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8)화 (28/517)



〈 28화 〉03.또 다른 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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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끊어?"


잔뜩 열불이 난 미녀가 싸늘한 표정으로 마이를 챙겨 입었다.

"여...아니 변호사님 어디 가십니까??"
"잠깐 딸 좀 만나고 올 게요."
"예에? 업무중인데요?"

남편의 말에 그녀가 한심하다는 듯이 노려본다.

"일이 중요해요 딸이 중요해요?"
"아,아니 그런 얘기가...."
"저 혼자 다녀올 테니 일 처리하고 있어요. 혹시 연락 오는 거 있으면 킵해두시고. 아, 그리고 그 매...뭐? 아무튼 그쪽 일도 일단 승낙은 해두세요. 혹시 모르니까."
"아...네...다녀오세요."

폭풍처럼 말을마치고는 곧장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녀의 손에 들린 키 버튼을 누르자, 저편에서 삑삑 하는 소리가 나더니 알아서 시동이 켜진 외제차가 그녀 앞으로 다가왔다.

지이잉.

자동주행에 자동개문. 불과 3개월 전에 구입한 최신 모델이다.


외관 만큼이나 고급스런 인테리어를 뽐내는 차 내부를  보고는 작은 몸을 의자에 실었다.


삑 삑삑.

그녀는 딸 몰래 깔아둔 어플을 실행시키고는 핸들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핸들과 의자의 간격이 알아서 조정되고 숨겨져 있던 패달이 드르륵 나왔다.

"딸이 있는 곳으로안내해."
[이유나 님이 마지막으로 수신하신 장소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네비가 켜지고 그녀가 있는 곳에서부터 짙은화살표 표시가 나타났다.




+++





퍼걱 - !

"크리티컬샷~!"

휘두른 칼날에 무섭게 생긴 스켈레톤의 두개골이 힘없이 부서지고, 서 있던 뼈들이 전부 바닥에 흩어졌다.


"꺄악! 저리가앗!!"


파각!


내 뒤에서 겁에 질린 은주가 스켈리톤의 골반을 발로 찼고(1레벨임), 스켈리톤의 골반이 몇 미터를 날아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당연히 나머지 뼈들은 무너졌고, 은주는 그런 뼈들을 콱콱 밟아대고 있다.

"<<검무 : 파천일검(破天一劍)>>"


'도'를 쓰고 있는 유나씨는 검법으로 스켈레톤을 박살내고,


"하압~! 스뚜라이크~~!"

우리팀의 '힐러'인 소라누나는 지팡이를 야구방망이처럼 휘두르며 두개골을 깨부수고 있다.




흠...
역시  던전은 우리에게 너무 쉽군.


던전에 들어오고 처음으로 마주한 스켈레톤 무리는 여섯마리였는데, 나의 경직스킬인 <<짐의 면전이다>>를 쓰지 않고도 손쉽게 이길수 있었다. 살짝 걱정했던 은주조차 발차기로 때려 부술 정도니 뭐....


"와아! 레벨업했다!"
"아이템은 없네요. 루팅하죠."


소라누나와 유나씨가 흩어진 뼈들을 줍기 시작했다.
그러고보니 뼈니까 편하잖아? 그냥 집어오면 되고. 좀 끔찍하게 생겨서 그렇지.

"아. 정강이뼈만 가져오시면 돼요. 나머지는 별로 가치가 없거든요."
"에- 그런 거야?"
"네. 정강이뼈 1Kg당 6달러 정도받을 수 있어요. 보통 한쪽에 1.5~2kg정도 나가죠. 나머지 뼈들로도 파우더를 만들 수는 있는데 정강이뼈가 제일이에요."


그렇구나.
그럼 제일 두껍고 큰 것만 가져가면 되는 거지?

정강이뼈를 모은 우리는 '인벤토리'라 불리는 로봇 가방에 죄다 집어 넣었다.

"근데 이런 속도면 그냥 여기서만 생활해도 떼돈 벌겠는데요? 1kg에 6달러면...이거 다 채웠을 때 4,800달러라는 거잖아요. 네 사람으로 나눠도 인당 1,200달러인데."


