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367)화 (366/517)



〈 367화 〉32.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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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전쟁터네."


짤막한 감상.
공항을 나와 국빈대우를 받으며 서울로 가는 길에 창문 너머로 보이는 광경은 인간으로서 참혹함을 느끼게 했다.


거대하게 자리한 크레이터와 그 근처 무너진 건물들.
아직도 바람이  때마다 뿌옇게 흩날리는 흙먼지가 가득했다.

물론 도시 전체가 파괴된 건 아니었기에  근방을 제외하면 굵직한 건물들이 우뚝 서 있지만, 그래도 한 켠의 광경은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4개월이 지났어도 미복구 상태라니."
"워낙 일도 많았고 제제도 받는 상황이니까요."


비서의 말에 아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겨진 건 공원 정도인가."


40만 명이 죽은자리.
아무 상관 없어도, 심지어 타국인이어도 저절로숙연케 한다.



인천을 지나 서울에 입성하여 마침내 강남.
본래라면 던전협력기구 회장씩이나 되는 그녀가 어떤 나라에 방문했을 때는 해당국의 대통령이나 그에 준하는 대사를 먼저 만나는  보통이다. 실제로 그녀가 전세기에서 내렸을 때는 이미 청와대에서 파견나온 고위 인사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유은의 호출로 온 만큼 모든 것을 패스하고 곧장 하렘궁으로 향했다.

언론에서는 그녀의 행보로 인해 D10과 하렘궁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는 둥, 두 거대집단의 동맹이 성사된다는  제멋대로 떠들어대기 시작했지만 아녜스는그런 곳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처참하게 무너져내린 인천의 일부를 봤을 때도 싱숭생숭한 마음이었지만, 강남에 진입했을 때는 그와는 비교도되지 않는 소용돌이가 그녀의 마음을 휘젓기 시작한 것이다.



행복하게  살고 있던 그녀의 가정을 풍비박산  장본인.
딸을 무참히 강간하고 동시에 아무 능력이 없는 남편을 인질로 삼아 아녜스 본인까지 능욕한 유은은 그녀와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는 원수였다.

심지어 나중에는 그로 인해(직접적인 살해자는 아니더라도) 남편마저 끔찍하게 삶을 마감했으니 어찌  원한이 하늘에 닿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 사무치던 원한이 점점 희석되고 있다.
아직도 충분히 증오하고 있지만 날로날로 흩어져가는 그 감정은 그녀로 하여금 상당한 초조함과 공포를 안겨주었다.
이대로 모든 증오가희석되어 다른 여인들처럼 그의 앞에서 스스로 다리를 벌리고 아양떨게 되는 건 아닌가 하고....



촤락!
촤라라락!

하렘궁의 황궁이 있는 강남의 중심지에 도달하자, 이미 소식을 받고 몰려온 기자들이 카메라 셔터를 요란스럽게 터뜨렸다.
창문 너머로 쉴새없이 뻥끗거리는 입모양이 보였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수 없었다. 관심도 딱히 없고.

지금 그녀의 신경은 온통 유은에게 쏠려 있었으니까.

"후...."


심호흡을 하여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자, 운전석에서 내린 비서가  문을 열어주었다.
늘씬하게 빠진 그녀의 다리가 문 밖으로 나서자, 카메라 셔터가 더욱 강렬해지며 기자들이 마구 몰려오기 시작했다.
근처에 파견된 경찰들이 아니었다면 차 바로 앞까지 와서 찍어댈 기세였다.




"회장님! 오늘의 행보는 어떤 의미입니까?!"
"하렘궁과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한다는 소문이 있는데요!"
"동서양간의 동맹이 결성되는 겁니까?!"

시끌시끌하게 떠들어대는 기자들.
비서가인상을 찌푸렸다.


"마중도 안 나오다니. 무슨...."

이곳은 하렘궁의 본거지다.
그렇다면 마중을 보내 기자들을 치워내는 것 쯤은 얼마든지 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

그것이 마치 자신들을 하찮게 여기는 것 같아 열이 뻗쳤다.


"그런걸로 일일이  받아봤자 의미 없어."

