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72)화 (71/517)



〈 72화 〉08. 빼앗긴 자.

08. 빼앗긴 자.




"어머~. 오빠가 같이 와주는 경우는 잘 없는데. 착하네 오빠가."
"아...예 뭐...."

흠흠...이거 생각보다...엄청나게 부끄럽다....

"자, 학생 이리와~."
"네..."

소냐씨가 잔뜩 붉어진 얼굴로 다가갔다.



이미 예상했겠지만...그녀는 나의 '황비'가 되었고, 아이템을 복용하여 신체나이 17세...즉, 합법 고딩이 된 상태였다.


그녀의 외관을 살펴 보자면, 일단 어려졌다. 그건 확실하다. 성숙함과 기품이 어우러져 있던 얼굴이 앳되게 변했고, 냉정함이 살짝 빠지고 발랄함이 추가된 느낌이다.
근데 얼굴 자체만 보면 딱 앳된 여고생인데, 아무래도 나이와 스탯이 있다보니 뿜어져나오는 색기와 기품이 예사롭지 않아서 '고딩인데 섹시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아니, 오히려 섹시한 측면으로 보자면 더 심해졌다고나 할까...교복까지 입으면 진짜 색기여왕이 될 것 같다.

몸매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잘록하니 잘 빠진 허리라인은 물론이고,  크던 가슴도 조금 밖에 줄어들지 않았다.
골반은 아무래도 애를 낳기 전이라 그런지 좀 줄어들었는데, 그래도 힙이 워낙 잘 받쳐져 있어서 별 타격(?)이 없다.

모델처럼 길쭉한 다리 역시 발군. 진짜 소냐씨는 연예인이 되면 대한민국...아니  세계를 휩쓸어 버릴 거다.내가 장담할 있어. 저 다리 봐. 어떡하냐고 진짜...저 다리만 보고도 사정할 수 있다. 레알이다.


아무튼 여고생이 되어버린 소냐씨와 난 사전에 합의(?)한 대로 교복플레이를 하기로 했는데...흠흠. 가장 이쁘고 섹시한 교복을 인터넷으로 찾아봤다.
다행히 근처 용인구에 적당한 여학교가 있었고, 우린 소냐씨의차를 타고 그 근처로 와버렸다.

하하. 이 엄청난 행동력이란...

"어머~ 몸매좀 봐...학생 모델해도 되겠는데??"
"감사합니다."

가게 아줌마는 연신 감탄을 토해내며 소냐씨의 치수를 쟀다.

"어머어머...."

소냐씨 몸매가 죽여주긴 하지. 여고생때도 저런 몸매였다니...얼짱은 기본이고 아이돌 수준이었겠는데.

"다 쟀다! 와아. 비율이 아주...남자친구 좋겠네."

네. 아주 좋습니다.

"언제쯤 될까요?"
"음~ 내일 오세요."
"내일이요?"
"다른 건 다 있는데, 치마가 없어. 학생 다리가 워낙 길어서 있는  입으면 미니스커트 수준이야."

흠...그걸로 합시다.


"그럼 그걸로 주세요."
"응? 괜찮겠어?"
"네. 내일 당장 입어야 하거든요."
"내일? 내일 개교기념일이잖아."
"아...."


개교기념일이라니...뭔 타이밍이 이러냐.
이쯤되면 아무리 소냐씨라도 어쩔 수 없ㅡ.


"그건 그렇긴 한데 아버지가  보고 싶어 하시거든요. 내일 아침에 출국하시는데 그 전에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지만...간당간당할  같은데 교칙이랑."
"그건 따로 살게요."
"그래? 그렇다면야...."


다행이다. 컨셉이 전학이라...근데 아버지가 꼭 보고 싶어하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
 상관 없지만.






그렇게 우리는 교복점에서 소냐씨의 교복을 구입했다.
듣자하니 가슴과 골반, 다리를 제외하면 마네킹이랑 동일한 사이즈라고 한다. 사람 맞나요.

가슴과 골반이  치수가 다르나면, 마네킹보다 가슴이 크고 골반이 커서그렇다. 다리는 더 길쭉한 거고. 그야말로 이상의 몸매인 거지. 그러니까 유나씨 같은 미녀가 태어난 거고.

어. 그러고보니...지금의 소냐씨는...유나씨랑 있으면 동생처럼 보이겠는데? 분위기 빼고.
캬~ 이것이 아이템의 힘!


"교복...사버렸네요...."
"그러게요...."
"...입어볼래요?"
"...네."


두근두근!
아아. 소냐씨의 교복차림!
지금도 충분히 치명적인 그녀가 교복까지 입는다니...아아...심장이 부서질 것 같아.


"일단 강남으로 돌아가요."
"네."





+++



"서장님. 접니다."
-들어와요.


은소령 경감은 옷매무새를 다듬고 안으로 들어갔다.

넓은 집무실에는, 단발머리의 예쁜 아가씨가 앉아 있었는데, 딱 봐도 어린 나이로 보였다.
그러나 외관에 속으면  된다. 보기에는 20대 초반으로 보여도 37의 젊지만은 않은 나이다.


'나랑 고작 5살 차이이면서 벌써 총경을 다신 분.'

