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4화 〉13화 - 치킨 먹방과 떡밥 (14/74)



〈 14화 〉13화 - 치킨 먹방과 떡밥

"여러분, 이제 저녁 시킬게요."



배도 고프고 너무 날먹을 하다보니
계속 이러고 있기도 애매해서 저녁 먹방을 하기로 했다.


"뭐 먹을까요? 메뉴 추천 받습니다."

[제육덮밥]


[돈까스지]

[치킨치킨치킨!치킨치킨치킨!]


[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무야호]


[역사적인 첫 먹방은 치느님으로 가시죠?]

[순두부찌개 먹어주세요]



소세지니 버섯이니 개소리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메뉴들이 나왔지만
역시 부동의 배달량 1위를 자랑하는 치킨이 여론을 득세했다.



"그럼 치킨으로 할게요."


"어, 신메뉴가 나왔네요? 기왕에 하는거 신메뉴 리뷰 겸 먹방으로 할게요."

[광고비도 안받고 신메뉴 리뷰해주는 방송인이 있다???]

[뒷광고 아님?]

[오늘 첫방인데  뒷광고가 붙어 ㅋㅋㅋ 제정신?]

[신메뉴  대!]

[여신님의 치킨먹방 기대됩니다]


[이~모~ 여기 카~쓰!]




음식 배달을 기다리는 동안
채팅과 후원을 통한 질의응답으로 날먹을 이어갔다.

딱히 하는것도 없고 리액션도 없다고 개창렬이라는 얘기와
그대로만 있어줘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띵동-

"네, 나가요~."

[엄]
[엄]
[엄]
[무]
[엄]
[준]
[빙]
[무]
[야]
[빙]



음식을 받아들고 오니 채팅창은 한글자 도배로 가득했다.
뭔진 몰라도 유행인가보다.


[포로리야 님이 1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혼자 사세요?'

"네, 혼자 살아요."

[장래희망 = 배달부]

[오빠! 달려~~~~]


[배달부 존나 부럽다 복이  앞에서 본거잖아]


[어케참았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였으면 덮쳤다 ㅋㅋㅋㅋㅋ]


[ㄹㅇ 인생 걸만함ㅋㅋㅋㅋㅋㅋㅋㅋ]


[복창동순두부 님이 1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아 순두부찌개 시키지'

"다음에 시켜먹을게요."


[헐값에 광고하는거 아니냐 저거?]

[킹리적 갓심......]


[ㅋㅋㅋ계자가 괜히 청자인척 했다가 후폭풍 쳐맞게생김 엌ㅋㅋㅋㅋ]

[복창 터지는 소리하고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닉언일치 ㅋㅋㅋㅋ]



"에이~ 아니에요, 그냥 찌개를 좋아하는 분이시겠죠."

[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마망]

[크으 이 포용력....넓은 가..아니 마음만큼이나 포근하군요]


[도대체 당신의 마음씨는 어디까지 고운겁니까? 복이쟝]




정말 마녀사냥 하나만큼은 전세계 최고일것 같았다.
나도 언제 한방에 훅 갈지 모르니 늘 정신차리고 있어야지.

"자~ 개봉식이 있겠습니다."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일단 치킨 봉지를 책상위에 올려두었다.

유명한 잠입물 OST를 틀어놓고
몰래 숨어들어온 스파이처럼 살금살금 움직였다.

[오우야......앉아만 있어서 몰랐는데 몸매 미친]


[와 ㅆㅂ 라인 뭐냐?]

[폰허브 선정 - 청바지에 흰셔츠가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더니...하...]



[청바지성애자 님이 10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심플 이즈  베스트'



"청바지님, 감사합니다~ 저도 청바지 즐겨입어요."



[와 골반 실화냐]


[허벅지 미쳐...눈나 나죽어]

[몸이 그냥 살아 움직이는 여신 조각상이네]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함 ㄹㅇ로 인간이 아닌것 같음]



치킨 봉투를 폭발물을 다루듯이 풀어 헤쳤다.
박스를 꺼내고 뚜껑을 열어 냄새를 맡자 뜨거운 김과 함께 입에 군침이 고였다.

"음~스멜."



[치킨 딱 대 !!!]

[아 존나 맛있겠다]


[한입만한입만한입만한입만한입만한입만한입만한입만한입만한입만한입만]

[코박죽코박죽코박죽코박죽코박죽코박죽코박죽코박죽코박죽코박죽코박죽코박죽]


[치킨 말고 다른 냄새 맡고 싶다...]

"근데 콜라가 펨시네요?"

"그리핀도르~ 10점 감점!"

[그리핀도르가 또!]


[슬레데린니뮤! 기만자들을 쓸어버려주십시오]


[머글들은 전부 입 닥치라고!]

사실 나는 콜라 브랜드를 딱히 따지지 않는 편이다.


블라인드 테스트 시키면 아마 구분 못 할거다.