 모습에 냉정하게 말한 아녜스가 성큼성큼 걸어갔다.
광장을 가로질러 거의 건물 입구에 다다랐을 때, 그때서야 시녀들이 마중을 나왔다.


"어서오세요. 아녜스 회장님."
"...."

기분나쁜 미소.
어깨를 살짝 넘기고 있는 금발머리가 인상적인 아름다운 여인이다.

'임서현....'


워낙 얼굴을 많이 비추기 때문에 세간에서는 실세 중 한 명으로 인식되고 있는 시녀.
그녀가 웃음기 하나 없는 눈으로 아녜스를 맞이했다.


입은 웃고 있지만 눈은 싸늘하기 그지없는 전형적인 가식.
할수만 있다면 영혼까지라도 바쳐서 충성하고자 하는 서현에게 아녜스란 그저 주제도 모르고 반항하는 건방진 계집에 불과했다.

그녀의 딸이 유은에 의해 강제로 능욕되고 그녀 본인도 함께 범해졌다는 사실, 그리고  가족을 뺏긴 그녀의 남편이 소냐에게 끔살당했다는사실 등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다.

그녀에게 중요한  유은에 대한 충성여부와 그럴만한 자격여부 뿐이었으니까.


그런면에서  때 아녜스는 자격은 충분하지만 충성도는 형편없었다. 아니, 충성 이전에 증오마저 드러내고 있으니 명예로운 2호 좆물받이로서 심히 거슬렸다.



"주인님께서 회장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계시니, 잠시 저와 함께해 주시면 좋겠어요."



+++

쯔컥!


"히우우으읏!!!"

질벽을 거칠게 긁어대며 박혀오는 물건에, 천으로 눈을 가린 여인이 혀를  내밀며 절정에 달했다.
벌써 절정만 몇 번인 걸까.

티없이 맑은 피부에 군살없는 몸매, 극상의 조각이라 해도 좋을 정도의 여체가 벗겨진 채로 능욕당했다. 그야말로 엉망진창으로.

그만큼 수도 없이 절정에 달했지만, 유은도 5번을 상회하는 사정을 했고, 그  대부분을 여인의 얼굴이나 배 등에 싸질렀다.


당연히 온 몸이 정액투성이.

특히 얼굴은 소냐가 만들어낸 얼싸 트리거때문에 완전히 범벅이었다. 아예 코에다대고 직접 사정한 적도 있을 정도.

"이 정도면 됐으려나."

몸을 잘게 떠는 여인에게서 물건을 뽑은 유은이 만족한 얼굴로 폰을 들었다.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으니 이를 알리는 것이다.


"서현, 아녜스 들어오라고 해."
-예 주인님.
"너도 같이 들어와."
-네.

전화를 끊은 그는 여체 중에서 그나마 깨끗한 허벅지를 찰싹찰싹 때려가며 아녜스가오기를 기다렸다.

"흐흐흐...대체  달 만이지?"

그녀는 각별한 맛이 있는 여자다.

일단 출신성분(?)부터가 범상치 않아서, 그녀는 무려 성년 딸을 유부녀였고, 그런주제에 미친듯이 아름다웠다. 그야말로 밀프.
딸도 성인인만큼 모녀를 동시에 얼마든지 즐길  있고, 이는 다른 여인들에게선 얻을 수 없는 쾌락을 제공했다.

심지어 마찬가지로 모녀지간인 소냐와 유나조차 이런 쾌감은 줄 수 없었다. 강제로 취한  아닌만큼 쾌감의 결이 다른 것이다.

게다가 아녜스는유부녀+성년딸+모험가+고위층 이라는 외부요인을 제외해도 상당히 꼴릿한 여인이다.
얼굴이면 얼굴, 몸매면 몸매, 성기면 성기.
뭐 하나 빠지지 않아 품는 맛이일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빛. 증오를 담아바라보던 그 표정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어이. 네 엄마가 지금 이 꼴을 보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찹쌀떡처럼 매끈하면서도 탄력있는 허벅지살을 매만지며 물어보자, 여자는 힘없이 입술만을 움직였다.

개..새...끼...


