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259)화 (258/517)



〈 259화 〉24. A급 던전 등장.

"근데 진짜 이런 게 있네. 말로만 들었는데."
"아흑이요?"
"응. 인간 모습에서이렇게 큰 수송기로 변하다니...군입대 생각 없대?"
"누난왜 죄다 군입대로 연결됩니까."
"군에는 너의 힘이 필요하단다."
"군대가 제 휘하로 들어오는 거라면 인정하죠."
"야. 그게 말이 되니."
소라누나의 자동힐 덕분에 팔팔해진 은율령은 누가 뭐라 하기도 전에 수송기에 탑승했다.
어차피 운전 같은  아흑이가 알아서 하기 때문에 내부는 굉장히 넓었고 유은+서현+율령+10명의 1등 시녀 를 모두 수용하고도 한참이나 공간이 남았다.


"나는 아흑이랑 같이  테니까 흑흑이는 그냥 남아서 여기 지키고 있어."
[알겠습니다. 주인님.]
"아흑아. 달려라. 최고속도로."
[네.]

아흑이의 엔진에 불이 붙고, 수직으로 이륙한 그녀는 순식간에 음속을돌파하며 인천을 향해 내달렸다.


"우와아아악!! 아,아까보다 더 빨라아앗!!"


공군 출신도아니고 모험가도 아닌 율령으로서는 버틸 수 없는 속도.
정말이지 엄청난 속도로 가속하고 있다.

"좀만 참아요. 10분이면 되니까."
"히이익! 10분이라닛...!"

율령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아흑이의 속도는  빨라질 뿐이었다.




+++




"영구임대라...."


한편 한사랑은 정조의 위기를  번이나 넘겨가며 바르카나의 시장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물론 그녀가 자의적으로  것은 아니고 아르미오스의 인도에 의한 것.

그리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그녀와 함께 있으면서 느꼈던 건, 정말 군대의 부조리란 부조리는 모조리 모아둔  같은 인간이라는 점이다.


전에 피X츄와 파이어볼로 연대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이세민 병장은 그녀에 비하면 새발의 피다. 그녀는 아예 대놓고 부하 병사(율리아)를 성추행했고, 결국 참다 못한 율리아가 싫은티를 내자 곧장 차를 멈춘 뒤 무자비한 폭행을 행사했다.

도대체 정의라는 게 존재할까? 라는 의문이 절로 드는 장면. 군대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면, 그리고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면 이런 막장행각은 쉽게 벌이지 못할 텐데, 그녀는 전혀 거리낌이 없다.

결국 율리아 상병은 아르미오스에게 온갖 희롱과 폭행을 당하다 부대로 복귀했다.

이 복귀도 참 웃기는 게 원래 5일이나 휴가가 남은 병사라는 것. 그걸 아르미오스가 강제로 데리고 다니면서 복귀시킨 것이다.

이런 인간에게 영구임대가 된다면 그야말로 끔찍한 인생 낙찰.

'진짜 사이코패스.'

 생각이라고는 1도 생각지 않는 여인.
그게 아르미오스였다.


물론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한사랑도 사이코패스라고할  있을 것이다. 정확한 사전적 의미에는 맞지 않지만 어쨌든 대의를 위한 소의 희생에 있어서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며 지금 다시  개월 전으로 돌아가 매운갈비집과 매운갈비탕이 대치하는곳에 간다 해도 거리낌 없이 발포 명령을 내릴것이다.

다만 차이점이있다면 아르미오스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남을 죽인다는 것이고, 한사랑은 본인이 믿는 정의를 위해 그리 한다는 점일까.


스윽.

상념에 잠겨있는 사이, 시장이라는 작자가 다가와 한사랑의 뺨을 쓰다듬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확히는  수 없지만, 표정이나 눈빛으로 보아 마치 예술품이나 장식품 따위를 감상하는 기분을 하고 있다는    있었다.

'여기서 난 그냥 장난감이로군.'

수치심과 자괴감이 몰려왔다.

생각해 보면 그녀가 한 건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연대원이 얼마나 살아남았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연대장이라는 인간이 그것조차 파악하지 못했다.

아무리 전력차가 심했다고 해도 이는 명백한 그녀의 실패.

"너, 영구임대의 값이 어떤 건지 물론 알고 하는 말이겠지?"

한사랑의 볼을 쓰다듬던 여인의 입이 묘하게 비틀렸다.

"예! 물론 알고 있습니다!"

옆에서 아르미오스의 패기 넘치는 대답이 돌아왔다.

"읊어보렴."
"20년  봉급의 절반 감소 및 20년간의 의무복무, 그리고 2번의 진급 누락이 있습니다!"
"잘 아네."

볼을 쓰다듬던 시장이 손을 거두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름이뭐니?"
"...."
"하등생물씨! 시장님께서 묻고 계시잖아요! 얼른 대답해요!"

아르미오스가 옆구리를 콕콕 찔렀다.
살인충동이 치솟았지만 힘이 없는 관계로 얌전히 대답했다.


