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8화 (78/100)

"젠장할.... 평소에 동전을 안가지고 다닌다는게..."

예전예전에 지갑을 도난 당해서 정은지가 돈을 다 써버렸을때와 마찬가지이다.

지난번 그런 일을 당했었지만 습관이 되어서인지 지갑에는 1000만원 짜리 수표 3장 있었고 5만원 짜리 지폐가 1장 있었다.

"5만원 짜리가 딱 한장 있긴한데...."

현재 가진 돈만 해도 3005만원이였다.

물론 5만원으로 하면 되긴 하는데 지금 윈쳐스가 서서 보고 있는 자판기는 신권인 5만원은 되지가 않는 다는것이다.

"God... damn it!!!"

쾅!!!

짜증남이 일어나서 인지 윈쳐스는 주변 시선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고 앞에 있던 자판기를 쌔게 차버렸다.

그러자 그 때 뒤 쪽에서 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무슨... 일이..."

"Who are.... 네?"

"어...? 혹시.... 황윤재?"

"아아, 잘못보셨습니다. 그냥 비슷하게 생긴...."

"저!! 저요!! 예전에 모르세요? 밤에 길가다가!!! 불량배들한테 잡혀서 구해주시고 돈도 주셔서!!!"

"네...?"

"정말 저!! 오빠 만나서 돈 갚아드릴려고 했는데...."

윈쳐스는 갑자기 자신의 앞에서 말을 거는 여자 때문에 당황했지만 갑자기 주변에서 윈쳐스와 여자를 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는 자판기를 냅두고 서둘러 여자의 팔을 잡고는 계단이 있는 비상구로 들어갔다.

"제가 당신 아나요? 기억이...."

"저, 정말 기억 못하세요? 작년 여름쯤이였는데?"

"글쌔...."

"그럼? 저 어디서 보신적은 없어요?"

"하하하.... 제가.... 시민분을 보기는...."

"헐.... 저 연예인인데요? 요즘 꽤나 잘나가는!!!"

"네?"

"말 놓으세요, 저보다 오빠셔요."

긴 생머리의 여자는 무언가 당차면서도 적극성이 있어 보였다.

윈쳐스에게 마구 잡이로 들러붙으며 자신이 기억이 안나냐며 기억을 다시 새겨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저... 기억 안나세요?"

그런데 그 떄 였다.

기억을 되살리고 있을때 머릿속에서 주마등이 처럼 무언가가 영상이 보여졌다.

"뭐, 정당방위니까 상관없겠지?"

"저...저기..."

"아? 괜찮아요? 보아하니, 가락고 학생인거 같은데?"

"감..감사합니다..."

"뭐, 당연히 했어야 하는건데요. 혹시 돈이라도 뺏긴거 있어요? 뭐, 뺏긴 물건은?"

"아!!! 맞다!! 지갑을!!"

"지갑에 얼마 있는데요?"

"어...5만원정도..."

"쫓아가긴 늦었고... 저기 학생? 이런 어두운데를 밤에 다니면 위험하니까 다시는 다니지 말아요, 그리고 이거..."

윈쳐스는 뒷주머니에 손을 넣어 지갑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5만원권 2장을 꺼내 여학생에게 주었다.

"나도 가락고고, 뭐... 사양안해도되."

"아..그게...이걸..."

"괜찮아, 받아둬. 혹시 나중에 이런걸로 찜찜하면 학교에서 3학년 1반 '황윤재'를 찾아라. 난 이만 동행자가 있어서!"

"잠깐..요..."

그렇게 딱 머릿속에 영상이 끊기자 윈쳐스는 입을 벌리며 실로 놀라워했다.

"어머? 기억 하셨서요? 저 기억 나세요?"

"아..... 그....."

"네!! 네!! 저예요!! 오빠!!! 그 10만원의 소녀!!!"

"그..근데... 잠시만... 정리가 좀 안되는데...."

