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0화 〉27.커맨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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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자신을 향한 커다란 위협이 오고 있다는 걸 꿈에도 모르는 한사랑은 부대원들과 함께 철수를 위해 열심히 걸었다.
육군의 기본은 행군!
비록 던전 안이었지만 이렇게 걸어다니는 것 자체가 그녀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이었다.
보급품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최대한 전투를 피해다녔으며, 부득이하게 전투를 하게 되었을 시에는 소모를 최소한으로 억제하곤 했다.
그렇게 하루.
복층으로 이루어진 던전의 깊숙한 곳에서부터, 제법 지상에 가까운 곳까지 올라왔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그립고 그리운 군영.
두둑한 보너스와 함께 휴가를 즐길 수 있다.
덕분인지 어둑했던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피어 올랐으며, 그 한사랑조차 살며시 웃음을 지었다.
사실 한사랑은 본래 이번 실험에 참가할 수없었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었지만, 가장 대표적인 건 그녀의 상태였다.
군에서는 그녀를 PTSD환자로 보고 있었던데다가, 꽤 오랫동안 방구석에서 과자를 집어먹으며 폐인짓하던 생활 덕분에 몸도 통통하니 살이 오른 상태였다.
그런 사람을 정예 중 정예만을 뽑아 투입하는 이번 실험에 넣을 리가 없었다.
다시금 본인을일으켜 세우겠다는 굳건한 의지를불태우던 그녀는 낙담했지만, 곧 모든것은 자신이 만든다는 신념 아래 일명 '정상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으니...
그저 살을 빼는 것 뿐이었다면 얼마든지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험이 시작되기까지의 짧은 기간동안 살을 빼는 것 뿐만 아니라 체지방률이랄지 하는 등의 모든기준을 충족시켜야 했기 때문에 평범한방식과 노력으로는 절대 불가능했다.
그러나 그녀는 마침내 이루어냈다.
여기에는 동기이자 한때 부하였던 은율령과, 거의 앙숙이라 할 수 있는 은소령의 조력도 있었는데, 특히 은소령의 경우 부활의 계기를 마련해준 것부터 시작해서 상당히 많은 부분에 도움을 주었다.
한사랑이 너무도 고된 훈련과 식단 조절, 쇠질 등에 지쳐손쉬운 유혹에 넘어가려 할 때면, 갑자기 등장해선 욕설과 함께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도발을 일삼았고, 한사랑은 알면서도 홀딱 넘어갔다. 아니,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자존심을 있는대로 긁어대며 무슨 짓이든 하게 만드는 은소령의 도발은 그야말로 신의 재주. 아직 어린 나이인 한사랑으로서는감당할 수가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피나는 노력 끝에 간신히 몸을 정상으로 끌어 올리는데 성공한 그녀.
하지만 넘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그녀의 계급이었다.
'자네 미쳤나?'
이번 실험은 대단히 위험하고 험한 것. 그렇기에 최정예 요원들만을 선별하여 뽑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 중사나 중위도 아니고 무려 중령이 지원한다면?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게다가 그녀는 계급만중령이지, 맡고 있는 보직은 대령급이 하는, 심지어는 임명되는 순간 대령 계급장이 붙어서 나오는 연대장이다.
천 단위의 병사들을 지휘해야 하는 지휘관이 백명도 안 되는 정예요원을 뽑아 던전에 들어가는 이런 임무를 맡다니. 그녀가 특출나게 던전에 용이한 능력을 지닌 게 아니라면 어불성설.
설상가상(?)으로 군에서는 인천사태에서 활약(?)한 그녀의 계급을 진짜 대령으로 박아버리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었고, 꽤 긍정적으로검토하고 있었다.
때문에 군에서는 그녀의 요구를 받아줄 수 없다며 몇 번이고 그녀를 돌려보냈지만,결국 한사랑이 한 말에 설득되고 말았다.
'이전에도 그랬고, 추후에도 던전시티에서 복무하게 될 제가 던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면 그것이 일선에서 조국을 위해 피땀흘리는 장병들에게 모범이 될까 의문스럽습니다. 지금껏 저는 그럴듯한 계급장과 보직에 앉아 있었을 뿐, 실질적으로 아는 바가 없었습니다. 이 상황이 지속되다 군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만일 이 실험이 성과를 거두어 관련된 병기가 양산된다면 당연히 최우선적으로 제가 지휘하는 던전부대에 지급될 것인데, 이 역시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군을 지휘하는 지휘관이 군에서 사용하는 무기에 대해 알지 못한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참담한 일인지는 굳이 제 입을 통하지 않아도 충분히 아실 것입니다.
