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0화 (307/337)

이하운은 멋쩍인듯 웃고 있었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가리지도 않고 아주 활짝 웃고 있었다.

“다치셨어요?”

“빌어먹을 꼬맹이가 안 간다고 반항하길래 억지로 끌고 오려다가…. 조금?”

이하운은 ‘별거 아니야’라며 뒷말을 덧붙였다. 팔과 다리에 붕대를 둘둘 말고 있는 게 조금이라는 말과는 정말로 동떨어져 있었다.

“괜찮으신 거 맞으시죠?”

이하운에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갔다. 참기 힘들 정도로 독한 약초 향이 그녀의 몸에서 진동하고 있었다.

“별거 아니야, 별거….”

이하운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고양이 귀가 축 늘어져 있었다.

“나에게 말고, 저 녀석에게나 신경 써줘. 나는 좀 피곤해서 자야겠다. 오늘 수업은 자습이니까 교실에서 빠져나오지 말고. 알겠어?”

“....네.”

미적지근한 반응이었지만, 이하운은 마레이의 어깨를 두드렸다. 부들부들 떨리는 그녀의 팔에서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표정좀 풀어라, 누가 보면 반신불구 된 줄 알겠네. 이건 그냥 타박상일 뿐이야.”

“아얏…!”

이하운이 검지를 튕겨 마레이의 이마를 가볍게 때렸다.

“너희 같은 꼬맹이에게 걱정하게 할 정도로 나 안 죽었다. 그리고…. 난 약속을 지켰으니까…. 잘 부탁해.”

강인한 모습과 다르게 고양이 수인 선생님은 들리지도 않을 것 같은 희미한 말을 남기고 가벼워 보이는 발걸음으로 사라졌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홀로 선 백발의 수인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한구석에 위치한 오래되어 보이는 소파의 구석에 금발의 소녀가 앉아 있었다. 두 무릎을 곱게 모아 앉아있었지만, 등을 완전히 돌린 채로. 순금을 녹여 만든 것처럼 보이는 금발은 태양 빛을 받아 반짝인다. 가만히 두면 그대로 흘러내릴 것 같다.

가녀린 어깨, 치마를 꼭 움켜쥐고 있는 작은 주먹과 하얀 프릴블라우스 위로 붉은 조끼가 므랑데의  작은 몸을 가리고 있었다. 붉은색 단화는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므랑데.”

목소리가 방안을 울리는 동시에,  소녀의 몸도 크게 떨렸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여전히 마레이를 향해 등을 돌린 채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치마위에 주름이 느리지만 천천히 늘어가고 있었다.

다시 한번 므랑데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여전히 그녀는 그 자리에서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대로 있다면 걸작이라고 표현해도 좋은 인형이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 같았다. 작게 떨리는 어깨만이 그녀가 인형이 아닌 사람임을 토로한다.

마레이는 소파에 앉았다. 한 사람이 간신히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두 사람의 사이에 놓여있었다. 소녀의 작은 등이 보인다. 작게 떨리는 어깨가 시야의 한 켠을 자리 잡는다. 므랑데는 분명 바로 옆에 앉아있다. 그럼에도 그녀가 점점 더 멀어진다.

무슨 말을 해도 므랑데가 대답하지 않을 것 같았다.

마레이는 소파에 등을 기댔다. 시트는 무척이나 차갑다. 침묵은 끝없이 이어진다. 언제 끝날지 모르도록. 어쩌면 영영 이어질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마레이는 므랑데가 먼저 말을 꺼내길 기다렸다. 필리아가 말했던 그 말을 하고 싶다. 응어리진 말들이 목 안을 간지럽히다 폐부 밑으로 가라앉는다.

“가라고 했잖아.”

소녀가 먼저 백기를 들었다. 무슨 말을 할지 계속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므랑데의 목소리를 들으니 마레이는 어떤 말을 내뱉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변한다. 분하다. 아무런 말도 못 하는 지금이 분하다.

그 기나긴 숲속을 홀로 걸어가는 므랑데의 모습이 떠오른다. 마레이는 움직이지 않은 입술을 억지로 움직이며 지금 해야만 할 것 같은 말을 내뱉는다.

“싫어요.”

“하…..”

므랑데는 작게 웃음을 터뜨린다. 아니, 헛웃음을 터트렸다. 천천히 등을 돌린다. 핏빛보다 질척한 적안이 마레이를 본다. 인형 같다. 몇 번이나 므랑데를 본 마레이였지만, 그녀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같은 감상이 들었다.

“이하운이 시켰어?”

붉은 눈동자에는 적의가 가득했다. 목을 옭아매는 기분 나쁜 감각이 등줄기를 핥는다. 산짐승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주던 소녀와 동일인이라는 걸 상상할 수 없을 것만 같다.

손이 덜덜 떨린다. 도망치고 싶다.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들이 이어진다. 그럼에도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아니, 발을 떨어뜨릴 수 없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게 아니라, 움직이지 않는다라는 말이 정확할지 몰랐다.

“.....널 다치게 하기 싫어. 마레이.”

“므랑데. 제가 이하운에게 부탁했어요. 므랑데랑 다시 이야기하고 싶다고요.”

므랑데의 눈이 마레이의 담는다. 인형 같은 얼굴로, 그 어떤 표정도 내비치지 않은 채로 마레이를 본다. 조심스레 시선을 피한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연다.

“거짓말”

“므랑데.”

오늘, 처음으로 므랑데의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거짓말. 억눌린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목소리의 표면 위로 분노가 떠 오른다. 상처 입은 짐승이 아른거린다. 짐승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작다. 간신히 어미의 젖을 뗀, 아니. 어미의 젖도 떼지 못한 어린 짐승 같다.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것을 알지만 그렇게 느껴진다.

그녀는 두려워하고 있다. 마레이는 알 수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알 수 있었다. 본능이라고 해야 할지, 직감이라고 해야될 지 알 수 없었지만 므랑데는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만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전처럼 도망치지 않았다.

“거짓말이잖아…..”

한숨이 잔뜩 섞여, 원형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들린다. 므랑데의 목소리가 한껏 떨린다. 그렇기에 도망칠 수 없다. 마레이는 여전히 므랑데를 본다. 감긴 그녀의 눈이 보인다. 달싹거리는 작은 입술도, 그 입술 사이로 보이는 새하얀 치아도 모두.

“......됐어. 다음에 이야기하자.”

므랑데는 등을 돌린다. 가늘게 떨리는 어깨가 보인다. 여전히 그녀는 눈을 감고 있다.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어도 알 것만 같다.

므랑데는 보이지 않는 것보다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눈을 감고 있었다. 격한 감정은 그 무엇보다 빠르게 나타난다. 느리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가라앉는다. 그리고 그 아래 숨겨진 감정들이 더욱 질척하게 변해간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갉아 먹히고 있었다.

“정말이에요..”

그렇기에 말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므랑데라고.

. 등을 돌린 채로 므랑데는  소파위에 기대듯 누웠다. 지친 것처럼 보였다.

“제가 어떻게 해야 믿어줄래요? 멜란.”

