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406)화 (405/517)



〈 406화 〉35.우주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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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우욱.


소라가 유은의 볼을 잡고 늘리자, 탱탱한 피부가 대책없이 늘어났다.

“왜 내가 저런 중요한  뉴스보도로 알아야 하는 거지?? 응???”
“으아아 이안(미안)…”
“…우주라니 대체 무슨 생각이에요?”

은하제국 선포!
세계를 뒤흔든 이 소식은 제국의 구성원의 마음 역시 흔들어 놓았다.

서현을 제외하면 정말 극소수의 인원만이 알고 있었기에 벌어진 혼란이었다.
물론 이는 유은이 워낙 즉흥적인 인간인 탓이 컸는데, 우주진출을 목표로 삼자마자 대뜸 서현을 시켜 발표시켜버린 것이다.


“으으….”


간신히 소라의 볼공격에서 벗어난 유은이 아프지도 않은 볼을 문지르며 말했다.


“비밀선물이라고요 비밀선물. 깜짝파티랄까.”
“거 파티 두 번 하면 우주 거덜나겠네.”


소라의 투덜거림과 유나의 한숨.
나라를 준다고 하면 마냥 좋아할  알았던 유은으로서는 조금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지구만 해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산더미인데다, 인세계도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는데 여기서 판을 또 늘리는 건 대체 무슨 생각이죠?”

유나는 알이 없는 무테안경을스윽 올리며 따져물었다.
언젠가부터 착용해왔던 패션안경이 이제는 제법 어울렸다.

“으음. 원래남자는  물에서 노는 법입니다.”
“너무 크지 않냐?”
“천장은 높을 수록 좋은 겁니다.”
“?”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대충 지껄인 유은이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근데, 아무리 시공전함이 있다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우주에 진출하기엔 좀 미약하지 않니? 그 뭐냐 영화 같은 거 보면 무슨 궤도 엘리베이터인가 하는 거 있더만. 그런 거 있어야 되는 거 아냐?”
“안 그래도 우주도크 같은 거 만들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우주로 나아가기 위해선일단 지구의 중력을 꿰뚫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했고, 그만큼 엄청난 비용이 발생했다.

때문에 아예 지구의 강한 중력권에서 벗어나 있는 우주에 조선소와 도크를 지어 우주군 기지로 활용하거나, 아니면 효율적으로 중력을 돌파할 수 있는 시설(궤도 엘리베이터)을 만들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시공전함처럼 공간이동을 하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였지만,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서라면 모를까 고작 대기권을 벗어나기 위해 이걸 사용하는 낭비 중의 상낭비였기에 패스.
애초에 지구처럼 밀도가 높은 공간에서 하는 공간이동은 위험도도 높고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커서 권장할 만한 사항이 아니었다.


아무튼 그리하여 우주도크와 우주 조선소 등을 건설해야 하는 상황.
호기롭게 달을 은하제국의 첫 번째 영토로 삼겠다고 말했지만, 선결과제가 꽤 있는 셈이었다.


“기술이야 그렇다 치고…내가 알기로 달은 국제법상 누구도 점유할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후후. 그딴 게 무슨 상관이에요. 먼저 먹으면 장땡이지. 뭐라 하면 위성  터뜨려 버릴 거야.”
“…애에요?”

작게 한숨을 쉬며 핀잔을 주는 유나.
그녀는 아무래도 이번 결정이 그닥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하는 건 상관 없는데…좀 벌려놓은 일은 정리라도 하지 그래요? 너무 난잡하게 일이 진행되잖아요.”

유은이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그녀의 배를 껴안았다.

“꺅!”
“헤헤. 그래서 유나씨랑 소냐씨한테 맡겼잖아요.”

보지니아연방제국에 있는 1황10군 중에 그의 부인들이 들어가 있음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아직 정확하게 정해지진 않았지만 연방제국의 황제로는 소냐가 가장 가능성이 높고,10개의 군왕 중 2자리를 소라와 유나가 차지하게  것이다.

“므긋…! 이거 놔요!”

미약하게 반항해 보지만 결국 침대로 끌려가는 유나.
소라는 그 모습을 뚱하게 바라보다가 머지않아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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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들과 유은이 얘기 나눴던 대로, 우주진출을 위해서는 많은 선결과제가 있었고, 제국은 이를 해결할 능력이 충분했다.

우선 보지니아연방제국의 1황10군을 확정하고 파견, 기본적인 행정  명령체계를 정비하도록 했다.
나중에야 대리인을 세워두고 놀 수 있을지 모르지만, 처음에는 황제와 군왕이 직접 가서 행정을 다루어야 하는 상태.
덕분에 유은의 여인들은 기존에 하던 일들도 잠시 내려놓고 보지니아연방제국으로 향했다.

그녀들을 제외한 나머지 8군왕은 구 중국에서 고위 관료를 지냈던 이들에게서 태어난 보지니아에게 맡겼다.


1황10군에게는 각자의 재량권이 주어졌으며, 하나하나가 국가로서 기능하도록 만들었다.
여기에는 군사권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심지어는 옆에 있는 나라(보지니아국을 비롯한 은하제국 소속 제외)를 쳐서 점령해놓고 나중에 통보만 해도  정도로 권한 범위가 널널했다.