그리고 은주가 받은 건 내가 가져가고 크크.

"그렇죠. 보통 스켈레톤은 외형도 무섭고 공격력도 강해서 꽤 까다로운 몬스터인데...너무 쉽네요."
"이 정도면 우리 맨하탄에 가도 되는 거 아냐?"
"후...근데 거긴...."


유나씨가 잠깐 망설인다.

"몬스터도 몬스터지만 사람이 제일 무서운 동네라."
"에이. 우리가 무서울 게 뭐 있어요. 공방력 상대도 안 될 텐데."
"...그래도 최상위 모험가들은 2만 가까이 되기도 해요. 그들이 협공하면...우리도 어떻게 될 지  수 없어요."
"흠...그러면...."


나는 고민하는 유나씨와 소라누나의 허리를 끌어 안았다.


"꺅! 뭐하는...!"
"어머."
"3개월 뒤에 가면 되죠."
"무슨...?"

3개월 뒤면 <<황제 게임>> 쿨타임이 끝난다.

뒤늦게 알아들었는지, 유나씨 얼굴이 빨개진다. 흐흐. 귀엽네. 오늘 한 번 하자고 해볼까?

"그때 되면 우리 공방력 10만은 넘길걸요? 솔직히 아무리 협공에 크리티컬이 터진 들..그 정도 차이면 데미지 0박히고 끝나지 않을까요."
"그,그렇긴 한데...."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요. 게다가 스탯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저랑 섹스해도 올릴 수 있어요."


화악!


목덜미에서 귀까지 새빨개진다.


"시,시끄러워욧!"
귀엽게 붕붕대며 내 품에서 벗어나는 유나씨. 흐흐. 요즘따라 귀엽단 말이지.
싸늘한 표정도 좋지만 저런 반응도 좋다. 아마 호감도 때문이 아닐까.


"흐응~ 섹스해도 오른다고?"

소라누나가살짝 몸을 기댔다.


"네. 색기스탯은...저랑 관계를 나눌 때마다 일정 확률로 상승하죠. 후후."

소라누나의 엉덩이를 매만졌다.
아. 역시 언제 만져도 감촉이 좋아.

"오늘 할래요?"
"...내가 갈까?"

그렇게 소라누나가 색기 뿜뿜대고 있을 때, 유나씨가 다가와 우릴 갈라놓더니 얼른 따라오라는 말을 남기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혹시....

"질투?"
"에이 설마."
소라누나가 안 믿는다.
호감도 70넘으면 그럴 하지 않습니까?
"뭐...가자. 맛보기지만 오늘도 두둑하게 챙겨야지?"
"네."





그리하여 시작된 대사냥.


파각!
퍼걱!
퍽!
뻐엉!
뿌직!
쾅!
콰광!
뻐억!

.
.

.



"후우..."

소라누나가 이마에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상쾌한 미소를 지었다.

"뭔가 운동한 기분이야~"
"...드세요."
"아 고맙...습니다."

은주가 음료수를 건내자 아직 어색한지 떨떠름하게 존대한다.


"벌써 꽉 찼네요."


사냥한 시간은 대략 6시간 정도.
인기가 별로 없는 사냥터라 그런지 가는 곳마다 스켈레톤이널려 있었고, 단시간에 부산물을 여기까지 모을 수 있었다.

"아까 거기가 대박이었지. 50마리나 몰려 있다니 깜짝 놀랐다니까."
"C급 던전에 가면 슬라임 수백마리가 몰려 있는 곳도 있어요.거긴 최상위 길드도  건드리죠. 이런 곳이 던전마다 한 두군데 있습니다."


호오? 그렇다면?


"야! 우리 거기서 사냥하면 되겠다! 굳이 돌아다니지 말고 쉬었다가 리젠되면 잡고 반복하면 되잖아."
"흠...그렇긴 한데...."

그게 가능하다면 이렇게 뺀질나게 돌아다닐 필요도 없지. 그리고...인벤토리를 하나만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고. 엄청 쌓이잖아? 이 뼈들.


