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25)화 (224/517)



〈 225화 〉21.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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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군. 한 마디로 공개청혼 때문에 이 '대한민국'을 불렀다는 거 아냐?"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두 명한테 하는 청혼이요."
"나참.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려는지...."
"더 빨리 진행해야 했어요."
"응?"

빠득.

"진작 처리했어야 했다구요. 지금 이 인원을 보세요. 검사장님 말씀처럼 말 그대로 '대한민국'이 여기에 와 있어요. 그것도 한 시간 남짓 하는 시간동안모인 거에요. 인간쓰레기 범죄자가 이렇게 세력이 크다니...."
"...설마 하고 있는 거 아니겠지?"
"...."
"야, 내가 분명 하지 말라고 했잖아."
"지금 이 사태를 보고도 그런 말씀이 나오세요?"
"너야말로 지금 이 상황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냐? 대한민국 의전서열 1위부터 쭈욱 나열되는 사람들이 널려있는데 어떻게 여기서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냐."


검사장의 말에 민예린이 발끈했다.

"어떻게라뇨! 마땅히 해야 하는 생각이잖아요!"
"너 그러다 진짜 쥐도새도 모르게 끌려간다. 가서 무슨 꼴 당할지 몰라서 그래?"
"그래도ㅡ,"

"어머, 예린아. 오랜만이다."


말을 이어가려던 그녀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거기에는 슬쩍 미소를 걸친 채 유은의 시녀 몇 명을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 있었는데, 그녀가 아주  아는 인물이었다.

"...이소냐."


대한민국 톱클래스 변호사이자, 그녀의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학창시절 친구였다.

함께 절차탁마하여 세상의 정의를 위해 일하자 결의했고, 실제로 검사와 변호사가 되어 활동했다.


세월이 흘러 민예린 검사는 대한민국 검찰의 중추중 하나라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차장검사가 되었고, 이소냐 변호사는 top10 변호사에 이름을 올렸다.

"잘 지냈어? 3년 전에 본 게 마지막이지? 그 사건 꽤 재밌었는데."

반갑다는 듯이 다가와 손을 내미는 이소냐.
싱그러운 미소가 걸쳐 있었지만 민예린의 반응은 냉담했다. 도저히  친구를 바라보는 눈이 아니다.


"왜 그렇게 보니?"

소냐는 고개를 갸웃하다가 그녀의 뒤쪽에 있는 검사장을 발견하고는 살짝 고개숙여 인사했다.

"검사장님도 계셨군요."
"하하. 이거 그 유명한 이여사님을 보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오히려 제가 영광이죠."

검사장이 악수를 위해 손을 내밀었을 때, 소냐가 슬그머니 팔을 거두었다.
덕분에 꽤나 무안한 그림이 되었지만, 표정에 드러내진 않았다.

"이 기집애가  말없이 노려보기만 해? 뭐 서운한 일 있니?"

그 말에도 민검사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래도 아주 짚이는 게 없진 않아서 소냐 역시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검사장님, 자리좀 비켜주세요. 둘이  얘기가 있을 거 같아서요. 여러분들도요."
"아, 그럼 그러시죠."
"네."

사라지는 검사장과 시녀들.
사람이 많은 만큼 완벽히  둘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두 여인의 주변에는 없다.

"저녁은 먹었어? 아, 여기서 먹을 거지 참."
"야 이소냐."
"왜?"

민예린이  발자국 다가갔다.
둘 다 키가 훤칠한 미녀인지라 마치  폭의 그림 같은 장면이 연출 되었다.


"너 어디까지 타락할 거야?"
"뜬금없이 무슨 소리니?"
"3년 전에는 그래도 봐줄 만 했지. 근데 요즘은 아주...."
"아주 뭐?"
"하...."

소냐의 위 아래를 쭈욱 훑어보는 그녀.


"소문으로 듣긴 했는데...."