그러니, 저를 던전 부대에서 물리시든, 아니면 이실험에 참가하게 해주시든, 둘중 하나를 택해주시길 바랍니다.'
다소 건방진 말이라 할 수 있었지만, 이 말을 통해 그녀는 이번 실험에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돌아가시면 정식으로 대령을 다신다고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그저 무거울 뿐이다. 한 것도 없는데 대령이라니."
명확하게 보이는 공적을 세운 적이 없어 뭔가 찝찝한 그녀.
하지만 군 상층부 입장에서는, 그녀를 유은이라고 하는 희대의 망나니가 있는 강남에 박아두는 것 만으로 엄청난 효과를 보고 있다 생각했고, 이는 정부의 생각과도 일치했다.
공식적으로는 그녀와 유은이 별 관계가 아니지만,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듯, 그녀는 유은의 애인이다.
그런 그녀가 지휘하는 연대를강남에박아두고, 추후 사단 등으로 규모를 확장해 가다보면, 그것만으로 유은의 막나가는 행동을 일부 억제할 수 있는 것!
지금처럼 하렘궁이 미쳐 날뛰는 이때에 강남 지휘관으로 그녀만큼 적합한 인물이 없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건 너무나 빠르고 비상식적인 진급 속도로 인해 슬슬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일까.
당장 그녀 때문에 뒤쳐진사람들은 셀 수 없이 많았고, 특히 이번 대령 특진건은 상당히 민감했다.
중령에서 대령 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데 고작 20대 후반이 될까말까한 여자애가, 그것도 중령단 지 1년 도 안 돼서 또 다시 진급한다면 거기에 불만을 가지지 않는 편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
"대령이라면 나보다 훨씬 어울리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그분들 볼 낯이 없구나."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럴만 하니까 진급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대원은 그렇게 한사랑을 띄워주며 끊임없이 재잘댔다.
마치 어떻게든 친해지려는 것처럼.
"던전 때문에 정신을 차린 건지, 요새 군 상층부는 제대로 된 판단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궁과도 적대하지 않고 최대한 협조적으로 나가면서 여러 가지이득도 보고 있고 말입니다."
"그야ㅡ,"
"그거야 군 상층부가 썩었기 때문이지."
한사랑의 말을 누군가가 끊고 들어왔다.
"한낱 범죄자, 더러운 흉악범을 경무관이니 명예 장성이니 하면서 빨아주는 꼴이라니. 이 나라도 다 틀렸어."
낮은 목소리.
그에 실린 듯한 분노.
갑작스런 등장에 한사랑을 중심으로 대원들이 뭉치며 긴장했다.
쿵쿵거리는 발소리와 함께 등장한 것은 180이 조금 넘어 보이는 한 남자였다.
"...!"
그것은 너무도 익숙한 인영.
외관은 조금 달라지고 온통 백발이라는 걸 제외하면 예전에 매일같이 보던 그 얼굴이다.
"...."
그는 한사랑과 10여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멈추었다.
길게 휘날리는 백색의 장발, 홀쭉해진 얼굴. 그리고 눈에 똑똑히 어려있는 살기.
분명 사지가 다 날아간 만큼 서서 그녀를 마주보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한사랑과 그 아비를 시기하는 한 장성의 도움을 받아 최첨단 의족, 의수를 장착할 수 있었다.
그는 한쪽 입술을 말아 올렸다.
"오랜만입니다. 중령님."
턱을 살짝 들어올리며, 내려다보는 시선으로그녀를 응시한다.
마치 이곳에 있는 모두를 손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듯한 표정.
한사랑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어떻게 서 있는 거지?"
"하...."
임학봉이 고개를 반대편으로 기울였다.
"그 말은 마치 제가 서 있으면 안 된다는 듯하군요."
"그런 의미가 아니라는 걸 알 텐데? 시시하게 말꼬리나 잡으려 이곳에 들어온 건가?"
"물론 아니죠."
그가 총구를 들이밀고 있는 면면들을 스윽 살펴봤다.
무수한 테스트를 통과한 50명의 정예 요원들.
한 명 한 명이 살벌한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
게다가 던전에서 며칠간 생활했으니 필시 스탯도 열렸을 터.
육탄전으로만 싸워도 승산은 없다.
'저게 그던전용 소총이군.'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신식 소총으로 무장한 상태.
만일 임학봉과 그들이 싸우게 된다면 당연히 군인들이 그를 압살할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그는 당당했다.
