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23)화 (222/517)



〈 223화 〉21. 개장!

유은과의 핑크빛 시츄에이션을 상상하며 미소지으려던 찰나,


그녀와 여경들이 갖고 있던 모든 상처가 치유됐다.

"아...."

그래.
상처입을 일이 전혀 없었던 관계로 잊고 있었지만 그녀는 힐러. 그것도 그냥 힐러가 아니고 황궁어의다.

조정의 일원이라면 그녀 주변에 있는  만으로 소라의 공격력 10%만큼의 hp가 회복된다. 그것도 '매 초'마다.

현재 그녀의 공격력은 16,209,337 포인트. 1초에 162만 포인트의 hp가 알아서 회복되는 것이다.

B급 던전에서 활약할 만한 모험가들, 그러니까 공방 평균 3만 정도에 이르는 모험가들이 많아야 4~5만 정도의 HP를 갖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사기도 이런 사기가 없다. 애초에 여경들의 평균 HP도 10만을 조금 넘기는 상황.



즉, 그녀가 이곳에 자리한 순간 식칼공주는 죽었다 깨어나도 소라는 물론이고 여경들 조차 이길 수 없다.

"아~ 정말 쓸데없네."




하지만 소라는 실망했다.
나름 로맨틱한 상황을 만들고자 했는데 자신의 스킬 때문에 무산되었기 때문에...


"근데 얘는 대체 뭐 하는 사람이에요? 조폭?"
"그 중에서도 아주 악질조폭이지. 최근 강남에서 일어나는 연쇄살인방화 사건 알지?"
"네. 설마 이 사람이?"
"어. 쟤랑 조직이 질러대는 줄 알았더니 혼자 하고 있는 거였네. 식칼일 줄이야."
"부장님, 그럼 본거지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진짜 조직원인가봐요. 조직원들은 놔두고 자기 혼자 살인행각을 벌였다...뭐 이런 건가."
"그럴 지도...에잇. 그런 건 나중에 얘기하자. 일단 저년 부터 잡고."
"이괴물들!"

감히 자신을 무시하고 대화하다니.
식칼공주는 분기탱천하여 달려들었다.

하지만 소라가 있는 이상 이미 승부는 결정. 유은급이 오지 않는 이상에야 절대 뒤집힐 수 없는 승패다.

+++




"화려하게도 해놨네."
"앗...아아..."

유은이 제압된 조직원들을 10명  범했을 때, 소라와 여경들이 건물 안으로쳐들어왔다.

"왜 이렇게 안 오나 했더니...저 분들에게 잡혔나봐요."
"쩝...."


유은이 입맛을 다셨다.
지금도 한창 조직원  명을 깔고 있는 상황인데 하필 이때 소라가 오다니.

물론 그녀가 다른 여자 안는 걸 방해한다거나 그러진 않는다. 저번에 대피소에서 만났을 때도 차마 그런 얘기할 용기는 없다고 그러지 않았던가.

다만 아무래도 좋은 마음이 들 수는 없을 것이다. 나름 부인이라 지내고 있는데남편이란 인간이 열댓명을 밑에 깔아두고 섹스하고 있다면....

"얘 노리고 쳐들어  거지?"

애써 외면한 소라가 엄지로 뒤편을 가리키며 말하자, 여경이 업고 있던 식칼공주를 바닥에 내려놨다.
기절했는지 의식이 없다.

"전에 카지노 얘기할 때 잠깐 이름 나왔었잖아. 식칼공주."
"헤헤."


체념한 듯이 보이는 소라는 바닥에 흩뿌려진 액체와 널브러진 나체들을 피하며 유은에게 다가왔다.


"쟤 히든클래스더라. 그것도 꽤 쓸만해."
"히든이요?"
"응. 방어력 무시하거든."
"????"

유은이 좆을 뽑고 일어났다.


"방어력을 무시한다고요?"
"어. 식칼 던지길래 그냥 맞아줬는데 피났어."
"피가 났다니!"


유은이 과장스레 호들갑 떨며 소라의 엽구리를 잡았다.

"어디...."
"풋. 지금은 다 치료됐지. 내 패시브 스킬 모르니?"
"아."
"그래도  따끔했어. 잘만 키우면 요긴하게 쓸...수 있을 지도."


말하면서 본인도 흠칫했지만 결국 문장의 끝을 지었다.
사람을 가지고 사용한다니. 결국 그녀도 유은에게 물들고 말았다.

"칫. 예상은 했지만 흉악 범죄자를 데리고 키운다니. 이 나라 정의는 틀려먹었어."

투덜거리는 은소령.
하지만 이미 예상한 결과였기에 크게 실망한 눈치는 아니었다.


애초에 유은에게 정의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모순.


"으음...마침 일본 야쿠자를  청소할 예정이었으니까 그쪽으로 날뛰라고 하면 되겠네요."
"야 그럼 이왕 하는김에 한국 조폭들  청소하고 보내. 여기도 점점 난리라고."
"그건 소령씨가 하신다면서요."
"인력 충원이 돼야 하지. 위쪽에서 뭔 난리를 벌이는 건지 인력이 안 온다고."
"아마  올 거예요. 여경들로."
"...."


그녀가 유은을 노려봤다.


"뭐 그래. 알아서 해라. 난 보고하러 갈 테니까 몇 명만 줘."
"음...."

유은은 잠시 고민하다 제일 취향에서 거리가 먼 두 명을 골랐다.

