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화 〉병(충)해
마을의 영민 중 12살 이상은 전부 요나의 작전에 동원되었다. 그들은 이틀간 승전했을 시 돌아올 보상을 생각하라는 말만으로 노동에 강제 동원되었다.
다행히 작은 영지의 특성상 영주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한 지역이었다. 다들 힘들었지만 이틀간 성실하게 참여했고, 그 결과 협곡의 안쪽으로 소금부대원이 말과 함께 대기할 수 있을 만한 땅굴이 완성되었다. 변변찮은 식사도 휴식시간도 준비할 수 없었던 그들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들에게는 자축할 시간조차 없었다.
"자축은 승전 후에 하도록."
요나는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모든 주민들을 해산시켰다.
"소니아는 감시탑에서 현장의 상황 보고, 핀은 검이 서투니 현장에서 활을 쏘도록. 실시간 상황 보고도 핀에게 맡기겠다. 땅굴에서 대기하며 돌격할 부대원은 나머지 8명과..."
요나는 그렇게 말하고 그 지역의 영주를 돌아보았다.
"영주님까지, 총원 10명으로 대기하겠습니다."
"네? 저도요?"
퍼뜩 놀라며 그의 심약함을 그려낸 듯한 그의 큰 눈동자가 벌어졌다. 요나는 웃으며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각 부대의 지휘관들은 최전선에 서서 귀감이 되어야 겠죠. 당신이 전방에 있어준다면 주민들도 병사들도 사기가 오를 겁니다."
그 말에 영주는 자신의 영민들을 바라보았다. 이견은 없는 듯 다들 눈을 반짝이고 있었다. 영주로서 이런 자리에서 자신의 두려움을 핑계로 빠져나갈 수는 없었다.
"... 많이 무능합니다만... 잘 부탁드립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그는 전방 기마부대에 들어오게 되었다. 기마부대는 영민들이 만들어 놓은 땅굴에서 대기하였고, 땅굴이 완성된 이튿날 저녁까지는 충족들의 침입이 없었다. 버틸 기간이 줄어든 것은 축하할 일이지만, 그들의 준비가 얼마나 잘 되어 있을지는 다른 문제였다.
"난 아무래도 걱정되는데... 아무리 봐도 이게 네크로맨서 때보다 위험한 거 아니야?"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땅굴 안에서 모포를 덮고 누운 소니아가 그런 말을 흘렸다.
"영주가 박아 놓은 저 말뚝은 단순히 적의 기세 제압이나 도발용이 아니야. 저건 적들의 기마 포지션을 제한하는 역할도 해주지. 거기에 우리가 가져온 마도구들까지 총동원했으니까... 그래, 이틀 농성에는 문제가 없어."
라드가 그렇게 대답하고 혼자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떠오른 불안한 생각을 지워 내듯 웃었다.
"그래, 농성만이라면 아무 문제없어."
"...모르겠어."
"뭐, 그런 말 하고 다니지는 말라고. 사기를 떨어트리면 안되니까."
소니아는 라드의 말에 입을 다물고 뒤집어 누웠다. 모포는 찬 바람을 전부 막아낼 수 없었기에 그녀는 몸을 한껏 웅크렸다.
칼린은 이제 제대로 모두와 친해질 수 있었다. 그 작은 부대가 칼린에게는 한 뼘의 완전한 세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건 이제 자신이 원래세계로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체념까지 포함되어 있는 감정이었다.
그래서 그는 모포를 치우고 일어나 대기하고 있는 갤러한에게 다가갔다. 언제부턴가 생겨버린 갤러한과의 미묘한 골을 매꿔 보기 위해서 였다.
"뭐 좀 있어요?"
칼린은 자연스럽게 말하며 그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그가 바라보던 달을 올려다보았다. 이 삼일 정도 후면 두개의 달이 전부 보름달로 뜰 것 같았다. 이 세계에서 초광월(超光月)이라고 부르는 형상이었다. 칼린도 아직 본 적이 없었다.
"...뭐해, 안자고."
그는 묘하게 침착했다. 그리고 다시 달을 바라보았다. 칼린은 그런 그와 달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갤러한, 저 거짓말을 좀 많이 했어요."
갤러한은 그제서야 달에서 눈을 뗐다. 그렇다고 칼린을 쳐다본 것은 아니었다. 그는 가만히 정면을 바라보며 주머니에서 자신의 씹는 담배를 꺼냈다.
"숨기는 것도 많고. 절 못 믿는 게 당연해요. 하지만 갤러한이나 다른 부대원 전원이 저를 안 믿어도 저에게는 이 부대밖에 가진 게 없어요."
