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카렌 스타는 곤혹스러워 하고 있었다.
CEO로서 대규모 파업이 진행되는 걸 가만히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에서 말이다.
99%의 사람들이 일으킨 대규모 파업.
그것은 월스트리트의 1%가 모든 부를 독식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이 일을 어쩌지...'
그녀는 딜레마에 빠져 있었다.
이대로 파업이 장기화 된다면 회사는 도산을 하고 말 것이다.
그녀는 CEO로서 사람들에게 일을 하도록 강요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럴 수가 없었다.
그녀는 CEO 이전에 슈퍼 히로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원래 이름은 카라 조엘.
평행차원의 또다른 지구. 어스-2(Earth-two)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 파워걸이었다.
그녀는 크립톤 행성이 온 외계인.
신 같은 힘을 가져서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을 업으로 삼는 구세주였다. 그녀의 사촌인 슈퍼맨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그녀는 지구인 입장에서 보면 영원한 이방인이었다.
인간이 아닌 외계의 존재.
그런 그녀가 과연 생존권을 위해 거리로 나온 지구인들에게 강제로 일하라고 강요를 해도 되는 것일까?
불의의 사고로 사촌인 칼 조엘(슈퍼맨)보다 늦게 지구에 도착하게 된 그녀는, 슈퍼맨이 살아있는 어스-1(Earth-one)이 아닌 평행차원의 또다른 지구, 어스-2에 도착하게 되었다.
정확하게는 어스-1에 도착한 카라 조엘은 슈퍼걸이 되고, 어스-2에 도착하게 된 카라 조엘은 파워걸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지구인으로서 신분세탁을 하고선 카렌 스타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지구인으로서 직업을 얻고 사업도 시작하였지....'
뛰어난 사업적 수완을 보인 그녀는, 곧 지구인으로서 매우 성공한 사업가가 될 수 있었다.
적어도 어제까지는....
"사장님. 이대로 그냥 지켜보실 생각이십니까?"
"놔 둬. 어떻게든 되겠지."
대기업의 오너, 카렌 스타는 창 밖에 보이는 군중들의 모습을 일별하면서 대답했다.
하지만 상황은 그녀가 바라는대로 원만하게 흘러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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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스타---파워걸은 사람들을 믿었다.
그녀가 사랑하는 지구인들이 정의와 신념을 잃지 않고 평화적으로 일을 해결할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동은 점점 거세지고, 분노한 군중들은 부를 독식한 부자들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세상이 점점 아수라장이 되어갔다.
끝내 정부는 너무나 과격해진 군중들을 진정시키고자 슈퍼 히어로들을 불렀다.
그것이 바로 저스티스 리그와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였다.
근데 문제는 그것이 의도 되었다는 걸 히어로들이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슈퍼 히어로들이 부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얘기는 빠르게 퍼져나갔다.
"뭐라고!? 어떻게 그들이!!!"
그걸 전해들은 군중들은 분노하였다.
아니, 그들이 믿었던 영웅들이 세상의 질서를 지킨다는 미명하에 부자들과 부덕한 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말에 배신감을 느꼈고 영웅들을 더이상 믿지 못하게 되었다.
"히어로들은 배신자들이다!"
"그들은 더이상 우리의 편이 아니다!!"
폭동은 점점 더 조직적이 되어갔다.
사람들은 이제 자신들의 영웅들을 적대하기 시작했다.
"이럴수가...!"
설마 군중들이 영웅들을 적대할 줄을 몰랐기에 파워걸은 놀라고 말았다.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기득권의 뜻을 받아들인 것인데 그것이 화근이 될 줄이야.
파워걸은 폭동이 겆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 뒤 히어로들은 벽에 부딪치고 말았다.
자신들이 사랑하고 지켜야 할 군중들이 그들에게서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교모하게 이용하는 것은 바로 폭동의 주모자였다.
파워걸은 폭동을 주도하는 자가 매우 똑똑하다는 걸 깨달았다.
"대체 누구지?"
파워걸은 주모자를 알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끝내 알아내고 말았다.
누가 그 폭동을 주도하고, 군중들로 하여금 히어로들에게서 등을 돌리게 만들었지,
그건 바로 렉스 루터였다.
슈퍼맨의 영원한 라이벌.
천재 과학자이자 세계 최고의 부자!
하지만 빈민가 출신이어서 자신이 가진 모든 부를 자선사업으로 퍼주길 주저치 않는 사나이.
렉스 루터가 사람들을 선동한 것이었다.
원래 렉스 루터도 엄청난 대사업가. 하지만 그는 약삭빠르게 자신의 부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리고는 99% 군중들의 편이 되어서 슈퍼 히어로들이 필요없는 세상을 원한 것이다.
사실 그는 오래 전부터 외계인인 슈퍼맨이 구세주 흉내를 내는 걸 못 마땅해하고 있었다.
그는 세상을 인간들 스스로 개척해나가고 극복해나가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신적인 존재가 위기를 통제하고,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저스티스 리그와 저스티스 소사이어티는 한번의 실수로 자신들이 보호하던 대상들에게서 버림을 받았다.
그 충격에 영웅들은 자신들의 존재의의를 잃어버렸다.
분노한 군중들은 히어로들을 매도하였다.
하지만....
히어로들은 그런 분노한 군중들에게 폭력을 휘두를 순 없었다.
군중을 신뢰하던 영웅들은 인간인 렉스 루터의 꾀에 속아 군중들에게 패배하고 말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