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28)화 (227/517)



〈 228화 〉21. 개장!

"흐음~."

소라누나가 의심하는 눈빛으로 신음을 흘렸다.

"뭐, 잘 먹긴 하네."


왜 의심하는 눈빛으로 보시는겁니까아?
"저 분이 먹는 것처럼 저 분도 먹어버리게요?"

유나씨는 파르페를 휘저으며 그런 소릴 한다.


"예? 그 무슨 말씀을...."


다들 절 너무 색마로 보시는 거 아닙니까아! 애초에 은소령씨는 옛적에 먹었다구요.

"유나야. 저 사람은 이미 옛적에 먹혔어."
"아하. 그러네요."

허허허. 그래도 너무 태연하게들 말씀하시네.

"근데 사람 본 거 아니잖아요."
"네?"
"우리 바보 아니거든요."

톡.

하고 유나씨가 수저를 내려놓았다.

"사랑씨 본 거죠? 혹시라도 이번 일을 계기로 떨어져 나가면 어쩌나 하고 걱정한 거 아니에요?"


엑.

"내가봐도 그런데. 그지?"
"원래 이 사람 표정 못 숨기잖아요."

친근하게 얘기 나누는 두 누나.

음.
식은땀이 흐르는 걸.


"흠흠...설마 제가...."
"둘이 얘기하게 자리 좀 비켜줄래요?"
"네? 오늘...프로포즈 했는데요?"
"그러니까요. 언니랑  얘기 많거든요."

...보통은 남녀간의 얘기가 많아지지 않나?

"그리고...이제 그런  가지고 우리 신경  써도 돼요. 그러려니 하고 있으니까."
"그런 거라면 어떤...."

콱!


"으엑!"
"짜식아. 눈치 좀 있어라."

하이힐로  발을 밟았어!!


"우리 입에서 자꾸 말 나오게 하지 말고 얼른 가봐. 저거 진짜 위험하니까."
"에...."
설마 사랑씨 얘긴가.

"저 같으면 이런 남자 따위 버려 버리고  남자 만날 텐데 말이죠."
"응.나 같아도. 우리야 이미 꿰였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그지?"

사랑씨 얘기 맞는거 같다.

"자. 훠이훠이."
소라누나는 아예 얼른 꺼지라며 손까지 휘젓고 계신다.

행동은 이렇게 해도 딱히 좋은 마음은 아닐 텐데...넘나 갸륵하잖아.

"...죄송해요."
"죄송하면 밤에 잘해."

염치없지만 꾸벅 인사하고 고개를돌렸을 때, 사랑씨는 없었다.
어...소라누나 말 대로 진짜 위험한가봐.

하긴 애인이랍시고 꽁냥거리던 상대가 다른 여자'들'한테 청혼까지 했는데 그걸 보고 기분이 좋을 리가 없지. 아무리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곤 해도 색다른 기분일 거야.



+++




"근데 이젠 정말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드네요."

파르페를 떠 먹으며 유나가 말했다.

무슨 심경의 변화인지, 이젠 유은이 다른 여자랑 뭘 해도 딱히 신경이 안 쓰였다.
아니, 정확히는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막 질투가 치솟고 그러진 않았다.

"난 어제까진 좀 그랬는데, 오늘 반지 받고 나니까 왠지 초연해졌어."

소라는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를 보며 웃었다.


"원래 반대여야 하는데. 하핫."
"이것도 스킬이 아닐까요? 뭔가 안정적인 하렘을 만들기 위한."
"키라라한테  번 물어볼까? 5레벨 스카우터잖아. 스킬까지 쫙 읽을 수 있을 텐데."
"흐음...."

유나는 고민하다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냥 있을래요. 굳이  필요까진 없을 거 같아요."
"그래?"
"언니는 어때요?"
"나도 뭐...그냥 버리지만 않으면 괜찮지 않나...그런 생각이야. 사실 아까 말해버렸거든."
"뭐라고요?"
"그냥...잠시동안의 유희면 괜히 연애놀이 하지 말고 차라리 노예로 부리라고...."
"헙...진짜요?"

경악하며 놀라는 유나.
일전에 장난삼아 유은을 넘기라는 말에 발끈하여 소라의 뺨까지 때렸던 그녀로서는 그게 얼마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 말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만약 유은이 '알았어요'라 대답하고 진짜 그렇게 대우한다면...그녀는 버틸 자신이 없다.

"근데...다시는 그런 소리 하지 말라더니 갑자기 이런 이벤트를 해주더라."
"아...."

소라가 혀를 살짝 내밀었다.


"솔직히 규모만 엄청 크지 급조한 티가 좀 나잖아?"
"그렇죠. 어떻게 봐도 급조한 행사죠."
"아마 내가 그런 말을 해서 부랴부랴 준비한 게 아닌가 싶어. 그렇게 생각하니까 괜히  기쁜 거 있지."

소라는 밝게 웃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 상관 없어. 물론 방치플레이 같은 거 하면 등짝을 때려주겠지만."
"그럴 리는 없을 거예요. 언니 가슴 크잖아요."
"...왜 다들  가슴얘기만 하는 거야? 응?? 가슴 아니어도 나 정도면 예쁘지 않아?"
"그런 걸로 해두죠."
"나 팬카페도 있거든?"
"네. 알았어요."
소라의 말들을 대충 끊어내며 유나가 작게 웃었다.




+++





"끙...혹시 집에 가셨나."
유나씨와 소라누나의 배려로 사랑씨를 찾으러 나왔는데...아무리 뒤져도 보이질 않는다.

시녀찬스를 써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며 서현에게 연락을 넣으려던 그때,정장을 차려입은한 여자가 눈에 띄었다.

