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8화 〉21. 개장!
"이,이놈...!"
이젠 더 붉어질 수 없을 정도로 붉고, 더 떨 수 없을 정도로 떨고 있다.
그 만큼 엄청난 분노에 휩싸였다는 거겠지.
"어쩔 거야? 받아들일 생각 없으면 그냥 가고. 나는 뭐 시간이 남아 도는 줄 알아?"
"크윽..."
총리가 신음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고, 설사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본인이 아닌 다른 인간에게 그 선택을 떠밀 것이다.
하지만 쉽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 한국군이 주둔하겠다 할 때도 거부했다가 이 사단이 나지 않았던가.
만약 한국군이 도쿄 시티 근방에 주둔하고 있었다면 역류 사태가 일어나는 즉시 포격을 가해 사태를 조기종결 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적어도 총리는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결정하기 쉽지 않을 터.
물론, 총리의 결정과 관계 없이 도쿄는내꺼지만.
연예계쪽도 내 임의로 밀고 나갈 생각이다.
야쿠자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 그 야쿠자를 청소하고 내가 대신 들어가면 되는 거 아냐? 넘나 간단한 것.
"다음엔 어디다 뿌려볼까나?"
찔꺽.
"햐앗...! 주,주인님...!"
보지니아의 하반신에 손을 넣고 성기를 만지작 거렸다.
대체 왜 젖어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촉촉한 살덩이를 애무했다.
당연히 이것도 총리를 자극하기 위한 것!
"이번엔 국회에 뿌려볼까?"
"뭐,뭘...말이냐...?"
"알면서 왜 물어?"
"...!"
어디보자 국회에다 씨를 뿌리면...진짜 일본 망하겠는데? 아! 국회면 당연히 총리도 있겠구나. 흐흐.
"권력은 이미 모험가에게, 그리고 그 중에서도 나한테로 넘어오고 있어. 그걸 자각하지 못한다면 망하는 거지. 영화처럼 죽고 싶다면 뭐 기꺼이 그렇게 해 줄 수는 있다만. 추천은 안 해."
마음 같아서는 남자 한 명 아무나 잡아다가 직접 보여주고 싶지만 그랬다간 또 청소도 하고 복잡해지니까 그냥 말로 끝내려고.
만약 내 말 대로 안 하면 그냥 국회에 풀어버리지 뭐. 좋잖아? 보지니아도 늘리고, 일본 박살나는 틈을 노려 이득도 취하고~ 혹시 알아? 중간에 내 사람 심어서 일본 정계를 장악할 수 있을지. 그건 모르는 거잖아.
"알...았다."
일본을 어떻게 먹을까~ 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 결국 총리가 굴복했다.
내가 제시한 조건을 모두 승낙하고 물러나겠다는 것이다.
후후. 진작 그럴 것이지.
"천황일가도 잊으면 안 돼. 여기로 데려 오라고. 알겠어?"
"그,그건...내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게ㅡ,"
"그딴 건 내 알 바 아니고, 정안 되면 공주라도 데려와."
"너,너...!"
총리는 부들부들 떨면서 노려봤지만 결국 고개를 푹 숙였다.
.
.
"근데 이래놓고 자위대 끌고 와서 뒤통수 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뭘 어떻게 했길래?"
"음...."
유나씨와 소라누나를 데리고식사.
일류 요리사가 있다는 스시집에서 외식중이다.
물론 통째로 빌렸다.
"도쿄를 달라고 했죠."
"응?"
총리와 나눈 조건들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해 주니, 두 여친님들의 표정이 황당함으로 물들었다.
"사람이니?"
"이미 도쿄는 제꺼나 마찬가지라구요. 그걸 일본의 편의를 봐주면서 나름 물러나주는 건데 그 정도는 받아야죠."
"아니...그래도...."
"냅둬요. 언젠 안 이랬어요?"
"그건 그런데...."
유나씨는 그러려니 하는 표정이다.
이미 포기한 걸까.
하긴. 여자에 관련된 건 일절 얘기 안했으니 오히려 '예전보단 낫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럼 아예 도쿄에서 활동할 거예요?"
"아뇨. 본거지는 여전히 강남이죠."