그치만 방송 감성에서는 이걸로 꼭 한번씩 트집 잡아주는걸 좋아하더라.
피드백 적용 완료.


콜라를 먼저 컵에 따르고 탄산 소리를 마이크에 가져다 댔다.


쏴아아-치이이익-


[아 콜라 마시고 싶다]


[탄산 마렵다......]



"원샷 하겠습니다."



[호에?]

[복이쟝 무리하지말라구]


[컵이 너무 큰데 ㄷㄷㄷ]


꿀걱-꿀꺽-

걱정이 무색하리 만큼 손 쉽게 목구멍 안으로 사라져가는 검은 액체.

[미모로 나라를 뒤흔든 요망한년 사약을 받아라!]


[저걸 원샷하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보다 더 잘마시는듯ㄷㄷㄷㄷ]

[목구멍입나홀개꿀띠]

[목구멍 존나 큰가보네 저게 쭉쭉 넘어가네]


[목구멍 꽉 틀어막을 거대  버섯 대기중]

[트림하면 대박인뎈ㅋㅋㅋㅋㅋ]

[꺼어어억 거창하게 하면 레전드]

[망가진얼굴이좋아 님이 1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카메라 보고 오지게 트림하면 100만원'




"트림이 안나오는데요?"

"그리고 돈 필요없어요.  돈 때문에 방송하는거 아니에요."


"여러분이랑 소통하고 싶어서 하는거에요."



[머냐고오오오오오~~~~~~~~~~~]

[어라...어째서 눈물이...]

[나 찐으로 감동받음...진짜 가슴이 찌르르 울림]


[지랄ㅋㅋㅋㅋㅈ같은거 시키니까 안하는거지 먹튀할수도잇고ㅋㅋ]


[소통ㅅㅂㅋㅋㅋㅋㅋ그럼 후원 막아두든가ㅋㅋㅋㅋㅋ]

[다 입 닥쳐라 복이가 그렇다면 그런거다]


[저새끼 쳐내!!!!!]


[저런새끼 밴해야 되는데 아..]

여기서 한방 터뜨려야겠다.


내가 돈 때문에 방송하는게 아니라는게 알려지면
손해볼  없을테니까.




"여러분, 너무 화내지 마시고."

"제 발언의 진정성을 의심하시는거 같은데."

"방송에서 얻는 수익은 전액 기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나중에 영수증 처리해서 인증 할게요."

채팅창이 순간적으로 고요해졌다.

워낙 많은 사람이 있어서 금방 다시 차올랐지만,
그 잠시의 정적이 명백하게 말하고 있었다.

내가 방금 한 그 발언은 그 어떤 개인방송인도
거론한적이 없는 약속이라는것을.


[저거 진심이면 진짜로 씹 감동이다]

[저 얼굴로 거짓말을 어떻게 치냐? 난 무조건 믿음]

[정말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란게 존재하는건가? 존나 멋있따 진짜]

[클라스가 다르네.....첫날에 이정도면 진짜 존나 잘나갈텐데 다 기부한다고?]

[어디 재벌가 딸래미신가?]



[복이있나니 님이 1,00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기부 동참 합니다 좋은 곳에 써주세요'

"복이있나니님, 백만원! 꼭 좋은곳에 기부할게요, 믿어주세요."

저 후원으로 모두의 마음속에 있던 불씨에 불을 붙여버렸는지
기부 퍼레이드가 조금 더 펼쳐졌다.

치킨이 식어가고 있었다.
이제 얼른 먹어야지.

"자아 여러분 아~."


먹방 국룰대로 다리를 하나 집어들어 카메라를 향해 들이대며
먹여주는 시늉을 했다.

[옴뇸뇸옴뇸뇸옴뇸뇸옴뇸뇸옴뇸뇸옴뇸뇸옴뇸뇸옴뇸뇸옴뇸뇸옴뇸뇸옴뇸뇸옴뇸뇸옴뇸뇸]

[마시쩡마시쩡마시쩡마시쩡마시쩡마시쩡마시쩡마시쩡마시쩡마시쩡마시쩡마시쩡마시쩡]


[엄마나는이제치킨만먹을래요엄마나는이제치킨만먹을래요엄마나는이제치킨만먹을래요엄마나는이제치킨만먹을래요엄마나는이제치킨만먹을래요엄마나는이제치킨만먹을래요엄마나는이제치킨만먹을래]



은근히 즐기고 있는것 같은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살짝 웃는 그 모습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같았다.


[날개없는천사 님이 10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하늘로 올라가시는거 아니죠?'


이어지는 주접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날개없는천사님, 감사합니다~ 가긴 어딜가요."

"저 천사나 여신 아니고, 사람 맞습니다."


"그리고 제가  예뻐요."


코 찡끗을 하며 내 뱉은 마지막 말에 시청자들은 광란에 휩싸였다.



[애교 뭐냐고!!]