윈쳐스는 두 손을 '진정해'라는 제스쳐를 표시하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할려고 노력했다.

그러는 와중에 여자는 자신에 대해서 소개를 하겠다며 진정하고 좀 들어보라고 말하였다.

"말해봐."

"저는 우선 에이핑크의 멤버 손나은 이에요."

"에이핑크...? 잠깐만... 혹시 거기에 정은지 라고 있지 않냐?"

"네? 은지 언니요? 은지 언니 아세요?"

"아아, 그래... 뭐, 대충..."

윈쳐스는 절대로 자신의 지갑을 훔쳤던 일을 말할 수가 없었다.

어쨋든 자신을 나은이라고 소개한 나은은 앞쪽에 계단에 앉으면서 말을 잇기 시작했다.

"우선 저를 구해주셨던 날이 학교에서 수업이 끝나고 연습실에 가던 길이 였어요."

"연습실? 내 기억에는 그 때가.... 10시인가 11시였던거 같은데...."

"아, 그 때 데뷔하고 새로운 신곡 낸다고 준비할때라서요..."

"그래? 말 안끊을테니까. 계속해봐."

"어쨋든 제가 연습실을 가던 도중에 불량배들한테 걸려서 돈 뺏끼고 안좋은 일 당할려고 했을때... 오빠가 나타나셔서... 구해주셨어요..."

"뭐...."

"그래서 제가 또 뺏긴 돈 10만원도 받고 해서 나중에 갚아드릴려고 3학년 1반에 찾아가기도 했었지만 수많은 학생팬이랑 지은 언니도 계셔서...."

"지은이?"

"네.... 아무튼.... 그 이후에도 방송국에서라도 만나서.... 은혜를 갚을려고...."

"야야, 무슨 은혜야!! 당연한걸 한 것 뿐인데."

윈쳐스는 은혜는 당치도 않다며 손사리를 쳤다.

그리고 돈을 돌려줄 생각이라면 그럴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그래도.... 저 이거 돌려드릴려고 10만원 그대로 매일 지갑에 넣고 급할때도 절대 쓰지 않았어요!!!"

"뭐?"

"이거 오빠가 주신 그 돈이예요. 그 날 그냥 아빠한테 잃어버렸다고 하고 새로 받았었어요."

나은은 자신의 돈도 아니니 돌려줘야한다며 지갑에서 빳빳해서 새것처럼 보이는 돈을 윈쳐스에게 건내었다.

"완전 내가 준 쌔거 그대로네...."

"받아주세요, 저 이거 때문에 오빠 찾아다닐려고 했었는데.... 방송 도중에 피로해서 링거 맞으러 왔다가...."

"아, 정말... 괜찮다니까.... 정 그렇다면 커피나 좀 사줘."

"커피라면...? 아아아, 혹시 캔커피요?"

"그래, 커피. 그걸로 퉁치자."

"하지만...."

"나머지는 니 언니인 은지랑 피자를 시켜먹던 치킨을 시켜먹든 알아서 해라."

"정말로 괜찮으세요?"

"괜찮으니까, 커피나 뽑아줘."

윈쳐스는 솔직히 5만원 짜리랑 천만원짜리 수표가 있다고 말할 수 가 없었다.

감히 어느 누가 수표를 지갑에 몇개씩 넣어다니냐 말이다.

"잠시만요...."

나은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핑크색의 귀여워 보이는 지갑을 꺼내들더니 현금 2천원을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자판기로 가자며 윈쳐스를 대리고 아까 그 자판기 앞으로 돌아왔다.

지이이잉....

"씨이.... 오빠, 이거 빳빳하게 해보세요."

"어...? 잠시만..."

나은이 지폐 한장을 윈쳐스에게 건냈고 다른 지폐를 지폐 투입구에 넣었다.

그러는 사이에 윈쳐스는 빳빳이 펴서 나은에게 주었다.

"여기."

지이이잉....

"캔커피가 600원이니까.... 4,6에 24니까...."

"동전이라면...."