"그러냐."
"그래요."
칼린은 망가진 가면을 완전히 들어서 얼굴을 드러냈다.
"첫 임무 실패 후에 요나님께서 그러셨어요. 우리 부대 안에 첩자가 있을 수도 있다고, 누구도 믿지 말라고. 그 말 때문에 제가 여러분을 경계하게 되었다 던가 뭐, 그런 거는 없었지만... 알게 모르게 더 뭔가를 숨겼을 지도 몰라요. 변명처럼 들릴까요?"
"네가 무슨 말을 하는 건 지도 모르겠다."
태평하게 웃는 갤러한을 보고서 칼린도 피식 웃으며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무슨 손이냐?"
"저도 그것 좀 해 볼라고요."
"그러냐."
갤러한은 작은 틴캔에서 그 검은 가루를 한줌정도 손끝으로 집어 건냈다. 칼린은 그걸 입에 물어보고 의외로 나쁘지 않은 듯 씹어 댔다.
"이번에 요나님이 저더러 다시 동료를 믿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제가 이렇게 믿는 사람들이 첩자일리 없다고. 그 말이 얼마나 기뻤는지. 그러니까, 혹시 담아두고 계신 게 있으시면..."
칼린은 잠깐 씹는 것을 멈추고 생각하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물어봐 주세요. 어떤 질문이든 솔직하게 대답할 게요."
갤러한은 그 말에 조금 생각해 보았다.
"...지난 싸움에서 말야."
"네."
"네 눈을 봤었어."
정적.
"무슨 눈인지 알아. 뭔가가 무너졌을 때, 상식이 개변될 때, 자신을 몰아넣을 때, 마음속 무언가가 죽을 때... 그럴 때 나오는 눈이었어."
정적.
"네가 무리한 걸 알 수 있었어. 아마 날 구하기 위해 네 '무엇'을 포기한 거겠지. 알 수 있었어. 그런데- 왜 그 때지?"
칼린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솔직하게 말해. 이 다음 질문이 내가 어느 편을 고를지에 대한 지표가 될 꺼야."
그는 씹는 담배를 뱉는다. 그리고 다시한번 칼린을 똑바로 바라본다.
"칼린, 진짜 네크로맨서를 죽였었나?"
칼린은 한번 숨을 삼킨다. 칼린의 안에는 대답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의 지표가 뚜렷하다. 대답 못하는 것은, 그만의 비밀이 아닌 것. 대답할 수 있는 것은, 그 혼자서 감당 가능한 것들.
딱 그 사이의 질문. 그게 칼린의 망설임을 만들었다.
"대답해."
조용하게. 지금의 갤러한은 그거면 된다. 그 질문 하나면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저는."
힘들게 입을 연 칼린은 씹는 담배 때문에 고인 침이 방해 되서 그걸 뱉어냈다. 입 안에 특유의 쓴맛이 남아 돌았다.
"네크로맨서를 죽이지 않았어요."
나즈막하게, 땅굴 안에서도 오직 갤러한만이 들을 수 있을 말이 나왔다.
"... 그게 무슨 말인 줄 알아?"
그 대답을 기다렸다. 이제 그는 칼린을 도와주면 되는 일이다.
"A급 마법사를, 윌레인을 전복시킬 만한 능력을 가진 반동분자를 네 멋대로 살려서 돌려보냈다고? 그 모든 지랄을 겪으면서 몰아넣었었는데?"
하지만 칼린이 그의 도움을 알아서는 안된다. 칼린을 고립시키려던 영주였다. 그런 영주가 갑자기 칼린에게 모두와 가까워질 것을 허가했다면 다른 꿍꿍이가 있다는 것이다.
'동료를 믿어도 된다' 라니, 그 말은 지금의 갤러한이 보기에는 칼린을 속박할 새로운 도구로서 소금부대를 이용하려는 것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개, 갤러한?"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 우리가 한달 가까이 죽을 고비들을 넘으면서, 내분도 헤쳐 나가며 해낸 일을 넌 한순간에 장난질로 바꿔 버린 거야. 네 손 더럽히기 싫다는 이유로!"
"그런게 아니예요!"
"아니라고 확답할 수 있는 거냐!"
갤러한은 약간 크게 윽박질렀다. 칼린의 얼굴이 그 말에 울 것같은 것이 되었다. 그러나 그가 울지 않을 것을 갤러한도 칼린도 알고 있다.
