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1화 〉12. 메울 수 없는 차이.
"그리고 <<판결>>도 있어요. 이건 황제의 명령과, 제정된 법률에 입각하여 재판을 벌이는 건데, 상당히 초현실적인 것 같아요."
"판결이라면 징역 같은 건가요?"
"네. 제 스탯과는 아무 관계 없이, 황제를 제외한 조정의 일원 중에서 황제가 허락한 사람에 대하여 판결을 내릴 수 있어요. 판결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스탯과 관계 없이 해당 판결을 따르게 되고요."
"오오...."
즉...말하자면 이건 쿠데타 방지용이네.
만약 내가 하렘제국을 만들고, 어마어마하게 훗날이 되면, 80% 패널티건 90%패널티건 감당하고도 어마어마한 힘을 자랑하는 시녀들이 있을 거야. 그리고 그런 애들 중에는 날 배신하고 쿠데타를 일으키는 녀석들도 있겠지. 어쩌면 죄다 들고 일어날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엄청나게 초월적인 아이템을 얻었거나...
아무튼 그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일반적인 조직이라면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해야겠지만 난 넘나 간단하다는 거다. 그냥 소냐씨가 법에 입각해서 '판결'을 때려버리면 공방이고 뭐고 그냥 감옥에 갖히는 거다.
엄청나네 정말. 그야말로 최고권력...은 아니구나 내가 있으니까.
완전히 2인자 특화잖아?
"사형의 경우 어떠한 스킬로도 되살릴 수 없으며, 환생 및 윤회, 네크로맨시의 좀비화 등 영혼을 사용하는 모든 종류의 스킬이 무효화 된대요. 말 그대로 완벽하게 죽은 거죠."
"무섭네요."
딱 소냐씨에 알맞다고나 할까...법도 자기가 정하고(물론 내 허락을 받아야겠지만,) 판결도 자기가 내리는 그야말로 권력의 끝판왕....
"그럼 소냐씨, 일단 기본적인 것들 좀 정해주세요. 한국어 쓰는 거라던지."
"네. 아, 그리고 저는 지금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거 같아요. 해야 할 일이 있거든요."
"아...그래요? 그럼 나중에 또 봐요."
"네."
바쁜 모양이네. 쩝. 아쉽다 좀 더 같이 있고 싶었는데.
뭐, 이제 내 부인이니까. 보고싶으면 언제든 볼 수 있지. 게다가 새로 얻은 아이들도 있잖아? 도쿄도 있고.
아. 근데 소냐씨 없으면 통역이 안 되잖아? 혹시 할 수 있는 사람 있나?
+++
"후...꼭 그렇게까지 해야돼요?"
"당연하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우리가 가장 먼저 가야해!"
"...."
깔끔하고 가벼운 갈색 정장차림에, 정갈한 단발머리, 한 듯 안 한 듯 청초한화장을 한 여인이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곁에는 몇 명의 스태프가 있었는데, 좀 더 시야를 넓히면 엄청나게 많은 기자들과 아나운서, 스탭, 연예인들이 몰려 있었다.
"이제 좀 있으면 출입제한 풀릴 거고, 그러면 냅다 뛰어가서 취재하는 거야. 대상은 '하렘단'의 길마인 '유은!'"
"...엄청난 호색한이라는 소문이 있다고요."
"이번만 좀 고생해줘. 그 사람 인터뷰 따내잖아? 그럼 시청률은 무조건 수직상승이라고. 그것도 전 세계로!!"
그들은 모두 취재를 위해 모인 일본, 그리고 외국의 기자들이다. 아나운서가 끼어 있는 이유는 여건이 된다면 즉시 토크식생방송을 할 심산이다.
보통 같으면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던전이라는 사태가 워낙 엄청나다보니 '할 수 있게'되었다.
만약 여기서 관련자들, 특히 보스몹을 처리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은'이라는 모험가와 토크방송을 따게 되면, 순식간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거기에 추가 방송을 따낸다면? 그럼 뭐 시청률은 더 이상 무의미.
때문에 다들 초 긴장의 상태로 제한이 풀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빨리 좀 풀지...어차피 보스가 죽었으니 안정화 됐을 거 아냐? 왜 이렇게 시간을 끌어??"
"...여기는 일본인데 안에 있는 게 한국군이니까 그렇죠."
"후...그래도...."
척척.
불만이 막 쏟아지고 있을 때, 장교로 보이는 사람이 척척 다가왔다.
모두가 기대를 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이제 됐어.풀어."
뭐라고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병사들이 옆으로 비켜서고, 잔뜩 경계하며 포신을 겨누고 있던 탱크도 옆으로 이동했다.
"오..오오!! 간다!!!"
"비켜!!"
마치 바겐세일의 현장.
어마어마한 수의 사람들이 일시에 달려가기 시작했다.
"씨발 좀비영화냐 무슨...."
한 군인이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알아들을 여유가 있는 사람은 그리 없었다.
+++
"짠! 어때?"
"오오! 굿이에요 베리굿!"
"헤헤."
빈 전용 복장.
무려 '홀터넥'이다.
홀터넥이라고.
유라누나랑 처음 데이트했을 때 그녀가 입고 나왔던 옷이지.
옆구리 살짝 트여 있고, 등도 살짝 트여 있는 홀터넥 니트 나시...여러모로 남자의 로망이다.
거기에 하얀색 숏팬츠까지!!!
아. 이 조합은 사기야. 너무하잖아.
"...너무 사기야....."
소라누나가 이리저리 빙글 돌면서 패션과 몸매를 뽐내고 있을 때, 같은 복장을 착용한 유나씨는 어둡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뭐...