유은이 정상적으로 지구에서 시간을 보냈다면 이미 호감도 풀이 되고도 남았겠지만, 중간에 4개월의 공백이 있다. 덕분에 그녀의 호감도는 아직도 50이 안 되는 상황. 충성도는 꽤 높은 편이라 하라는대로 다리를 벌리곤 있지만, 언제나 한결같이 좆같았다.

물론 몸이 기분 좋은 것과는 별개였다.



똑똑똑.

  지나지 않아 유은의 방에 노크소리가 울렸다.
그의 '들어와'라는 말과 함께 문이 열렸고, 불쾌함을얼굴에 드러낸 아녜스가 안으로 들어왔다.

유은은 알  없었지만,그녀는 들어오기 전에 이미 서현과 한바탕 말싸움을 하고 온 터라 심기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

노골적으로 그녀를 무시하고 깔보면서 '좆물받이면 좆물받이 답게 주인님 말씀에 고분고분 순종하면서 열심히 봉사하세요. 되도 않는 자존심 세우지 마시고.' 라며 초장부터 시비를 걸어왔다.
당연히 아녜스가 그냥 넘어갈  없었고, 덕분에 살벌한 말싸움이 붙은 것이다.

중간에 유은이 들어오라고 한 바람에 승자와 패자는 없었지만, 심각하게 상해버린 기분을 생각하면 아녜스가훨씬 손해였다.

'여기까지 와서 그딴 소리나 들어야 하다니....'


떠올리면 다시 엄청난 열이 속에서부터 치받고 올라왔지만, 그녀는 간신히 눌러 참았다.
서현도 서현이지만, 유은을 대할 때는 책잡힐 거리가 없어야 했다. 괜히 화라도 냈다가 찍히면 불이익은 그녀 혼자만 감당하고 끝나지 않는다. 그녀의 딸이면서 유은과 가까이에 있는 앙리에타가  화를 받게  것이다.

그렇기에 자제.

아니, 자제하려고 했다.
침대 위 광경을 보기 전 까지는.


"여! 히사시부리!"
"...!!"
알몸인 상태로 침대에 걸터앉아 혐오스런 흉물을 빳빳하게 세우고 있는 유은.
물론 그거야 언제나와 같은 상황이었기에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옆이었다.


"앙...리에타...!"


금발의여인이 아무렇게나 침대 위에 널브러져선 온통 정액범벅이 되어 있는 것이다.

"네가 온다길래 준비운동 좀 했지."

경직된 채로 서서히 분노게이지가 상승하는 아녜스의 모습을 보며, 유은이 허공으로 허리를 흔들었다.
호잇!호잇! 하는 장난스런 말소리와 함께 거대한 물건이 덜렁거렸다.


"아~ 역시 네 딸이라 그런지 얼굴도 너무 꼴리고 몸매도 발군이고 무엇보다 보지맛이 진짜 대박이야. 떡치는 맛이 있다니까."
"...."


천박하게 말을 늘어놓는 그를 죽일듯이 노려보며 가까스로 발을 옮겼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그녀의 분노가 배는 상승하는  같았다.

"응? 아녜스짱, 뭘 그리 정색하고 그래? 내가 니 딸 한두 번 먹는 것도 아닌데. 알고 있잖아?나 최소 일주일에 4번은 맛있게 먹고 있는데."

부들부들.


지척까지 다가온 아녜스가 떨었다.
두려워서가 아니다.
임계점을 넘은 분노 때문이다.

"뭐해? 청소해야지.딸이 더럽힌 보통 엄마들이 청소하잖아?"

그런 그녀의 모습을 즐기듯 웃으며 유은이 골반을 살짝 들었다.

시선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유은은 벌써 골백번을 죽었을 것이다.
그만큼 아녜스의 시선에서는 살기가 뚝뚝 묻어나고 있었다.

"에헤이.  시선 괜찮아? 크크. 아플텐데."

시녀다.
시녀가 감히 주인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품으면  즉시 심각한 고통이 가해진다.
하지만 딸을 능욕했다면서 자랑스레 말하는 개새끼가 눈 앞에 있는데 어미가 그딴 고통을 느끼기야 하겠는가.
이미 그녀의 뇌는 극심한 분노로 지배된 상태였다.


"자, 얼른 입으로 청소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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