"근데 왜 굳이 그런 걸...하는 말만 들어보면 도쿄를 수도로 한 나라를 건국할 것 같잖아요."
"수도는 강남 시티죠. 도쿄 시티는 뭐랄까...식민지랄까? 마침 일본에 내는 세금도 0.01%밖에 안 되겠다, 세금 올려서 싹 쓸어야죠."
"와...악마."
"강남에 누나 전용 명품관 세워줄게요."
"오?"
"그런 거에 솔깃하지 마요...."
"읏...하,하지만 전용 명품관이라고? 세계를 주름잡는브랜드가 오직 나만을 위해 입점한다고?"
"겨우 그ㅡ,"
"모델도 고용해서 런웨이도 열죠. 투자 왕창 해서."
"러,런웨이를?"
흐흐. 이 공격에는유나씨도 주춤했다.
"아예 유럽에서 장인들 데려다가명품의 거리 같은 걸 만들어도 되겠네요. 이름은 뭐...유나로?"
"차,창피하게 그런 걸!"
"흐흐. 그러면서 미소 짓고 있잖아요?"
"핫! 아니거든요!"
"몸은 솔직하답니다 유나씨."
유나씨는 빨개진 양쪽 볼을 손바닥으로 감싸며 '아니라구요...'라고 중얼거렸다.
"우리 모두 솔직해 집시다. 욕망에!"
"넌 너무 솔직하잖아. 모델 고용해서 런웨이 하자는 것도 다 씹질 때문이지? 응? 그지? 분명 여자 모델만 고용한다고 할 거야."
"쯧쯧쯧."
아직 멀었구만 소라양.
"...뭐야 그 표정."
"당.연.히. 남자 모델도 고용하죠."
"어머? 웬일로?"
"후후."
여자들은 모릅니다. 여자들은.
왜 남자 모델도 고용하냐고요?
무릇 고대부터 지금까지 남녀관계라 하면 보통 비슷한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끼리 이어지는 법!
런웨이 하는 남자 모델과 여자 모델이 알고 보니 사귀고 있었다!
크흐.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희열과 쾌락의 나날이 얼마나 엄청날 지 상상이 되십니까?
쿠흐흐. 역시 인간은 수읽기가 빨라야 해.
"다 두 누님들을 위해서랍니다."
"...뭔가 수상해."
"설마요. 절 못 믿으세요?"
"어. 널 믿느니 일본 총리를 믿겠어."
"그,그건 좀...."
흠흠. 거 참 사람을 못 믿어도 유분수지!
"자! 밥 먹읍시다!스시 맛있다고요?!"
"...."
"오오! 스시 오이시이!"
+++
"강남! 히사시부리!"
귀국했다.
일본에도 할 일은 산더미지만 그보다흥미로운 건물을 빨리 짓고 싶어 귀국했다.
어느덧 버스 정거장까지 만들어진 나의 길드하우스.
사실 '황궁'하면 떠오르는 게 유럽의 고성이라던가 중국의 자금성 같은 게 떠오르겠지만, 그런 고전틱한 건물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현대적이지. 초고층빌딩이니까....
이제 와서 말해주자면 높이 311미터에 77층까지 있는 그야말로 거대한건물이다.
당연히 공실 비율 엄청 높지...채울 사람이 없으니까. 시녀들 전부 꽉꽉 채워도 방이 남을 걸?
아무튼 그런 건물 주변에 여러 건물이 있는데, 황궁과 걸맞게 나름 고층빌딩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에 와선 강남의 랜드마크라나 뭐라나.
스탯 카지노도 비슷하다.
"카지노...우와...."
소라누나가 작게 감탄했다.
<<스탯카지노.>>
황제가 주관하는 스탯 카지노.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으며, 놀랍게도 스탯이 없는 사람에게는 스탯을 열어 주는 기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건물 효과>
스탯개화 : 스탯이 없는 사람에게 스탯을 부여함.
칩교환 : 게임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의 스탯으로 칩을 구입할 수 있음. 거래 수수료는 황제가 지정할 수 있으며, 기본 수수료는 20%.
