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74화 〉40.역류
분노한 주예령은 말에서 훌쩍 뛰어올라 가마에 발을 올렸다.
쐐액!
마치 점과 같은 찌르기.
어지간한 고수는 피하기는 커녕 인식조차 어려울 정도로 빨랐지만, 상대는 유은이었다.
“오우. 목소리 발성보소. 신음 장난 아니겠는데?”
“천한 놈이 감히!!”
유은은 남궁청하를 대충 옆으로 비키게 한 뒤, 주예령의 검을 받았다.
태앵!
유은의 검은 아직도 빳빳하게 선 자지.
흉물스럽게 혈관이 오르고 각종 액체로 범벅이 되어 있는, 정말 쳐다보기도 힘든 그런 것이다.
그걸 앞으로 내세워 주예령의 찌르기를 받아냈다.
“자지검법!”
“이미친놈이!!”
최악의 급소 중 하나인 성기로 검을 받아낸다는 건 그 자체로 놀랍기 그지없었지만, 그보단 모욕감이 심하게 느껴졌다.
“어허. 욕은 좋지 않아요.Girl?”
유은은 아예 허리에 손을 얹고 허리만을 이용해 그녀의 검법을 상대했다.
금의위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고위인사인 만큼, 그녀의 실력 역시 초절정에 해당했으나 허망하게도 자지에 번번히 막혔다.
“여자들은 사로잡고 남자들은 전부 죽여라!!!”
주예령과 유은이 대치하는 사이, 서현의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자 함성과 함께 적진을 향해 수천 개의 수레를 던졌는데, 그 안에는 억지로 쑤셔 넣었던 남자들이 들어 있었다.
“무슨…!”
경공을 펼쳐 달려오던 병사들은 하늘에서 인간으로 보이는 것들이 쏟아지자 기겁을 했다.
후둑.
콰직.
콱!
퍽!
듣기만 해도 끔찍한 소리가 마구 들려오고, 터져버린 살덩이 때문에 피비린내가 지독하게 올라왔다.
“이건 또 뭐야!!!”
본래는 남자들도 전부 세워 병력으로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투척무기로 사용한 것.
수레에 남자들을 고정하는 밧줄을 제거함과 동시에 적진에 투척하면 마치 모자미사일처럼 허공에서 수레와 남자 9~10명이 흩어지며 바닥으로 추락하는 것이다.
그 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육체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꽤나 무거운 것들이었고, 이런 식의 잔인한공격은 그 자체만으로 사기를 꺾었다.
물론, 그 반대도 있었지만.
“무량수불…!!”
“이런 천하의 악독한 년들!!!”
“한 년도 빠짐없이 전부 쳐죽여야 한다!!”
“무림을 위하여!!”
잔뜩 흥분한 무사들은 전열도 생각하지 않고 튀어나갔다.
고수와 초고수들은 아예 본인을 투척무기처럼 적진에때려박아 마구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고, 장풍계열의 무공을 쓸 줄 아는 이들은 멀리서부터 내공을 쏘아댔다.
거기에 병장기를 사용하는 관군과 중앙군은 무거운 철궁을 발사하며 수만발의 화살로 하늘을 새까맣게 물들였다.
.
.
“누나, 질문에 답해야지. 남자친구 있냐니까?”
“이익!”
유은의 곤룡포가 펄럭이며 병사 몇이 피와 함께 토막났다.
주예령은 간신히 피했지만 정말이지 가공할 위력.
어느새 유은과 주예령이 있던 곳도 전장이 되어 마구 뒤섞인 상태다.
이는 다시말해 둘 모두 어디서든 공격받을 수 있다는 뜻.
덕분에 주예령을 호위하던 병사들도, 유은의 가마꾼들도 모두 전장속에 섞여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전세는 명약관화.
너무나 뚜렷하게 무림맹측의 열세였다.
