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39)화 (238/517)



〈 239화 〉22. 이제 여기가 중심이다.

혜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세상에 여자의 성기를 빨아서 가게만들라니. 같은 여자에게 이 무슨 망측한 소리인가.


그야 물론 서현의 것은 스탯의 보정도 있고, 본인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기에 상당히 예쁜 편이다. 음모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어 남자가 본다면 군침을 흘리며 달려들 정도.

하지만 혜나는 여자다.
아무리 이쁘게 생겼다 해도 레즈가 아닌 이상에야 구역질만 날 뿐, 흥분 따위는 되지 않는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서현이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유은에게 물들어 이런 악질적인 일에 희열을 느끼고 있을지도.

"왜 그러고 있어요? 여기서 풀려나고 싶은 거 아니었어?"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 서현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지만, 혜나는 속에서 구역질이 올라왔다.

"제 보지에 얼굴을 묻든...아니면 주인님 좆물받이로 살든...20초 안에 선택해요. 그래도 전 관대하죠? 보통은 10초일 텐데."


그녀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오른손으로 본인의 성기를 애무했다.
말라있던 성기지만,  하고 들어간 중지가 휘저어지면서 금새 찔꺽거리는소리를 냈다.

"이,이십초...."
혜나는 발을 동동 굴렀다.

이대로 있다가는 최악의 색마 유은의 시녀가 되어 언제든지 불려갈 것이고, 그의밑에 깔려 처참하게 유린될 것이다.


하지만 그걸피하기 위해서는 눈 앞의 보지를 빨아야 한다.


아니, 그걸로 끝이면 차라리 다행이지. 무려 그런 식으로 레즈도 아닌 여자를 가게 만들어야 한다.

테크닉이 좋으면 강제로 느끼게 할 수 있다지만 애초에 여자가 여자 성기 애무를 잘 할 리가 없다.



"...혜나는 보내줘."

그녀의 상념을 깨고 들린 목소리는 예린의 것이었다.
정의로 똘똘뭉쳐있던 그녀는 입술을 강하게 깨물고 있어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모욕과 현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분노를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곳은 시녀들의 영역.
하다못해 혜나라도 내보낸 뒤에 화를 내든 해야 한다.


"어차피 팀은 해산됐어. 굳이 떨거지까지 건드릴 필욘 없잖아."
"있는데요? 무슨 파라다이스에서 오셨어요? 거슬리는 게 있으면 당연히 사촌에 팔척까지 조져야지. 그게모험가들의 생리에요. 몰랐으면 지금부터 알아 두세요."

서현은 칼처럼 잘랐다.

"혜나씨? 시간  지난  같은데, 어쩔 거에요? 어느쪽을 선택해도 저는 딱히 상관 없는데. 응?"

쩌억.


유혹하듯 성기를 벌려보인 그녀가 후후 하고 웃었다.
얼굴이 새빨개진 혜나는 갈등하면서,

"지,진짜...죠...?"
"뭐가요?"
"보내준다는 거...거짓말 아니죠?"

사실은 이미 결정난 본심을 내비쳤다.

그래.
여기서 무슨 수모를 당하더라도 유은의 시녀가 되는 것 만큼은 피해야 한다.
지금 당하는  일시적이지만, 그의 시녀가 되는  영원하니까.

"그럼요.  가게 하면 보내드리죠. 제가 거짓말을 하면 주인님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되잖아요. 믿어도 돼요."
"...."

결국 혜나는 고개를 살짝 떨구고 서현에게로 걸어갔다.

"안 돼! 넘어가지 마!"

예린이 외쳤지만, 듣지 않았다.
그녀도 수치스럽고 혐오스럽지만, 지금으로선  수 있는 게 이거밖에 없다.

"아무것도 못하면서 뭐래요. 그쪽은 그냥 그렇게 엎드려 계세요."
"이 개 같은 년들! 니들이 그러고도 사람이야?!"
"사람이니까 이러지 원숭이가 이러나."


명백한 비웃음을 걸치며 까르르 웃자, 주변의 시녀들도 피식 하고 웃었다.

당연하지만 모두들 유은에 대한 충성도가 만땅인 시녀들. 그의 성격에 감화되면 감화됐지,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정의'라 여기는 것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할 리가 없다.

의심의 여지가 없는 악의 소굴.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것에 아무런 가책이 없다.


'시녀가 된 여자들은 전부 그에게 세뇌된다더니...진짜였어...!'

그 모습을 보고, 예린은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시녀들 중 몇몇은 시녀가 되기 이전의 행적이 이미 조사되어 있고, 서현도 그 중 하나.

대한민국 최대 던전인 강남에 15대 길드 중 하나인 '스톤에이지'를 운영하고 있었던 만큼 잔인성은 지금이나 그때나 비슷비슷하다.

'정상인'범주에 들어간다 할  없겠지만, 지금처럼 막나가며 도덕이고 뭐고 죄다 무시해버리는 여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시녀가 된 후, 그녀는 180도 바뀌었고, 오로지 유은만을 위해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시녀가  여자들은 이전의 행적이 어떻든 보편적으로 그런 성향을 띠었다.

