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121)화 (120/517)



〈 121화 〉13. 귀두의 제국.

***

"방금 그 말, 사실입니까?"
"사실입니다!"
미심쩍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는 중년의 남자. 그도 그럴 것이, 들려온 소식이 너무 엄청나다.

"중장의 고환을 날려 사망에 이르게 하다니...이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일입니까?"

중장이라 하면 말 그대로 스타다.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층 중 하나. 심지어 그가 이끌고 있던 군단은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제 7 기동군단이다. 군대 내부에서도 실세  실세인 것이다.
그런 사람의 고환을 일개 모험가가 날려버렸다고 한다면 과연 누가 믿겠는가.
"상식적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미 일어난 일입니다! 대통령님 당장 특단의 조치를 취하셔야 합니다! 지금 대통령님의 명령 때문에 손도  대고 있다고요!"
"흠...."
중년의 남자가 깊게 고민했다.

한국의 대통령으로서, 최근 여러 가지 업적을 세운 그는 각별한 시선으로 유은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가  때 유은은 절대 대적해서는 안 되는 인물. 처음 D10 한국 지부장의 보고를 들었을 때는 두 눈과 귀를 의심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무려 수백만.

공식적인 '세계' 랭커들이 공방 2만이  안 되는 데다, 비공식적인 초강자들이라 해도 10만을 겨우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 홀로 수백만을 넘기고 있는 사기적인 인물인 것이다. 당연히 주시할 수밖에.
'아냐. 아무리 그래도 괜히 건드려서 좋을 건 없어.'




솔직히 말하면 두려웠다.
공방 수백만이라는 미지의 수치도 그렇지만, 단지 모험가 한 명이 그 정도의 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그를 살떨리게 만들었다.

집단이 그런 힘을 보유한 것도 문제지만, 개인이 그런 힘을 보유했다면, 얼마든지 은밀하게 다가와 칼을 겨눌 수 있지 않겠는가. 괜히 대적했다가암살이라도 당하면 억울해서 죽지도 못한다.
"일단...그 사람은 제가 만나 봐야겠군요."
"대통령님???"
"당분간은 좀 묻어 둡시다."
"말도  됩니다!!"

쾅 하고 책상을 내리쳐 보지만, 대통령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제스쳐.

"이게 무슨...! 그러고도 당신이 군수통자입니까!"
"군수통자이자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고작 모험가 한 명한테!"
"그 모험가가 '고작'이 아니라는  당신도 알지 않습니까?"
"아무리 그래도...무려 중장이 사망한 사건이라고요!! 이걸 그냥 넘어간다면 군과 국민이 그냥 넘어가겠습니까??"
"숨겨야죠."
"...."

너무도 당당한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정보화시대에 태연하게 '숨겨야죠'라니.
"영원히 숨길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그와 대화를 마치고 일종의 협의를 하는 그 순간, 그러니까 며칠 정도면 됩니다."
"정말...실망입니다 대통령님!"
"어쩔 수 없습니다.그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위험한 존재니까요. 핵...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대통령은  말을 끝으로 장성을 밖으로 내보내고, 새로운사람을 불러 들였다.
이번에도 역시 군과 관련된 인물. 다만 확실하게 그의 사람이었다.
"충성! 부르셨습니까."
"논할 일이 있어 불렀습니다."

그에게 자리를 권하고 비서가 타온 커피를 후르륵 마셨다.
뭔가 깊은 이야기인 모양.
"이미 들으셨겠지만, 제가 말했던 모험가가 일을 벌였습니다."
"예. 들었습니다."
"군대측에서는 당장 그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지만...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그를 처벌해 봐야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지독할 정도로 차가운 눈.
국군을 받드는 기둥이라 해도 될 사람이 사망했지만, 그런 것 쯤은 아무래도 상관 없는 듯하다.
"그럼 어떻게 하실 겁니까?"
"이걸 빌미로 국군 병력 일부를 도쿄에 주둔시킬 생각입니다."
"...예?"
너무 기상천외한 대답이라 순간 얼빠진 말이 나와버렸다.
뜬금없이 도쿄 주둔은 왜 나오는 걸까.
"이유가 뭐가 됐든, 그자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죠. 본래라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대통령님은 언터처블이라 하시지 않았습니까."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와 만나보고 합의를 지을 생각입니다."
"어떤...?"

대통령이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도쿄를 정복해 달라고."
"....!"
"그리고 우린 도쿄를 정복한 그를 '감시'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군대를 파견하여 주둔시키는 겁니다. 도쿄에 말이죠."
"...."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계획일까.
"그,그런 걸 해서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있습니까?"
"직접적인 이득은 없겠죠. 하지만...."
이번에도 잠시 말을 멈추며,

"적어도 일본놈들이 함부로 깝치지는 못하겠지요."