"그리고 그  빻아서 마나파우더 만드는 거요, 그건 얼마에 팔려요? 혹시 던전 안에서도 가공할 수 있어요?"
"휴대용 분쇄기라고 나온  있어요. 근데 그게 수동으로 마나를 집어 넣어 줘야 작동하는 건데, 계속 잡고 있어야 하기도 하고 힘도 빠지고 여러모로 불편해요. 그러면서 가격은 비싸죠."
"호오...그래서 마나파우더는 얼마인데요?"
"...정강이뼈 1Kg을 갈면 일반 뼛가루와 마나파우더가 나뉘는데, 마나파우더는 1g정도 나와요. 이게 10달러에요."
"와아...그러니까...마나를 지속적으로 주입하면서 정강이뼈를 수 있으면 어쨌든 더 받을수 있다는 거잖아요? 일반 뼈가루는 그냥 버리면  테고."

나는 물끄러미 은주를 바라봤다.
그녀는 순간 두려운 듯 고개를 돌렸지만  본인이 하겠다며 자원(?)했다.


"...."


말이 자원이지 사실상 나의 협박인지라 좋지 않은 눈초리가 내 뒤통수에 꽂힌다.
하지만 상관 없잖아? 얘도 지은 죄가 있다고요.


"시간은 얼마나 걸려요?"
"대량으로 하려면 꽤 걸려요. 어디까지나 수동이라...."
"가격은...."
"1만달러요."
"워매...."
"하지만 반영구라 제대로만 하면 본전은 뽑을 수 있죠."
"그럼 그거 사서 가공하는 걸로 할까요?"
"후...당신...."

유나씨가 뭔가 말하려다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뭐, 그래요. 일단 오늘은 나가죠. 인벤토리가  찼으니."

무슨말을 하려던 거였지.



"야. 레벨 많이 올랐어?"


밖으로 나가는 도중, 소라누나가 친근하게 물어온다.
그러고보니 D급 던전에서 이만큼 날뛰고 다녔으면 꽤 렙업 했겠는데?


<상태창>


이름 : 유은
직업 : 귀두의황태자
성향 : 무~악
레벨    28
체력 124,491
마나   103,611

[스탯]

힘  77
민첩 97
지력  30
행운  67
성욕  12,383
정력 10,332
매력  66

색기 상승률 83%
기품 상승률 149%

분조 상승률  5%

크리티컬 확률  145%
크리티컬 데미지  1160%
공격속도 5%

공격력 51,658
방어력  61,915





오옷 28렙이다! 근데 공격력은 생각보다 별로 안 올랐네. 아니, 많이 올랐겠지만 <<황제 게임>>임팩트가 너무 강한 건가.

"28렙 됐어요."
"오. 난 34렙이다~."
"와. 우리 이 속도면 금새 이름 알려지겠는데요?"
"그러게. 나중에 막 TV도 나오고 그러는 거 아냐?  왜 연예인 중에서도 그런 애들 있잖아. 고위 모험가로 나왔다가 아예 그쪽트리 탄 애들."
"아. 분명 '라라'라는 사람도 모험가 출신이죠?"
"응."
"진짜 이쁘던데."

아닌게 아니라 그 배우는 진짜 이쁘다고 한다. 실물로 보면 그녀 외의 다른 존재가 그냥 삭제되는 느낌이라던데. 한 번 보고싶다. 그리고 할  있으면....


툭.


"응큼한 생각하지?"
"엑..."
"얼굴에  써져 있어. 이 변태."

누나가  코를 잡고 흔들었다.




던전 입구에 도착했을 무렵, 우리는 엄청난 상황에 직면했다.

"이유나."

맹세할 수 있다. 내가 태어나서 실물로 본 여자 중 제일 예쁘고 치명적이다.
그런 여자가, 무섭도록싸늘한 표정으로 우릴 노려보는데...서버렸다...시선만으로 섰어....


"...어,엄마...!"

당황하는 유나씨.

유나씨의 어머니라고 추측되는 여성은 폼나게 선글라스를 벗으며 말했다.


"이게 어디서 전화를  끊어? 버릇없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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