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7화 〉22. 이제 여기가 중심이다.
<상태창>
이름 : 유은
직업 : 귀두의 황제
레벨 89
체력 712,864,925,580
마나 669,589,878,141
[스탯]
힘 20,981,914
민첩 18,359,192
지력 11,802,314
행운 26,227,364
성욕 7,128,647,596
정력 6,695,897,124
매력 10,527,446
총스탯 13,912,442,950
색기 상승률 54325367%
기품 상승률 76810248%
조정 상승률 1106%
크리티컬 확률 712865313%
크리티컬 데미지 6695902335%
공격속도 5%
공격력 334,794,856,223
방어력 356,431,879,785
현재 나의스탯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면, 스탯 카지노를 발표한 후 부인들에게 13억 개의 스탯을 쐈고, 그 분들이 색기에 몰빵해버려서 나의 스탯이 이렇게 괴랄하게 된 거다.
그 전에는 27억인가? 총 스탯이 그 정도였는데, 부인들이 색기 투자를 하고 나니 저렇게 100억 넘는 스탯이 들어왔다.
그러니까 내가 말했지. 나한테 투자하는 것 보다 내 패밀리한테 투자하는 게 훨씬 낫다고!
시녀를 비롯해서 내 여자들은 레벨이 오를 때마다, 그리고 주스탯인 색기와 기품이 오를 때마다 '모든스탯'이 퍼센트로 오른다.
하지만 난그딴 거 없어.
정력과 성욕 스탯은 그냥 공격력과 방어력만 올려주거든.
내가 '모든스탯' 보너스를 얻으려면 내 여자들의 색기와 기품 스탯이 올라야 해.
아무튼 나는 저렇게 되었고, 참고로 말하자면 내 평타 데미지는 대략 2241경 이다.
해칠 마음이 있다면 툭 치기만 해도 2241경의 데미지가 들어가는 거지.
숫자로 풀어서 쓴다면 '22,417,536,596,807,300,000' 되시겠다.
그냥 이젠 의미가 없지 싶어...
"야아...이건 너무한 걸 넘어 미안할 정도인데...."
소라누나가 허탈한 듯이 중얼거렸다.
던전을 탐험한다거나 레벨업을 한다거나 하는 게 우리에겐 아무 의미 없어졌다.
스탯 카지노는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모든 스킬과 시스템 중에 제일 개사기...
아니, 이건 사기가 아냐. 그냥 잘못 만든 거지....
"아까 물어봤는데, 소냐씨도 공격력 350억을 넘겼대. 2차전직도 안 하셨는데...."
"그러게요. 우리 그냥 전쟁 일으키고 세계 정복이나 할까요?"
"이세계는 언제 가고?"
"움...그죠."
그렇긴 한데 스탯 카지노를 발표한 지금 사방에서 연락이 쏟아지고 엄청난 물량의 인파들이 강남에 몰려와서 괜히 바빠졌다.
대통령 아저씨야 원래부터 연락하고 지냈지만, 그 이외에도 검찰 경찰 행정부 각종 기업에 기획사 등등
진짜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든 단체에서 연락이 오는 것 같다.
그뿐이랴.
해외에서도 연락이 빗발치고 있다.
각 국가 외교관들은 물론이고 대통령이나 독재자, 왕들도 어떻게든 연락을 넣고 있는데 시녀들 업무가 마비될 정도.
여러 가지 말을 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 그들이 하는 말은 하나로 귀결된다.
'스탯을 돈으로 팝니까?'
만약 판다고 하면 얼마든지 대량으로 사갈 용의가 있어 보인다.
특히 국가급 단체들은 그냥 시작부터 조단위의 배팅을 걸면서 스탯을 팔라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돈으로는 안 판다고 해버렸어.
그리고 굳이 돈 받고 팔 필요도 없잖아. 돈 많은데.
어차피 전 세계에서 사람들 몰려오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강남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고, 그럼 강남의 주인인 나는 앉아서 돈을 벌 수 있거든.
"그래. 땅을 받고 파는 거라면 모를까. 어디 미국 같은데서 주 하나 딱 떼어 준다면 좀 줄 수도있지."
"미국에서 '주'면 우리나라보다 크지 않아?"
"훨씬 크죠."
미국 면적이 우리나라의 100배쯤 되지 않을까. 그런 미국에 52개의 주가 있으니까 대충 평균값으로 계산하면 주 하나당 남한 2개는 들어가겠네.
"주 하나만큼 준다면 음...한 1억개 정도는 줄 수 있겠다."
나랑 앙리에타 때문에 엄청 적게 느껴지는 스탯이지만...엄청난 거라고. 전에도 말했듯이 스탯 1개에 천만원 정도에 거래된단 말야. 달러로는 10만 달러. 1억개면 10조 달러란 말씀.
10조달러, 그러니까 1.2경 원 어치의 스탯을 넓은 땅 정도로 넘겨준다면 엄청난 혜자 아니냐.
"그보다 누나, 좀 더 예뻐진 거 같은데요? 실시간으로 예뻐지네."
"응? 뭐야...급꼴?"
뜬금없는 칭찬에 눈을 흘기면서도 기뻐하는 누나.
아니 정말로 예뻐졌다.
뭐 매력스탯이 대책없이 늘어나고 있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그래도 진짜 예뻐졌다고. 무엇보다 살짝 후광 비스무리한 게 막 나오는 게, 여신을 보고 있는 거 같애.