아까 주머니에서 어쩌다가 5백원 짜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꺼내서 나은에게 주었다.

그러자 동전 투입구에 넣고는 총 4개를 꺼내었다.

쿠쿠쿵... 쿵... 쿵... 쿵...

버튼을 한번씩 누를때마다 커피가 뽑혀 나오는 소리가 자판기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잠시 뒤 다 뽑자 나은이 손을 넣어서 캔커피 4개를 모두 꺼내었다.

"여기요!!"

"그래, 고맙다."

"고맙긴요, 아? 맞다!!!! 언니들이 기다릴텐데!!!!"

"뭐? 야!!! 잠시만!!!"

"다음에 뵈요!!!!"

나은은 윈쳐스에게 갑자기 아까 안받겠다고 한 돈을 윈쳐스의 주머니에 쑤셔놓고는 자기 먹을 캔커피를 들고 도망가버렸다.

윈쳐스는 크게 불러보며 따라 갈려고 했으나 품에는 캔커피를 않고 있어서 그럴수는 없었다.

"나 참나...."

윈쳐스는 살짝 어이 없었으나 나은을 뒤로 한체 다시 병실로 걸어갔다.

덜컹....

여느 때와 같이 엄청 조용하긴 했으나 커튼이 쳐져있는 창가 쪽은 수다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수다쟁이인 현아가 떠드는 듯 하였다.

차아악~~

"왔어?"

"하하하하...."

"어...? 오빠다!!"

"뭐가 그리들 재미있어? 뭔데?"

"푸흐흡, 아냐.... 그런게 있어..."

"맞아요!! 형은 몰라도 되요!!!"

"뭔데?"

별거 아니지만 윈쳐스 성격에 궁금한것은 절대 못참는 성격이라 쿨하게 별거 아니면 됬다며 캔커피를 나눠줬지만 잘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엔 소현에게 귓속말로 협박을 하였다.

"너.... 빨리.... 안알려주면..... 과외.... 안해준다....."

"네? 왜...왜요?"

"빨리.... 뭔지.... 말해...."

"아, 곤란한데...."

"뭔데 그래?"

"사실은 말이예요...."

소현은 안된다는 표정을 하면서도 윈쳐스에게 귓말로 윈쳐스의 뒷담화를 했다며 화를 내지말라고 하였다.

"뭐, 그렇다면야.... 쿨하게 넘어가지...."

"죄송해요, 그냥... 현아 언니가해서..."

"알았어."

"그보다, 이제 저녁식사 시간이네."

윈쳐스는 이제 시간이 꽤나 됬다며 윈쳐스가 점심 시간에 사왔던 빵을 먹는 것을 보고나서 돌아가자고 현아와 소현에게 말했다.

아까 나은 때문에 시간이 훌쩍지난것은 지금에서야 휴대폰을 보고 안것이였다.

"크림 빵이다?"

"오오!! 슈크림 빵?!!"

"야야야!! 권소현!!! 뺏어먹지마!!!"

"종훈아? 이 누나가... 배가 고파서...."

"죽을래?"

"아야야야야~~"

윈쳐스는 종훈이 먹는 것을 탐하지 말라며 소현의 귀를 붙잡고는 끌어냈다.

"히이잉... 아퍼.... 귀에서 막 뼈 소리 났어...."

"야, 너야 말로 죽고 싶냐? 니가 뭔데 우리 소현이를 때려?"

"때리긴 언제? 약간의 손찌검을 했을 뿐인데?"

"너!!! 죽을래?!"

"그래, 죽여봐!! 죽여!!!"

그렇게 갑자기 현아와 윈쳐스는 싸우게 되었고 순식간에 개판이 되었다.

그러는 동안 소현은 어느 세 종훈에게 붙어서 조금만 때어달라며 빵을 같이 먹기 시작하였다.

"종훈아, 너 누가 이기나 내기할래?"

"저는 현아 누나요."