므랑데의 몸이 크게 떨렸다.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녀는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참아왔던 숨을 길게, 아주 길게 내뱉었다.

“.......그러게. 어떻게 해야 할까.”

목소리에는 더이상 어떠한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듣는 사람이 섬뜩하게 느낄 분노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게 했던 두려움도 모든 게 없었다. 텅 빈 것처럼. 그렇기에 마레이에게 대답을 요구하고 있었다.

물론, 소년도 멋진 대답을 내놓을 수도 없었다.

므랑데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리광을 부리듯 그녀는 소파의 등받이에 얼굴을 부빈다. 스스로가 너무나도 우습게도.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다고 느껴졌다.

“싫다고… 이런 게, 전부.”

여전히 므랑데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힘없이, 쓰러진 것처럼 소파에 기대어 누워있을 뿐이었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더욱더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여전히 므랑데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마레이는 므랑데와 가까이 앉았다. 사람 하나 간신히 끼어들 수 있는 거리를 좁혔다. 호흡이 느껴질 것만 같은 거리였지만, 므랑데가 보이지 않았다. 이상했다. 그녀는 분명 바로 옆에 있는데,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았다.

그게 두려웠다.

“미안해요.”

므랑데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비웃음인지, 코웃음인지 모를 웃음소리가 그녀에게서 났다. 그 웃음은 그녀, 자신을 향해 있었다. 숨이 턱 막혔다. 그런데도 해야 할 말이 있었다.

“그날 혼자 가게 해서 미안해요. 그때 아무런 말도 못 해서 미안해요. 그때 못했던 말을 하고 싶어서 왔어요. 들어줄래요?”

므랑데의 몸이 바르르 떨렸다. 웃는 것 같았다. 우는 것일지도 몰랐다. 분명 바로 앞에 있었는데 그녀의 감정을 알 수 없었다. 멍이든 것인지 목 주변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저는 멜란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요. 그래서 무슨 생각을 하고 그렇게 말한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저를 위해서 그런 것이라고는 생각은 하지만…. 모르겠어요. 저는 멜란에 대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요.”

하. 하. 멜란의 입에서 말라비틀어진 웃음이 끊기듯 흘러나왔다. 왜 웃고 있는 걸까, 알 수 없었다. 그래도. 그렇기에. 마레이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도 멜란이 좋은 사람인 건 알아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봐도 상관은 없어요. 제가 보는 멜란은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인걸요. 저는 제가 본 것만 믿어요. 멜란….”

주서가 없었다. 말을 내뱉는 마레이 스스로조차 알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을 한 번 더 불러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될까. 목이 턱하고 막힌다.

필리아가 알려준 멋진 대사가 기억나지 않았다. 그저 응어리진 마음속에 있는 단어를 끝없이 나열할 뿐이었다.

“멜란, 그러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좋아요. 저는 멜란이 좋아요.”

소파에 기대어 있던 므랑데가 몸을 천천히 일으켰다. 그리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까 멜란...”

“그만.”

므랑데의 목소리가 냉랭하게 울렸다. 빛이 내리쬐는 소파 위에서 싸늘한 공기가 맴돌았다.

“개인적인 일과 개인을 넘어선 일은 엄연히 다른 거야.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이 있더라도, 우리들은 언제나 개인으로 남아있을 수는 없는 거 알잖아. 마레이, 너도 가문이 있으니까. 시시껄렁한 놀이라고 깔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실상은 이게 전부일 뿐이야.”

등을 보이던 므랑데가 몸을 돌려 마레이를 보았다. 붉은 눈동자에는 진득한 연민이 묻어있었다. 한 살 연하의 동생을 보는 눈이 아닌, 성인이 어린아이를 내려보는 듯한 그런 안쓰러운 시선.

“적과는 친구가 될 수 없어, 마레이.”

“.....저희는 적인가요?”

“글쎄…. 너희 가문과 적이겠지.”

그러니까 좋을 게 없다는 말이야. 므랑데는 금방이라도 아스라질 것처럼 웃었다. 창가 틈새로 새어 나오는 빛 위로 먼지가 이리저리 춤을 춘다.

“...저는 가문에 대해서 잘 아는 게 없어요. 양어머니에게 배운 건 예법뿐이에요.”

“파웬 가문과 사이가 좋은 가문이 몇이냐 있겠냐만은…. 특히 공국과는 사이가 안 좋아. 백 년도 더 된 이야기고… 거기에 대전쟁 때에는 그런 일도 있었으니까.”

내가 왜 역사 이야기를 하는거냐며 므랑데가 앓는 소리를 냈다. 또다시 옅은 한숨과 함께 그녀는 스스로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들은 적 있어. 라벨라 드 파웬이 양자를 들였다는 이야기. 그게 너라는 걸 알아차린 것도 이번의 일이었고…..”

“그게 중요한 건가요?”

므랑데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했잖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전부라고.”

“....대부분의 사람들 말고. 므랑데에게에요.”

글쎄. 말을 줄인 므랑데는 스스로의 무릎을 끌어안았다. 고개를 파묻으며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렸다. 그리고 고개를 들고, 무엇인가를 말하려다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기에 마레이는 재촉하듯 그녀에게 되물었다.

“므랑데는 어떤데요?”

“나? 나…. 글쎄, 어떨까...”

무릎을 끌어안은 그녀의 팔이 부르르 떨렸다. 몸을 웅크리는 므랑데는, 분명 마레이보다 한 살이나 연상이었지만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어린아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므랑데는 괜찮은 거에요?”

그래. 므랑데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힘없이, 기계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괜찮다고 받아들일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몇 번이나 되물어도, 므랑데는 괜찮다는 말만 반복했다. 고장난 라디오처럼. 마레이는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말 한두 마디로 끝날 이야기였으면, 내가 이러고 있겠냐?”

이하운은 볕에 늘어진 고양이처럼 어깨를 의자에 길게 기댔다. 게으른 표정과 녹아 내릴듯한 나른한 얼굴은 어딘가 얄미워 보였다. 날씨는 선선했지만, 그늘도 없는 곳에 한참 앉아있으면 땀일 날 것 같았다.

“이하운 선생님.”

“애새끼들의 특징이 뭔지 알아? 세상의 중심은 자신이고, 자신이 이해하는 대로, 보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싶은 대로 꿈을 꾸는거야. 현실을 너무나 닮은 지독한 꿈을 말이야.”

그러니까 어려운 거라고. 이하운은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이마가 보인다.

“엄마 같은 입장에서 보자면, 네가 계속 졸졸 쫓아다녀서 그 애새끼 버르장머리를 뜯어고쳐줬으면 좋겠다만…. 현실적으로는 무리한 부탁인 것 같은 건 잘 알지....”

짐승의 노란색 눈이 자신의 얼굴을 핥듯이 이리저리 훑는 느낌에도 마레이는 이하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런 부탁을 안 해도 너는 졸졸 쫓아다닐 생각이 가득해 보이니까 다행이기도 하고. 그 녀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날 찾아. 어떤 수를 쓰더라도 데리고 나올 테니까. 포기하지 않은 왕자님에게는 그에 맞는 서포터가 필요한 법이고, 서포터는 언제나 내 전문분야지.”