처음에는 지나가는 사람들도 다 쳐다보고 - 솔직히 이건 예전에도 그랬지만. - 누나들 스스로도 불편해해서 어떻게 할 수 없나 싶었지만 밤일이 너무 황홀해져서 그냥 놔두고 있다.
"여자도 많으면서 나랑 하고 싶니?"
은근히 유혹하는 눈길로 스윽 보는데 아. 진짜 별 생각 없이 말한 게 꼴림으로 돌아와 버리네.
"아니...그냥 칭찬인데."
누나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참, 너바니걸이라고 알아?"
+++
"그만 둬."
"...."
대한민국 권력의 중추 중 하나.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실에 불려간 민예린은 불쾌함을 느끼며 인상을 찌푸렸다.
오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저거라니.
대유은 팀을 꾸리고 나서 지금껏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온 소리다.
일말의 재고도 필요 없는 말.
"뭘말이예요?"
알면서도,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최소한의 반항이다.
"알면서 뭘 물어? 유은, 그리고 하렘궁. 그만 건드리라고."
"...또 그 말씀이세요?"
"이번엔 내가 아냐."
"그럼 어느 의원인가요? 뭐 그 인간한테 성접대라도 받았나."
검사장은 가만히 고개를 저어대더니, 오른 검지를 펴며 위를 가리켰다.
"좀 더 쓰지?"
"...기업 총수라도 돼요?"
"대통령."
"...!"
"직접, 나한테, 건드리지 말라고 연락왔다."
"대통령한테 직접 왔다고요?"
"그래. 움직이는 거 알고 있으니까 손 떼라고."
"하...미쳤네 진짜."
"그래. 미쳤지. 근데 너도 봤잖아? 스탯 은행인가 뭔가. 정확히는 카지노였나? 그거 나온 순간 이미 우리 손 벗어났다. 완벽히."
"허락 받지도 않은 카지노도 불법인데요."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고?"
"검사장 입에서 나올 반응이 아니네요."
검사장이 허탈하게 웃었다.
"아니 뭐 어떡하라고? 지금 전 세계에서 그쪽이랑 컨택하려고 난리를 치고 있는 상황이야. 심지어 그 미국도 대통령이랑 연준이랑 나서서 어떻게든 접촉해보려는데. 이 상황에서 뭘 어쩌자고? 야. 너도 모르고 하는 소리 아니잖아. 다 알면서 외면하지마. 전 세계에서 오고가는 스탯 수수료만 잡아도 얼마나 나올 거 같애? 안 그래도 세계 최강인데 거기서 얻는 스탯까지 생각해봐."
민예린은 말 없이 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녀라고 모를까.
이전에도 그랬지만 갈수록 유은은 언터쳐블이 되어가고 있다.
검찰은 고사하고 일개 국가라 해도 손을 쓸 수 없을 정도.
하지만 그래서 더 물러설 수 없는 것이다.
정의를 위해.
올바른 사회의 실현을 위해.
"세상이 옳고 그름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거, 검사면 잘 알 거 아냐."
.
.
민예린이 꾸린 대유은 팀은 결국 검사장으로 인해 해산되었다.
나름 소신 있고 유능한 검사들을 모아둔 팀이었고, 모두 열성적으로 일해 주었는데 끝이 이렇다니. 참으로 착잡할 따름이다.
"차장님!"
웅장한 건물의 높은 계단을 내려가며 한숨을 푹 내쉬고 있는 그녀에게, 한 후배가 달려왔다.
밝고 명랑한 웃음을 띄운 그녀가 재빠르게 다가와 허리를 숙여 보였다.
"이렇게 울적한 날에는 이거 아닙니까? 이거."
검지와 엄지로 술넘김을 묘사하며 웃는 그녀.
"오. 너가 쏘려고?"
"에이~"
넉살도 좋게 무려 차장검사인 그녀에게 팔짱을 낀다.
"당.연.히! 차장님이 쏘셔야죠!"
"얼씨구."
헤헤 하고 웃으며 달라붙는 그녀.
옆에서 보면 친한 자매로 볼법한 장면이다.
"그래. 어디갈까?"
평검사가 어디 차장을 이런 식으로 대하냐며 뭐라 할 수도 있었지만, 민예린은 그런 상사는 아니었다.
게다가 그녀도 이렇게 울적한 날엔 술이라도 마셔야 숨이 트일 것 같았다.
"1등급 한우!!"
"무한리필집 가자고?"
"아,아니요 한우요 한우!"
"응. 무한리필."
"에잇! 차장이잖아욧! 돈 좀 쓰시죠???"
"뭐래."
피식 웃으며 계단을 다 내려오자, 대기하고 있던 운전기사가 문을 열어 주었다.
"한우는 안 돼. 비싸."
"에잉...."
"대신 소고기 정도는 사줄게."
"와아! 차장님 만세!"
.
.
.
그렇게 도착한 곳은 근처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
소고기는 소고기다. 스테이크라 문제지.
"와아. 이런데는 처음 와봐요."
"너는 못 올걸. 평생."
"에...무슨 말씀을!"
웃으며 하는 말에 볼을 부풀리며 반항한다.
일도 열심히 하고, 명랑하고, 붙임성 좋고...무엇보다 소신이 있다.
'이런 인재가 검찰에 많아져야 해.'
대유은팀은 무산되었지만, 아직 모두 끝난 건 아니다.
그녀가 살아있는 이상, 그리고 검사로 있는 이상 정의를 위한 행동은 계속된다.
눈 앞의 후배는 그 이상향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
"저 잠시 화장실좀 다녀올게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