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189)화 (188/517)



〈 189화 〉19. 강화석이라는 것입니다.

19. 강화석이라는 것입니다.



"친애하는 일본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보호'라는 명목 아래 명백한 주권침해를 받고 있습니다. 침해의 주체는 이웃한 한국의 군대입니다. 저희는 외교채널을 통해 수 차례 철군을 요청하였습니다만, 그들은 당최 듣질 않았고, 이런 저런 명목을 들어 도쿄 주둔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불안에 잠겨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뿐입니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 육군 자위대가 그들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그 수가 무려 5만입니다. 한국군 6만여 명에 육자대 5만여 명. 거기에 주일미군 2만  까지. 계 13만을 넘어 14만에 아우르는 군대가 서로 총포를 겨누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던전에 의해서가 아닌, 한국에 의해 파괴를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총리는 외쳤다.
국민들 앞에서.


B급 던전의 출현과 한국군의 주둔.

이 두 가지 사태를 겪은 일본의 증시는 그야말로 폭락의 폭락이다.

보통 고위 던전이 출현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증시가 폭락했다가 방어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이후부터 다시 반등을 시작하게 되는데, 일본, 특히 도쿄와 관련된 증시는 도통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동안 안전자산으로 불렸던 엔화 역시 휴지조각으로 변해가는 와중.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이는 핵과 무지막지한 화력을 지닌 육군을 방패로 삼은 한국의 폭거 때문이다.

타국의 허락을 받지 않고 군대를 주둔시키는 것은 선전포고라 해도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며, 마찬가지로 철군 요청을 무시하는 것도 동일한 수준의 실례다.

한국은 일본의 철군요청을 수 개월 동안이나 씹고 있다. 태연하게 도쿄에 주둔지를 만들고 기지를 만들었고, 도쿄와 근처 항구를 통한 보급로 확보, 심지어는  명분을 들어 영공까지 맘대로 드나들고 있었다.

처음에는 불쾌하긴 했지만 넘어갔다.
아무래도 6만이나 되는 군대가 던전 방어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소모가 있었을 것이고, 보급을 위해서는 영공과 영해, 영토 사용이 필수적이었으니까.
그러나 끊이질 않는다.

지금도 일본의 영공을 통해 한국군의 헬기라던가 수송기 등등이 너무도 자연스레 날아오고 있다.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에 최정예군대가 주둔해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당장 전쟁을 선포했을것이다.

"이제 한계입니다. 더 이상 이런 폭거를 묵과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일주일 동안 군을 물리지 않으면 선전포고로 간주하고 적절한 행동을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세계는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일본은 이러한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고 가만 있지 않을 거라는 것을 말입니다. 누구도 말릴  없습니다. 오늘부로 우리 일본국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전략병기 개발에 적극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할애할 것이며, 2개월 안에 양산에 돌입하도록 하겠습니다."

말하자면 한국 때문에 핵개발을 하겠다는 말이었다.


당연히 세계는 뒤집혔다.

그래.
한국까지는 그래도 초예외사항으로 둘 수 있다.
북쪽에 북한이 있으니 말이다.


당장 지금만 해도 북한의 도발로 시작된 공방전이 시작되었고, 양측 수만발에 이르는 포탄을 사용했다. 특히 이번 한국의 대응은 이례적인 초강경으로, 휴전선 이북에 자리한 북한 군부대를 싸그리 초토화 시켰다. 이에 북한은 3일만에 백기를 들어 올리며 '지휘계통에 착오가 있어ㅡ.' 등의 말을 씨부리며 사과했다.


아무튼 이런 상황이기에 한국까지는 어거지로 납득할  있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 일본까지 핵을 가지게 된다면, 그 뒤는 겉잡을 수 없게 된다.


우선 일본 이후 대만이 핵을 개발하게 될 것이고, 이는 중국의 반발, 러시아의 반발 등을 연쇄적으로 불러 일으키며 동아시아 전역의 군비경쟁이 촉발될 것이다.


