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화 〉04.여기 우리구역인데? 응.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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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뜬 마음으로 소냐씨의 집으로 향하는 나.
내 옆에는 운전하고 있는 소냐씨가 있는데, 아까부터 몇 시간이고 봐왔지만 정말 피부가 좋다.
도저히 다 큰 처녀를 낳은 유부녀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참, 우리 유나랑은 어떻게 만나게 된 거에요?"
그녀의 붉은 입술이 기분 좋은 목소리를 만들어냈다.
"튜토리얼에서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튜토리얼이요?"
"네. 아무래도 모험가가 위험한 직업이다보니 처음 한달간은 고레벨 모험가가 스승으로 붙거든요. 그때 유나씨를 만난 거죠."
"그렇군요. 그런데 유나가 속한 길드는 남성혐오 길드 아닌가요? 유은씨를 마냥 받아들였을 것 같진않은데."
"던전협력기구측에서 인센티브를 10% 더 주기로 했답니다."
"아."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혹시 힘들거나 하는 건 없어요? 아까 그 구제불능 쓰레기 정도는 아니겠지만 꽤 피곤할 텐데."
"괜찮습니다. 오늘 유나씨가 아주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으니까요."
"호호. 다행이네요.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질 거에요. 본성은 착한 아이니까."
웃으면서 말한다.
근데...
음...왜일까.
본성이 착하다니...소냐씨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아니, 소냐씨가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간간히 냉정한 모습을 보여주잖아? 마냥 착하지만도 않고.
.
.
"도착했네요."
늦은 밤, 드디어 소냐씨가 사는 집, 유나씨의 본가에 도착했다. 본가라고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네.아무튼 부모님 댁이잖아?
보통 부자라도 아파트에 살 텐데, 소냐씨네 집은 소위 말하는 부자동네의 저택이었다.
뭐 엄청나게 큰 건 아니고 그냥 작은 정원 딸린 2층 저택....
이거 얼마정도 하려나.
[씨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알!!!!!!!!!!!!!!!!!!!!!!!!!!]
차에서 내리고 막 들어가려던 찰나, 저택 안에서 엄청난 괴성이 들려왔다.
"?"
"...여보?"
소냐씨의 남편인가. 무슨 일이지 혹시 죽는 건가.
우당탕탕
콰앙 - !
엄청나게 난잡한 소리와 함께 대문이 열렸다.
"...어?"
"?"
"안녕하세요?"
소냐씨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평범한 중년 남자였다. 군데군데 흰 머리도 희끗희끗 나 있어서 아빠와 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
"여,여보?"
"무슨 일이에요? 그렇게 급히."
"후...이,일이...일이 생겨서...크흑...."
"아. 그럼 언제 오시는 거에요?"
"내일...아니 어쩌면 내일 모래일지도...."
"그렇구나. 아, 급한 일이라면 간단하게 소개할게요."
"무슨...?"
소냐씨가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유나 남자친구에요. 이름은 유은."
"에엑?"
"안녕하세요."
일단 공손하게 인사했다. 나중엔 소냐씨랑 이혼하게 될 테지만 어쨌든 지금은 소냐씨의 남편이잖아? 잘 보여야지.
"아...바,반갑네. 그럼 이만....'
정말 급한 일인지 눈물까지 흘리며 멀어졌다.
"혹시 장례 관련 일일까요?"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저렇게 우는 건 처음 보는데."
뭐, 나랑은 상관 없지만.
"자. 들어가요."
"넵!"
그렇게 나는 소냐씨의 집을 탐방(?)하게 되었다.
대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자, 어린아이가 뛰어놀 만한 정원과, 아담한 2층 저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말이아담한 거지 저택인 이상 절대 아담하지 않다. 적어도 내가 투숙하고 있는 호텔 방 몇 개는 들어가지 않을까. 그것도 한 층에.
"어?"
현관문 안에 발을 디뎠을 때, 문득 엄청난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지금 소냐씨와 단둘인 게 아닐까?
"소냐씨."
"네."
"유나씨한테 형제라던가자매라던가 있나요?"
"아뇨. 외동이에요."
"그렇군요."
올레!! 이거 기회 아닌가?!!
순식간에 음란함으로 가득차는 나의 마음. 잘 하면 나의 정력을 소냐씨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불끈불끈 한다.
그러고보니 홍룡포 효과 중에 <<어명>>이라는 스킬이 있었는데, 이거 혹시 뿌듯한 스킬인가?
<<어명>>
분류 : 특수스킬
황태자는 차기황제입니다. 임금님에 버금가는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한 마디 한 마디에 격이 다른 명분이 실립니다.
설명 : 황태자가 하는 말을 듣는이가 납득할 확률이 상승한다. 대상이 되는 범위가 좁을 수록이 효과는 강해지며, 대상이 분조의 일원일 경우 더더욱 강해진다.
오오?
그러니까...내가 개소리를 시전해도 어느 정도의 명분이 실린다 이거지? 잘만 하면 소냐씨도 꼬셔먹을 수 있겠어.
근데 돼지 삼형제는 내 말 무시했었잖아? 그건...아. 논리가 안 통하니 명분도 안 통하겠구나. 음음. 아주 좋은 스킬이야. 홍룡포를 입어야만 쓸 수 있는 게 아쉽지만....
뭐, 입으면 되잖아? 오늘부터 일심동체 하지 뭐.
딸깍.
"와. 넓다~."
"차 마실래요?"
"네네!"
