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화 〉19. 강화석이라는 것입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흥미로운 건물이 해금됐어요."
"강화 이상으로 흥미로운 게 있다고요?"
"이런 건 익숙하잖아요. 게임에서. 하지만 지금 제가 보고 있는 이것은 아주 신박한 것입니다."
강화도 충분히 놀랍고 돈을 쓸어담을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ㅡ,
"스탯...카지노?"
이녀석 보단 덜할것이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도박에 미쳐 살아왔고, 매춘과 함께 사라지지 않은, 그리고 사라질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도박에 무려 '스탯'이 포함되어 있다.
<<스탯 카지노.>>
황제가 주관하는 스탯 카지노.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으며, 놀랍게도 스탯이 없는 사람에게는 스탯을 열어 주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건물 효과>
스탯개화 : 스탯이 없는 사람에게 스탯을 부여함.
칩교환 :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의 스탯으로 칩을 구입할 수 있음. 거래 수수료는 황제가 지정할 수 있으며, 기본 수수료는 20%.
-브론즈 칩 => 스탯 1개. (갈색)
-실버 칩 => 스탯 10개 (은색)
-골드 칩 => 스탯 100개. (금색)
-플래티넘 칩 => 스탯 1000개. (백금색)
-마스터 칩 => 스탯 1만 개 (적금색)
배팅 : 칩을 이용해 갖가지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위바위보부터 시작해서 거의 확정적으로 엄청난 스탯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성 게임 '황제게임'까지 무수한 게임이 있다.
칩정산 : 보유한 칩을 해당하는 가치의 '원하는'스탯으로 교환할 수 있음. 거래 수수료는 황제가 지정할 수 있으며, 기본 수수료는 20%.
포인트 은행 : 칩을 입출금 할 수 있는 일종의 은행. 칩을 사용하지 않을 때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또, 스탯이 없을 시 '대출'할 수 있다. 당연하지만 대출 서비스 이용에는 이자가 붙는다.
"엄청나지 않아요? 바보 같은 저라도 이녀석의 효용은 알 수 있다구요."
일단 '스탯 개화'가 가능하다.
던전에 들어갈 용기가 없거나, 비싼 아이템을 접할 기회가 없는 사람들도 여기에 오면 스탯 개화가 가능하다. 물론 내가 거기에 비용을 정하면 돈을 내야겠지만.
이미 스탯이 개화된 사람들은자기 스탯을 칩으로 교환해서 맘껏 도박을 즐기면 된다.
그리고 도박을 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스탯간의 교환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나 같은 경우 주스탯이 정력과 색기인데, 딱히 필요도 없고 무슨역할을 하는지도 모르는 '행운'스탯이 25000이나 된다. 이 행운 스탯을 칩으로 바꿔서 정력이나 색기를 올리면 공방에 훨씬 도움이 된단 말씀.
게다가 나는 황제이기 때문에 수수료를 내가 먹는다.
즉!
카지노를 만들어 놓고 홍보만 제대로 하면 매일매일 스탯포인트가 쌓인단 말이다앗!
나는 이미 너무할 정도로 강해졌으니까 이걸 이용해서 시녀나 유나씨들에게 더 많은 스탯을 주면 나의 세력은 그야말로 넘사벽으로 강해지는 거다!
"뭐 이런...."
유나씨도 금방 그걸 알아냈는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던전 돌 필요가 있긴 한 거에요?"
"없는 거 같아요."
"...."
강화와 스탯 카지노...
이 둘만 있으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알아서 강해진다. 시녀를 늘릴 필요도 없다. 저 두 건물의 수수료만 받아먹고 있어도 세계 최고의 부자와 세계 최강의모험가가 될 수 있으니까.
"지금 지을 수 있어요?"
"아니요...돈이 없어요."
"아쉽네요."
유나씨가 입맛을 다셨다.
유나씨처럼 내 여자인 경우, 다른 스탯을 떼어서 기품에다 투자하면 말도 안 되는 공방 상승폭을 기록할 수 있다. 다른 스탯은 다 몇만 씩 올릴 수 있지만 기품은 그게 안 되거든.
"얼마나 필요해요?"
"즉시건설에 대략 3조 정도 있어야돼요. 재료 모아서 하려면 광물 7만 톤정도 필요해요."
"7만 톤...."
현재 나의 시녀단이 일본에서 수급하고 있는 미스릴이 하루 10톤이다. 7만톤을 모으려면 무려 7000일이 걸린다는 거지. 대략 19년이 걸린다.
물론 순수하게 우리가 지금 파밍하는 미스릴만 따져서 그렇다는 거고.실제로 그렇게 걸릴 리는 없겠지.
하지만 이런 저런 걸 따져봤을 때 역시 현금박치기가 최고다.
"아, 근데 이세계도 가야 하는데. 쩝."
생각보다 돈이 없네 어디 땡겨올 곳 없나.
"빌릴까요?"
"조단위의 돈을 빌리기란 쉽지 않죠. 빌려도 문제고요."
"하지만 이건 그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요?"
"음."
유나씨가 고민에 빠졌다.
확실히 쉬운 문제는 아니다. 조단위의 돈을 마련하려면 내 사업체를 총동원해도 몇 개월 이상 걸리니까.
그렇게 우린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든 근시일 내에 건설하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
"아!"
유나씨가 번뜩이는 걸 생각했는지 만면에 미소를 짓는 게 아닌가!
"좋은 생각이라도 나셨어요?"
"후후."
사악하게 웃는 그녀. 왠지 날 닮아가는...헛 그럼 안 되는데.
"대통령이 분명 며칠내로 철군할 거라고 했었죠?"
"네. 군이철군하면 저보고 아흑이 분신을 마구 만들어서 날뛰게 하라고 했었죠."