얼굴에는 명백한 비웃음이 걸려 있었다.


미성년자라고는 볼 수 없는 색기가 흐르고 있지만, 그건 분위기의 측면이다.
신체나이 17세로 어려진 그녀는 딱 그 나이대의 미모를 간직하고 있었다.


"남자한테 미쳐서 몸까지 버리고...잘 하는 짓이다."
"버리다니.  몸은 항상 최고로 관리하고 있는데. 신체나이 17세란다?"
"그래서? 좋다고 아들뻘한테 다리벌리는 거야? 심지어 니 딸 애인이라며."

이번엔 소냐가 한 발자국 다가갔다.
보이지 않는 폭풍이 두 여인 주변으로 휘몰아쳤다.


"어머. 모쏠이 뭔가 말하네."
"흥. 모쏠? 못 하는 게 아니라  하는 거야."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남자경험이 없니. 사회생활 제대로 하긴 하는 거야?"
"너야말로 사회생활 제대로 해서 같잖은 애송이랑 뒹굴고 있니?  제대로 된 인간을 만난거면 그러려니 하기라도 하지 이건 뭐...."
"글쎄. 남자 한   만나본 너한테 제대로 된 인간이니 뭐니 들을 필욘 없다고 보는데. 알지도 못하잖아?  해봤어야 알지."
"남자 이전에 인간으로서 글러먹은 건 딱 보면 알아. 아니면 넌 보고도 모르니? 그 정도로 감이 떨어졌으면 치매진단 받아야 되는  아냐? 변호사가 그러면 어떡해?"

쿠구구구.


폭풍이 강해진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없지만, 꽤 멀찍이 떨어져 있던 이들도 으슬으슬 추위를 느낄 정도로 뭔가가 몰아친다.


"요즘 되게 기분나쁜 소식이 있던데...우리 뒤 캐고다니더라?"
"검사가 범죄집단 수사하는 건 당연한 거지."
"범죄집단?"
"뭘 그리 천진난만한 표정 짓고 그래 역겹게. 설마 바로 옆에서 범죄란 범죄는 다 저지르고 다니는데 모른다고 할거야?"
"오해가 있는모양이네."
"오해? 나 지금 잘못 들은  아니지? 이야...천하의 이소냐 입에서 범죄자 같은 말이 튀어 나오네.  쓰레기  됐구나?"
"손 떼. 친구로서 해주는 충고야."
"너 같은 친구 둔 적 없고, 법대로 할 거야. 기대해. 니 애인인지 남편인지 하는 쓰레기새끼, 내가 콩밥 먹여줄 테니까."
"그래?"
"너도 조심하렴.  하나라도 연루돼 있으면 그 길로 싹다 끌고 갈 거니까."
"예린이 귀엽네. 그렇게까지 해준다니나도 친구로서 뭔가 해줘야겠어."

싸늘한 웃음을 터뜨리며 중얼거린 그녀가 고개를 살짝 내밀어 예린의 귀에 속삭였다.

"기대해. 거미줄  뚫어줄 테니까."

톡톡.

마치 위로하듯 어깨를 토닥인다.
그에 진심으로 역겨운 표정을 지으며 민예린이 멀어졌다.

"...천박한 계집."
"알아듣네? 이것도 못 알아 들으면 어쩌나 했는데."
"협박까지 하고 조폭 다 됐네. 아~. 젊은 애새끼 다리로 감싸고 돌면서 뒷세계를 꿀꺽 하시겠다? 뭐 그런 거야?"

소냐는 싱긋 웃었다.
 이상 싸늘하게 대꾸하지 않았다.

"마음껏 즐기렴. 밤길은 조심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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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실화냐."

거친 목소리.
그새 치유가  은소령 이었다.

그녀는 황궁에서 성대한 파티가 열린다는 말에 입맛을 다시며 참가했는데, 거기서  여인을 목격했다.