-브론즈칩 => 스탯 1개. (갈색)
-실버 칩 => 스탯 10개 (은색)
-골드 칩 => 스탯 100개. (금색)
-플래티넘 칩 => 스탯 1000개. (백금색)
-마스터 칩 => 스탯 1만 개 (적금색)
배팅 : 칩을 이용해 갖가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위바위보부터 시작해서 거의 확정적으로 엄청난 스탯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성게임 '황제게임'까지 무수한 게임이 있다.
칩정산 :보유한 칩을 해당하는 가치의 '원하는'스탯으로 교환할 수 있음. 거래 수수료는 황제가 지정할 수 있으며, 기본 수수료는 20%.
포인트 은행 : 칩을 입출금 할 수 있는 일종의 은행. 칩을 사용하지 않을 때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또, 스탯이 없을 시 '대출'할 수 있다. 당연하지만 대출 서비스 이용에는 이자가 붙는다.
감탄할 만도 하지.
이건 세상에 공개하지 않고 그냥 우리끼리만 써도 엄청난 거니까.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면 스탯을 '거래'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거다.
'칩'이라는 형태로 말이지.
게다가 우리에겐 스탯깡패인 '앙리에타'라는 녀석이 있다. 얘가 얼마나 무지막지한 스탯깡패냐면,
<상태창>
이름 : 앙리에타 드 이사벨라
직업 : 노블레스(자작)
레벨 75
[스탯]
최대체력 77,500,617
최대마나 34,515,832
힘 3,807,419
민첩 3,235,978
지력 3,610,468
행운 3,269,586
매력 3,669,581
카리스마 1,602,936
품격 1,635,452
위압 1,308,362
색기 620,280
기품 310,140
카리스마상승률 16029%
색기 상승률 24811%
기품 상승률 12406%
크리티컬 확률 27094%
크리티컬 데미지 165045%
공격속도 11032370%
공격력 65,989,709
방어력 62,074,590
말이 안 나올 정도다.
색기와 기품을 제외한 모든 스탯이 '100만 단위'다. 저건 나보다도 월등하다고.
이게 다 9배 뻥튀기 재능 때문.
물론 이건 실험을 해봐야한다.
저렇게 퍼센트로 폭증하는 스탯도 고정값으로 뺄 수 있는지 없는지...만약 된다면 완전 초대박!
예를 들어 앙리에타의 힘 스탯이 380만인데 여기서 힘 스탯 300만을 빼서 유나씨한테 주면 유나씨가 그걸로 '기품'스탯을 올릴 수도 있다는 거다. 물론 일정량의 수수료는 나한테 지불하고.
이거 완전 개씹사기 아니냐? 응?
게다가 이걸 세상에 공개해봐.
전 세계에 모험가가 얼마나 많은데.
지들끼리 여기 와서 도박도 하고 거래도 하면서 내가 떼먹는 수수료가 스탯으로 대체 얼마이며, 안 그래도 퇴폐업소가 많은 강남인데 도박장까지 들어선다면 그 파급효과는 또 얼마나 크겠어.
"이거 지으면 무조건 땅값 올라요. 상가 임대료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러니까 제대로 수익 보려면 먼저 주변 땅을 전부 사들이세요."
유나씨의조언.
듣고보니 그럴 듯하네.
바로 서현을 불렀다.
"주변 땅은 '식칼공주'라는 여자가 쥐고 있습니다."
"엥? 그건 또 뭐야?"
식칼공주? 무슨 백설공주도 아니고...식칼공주는 또 뭐냐 살벌하게.
"던전이 출현하기 전 한국은 사실상 조직폭력 범죄의 청정국이었는데요, 던전이 출현하고 모험가가 생기면서 암흑가도 어느 정도 활기를 띠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강남은 말할 것도 없구요."
"엥...강남은 내가 있는데 조폭이 있다고?"
"...죄송합니다. 너무 자잘한 것들이라 그냥 놔두고 있었어요."
"흐음...그렇단 말이지...."
나는 잠시 서현을 데리고 한쪽 구석으로 왔다.
"야! 어디가?"
"잠시 할 얘기가 있어서요!"
"여자 얘기지?"
"아니..음 아니에요."
"거짓말!!"
어쨌든 빠져 나왔다.
"그 식칼공주라는 애는 어떤 애야?"
"이쁜 여자입니다."
"오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