붕대가 감긴 팔을 들어올리며 이하훈이 킥킥 소리를 내며 웃었다. 하얀 꼬리가 살랑거리며 바닥을 쓸어내릴 것처럼 움직인다.

이하운이 떠난 자리에서 한참 동안 앉아있던 마레이 위로 그림자가 멈춰선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조금요...”

어깨에 손을 올린 필리아는 한쪽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반짝이는 붉은 눈동자는 므랑데와 같으면서도 전혀 다르다. 그늘 아래에서 은보라빛으로 빛나는 머리카락에서는 좋은 꽃향기가 났다.

필리아는 말없이, 그리고 마레이도 말없이 한참 동안 서로의 눈을 맞추었다. 필리아는 가볍게 코웃음을 치더니 마레이의 어깨를 가볍게 주물렀다.

“조금이라면서 그렇게 멍하니 앉아있던 거야? 무슨 일이길래?”

필리아는 여전히 웃고 있었다. 몸을 섞었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소녀였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기대고 싶게 한다. 그렇기에 므랑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무렇지 않게 멋진 말을 하던 필리아의 모습이 자꾸만 떠오르고, 왜인지 모르게 자신의 고민도 아무렇지 않게 해결해줄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남에게 도움을 받아, 므랑데와의 관계를 헤쳐나가는 게 옳은 것인지 판단할 수 없었다. 지금 이곳에 없는 므랑데가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렸다. 금방이라도 흩어질 것 같은 뒷모습이 자꾸만 밟힌다.

“그게…. 사실은요.”

마레이는 침착하게 말을 내뱉기 위해서 노력했다. 므랑데에 대해서, 자신의 대해서, 그리고 그녀의 말에 대해서 모두. 누구인지 밝힐 수 없기에 친구라는 이름을 덧씌워서 필리아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전부 토해냈다.

그게 참 죄스러웠다.

이야기 중간에 눈을 감은 그녀였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마레이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필리아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아무런 말이 없었다.

“흐응~.”

필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네?”

답을 내려줄 것 같았던 필리아의 입에서 나온 대답에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다시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그래서. 넌 뭘 하고 싶은 건데? 그 친구랑 친해지고 싶은 거야? 아니면 그 친구가 했던 말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거야? 또 아니면 다른 생각을 하는 거야?”

필리아의 붉은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게 퍽이나 믿음이 갔다.

“...그냥 친해지고 싶어요. 내버려 둘 수 없어서요.”

그 작은 어깨를 가만히 내버려 둘 수가 없었다.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필리아가 자꾸만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 애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그냥, 그 모습을 보고 싶었다.

필리아는 옆머리를 귀 뒤로 넘겼다.

“그 친구라는 애, 혹시 여자애야?”

“아, 네? 네에….”

작게 콧소리는 내는 필리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곧장 마레이의 셔츠를 붙잡아 자신 쪽으로 잡아당겼다.

“이런 상담은 말이야….”

하얀 이마가 작게 찌푸려졌다. 자신을 담아내고 있는 붉은 눈동자는 노을을 닮았다. 금방이라도 타오를 것 같이. 아니, 노을이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다. 일출의 붉은 하늘처럼 타오르고 있다.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다만 흐릿한 무엇인가의 형체가 보이는 듯했다.

지금 자신은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환상인 건가? 주변을 둘러보자 무엇인가 눈앞에 있었다. 어둠 속에서 형체조차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윤곽이 보일 듯, 보이지 않을 듯. 그건 애매한 경계의 틈새에 존재하고 있었다. 두렵지는 않았다. 다만 눈을 뗄 수 없었다. 알 수 없는 감정에 마레이는 자신도 모르게 그 형체를 향해 손을 뻗었다.

“....아니, 아니. 아냐. 잊어버려.”

필리아의 목소리가 파문이 되어 환상을 깨트렸다. 어느새 마레이의 손이 필리아의 뺨을 붙잡고 있었다. 엄지손가락을 슬며시 움직여 젖살이 빠지기 시작한 볼을 쓸어내렸다. 필리아는 얼굴을 잔뜩 붉힌 채 시선을 피한다.

“필리아?”

“아우….. 됐다고. 잊어.”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다만, 화가 난 것보다는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게 참 귀여워서 참을 수 없었다. 그녀의 목을 부드럽게 쓸어내리고 작은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으읍… 그, 그만…. 여기는 밖이잖아...”

필리아는 부끄러운 듯 마레이의 가슴을 두드렸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알 수 있었다. 누가 있더라도 상관은 없었다. 그냥 이 소녀에게 키스를 하고 싶었다. 방금전 보인 흐릿한 윤곽의 무엇인가를 떠올랐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감정들이 앙금이 되어 침전되자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좋아해요, 필리아.”

앙금이 되어 잊어버린 감정들을 잊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품 안에 안긴 이 소녀에게 키스를 하고 싶다. 그런 생각에 마레이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움직였다. 필리아는 말없이 마레이를 보다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입을 맞추고 그대로 혀를 천천히 밀어 넣었다. 칼날처럼 깊숙이, 그리고 정확히. 마레이의 셔츠를 꽉 움켜쥔 필리아는 조심스레 혀를 받아들인다. 매일매일 조교 당하는 엘프와 모친과 다르게 어설프 혀 놀림과 호흡을 조절하지 못해서 중간중간 헐떡이는 모습도 사랑스러웠다.

쮸루룹… 쮸으읍.. 쯔읍…

공국 때 알려준 키스를 잊지 않았다는 듯이 어설프기 짝이 없는 움직임으로 타액을 빨아 마시고, 조심스레 타액을 슬며시 넘긴다. 치아 구석구석을 헤집는 마레이의 혀를 따라 조심스레 따라오며 부드럽게 얽히는 설육.

끈적한 침이 넘쳐 더이상 받아들일 수 없는지 필리아는 고개를 슬며시 위로 들어올려 타액을 꿀꺽꿀꺽 소리를 내며 받아마신다. 끈적한 연인의 키스에 필리아는 황홀한 듯 계 속해서 설육을 움직였지만, 그 한계도 곧장 찾아왔다.

“읍..우읍.. 읍…!”

더이상 숨을 참을 수 없는지, 마레이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몇 번이나 두드린 필리아는 급하게 입술을 떼어냈다. 입술 사이로 은색 실타래가 길게 이어지다 끊어져 그녀의 셔츠 위로 떨어져 자국을 남겼다.

“하아… 하아… 하아….”

잔뜩 붉어진 얼굴로 겨우겨우 숨을 쉬며 녹아내릴 듯한 표정을 짓는 공국의 공주님. 슬며시 부풀어 오른 엉덩이를 슬며시 주무르기 시작했다. 손가락이 파묻히는 크사크루의 자매의 엉덩이나, 떡처럼 손아귀에 감기는 라벨라와 에르덴의 엉덩이와는 다르게 성숙하면서도 아직은 부족한 살덩어리가 손아귀에 꽉 잡힌다.

