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155)화 (154/517)



〈 155화 〉16.사랑스런 사랑씨.

"이건 궁금해서 묻는 겁니다만, 어떻게 되는 거에요?"
"뭐가 말입니까?"
"여기 인천인데 대위님은 강남에서 복무를 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 경우..."
"근무이탈 및 탈영으로 사형."
"히익?!"
"와우."



어차피 죽을 거라는 게 진짜였구나.
근데 사형까지 가나? 아니 애초에 우리나라 사형 있었어??


"던전 치안부대는 항상 전시태세입니다. 다른 부대와는 다르죠."


전시인데도 일주일간 휴가를 갈 수 있나...?


"음...안녕히 가세요. 장례식에는 가드리죠."
"으아아아!아,안돼애!"

대위가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일어섰다.
자연스레 이목이 집중.

"흥. 자업자득이다."

한사랑씨는 그를 싸늘하게 쏘아주고는 물을 후루룩 마셨다.


"돌아가면 근무태만으로 징계먹일 테니그리 알도록."
"주,중령님...!"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던가.
한 층 낮은 처벌로 감싸준다.

이런 거 보면 그래도 착한  같기도 한데.
흠. 애매하단 말이지.

"뭔가 의외네요. 한사랑씨는 완전 fm으로 하실 줄 알았는데."
"물론 그렇습니다만, 이 경우 fm으로 처리하면 국민적인 손해가 발생하니 지양하는 편이 좋겠죠."
"...그렇습니까?"


뭔데 국민적인 손실까지 나오냐...?


"정의는 항상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에 있습니다. 대위를 제대로 처벌하면 분명  기강이 바로잡힐 수는 있겠으나, 대신 유능한 군인을 잃어버리겠죠. 이는 국민적인 손해임이 분명합니다."
"중령님...! 그렇게까지 절...!"

대위가 감동한다.
그대로 죽다살아난 건가?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그런 걸 공리주의라고 하던가요? 얼핏 들으면 그럴 듯하네요."


공리주의야말로 냉정과 이성의 끝판왕이라고 들었는데.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 뭔가  동안의 행동이 납득된다..

"예. 얼핏 들어도 그럴 듯하고, 제대로 파고 들면 이만한 철학도 없죠."


아주 당당한 얼굴로 말씀하신다.
마치 광신도가 본인이 믿는 신에 대해 설파할때의 표정 같아.

"그럼  관점에서 봤을 때, 저는 어떻습니까? 듣고싶네요."
"경무관님 말입니까?"
"네."


그녀는 '음'하며 고민에 들어갔다.
평소에 꽤나 생각을 해둔 줄 알았는데 나한테 그닥 관심이 없었구나. 이거 아쉽네.


"일단은 살아 있는 편이 좋겠죠."
"아니아니...초장부터 죽고 사는 걸로 하십니까...."

무서운 사람이네.

"아직까진 크게 해가 되고 있진 않다고 보이네요."
"예?? 지,진심이십니까??"

대위가 놀라며 끼어든다.

넌 그냥 스테이크나 먹고 있...아. 아직  나왔지.
물이나 마시고 있어.

"기상천외한 행동으로 사회적인 해악을 끼치고 있긴 하지만  만큼 공익도 생산하고 있으니, 나로서는 있는 게 낫다 여겨진다."
"이 인간이 무슨 짓을하고 다니는지는 중령님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봤자. 동네범위의 해악이다. 이자가 있음으로 생기는 사회 안정과 통합은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일이지."



음... 내가 사회의 안정과 통합을 주도하고 있었던가...?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
하하.


"유은 경무관이 없었다면, 강남은 갈수록 무법지대가 되었겠지. 길드간의 알력으로 무수한 싸움이 발생하고, 민간에게까지 그 피해가 갔을 거다. 필연적으로 사회 전반에 불안을 퍼뜨리고, 불안이 퍼지면 인간은 놀랍도록 나약해진다. 그걸 막고 있다는 시점에서 이미존재가치가 있는 거야. 그리고,"

물을  컵 마신  다시 말을 잇는다.

"이자가 지닌 강대한 힘은 국민으로 하여금 안정감을 느끼게 만들어준다. 타국이라면 B급 던전이 등장한 지금 혹 본국에도 나타날까 두려워 하지만 우린 상황이 다르지. 군대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더라도 무사히 방어전을 치를  있을 거라는 믿음. 그게 유은경무관이 가진 가장 큰 존재가치다."

뭔가 바로 앞에서 평가를 내리고 있으니 쑥스러운데.
그보다 '이자'라고 하는 건 그만둡시다.

"하,하지만 중령님! 이 자는 기본적인 인성부터가 글러 먹었습니다!"


