은 침대에 벌러덩 대자로 누웠다.

“휴우...”

정아는 그 옆에 다소곳이 걸터앉았다. 지왕은 정아에게 자기 옆자리를 내주며 말했다.

“너도 누워.”

그 말에 정아는 배싯 웃으며 지왕의 옆으로 와서 품에 꼭 안기며 누웠다.

‘포근해...’

슬기 없이 단 둘이 눕는 건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았다. 이렇게 있으니 슬기의 (새)엄마가 아닌 한 명의 여인으로서 지왕과 함께 있는 것 같아 새삼 기분이 더 센치해졌다.

그러다 문득 아까 슬기가 지왕에게 “저랑 결혼하면 엄마랑은 (섹스) 안 할 거예요?”라고 말했던 게 떠올랐다.

‘선생님이랑 먼저 관계를 가진 건 난데...’

실제로 지왕이 처음 과외 면접을 왔을 때 섹스를 했던 건 정아였다. 슬기는 그 도중에 집에 와서 같이 모녀덮밥을 당했었고.

그런데 그 이후엔 슬기가 지왕에게 과외를 받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정아는 항상 슬기 뒷전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었다. 최소한 정아가 느끼기엔 그랬다. 슬기한테 묻어가는 세트 같은 느낌...

‘선생님은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 슬기도 마침 없겠다 저도 모르게 용기가 나서 지왕에게 물어버리고 말았다.

“선생님.”

지왕은 아무 생각 없이 대꾸했다.

“왜?”

“저... 슬기가 없으면 전 선생님께 아무런 의미도 없는 여자인 건가요?”

지왕은 얼떨떨했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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