애무에 가까운 손짓에 본능적으로 몸을 기대오는 필리아의 필리아의 허리에 팔을 걸고 자신쪽으로 끌어당겼다. 허벅지와 허벅지 사이의 공간이 조금씩 늘어진다.

숨을 쉬는 데 집중한 것인지, 필리아는 엉덩이를 매만지는 손길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잠시라고 표현하기에는 마레이에게는 덧없이 부족했지만, 일반인 기준에서는 답답할 정도로 길 키스에 필리아의 몸이 제멋대로 엑스터시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어린 소녀에게 그날의 쾌락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거대해서. 그렇기에 두려워서 절정의 경계에서 머뭇거린다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우아하게 뻗은 팔이 자신보다 어린 소년의 어깨를 둘러 안으며 다시 한번 혀를 내밀어온다.

“더어… 더어하는 거야….? 으응… 읍으… 으읍… 즈으.. 츠으읍… 흐응…”

반쯤 감긴 눈으로 몇 번이나 이어지는 키스에 젖어 드는 소녀. 그러면서 요염한 여성의 소리를 내며 다시 마레이의 혀를 빨기 시작하며. 잔뜩 섞여버려, 이제는 누구의 것인지 모를 타액을 삼킨다.

조금씩 딮키스에 익숙해지는 것인지, 간간히 숨을 들이마시며 부드러운 입술을 붙이고 떼기를 반복했다.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필리아의 행동에 마레이는 보드라운 입술을 부드럽게 핥고 더욱더 농후한 입맞춤으로 그녀를 끌어들였다.

“응… 응… 츠읍.. 츠르릅… 쯔읍… 쯥...”

먹이를 바라는 아기 새처럼 목을 길게 내밀어 혀를 더욱더 밀어 넣고, 그리고 받아들인 필리아는 걸쭉해진 타액을 마지막으로 삼켜내고, 마레이의 혀를 슬며시 빠는 것을 마지막으로 입술을 떼어냈다.

“하아…. 밖이니까… 이게 끝이야.”

핏기가 부족한 얼굴은 어느새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필리아가 여인의 모습으로 활짝 피어올라 있었다. 달싹거리는 윗입술과 아랫입술 사이에는 끈적한 침이 실처럼 이어져 있었다.

이미 몇 번의 야외플레이를 모친과 선생의 몸을 통해 실습한 마레이의 손은 자연스레 습기를 머금기 시작한 어린 공주님의 둔덕으로 움직였고.

“꺅…!”

둔덕 위를 매만지는 손길에 필리아는 깜짝 놀라 작게 소리를 지르고, 마레이를 밀어냈다. 그러면서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누군가 들었거나, 본 것은 아닌지 주변을 살핀다.

“너어… 여기는 밖이란 말이야….”

수치심일까, 아니면 부끄러움일까.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얼굴을 잔뜩 붉힌 필리아의 눈꼬리에는 자그만한 눈물이 매달려있었다. 당장이라도 눈앞의 공주님을 쾌락에 울부짖게 할 자신이 있었다.

넘어뜨릴까.

마레이는 황급히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털어냈다. 전날의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 말도 안 되는 짓을 저질렀다. 마레이는 필리아를 꼭 끌어안았다. 자신의 물건을 이 작은 입에 우겨넣고 싶다는 욕망이 자꾸만 아른거렸다. 그러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남자들은 그런 생각만 한다고는 알고 있지만, 그래도 때와 장소는 구분해줘. 나는, 네가 쓰기 편한 좆집이 아니야.”

필리아는 도망치듯 마레이에게서부터 물러섰다.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고 입가에 묻은 침을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작게 떨리는 필리아의 몸이 보였지만 두려움 같은 감정이 아니라는 걸 마레이는 잘 알고 있었다.

한 번만 더 한다면 어떻게 될까. 괜찮다고 하지 않을까? 이끌리듯 호응해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 활짝 피어나지 못한 꽃몽우리를 매만질 때, 끈적하게 젖어있었으니까.

“죄송해요.”

“....그래.”

공국의 공주님께서 고개를 끄덕였다. 작게 한숨을 내쉰 그녀는 마레이의 어깨틑 토닥이곤 시계를 흘깃 보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다음 수업이 이드리엔 교수였나?”

“아, 네. 네.”

“가는 길에 어차피 들려야 되니까, 데려다줄게.”

필리아가 손을 뻗었고, 마레이가 붙잡았다. 자신을 잡아 일으키는 그녀의 손은 작았지만, 무척이나 강했다.

“미안해요.”

“사과는 한 번이면 돼. 갑자기 그런 곳을 만지면….”

필리아의 시선이 자연스레 마레이의 하체를 향했고, 붉은 눈동자는 당황한 듯 크게 떨리다 시선을 돌려버린다.

“죄송해요 필리아.”

“됐어, 됐다고. 화나지 않았어. 나도 분위기에 이끌려서 그랬을 뿐이고… 조금이지만 기분이 좋았고...”

마레이의 손목을 잡고 이끄는 필리아의 뒷모습은, 라벨라나 에르덴처럼 든든하지도 그렇다고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그저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고 해야 할까. 그늘에서는 보라빛으로 반짝이는 머리카락이 빛을 받으면 은색으로 물들고, 땀으로 젖어 있는 뒷목이 너무 야했다. 억지로 걸음을 옮기면서 약간씩 떨리는 작은 등.

그 모습을 보니 마레이는 더이상 참을 수 없었다. 필리아의 손목을 잡아채고 그대로 벽으로 밀쳐냈다.

“...무, 무슨 짓이야.”

떨리는 여린 미성, 그리고 자신을 죽일 듯 노려보는 붉은 눈동자. 벽으로 떠밀려 자신을 올려다보는 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그녀의 턱을 붙잡아 들어 올리고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읍..! 으읍..! 읍..! 츄우… 으...”

몸부림칠 듯 반항할 것 같으면서도 혀를 밀어 넣자 약간 웅얼거리다 키스에 열중하는 공녀. 얼굴이 붉어지고, 호흡이 떨리는 게 느껴지는데도 멈출 수가 없었다. 공국의 공주님의 몸을 지배한다는 생각에 흥분은 더더욱 가속될 뿐이었다.

“너… 쯔읍…. 이게… 쯥…. 무슨… 으읍.. 읍…!”

필리아의 몸이 덜덜 떨려오며 한계에 다가올 쯤에야 마레이는 잠시 입을 떼어냈고, 필리아가 무어라 말을 할 틈을 주지 않고 계속해서 키스를 이어나갔다. 벽에 고정된 손은 하나 뿐이었지만, 필리아는 별다른 반항을 하지 못했다.

혀를 끈적하게 밀어 넣고 여린 속살을 거침없이 탐하고, 또다시 핥고 타액을 밀어 넣어 삼키게 하고 다시 한번 설육을 뒤섞는다. 기세 좋게 내뱉던 말들은 줄어들어만 가고 결국에는 원초적인 단어만 간간히 내뱉는 필리아.

