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343)화 (342/517)



〈 343화 〉29.다시 지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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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광장 상공.

대한민국의 역사를 여러모로 바꿔왔던 이 광장은 어떠한 일이 있을 때마다 국민들의 대결합이 실행되는 장소였다.
작게는 수만에서 많게는 수백 수천만 까지.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위인 중 한 명인 이순신 장군 동상을 중심으로 경쾌하게 뻗어 있는 대로는 마치 나라의 중심이자 혈맥이라도 되는  같았다.



 광장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왔다.
족히 천을 아우르는 경찰들이 긴 테두리를 그리며 사람들을 막고 있고, 상공에는 무수히 많은 보도헬기와 경찰헬기, 응급헬기 등이 열심히 프로펠러를 돌리고 있었다.



"인류의 적 유은을 처단하라!!"
"처단하라! 처단하라!"

"저들을 보십시오! 성경에 이르기를, 마지막날에 이방의 더러운 것이 단에 선 것을 보거든! 산으로 도망하라 일렀습니다!"
"아멘!"
"그 산이 어디냐!! 계시록에 이르기를 시온산이라 하였습니다."
"아멘!"
"그 시온산은~~"



"우리의 구주, 재림 예수이자 보혜사 소라님이 다시금우리를 향해 내려오고 계십니다!"
"아멘!"
"우리를 믿게 하시려고 수많은 이적을 보이셨으나 아직도 사람들은ㅡ,"




제각각의 사람들.
경찰들로 인한 인간 바리게이트 너머로 시위하는 사람들이나 각 종교의 무리들이나 취재에 목숨 건 기자들이 아우성을 치며 광장 안으로 들어오고자 애를 썼다.
그럴 때마다 고생은 경찰들의 몫.



"아오. 그냥 강남으로 가면 되지 뭐 할 게 있다고 여기로 와."
"...흠흠...일단은 대통령께서 이런 제안을 하신 거라...."
"그래서 서장님은 이런  좋다?"
"설마."

경찰인 주제에 타의 모범 같은 건 개한테 줬는지, 담배를 뻑뻑 펴대며 길가에 버리기까지 하는 불량경찰과, 그녀와는 상반되는 단정한 제복차림의 신도희 총경.


 모두 출입이 제한된 광장 도로에서 의전차량을 두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누군가라고 한다면 당연히 유은.


지금 이렇게 광장이 난장판이 된 것도 다 유은 때문이다.




"강남서장인데 광화문까지 와서 이게 대체...하....."

옆에서 껄렁거리는 은소령 만큼은 아니었지만, 신도희 역시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 같아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은 당장 그만두고 싶었지만, 현재 유은과 대통령 라인을 타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강력한 요구로 인해 여기서 이러고 있다.

심지어 신도희는 직접 유은의 곁에서 의전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


"아~ 드디어 총경님도 그놈의 마수에 걸리는 건가."
"...무슨 그런 끔찍한 소릴 해요."
"아니 하지만 우리 총경님 그냥 두기에는 너무 예쁘신데. 과연  색마새끼가 그냥 넘어갈까~"


그렇게 말하며 다음 담배를 꺼내 물더니 어울리지도 않는 눈웃음을 친다.
본인은 이미 먹혔다고 이렇게 남일처럼 막말을 해대다니. 이렇게 얄미울 수가.

"후우...뭐 너무 나쁘게만 생각하진 마요. 처음에 몇 번을 빼면 나름 괜찮게 생활하고 있으니까."
"괜찮은 생활이라니 대체 뭐죠??"
"알면서 왜 물어보세요?"


연신 키득거리면서 신도희를 놀려댄다.

"...너 감봉되고 싶어요?"
"와. 너무하네. 말 좀 했다고 감봉이라니. 그렇게 쪼잔하게 사니까 지금까지 남친이 없는 겁니다."
"...남친...있거든요."
"있'었'겠죠."
"...."
"아~ 우리 신총경님 데려갈 참한 남자 어디 없나~ 있어도 기에 눌려서 못 버티려나~."
"크윽...."

빠직빠직하고 분노의 혈관마크가 드러날 때, 갑자기 광장 내부의 공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작게는 바람의 방향부터 은은하게 풍겨오는 냄새 등이 바뀌었고, 크게는 바람의 세기, 울리는 소리 등등이 바뀌었다.


"...오는 건가?"

은소령이 피우던 담배를 툭툭 털어 버리고, 신도희도 자세를 다시했다. 그리고는 마이크를 들어 낭랑한 목소리로 외쳤다.



"전체~ 차렷!!!"

시위대를 막기위해 인간바리게이트가 된 남경들부터, 유은의 의전을 위해 특별한 제복을 갖춰입고 광장에 도열해 있는 여경들까지 하던일이나 담소따위를 멈추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비록 출세를 포기한 은소령(총포경) 옆에서 비교적 가벼워 보이는 신도희였지만, 일개 지방, 그것도 강남의 경찰서장이라는 직위는 절대 낮지 않았고, 총경이라는 계급도 높으면 높았지 절대 낮지 않았다.




쿠우우웅.

하늘에서 커다란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구름이 마구잡이로 흩어지고, 공간이 일그러져보이기까지 하는 기이한 현상.


10여초 동안 그런 현상이 일어나다가 돌연 거대한 우주전함이 모습을 드러냈다.