투웅 - !
그의 발이 움직였다.
그것을 누군가는 뛰어나게 발달한 동체시력으로 캐치했겠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못했다.
그저 한사랑 정도만 눈과 고개로 따라잡았을 뿐.
그러나 그것도 한참이나 늦었다.
"제게는 목적이 있거든요."
그의 손에 들린 무언가.
새빨간 액체를 뚝뚝 흘리며 경악의 표정을 짓고 있는 그것을, 그는 뒤로 던져 버렸다.
풀썩.
머리없는 시체가 총과 장비를 떨구며 쓰러졌다.
"무슨...짓이야!!"
뒤늦게 터져나오는 고함.
그러면서도 한사랑과 군인들은 순식간에 멀찍이 떨어지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야말로 일사분란한 움직임.
적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그 움직임을 본 것 만으로 기겁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분노와 뒤틀린 욕망으로 움직이는 임학봉은 그런 것에 신경쓰는단계가 아니었다.
"오래 기다렸습니다. 한사랑."
음울한 울림.
그러나 언뜻언뜻보이는 불쾌한 희망감.
한사랑은 전신에 소름이 돋아났다.
이 느낌은 바르카나에 잡혀가 에르미오스에게 희롱당할 때의 그것과 같았다.
음욕.
그녀를 향한 노골적인 욕망이 표출되며 던전을 가득 매워갔다.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은 오로지 그녀를 향한 어긋난소유욕만이 자리하고 있었고, 그건 마치 악마의 얼굴 같았다.
"대장님!"
"발사!"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발사 명령을 내렸다.
저 표정이 너무 끔찍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죄 없는 군인을 살해했다.
군대가 소유하고 있는 던전에 들어와서 갑자기 군인을 죽인다?
이는 명백한 반역행위이며 그런 자가 특별한 무력을 갖고있을 시 즉각 사살하는 것이 군의 방침이자 그녀의 생각이었다.
이미 수개월 전 그와의 인연이 끝날 때 오만정이 다 떨어진 상태였기에 그녀에겐 단 하나의 망설임도, 그리고 애틋함이나 슬픔이나 안타까움 등의 감정도 없었다.
그저 적을 쏴 죽이고, 만약 총이 들어먹지 않으면 칼로 쑤셔 죽인다ㅡ,
정도의 표정.
명백한 적을 상대하는 얼굴이다.
"흥."
그 표정이 거슬렸던 걸까.
임학봉이 슬쩍올렸던 입술을 내렸다.
"여전하시네."
"죽어어어!!"
사방에서 총탄이 휘몰아쳤다.
누구라도, 아니 어떤 것이라도 형체 자체를 허물어 버리는 탄의 세례.
설령 단단한 콘크리트 건물이라 해도 벌집으로 만들 수 있는 총탄이 무수히 날아가 임학봉의 몸을 꿰뚫고자 했다.
그러나,
<쉴드>
작게 뱉어진 그의 말 한 마디에 씌워진 얇은 막이 그 모든 것을 튕겨냈다.
도탄된 탄은 근처 바닥이나 벽에박혔고, 더러는 저 멀리 날아가 애면 몬스터의 비명을 자아내기도 했다.
"뭐야 저놈은!!!"
전혀 통하지않는다.
한사랑도, 그리고 군인들도 필사적으로 총을 갈겨댔지만, 임학봉은 너무나 여유로운 태도로 어깨를 으쓱였다.
"저는 말이죠. 각오가 돼 있습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빗발치는 총탄의 격렬한 소리 때문에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이 빌어먹을 직업은 능력은 좋은데 딱 한 가지 아주 좆같은 문제가 있어요."
와락 일그러지는 얼굴.
그러나 여전히 총탄은 그의 쉴드를 뚫지 못했다.
"섹스를 한 번이라도 하면 모든 직업 효과 및 스탯 초기화...이후 다시는 스탯을 가질 수 없게 되죠. 얼마나 어이가 없어요?"
가슴&키스 동정 대마법사.
네이밍과 제약이 어이없어서 그렇지, 성능 자체는 말도 안 되게 좋은 직업이다.
총 5단계로 이루어져 있는 흥분도 단계를 올릴 때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100%상승.
게다가 주기적으로 가슴을 만지거나 키스할 수 있는 파트너 한 명당전체 스탯이 1%씩 늘어난다.
이는 바꿔 말하면 창녀들을 대량으로 고용해 데리고 있는 것 만으로 엄청난 양의 스탯상승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었다.