귀여웠다. 꼭 끌어안아 주고 싶을 정도로. 애욕이라는 단어보다 소유욕이라는 말이 어울릴 감정이 눈앞의 소녀를 뒤덮고 있었다. 자신의 것으로 하고 싶다. 방금전 느꼈던 가슴 저릴 감정을 또 한 번 느낌을 느끼고 싶었다.

“수, 숨….. 으읍…. 수우으읍..! 숨…! 으읍..!”

그렇기에 필리아에 맞춰 적당히 혀를 움직이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손목이 붙잡힌 채 억지로 키스를 강요받는 소녀에게 타액을 끝없이 밀어내고, 사정없이 입안을 희롱하며 작은 나신을 느낀다.

병적으로 새하얗게 보이던 얼굴은, 더이상 창백해질 수 없을 정도로 하얗게 물들고. 필리아의 몸이 휘청일 때쯤에야 마레이는 필리아의 입속에서 혀를 거두어들였다. 입술은 물론이고, 입 주변에는 끈적한 타액으로 점칠 된 흡혈귀 공주님.

“하아.. 하아.. 하아.. 하아...”

타액으로 만들어진 실타래가 그녀의 턱에 매달려 떨어지고 있었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쓰지도 못할 정도로 필리아는 내몰려져 있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밀어 넣었던 타액을 꿀꺽꿀꺽 넘기는 목의 움직임이 무척이나 요염했다. 그녀의 목에 입을 갖다 댈 수밖에 없었다.

“무.. 뭘…. 흐으읏…!”

하얀 목 위로 혀를 길게 내밀고 그대로 핥아올리자, 필리아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갈 곳을 잃었던 필리아의 한쪽 손이 마레이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지만, 제지력 따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귀여운 앙탈. 마레이가 느끼기에는 그 정도일 뿐이었다. 하얀 목을, 그리고 은발에 가려진 목덜미를 거침없이 탐하는 것으로 부족했다. 콧등으로 흡혈귀 아가씨의 옷을 늘리고 어깨를 이빨로 잘근잘근 씹기 시작했다.

며칠 전에 자신이 남겼던 흔적이 사라진 것을 확인한 소년은 아무런 가책도 없이 이빨 자국을 남긴 그 위에 키스 마크를 남긴다.

“자, 자국이 남..으읏… 그, 그러면… 이상.. 이상하….히이익…!‘

어깨, 쇄골, 목, 그리고 옷을 슬그머니 풀어 헤치고, 프릴이 달린 귀여운 브래지어를 거칠게 잡아 비틀어 가슴과 그 위에 빳빳하게 굳은 분홍색 유실 위에까지.

“그, 그마아안… 그마아안… 마, 마레이.. 제, 제바… 제발….”

필리아가 정신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마지막으로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기분 좋게. 그만둬달라는 말을 하면서도 발꿈치를 들어 진상하듯 자신의 몸을 내미는 흡혈귀 공주.

아무렇게나 풀어헤쳐 진 옷 사이로 하얗고 작은 나신은 검붉은 키스마크가 쉴 새 없이 찍혀있었고, 그 위로는 끈적한 타액이 제 흔적을 들어내고 있었다.

한쪽 다리를 슬며시 들어 올려 하얀 프릴의 팬티를 끌어 내리고, 끈적한 살단지속으로 손가락을 밀어 넣는다.

“히이이이이익…..!!! 자, 잠깐… 아, 안돼…. 바, 밖이니까...”

“필리아. 한 번만 할게요. 필리아의 모습을 보니까 참을 수 없어요.”

“누가, 누가 볼 지도 모르잖아.”

흡혈귀 아가씨의 입에서는 안된다, 싫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몇 번이나 꿈꾸던, 그리고 은근히 바래온 쾌락이 다가오자 간단한 가식조차 무너져내릴 뿐이었다.

“아무도 없어요.”

“그, 그걸.. 어떻게..”

누군가에게 보일지 모른다는 사실에 두려운 것인지 필리아는 여전히 주변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냥.. 알 수 있어요. 그러니까. 필리아… 넣을 게요.”

“어, 언제.. 벗…. 히이이익…!”

어느새인가 바지를 내린 마레이는 자신의 흉악스러운 물건을 필리아의 하복부를 꾹꾹 눌렀다. 쿠퍼액이 슬며시 배어나와 덜 벗겨진 필리아의 가디건 위로 쿠퍼액을 칠했다. 달아오른 철같은 거대한 페니스가 위아래로 움직이며, 필리아의 옷속으로 밀려들어갔다. 그리고 슬며시 보이는 하얀 배 위로 하얀 백탁액을 문지른다.

“무, 무슨..!? 나, 나중에 하게 해줄 테니까.. 지금은.. 지금은 제발…..”

자신과 몸집이 비슷한 소녀의 허벅지를 한 손으로 가뿐히 들어 올린 마레이의 힘에 놀라기도 잠시 꽉 다물어진 둔덕에 닿는 흉악한 페니스의 감촉에 필리아는 울 것처럼 애원했다. 어린 아들의 페니스에 익숙해진 라벨라조차 삽입할 때마다 허리를 덜덜 떨면서 받아들이는 거대한 물건이 잔뜩 긴장한 어린 소녀의 몸에 들어갈 리가 없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아무도 없어요, 날 믿어요 필리아.”

“거, 거짓말하지…… 흐윽.…!”

빳빳하게 굳은 분홍색 열매를 꾹꾹 누르며 애를 태우자, 벽에 밀린 어린 공주님의 몸이 바르르 떨며 귀여운 신음을 토해냈다. 치마를 한 손으로 끌어내리고, 습기를 머금다 못해 잔뜩 젖어 있는 팬티 위로 페니스를 꾹꾹 밀어붙인다.

“봐봐요, 필리아가 이렇게 귀엽게 우는데도 아무도 안 오잖아요? 정말로 없으니까 믿어요.”

“그게.. 흑…! 무슨.. 아앗..! 마, 말이이……...!”

손가락을 튕기듯 막 부풀어 오른 듯한 가슴 위로 빳빳하게 굳은 유두를 괴롭히기를 반복하자, 필리아는 정신을 차린 것인지 기세 좋게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지, 진짜로 넣을 생각인 거야…? 이따, 이따 해줄 테니까…. 집에서…. 잠, 잠시이이이이잇…!”

마레이는 긴장이  풀린 것처럼 보이는 공주님의 비부속으로 페니스를 그대로 밀어 올렸다.

“아…. 아….. 아...”

좁고 작고, 그리고 어린 구멍 속으로 귀두만 간신히 들어갔다. 필리아는 말을 제대로 잇지도 못하고 고장 난 기계처럼 입을 더듬더듬 움직이며 간신히 숨을 내뱉는다. 매끈한 하복부 위로 귀두 모양에 따라 그대로 부풀어 오른 작은 배를 보며 마레이는 좁은 질안으로 페니스를 더욱 밀어 붙인다.

“히…. 히이… 히이이… 히.. 히.. 히이익...”

간신히 숨을 토해내는 작은 몸의 아가씨. 소리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헐떡이는 숨과 함께 옅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온다.

