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11)화 (11/517)



〈 11화 〉02 직업이름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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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나는 검을 들게 되었다.
활도 꽤나 재밌었는데 말이지.

"흐음."


내가 들고 있는 검은 정말 기초적인 보급품 같은 녀석이다. 이름하여 초보자용 검....
당연히 공격력은1~2가 전부다. 있으나 마나한 것 같은데 차라리 맨주먹으로 싸우는 게 낫지 않을까?


"몬스터 피를 전부 뒤집어 쓸 생각이라면 그것도 괜찮겠네요."
"윽...."

나의 생각을 간파했는지 유나씨가톡 쏘아붙인다.

"그나저나 전직이라니...너무 뜬금없네요...."

슬쩍 다가오는 하나씨.
뭔가 처음으로나한테 말 걸어온 것 같은데.


"전 10레벨에 겨우 전직했는데...."

어어...울먹이는  아니죠?


"저 한남이 특이한 거예요. 보통 10레벨 전후로 전직하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그리고 하나씨도 히든직업이잖아요."
"그,그렇긴 하지만...."
"남들과 비교해선 끝이 없어요. 본인이 잘 하면 그걸로 되는 거예요. 하나씨를 비롯해서 우리 팀원은 하나 같이 가능성 있는 사람들만 모여 있어요. 그건 제가 보증하죠."
"유,유나씨이..."

감동하면서 눈물을 글썽인다.
엄청 귀엽다...


그나저나 유나씨는 매갈이지만 살짝 다른 거 같다. 유능하기도 하고 혹시 한남 거리는 것도 그냥 맘에 없는 소리 아닐까? 사실은 나도 팀원으로서 존중해 주고 그러는 게 아닐까? 어쩌면 좋아하고 있을 지도...!



[[이유나]]

호감도 : 11







...
응. 아냐~
10이하가 적의인데 호감도가 11이네? 하하.

"큭...소,소라누나는 괜찮겠지?"
"응? 나 뭐?"


[[유소라]]

호감도 : 35


오오.  높다!
이 정도면 호감이라고! 물론 성적인 호감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왜?"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뭐야. 싱겁긴."


유나씨 보고 상처받은 마음, 누나 보고 푼다. 크.



.
.





뻐엉 - !


"...."
"...."
"...."
"...."

음....

다들 날 쳐다보며 굳었다.
심지어는 몬스터인 호랑이들도....


"...야...이거 너무 사기 아냐?"


간신히 소라누나가 입을 열었을 땐, 모두가고개를 끄덕였다.

"쩝...."

역시...너무 강해졌다.



우리는 오늘 바로 5층으로 내려왔다. 원래 내가 들어오기 전에는 이곳에서 사냥했다는데, 내가 히든직업으로 전직도 했으니 다시 내려온 것이다.
5층의 몬스터는 호랑이. 당연히 그냥 호랑이가 아니고 몬스터화 되어 더욱 크고 강해진 녀석들이다. 게다가 몰려다닌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꽤 높아서 초보 모험가들에게는  애먹는 상대이고, 우리팀의 주 딜러인 하나씨조차 몇 번은 베어야 겨우 죽일 수 있는 몹이라고 한다.


그걸ㅡ.

"고작 5렙짜리가  방컷이라니 너무하잖아."

나는 주먹 한 번으로 죽여버린 것이다. 그것도 마음 먹고 후려친  아니다.그저 옆에서 달려들길래 놀라서 반사적으로 때렸을 뿐이다.

-크릉....


흠..호랑이들이 슬금슬금 물러난다.
그럴 순 없지.


"일단 이것들  잡죠."
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누나들이 각자 맡은 무기로 호랑이를 공격, 호랑이가 혼란에 빠진 틈을 타 빠르게 죽여 나갔다.
그렇게 불과 1분이 안 되어 6마리의 호랑이를 사냥. 엄청나네.

"후...."

유나씨가 크게 한숨을 내쉰다.


"잠깐  좀 볼래요?"


누나들이 호랑이 가죽과 이빨을 벗기기 시작할 때, 그녀가 내게 다가왔다.
그렇다고 어디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는 건 아니고 일행에게서 살짝 떨어졌을 뿐.


"당신은 너무 강해요."
"에...."
"우리가정식 팀이고 앞으로도발을 맞추어 나갈 거라면 좋은 일이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튜토리얼 팀이에요. 너무 강한 힘은 오히려 도움이 되죠.
"그...렇죠?"
"하지만 당신 역시 튜토리얼을 하는 중이고 심지어 일주일도  됐어요. 보호자가 더 이상교육이 필요 없다여긴다면 종료할 수도 있지만, 제가 볼 때 당신은 스탯이 높을 뿐이지 애송이에요. 여기서 종료할 순 없죠."

그래서 딜레마인 건가.
엄청나게 고민하는 표정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 공격력을  줄이고 여러 가지 전략이나 상황등을 경험하면서 말 그대로 '튜토리얼'을 겪는 건데...어디 그게 되겠는가. 대충 휘둘러도 터져죽는 판에....

"실례지만 지금 공격력이 어떻게 되죠?"
"어...5레벨에 422입니다."
"쯧...."

맘에 안 든다는 듯이 혀를 차는 유나씨.

그녀는 곰곰히 고민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후...어쩔 수 없죠. 다음 던전으로 이동해야겠어요."
"아, 정말요?"
"네. 솔직히 말하면...유은씨는 지금 당장이라도 E급 던전에서 활약할 수 있어요. 공격력이 그 정도라면 방어력도 비슷할 테니. 게다가 아직 5렙이기도 하고...."