"흐으음.... 그럼, 난 어쩔 수 없이 윤재 오빠 골라야겠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윈쳐스의 생일이 되었고 윈쳐스를 아는 사람들은 윈쳐스에게 생일 선물을 챙겨주었다.

"부모님한테 못받고 가족한테도 못받은지 오래였는데...."

너무나도 감격스러웠다.

지난 1년 전에는 미국에서 영화 촬영을 하고 있어서 아무도 챙겨주지 않았었기 때문이였다.

"저와... 함께.... 미술관을.... 가실분을.... 찾습니다...."

탁!!

윈쳐스는 입가에 웃음을 지으며 트윗 버튼을 눌렀고 살짝의 딜레이 후에 트윗이 올라갔다.

<제 생일 챙겨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챙겨주신분들에 한해서 제가 오늘 미술관을 갈려고 했었는데 같이 동행하게 해드리겠습니다.>

F5버튼을 누르기를 반복한지 10분이 넘었을까 리트윗이 마구대었고 몇몇 눈에 띄이는 사람들이 있었다.

우선 수지 같은 경우는 오늘 촬영이 있어서 못간다고 'ㅠㅠ가고파...'라고 보내주었다.

"수지는 우선 못오고.... 이지은은.... 트윗 있으면 뭐하나!!! 챙겨 보지도 않는데!!! 선물도 안주고!!!! 혹시 내 생일 모르는거 아니야?"

윈쳐스는 순간 그런 생각을 해보자 이마에 주름이 집히며 슬슬 화가 날려고 하였다.

94라인 아이들은 각각 선물을 준비해서 윈쳐스에게 주었는데 여친 관계인 지은이 주지 않았다는거 자체가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것이 였다.

"설리는 남자용 스킨이랑 로션, 수정이는 샴푸랑 린스, 소현이는 포미닛 새로운 앨범씨디, 수지는 겨울용 스웨터... 그것도 직접짠거....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영이는 아직 안해줬고.... 이지은!!! 너는 뭐야!!!"

현재 시각은 점심 시간이였으므로 아직까진 생일이 끝나기전까지는 12시간 정도가 남아 있었으나 무언가 마음이 초초해졌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였다.

"안주는건 아니겠지?"

그렇게 초조한 마음을 졸이며 부엌으로 가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위하여 토스트 빵을 꺼내들고 잼과 땅콩버터를 발랐다.

그리고 4개의 토스트 빵과 우유가 든 컵을 들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가만있자...."

우선 식사를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에 윈쳐스는 천천히 입에 토스트를 가져다 대며 식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 손으로는 네이버를 돌아다니며 인터넷 서핑을 하였고 그렇게 1시간을 지났을까 배도 부르고 검색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는지 대충 트위터에 온 답장이나 휴대폰 문자 및 카톡을 바탕으로 미술관에 갈 멤버를 꾸렸다.

그 멤버들은 우선 Day Life의 멤버인 대균 한명과 티아라의 지연, 그리고 민경이였다.

<모두들 2시까지 XX미술관으로 모이셈.>

카톡은 확인을 못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윈쳐스는 문자로 간다는 3명에게 보내주었다.

그러자 잠시 뒤 답장이 왔고 답장을 해준 사람이 누구였는지 확인 할 수 있었다.

<뭐야? 모두들이면 벌써 여려명이라는 소리네?  -민경->

<ㅇㅋㄷㅋ  -대균->

지연은 답장이 안왔으나 나중에 올거라고 생각해서 윈쳐스는 옷을 챙겨 입기 시작하였다.

"이거를 입어 볼까? 아니면... 이거?"

오늘 수지가 새벽에 스케줄을 가기전에 윈쳐스의 집에 들려서 주고간 스웨터를 집어들었다.

"근데.... 나 105정도는 입어야 할텐데...."

윈쳐스의 체질은 체격이 꽤나 잡혀있는 편이라 100은 입어야하지만 나름 있게 입을려면 105정도는 입어야만 했다.