[찡끗~너무좋고]

[복이 좋아하는 사람 접어. 그리고 세상이 반으로 접혔다]

[근거있는 자신감ㅋㅋㅋㅋ]

[??? : 천사 여신 ㅈ까 내가 젤 예뻐]


[킹쁘긴하지]


[육수충들 제발 좀 꺼지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럼 이제 진짜 먹을게요."


채팅 받아주느냐고 손에만 들고 있고 한입 베어 물지도 못했다.




바사삭-

"으음."


신메뉴는 오징어먹물 치킨이었는데
튀김옷이 까맸다.


[으 색깔이 저러니까 독약 먹는것 같다]


[비쥬얼 탈락]


[왜 나름 맛있어 보이는데 ㅋㅋㅋㅋㅋ]


[신호등의 전설이...생각나......]

"색감은 제 눈엔 나쁘진 않아요. 맛만 있으면 된다는 주의라서."




[???: 맛만 있으면 그만이지]


[그 발언 확실합니까?]


[찐따쉑들 또 발동걸렸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더러운 새끼들 그냥 다 뒤졌으면 ㅅㅂ]


[등짝-등짝을 보자!]

[하지마씨빨년들아하지마씨빨년들아하지마씨빨년들아하지마씨빨년들아]


[우리 복이 그런거 몰라요 우리 복이 그런거 몰라요우리 복이 그런거 몰라요우리 복이 그런거 몰라요]



"어우~ 무슨 말 한마디를 못하겠네."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죽여주시옵소서죽여주시옵소서죽여주시옵소서죽여주시옵소서죽여주시옵소서]


[아닙니다아닙니다아닙니다아닙니다아닙니다아닙니다아닙니다아닙니다아닙니다아닙니다]

[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니들이죽였어]



"화 난거 아니에요."



[아아 그저 빛]


[글로리 영광 있으리~]



"맛 평가 할게요."


솔직히 왜 만든지 모르겠는 메뉴였다.


"까만 튀김옷은 나름 특이해서 나쁘지 않은것 같구요."


"맛은 그냥 프라이드 치킨이랑 똑같아요."

"튀김옷에서 특별한 맛이 나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살코기에 양념이 따로 된것도 아니에요."

나는 이제 고작 다리 하나를 먹었을 뿐이다.
본격적으로 식사를 해야겠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먹을게요."

"여러분도 식사 같이하세요."




[와 엄청 복스럽게 먹네]

[이슬만 먹고 살것 같은데 폭풍 치킨 먹방ㅋㅋㅋㅋㅋ]


[검은 치킨을 저렇게 잘 먹으니까 뭔가 그림이 묘하네 ㅋㅋㅋㅋ]

[속도 왜케 빠름ㅋㅋㅋㅋㅋ누가 굶김?]

[속보 복이 "평소에 굶고 살아"]

[꺼토미히라님이 20,000원 후원 하셨습니다!]
'천천히 드세요'

"아, 제가  빨랐나요?"

머쓱해하며 이가 훤히 드러나게 웃자
나를 중심으로 환한 빛이 퍼져나가는것 같았다.



[제목 : 복이 치킨먹방]


[영상]

치킨 학살자 ㅋㅋㅋㅋㅋㅋㅋㅋ
 잘먹음ㅋㅋㅋㅋ
천천히 먹으라니까
무안해서 이빨웃음 보이는데
씹랄 심장마비 올뻔했다
진심으로

ㄴ먹뱉임
ㄴ윗댓 병먹금 해라
ㄴ진짜 먹는것만 봐도 배부르더라 ㅋㅋㅋ
ㄴ그저 흐뭇ㅋㅋㅋㅋ
ㄴ누군데 아까부터 난리임?
ㄴ인생 절반 손해보는놈 입갤욬ㅋㅋㅋㅋㅋㅋ
ㄴ이걸 안본다고? 능지처참ㅋㅋㅋㅋㅋ
ㄴ몰랐으면 모를까 떠 먹여주는데도 저지랄ㅋㅋㅋ

시청자 수 : 7820명

먹방을 마치고 시청자를 확인하니
상당히 많은 숫자였다.

이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도 될듯 하였다.

내가 지금까지 무릎을 굽히고 있었던 것은,
전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여러분, 제가 요즘에 자꾸 이상한 꿈을 꾸는데요."

"병원에 가도 원인을 모른다고 하고."


"혹시 저랑 비슷한 증세 있으신분 계신가요?"



좋아.
자연스러운 스타트였어.
이대로 각성몽에 대해 이슈화 시켜서 기자들이 떡밥을 물게하고,
보도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면은 또 나는 포탈에 대해서도 떡밥을 풀면서 이어 나가는거야


개인방송은 젊은사람들 위주니까.
화력과 전파력이 상상 이상으로 엄청나니까!
일을 척척 진행시킬 수 있을거다.

방송 키고 온갖 음해와 치욕에 시달렸는데
실패하면 정말 많이 빡칠 것 같다.

최초의 포탈 공략 작전.
무조건 성공시킨다.

이제와서 포기하기에는 너무 멀리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