그녀는 경찰계에서 꽤나 유명하다.
지금이야 조직내 정치에 밀려 강남 같은 던전시티에 짱박히게 되었지만, 대한민국 경찰 역사상 유례가 없는 속도로 총경을 단 것이다.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부르셨습니까."
"와서 앉아요."
"예."

은소령이 앉자, 강남 경찰서장 신도희가 상석에 와서 앉았다.

"아직 하루밖에 안 되긴 했지만...일은 좀 어때요?"
"아..."


강간당했어요. 라는 말이 턱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그걸 말할 순 없다.


그녀 성격에, 부하가 그런 짓을 당했다고 하면 당장에 뒤집어 엎을 텐데...그래선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 적어도 소령은 그렇게 생각했다.


'생각할 수록 짜증나네 그 인간. 어떻게  되나.'

마음속으로는  초만에 골백번을 죽였으나, 겉으로는 칭찬의 말이 나왔다.

"할만합니다. 친...절하게 대해주고요."
"그래요? 사람 좋아보이진 않던데."
"흠흠...."

정확하십니다. 라고 생각한 그녀가 대답했다.

"겉과...속이..다릅니다."
"다행이네요."

겉과 속이 다르긴 하다. 안 좋은 쪽으로.


스윽.


도희가 찻잔을 내밀었다. 갓 내린 녹차다.


"감사합니다."
"강함은 어떤가요? 위쪽에서는 대한민국 최강의 모험가로 생각하고 있는데...정말 그런 거 같아요?"
"...아니요."
"아...아니군요."

실망한 눈치.
하지만 소령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대한민국 최강 같은 수식어로는 그를 평가할 수 없습니다."
"?"
"적어도...세계 최강은 돼야 합니다."
"그,그렇게...강한가요?"
"...."

그녀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뭔가 답답한 마음이 풀어지는 느낌이다.


"강한 정도가 아닙니다. 그는...이미 군대와도 싸울  있을 정도에요."
"!!"
"물론 오랫동안 본 게 아니고, 약점이 있을  있기에 그렇다고 확답은 못드립니다만...적어도 제가 본 그는 그렇습니다. 숙련된 모험가도 방심할 수 없다는 스켈레톤을, 누워서 수십마리씩 처리하고, 300명이 넘는 고레벨모험가를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전멸시켰습니다."
"그런...."
"그는 이미 언터쳐블(untouchable)입니다. 각별히...각별히 조심해야 합니다."
"...."


도희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더니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소령이 한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근 3주만에 괴물이 되었다는 뜻이다.


"알고 있나요?"
"무엇을 말입니까?"
"그가...언제 모험가가 됐는지."
"...잘 모릅니다."

도희가 살짝 말을 끌었다.


"...3주가 안 됐습니다."
"...네?"
"그는 2주하고 며칠 전에 처음 모험가가 되었고, 스탯 역시 처음으로 갱신됐습니다."
"말...도 안 됩니다!! 2주라니!!!"

은소령이 자리를 잊고 박차며 일어섰다.
서장 앞에서 건방지기 짝이 없는 행동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2주라니.

지금 대한민국 최악의 던전에서 활약하는 모험가들은 대부분 1년 남짓의 경력을가지고 있다. 개중에는 2년이 넘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간신히 올린 공/방이 5~6천이고, 그 이상의 정예들은 그것과 더불어 현금까지 십억단위로 깨졌다.


그런데 뭔가. 고작 2주라니.
고작 2주만에 강남 길드장들을 모조리 쓸어버리고 백여명이 넘는 정예들을 몰살, 더불어 300명이 넘는 고레벨 모험가들을 전멸시켰다는 말인가?


고작 2주 짜리가?

"당신의 말이 모두 맞고...그가 정말로 세계적인 수준이라면...우린 정말 엄청난 재능을 앞에 두고 있는 거예요. 사실 그를 대한민국 최고로 평가하는 것에도 말이 많았거든요. 기간이 기간이니."
"...."

털썩!

소령은 그만 다리가 풀리고 말았다.
2주.
그 기간이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후...근데 군대조차 소용 없을 정도라...."

도희는 착잡하게 중얼거리며 차를 마셨다.

모험가가 경제에 많은 이득을 주는  분명 사실이다. 신비한 아이템도 얻을  있고, 제도만 잘 정비된다면 유사시 전력으로도 쓰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유은처럼 극단적으로 강해진다면 얘기가 다르다. 만약 그가 국가에도 대항할 힘을 갖게 된다면? 그런 그가 범죄를 저지르고 다닌다면? 너무나 일이 복잡해진다.

"그럼 그 말고 다른 사람들은 어때요? 길드의 전력에 대해서도 알 수 있나요?"
"그것까진 아직...하지만 확실한  그에 비해서는 약할 겁니다."
"그렇겠죠. 경감에게 들은 게 사실이라면 그는 정말...일단 알겠어요. 앞으로도 주목해 주세요. 그리고...."
"?"
"머지 않아 인력 증원이 있을 거예요."
"증원이요? 위에서의 결정입니까?"
"아니요. 지금 이 자리에서 내린 제 개인적인 판단이에요."

그녀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에 대해서, 더욱 자세히  필요가 있겠어요. 그것도 신속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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