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5화 〉23. 어메이징 소라.
"누나, 그러지 말고 우리도 페미bj탐방이라던가 해봐요."
"응? 그럴까? 그래. 그러자."
누나가 신난 얼굴로 호들갑을 떨더니, 시청자에게 제보받은 링크를 타고 방송에 들어갔다.
-어? 뭐야?
그 비제이는 당황했는지 허둥거리고 있었는데, 당연히도 우리 방송을 보고 있었다.
"이거 봐. 쯧쯧쯧."
소라누나가 비제이의 모습을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혀를 찼다.
"여러분 내가 말했죠? 페미하는 것들 중에 예쁜 여자 없다니까. 얘봐. 딱 봐도 100kg 넘게 생긴데다 머리는 또 좆같이 잘라놨네. 야. 인생 왜 그렇게 살아?"
-뭐라고 이 씨발년이!
"뭐 못생긴 년아. 이게 얻다대고 씨발년이래. 씨발년 되게 해줘? 아, 아니다. 취소. 미안. 너무 못생겨서 내 능력 밖의 일이다. 넌 답이 없으니까 그냥 페미하면서 살렴. 그게 너의 일인 거 같애. 태어날 때부터 페미로 태어난 거야. 너도 사실은 하기 싫지? 살도 좀 빼고 머리도 기르고 여자답게살고 싶잖아. 근데 어쩌겠어. 그렇게 해도 존나 못생겼을 게 뻔한데. 그러니 페미하면 꿀꿀거려주는 개돼지년들 사료라도 받아먹어야지. 안 그럼 예쁘지도 않고 그렇다고 몸매가 좋은것도 아니고 피부도 썩창이고 능력도 없어 보이는 네가 먹고 살 수 있을 리 없잖아. 취집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응? 페미 열심히 해! 응원할게~. 수고."
누나는 마지막으로 양손 뻑큐를 날려주고는 방을 나왔다.
"자 다음방!"
그리고 시작되었다.
그녀의 도장깨기가....
"은아, 얘 어때?"
"진짜 못생겼네요. 뚱뚱하고."
"그지? 그렇대. 남자가 봐도 넌 뚱뚱하고 못생겼대. 진짜 레알로. 참고로 여자인 내가 봐도 그렇고."
-흐,흥. 한남이랑 흉자년의 평가 따윈 관심 없거든요? 그리고 시대가 어느시댄데 외모로 사람을 판단ㅡ,
"외모는 기본이야 병신아. 어디서 주워들은 건 있어가지고 그럴듯하게 포장하려들어.잘 들어 멍청아.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하는 건 못생긴 년들이나 못생긴 것들 뿐이야. 이쁜 애들은 그런 말 안 해. 해도 속으론 비웃지. 왠지 알아? 인류가 있는 이상 외모지상주의는 절대 안 없어지니까. 내면의 아름다움? 지랄하고 자빠졌네.
그리고, 외모라고 해서 꼭 이쁘고 잘생기고 이런 것만 말하는 줄 아니? 넌 그냥 불결해. 잘생기고 못생기고를 떠나서 불결하다고. 역겨워. 무슨 말인지 알겠어? 니랑 같이 있기싫다고. 니 얼굴 큼지막하게 떠 있는 화면 보는 것도 싫어. 거울을 좀 쳐 보세요. 누가 너 같은 년이랑 같이 다니고 같이 밥먹고 같이 얘기하고 싶겠냐? 머리카락은 버섯 같이 잘라놨지, 화장 하나도 안 하고 스킨로션도 안 발라서 살은 다 터있지, 옷도 후줄근하게 입고제대로 안 씻는 것 같고...에라이 이년아. 넌 예쁘고 못생기고 이전에 인간으로서실격이야. 그냥 원숭이해라."
폭풍을 쏟아낸 누나는 이번에도 양손 뻑큐를 날려주시며 방을 나갔고, 채팅창은 그야말로 구세주를 맞이한 분위기가 되어 있었다.
"여러분. 방 골라봐요. 아직 나 보는 스트리머 많다며?"
채팅이 마구 올라왔다.
시청자는 옛적에 10만을 돌파했고, 이젠 13만 언저리에 걸쳐 있는 수준.
진짜 대단하다.
-...들어오셨네요.
이번에도 방을 하나 선택해 들어갔는데, 놀랍게도 평범한 쿵쾅이들과는 달리 그나마 좀 제대로 생긴 사람이었다.
"어? 이제야 좀 사람을 보는 건가."
-소라님, 얘기 좀 해요. 차분하게.
"뭐래. 먼저 다굴까놓고 차분은 개뿔."
-페미라고 해서 다 그런 이상한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에요.
"오? 넌 좀 다르다 이건가?"
-솔직히 그네들은 일부 급진적인 애들이고요, 대다수는 양성평등을 추구하고 있을 뿐이거든요.
그녀는 차분한 어조로 이런저런 말들을 늘어 놓았다.
말하는 것만 들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그럴듯한 말들이다.
하지만 소라누나는 끄덕이지 않았다.
계속 이어지는 말을 끊고 들어가서는,
"야, 꼬리자르기 하지 마. 뭐가 일부고 뭐가 급진이야.다 똑같은 것들이구만."
-아니 우리는 양성평ㅡ,
"이미 평등한데 뭔 자꾸 평등이냐고. 너가 여기서 방송도 하고 돈도 벌고 팬도 생기고 할 수 있는 게 다 지금 남녀가 평등하니까 할 수 있는 거 아냐. 니 말대로 남녀가 불평등하고 남자가 권력을 갖고 있으면 미쳤다고 너를 놔두겠니? 니가 갖고 있는 걸 그냥 두겠어? 뺏어가지. 제발 병신 같은 소리 좀 하지 말자. 응?"