이물질을 배제하듯 더이상 질 안을 파고들 수 없게 아플 정도로 꽉 조여오는 질육. 꽉 깨무는 듯한 질압에도 마레이는 몇 번이나 허리를 움직여 페니스를 흡혈귀 아가씨의 안으로 밀어 넣었다.

“끄으읏…. 으… 아, 아파아…. 아프다고…. 아파…. 아으...”

제대로 길들어지지도 못한 여린 속살. 몇 번을 범해야 일리엔이나 라벨라처럼 앙앙 울부짖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전날처럼 사정횟수마다 펜으로 허벅지에 새겨놓고 싶을 정도였다.

“괜찮아요. 필리아. 조금 더 넣을게요… 긴장 풀어요.”

“너… 가만, 가만 안 둘… 흐으읏…. 읏…! 읏..! 으읏…!”

헤집는다는 말이 정확할까. 여린 속살속으로 페니스를 우겨넣고, 반항하는 질육에 자신의 물건에 맞게 길을 들이고 익숙해지라는 듯이 더더욱 찔러 넣는 행위였다. 부드럽게 조이며 사정을 유도하는 여인들의 육단지와 다르게 거부하듯 페니스를 밀어내려는 질안으로 물건을 채워 넣다보니, 쾌락보다는 정복욕이 강했다.

“더, 더는… 더는 안 들어가… 더는...”

필리아의 눈동자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했다. 괴로운 듯 앓는 소리를 냈다. 19살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발육 뒤늦은 소녀가 겨우겨우 숨을 내쉬고 있었다. 두 살 위의 연상의 여인이었지만, 이렇게 품안에 안고 있을 때면 연하의 소녀를 안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필리아는 페니스의 모양에 따라 부풀어 오른 자신의 하복부를 보고 바보처럼 중얼거렸다. 더는, 더는 이라는 단어를 내뱉는 필리아는 그 작은 몸을 부르르 떨고, 그 몸 위로 식은땀을 줄줄 흘린다.

“필리아, 봐요… 아직 반밖에 안 들어갔으니까… 더, 더 넣을 수 있어요.”

“무, 무리… 무리야.. 무리이잇…!”

꼬챙이에 꿰뚫린 듯, 페니스에 꽂혀있다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필리아는 말도 안 될 정도로 흉악한 페니스 위에서 필리아는 작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발버둥 치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었지만, 이미 질육안을 헤집고 자궁까지 찔러 올릴 기세로 충분한 고기막대를 더욱 깊게 받아들이는 결과만 나타날 뿐이었다.

“잇…. 이잇….! 이…! 히이익…..!  힛…! 힛..!”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했지만, 귀엽다는 감정이 너무나도 앞섰기에 고통에 울고 있는 필리아의 눈가를 제멋대로 혀로 핥아냈다. 뾰족 솟은 귀가 접힐 듯 좌우로 움직인다.

“그때는 거의 다 들어갔으니까. 지금도 훨씬 더 넣을 수 있어요. 필리아, 응?”

“모, 몰라.. 몰라… 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이게 무으으읏…!”

살기 어린 눈동자와 다르게, 힘없이 가슴을 토닥이는 흡혈귀 아가씨의 손길에 마레이는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자그만한 허리를 붙잡아 슬그머니 움직이며 페니스를 조금씩조금씩 앞으로 쑤셔 넣으며 소녀의 자궁을 향해 육봉을 쯕쯕 밀어 넣는다.

“으윽….! 읏..! 으윽…! 너, 너무 커다랗단… .말이야… 너무 커어…! 주, 죽어.. 죽는다고.. 죽… 죽어어엇…!”

“자, 조금만 더 넣으면 돼요. 필리아. 조금만. 조금만 더 넣으면…...”

몸부림치는 필리아의 모습에도 마레이는 거침없이 페니스를 좌우로 헤집으며 넣었다. 정말로 필리아와 관계가 처음이었다면 그녀의 말에 덜컥 겁을 먹었겠지만, 지난 밤에 끝도 없이 서로의 육체를 탐했던 기억이 소년에게 남아있었다.

“자, 다, 다 넣었어요….”

“흐윽… 이게.. 이게… 흐윽… 무슨.. 무슨… 흐으읏…. 짓이야… 으으응...”

숨을 쉬는 것만으로도 버거울 텐데도 필리아는 하고 싶은 말을 계속해서 내뱉었다. 창백하게 질린 얼굴과 입고 있는 교복이 젖을 정도로 흘리는 식은땀이, 그녀가 한계에 도달해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필리아가 나쁜 거에요. 이렇게 예쁘고, 귀여워서.. 참을 수 없었단 말이에요.“

“너.. 그으읏…. 지금 그걸… 그걸… 하아 하아…. 말이라고… 말이라고오옥…..”

질육이 꽉 조여온다라는 말보다는 꽉 끼어버렸다는 말이 좋을 정도로 페니스에 얽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필리아에게 혼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끈적하게 달라붙는 고깃구멍에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허리를 움직여버렸고, 필리아는 헛숨을 들이키며 제대로 된 훈계조차 하지 못한다.

“이렇게 음란하게 울고… 페니스를 꽉꽉 물면서… 치사해요. 그러니까 이렇게...”

“흐으.. 흐으….말도 안 되는…. 으으으읏…! 소리를.. 소리를 하고 있느느으으은…! 아아앗..!”

몇 번 허리를  튕기듯 움직이자, 꽉 달라붙어 있던 어린 질육이 페니스를 훑었다. 그대로 거침없이 허리를 크게 움직이자 필리아는 마레이를 혼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터져 나오는 신음소리를 참아내지 못했다.

“필리아의 질이 너무 조여서 움직이기가 힘들어요..”

“그딴… 하앙… 말.. 하아… 하지마아아아.. 앙, 아앙...”

좁고 작은 질 안으로 억지로 박아 넣은 페니스에 필리아는 은색의 눈썹을 잔뜩 모은 채로 새하얀 배를 떨면서 울부짖었다.

“필리아의 질 안 따뜻하고.. 좁아서… 정말 좋아요. 조금씩 삼켜나가는 거 보여요? 필리아?”

“아흐으으.. 앗.. 아읏…!“

이물질을 배제하겠다는 듯이 미친 듯이 수축해오던 질은, 침입자를 쫓아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인지. 아니면 지난번 몸에 새겨놓은 쾌락을 기억해낸 것인지는 몰라도 이번에는 움직임을 뒤바꿔 페니스를 삼켜나가고 있었다.

잔뜩 찡그리던 필리아의 얼굴은 어느새 조금씩 풀어지며 요염하게 피어나기 시작했다. 슬그머니 풀린 하얀 손이 마레이의 어깨 위에 올려져 있었고, 힘 없이 떠 있던 다리는 어느새 마레이의 허벅지 위를 감싸고 있었다.

“마, 마레이… 그, 그만… 그만…….. 하으읏… 읏.. 아앙, 앙, 아으읏…!”