말로는 1년 계약 후 본인이 결정하게 한다지만, 이미 세뇌가  여인들인데 그만두려 할까?

'역시 유은 그 놈은...!'

인간말종, 지구의 해악.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의 행동을 저지해야만 한다.

"우욱!"

그녀가 상념에 잠겨있을 때, 어느덧 서현 앞까지 다가와 무릎을 꿇은 혜나는 눈 앞에 벌려진 서현의 보지를 보고 헛구역질을 했다.

"아. 참고로 말해두는데, 감히 소중한 주인님의 보지에 토하거나 하면 진짜 찢어죽일 거니까 그렇게 알아요."
"히끅."

진심을 담은 살기에 놀란 것도 잠시, 곧 그녀는 눈을 꼭 감고 덜덜 떨며 입을 벌리더니, 그대로 얼굴을 푹 박았다.


"우읍...."

부드러운 입술이 서현의 보지를 위아래로 감싸고, 말랑하고 촉촉한 혀가 벌려진 보지 사이로 속살을 파고 들었다.


'토할 거 같아...'


속에서 올라오는 구역질을 필사적으로 눌러 참으며, 턱관절과 혀를 이용해 열심히 빨기 시작했다.

"으음...."

서현의 낮은 신음.
유은이 해주는 거라면 기뻐하며 퍼덕이겠지만, 역시 유은이 아닌 사람, 그것도 여자에게 애무당해서는 불쾌하기만 할 뿐, 간질거리는  기분나쁘다.


물론 육체 기준으로는 기분이 좋은 것도 있다. 하지만 보여지는 것이나 감정적인 것을 포함했을 때는 역시 좋지 않다.

'뭐...애초에 그래서 이런 제안을 한 거지만....'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것.

여자가 이런식으로 시녀들에게 끌려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유은의 소유라는 의미다. 그렇게 점찍어진 여자가 아니면 건드리지도 않는다.

즉, 이미 혜나는 유은의 소유물.
무슨짓을해도 그의 좆물받이가 되어 범해지는 것 외의 결말은 없는 것이다.


쭈웁...쭙.

"혜나야...."

그런 것도 모른 채, 아니 어쩌면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혜나는 정말 열심히 서현의 보지를 빨았다. 남자친구를 애무할 때도 이렇게 안 했던  같은데, 정말이지 열심이다. 역시 생존본능이야말로 인간 최고의 연료.

하지만 서현은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10분을 넘게 빨아줬는데도 그저 머리를 쓰다듬을 뿐,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


"음...역시 안 되나? 혜나씨 그만해요.  만큼   같은데."

혜나는 입을 떼지 않았다.
눈물까지 흘리면서 더 열심히 서현을 자극했다.

결국 서현이 강제로 떼어 내야 했고, 그렇게 자신의 운명을 확신하게 된 혜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주인님이 우는 여자는 짜증난다고 하셨거든요? 좀 그쳐줄래요?"

정중히(?) 부탁(?)을 해보지만 그치지 않는다.
당연하지 인생이 망가지게 생겼는데.


서현이 시녀들에게 턱짓하며 일어섰다.
마음 같아서는 마구 때려주고 싶었지만 괜히 그랬다가 멘탈붕괴라도 해버리면 가치가 손상된다.


지금은 일단  예린이라는 여자를 눌러주는 게 우선.
주인님이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잘 조련해야한다.

스윽.

널브러져 있는 예린의 앞에 왔을 때, 뒤쪽으로 혜나의 발악이 들려왔다.
강제로 시녀복을 입히려는 시녀들과, 어떻게든 벗어나려는 혜나.


하지만 결말은 정해져 있다.

평범한 사람 다수가 달려들어도 떨쳐내지 못할 텐데, 무려 유은의 시녀들이다.

"이제 그쪽차롄데, 감상이 어때요?"
"...지금에서야 깨우쳤다."
"네?"

혜나는 증오심 가득한 눈으로 서현을 노려봤다.


"그동안 필요악을 부정하고 오로지 정의만을세우기 위해 노력했지 하지만...너희들 같은 사회의 쓰레기...아니! 폐기물을 소각하기 위해서는 악이 되어야 한다고...사회의 법 같은 건 물러터졌어. 네놈들은...네년들은 모조리 쳐죽여야 해!!!"

악귀같은 얼굴.
검사로 살면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건만, 그 끝이 이 모양이다.


바라던 정의는 실현할 수 없었고, 아끼는 후배는 협박에 굴해 타락한 끝에 악의 종이 되었다.


여기서 가슴 깊이 분노하지 않는다면, 증오하지 않는다면 인간이 아니다.

그녀도 결국 검사 이전에 인간.
폐 깊숙한 곳에서부터 사무치는 분노의 외침이 입을 통해 튀어 나왔다.

하지만 서현은 무감각.
오히려 싱긋 웃어 주었다.


"긴 감상문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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