"쟤네 데려가요."
"째째하게 2명이 뭐냐."

툴툴대면서도 부하에게 명해 두 명을 데려간다.

"근데 소령씨도 이제 경정인데 현장에서 움직일 계급은 아니지 않아요?"
"사람이 없는데 어쩌라고. 부서 하나 달랑 주면 다냐. 부서원이 있어야  거 아냐. 하여간 윗대가리 새끼들은 맨 지 좆놀릴생각만 하지 할  아는 게 없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곤 멀어졌다.


유은은 섹스를 계속할까 하다가 나중에 즐기기로 했다.


마음 같아서는 여친님과 즐기고 싶었지만 시녀도 아니고 여기저기 다른 여자의 액체가 묻은 걸로 하기에는 좀 그랬다. 적어도 샤워는 해야지.

"이따가 건물 세울 거니까 애들 불러서싹 정리하고 얘네들은 시녀복 입혀놔. 도망 못 치게."
"네. 주인님."



+++




황궁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돌아가는 길이라 해봤자 걸어서 5분거리.


서현을 놔두고 소라누나와 단 둘이 걷고 있는데, 거기서 그런 말을 들어 버렸다.


"은아...너는 날...어떻게 생각하니?"

뜬금 없게...아니 그건 아닌가. 여자들 쌓아놓고 범하는 과정을 봤다면 여친으로서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

아무튼 진지한 얼굴로 그런 말을 하는 누날 보니 괜히 마음이 찔린다.


"어떻게 생각하냐뇨?"
"겉으로는 부인이라 말하지만...사실은 그냥 널려 있는 여자들 중  명으로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해서."
태연한 얼굴을 가장하여 말하고 있지만, 누나의 입가가 살짝 떨리고 있다는 걸 포착했다.

"실은 요새 이런 생각이들거든. 너와 난 그저 초반에 동료로 만났을 뿐이고, 그 인연으로 노예가 아닌 부인이  거라고. 사실 우리 둘이 연애하던 사이는 아니잖아. 계기가 있어 몸을 섞었고, 연애보단 섹스에 치중해 왔어. 네가 날 진짜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몸을 즐기고 싶은 건지 가늠이  돼.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날...부인이 아닌 그저 그런 노예 중  명으로 대하는 건 아닐까...그런 생각이 들어."
"...."

아니 왜 그런 생각을...;

"난 괜찮아. 그래도 상관 없어. 좀 슬플  있겠지만 너랑 떨어지는 것 보다는 나은걸. 그렇게 해서 곁에 있을 수 있다면 나는 그러겠다고 할 거야. 스킬로 인한 마음이든 거짓된 것이든, 지금  마음은 그래."

음....

누나의 진심이다.
그래서인지 오글거린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평소 이런 말을 들었다면 시공간이 오그라든다고 장난쳤을 텐데.

정면에서 받아들이는 진심은 다르구나.

"어때? 날...계속 부인으로 봐줄 수 있어? 한 시절의 장난이나 컨셉일 뿐이라면...그냥 여기서 관두자. 맞는 것도 빨리 맞는 게 낫다잖아?  그냥 시녀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
끝까지 갈 지 아니면 버려질 지 확실하지도 않은데 서로 꽁냥댄다거나 사랑을 속삭인다거나 같이 데이트한다거나 그런 기대 하고있으면 나 너무 힘들거든. 그러다 '너는 이제 내 부인이 아냐'라던가 '질렸어'라던가 들어 버리면 멘탈이든 뭐든 나는 무너질 거야. 그건 너도 싫지? 그런 여자 재미 없잖아. 그러니까...."

"누나 왜 그런 생각을 해요?"


나는 누나의 어깨를 잡았다.
아무래도 뭔가 단단히 쌓인 모양인데 풀어줘야 할 거 같다.


"내가  여자 얼굴이랑 몸매만 보고 옳다구나 하는 그런 애로 보이세요?"
"...어."
"...아,아니 전 말이죠. 누나가 평범한 얼굴일 때부터 좋아했다고요. 기억 안 나십니까?"
"평범한 얼굴이라니.  원래 예뻤어."
"어...뭐 그건 그렇다 치고, 제가 아무것도 아닌 시절, 찐따같이 굴어도 같이 있어주고 했잖아요. 같이 던전도 돌고 밥도 먹고 그랬잖아요.연애는 안했어도 같이 있어 봤잖아요.
유나씨 같은 경우도  심각한 페미끼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책임감 있게 절 이끌어 줬고, 귀두의 황태자라는 누가 봐도 변태스럽고 여자 모험가로서는 위협마저 느낄 정도의 병신 같은 직업을 얻은 절 버리거나 미리 죽이는 대신 계속 키워 줬잖아요. 솔직히 제가 유나씨였으면 역겨워서라도 던전에 끌고 가서 죽여버리고 '퍽치기 당해서 죽었어요. 블랙박스는 싸우다 유실됐고요.'라는 식으로 대충 진술하고 말았을 걸요?"

 누나가 이쁘고 몸매 좋아서 내 여자로 만든 건 맞다. 하지만....


"그냥 예쁘고 몸매 좋은 여자였으면 여친이니 부인이니 이런 웃기는 기만 안 떨어요. 그냥 시녀나 노예로 만들고 부리고 싶은 대로 부리고 살지. 여친이나 부인이 얼마나 귀찮은데."
"그,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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