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대 던전은 나만의 기회 (472)화 (471/517)



〈 472화 〉40.역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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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회장은 온통 침묵이었다.
그동안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회의를 이끌어가던 무림맹주도, 그와 발맞추어 여러 의견을 쏟아냈던 군사와 장로들도 지금은 꿀먹은 벙어리처럼아무런 말도 내지 않고 있다.

아마 그것은 평소와 다른 회의장의모습에 기인한 것일 터다.
항상 상석에 앉아 있어야 할 무림맹주가, 지금은 그에서 밀려난 상석 바로 오른쪽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상석에 누가 앉아 있느냐? 바로 금의위의 주예령이었다.


그녀는 자신보다 배수로 나이가 많은 노인들을 상대로 거만한 자세를 유지하며 앞에 놓인 책자들을 찬찬히 살피고 있었는데, 그 눈매가 예사롭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정보를 살피던 주예령. 마침내 그녀가 책자를 덮고 장내를 둘러봤다.
장로들은 하나같이 떨떠름한 표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평민들이라 그런가? 예의가 없네. 상급자 앞에서 표정  드러내고 말야.”
“….”

장로들의 얼굴이 대번에 일그러졌다.
그들이 평생 살면서 이런 면박을 받아봤겠는가. 어지간한 귀족들도 그들처럼 고개를 빳빳이 쳐들며 살진 못할텐데 이런 대우를 받으니 참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상대는 금의위 고위 인사이면서 황족.
설사 그녀가 잘못했다 해도, 황족을 멸시하면 이유불문 참수다. 제아무리 무림맹의 장로라 해도 이를 벗어날 순 없으며, 지닌바 무력으로 저항하면 소속 문파와 함께 날아간다.


그러니 굽힐 수밖에.
지금껏살아오며 쌓아온 자존심을 고이접어 마음속에 수납하곤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마음 같아선 다 뒤집어 엎고 싶지만 사안이 좀 심각한  같으니 거기에 좀 더 집중해야겠어.”

그녀는 말을 마치며 이자성에게 손짓했다.

“흠…황상께서, 사태의 위중함을 아시고 황실의 정예 병력과 중앙군을 내리셨으니, 무림맹은 필히 협조하여 절강의 역적무리를 소탕하라는 말씀이 있으셨소.”
“…얼마 전엔 대고려 방면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병력을 파견하지 말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까라면 깔 것이지 뭔 말이 많아.”

맹주가 지난번 일을 언급하자, 곧장 주예령의 날선 질책이 날아왔다.

“이것들이 칼 좀 쥐어주고 먹고 살만하게 해주니까 지들이 귀족인 줄 아네.”
“….”
“평민이면 평민 답게 하라는 거나 하세요. 물어보지 말고. 알겠어?”

맹주는 대답 없이 침묵했고, 장로들은 불쾌함을 확연하게 드러냈지만, 그녀는 그거까지 문제삼진 않았다.
아니,평소 성격대로였다면 즉시 모조리 참수시켰겠지만, 그러기에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무림맹의 정보로는, 지금껏 하렘궁에 가담한 무사의 수가 무려 1만. 평범한 병사도 아니고 한   명이 무공을 다룰 줄 아는 무림인이라면 이는 굉장히 심각한 사안이다. 심지어 절반 가량은 거대문파였던 이화궁과 남궁세가 출신이라 하니 어지간한 10만 대군과 맞먹는 위력을 지닌 것이다.


“보고서 보니까남궁세가 것들이 하나같이 배신해서 그쪽에 섰다며? 입만 열면 정의 거리더니 순 기회주의자들이었네.”
“크흠….”
“이 일이 모두 끝나고 나면 전체적으로한 번 갈아엎을 거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분위기가 더욱 불편해졌지만, 주예령은 제집에 있는것처럼 아랑곳하지 않았다.

“아무튼,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고려방면군을 조금 빼는 한이 있더라도 여기에 집결시켜. 최소 1만. 우리가 데려온 황실정예 120명과 중앙군 2만, 그리고 섬서와 산서, 호북의 관군 7만이 뒤를 지킬거다.”
“….”


말이 뒤를 지킨다는 말이지, 무림맹보고 앞장서서손해란 손해는 다 보라는 뜻이었다.
기분이 정말로 뭐 같아졌지만, 어쩌리. 황족의 말인데.  명과 정면으로 대적할 게 아니라면 듣는 시늉이라도 해야한다.
그리고 어차피 안휘가 넘어간 이상 하렘궁의 세력은 무림맹 코앞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하렘궁 타도가 누구보다 간절한 건 무림맹쪽. 관군과 중앙군이 뒤에 있어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지경이다.




결국 무림맹 회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예령에 의해 끌려다녔으며, 엄청난 희생을 강요받는 쪽으로 굳어졌다.





+++






전격전을 하겠다 선언한 유은은 항주에 지어지는 궁을 뒤로하고 남궁세가 본가를 전진기지로 삼아 머물렀다.
그리고 사방에 흩어져 있던 시녀들과, 단전을 폐해 일반인보다 못하게 된 남자 무인들 + 일반 남자 백성들까지닥치는대로 모아두니 물경 10만에 달하는 대병력이 탄생했다.