따뜻하고, 그리고 페니스와 하나가 된 듯한 질육의 감촉에 마레이는 몸을 부르르 떨며 조금씩 자신의 물건을 삼켜나가는 소녀의 하복부를 보며 올라오는 사정감을 조절할 수밖에 없었다.

여린 속살이 페니스를 삼켜나갈수록, 작고 하얀 배 위로 두툼한 고깃방망이의 윤곽이 그대로 떠오른다.

“필리아가 유혹한 게 잘못이에요. 이렇게 꽉꽉 기분 좋게 무는 걸 보니까 이걸 원한 거죠? 응? 으으… 너무 꽉 조이니까.. 쌀 것 같아...”

“허, 헛… 으읏… 헛소리.. 헛소리.. 아앙. 하지 마.. 하지 말라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무슨 이게… 흣…! 흣..! 아앙! 그, 그렇게 안쪽을 돌리면.. 햐아아앙..!”

뭐라고 말해도 변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영악한 소년은 책임을 범해지는 소녀에게 전가하고 있었다. 이대로 대화가 이어지면 분명히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기에 작고 가벼운 몸을 간단하게 들어 올리고 그대로 페니스를 자궁까지 용서없이 밀어붙였다.

“읏…! 으으읏…! 읏..! 다, 닿앗… 닿앗… 흐윽......!”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소녀의 모습에도 마레이는 죄책감 대신 더욱 큰 흥분을 느꼈다. 이미 관계를 한 번 맺었고, 반항하지 않는 소녀의 모습에 떠밀리듯 움직이고 있었지만.

지금 이 상황의 가장 큰 원흉은 싫다면서 억지로 범해지기를 반복하는 상황극을 이어나가는 라벨라 때문이기도 했지만…….

“우웃….. 필리아 좋아… 자지를 쭉쭉 빨아당겨서… 좋아… 필리아의 질이 딱 달라붙어서 흐으… 좋아요 크흐흣…!”

물리적으로도 전부 들어가지 못하는 페니스가 한계까지 어린 소녀의 몸 안을 가득 채우고 난 이후에야 마레이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대한 고깃방망이가 작은 소녀의 배 위에 그대로 윤곽을 들어내며 제멋대로 윤린하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찌걱….!

원을 그리며 움직이자, 이제 막 벌어지기 시작한 결합부에서 살젓는 소리가 끈적하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읏…. 읏…! 시, 싫어….! 가, 갈 것 같아.. 갈 것 같아…. 응… 으으.. 으응…!”

지난번 교육 때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필리아는 마레이가 시켰던 대로 절정에 다다를 것 같은 느낌이 들자, 본능적으로 말을 내뱉고 있었다.

“필리아도 좋죠? 제 자지가 좋은 거죠? 저도 필리아의 조그만한 보지가 좋아요.. 꽉꽉 조여서.. 금방 사정할 것 같아.. 흐으으...”

“너, 너 가만 안 둘 거니까…. 제멋대로 한 거 꼭 앙갚음할 거니까아아...”

-쯔윽…! 쯔으윽…! 쯔으윽..!

이제는 완전히 마레이에게 매달려, 갸름한 턱을 소년의 어깨에 대고 있는 필리아의 목소리를

점점 색정적으로 변해간다. 조금씩 변해가는 그 모습을 눈에 담고 싶어서 마레이는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 허리를 간신히 진정시키고 눈물을 그렁그렁 매달고 있는 필리아의 눈가를 다시 한번 핥았다.

“필리아가 잘못한 거니까, 필리아 때문이니까.. 으으 작은 보지 기분 좋아요.”

“그,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자, 작다니… 아직.. 읏… 읏…!”

-찌걱! 찌걱!

화를 내려는 소녀의 모습에 마레이는 황급히 허리를 밀어 올렸다. 흡혈귀 아가씨는 켁-이라는 품위 없는 소리를 내며 입을 크게 벌리며 숨을 토해낸다.

“필리아가.. 나쁜 거니까… 이렇게 기분 좋은 보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무슨… 히야야양..! 말도 안 돼는.. 으읏..! 흐응…! 흐읏..! 가, 갈 것 같…..”

마레이의 목과 허리를 전신으로 꼭 끌어안은 흡혈귀 공주님은 끝없이 솟구치는 쾌락에 또다시 절정에 도달할 뻔했지만,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는 마레이의 행동에 들뜬 숨을 내쉬며 몇 번이나 호흡을 정리한다.

“필리아가 나쁜 거죠…?”

“너, 너, 너….크흣…!”

웃음기가 가득한 마레이의 검은 눈동자를 보고 필리아는 이를 꽉 깨물었다. 무슨 말을 하든 이 소년에게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걸 깨달았다. 아니, 알고 있었지만, 그냥 이대로 일방적으로 당하는 게 싫을 뿐이었다.

“응? 필리아? 응? 이렇게 작은 자궁을 꾹꾹 누르면 꽉꽉, 기분 좋게 조여오잖아요. 필리아가 나쁜 거죠? 그렇죠?”

“너, 가만두지.. 읏….! 으읏…! 그렇게 겨, 격렬하게.. 아앙, 앙, 앙, 아아앙!!”

그렇기에 마레이의 의견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 고집스러운 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필리아의 허리를 두 손으로 꽉 붙잡고 그대로 있는 힘껏 페니스를 뽑고 찔러 넣기 시작했다.

-푹! 푹! 푹! 푹!

살가죽을 뚫고 그대로 밀고 들어오는 창처럼 거대한 페니스가 어린 소녀의 질 안을 헤집고 그대로 자궁을 강타한다.

“아흣…! 주, 죽어… 주, 죽어엇…… 끄으윽…. 으읏…! 흑… 흐흣… 흣..! 흐으읏..! 주, 죽어… 죽어.. 죽어버려어어… 죽, 죽는다.. 죽는다고오…. 아으읏…! 큭…! 큭..!”

장기 내부를 밀어붙이는, 아니 장기 내부를 찍어누르는 감각에 필리아의 얼굴이 더 창백하게 물들기 시작했다. 이렇게 일방적인 폭력을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여린 소녀가 감당할 수 없는 종류의 행위였다.

“지난번에도 이렇게 했어요. 필리아의 몸 튼튼하고 꽉 조여서 괜찮죠? 네? 필리아가 음란한 게 잘못이니까. 그러니까 괜찮죠?”

“크으읏…..! 괘, 괜찮지 않으니까… 그, 그으읏… 끄윽…. 그만”

마레이의 어깨를 으스러지게 쥔 필리아였지만, 힘차게 허리를 밀어붙이는 소년의 움직임을 제지할 수는 없었다. 대련 중에 명치를 맞은 것처럼, 폐부에 간신히 매달려있는 숨을 비명과 함께 토해내는 게 전부였다.

“읏…. 으읏… 읏..! 읏…!”

들고 박는다는 말이 어울릴까. 자신보다 한참이나 큰 여성들을 들어 올리고 마음껏 허리를 움직이는 소년에게 비슷한 또래의 소녀를 붙잡아 밀어붙여 올리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그렇기에 손쉽게 흡혈귀 공주님의 엉덩이를 단단히 틀어잡아 박아 올리는 일이 쉴 새 없이 어이진다.