말 그대로왕인 셈이다.



아무튼 이렇게 보지니아연방제국을 여인들에게 일임한 뒤, 홀로 남은 후지산 자치령은 서현에게 맡겨 버렸다.
그녀라면 어떻게 해서든 후지산 자치령의 모든 포텐셜을 쌀 한 톨까지 끌어모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있었기 때문이다.


“전…주인님 곁이 좋아요….”

라고 그녀답지 않게 작은 반항을 했던 그녀였지만 ‘그럼 빨리 처리하고 돌아오던지. 기다릴게.’라는 말에 잽싸게 인사하고 가버렸다.




“흐음…뭔가 혼자가 된 기분인데.”

친애하던 여인들을 모두 파견보내고 나니 괜한 외로움이 몰려왔다.
물론 여자들은 엄청나게 많았지만 뭔가 허전하달까.

그래도 그녀들이 나가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다.
늦어도 2개월 정도면 돌아오겠지.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세계는 패닉과 묘한 흥분 속에서 나날이 혼란스러웠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가가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정재계의 인물들이 무수히 강남을 다녀갔다.
그 중에는 대통령도 있었는데, 점점 얼굴이 수척해지는 것이 뭔가 건강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될 정도였다.


예상했던 대로 2개월 가량이 지나자, 파견나갔던 여인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대략적인 체계를 구성했으며, 큰 무리를 하지 않는다면 굴러갈 수는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 졌다고 한다.


유은은 그 말을 들은 순서대로 순회를 돌며 여인들의 즉위식에 참관,  왕위수여를 해주었다.

순서의 마지막은 서현.
엄청나게 패도적인 여인인 만큼 가장 일찍끝날 줄 알았는데의외로 늦어졌다.
아무래도 다른 여인들은 철저하게 순종하는 보지니아인데 반해 후지산 자치령은 1억 2천만 명이 넘는 인구가 야마토 민족이라서 그런 모양이었다.


듣자하니 어마어마한 학살이 일어났다는데, 안 그래도 얄짤없는 서현인데 마음까지 급하니 닥치는대로학살하며 공포정치를 펼친 모양이다.



“와. 세율 80프로? 사람이냐;”


유은조차 식겁할 정도의 말도 안 되는 세율.
물론 모두가 저렇게 내는 건 아니다.
누진제가 적용되어 최고기준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이는 사람에 한해 80프로의 세금을 내는 것이었다.

그렇다곤 해도 최저세율조차 40%가 넘었으니, 그야말로 헬열도.
전국적인 이동금지령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당장에 외국으로 이민가려는 사람이 줄을 이었을 것이다.



서현이 보내온 보고서를 읽으며 식겁한 그는 너무 심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서도 ‘일본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하는무논리가 문득 떠올라 납득했다.

“일주일 내로 갈 테니까 취임식 준비해 놓으라고 해.”
“네. 주인님.”


그렇게 세계를 뒤흔드는 1황10군 1총독 중 마지막 인물의 취임식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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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럭.

깊은 지하의어느 강당.
펄럭일  없는깃발이 한 남자에 의해 펄럭였다.

온통 하얀 바탕에 새빨간 점이 가운데에 놓여있다.

“대 일본!!”

휘릭!

“만세!!”


쿵!


커다랗게 원을 그리며 거대한 깃발을 휘두른 그가 깃대 밑부분을 바닥에 쿵 찍자, 거센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그야말로 귀가 멀어버릴  같은 우렁찬 소리들.

이곳에 가득 찬 수백 명의사람들은 그야말로 후지산 자치령…아니 일본의 미래를 되살리고자 한 목숨불태우는 용사들이다.
그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오직 나라와민족의 부흥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노라 다짐한 전사들이다.

잔뜩 흥분된 얼굴로그들을 바라보는 깃발의 남자, 무타구치 야렌.
그는 함성이 잦아들 즈음 마이크를 잡았다.

“드디어! 심판의 때가 도래했다!!”

후지산 자치령의 1대 총독인 서현의 취임식.

이미 제국에서는 11번의 즉위식을 치르면서 상당히 많은 이목을 끌어 모은 상태다.
이번 총독 취임식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볼 터!

여기서 우국부흥회의 존재를 알리고 독립을 목놓아 외친다면, 1억 신민이 마땅히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적과 맞써 싸울 것이다.

일본인은 그런 민족이니까…!!

“악적 유은과, 그의 추종자인 서현을 내일! 고쿄에서 처리하는 거다!!”
“와아아아!!!”
“내일이 지나고 나면 기회는 없다! 언제 그들이 다시 이 땅을 찾을 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내일이 호기! 내일이 기회인 것이다!”

말이 총독이지, 황궁비서실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서현은 아마 총독대리에게 국정을 맡겨놓고 유은을 따라다닐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내일이야말로 전 세계에 강력한 메세지를 보낼 수 있는 찬스인 것이다.
오직 내일만이!

“덴노 헤이카 반자이!(천황 폐하 만세!!)”
“반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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