"한사랑."
"직책은?"
"연대장."
"연대? 아. 그 2천명 단위 말이군. 높긴 하지만 뭐랄까...애매하네...별 정도는 달고 있을 줄 알았더니.  어쩔 수 없지."
"아! 그럼...?"
"물론 임대는 아직 안 되지. 트로피답게 개조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거고, 나도 감상을 좀 해야하지 않겠어?"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일주일 정도 걸릴 거다. 가봐."
"예!"

척.
아르미오스는 절도 있게 경례해 보이더니 슬그머니 한사랑의 엉덩이를 매만지더니 귓가에 속삭였다.

"언니, 일주일만 기다려요. 매일밤 따먹어 줄 테니까. 후후후."


그리고는 음흉한 웃음을흘리며 방을 나섰다.

'...미친년.'

오소소 소름이 돋는다.
도대체 저런 썅년이 어디서 튀어나왔단 말인가.


아.외계인이지....



'유은씨...빨리 와요.'


어느때보다 간절하게 유은이 보고 싶어졌다.
누구보다 늠름해야 하는 군인이지만 이런 순간에는 그를 의지해도 되지 않을까.
백마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공주가 되어도 되지 않을까.

짝짝.

시장이 손뼉을 치자,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젊은 남자다.

"이거 가져가서 작업해."
"예. 시장님."

그는 공손히 인사해 보이더니 싸늘한 표정으로 읊조렸다.

"따라와라."

건조하기 짝이 없는 말.
한사랑은 한 시라도 빨리 유은이 오길 염원하며 그를 따라갔다.




.
.


"하필이면 그 여자에게 걸리다니. 운도 없군."

감옥을 연상케 하는 철문 앞에서, 남자가 입을 열었다.

"여자라고 안심하지 마라. 어지간한 남자에게 능욕당하는 것 보다 그년에게 당하는 게 몇 배는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울 테니. 하긴 뭐,  알바는 아니지."

철컹.

철로 이루어진 문을 열자, 2평 남짓한 방 내부가 보였다.

"들어가라. 당분간 네가 지낼 곳이니. 작업은 내일 부터 시작할 거다."
"...작업이라는  뭐지?"
"알 거 없다."

그는 한사랑의 등을 팍 밀치고는 무심하게 문을 닫았다.

"크윽...."

바닥에 널브러진 그녀가 몸을 일으켰다.

난방 하나 되지 않는 차가운 바닥. 그래도 트로피니 피규어니 하는  듣고 나름 대우는 해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그냥 물건 취급이다.






"예?"

십분 정도 뒤.
밖에서 대화소리가 들려왔다.
한 명은 이곳을 돌아다니는 간수고,
나머지 한 명은....


"어차피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하잖아요. 시장님께 허락도 받았다구요."

아르미오스다.
 사갈같은 계집애가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음...허락을 받으셨다면야.... 1시간 안에 나오셔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또각 또각.


철컹!


"예이~!"
"...."
열린 철문 너머로, 천진난만한 얼굴의 아르미오스가 등장했다.

"우응~ 못 참을  같아서 그냥 와버렸어요~. 후후후."

표정이 음란함으로 가득  있다.
한사랑이 흠칫 하며 물러설 정도.


"으응? 왜 뒤로 가고 그래요? 제가 기분 좋게 해드릴게. 내일부턴 끔찍한 개조기간이라구요? 으음~ 그러니까 오늘 쾌락지수를 충전해 둬야 한단 말씀!"

그녀는 철문을 닫고 옷가지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 마침 그때 계속 뒤로 물러서던 한사랑의 등이 벽에 닿았다.


"...저리 꺼져."
"네? 뭐라고요?"
"꺼지라고. 변태년아."

아마 아르미오스의 성격으로 보아 이런 말을 하면 분명 호되게 얻어 터질 거다.아까 율리아 상병한테도 그러지 않았던가. 그저 조금 싫은 티를 냈을뿐인데 본인을 거부한다 여기고 무자비한 폭행을 날렸다.

한사랑이라고 다르지 않을 거다.
아까 그녀에게 보였던 태도로 보아 이미 아르미오스는 한사랑을 자신의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거부된다면 그땐 아마...

푸욱!


"꺼...꺼억...!"

예상대로 폭행이 시작됐다.
부드러운 복부에 아르미오스의 발이 하고 들어왔다.

"하등생물 주제에 꺼지라뇨? 너~무 건방지다~."

그녀가 컥컥대는 한사랑의 머리채를 잡고끌어 올렸다.
덩달아 딸려온 그녀의 얼굴에는 고통이 한가득.


아르미오스가 쭈그려 앉으며 한사랑과 눈높이를 맞췄다.


"너 단어선택 잘해요. 앞으로 나랑 평생 살아야된다고. 응? 꺼지라니 너무하잖아."

뺨을 때리려는 듯 한껏 오른 팔을 뒤로 젖힌다.
그리고 그대로,


짜악 - !

한사랑의 뺨에 붉은 자국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또 다시 손을 든다.


짜악 - !


경쾌한 소리.
한사랑의 입술이 터져 피가 흘러내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르미오스는 다시 손을 들어-,







쿵 - !






절묘한 타이밍.
엄청난 진동과 함께 저 멀리 어딘가에서 폭음이들려왔다.


"...응?"

심상치 않은 진동.
유랑도시 전체가 옆으로 몇cm는 이동했을 정도로 거대한 충격이 있었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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