저택이 괜히 저택이 아니네. 로비부터 엄청 넓다. 무슨 영화에서 보는것 같아. 나도 언젠가 이런 집을 사야지. 아니,난 궁궐을 지을 거야! 이름하야 하렘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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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이게 뭐지?"
소냐는 본 적 없는 티백을 발견했다.
분명 차의 일종인 것 같은데 어떤 차인지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았다.
"자기가 사온 건가?"
궁금한 마음에 뜯어본그녀는 느껴본 적 없는 향긋한향기에 매료되었다.
"이거 좋은데?"
결국 유은의 컵과 자신의 컵에 차를 우려낸 소냐.
설마하니 그게 발정제일 줄은 꿈에도모르고 있었다.
"차만 마시긴 그렇겠지?"
찬장에서 각종 과자를 꺼내접시에 담았다.
"도와드릴게요!"
그때 유은이 부엌으로 오더니 뜨거운 차가 담긴 컵 두개를 들었다.
"고마워요."
그렇게거실에서 대화를 나누는 두 남녀.
차도 마시고 과자도 먹고 이런저런(특히 유나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약 20분 정도 지나자 익숙한 열정의 기운이 슬금슬금 올라오기 시작했다.
'뭐,뭐야?'
그것은 바로 성욕!
그냥 그럭저럭 준수하다, 딸의 남편감으로 적당한 것 같다 등의 생각만 갖고 있던 유은이 문득 남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어려도 20몇 년은 어린 꼬맹이인데 그의 다부진 몸이나 말투 등등 모든 것들이 성적으로 해석되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미친 거 아냐?'
겉으로는 태연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지만, 속으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본인을 결코 성에 보수적이거나 '아이를 낳기 위해서만' 섹스를 하는그런 여자로 생각하지 않았다. 섹스는 쾌락을 위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위될 남자에게 성욕을 느끼다니? 게다가 그는 이제 20살이다. 몇 개월 전이었다면 그녀는 미성년자에게 성욕을 느낀 미친년이 되는 것이다.
'뭔가 이상해!'
그런 의미에서 이상하다.
지금껏 계속 단 둘이 있었고, 어두운 차 안에도 있었는데 그땐 아무렇지 않다가 이제 와서 불타는 성욕을 느낀다? 분명 뭔가 있는 거다.
'설마...스킬...같은 건가?'
첫 번째 의심은 그것.
유은은 모험가다. 그리고 모험가들은 여러 특수한 스킬을 갖고 있다고 한다. 만약 그런 스킬 중에 하나를 유은이 가지고 있고, 그 스킬을 발동한 것이라면?
'아냐. 사람을 의심하는 건 나중.일단은 다른 것 부터 찾아보자.'
격렬하게 흥분되는 가운데에서도 차분하게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유은과 대화도 나누고 있으니, 그녀가 얼마나 유능한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 설마!'
그렇게몇 분이 지났을까. 그녀는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티백!'
오래전에 적당한 말로 흘려들은 것이지만, 점점 여러 종류의 발정제가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마침 오늘은 생전 본 적도, 그리고 무슨 차인지 설명도 되어 있지 않은 차를 마시지 않았던가. 어쩌면 거기에 원인이 있을 지도모른다.
그녀는 유은에게 양해를 구하고 거실로 향했다.
그리고는 아까 뜯었던 티백 상자를 이리 저리 돌려가며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망할...왜 이딴 걸 사온 거야!!'
-주의. 초강력 발정제
라는 문구를 발견하게 되었다.
순간 격렬한 원망이 남편에게로 향했다.
하고 싶으면 말로 할 것이지 이런 수작을 부리다니.
물론 그것 자체가 기분 나쁜 건 아니다. 부부끼리 할 수도 있지. 인체에 해도 없다는데.
근데 왜 하필 오늘이냐고....
그것도 모르고 티백에 타서 한창때의 남자에게도 듬뿍 마시게 하고 자신도 마셔버린 그녀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어,어떡하지...."
그녀는 열심히 고민했지만 이렇다할 방안이 떠오르지 않았다.
당연히 최고의 방법은섹스를 하는 거지만, 어디 사위와 장모(아직 아니지만) 그럴 수 있겠는가. 말도 안 된다.
결국 그녀는 빨리 자는 게 답이라 생각하며 거실로 갔다.
'자위로풀자...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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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갔나.
소냐씨가 잠시 몸을 일으키자, 그제야 좀 살 것 같다.
왜냐고? 매 순간마다 덮쳐버리고 싶었거든.
성욕 스탯이 너무 높아서 그런 건지, 갑자기 음욕이 마구 팽창하는 거 아니겠냐. 그렇다고 마냥 덮치면 쫑날 거 뻔하니까 그럴 수도 없잖아. 근데 참는 것도 일이라고! 대체 뭔 일이래?
"유은씨...늦었는데 이만 잘까요?"
그때, 소냐씨가 어딘가 불편한 얼굴로 미적대며 몸을 드러냈다.
거실과 부엌의 경계에서 어설프게 몸을 걸친 상태다.
뭐지. 왜 얼굴이 붉어? 설마 날 좋아하게 됐나? 진짜 개소리 같은 말이지만 그래도 확인은 해보자.
<이소냐>
호감도 : 43
속마음 :알 수 없음.
상태 : 약물에 의한 극도의 흥분
응? 약물에 의한...극도의 흥분?
뭐야. 설마 발정제 먹었어? 아니 언제? 그보다 왜?
잠깐. 그럼 지금 내가 느끼는 이것도...발정제때문인가? 그럼 자기도 먹고 나한테도 먹인 거야? 그리고 같이 자자고 하는 거고?
오잉??
이게...
이게...
웬 떡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