"그걸 이용하는거예요."
무슨 소리지.
"일본에 연락해서 당신이 한국정부를 설득해서 철군하게 해주겠다고 말해봐요."
"예??"
"어차피 철군은 결정돼 있지만,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은대통령과 일부 군수통자, 그리고 당신 정도겠죠. 한정된 정보를 이용해서 이득을 취하는 건 기본 중에 기본 아니겠어요?"
"아니...그건 사기 아닙니까?"
어차피 철군할 건데 그걸 가지고 돈을 벌어먹다니! 이 무슨 신박한!
"사기라뇨. 누이좋고 매부좋잖아요. 아, 아니지. 일본은 철군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미국에 연락하죠. 미국은 한국의 철군을 바랄 테니까요."
"일본이 왜 원하지 않아요?"
"제대로 된 군대와 핵을 가질 찬스니까요. 실제로 핵보유를 천명하기도 했죠. 어쩌면 일본에게 있어 이번 일은 호재에요. 미국도 일본의 재무장을 어느 정도는 바라고 있지만 핵까지는 아니죠."
이분 이제보니 무서운 사람이네. 국가단위로 사기를 치고 있어....
"일단 일본과 미국 모두에게 연락해보죠."
"그럴게요. 그 전에."
"?"
꽈악!
"힛!"
"귀여운 유나씨좀 안고요."
"자,잠! 꺄아!"
은밀한 부위를 만진 것도 아니고 그저 뒤에서 껴안은 것 만으로 그녀가 달달한 신음을 뱉었다.
아니, 신음이라기 보단 비명에 가까운 건가.
"에헤...오랜만에 어때요?"
"으으..."
그녀는 잠시 아무 말 없이 있더니 슬그머니 내 손을 밀쳤다.
"당신...."
"네."
"아까 그런 말 하지 않았어요?"
"무슨 말이요?"
"여자는 그냥 여자고...저는 유나라고...."
아.
그 말 말인가.
"그거...진짜에요?"
"그럼요. 유나씨는 다른 여자와는 다르죠."
"그럼...."
그녀가 내 품에서 벗어나더니 기대감 넘치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유나씨의 저런 얼굴은 처음이라 뭔가 당혹스럽다.
"증명...해줄 수 있어요?"
"증명이라면 어떤...."
"절 보면 항상...그..거 밖에 안 하잖아요. 그러니까...없어요? 다른 거...둘이서."
왼쪽 팔을 만지작 거리며 수줍게 말한다.
그 모습이 맹렬하게 귀여워서 다시 껴안을 뻔 했지만 참았다.
지금 유나씨는 처음으로 내게 나름의 솔직함을 보이고 있는 거라고.
성적인 스킨십도 좋지만 뭐랄까 유나씨와의 교류 같은 것도 중요하지 않겠어?
"그럼 데이트 할래요?"
"데이트?"
"네. 생각해 보니까 유나씨랑은 해본 적 없잖아요."
"...."
소냐씨랑은 많이 했는데....
영화도 보고 같이 밥도 먹고... 뭐 결국 모텔로 끝나긴 했지만 그래도 그런 게 있어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어?
유나씨는 슬그머니 고개를 끄덕였다.
데이트 승낙이다.
"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가고 싶은 곳이라던가 먹고 싶은 곳도 괜찮은데."
"딱히...."
흠.
유나씨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네.
이래서야 남편 실격이지.
"오늘부터 알아가는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걸 해요."
"...풍속점은 싫은데요."
"...설마 제가 유나씨 데리고 그런 곳엘 가겠어요?"
"전에 갔잖아요."
"아...그건...해야 할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그러고보니 소라누나랑 유나씨에 소냐씨까지 그런 곳에 불러들였었지...심지어 섹스까지...그때의 난 대체 무슨 생각을 했던 걸까. 여러 가지 의미로 대단하다.
"흠흠...제가 그런 곳만을 좋아한다는 건 편견입니다!"
"...."
아. 시체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어.
전혀 안 믿는 눈인데.
"저도 나름 영화라던가 좋아한다고요? 말 나온 김에 영화 보러가실래요?"
"19금?"
"아니요...."
날 향한 신뢰도가 너무 없는데.
"요새는 모험가를 캐스팅한 블록버스터 영화도 많이 나오고있잖아요. 그 중에 하나 봐요."
"이상한 거 안 해요?"
"어허. 왜 이러실까."
난 유나씨의 손을 잡았다.
"오늘은 손만 잡을게요."
"...."
+++
"교복...이요?"
교복점의 아주머니가 소라의 전신을 스윽 훑었다.
분명 대단한 미인에 몸매도 발군이지만, 어디를 어떻게 봐도 교복을 입을 나이로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요즘 애들 발육이 대단하다지만...이건 너무 심한데? 아무리 봐도 성인이잖아.'
그런 그녀의 눈빛을 읽은 걸까, 소라가 머쓱하게 웃었다.
"제 조카한테 사줄 거예요.저랑 치수가 거의 비슷해서 그냥 제가 왔어요."
"아...."
믿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달라는 데 어쩌겠나. 핵 같은 무기도 아니고 겨우 교복인데 안 주는 것도 웃기다.
"일단 치수를 재볼게요."
"네."
소라가 한 발짜국 앞으로 나와 양팔을 벌렸다.
'교복 정도라면 얼마든지 입어줄 수 있지. 후후.'
그녀는 지금쯤 혼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을 유나를 보며 슬쩍 웃었다.
초기 그녀가 던전에서 죽지 않도록 잘 돌봐 준 스승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아끼는 동생이지만 그래도 연애에 있어서 뒤쳐질 생각은 없었다.
'미안하지만 내가 좀 앞서 갈게 동생.'
설마 유나가 유은과 데이트를 시작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하는 그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