어쨋든 스웨터를 들고 잠시 망설이던 윈쳐스는 스웨터를 입어 보기 시작했다.

"어...? 딱 맞네?"

그냥 기대도 하지 않고 입어봤는데 생각과는 달리 옷이 딱 맞았다.

거기에 가운데 있는 하트가 살짝 귀여워 보이는 옷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오늘은 그냥 산뜻하게 입어볼까?"

11월 중반 쯤 이라서 추울 것만 같지만 오늘은 다행이도 햇빛이 쨍쨍한 날이였다.

그래서 청바지 하나에 스웨터만 입고 나가도 될듯 했다.

"뭐, 나쁘지도 않을거 같네...."

스웨터를 입기전에는 총 30가지 옷을 두고 20분 동안 입고 벗기를 반복했는데 스웨터를 한번 입음으로써 10초만에 입을 옷이 결정되어버렸다.

이제 옷을 골랐으니 머리 헤어스타일을 골르게 됬는데 윈쳐스는 거울을 보면서 한가지를 느끼게 되었다.

"머리가 너무 길러졌나?"

평소 머리카락이 눈을 찌르고 머리 감을때도 여러모로 불편했었다.

그래서 나온 답 한가지는 '머리 자르자'였다.

"장신구 따위는 필요없고...."

윈쳐스는 자신에 팔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내려 침대에 던져놓으며 거울을 바라봤다.

그러자 나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자신감이 비쳐진 모습이 거울에서 나타났다.

"Let's go!!!"

윈쳐스는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가서 차 키를 찾아 집에 켜져있는 모든 불을 끄고 지갑과 휴대폰을 챙겨서 주차장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그 때 윈쳐스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우우우우웅.... 우우우웅....

"어, 대균아."

[야!!] 

"어어, 왜?"

[너 지금 출발 했냐 안했냐?]

"나? 지금 막 차에 올라탔는데? 왜?"

[잘됬네, 나 지금 롯데월드 쪽에 있는데 가는 길에 태워줄래?]

"롯데월드? 거기는 왜 갔냐?"

[당연히 팬 싸인회 때문이지. 그건 그렇고 누구누구 오냐?]

"흐음.... 지연이랑.... 너.... 민경 누나...."

윈쳐스는 민경에서 살짝 멈칫거렸으나 누군가 있을때는 호칭을 불러야겠다는 생각으로 '누나'를 붙였다.

"알겠어, 그럼... 대충 시간보니까.... 10분정도 걸릴거 같네?  석촌호수 건너서 큰 도로에 있을테니까 빨간색 티셔츠 입은 사람 찾아봐."

[OK, 기다려라. 형님이 곧 갈테니.]

뚝....

그렇게 전화가 끊기자 윈쳐스는 시계를 한번 흘겨보고는 곧 바로 시동을 넣고 출발을 하였다.

다행이도 평일날이고 점심 시간도 조금 지난 시간이라 차가 하나도 없어서 약속 대로 10분만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얼마 안지나 은발 머리에 빨간색 점퍼를 입은 대균을 찾을 수도 있었다.

"야!! 빨랑 타!!"

"야, 새꺄!! 11분 지났잖아!!"

"일찍왔는데 니가 건물 입구에 서있어서 못봤던거 뿐이니까 얼른 타라고!!"

"알았어."

대균은 윈쳐스가 재촉을 하기 때문에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그러자 윈쳐스는 기다렸단듯이 출발을 시작하였다.

"야, 차가 좋긴 좋다...."

"왜? 부럽냐?"

"새꺄, 당연한걸 묻냐? 그나저나 이건 2009년식인데도 잘도 나가네."

"나는 평소에 뭐든지 관리 같은건 잘하는 성격이니까 그렇지."

"좋겠네."

"아, 예." 

"근데? 갑자기 왠 미술관이냐?"

"아, 아는 화백분이 초대장을 주셨는데 그게 오늘이라서...."

"화백?"