초장에 튀어나갔던 고수들은 마찬가지로 초장에 뛰쳐나간 시녀들과 비서들로 인해 초전박살이 났고, 그 뒤로 부딪힌 무사와 병사들은 하렘궁의 일원이 된 시녀(전 무림인)들에 의해 도륙되었다.
아직 붙어 싸운 것은 얼마 되지 않아 끝까지 해 봐야 알겠지만, 죽어나가는 건 명백하게 무림맹과 관군측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아니, 그냥 하렘궁쪽은 없다시피했다.
“어허. 대답할 의지가 없으시구만. 실망이야. 정액 드레싱 서비스까지 해줬는데.”
유은은 실망한 연기를 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꺼내놨던 자지는 이미 넣은 상태. 이유는 남자들한테 닿기 싫어서다.
“닥쳐라!! 너 같은 평민 따위가!!”
“아하이 거참. 그놈의 평민타령. 지겨워 죽겠네. 하나 말해줄까? 난 평민이 아니고 심지어 황제야. 그러니까 신분 타령은 그만하라구. 오키?”
“화,황제…?”
주예령이 말을 더듬는다.
유은이 황제라는 사실에 주눅든 게 아니고, 순전히 경악과 분노를 느낀것이다.
“이젠…황…황…사칭까지…!! 네놈은 기필코!”
그녀는 우악스럽게 검강을 뽑아냈다.
남궁거휘의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 상당히 거칠면서도 위력이 정갈하게 다듬어져 있다.
“진사님!! 퇴각하셔야 합니다!!!”
그녀가 다시 달려드려는 찰나, 급히 그녀를 찾은 이자성이 퇴각을 종용했다.
“퇴각이라니!!”
“어허. 어디 사내자식이 신성한 대화에 끼어들고 있어? 훠이. 저리가. 누난 내꺼라고.”
“닥쳐!!”
단단히 분노한 주예령은 이자성의 말을 무시하고 유은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유은은 매섭게 휘둘러지는 검을 너무나 쉽게 피하면서 희롱하듯 그녀의 전신을 주물럭거렸는데, 그것이 그녀를 더욱 열받게 만들었다.
“오. 젖가슴 적당히 크고. 군살 없고. 아주 좋아. 합격이야 합격.”
“이!”
아무리 검강이라 해도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의 검격은 매우 빨랐지만 상대가 너무나 나빴다.
“주예령 진무사님!!”
“닥치라고 했지!! 이 저열한것이 감히 황실을 모독했단 말이다!!”
카아악!!
기묘한 기합을 내지르며 달려드는 그녀.
유은이 이번에는 머리를 쪼갤듯 휘둘러지는 검을 옆으로 쳐내더니, 그 틈에 기습적으로 그녀의 입술을 빼앗았다.
쪽.
빼앗는다곤 해도 거의 뽀뽀수준이었지만, 그것 만으로도 주예령은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모욕감을 느꼈다.
“이놈!”
“히히. 혹시 첫키스야?”
“죽엇!!”
그녀가 재차 휘두른 검에, 주변에 있던 땅이 마구잡이로 뒤집혔다.
그야말로 분노의 일격.
그러나 유은은 어느새 그녀의 검신 위에 발을 대고 있었으니, 참으로 기묘하기 짝이없다.
“입술 되게 부드럽네. 키스 좀 많이 해줘야겠어.”
“진사님!! 안 됩니다!!”
그 광경을 보고 이자성은 인정하기 싫지만 유은이 희대의 강자라는 걸 인정했다.
주예령도 상당한 강자였지만, 그에겐 안 된다.
이러다간 그녀가 죽을 수도 있다.
“냉철하게 생각하십시오!!”
“아 되게 시끄럽게 하네. 퇴각이고 나발이고 이 상황에 그게 가능할 거라 생각하니? 너나 냉철하게 생각해봐. 누난 이미 내꺼라니까?”
이자성이 자꾸만 주예령과의 데이트(?)를 방해하자, 유은이 결국 손을 썼다.
푸확!
“!!!!”
