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43)화 (242/517)



〈 243화 〉23. 어메이징 소라.

23. 어메이징 소라.





서현과 함께 이것저것 설치하고 프로그램 설정까지 맞춘 끝에 드디어 스트리밍이 시작되었다.


플랫폼도 하나 뿐이고, 자극적인 제목을 짓는 요령도 몰랐기에 '유소라&임서현'이라는 지극히 간단명료한 타이틀을 달아 두었다.



"아. 지금 되는 건가?"
"네. 되고 있어요."
"오. 여기 이렇게 보이는구나."

듀얼모니터를 사용중이기에, 송출되는 장면이 한 모니터 통째로 보였다.

"그런데 앞으로도 꾸준히 하실 거예요?"
"음...취미로 해보려고요. 구독자나 조회수가 얼마 안 나오더라도...그냥 심심풀이랄까."
"그런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는 게 좋대요."

두 여인이 수다를 떨고 있을 무렵,
시청자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스트리밍영상에는 썸네일이 붙어 있고, 딱히 준비된 것도 없고 편집된 것도 없었기에 두 여자의 얼굴만 간단하게 나왔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킬링포인트.

이제와서 서현이나 소라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설령 모른다 하더라도 그녀들 정도의 미녀를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남자들은 별로 없었다.




그렇게 하나 둘 들어오던 시청자는 어느새 100을 넘기고...

-엥. 진짜 소라??
-헐. 서현님이다.
-아니 이게 무슨...


당혹과 반가움이 뒤섞인 채팅들이 마구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소라는 간략하게 인사하고는 일일도우미로 서현을 소개했다.


"다들 아시죠? 임서현씨라고, 사실상 우리 길드를 운영하는 사람이에요."
"안녕하세요."

싸늘한 듯하면서도 나긋나긋한 인사.
남심은 폭발하고 채팅도 폭발했다.


"어. 음. 채팅 너무 빨리 올라가는데."

방송을  지 10분이 채 안 됐는데벌써 시청자가 천 명을 돌파했다.
역시 미녀의 힘이란 대단한 것.

"뭐 궁금한 거 있으세요?"
방송을 켜면 어떤 식으로 운영해야겠다~ 식의 막연한 계획만을 갖고있던 소라는 생각해 둔 것을 새하얗게 잊어먹고 시청자에게 바통을 넘겨버렸다.

-갑자기 왜 방송하시는 거예요?
-언제까지 함?
-쓰리사이즈좀!
-지난번살인에 대해 말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엄청난 양의 질문이 올라왔다.
초인적인 동체시력을 갖고 있어 읽는  어렵지 않았지만, 어떤 것에 답해야 할 몰라 허둥댔다.


"그냥 취미로...언제까지 할 지는 저도 몰라요. 오늘만 수도 있어요. 쓰리사이즈는...알아서 뭐하게?"

올라오는 질문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며 답해주길 10여분.
이젠 시청자가 5천명을 넘어섰다.
이쯤되면 초대형신인. 소라도 서현도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이 있을 줄은 예상 못했기에 살짝 얼떨떨했다.

"이거 참. 예쁜 건 알아가지고...."


아무런 컨텐츠도 없는...그냥 시험삼아 켜봤을 뿐인데 시청자 5천이라면 이건 어떻게 봐도 그냥 얼굴 때문이다.
알게모르게 무시당했던 소라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점점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다.


"아니 글쎄, 은근히  얼굴을 무시한다니까? 여러분, 저 안 예뻐요?"

당연히 무슨 소리냐는 식의 채팅이 마구 올라오고, 소라는 희열을 느꼈다.
아.
이래서 다들방송을 하는 거구나.

점점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다면 안 좋은 일도 있는 법.
순전히 얼굴만으로 엄청난 시청자를 확보한 만큼, 이를 좋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그 성별'.


매갈은 이미 박살이 났지만, 페미무새들은 어딜 가도 있는 법.
사이트가 없어졌더라도 바퀴벌레처럼 살아남아 어딘가에 기생하고 있다.


그런 그들이 서로 쿵쾅거리며 소라의 좌표를 찍었다.


-여기 흉자년 있다.
-소라랑 서현? 이거 한남 밑에서 다리 벌리는 대표 흉자년이잖아!
-그랬어? 난 그건 몰랐는데. 얼굴만 믿고나대는 게 너무 보기 싫고 ㅠ 여자들의 가치를 끌어 내리는 거 같아서 보기 안 좋아.
-성상품화 지림;; 별로 예쁘지도 않고 하는 것도 없는데 우르르 몰려가서는...하여튼 냄져들 수준 알만하죠?


그들은 용감하게도 찍힌 좌표를 향해 나아갔다.
어느새 만 명을 앞두고 있는 '유소라&임서현'방에 쳐들어간 것이다.


"응?"
소라는 머지않아 그 낌새를 알아차렸다.
올라오는 채팅들 중, 점점 악플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개중에는 그냥 봐줄  없는 것들도 있었다.




-냄져 밑에서 창녀짓하다 이젠 별창년까지 됐네요~ 님 같은 사람 때문에 한국의 여권신장이 안 되는 거예요~ 반성  하세요.
-진짜 이게 뭐가 예쁘다고...ㅋㅋ 얼굴은 딱 봐도 강남성형 돌려막기에 몸매는 무슨 코르셋 꽉꽉 조여댔구만.한심하다 한심해.
-이래서 페미니즘이 교과 필수과정이 돼야 하는 거예요. 이렇게 무식하고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모르는 여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에휴.
-한남한테 다리 벌리면 좋아요? ㅋㅋㅋㅋ
-진짜 역겨운 년.

