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410)화 (409/517)



〈 410화 〉35.우주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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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긴 논의 끝에 세 여인은 유은과 서현을 이세계로 보내는 계획에 합의했다.


처음에는 소냐와 유나 모두 반대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수 개월 간 유은을 떠나보내다는 것이 달갑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소냐는 지난번에도 4개월 가까이 못 봤었는데, 또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진 않았다.

게다가 멤버가 무려 유은과 서현이다.  둘만 달랑 보내면 그쪽 세계에서 무슨일이 일어날 지는 너무나 뻔한 것.
어쩌면 전 대륙이 초토화되어 오로지 유은의 육변기를 양산하기 위한 행성공장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서현이라는 여자는 그만큼 위험하고 미친 여자였다.

하지만 그럼에도그녀들이 합의에 이른 것은 상당히 이기적인 이유였다.

일단 소라와 유나는 각각 장관을 겸하면서 보지니아연방제국 산하의 군왕이 되었다.
군왕이라고는 해도 인구가 무려 1억. 한반도에 살고 있는 인구보다도 많은 수다.


당연히 처리해야 할 일은 산더미였고, 여가시간도 빠듯했다. 지금 이렇게 모여 얘기할 수 있는 건 거의 기적과도 같은 일.
지금까지 몇 개월 동안 이렇게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럴 것이다.


일개 군왕이 그런데, 연합제국의 황제가 되어버린 소냐는 어떻겠는가.
그녀 역시 변호사로서 전성기를 구가할 때보다 배는 더 바쁜 상황이었다.


이렇게 일에 묻혀 살고 있는데 유은이나 서현으로 인해 일이 엎어지거나 또다시 변동이 된다면? 어쩌면 또 이상한 직책 같은 걸 만들어서 일을 더 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런 건 절대사절.


“얘는 보니까 뭔가 드라마라던가 애니라던가 소설이라던가 하나 볼 때마다 거기에 꽂혀가지고 이상한 짓을 하는 거 같아. 전에 장관 임명할 때도 무슨 정치물 드라마 보던데.”

소라는 그렇게 유은을 파악했고, 대략 맞아 떨어졌다.
계획은 1도 없고 오로지 즉흥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유은은 이런저런 미디어에 휘둘리기 쉬웠고, 그 영향은 곧장 제국에 끼쳐왔다.


그리하여 합의.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지만 그것이 가장 주된 이유 중에 하나였다.

“뭐, 보고싶으면 화상통화 하면 되고, 정 안되겠다 싶으면 아예 건너가도 좋고. 최소 2주일에 한 번은 보는걸로.”

그런식으로 내부적인 합의를 마친 여인들은 유은을 설득할 방법을 고민했다.
하지만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고, 결국 궁여지책으로 외부인사 한 명을 섭외하기에 이르렀다.




“…예?


여인들에게 내용을 들은 서현은 잠시동안 벙찐 얼굴로 상황인식에 힘썼다.
급한 일이라기에 잠시 짬을 내 화상통화를 켰는데, 너무도 상상외의 말을 들어버린 것이다.


“잠깐 은이 데리고 여행 좀 하고와요.”

대표로 말을 잇는 소라.
서현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갑자기  그런 말씀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유은이 없었을 때 소라가 얼마나힘들어했었는지.
오죽했으면 당시 일본 원자로에 돌을 던져 테러했겠는가.

그런데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자발적으로 유은을 멀리 보내려 하고 있다. 그것도 다른 여자랑.

“서현씨도 알고는 있죠? 그녀석이 여기에 있는 이상 제국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가긴 힘들어요. 게다가 그녀석 자꾸 관심사가 바껴서 시간이 지나면  이상한 직책 만들어서 뿌리고 그럴텐데, 이미 몇 개월 지났죠? 조만간 또 그럴 거예요.”
“그건….”
“그러니까  전에 다른 이세계로 가서 거기다 풀고 오라는 거죠. 그래야 은하제국이 제대로 성립되고 우주문명으로서의 기초를 닦을 수 있지 않겠어요?”
“그렇긴 합니다.”

서현의 긍정에 소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리를 꼬았다.


“솔직히 걔가 조금만 제대로 했으면 진작에 세계정복했을 거고, 달이 뭐야 화성에 기지 만들고 있었을 걸요?”
“….”

서현이 쓰게 웃었다.
그녀가 생각해도 유은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컸다. 물론 안 좋은 쪽으로.

“그리고…솔직히 서현씨 감당하는 것도 좀 힘들고요.”
“네?”
“그렇잖아요. 이번에도 대학살 한  하셨던데.”
“….”
“그러니까 거기서 은이랑 실컷 놀고 와요.”


기분이 살짝 상했는지, 서현이 움찔했다.
그러나 삼부인의 앞인지라 차마 내색하진 못했다.


“어차피 걔가 하는 거야 여자놀음 정도일 테니까, 나머지는 서현씨가 알아서 보좌  해주시고.”
“그런데 주인님도 알고 계시는 건가요?”
“아니요. 아직 얘기 안 했어요.”
“과연 가시려고 할까요.”
“그래서 서현씨를 부른 거예요 사실.  방법을 모의하려고.”
“….”