어이.
지금 누구덕분에 여기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사회의 규범과 룰은 모조리 무시하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행동하고 있다구요! 아직까진 어떨지 몰라도 시간이 가면 갈수록 큰 문제가 될 겁니다!"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면  일이다. 나중을 생각해서 지금 당장 큰 문제를 일으킬 필욘 없지."
"하지만...."
"그만. 설마 지금 귀관이 이 상황에서 발언권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육군교도소에 가고 싶다면계속해도 좋다."
"으으...치,치사하십니다...."


뭐야. 생각보다 귀엽게 노네.









"아니, 이게 누구신가. 화제의 한사랑 중령 아니신가?"


한창 대화를나누고 있을 때, 웬 중년의 무리가 다가왔다.
당당하게 군복을 입고 있음에도 대위처럼 입구컷 당하지 않은 건 그들의계급 탓이다.


"추,충성!"
"충성."


대위가 허겁지겁 일어나 경례하고, 그 뒤를 이어 한사랑씨가 설렁설렁 일어나 경례했다.

아니...레스토랑에서 이러지 맙시다. 시선 집중되잖아.

가장 높은 계급은 대령.
한사랑 씨보다 한 단계 높은 계급이고, 보직에 따라서는 준장성급으로 대우받는 존재다. 중령도높은 계급이지만, 진짜 본격적으로 '높으신 분들'에 해당하는 계급이라고 할 수 있지.


"대령님께서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그건 본관이 물을 일 같네만...자네는 강남에서 복무하지 않던가?"

그렇게 말하면서 한사랑 중령의 몸을 쭉 훑는다.
이거 성희롱 아니냐? 표정이 예사롭지 않았다고.


하긴. 그럴만한 몸매긴 하지.


"휴가입니다."

떫떠름한 얼굴로 그녀가 대답했다.
일단 쳐다본 눈빛 부터가 대놓고 변태짓인데 좋은 표정이나올 리가 없지.
옆에 있는 대위녀석도 눈에서 용암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래...자넨 그래 보이는데...이 친구도 휴가인가? 군복을 입고 있는데."
"이 자는...."


대답하려다 순간 말문이 막힌 그녀!


뭐라고 답하든 난감해진다.
이럴 땐 내가 구해줘야겠지? 나랑 방아치기 할 여자니까. 흐흐.

"대령? 대통령은 한  만나봤지만 대령급은 못 만나봤네요."

그렇게 말하면서 일어서자,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그쪽은...?"
"유은입니다. 부족하나마 경무관을 달고 있습니다."


명예직이지만.

"경...무관...이시라고...요?"


존댓말로 바뀐다.

음.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겠지만 준장급이랬지 아마?

"상당히 젊어 보이는데...."


근데 설마 날 모르는 거야? 날 모를 수가 있나? 대령이면 군의 고위 인사잖아? 모르면  되지..;;


"연.대.장.님께서 소개시켜 주시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모르시는 듯합니다."

대위녀석이 사랑씨에게 말한다.

중령 진급하고 연대장까지 된 거야? 지리네... 과연 소령시절부터 부관이 붙을 만 해. 아주 특급대우구만.


"흠...."



연대장이라는 말이 나와서 그런지, 대령이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모험가입니다. 강남 던전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인물이죠."
"아! 그래그래. 그 '명예' 경무관 말이로군."

명예 무시하냐?


"강남에 있는 자들끼리 모였단 말인가...근데...자네는 모험가를상대하는 치안부대소속 아닌가? 어떻게 보면 적이라고도  수 있는데 그 적의 수뇌와 이렇게 몰래 만나다니. 흠흠.  좋은 소문이 날까 걱정이야."

 걱정을 다하시네.

"연.대.장.님이 그런 걱정을 다 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앞가림은 알아서  수 있으니 신경 써 주실 필욘 없습니다."
"이보게!"


다소 건방지다 느꼈는지, 대령 옆에 있던 중령들이 화들짝 놀란다.
나이는 당연히 사랑씨에 비해 월등히 많지만, 동계급인데다 심지어 보직에서 밀리는 관계로대놓고 뭐라고는 못하는 것 같다.


아니, 애초에 아빠가 대장이잖아? 난 저 대령이 존경스러워 질 것 같은데? 대장의 딸한테 시비를 걸다니...게다가 사랑씨가 받는 대우 보면장성 진급도 거의 확실한 실정이고.

무슨 자신감이지 대체.

"크흠...연대장이라고 다 같은 연대장이 아니지. 자넨 중령이고, 난 대령이야. 알고 있겠지? 하늘과  차이라고!"

꼰대신가. 말 하는 거 보소.


"하늘과 땅 차이라...보여드립니까? 그 하늘과  차이."

순간 사랑씨의 눈이 번뜩였다.
매갈들을 마구 학살하던 그 눈이다.

"뭐,뭐야! 그 표정 뭐야!!"

대령이 겁을 집어먹었다.
나는 잘 모르지만...아무래도 사랑씨의 힘이 실질적으로는 더 큰 모양인데.
아니면 대장 아빠 빽인가.

"전 단지 대령님의 말씀에 나름대로 답해드렸을 뿐입니다. 그럼, 즐거운 식사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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