엄청나게 강해졌을 거다. 은주가 만든 '빈 전용복'이니까....게다가 두 분이 전용 복장을 입으면서 퀘스트도 깨졌다.
무슨 퀘스트냐고?
[연계 퀘스트 : 진정한 황제]
드디어 황제 전용 복장, 세트를 착용하셨습니다. 위엄이 철철 넘치시는 군요.
하지만! 부족합니다.
본래 황제라 함은 만인을 다스리는 자, 즉, '부리는' 직업입니다. 본인이 어처구니 없이 강하다고 해서 마음껏 나대거나 해서는 아니되는 것이죠.
때문에 부하들이 강해져야 합니다.
[내용]
`자신의 아내에게 전용 세트 입히기(0/1)
[보상]
`재인의 관련 아이템 효과 3배 적용
`빈의 관련 아이템 효과 5배 적용
`비의 관련 아이템 효과 7배 적용
이거...
즉, 원래도 엄청난 아이템인데 저 효과 때문에 '5배'보정을 받고 있다.
진짜 어마어마하겠지.
"그러게. 우리 너무 강해진다. 거기다 이번 복장은 악세서리까지 세트에 들어오니까...."
나도 없는 악세사리 세트...물론 복장이랑 다 하나의 세트긴 하지만 그래도 있는 게 어디냐. 살짝 샘날 정도라고.
대충 소개하자면....
[세트효과]
화려한 빈의 홀터넥 니트 나시(1/1)
화려한 빈의 화이트 숏팬츠(1/1)
화려한 빈의 블랙 컨버스(1/1)
화려한 빈의 손목시계(1/1)
화려한 빈의 머리핀(1/1)
화려한 빈의 반지(1/1)
화려한 빈의 이어링(1/1)
화려한 빈의 십자 목걸이(1/1)
+15000 방어력
+15000 공격력
+6000 색기
+5000 매력
+15000 최대체력
+15000 최대마나
+400% 크리티컬 데미지
+40% 공격속도
이런 세트다.
무려 8세트.
게다가 악세사리 중 이어링이랑 반지는 추가로 장착 가능하다.
이어링은 최대 2개, 반지는 최대 5개다.
당연히 악세까지 풀로 장착 시켰는데, 그 스탯은....
"쨘! 내 스탯!"
<상태창>
이름 : 유소라
직업 : 황의(유니크)
레벨 62
주스탯 : 색기, 기품.
[스탯]
최대체력 4,559,882
최대마나 4,143,700
힘 11,390
민첩 11,358
지력 57,158
행운 12,231
매력 104,046
색기 73,464
기품 4,705
색기 상승률 2939%
기품 상승률 188%
크리티컬 확률 1950%
크리티컬 데미지 18805%
공격속도 3463%
공격력 1,558,768
방어력 1,665,247
캬~ 이제 '힐러'인 소라누나 공격력이 155만이다... 거기에 크리티컬 데미지 보소...데미지 188배로 들어가는데다 공속이 34배야...이 정도면 루크레시아보다 빠르겠는데...검 하나 장만해줄까...힐러 겸 격수로 하는 거야.
"와. 이젠 누나도 155만...유나씨도 대충 비슷하겠네요?"
"저는 170만이에요."
"오오."
이 두 분이 이렇게 강해졌다면 나는....천만이네. 와. 천만...지려따....
어디가서 꿀릴 일 절대 없다. 그냥 한 명 한 명이 군단이야. 누나둘이서 군대도 박살내고 다닐 수 있을 걸?
"세계대전을 일으켜도 되겠어요."
"하핫! 진짜...그래도 될 거 같아."
나중 되면...일개 시녀도 공방 1천만이 넘는 그런 때가 오겠지? 게다가 아흑이도 있고...점점 나만의 군대가 생기고 있어. 이쯤되면 슬슬 영토선포를 해도 되지 않을까?
"은주야."
"네. 주인님."
"수고했어. 이제 시녀복 양산해."
"...네."
힘들겠지만 열심히 하렴. 나중에 보상해줄게.
"저기요~~!!!"
"와악!!"
"비켜어!!!"
응?
뭐지.
갑자기 엄청난 소리가....
소리의 발원지로 고개를 돌려보니, 어마어마한 인파가 우릴 향해 달려오고 있다.
"뭐,뭐야??"
"기자...인 거 같은데요?"
소라누나와 유나씨가 멍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봤다.
음...내가봐도 그런 거 같아. 근데 기자 말고 다른 성질의 사람들도 섞인 거 같은데?
"마,막아!!"
은주가 다급하게 외치고, 길드원들이 내 앞에서 육벽을 쳤다.
"밀지 마세요!"
"당신들 대체 뭐야!!"
건너편 군대쪽을 바라보니 그쪽에도 간간히 기자들이 향했다.
음...취재로군.
하긴. 도쿄 한복판에서 이런 일이 터졌는데 취재 쯤이야 오겠지.
근데 엄청나게 많네.
"유은씨!!"
통역들을 데려온 건지, 기자들이 한국어를 할 수 있는 건지, 무수한 한국어가 쏟아졌다.
음...어쩌면 좋을까.
"우와...사람 엄청 많아...."
"차라리 몬스터가 더 나을 지도...."
이렇게 하자. 아무래도 날 찾는 거 같은데, 일단 철저히 막고, 은주한테 면접을 보게 하는 거야. 최대한 나한테 이득이 될 만한 제안을 하는 곳이랑 취재하는 걸로.
나는 은주에게 그렇게 전하고는 소라누나와 유나씨와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