"투자된 돈이 얼만지 알아요? 내 사지에 고용한 창녀들...그리고 은밀히 빼돌린 스탯...그거 알아요? 하렘궁이 군에 납품하는 스탯 중 일부가 중간단계에서 꽤 사라진다는 거."
여전한 총탄의 폭풍 속에서도 그는 누구도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태연히 이어갔다.
"아무튼 그렇게...당신들을 처리하기 위해 엄청난 돈이 들어갔답니다. 그거 다 내 빚이 됐거든요? 근데 섹스 한 번 하면 그게 다 날아가요. 갚으려면 앞으로 수십년은 이 힘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뿌연 연기 속에서 그의 눈이 번뜩였다.
"어처구니 없죠? 사실상 고자나 다름 없죠. 그래서 포기했어요. 인생. 다 상관 없어. 당신을 품고, 내 마음대로 할 수만 있다면 이제 아무것도 필요없거든요. 방 하나 구해서 도망가지 못하게 온 몸을 묶어둔 다음에 매일같이 범해줄 거예요. 제 스탯이나 직업도 모조리 사라지겠지만상관 없어요. 이제둘이서만 살 거니까."
잔뜩 미쳐있는 그의 말소리는 비록 들리지 않았지만, 좋지 않은 내용이라는 건 충분히 전달됐다.
"말 되게 많네."
결국 한사랑은 소용 없는 총을 아무데나 던져 버렸다.
군인이 할 행동이 아니었지만, 어차피 의미 없는 총, 가지고 있어봐야 짐일 뿐이다.
철컥 철컥.
운명의 장난인 걸까,
그에 맞추어 대원들의 총이 더 이상 불을 뿜지 못하게 되었다.
오링.
가져온 모든탄을 다 소모한 것이다.
"...씨발."
누군가가 욕을 내뱉었다.
이렇게 되면 설령 임학봉을 죽인다 해도돌아가는 게 문제다.
모두가 스탯을 얻긴 했지만 몬스터와 조우하면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 분명.
대원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한사랑씨."
사격음이 모두 멈춘 가운데, 임학봉이 자랑스레 두 팔을 좌우로 벌렸다.
"이제 그 더러운 놈은 잊어 버리고 저만의 귀여운 펫이 되도록 해요."
꽈악.
그녀가주먹을 꼭 쥐었다.
전에도 모욕감을 선사해 주더니, 이번엔 아주 혐오감을 포장지에 싸서 건내주고 있다.
플랑크톤의 DNA조각 만큼 남아있던 일말의 정 조차 완전히 말소되었다.
스윽.
총이 쓸모 없으니 결국 써야 하는 건 칼.
이것 역시 던전용으로 특수 제작된 것이었는데, 언뜻 보기에는 도저히 무기로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사이즈도 그렇고 생긴것도 딱 그냥 핸드폰.
그녀가 말 없이 디스플레이를 엄지로 꾹 눌렀다.
<사용자 인증...한사랑 중령...적법사용자입니다..디바이스를 활성화 합니다.>
촤라라락!!
손바닥만한 사이즈의 그것이, 기계음이 끝남과 동시에 상하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트랜스 미스릴이 변신하는 듯한 모습!
작은 핸드폰 만한 사이즈였던 것이, 마침내는 긴 장도가 되었다.
장성들에게 지급해 주는 지휘용 검과 거의 비슷한 길이.
"그건 또뭐죠? 검? 하하...사랑씨, 꽤나 신기하긴 하지만 그걸로 절상대할 순 없어요. 일단 쉴드를 뚫을 수 없는데다...이거 안보이세요?"
임학봉이 그녀를 비웃으며 특수합금으로 이루어진 의수를 내밀었다.
"이거 방탄의수야 이 개년아!!"
돌변하는 표정을 보고 한사랑이 곧장 튀어나갔다.
"대장!"
가벼운 움직임.
후웅 하고 던져진 몸에, 길쭉한 다리가 큼직큼직하게 내딛어지며 순식간에 임학봉의 지척으로 도달했다.
"베어봐!! 어차피 못할 테니까! 넌 이제 평생 내 밑에 깔려서ㅡ,"
"합금의수라고?"
씨잉 - !
깔끔한 베기.
내밀어진 의수를 향해 위에서부터 내려쳐진 참격은 똑 떨어지며 거짓말처럼 그의 의수를 동강냈다.
"...?!"
경악의 얼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쉴드도 있었잖아?
그리고 이거 합금이잖아?
고작 검 따위에ㅡ,
"이건 초당 2만번 진동한다 개새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