동아시아의 군비경쟁이 치열해지면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과 러시아를 견제해야 하는 유럽 역시 경계태세에 돌입할 수밖에 없고, 이는 안 그래도 던전 때문에 살벌한 시대를 더욱 차갑게 만들 것이다.


인류의 생산력이 전쟁무기로 들어가게 되면,  만큼 인간의 삶이 피폐해지는 것은 당연지사.

사람들은 한국군의 철수를 원했다.
 세계가 한국을 압박했다.
방어전도 성공적으로 치렀으니 이만 물러가라고.
심지어 미국은 주한미군의 주둔비를 향후 5년간 미국이 완전부담하겠다는 제안까지 하면서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한국의 대통령은,


"한국의 군대가 여전히 도쿄에 주둔하고 있는 것은, 일본의 자위대만으로는 온전한 안전을 얻을  없기 때문입니다. 주일미군도 부족하죠.
확실히 도쿄던전은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몬스터가 밖으로 나오거나 하는 일은 드물겠죠. 하지만, 앞으로도 그렇습니까? 일본의 또 다른 도시, 또 다른 현에 B급 던전, 아니 그 이상이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은 어디 있습니까? 일본 정부는 현실을 왜곡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동맹은 아니지만 우방국으로서, 일본의 멸망을막기 위해 부득이하게 한국군의 핵심 전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것이며, 이는 순수한 선의입니다. 주둔비용도 온전히 우리가 부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명분을 들어 여전히 철군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되려 맞불을 놓으며 '또 던전 출현했을 때 니네 힘으로 막을  있겠어?' 라며 도발했다.
이에 대다수의 일본 국민들은 크게 분노했지만, 일부는 '그러네?'하며 동조했다.

  출현한 등급의 던전은 얼마든지 다시 등장할  있다.
이번 B급던전은 한국군의 무지막지한 화력과,  세계에서 결집한 수백팀의 모험가, 결정적으로 유은이라고 하는 넘사벽 존재로 인해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한국군이 철수한 뒤에 또 어딘가에서 B급 던전이 출현한다면? 그것도 예기치 못하게 등장한다면?


육자대 만으로는 힘들 것이다. 이번 방어전에서도 보았듯 육자대와 주일미군은 주민을 피난 시키는 것만도 온 전력을 다해야 했다. 결국 외부의 힘이 필요하다는 뜻인데 그때가서 부랴부랴 주변국에 지원을 요청하고 D10의 협력도 받으려 하면 너무 늦는다.

애초에 그들이 또다시 협력에 응하리란 보장도 없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기분 나빠도 한국군의 주둔을 허용하는것도 하나의 방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은 비록 소수파의 의견이었지만, 넷상에서 확실한 어그로를 끌기 시작했다. 이는 곧 국론의 분열로까지 이어졌고,  그래도 좋지 않은 일본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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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런 의도로 계속 주둔시키시는 건가요?"
"당연히 아닙니다."

눈 앞의 대통령은 너무도 당당히 대답했다.
정말이지 물어본 내가 바보된  같아.

"타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웃기지도 않는 이유로 6만이나 되는 젊은이를 일본에 파병했겠습니까."
"딱히 그렇게까지 조롱할 만한 이유는 아닌  같은데...나름 멋지지 않습니까?"

대통령씨가 슬그머니 웃었다. 뭔가 섬뜩하다.

"유은씨, 외교는 사냥입니다. 반드시 자신보다 약한 자를 물어뜯어야 하죠. 그래야 강자가 눈 앞에 나타났을 때 도망치거나 싸울힘이 생깁니다."
"헤...."

역시 미친 사람이야.

"그럼 대통령님, 의뢰하고 싶으시다는  뭡니까? 저번처럼 도쿄를 지배해달라ㅡ,  그런 건가요? 아님 핵이라던가."
"아, 그건 이미 지난 일입니다. 오늘 말씀드릴 건 새로운 거죠."