-평등하지 않은 부분도 분명히 있어요. 남녀임금격차에서도 알 수 있듯, 명백하게 여자가 남자에 비해 불리한 부분이 있고,남자가 여자에 비해 갖고 있는 권력과 이익이 있다고요.
"일하는 시간부터가 차이가 있는데 당연히 임금격차가 있지. 요즘엔 남자도 생리휴가 받아 쉬니?"
-아니 그게 무슨 상관ㅡ,
"상관 있지. 니가 직원을 뽑는다고 생각해봐. a는 여잔데 생리휴가 한 달에 한 번 줘야돼. 하루씩만 쳐도 1년이면 12일이야. 12일동안 일을 덜 한다고. 근데 b는 남자라 생리휴가가 없어. 12일을 더 일해. 일만 더 하냐? 여자는 아파. 생리휴가 갔다 와도 아파. 나도 생리 심한 날에는존나 아프거든? 일 못해. 집중이 안 되니까. 니가 사장이어봐. 누구 뽑을 거야? 한 달에 하루 꼬박 월금에 붙여 쉬고, 갔다와도 아프다 징징거리는 애들 뽑을래 아니면 그딴 거 상관 없이 쉴 날만 딱 쉬고 나와서 일하는 남자애들 뽑을래? 답 나오잖아 멍청아. 이게 차별이냐? 남자도 이제 인공지능 나와서 24시간 매일매일 일하는 애들 나오면 싹 도태돼. 그게 시장이고 이 세상이야. 근데 뭔 같잖은 차별타령이야. 그럼 공장 다니던 남자애들은 도대체 그 권력이 어디갔길래 공장에서 기계들이 일하고 앉아있냐? 걔네 권력 어디갔어?
노동시장은 그냥 생산성이야 병신아. 제발 이상한 거 같다 붙이지 좀 마."
누나는 그 말을 끝으로 어벙거리는 비제이 방을 나왔다.
이후에도 페미들 방을 찾아 들어가 한바탕 난장판을 부리면서 나오기를 반복, 십수개의 방송을 깨버리고 여러 명의 비제이를 울리는 등의 전과를 세웠다.
+++
처참.
현재 페미진영은 말 그대로 처참한 상황이다.
어제와 오늘 일어난 두 개의 대첩으로 인해 페미들의 기가 팍 죽어버린 탓이 컸다.
유소라라는 신인 bj겸 스트리머가 등장하여 얼굴만으로 시청자들을 확보하길래 처음에는 만만히 보고 덤볐다.
하지만 그게 잠자는 사자를 건드린 꼴이었을 줄이야...
그녀는 그야말로 미친듯이 날뛰면서 인터넷을 넘나들더니, 순식간에 10만 시청자 대군을 거느리며 페미진영을 소탕하였고, 인터넷 세상을 평정해버렸다.
이제는 그녀가 직접 페미방을 터뜨리지 않더라도, 그녀의 팬클럽 회원이나 시청자들이 방을 찾아 좌표를 찍으면 무수히 많은 시청자와 안티 페미들이 쳐들어가 난장판을 만들었고, 페미 스트리머는 울며겨자먹기로 방송을 끄거나 채팅을 얼리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만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일로 그녀의 팬카페는 팬 커뮤니티의 역할만 하는 게 아닌 온라인상에 퍼져 있던 반 페미세력을 규합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하나로 뭉쳐 강력한 화력을 내던 페미계에 맞서 드디어 반 페미세력도 중심이 생긴 것이다.
물론 딱히 그녀의 의도는 아니었다.
어쨌든 이런 일로인해 페미계는 잔뜩 위축되는 한편 분노와 상처가 쌓였다.
어떻게든 유소라를 처리하지 않으면 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저는 그녀의 행동으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며, 물질적으로도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식으로 고소를 할 생각이에요."
몇몇스트리머는 고소를 추진했다.
여러 요건을 따져보면 애매하긴 하지만 고소요건 자체는 성립되고 있으니 충분히 해볼만한 시도.
문제는 그녀가 거의 치외법권 같은 존재라는 거지만 뇌가 없는 그들로서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그저 짐승처럼 분을 풀기 위해 본능 같은 행동을 할 뿐.
반응은 꽤 좋았다.
순간 찍 눌렸던 페미들이 득달같이 들고 일어나며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Make! Feminism! Great! Again!(페미니즘을! 다시! 위대하게!)"
라는 문구가 어딘가에서 등장하고, 그들은 이 문구를 바탕으로 결속력을 다지는 한 편 소라에 대한 복수를 불태웠다.
페미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수만에 이르는 쿵쾅이들이 결의를 세우며 이를 갈고, 얼마 없는 지갑을 모아모아 전쟁자금(?)까지 마련했다.
이를 지켜보던 반 페미 진영, '빛소라 팬덤'역시 가만있지 않았다.
이번에야말로 페미들의씨를 인터넷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신념을 내걸고 인터넷의 징기스칸이 된 유소라의 군문을 불러 들였으니,
"유소라 포에버!"
'빛소라 팬덤'의 깃발 아래 20만,
"착한 페미는 죽은 페미!"
"착페죽페!"
'대척결 꼴페미'의 깃발 아래 5만,
"페미 탈출은 지능순!"
"페미 이콜 무뇌충!"
'더씨'의 깃발 아래 11만.
물경 수십만의 연합군이 탄생하여 대치했다.
어느덧 페미진영도 수가 불어 무시할 수 없는 숫자가 되었으니, 이것은 넷상의 향후 10년 향방을 결정짓는 대격돌.
누구나가 생각했다.
여기서 이기는 쪽이, 앞으로의 대세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