+++



"저,저건 또 뭐야아아아아!!!"
병사들이 우왕좌왕 도망쳤다.
좌우로 비켰을 뿐이지만, 던전 입구를 지켜야 하는 병사라는 걸 생각하면 충분히 도망이지.
"우하하! 가랏!"
[주인님 진짜 개쓰레기에 어린아이 같아요..]
"개쓰레기에 어린아이 받고 변태도 추가로 가자!"
[....]
어. 방금 아흑이가 한숨을 내쉰 것 같은데.

[에휴....]


음. 맞네. 한숨.
그나저나 펫 주제에 건방진 거 아니냐?

[이런 못난 주인을 태우고다니는 펫 생각도 좀 해주세요.]
"내가 뭐하러 그런 귀찮은 걸 해?"
[....]


 또 한숨이 들렸다.
우리 아흑이 삐졌니?




"길마님, 들어온거 같아요."

같이타고 있던 누님들   명이 밖을 쳐다보며 말했다.
사실 나한테도 보여서  의미 없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보고받는 위치라는 건 묘한 충족감을 주지.

"그럼 내립시다."

이미 던전  까지 들어왔으니 군대가 쫓아오거나 하진 않을 거야.
뭐, 쫓아와도 상관은 없다만.

"결국 들어왔구나. 이런 식으로."

아흑이에서 내려오자, 황당한 얼굴의 소라누나와 유나씨를 볼 수 있었다.
두  모두 던전의 어두움에.......



엥???

어둡지가 않네?
잠깐...이거 뭐야?

보통 던전이라 하면 조금이라도 어두워야 정상인데 여긴 어둡긴 커녕 오히려 밝....


"기계던전인 것 같아요."


유나씨의 설명이다.

아...기계던전...그러고보니 트랜스 미스릴이 기계 몬스터였지...그래서 던전도 기계라 이거냐.

지금 우리가 도착한 던전이 어떻게 생겨먹었냐면, 벽과 천장이 매우 널찍한데 그것들이 온통 기계처럼 회로가 있고 모니터도 있고, 마치 우주선 외벽 같은 느낌이다.

한 마디로 먼 미래로  것 같은 느낌이랄까.


[기계성 : 스팀로드]
"뭐?"

아흑이가 뭔가 말한다.


[기계 생명체인 트랜스 미스릴...즉, 제가 태어난 곳이에요. 문명의 연구실이자 공장이기도 한 곳이죠.]
"문명? 무슨 문명?"
[그것까진 저도 몰라요. 다만 누군가가 임의로 창조했다는 것만 알고 있을 뿐이죠.]
"창조라...."

그럼 누가 만들어낸 기계 생명체가 왜 몬스터가 된 거야?




-즈잉.

막 뭔가 생각하려는데 그럴 틈을 안 주네.
바로 몹들 출현이다. 어차피 좇밥들이겠지만.


"그래봤자 트랜스 미스릴이잖아? 대충 쓸어버리면 되지."

나 까지 나설 필요도 없이, 소라누나나 유나씨만 나서도 순식간에 정리할  있다.
고작해야 B급...권장 공방 10만도  될 텐데 껌이지 뭐.


"아."

그래. 아흑이보고 싸우라고 해야겠다.
역시 펫은 이럴 때 써주는 거지.


"가랏! 아흑!!"
[...]

포x몬 트레이너처럼 손을 쭉 뻗으며 외쳤는데, 아흑이가 움직이질 않는다. 고장났냐? 응?

[제발...누가  혼모노좀 때려줘요.]
"얼른 가 이년아."
[누가 년이래요. 제가 남잔지 여잔지 어떻게 아세요.]
"내가 여자라면 여자야."
[와아.]

감탄 아닌 감탄을 내뱉으며 아흑이가 힘없이(?) 흑표의 캐터펄트를 회전시켰다.
커다란 기동음과 함께 트랜스 미스릴들을 상대하러 간다.

"아흑이 만으로 될까?"

걱정됐는지, 소라누나가 물어온다.


"물론이죠. 지금 아흑이 공방도 100만이 넘는데요."
"...너무 사기아니니?"
"이 맛에 모험가 하는 거 아닙니까."


그보다이분들 뭔가 평소와는 분위기가 다른  같은데.

"둘이 무슨 얘기라도 했어요?"
"응? 무슨 소리야 갑자기."
"아니...뭐랄까. 알 수 없는 유대감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두 분 사이에."

내가 눈치가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소라누나와 유나씨 사이에 뭔가가 있는 것 같아. 설마 이상한 일을 하려는  아니겠지?


"우음...."
"...."

두 누나는 서로를 응시하며 쳐다보다, 다시 일제히 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콰광!!

마침  시점에 로봇으로 변한 아흑이가 거대한 주먹을 내질렀고, 트랜스 미스릴  개가 박살나며 나뒹굴었다.

그것이 마치  장면의 배경이라도 된 것처럼 사용하며, 소라누나가 돌연 입을 열었다.


"너, 스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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