"예전에 미국에서 영화 찍을때 만났던 분이였는데 그 때 좀 얼굴알고 친해졌었거든."

윈쳐스는 정면을 보며 운전하면서도 대균이 질문하는대로 족족히 답을 해주었다.

거기에 조금 심각한 질문까지도 받게 되었다.

"지은이랑은 어떻게 됬어?"

"아...."

"미안, 질문을 잘못했네."

"아냐, 아냐... 뭐, 평소처럼 잘 지내고야 있지...."

"그래...."

"근데 왜 갑자기 그게 궁금해졌어?"

"종현이가... 묻어봐달라고 하더라고...."

"종현이가?"

"야야..."

대균이 순간적으로 윈쳐스에게 말을 잘못했다는것을 알고 사과를 할려고 했다.

그런데 윈쳐스가 먼저 말을 꺼내었다.

"상관없어, 어차피.... 그 일은 잊은지 오래고... 용서도 다 했으니까...."

"그래?"

"그보다, 라디오 좀 틀어봐라. 심심하니까 노래나 듣자."

"알았어."

대균이 라디오를 킬려고 손을 뻗는 순간 갑자기 노래가 차 안에 노래가 울려퍼졌다.

아까 진동 모드를 풀었던 윈쳐스의 휴대폰에서 나는 소리였다.

"야, 정대균. 니 옆쪽에 블루투스 이어폰 있어."

"이거?"

"껴줘봐."

대균은 자신의 오른쪽에 검은색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있다는것을 확인하고 집어들어 윈쳐스의 오른쪽 귀에 꼽아주었다.

"어, 지연아."

[서바아바아앙~~~ 어디셔요~~~]

"야야, 지연아. 옆에 정대균 있어."

"크크큭... 서방이래.... 이건 또 뭔 시추레이션이냐."

"정대균, 넌 입 닥치고 있고. 지연아? 너 지금 또 나랑 지은이 갈라놓을려고 하는 짓이냐?"

윈쳐스는 지연의 발언 때문에 대균의 눈치를 보았다.

대균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 전에 막아야만 했기 때문이였다.

[응? 무슨 소리야?]

"다 필요 없고, 왜 전화 했어?"

[헤헤, 지금 너 어디 쯤 인가 해서.]

"지금 가는 중이니까 20분 뒤에나 도착할꺼야, 너 지금 도착해서 기다리는 중이야?"

[응, 옆에 민경 언니도 있는데?]

"레알? 바꿔봐!!!"

[아아, 미안.... 언니 지금 편의점에 커피 사러 갔어.]

"그래?"

[우웅.... 그럼, 좀 있다가 보자.]

"야!! 잠시만!!!!"

띠.... 띠.... 띠....

윈쳐스는 살짝 어이없었으나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귀에 꼽고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을 빼내서 대균에게 다시 건냈다.

"너 뭐냐? 박지연이랑 다시...."

"야, 니가 생각하는 그런거 아니니까 걱정마. 글구 너 진짜 생각없냐?"

"아, 됬다니까...."

"진짜 다시 진지하게 생각좀 해봐라. 너한테는 전혀 나쁜게 아니잖아?"

"괜찮아. 나도 여자 많아."

"웃기는 소리 하지말고. 내가 아저씨한테는 안걸리게 해줄테니까. 진지하게 승연 누나랑 만나보는거 다시 생각해봐."

약 3일 전 윈쳐스는 혼자 쓸쓸하게 책을 읽고 있던 대균을 KBS 촬영실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그 때 갑자기 생각난것이 승연도 남친이 없다고 윈쳐스에게 남자좀 소개시켜달라고 문자가 마구잡이로 날라왔던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윈쳐스는 대균에게 승연이랑 만나보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봤다.

역시 대답은 No였다.

"한번이라도 만나보는게 도대체 뭐가 힘들다고?"

"그럼, 니가 한승연이랑 만나서 사귀던가."

"뭐...뭐?"