갑작스레 생겨난 거대질량에 거센 광풍이 도시를 강타했다.
가볍게 걸어가던 여자의 치마 따위가 큼직하게 들쳐지고, 시위대가 들고 있던피켓 따위는 부러져날아갔다.



"...왔네."

정말이지 이게 현실일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전함.
저렇게 커다란 물건을 어떻게 허공에 띄우고 있는 걸까.
신도희는 새삼 유은이 두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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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이게 누구신가. 신총경님 아니세요."
"...어서와요. 귀환을 환영합니다."
"뭘 그렇게딱딱하게 구세요. 우리사이에."
컨테이너처럼 생긴 수송선을 타고 지상에 내려오자 보이는 건 나를 향해 욕을 하고 있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과, 소라누나를 향해 기이한 환호성을 보이는 사이비 무리. 그리고 우릴 의전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경찰의 무리였다.

그리고 나와 커넥션이 있는 경찰이라 한다면 은소령씨와 그녀의 상관인 신도희 총경.

두 미녀의 등장에 나는 반갑게 인사해주며 은근슬쩍 소령씨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뭐야 팔은 왜 둘러 변태야."
"어허. 오랜만에 만난 지아비에게 말이 험하시군요."
"지아비는 무슨."

혀를 차며 고개를 돌리는 그녀지만 그게  귀엽다.
마침 오늘 시녀들이랑 섹파티 하기로 했으니...후후. 이 두 사람도 초대하면 되겠군. 도희씨는 처음이던가.


"히히. 소령씨 4개월만에 보는데 아랫도리 축축하게 젖은 거 아니예요?"
"지랄."

소령씨는 이를 드러내며 욕설을 뱉더니 나를 뿌리치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에 한숨을 내쉬며 나를 안내하는 도희씨.

"우린 따로 가는 건가요?"

뒤에서 물어오는 유나씨를 비롯한 부인들에게는 다른 경찰이 와서 붙었다.
아무래도 다른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양인데.

"이따봬여."

살랑살랑 그녀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도희씨가 열어준 차 안으로 탑승했다.



.
.


"하. 진짜 뭐 이딴  하냐."
"이딴거라뇨. 나름 재밌는데."

강남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내 옆자리에 앉은 소령씨가 투덜댔다.
참고로 내가 타고 있는 차 안에는 전부 여경으로 채워져 있고, 그외에 우리 일행을 태운 모든 의전차량, 그리고 행렬의  뒤를 장식하는 경찰 오토바이(?) 에 탄 사람까지 전부 다 여경이다.

나를 강남까지 빠르게 의전하기 위해 관련 도로를 모조리 제한했다는데 덕분에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매스컴이 난리났다고 한다.
지금도 우리 상공에는 여러대의 보도헬기가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촬영을 해대고 있으니 아마 내일쯤 되면 전 세계 신문 1면에 내 얼굴이 자리하고 있지 않을까.


"아 맞아. 이따가 귀환한 기념으로 파티할 건데 소령씨도 오시죠?"
"싫은데."
"도희누나도 같이 가요. 소령씨도 온대요."
"야! 내가 언제!"
"누,누나?"
"17살 차이긴 하지만 그 정도면 누나로 퉁 칠 수 있죠."

도희씨가 37살이고 내가 20살이니까  여고생만큼 차이나네.
그래도 이쁘면 장땡이지. 도희씨는 몸매도 좋고 피부도 좋다고.


"오랜만에 왔으니까 아주 재밌게  생각이니까 다들 와주세요. 앞에 있는 누나들도 와도 되는데."
"...저흰 사양하겠습니다."
운전중인 여경의 심플한 대답.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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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님."
"어떻게 됐습니까?"
"이제 막 도착, 강남으로 출발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집무실 내부를 불안하게 거닐던 그가 안심했다는 듯이 자리에 앉았다.
마음 같아서는 대통령 본인까지 가서 환영해 주고 싶었지만, 그러면 너무나 강력한 메세지가 되는데다 남자인 그를 유은이 좋아할  같지도 않았다.

"한대령도 있던가요?"
"아니요...아직 소식은 없습니다."
"흠."

잠시 생각하던 그가 탁자를 톡톡 두드렸다.


"외부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거고...어쩌면 우릴 적국에 준하는 상대로 인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궁의 인식이 그렇다보니...."

중국의 분열과 일본의 침몰로 인해 한국은 상당한 지리적 이점을 갖게 되었지만, 하렘궁이라고 하는 희대의 악의 단체와 손을 잡게 되면서  이점이 조금씩 퇴색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은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 여겼고, 궁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한민족이 살아남고 부흥하기 위해서는 궁과의 연합만이 답입니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이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미국을 물리치고 우리가 동아시아의 패권국이 되어야겠죠."
"그게...가능하겠습니까?"
"이미 하렘궁과의 기술적 제휴를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성과죠. 기술이 미래를 만드는 지금, 이미 우리는 앞서 있습니다."

그의 가치관은 확고했다.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민족이살아남고 부흥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수행한다.
한사랑과 은밀히계획중인 '그' 작전도 다 그로 인함이다.



"조만간 러시아를 방문할 테니 준비해주세요."
"러시아요?"
"네. 친궁 성향을 내비친 제가 러시아와 만남을 가진다는  알게 되면 미국이 똥줄 좀 탈겁니다."

그는 한민족의 부흥을 위해 미국을 제끼고 궁을 들이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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