아니, 마주쳤다. 그녀도 마침 이곳을 바라봤으니까.


"와아...아수라장 예약!"
"부장님 이거 꿀잼각 아닙니까아?"
"시끄러. 꿀잼을 넘어서 꿀물 넘치겠다."
"뭔소립니까. 이해되는 말을 해주세요."
"닥쳐."


평소의 이미지와는 달리  떨기의 꽃이라 해도좋을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모습.

단발머리는 올려서 비녀를 꽂아 고정했고, 얼굴에는 평소 하지 않던 화장기가 있었다.

거기에 훤히 드러난 목덜미에는 얇으면서도 고급진 목걸이가 가슴골 아슬아슬한 부근까지 내려가 있었다.


"군복만입고 다닐 줄 알았는데 여자는 여잔가보네."
"부장님. 저 사람 대장 딸입니다. 기본적으로최상류층이라구욧."
"그래요 부장님과는 다르죠."
"부장님은 흙수저를 넘어선 맨틀수저ㅡ,"
"닥쳐 이년들아."

또각 또각.

붉은 드레스를 휘날리며 그녀가 다가왔다.
주변의 시선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워낙 시간이 촉박했던 터라, 그녀처럼 작정하고온 사람이 보기 드문 탓도 있었다.


'언제 갈아입었대.'

"오랜만입니다. 경위라고 했었나요?"
"...경정. 일부러 틀린 거지?"
"아. 경정. 미안합니다. 경찰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러고보니 그쪽은 중사였나?"
"중령입니다."
"아 미안. 군대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이소냐vs민예린 측과는 또 다른 의미의 불꽃이 튄다.
대체 왜 맘에 안 드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맘에 안 든다. 얼굴만 봐도 짜증이 난다.

"근데 그 유명한 한사랑 중령께서 여긴 어쩐 일이실까. 섹프가 청혼하는 거 봐서 뭐 하려고? '난 이 청혼 반댈세!'이렇게 외치기라도 하실 건가요? 아, 설마 들고 온 거 아니지? 막 난사하는 거 아냐? 그럼 안 되지~ 아무리 그래도."
"사적인 감정은 배제하고 왔어요. 지금 전 대한민국의 중추인물로서 초대받은 거거든요. 그쪽과는 달리."
"나도 초대받았거든? 그리고 중추? 파하하...중령 나부랭이가 어디서...."
"경정...유은씨 없었어도 그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 거 같아요?"
"그러는 넌 니 아빠 없이도 중령 달 수 있었을  같으세요? 썅년이 나이도 어린  존나 싸가지 없네 왜? 내가 그놈이랑 떡쳐서, 그래서 이따위로 구는 거야?"
"...."

나름 여유의 미소를 띠고 있던 한사랑의 표정이 굳었다.

"킥킥. 빙고~. 근데 어쩌나. 어제도 떡쳤는데. 와~ 그놈  좋긴 하더라.  내 다리 벌리고 박아대는데 아주...한 열 번은 간 거 같애."
"부장님 원래 손만 대도 가버리잖아요."
"뭐래.  되게 절륜하거든."

부하들과 나누는 섹스토크.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있지만  마디한 마디가 염장이다.

"아, 맞다. 이건 몰랐지? 얘네들도 걔랑 섹스한 사이야. 인사하렴. 서로 자지를 공유하는 입장에서 친하게 지내자고. 친하게."
"안녕하세요오~."
"...."


꽈악. 하고 입술을 깨문 채 노려보는 한사랑.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그래봐야 20대 중반의 여인. 아무래도 노련함에서 밀린다.


아니, 애초에 상황 자체가 불리하다.

"뭔가 하고 싶은 말 있으면 그놈한테 직접 하던가. 그럴 용기는 없어서 나한테  지랄이니? 사감 배제는 얼어죽을...너 아직 그럴 깜냥 안 돼. 내가 형사질이  년인데 누구 앞에서 가오잡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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