황당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녀는 유은을 섬김과 동시에 그의 부인들인 여인들도 섬겨야 하는 위치. 유은이 이곳에 있다면 모를까, 삼부인 밖에 없는 곳에서 그녀들이 까라면 까야하는 것이 서현이었다.

게다가 그것이 딱히 유은에게 해가되는 것도 아니었다.


솔직한 말로, 서현에게 삼부인은 조금 마뜩찮은 존재였는데, 그녀들 개개인이 싫다는 게 아니라 그녀들의 존재로 인해 유은이 더욱 활개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로는 항상 ‘난 보지니아와 미녀들만으로 이루어진 세상 같은 건 원하지 않아.’라고 하지만 과연 그게 정말일까. 부인들을 의식해서 하는 말이 아닐까?

여자를 그렇게 좋아하는 유은이 미녀만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마다할 리가 없다.
아마도 쥐털만큼 남아있는 양심이 부인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만들어서 스스로 조절하는 것일 터다.

그렇다면 그 못다한 욕망을 온전히 풀게 해주는 것이 도구된 자의 도리.







삼부인과의 화상회의가 끝나고, 서현은 잠시 고민했다.
일단 알겠다고 하긴 했는데, 과연 이를 실행해야 하는 걸까.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확실히 주인님을 위해서라면…그게 더 나을지도….”


지구는 너무 좁다.
그래서 은하제국을 말씀드렸다.


하지만 제대로 우주로 나가기에는 아무래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사이에 다른 세계로 유은을 데리고 가서 실컷 욕망을 분출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그것이야말로 유은을 위하는 일이 아닐까.

그렇게 한껏 하고싶은 대로 하고 돌아오면 삼부인과 유능한 보지니아들이 은하제국의 기초를 탄탄히 다져놓았을 것이다.

“아응….”

유은에 관해 생각하던 서현은 어느새 침대에 누운 채로 바지 속에 손을 집어 넣었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


그녀의 머릿속에 등장한 유은은 그녀를 보자마자 거칠게 밀어 넘어뜨리고는 우악스럽게 다리를 잡아 벌렸다.
그리고는 그녀가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웅대한 자지를 삽입.
보지를 넘어 자궁을 초토화시킬 기세로 허리를 흔들어대며 그녀를 범했다.

“하윽…주인님…하앙…!”


그래.
다른 건 다 부차적인 이유다.



형태야 어쨌든 잠시나마 유은을 독점할 수 있는  아닌가?
나중에야 그쪽에서도 여자들이 늘어나겠지만, 초기에는따먹을 여자가 그녀밖에 없다.
그렇다면 하루에도  번씩, 그에게 범해질 것이다.

그것만으로 이 여행에 가치가 있다.



+++






“회장님, 자치령에 변고가 생긴 것 같습니다.”
“음?”


이튿날.
아녜스의 비서는 묘한 보고를 가져왔다.

후지산 자치령에서 D10 일본지부가 반정부 단체에게 각종 자금과 부동산을 비롯한 지원을 해주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어 조사하던 중, 총독부에서의 이상한 움직임이 잡힌 것이다.


“임서현 그년이 인수인계를 하고 있다고요?”
“네. 정황상 그렇다고 합니다.”
“아니 취임식  지 얼마나 됐다고 인수인계를 해?”
“무슨 큰 일이 있는 게 아닐까요.”
“흐음….”

그저 유은과 단 둘이 하는 여행을 준비할 뿐이었지만, 아직 유은조차 모르는 일을 멀리 독일에 있는 아녜스들이 알 리가 없으니 자치령의 움직임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그년 그거 다 내팽개치고 그놈한테 가려는  아니예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럴 가능성이 제일 높잖아요.”
“그렇긴 합니다.”
“음.”

아녜스는 보고서를 뒤적거리며 잠시 고민했다.
분명 뭔가 일이 터진 것 같긴 했지만, 그 서현이 설마 유은에게 해가 될 일을 하진 않을  같았다.


‘…!’




순간 아녜스는 화들짝 놀랐다.

‘내가…그 애송이를…걱정하고 있어…?’

서현이 인수인계를 준비중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처음 계산한 것이 바로 ‘그녀가 유은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할 가능성’ 이었다.
이는 다시말해 그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

아무리 그에대한 증오가 희석되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있었다지만, 이번일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무의식적으로 그를 걱정까지 하고 있다니.


‘심각하네…진짜….’

새삼 두려움이 몰려왔다.
아무리 거칠게 능욕당해도,
아무리 엿같은 대우를 받아도,


결국 그를 생각하게 된다.

이 얼마나 두려운 일이란 말인가.
이대로라면 언젠가 그녀도 서현처럼 맹목적으로 유은에게 모든걸 바치며 충성하는 그런 여인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될 거라고 그녀의 감이 어렴풋이 신호를 주고 있다.

문득 장면이 지나갔다.


알몸에 앞치마 하나만을 두른 우스꽝스런 몰골로 유은에게 딸의 다리를벌려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황당하게도 그 장면속 자신은 기쁘게 웃고 있었다.

그 장면이 찰나의 순간 지나가며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회장님?”
“아…아무것도 아니예요…어디까지 얘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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