오오. 다음 던전!
모험가가 된 지 일주일도 돼서 돌파인가!

다시 일행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벌써 루팅을 끝냈는지 한 쪽에 가죽과 이빨이 쌓여 있었다.


"아이템은  나왔네요."
"응. 아쉽게도. 그나저나...어떡할 거야?"

소라누나가 슬쩍 묻는다.

"어쩔  없어요. 오늘은 적당히 사냥하고 내일은  싸서 다음 던전으로 이동하도록 하죠."
"오오!"
"와아...."
모두 기뻐하는 눈치다.

"자, 그럼 이동을......뭐 하는 짓이지?"
"네?"

유나씨가 갑자기 험악한 표정을 짓는다.

"나와라."


"큭큭큭...씨발 존나 이쁘네. 와...이래서 다들 모험가 따먹으려고 하는거구나."




음욕에 찌든 목소리와, 사방에서 킬킬대는 소리들.
그러면서 속속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야, 년은 내가 먼저 먹는다."
"뭐래 병신이. 당연히 내가 먼저지."
"지랄."
"어? 나는저기 가슴  년 먹을래."
"어차피 다 먹을 건데 순서가 뭐가 중요해."

아무리 봐도 좋은 의도를 가진 걸로는  보인다. 그들의 표정에는 온통 음욕과 살의가 가득 차 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퍽치기라는 건가.




던전은 폐쇄된 곳이다. 모험가 외에는 들어갈 수 없고, 통신을 할  없는 등 여러 제약이 따른다. 게다가 일정 시간마다 던전이 초기화 되어서 파괴된 것들, 죽은 몬스터들 등등 모든 것이 처음상태로 돌아간다.


즉, CCTV같은 걸 달아도 초기화 되면 싹 사라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곳은 무법지대다. 한 가지 방책으로 모든 모험가들의 옷에 작은 블랙박스가 달려 있긴 하지만, 어차피 죽여버리고 부수면 끝이다. 제대로된 대책이라고는 할 수 없다.

"더러운 놈들...이래서 한남은  죽어야 된다니까."
"하하하하! 들었냐?한남이래."
"큭큭큭. 뭐 열심히 그렇게 말해봐라. 나중에 깔려서 앙앙대면서도 그런  할 수 있을까?"


노골적인 성희롱에 일행 모두의 얼굴이 굳었다.

일단 기분이 나쁜 것도 있지만, 저놈들...수가 10명을 넘는다.

"어이. 우리 이래봬도 평균 레벨 19거든?너네 같은 초보자가 감히 상대할 수 없는 몸들이니 그냥 얌전히 다리 벌려라."
"킥킥킥."

서로 낄낄대며 웃는 녀석들.


하지만 잘못 걸렸다. 우리 팀에는 너네따위와는 비교도 되는 초강자가 둘이나 있단 말씀. 한 명은 당연히유나씨고 나머지는 나다.
내가 경직을 걸고 돌아다니면서 썰고 다니기만 해도 끝일 텐데.


"흥. 보아하니 능력도 없는 주제에 성욕만 많은 전형적인 한남충같은데...주제를 깨닫고 꺼져라. 아, 장비는  벗어놓고."
"큭큭. 지랄."

여전히 상황파악 못하고 있다.

아니 근데...여긴 튜토리얼팀이 많고, 그렇다는 건 고렙의 보호자들이 있다는 건데 여기서 퍽치기를 한다는 게...말이 되나?

"유나씨, 혹시 저기에 히든직업 가진 애들 있어요?"
"아뇨. 없어요. 죄다 한심한 한남충이네요."
"헤...한남도 아니고 한남충이네요."
"한남은 그래도  참고 상대할 만 하지만, 한남충은 벌레니까 그럴 가치도 없죠."

단호하네.

"그럼 유나씨. 제가 경직스킬 걸 테니까, 그때 같이 뛰어 나가서 공격하도록 해요."
"...당신, 괜찮겠어요?"
"뭐가요?"
"살인, 안해봤잖아요."

아아. 그건가.

"괜찮습니다. 어차피 언젠가 해야 할 일이잖아요?"
"...그렇죠."

유나씨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머지 팀원들에게 말했다.

"잘 들어요. 마침 오늘은 실습 선생들이 찾아왔어요. 상위 던전...당장 E던전에는 주 몬스터가 인간형이에요. 살인이라는 뜻이죠. 그리고 퍽치기도 많아요. 그럼 필연적으로 살인을 하고 다니게 돼요. 오늘, 허수아비 같은 적들이 있으니 잘됐어요."

그녀가 비릿하게 웃었다.

"움직이지도 못할 테니, 무자비하게 베어 넘기고, 죄책감이나 PTSD같은 집에서 느끼도록 해요."


거기까지 말하고는 내게눈치.
나도 멋들어지게 한 마디 해야겠지?



"어이 너희들. 머리가 너무 멍청해서 한 가지 큰 실수를 했구나."
"...왜그래 오글거리게."

...조용히 해주세요 소라누나.

"저새끼 뭐라는 거냐?"
"야. 남자한테 관심 없으니까 얼른 자살해라."

나는 중2병처럼 오른손을 앞으로 펼쳤다.
크크. 한 번쯤 해보고 싶었어.

"이 앞은 지옥이라고?"
"...짜증나니까 빨리 해요. 한남."

칫.다들 즐길줄을 모르네.

나는 한 발자국 앞으로 나왔다.
저놈들은 아예 신경을 끄고 지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다.


"무례한 놈들. 어느 안전이라 생각하느냐."





쿠웅!



[짐의 면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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