따로 뭔갈 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이자성의 사지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꺽…!”
“…!”
덕분에 광분하며 유은에게 돌진만하던 주예령도 주춤했다.
비록 부하대하듯 다루긴 했지만 엄연히 동창의 인사이고, 동창의 대표로 파견나온 인물이다. 당연히 무공실력도 준수한 편.
하지만 그런 그가 아무것도 못해보고 전투력을 상실했다.
‘이놈…!’
사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저열한 것과는 별개로 유은이 정말로 엄청난 강자라는 사실을.
그건 검을 맞대자마자(유은은 검을 들지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애초에 초절정의 검격을 자지로 받아낸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것인데, 거기에 더해 유은은 틈틈히 그녀를 농락하기까지 했다.
실력적으로 비교자체가 안 되는 것이다.
‘무림맹주놈은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
이 정도 차이라면 혼자서는 택도 없다. 합공해야 한다.
하지만….
“크윽!”
“여전히 약해빠졌구나. 이래서 정파것들은. 쯧쯧쯧.”
주예령의 바람대로 무림맹주를 비롯한 초고수들과 합공하는 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었다.
왜냐면 이미 여세린에게 잡힌 상태니까.
여담으로 그녀는 다른 가마꾼들처럼 거의 알몸에다 전신에 야릇한 액체가 말라붙어 있었는데, 그럼에도 하등의 창피함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무림맹측의 무사나 관군들이 그녀를 망측히 여겨 얼굴을 붉히거나 몰래 흘끗 쳐다볼 뿐.
“본녀가 알기로 네녀석은 지극히 기회주의적인 면을 갖고 있을 터인데, 무엇을 바라고 대적하는 것이냐. 아무런 이득이 없지 않느냐.”
“…누가 할 소릴…! 천하의 여세린이 한낱 가마꾼이 되어 성노리개 취급을 받고 있다니. 네년이야말로 무슨 일이냐.”
실력으로는 절대 그녀를 이길 수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그녀의 감정을 건드리고자 했다.
그러나 여세린은 이미 유은에게 감화된 여인. 고작 그런 말로 감정에 상처를 내는 건 불가능했다.
“무슨 일이긴. 여인이 쾌락을 좇는 것은 당연한 일일진데. 무에 그리 기이하느냐.”
그녀는 보란듯이 웃으며 자신의 보지에 손을 가져가 벌렸다.
아직도 마르지 않은 유은의정액이 울컥 쏟아져내렸다.
“왜? 혹 네녀석도탐하고 싶은 것이냐? 그럴 만도 하지.”
아예 그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음미하면서 탕녀마냥 나른하고 색기어린 목소리를 냈다.
“본녀의 보지는 극상이니라. 한 번 물면 절대 놓아주지 않지. 탐하고 싶을 것이야. 엉망으로 만들고 싶겠지? 허나 꿈 깨거라. 그럴 일은 없을터이니.”
“요망한 년!”
무림맹주 독고월이 이를 갈며 슬그머니 뒤로 물러섰다.
이미 그와 함께 싸우던 각 문파의 장로, 장문인들은 여세린의 이기어검에 의해 처참하게 명을 다했다.
그 역시 가까스로 살아남긴 했지만 허벅지에 큰 부상을 입은 상태.
‘왜 갑자기 튀어나와서…!!’
사실 그는 여세린이 유은의 가마꾼을 하고 있는 걸 보며 속으로쾌재를 불렀다.
그녀가 거기에 있다는 건 어쨌든 유은을 호위하는 일에 참여한다는 것이고, 그럼 그 동안 그 자신과 장로들은 마음껏 적진을 박살낼 수 있으니까.
그렇기에 초반에 무작정 적진에 뛰어들었다.
최대한 멀어지기 위해.
그런데 웬걸? 갑자기 그녀가 등장해서는 다 된 밥에 코를 빠트리는 게 아닌가.
정말이지 하나부터 열 까지 도움이 안되는 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