급조한 파티라 드레스라던가 하는 파티복을 입지 않은 사람들도 꽤 있었지만, 그래도 정장을 입은 여자는 별로 없었는데(내 시녀들 빼면), 바지까지 풀로 차려입고 계신다.

그것만이라면 별로 눈에 띄지도 않았겠지만, 중요한 건 엄청나게 예쁘다는 것!
게다가 몸매도 좋아.  나이가 있어 보이긴 하지만 뭐 상관 없지.

"사랑씨만 아니었다면 말을 걸어보는건데 아쉽네. 일단 사진만 찍어두고 서현이한테 보내둘까?"

그런 마음을 하고 있을 때,
그녀도 나를 바라봤다.

그러더니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게 아닌가!


크.
이 파티의 주인을 알아보는 건가.


"유은씨라고 했죠?"

3미터쯤 앞에서 입을 열었다.
목소리도 예뻐.

"그런데요...실례지만 누구십니까?"

그녀가 슬쩍 웃었다.
근데 뭔가...표정이 무서운데. 노려보는 거 같잖아.

그녀는 주섬주섬 품에서 뭔가를 꺼냈다. 명함이구나.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 검사 민예린이라고 해요."
"차장검사요?"

음...높은 건가? 드라마 보면 검사장이나 부장검사가 많이 나오던데...차장이면 보통 부장 아래직급이지?


그럼...평검사보다 좀 높은 수준? 대리검사는 들어본 적 없으니까 그 정도겠네.

"반가워요. 차장검사시면 누나라고 불러도 되죠?"
"네?"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는 그녀.
귀엽네. 은소령씨랑 비슷한 나이려나.

"하하. 비록 저는 20살 애송이지만 30대 까지는 누나라고 부르거든요."
"...."
"차장이면 음...검사 하신지 7년 쯤 되셨으려나. 회사에선 보통  정도에 대리 달죠? 일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
그녀가 어이없는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아, 혹시 서른 아니신가...하하 미안해요 20대 후반?"
"...."

 계속 말이 없지.

"후...그래요 그런 걸로 치죠 뭐."
"움?"
"근데, 부인들 놔두고 여기서 뭐 하세요?"

눈빛을 번뜩이며 진심을담아 노려본다.
으어. 뭔가 실수했나. 진짜 20대 후반인가봐. 여자는 나이에 민감한데.


"아. 잠깐 사람을 좀 찾고 있어서요. 혹시 보셨어요? 사랑씨라고 유명해서 아실 텐데."
"사랑?한사랑 중령인가 하는 사람이요?"
"네. 그 붉은 드레스 입고 있는 분이요."
"...."


그녀가 잠시 생각하더니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왜 그렇게 보세요?"
"그 사람을 왜 찾는데요?"

눈동자에 혐오감이 깃들어 있다.
이 표정은...그래 소냐씨가 나와 유나씨와 소라누나와 서현이와의 4p를 목격했을 때 보인 그 표정이다. 있는대로 혐오감을 드러내는 그런...

말하자면 임자가 있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바람피는 장면을 목도했을 때 여자들이 '더러워...!' 라고 독백하는 표정이다.

"그야...."
"그러고보니 그 사람도 당신과 모종의 관계가 있다고 보고가 올라왔었죠."
"보고요?"
"네. 당신 조사하고 있거든요 지금."
씨익 하고 섬뜩한 미소를 짓는 예린씨.

날 조사한다는 건...


"조만간 후배들이 찾아갈 수도 있는데그땐 잘 부탁드려요."
"웬 후배요?"
"범죄를 저질렀으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지. 안 그래요?"
"음...."

뭐야.  집어넣겠다는 건가? 그래서 나한테 적대감을 보이는 거구만. 혐오감을 보이고.

"죄송하지만 부장검사도 아니고 차장검사정도로는 힘드실 텐데요. 뭐 부장검사여도 안되겠지만."
"후후...귀엽네 유은씨."
"?"
"그래요. 당연히 부장검사급으로는  되겠지."
"?"
"그럼, 나중에 봐요."
그녀는 서늘한 미소를 남기고는 멀어져갔다.
뭔가 너무 자신감 넘치잖아. 뭐 빽이라도 있나?



"싸가지 없죠?"
"소냐씨...."

곰곰히 생각에 잠겨 있는데,소냐씨가 와인잔을 들고 내 곁으로 왔다.

"어디 검사 따위가 우리 유은씨를 건드려요. 그쵸?"

하고 볼에 뽀뽀하는 소냐씨.
갑자기 똘마니가 일어난다.


"어때요? 저 사람."
"어떠냐뇨?"
"건방지게 구는데 뜨거운 맛을 보여 줘야죠. 응? 오.빠."
콰악.


"흐익!"

막 일어서고 있는 나의 물건과 개의 알을 콱 잡는 소냐씨.
그리고는 마사지하듯 손을 굴렸다.


"쟤  친구인데...모쏠이거든."

남들이 볼 수도 있는데 대범하시게도 내 목을 쭈욱 핥다가 귓가에 속삭이는 그녀. 으아.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아.

"치,친구라고요? 근데 왜 아직도 차장밖에 안 되는 거에요?"
"네?"
"으읏...제3인가 제4인가...차장...이라던데...그보다 소냐씨 그만 만져요. 흥분되잖아욧!"
"...상당히 출세한 편인데. 너무 눈 높다 오빠."

황당하다는  중얼거리며 아예 나를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갔다.

뭐,뭘 하려는 거예요. 야메떼!

"그보다 너무한 거 아니에요? 저만 쏙 빼놓고 이런 이벤트라니."
"아...그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