"이제서야, 이제서야 너도 손을 더럽혀서 우리와 같은 위치가 되었군. 영주도 네가 그런 겁쟁이라서 못 믿고 있던 거겠지. 내 말이 틀렸냐?"
"왜, 왜 그러는 거에요, 갤러한...!"
미안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지금은 아직 칼린에게 뭔가를 말하거나 다시 가까워질 때가 아니다.
"이 사실은 영주에게 절대로 말하지 마. 우리는 지금 국가 영웅이니까. 이 사실이 대외로 퍼졌을 때 파급효과는 굳이 안 말해 줘도 알겠지."
하루라도 빠르게 영주에게서 칼린과 리쿠르트를 벗어나게 해야 한다. 지금 영주의 의도대로 상황이 흘러가게 할 수는 없다. 칼린이 가진 인연이 그의 구속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다른 모두는 몰라도,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자신만큼은 그래서는 안된다.
"왜, 왜 그렇게 말하시는 건가요..."
"지좆대로 일 벌여 놓고 따뜻하게 격려라도 해줄 것 같았냐? 그걸 바랬어?"
칼린은 말 한마디도 꺼낼 수 없었다. 그의 판단이었고, 맞는 판단이었다고 생각했고, 자신의 동료들은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생각해도 단 한마디도 반박할 거리는 없었다. 솟아오르는 말은 명치로 넘어가서 아리게 칼린을 침몰시켰다.
"... 더 말하고 싶지 않아. 젠장할, 너나 도르베나 이런 일 하기에는 너무 도련님들이었다. 항상 이딴 식으로 일을 틀어 버리지. 썩 꺼져."
갤러한의 폭언은 한마디 한마디가 가시 같았다. 칼린은 고개를 들 수 없어서 떨리는 입을 벙긋거리며 바닥을 바라보다가 가면을 내려 썼다.
"...죄송해요. 모든 책임은 저한테 있었어요. 제가 어리석었어요."
꾹꾹 눌러 담은 목소리. 갤러한도 침이 삼켜지지 않을 정도로 괴로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저에게 실망하셨나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침착해진 목소리로 조용하게 묻는 칼린에게 갤러한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눈을 피하는 게 고작이었다.
"...제 실수를 만회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할게요. 만약 네크로맨서가 또 나오면 제가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할게요. 제가 부대를 지킬게요."
그렇게 말하고 칼린은 돌아갔다. 갤러한은 다시 달을 바라보며 머리를 붙잡았다. 가슴이 먹먹했다. 아, 독한 술이 필요하다. 리쿠르트가 보고 싶다.
"차다레마."
동포 하나가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녀는 벌써 이틀 밤을 꼬박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만 있었다. 그 자리에서 모든 통솔을 하고 있었다.
"124명. 전원 준비됐다. 이 정도면 놈들을 한번에 쓸어버릴 수 있어."
그 말에 차다레마는 감고 있던 눈을 뜬다. 쿠탕카가 죽은 이후로 그녀는 단 한숨도 자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은 마치 별이 담긴 듯 총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가."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곳은 한순간에 무너져서는 안될 곳이다. 그래, 그런 선처를 보일 시기는 이미 지났다.
텐트의 밖에는 124의 병력이 전원 그녀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일 아침 첫 출전이다. 작전은 없다."
짧게 말하고서 그녀는 검을 높이 들었다. 동포들이 다같이 검을 드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호령했다.
"그들을 유린하라! 불사르고, 약탈하고, 범하라! 살아 숨쉬는 것은 모조리 베어내고 탐할 것이다!"
우렁찬 그 말에 모든 동포들이 각자의 무기를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저들의 장례식이다! 한번에 치르지 않을 것이다! 저들의 영혼까지 갈아 마시고 술안주로 삼을 것이다! 삼일장(三日葬)을 준비하라!"
우레처럼 울려 퍼지는 그들의 함성을 차다레마는 더더욱 고양시키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동포들이 들어 올린 팔을 내리며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차다레마는 뒤를 돌아보았다. 할멈이었다.
"할멈. 들어가 있어. 밤바람이 차군."
그녀가 그렇게 말하며 그 노인을 들여보내려 할 때였다. 그 노인은 들고 있던 지팡이로 차다레마의 손등을 쳐냈다.
"예언은 바뀌지 않는다, 차다레마. 예언은 바뀌지 않아."
"...그런 말 할 때가 아니야."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 인과로 이어진 길이라는 건 끊어지거나 바뀌는 게 아니야."
노인은 우물거리던 입에 손을 갖다 댔다. 차다레마는 그 입 쪽으로 귀를 가져다 대기 위해 몸을 조금 굽혔다.