"니가 한승연이랑 사귀라고."

순간 충격적인 발언을 듣게된 윈쳐스는 너무 당황해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 이 소리는 근친상간을 하라는 소리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해명을 하자니 절대 비밀인 '윈쳐스와 한승연은 남매 사이'라는 것을 알릴 수도 없는 노릇이였기에 윈쳐스는 한가지 계책을 꾸몄다.

"야!! 앞에!! 앞에!!!"

"뭐?"

끼리리리리리릭!!!! 철컥....

"우어아아아!!! 깜짝이야!!!"

"씨발, 좆될뻔 했잖아!!! 앞 보면서 뭐하냐!!!"

"병신아, 입 닥쳐봐."

윈쳐스는 가까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며 한 숨을 내셨다.

그런데 그 때 방금 사고날 뻔 했던 파란색 트럭의 주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윈쳐스가 앉아있는 운전좌석으로 와서는 창문을 쌔게 두드렸다.

"뭐야? 당신!! 미쳤어?!!"

지이이이잉....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로...."

"지금 실수고 뭐고!!! 내 딸이 타고 있었다고!!! 사고 났으면 어쩔거야? 사람이 죽으면 다시 살아나기도해?!!"

4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남성은 윈쳐스에게 고함을 쳐대며 윽박질렀다.

윈쳐스는 당황한것도 있지만 진심으로 죄송했기에 차에서 내려 보험 부르고 보상하겠다며 사과와 진정을 요구했다.

"나참, 야!! 지연이한테...."

"아....."

그 순간 윈쳐스는 깜빡하고 있었던게 있었다.

그것은 바로 미술관에서 만나기로 했던 약속을 말이다.

약속을 꺠거나 미루는 것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한 윈쳐스는 갑자기 그 남성에게 명함과 함께 수표 한장을 꺼내서 건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바쁜 일이 있어서 그런데 말이죠. 우선 여기 수표 1억짜리고 뺑소니니 뭐니 할 수 있으니까. 명함 드릴께요."

"아니, 저기!!"

"정말 죄송합니다. 물리적 치료나 정신적 치료 배상은 해드릴테니까!! 제가 이런 사고 냈다는 것은 비밀로 해주시길 바랍니다."

윈쳐스는 평소에도 안하던 90도 인사를 하며 연거푸 사과를 했고 연예인이 직업이니 절대 어디가서 소문을 퍼트리지 말라는 것도 강조를 했다.

아무튼 1억 짜리 수표와 명함을 건낸 윈쳐스는 찝찝하지만 서둘러서 차에 올라탔고 주변 사람들이 더욱 몰려와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피하기 위해 차에 시동을 걸고 움직였다.

"이런 미친새끼, 누가 지갑에다가 수표 1억을 넣고 다녀?"

"시끄러."

"야, 근데 저 사람이 딴맘먹고 너 고소하면 어쩔려고?"

"크큭... 야, 너 너무 TV랑 뉴스 많이봤다. 아까 내가 명함 건낼때 하늘 쳐다보면서 갑자기 한바퀴 돌았지?"

"어...? 어... 그런데?"

"CCTV 확인한거다."

"아... 그래?"

"아무튼, 빨리 가자. 늦을 수도 있으니."

"뭐.... 사고낸건 내가 아니라 너니까...."

윈쳐스는 솔직히 사고 난 것 보다는 지금 약속 시간이 다되어 간다는 것에 속이 타들어 갔다.

그래도 다행인건 차가 막히거나 하는게 아니라서 제 시간안에 도착 한 것 이였다.

"야, 저기에 차 대면 되지 않냐?"

"어디?"

"저쪽에."

"몸쪽.... 의자에."

윈쳐스는 보조석 백미러를 보기 위하여 몸을 앞으로 하고 있던 대균을 밀어 붙였다.

그런 다음에 후진을 하여 남아 있는 한 자리에 차를 주차 하기 시작했다.

끼리릭... 끼이익... 끼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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