대통령씨의 비서가 뭔가를 주섬주섬 꺼냈다.

"아리따운 연인들도 있는데, 조만간 여행 한 번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뜬금없이 여행?"
"신혼여행 겸 일본에 좀 다녀오시면 어떨까요."
"...또 일본입니까."
"딱히 유은씨가 뭔가를 할 필욘 없습니다. 제가 필요로 하는 건 유은씨의 '펫'이니까요."
"펫? 아흑이??"
"네."

....
뭐지. 우리 아흑이가  필요하다는 거지. 설마 이 아저씨 금속성애자였나.

"제가 일본에 던진 화두가 있습니다. 또 다시 B급 던전이나 그 이상의 것이 등장했을  막을 수 있겠느냐고."
"그랬었죠."
"그런데 마침 유은씨에게 B급 몬스터와 똑닮은 펫이 있는 게 아닙니까. 거기에 증식도 가능한."
"아하. 대충 무슨 얘긴 지  거 같아요."


그러니까, 던전이 새로 등장한 것처럼 꾸미든, 아니면 던전에서 몬스터가 탈출한 것처럼 꾸미든 해서 아흑이를 무한증식한 다음 일본에서 날뛰라는 거잖아?


"자연스럽게 하기위해서는 도쿄 던전에 들어가셨다가 펫을 증식 시키시고, 그들로 하여금 던전에서 뛰쳐나오게 하는 게 좋겠죠. 물론  동안 유은씨는 도쿄에 계시면  됩니다. 다행히 일본엔 볼거리가 많으니 온천 여행이라도 하시는 게?"


흐음...
뭔가 솔깃한 작전이야.

"사일 뒤, 철군을 시작할 겁니다. 군이 도쿄를 빠져 나와 북쪽으로 이동할 때, 유은씨의 펫이 날뛰도록 해 주시면 됩니다."
"근데 그 정보는 어떻게 아셨어요? 아흑이에 대한 거."
"대놓고 사용하고 다니시던데 설마 이 나라의 대통령인 제가 모를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음...아니요."

그렇지. 너무 대놓고 하긴 했지. 전혀 숨기질 않았으니....


"자, 어떡하시겠습니까?"
"그 전에 궁금한 게 있습니다."
"예."
"전에 일본에서 핵을 터뜨린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건 어떻게 됐어요? 그리고 지금 북한이랑 거의 전쟁 일보직전인데 이런 거 할 여력이 있어요?"
"유은씨니까 말씀드리지요."

대통령이 몸을 낮추었다.
그래봤자 내 방이라 도청 같은  없을 텐데.

"이게 전부 그 핵을 위해서 하는 행동입니다."
"...네?"
"한국군의 주둔, 북한의 도발, 그리고 유은씨가 날뛰는 것까지. 전부. 다 그거 하나를 위해서 하는 일입니다."
"...나머지 두 개는 그렇다 치고 북한의 도발도 그걸 위한 거라고요?"
"네."


일부러 도발하게끔 만들었다는 건가? 그래서 그렇게 된통 쳐맞고도 북한이 쉽게 물러난 거고? 어차피 짜고 하는 거니까?

어지간히 미친 양반이 아니네 이거;

"그럼 제가 얻는  뭔가요? 저번처럼 조단위의 지원 같은  필요 없습니다. 돈이라면 저도 많ㅡ,"
"강남 주둔부대를 전부 여군으로 바꾸는  어떻습니까?"
"어...."

아. 순간 솔깃할 뻔했네.

"훗. 겨우  정도ㅡ."
"전국의 미녀 여경들을 전부 강남에 몰아넣을 수도 있지요."
"흐,흠흠..그,그 정도 가지ㅡ."
"주변의 여대와 여고를 이전시킬 수도 있겠네요. 강남으로."
"...."
"아! 그러고보니 여선수 전용 국가대표 훈련장도 새로 지어야 하는데...."
"아니 잠깐만; 날 너무 잘 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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