"만월(滿月)이다. 만월과 함께 뜨는 붉은 보름달 두개가 네 사조성을 비춘다. 아아, 차다레마! 이 전쟁을 끝내자 꾸나. 나가지 말자 꾸나..."
차다레마는 그 노인의 말에 시선만 조금 들어 올려 밤하늘을 바라본다. 아름답게 수놓인 별들이 곧 떨어질 듯이 그녀를 압도한다. 구름 하나 없이 청량한 하늘은, 바람조차 불지 않는 날씨는, 그래. 이 대자연이 지금 충족의 편을 들고 있다. 쿠탕카가 만든 기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바람이다.
"할멈, 쿠탕카는 무사히 바람이 되었소."
그녀는 작게 쪼그라든 그 노인을 끌어안았다.
"우리는 그 바람을 따라야 해."
노인의 몸이 작게 떨린다. 할멈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운다. 울 때는 목놓아서 후련하게 울어 댄다. 쿠탕카가 죽었을 때처럼. 그래, 그렇게 울어야 한다.
"부디 우리 동포들에게 우는 얼굴을 보이지 마시오. 그 고운 얼굴 숙이고 들어가시게. 다음에 다시 올 때에는, 음식과 재보(財寶)들이 말 한가득일 것이외다."
그녀가 목놓아 울지 못하는 이유는 지금 이 자리를 신경쓰기에 그러는 것이겠지. 동포들의 사기를 신경 써주는 것이다. 그러니 돌려보내자. 따뜻한 게르 속에서 기다리시게.
모두의 복수와 부족의 연명은 내 검으로 이루겠소. 쿠탕카의 바람을 타고 사조성까지 베어내겠소.
다시 한번 울려오는 거대한 함성소리에, 짜그라든 작은 노인의 흐느낌은 너무나도 맥없이 묻혀버렸다.
"어젯밤은 칼린에게 조금 심하던데."
갤러한에게 다가가 그런 질문을 한 것은 이리하였다. 갤러한은 잠깐 못들은 척을 하다가 그녀의 시선에 진 듯 입을 열었다.
"너 말고는 누가 들었지?"
"난 너네 바로 뒤쪽에 누워 있었어. 나도 대화는 제대로 못 들었고. 중간에 네가 윽박지르는 거나 들어서 분위기가 안 좋았던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야."
"그러냐."
갤러한은 이리하의 말에 조금 생각해 보다가 입을 열었다.
"칼린이 그러더군. 영주가 이제 동료들을 믿어도 좋다고 했다더라고. 어떻게 생각해?"
"좋지 않아?"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이리하는 입을 다물었다.
"...난 요나가 칼린을 이용하는데 쓸 도구가 될 생각이 없어. 하지만 칼린이 우리 부대에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야."
"...그래서?"
"너. 네가 도와라, 이리하."
"내가?"
"그래. 네가 칼린의 지지대가 되어라."
이리하는 최근에 아주 치명적인 실수를 해버렸다. 그 때 칼린의 표정을 생각하면 아직도 그녀의 가슴 한 켠이 아려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나...는, 나로는 부족할지도 몰라. 노력은 하겠지만..."
"노력이면 돼. 나는 나대로 노력할 테니까."
갤러한은 그렇게 말하고서 담배를 꺼냈다.
"어디, 요나한테서 칼린을 빼내 보자고. 이번에는 성공해 보이지."
목적이 부합한다. 갤러한은 머리가 좋다. 디알테스트그롬에 추천할 인재는 못되지만, 그가 칼린을 빼내는 것을 도와준다면 일이 수월해진다.
"...할 수 있는 일은 돕겠어."
"그래. 서로 열심히 해 보자고. 뭐, 그래도 일단 지금은..."
저 멀리에서 울림이 들려온다. 지금까지 와는 규모가 다른 말발굽의 소리이다. 요나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며, 갤러한이 검을 고쳐 쥐었다.
"버티는 게 먼저겠지."
둘은 말이 있는 쪽으로 돌아가 올라탔다. 10명의 돌격부대가 완전히 출전준비를 끝냈다. 파르르 떠는 영주를 제외하면 전원이 각자의 각오를 끝마친 상태였다.
"인당 200생텀씩 더 걸렸다, 얘들아. 한 놈 죽을 때 마다 인당 66생텀씩 더 버는 거야."
륑게가 입을 열었다.
"그게 배 아프면 다들 살아서 모이자고."
발굽소리가 가까워진다. 농성 1일차의 태양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