하나같이 품위없고 저속한 말들.
좋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추락한다.

"뭐야 이것들은."
"그쪽에서 왔나봐요."
"그쪽이요?"
"네. 매갈이던가...아니 거긴 망했으니 위마드?"
"아하."

납득.
소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인간들이 하는 말이라면 뭐 굳이 담아둘 필요 없다.

-뭘 알았다는 듯이 고개 끄덕이는 거임? ㅋㅋㅋ
-웃기네.
-이참에 아예 창녀전직하는 게? 일본 진출해서 야동찍자. 가즈아!

악플은 계속해서 달렸고, 그런 그들을 욕하며 소라와 서현을옹호하는 채팅이 연달아 달리면서 채팅창은 완전히 난장판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소라도 그렇고 서현도 그렇고 이런 상황을 효과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은알지 못했다.
그저 어쩌지 하며 지켜볼 뿐.



하지만 마냥 보고 있기만 하기에는 소라도 그렇고 서현도 그렇고 온순한 여자는 아니었다.

"야. 페미들아. 괜히 와서 설치지 말고 저리가. 왜 여기서 난리니. 내가 뭘 했다고."

소라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러자 당연히 발광.
지금껏 각을재고 있던 것들이 일제히 키보드를 두들기며 안 그래도 난장판이었던 채팅창이 이젠 성희롱과 욕설로 가득 차버렸다.

"성상품화 같은 소리하네. 원래 인간은  상품이에요. 몰랐어요? 니가 알바해서 돈을 받는 건 노동의 상품화인데 그럼 그것도 문제니? 성이뭐가 그렇게 특별하길래 이 난리야."

그녀의 말은 그야말로 트리거.
쿵쾅이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하지만 소라는 비웃음 일변도.

"야. 니들이 왜 발끈해. 너넨 상품가치 제로라 성상품화 피해자가될 리 없어요. 걱정하지 마. 상품이 아니라 전리품이라도 안 가져갈 것들인데 웬 김치국 드링킹이야."

당연히 쿵쾅이들이 빼액댄다.


-와. 방금 들었어? 토나온다.
-성상품화가 문제가 아니랰ㅋ 대체 이런 골빈년은 어디서 튀어나오는 거얔ㅋㅋ
-상품 가치가 문제가 아니라 상품이 되는  자체가 문제라고! 이런 본질파악도 못하면서무슨 말을 해?
-여윽시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일방적으로여자를 소비하는 냄져들...그리고 그 한남에게 물든 흉자년. 진짜 말할 가치도 없노.
-언니^^  딴에는 이쁜  알고 그런 말 하는  같은데...ㅎㅎ 진짜 못생겼어요. 얼굴 보기만 해도 토할  같은데 무슨...ㅋㅋ
-가슴만 졸라 큰 년이 지가 이쁜줄 아네. 가슴도 뭔가 넣었겠지 ㅋㅋㅋ 그러면서 성상품화 옹호 오진다 오져.

방송은 점점 설전으로 변해갔다.
질문을 읽고 답해주던 방송은 온데간데 없고, 파이터가 되어 치고받고 싸워댔다.


"뭐? 반페미? 지나가던 개가 웃겠네. 너는 똥 싫어하면 반똥이라고 하니? 그 단어 붙일 가치도 없어. 그리고 내가 안 예쁘다고? 제발 너 거울  보고 말하렴."

"코르셋 씌운다고?  코르셋 입어는 봤니? 뭘 안다고 코르셋 타령이야. 우리나라에서 제일 불합리하고 심각한 코르셋이 뭔지 알아? 군대야 멍청한 년아."

"가슴 큰데 뭐 보태준 거 있니? 그리고 보형물?  얘기 하지 마시고요.  궁금하면 우리집에 와. 보여줄게. 나 성형 안 했고화장도  했어. 그래도 너보다 예쁘니까 괜히 부럽다고 난리치지말고  시간에 꾸며."

"얘네들 진짜 망상 심각하네.야. 페미 하는 애들 중에 나보다 예쁜애 있으면 데려와봐. 인증해서 사진이라도 보내봐. 진짜 나보다 이쁘면 내가 절하면서 사과한다. 예쁘고 몸매  빠진 여자들은 니들처럼 시간낭비 안 해. 그 시간에 밖에서 놀거나 남자 만나면서재밌게 살지. 너넨 그거 못할  아니까 그 지랄 떠는 거잖아. 열등감에 싸여서."

"뭐? 평균 6.9cm?? 와...너네 진짜 남자 안 만나봤구나...불쌍해라. 너네가 한 번이라도 남자 만나보고 섹스해봤으면 그런 말이 나올 수가 없지...서현씨, 몇 센치였죠?"
"20cm는 충분히 넘으시죠."
"어. 그렇대.걱정하지 마. 응?"

"기울어진 운동장? 살을  이년아. 얼마나 뒤룩뒤룩 쪘으면 운동장이 기울어지냐고. 니가 차별받고 사람들한테 기피되는 지 알아? 뚱땡이라 그래. 지가 겁나 처먹고 자기관리 못해서 살만 뒤룩뒤룩 쪄놓고  우리가 문제인것처럼 지랄이야. 니가 살을 빼세요 제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