물론 대병력이라 해봤자 1만의 시녀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제대로 된 방어구도 없이 검 하나 달랑 쥐고 있을 뿐이었고, 당연히 사기는 바닥. 강제로 하는 협박이 아니었다면 절대 병사로 참여하지 않았을 인원이다.

경공을 수 없어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는수레를 각지에서 뺏어와 거기에 남자들을 쑤셔 넣는 식으로 해결했다. 물론 끄는 사람은시녀들.
정말 놀랍도록 황당한 방법이었지만, 이곳 시녀들이 전부 무림인 출신에 스탯까지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그대는 보면 볼 수록 기상천외함의 끝이로구나.”


오랜세월을 살아온 여세린이 감탄할 정도.
그녀가 평생을 살아오면서 황당한 의견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것을 실제로 실행시키는 인간은 정말 손에 꼽았고,  중에서도 유은이 단연 으뜸이었다.

“정말 심플하고 단순한사고방식일 뿐인데. 원래 창의는 다 이런 거에서 나오는 거야.”
“?”
“병력이 많이 필요하다 ㅡ> 그래서 남자들도 왕창 징병했다. ㅡ> 남자들은 전격전을  수 없다. ㅡ> 그래서 전격전을  수 있는 시녀들이 들게 만들었다. 이 얼마나 깔끔하고도 완벽한 방법이야.”
“…보통 그렇게 하진않지.”
“주인님, 물자확보완료했습니다.”
“오. 그래.”


아무리 하찮은 보급품만 준다지만, 10만이나 되면  물량이 엄청나다. 어지간한 규모의 국가가 달려들어도 힘들 정도.
게다가 수레준비까지 해야하지 않은가. 그것만 해도 엄청난 인력과 자본이 들어가는 일인데, 서현은 이 모든 걸 약탈로 해결했다.
고위 시녀들을 중심으로 별동대를 짜서 안휘와 절강 뿐만 아니라 천하사방에서 물자를 조달해온 것이다.
거기에 점령지에서 징발한 물자들도 있었으니, 불과 일주일 만에 물자를 마련할  있었다.

“오랜만에 곤룡포를 입어볼까?”
“…그거 입으시게요?”
“재밌잖아.”

이왕 하는 거 제대로 놀고 싶었던 유은은 본국에서 곤룡포를 받아온 뒤, 옥좌가 올려져 있는 전용가마까지 제작했다.
그렇게 사흘 뒤…


“씨발 전격전 한다며 뭔 되도않는 가마야. 말이 되냐.”
“어허. 어느 안전이라고 그리 입을 방정맞게 놀리는 것이냐.”
“지랄하네 진짜.”

출병의 날.
유은은 빨간색 곤룡포와 익선관(모자)까지 갖춰입고는 근엄하게 뒷짐을 지었다.


그가 있지도 않은 수염을 쓸어내리며 가마에 올린 옥좌에 앉자, 구예나가 연신 투덜거렸다.

“진짜 이게 무슨 개짓거리야.”
“말을 삼가라.”
“좆까 씨발.”

구예나가 가운데 손가락을 올리며 욕하고, 그 즈음 유은의 가마꾼들이 나타났다.

총 4명으로, 무림의 인물들에게  충격을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했다.
여세린, 팽소련, 남궁유이, 남궁혜까지.

여세린은 이미 유은에게 깊이 감화(?)되어 무림의 절대강자임에도 수치심을 느끼거나 자존심상해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세 여인은 그야말로 초췌하고 수척한 몰골이었다.
무림을 호령하는 세력에서 한낱 유은의 성노예가 되어 구르는 것도 참기 힘든데, 이젠 가마꾼으로 전락했다. 그야말로 고통 그 자체.


“주,주인님의…보지변기…대령하였습니다.”

그녀들이가마꾼이라면, 가족들과 남궁세가를 포기해버린 남궁청하의 자리는 유은의 위였다.
스스로 방아질을 하며 헐떡이는 모습을 무림맹 앞에서 보여질 예정. 어찌보면 죽음보다 끔찍한 벌이라고 할  있을 것이다.

“왔느냐.”

유은이 그녀의 허벅지를 만져대며 자지를 꺼내자, 남궁청하가 입술을  깨물며 몸을 돌려 등을 보였다.
그리고는 천박하게본인의 보지구멍을 좌우로 벌리고는 껄떡거리는 유은의 자지 위로앉아 버렸다.

“흐읏….”
“흐흐. 좋아. 이대로 무림맹까지 가는 거다.”

유은에게 맞는 걸 극도로 두려워하는 그녀가 본격적으로 방아질을 시작하면서 음란한 육음이 퍼지자, 가마꾼으로 배정된 여인들이 가마를 들어 어깨에 걸쳤다.



뿌우우우우 - !





이를 신호로 불려지는 출병나팔.


“전구~~~~~운~! 출벼어어엉!!!”


나팔을 분 시녀가 목청 터져라 외쳤다.
가장 먼저 서현을 비롯한 간부진들과 비서들이 앞장서고,  뒤로 오백의 시녀(이화검수)가 오와 열을 맞춰 행군했다.
유은의 가마는 그 뒤, 전방과 좌우를 정의13대 3대장이 엄호하고, 뒤에서는은소령이 따라붙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뒤로 펼쳐지는 10만의 대군.
사실 말이 10만이지 9만의 남자들은 1만 시녀가 들고 있는 수레에 박혀 있었기에 그리 위엄 넘치는 광경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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