-쯕…! 쯕…! 쯕…! 쯕! 쯕!

자궁을 으스러트릴 기세로 밀어 올라오는 거대한 고깃방망이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필리아의 머릿속을 채워나가고 있었다

“흣…! 흐으읏…! 하읏..! 윽..! 읏..! 으읏…!”

말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필리아는 끝없이 주어지는 쾌락, 그리고 배 안을 헤집는 거대한 페니스의 감촉에 작은 동물처럼 몸을 바르르 떨며 정신을 잃지 않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그날 밤을 기억하며 몇 번이나 자위를 해버렸고, 그렇기에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배안을, 아니 자궁을 짓누르다 못해 꼬챙이로 꿰는 듯한 페니스의 감촉을 그대로 느끼고 있는 필리아는 기쁨인지 두려움인지 모를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자, 잘못… 잘못햇… 햇… 했으니까..! 그, 그마안…. 그마아아안….!”

입을 크게 벌리고 무어라 외치려는 필리아였지만, 입밖으로 나오는 것은 흡혈귀 아가씨의 질 안에 페니스를 쳐박고 있는 마레이만이 간신히 들을 수 있는 정도의 목소리였다. 크게 울부짖는 것도 좋았지만, 이렇게 자신의 억지를 들어줄 때마다 참을 수 없었다. 마레이는 필리아의 은색 머리카락을 크게 쓰다듬었다.

“필리아가 잘못한 거 맞죠? 그렇죠?”

“그래, 그래.. 그러니까.. 읏.. 읏.. 읏…! 잘못했다고… 잘못했으니까.. 제발.. 제발.. 윽.. 읏…! 큿….!!!”

고개를 쉴 새 없이 끄덕이며 자신이 잘못했다고 말하는 필리아. 마레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그전까지의 피스톤질은 장난이었던 것처럼 거침없이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힛!? 힛…! 히이…! 머, 멈추는 거. 멈추는 거, 멈추는 거 아니었, 엇.. 읏…! 히이잇…!”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잔뜩 눈물이 고인 붉은 눈동자에는 불신과 절망이 잔뜩 어렸다. 처음부터, 흡혈귀 아가씨의 손목을 붙잡아 벽에 밀어붙였을 때부터 질안에 자신의 씨앗을 잔뜩 뱉어낼 생각이 가득한 마레이에게는 지금이 당연한 수순이었을 뿐이지만.

“필리아가 나쁜 거니까.. 벌이에요.. 으읏… 나올 것 같아… 필리아, 나 이제…!”

-쯕..! 즈으윽..! 쯔윽..! 쯕..!

마레이는 숨을 헐떡이며 필리아의 몸을 으스러지도록 끌어안고 페니스를 있는 힘껏 밀어 넣었다.

“바, 밖에다가.. 밖.. 밖아아앗…! 아앗..!”

거대한 고통, 그리고 그보다 큰 쾌락에 소년의 위에서 허덕이던 필리아였지만 질내 사정은 이야기가 달랐다.

“필리아 그렇게 꾹꾹 누르면서 움직이면.. 나와, 나와요… 이대로...”

“잠깐, 잠깐, 안돼, 나… 나 오늘은...으으읏..!”

필리아가 무엇인가 말하고 싶은 듯 제지하고 있었지만 마레이는 그녀의 애원에 굴하지 않고, 어린 소녀의 질 안에 허리를 꽉 밀어붙이며. 끈적하게 휘감기며 꽉 조여오는 질육의 감촉을 그대로 느끼며 자궁 끝에 페니스의 첨단을 꼭 가져다 대었다.

-뷰우우웃…! 븃..! 뷰우우웃..!

애액으로 넘치는 작고 좁은 구멍속에서 마레이는 그대로 페니스에서 느껴지는 사정감을 참아내지도 않고 하얀 백탁액을, 소녀의 자궁속으로 쏟아부었다.

“우으으… 필리아 질안이 더 꽉 조이고 있어… 좋아요...”

“안 되는데… 안에느는.. 우우우우…!”

하얀 발을 사랑스럽게 감싸고 있는 검은색 단화가 그대로 허공을 휘젓기 시작하는 것도 잠시, 경련이 일어난 것처럼 퍼득퍼득 거리는 가녀린 다리가 공중에서 접히며 조심스레 마레이의 허리를 감싸 안는다.

-뷰류륫…! 뷰우웃..!

“앙, 아으으….. 흐으으..”

달콤한 향이 나는 립밤으로 칠해진 소녀의 분홍색 입술 사이로 핑크빛 혀가 슬그머니 밖으로 내몰린다. 그러면서도 본능적으로 허리를 뒤로 젖히며 페니스를 더욱 깊숙이 받아들이기 위해 몸을 움직이며 쾌락의 해일 앞에 힘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필리아 꽉 조여서.. 우우우, 대단해요… 읏..!”

마레이 또한 길게 이어지는 쾌감에 더이상 버틸 수 없는 것인지, 필리아의 허리를 붙잡고 하체를 앞으로 쭉 밀어붙이고 허리를 뒤로 젖히며 계속해서 사정한다.

-뷰우우… 뷰우웃...

한 번 길을 들여놓았을 뿐, 그 누구의 침입도 허용한 적 없는 흡혈귀 공주님의 자궁 안으로 끝없이 정액을 쏟아붓는다.

“하아… 하아…. 조금만 더 쌀 테니까… 기절하면 안되요.. 우우읏..!”

“그, 그만… 더는.. 더으읏…! 더는..!”

하복부가 슬며시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필리아의 허벅지가 쉴 새 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결합부를 거대한 페니스가 꼭 틀어막고 있었지만, 슬그머니 움직이는 소년과 소녀의 행동에 애액과 잔뜩 섞인 정액 줄기가 바닥으로 쏟아진다.

“배, 배가… 더는.. 으읏…. 배가… 터져어…. 터진다고…! 터져어엇..!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타 있는 흡혈귀 아가씨의 발버둥에도 마레이는 허리를 꽉 붙들고 사정을 이어나갔다.

“조금만더, 조금만더어…. “

“힛..! 힛..! 그, 그마아아아아안……! 히이잇..! 힛..!”

호스가 잠기는 듯, 사정의 끝에 점차 도달한 마레이는 그대로 필리아의 허리를 붙잡고 하체를 크게 들썩이기 시작했다. 잔뜩 부푼 배를 감당할 수 없는 흡혈귀 공주님은 작은 손으로 배를 꼭 붙든다.

“크흐흐흐흣…! 배가, 배가… 으으읏..!”

임신한 것마냥 부풀어 오르는 배, 그리고 소년의 거친 행위에 크게 흔들리는 몸에 따라 움직이는 정액으로 가득 찬 복부에 들썩일 때마다 하얗게 물드는 이성에 본능적인 움직임이었다. 괴로운 듯 몸을 비틀면서도, 끝없이 주입되는 쾌락에 필리아의 발끝이 몇 번이나 호를 그리다 곧게 뻗는다.

“아… 아… 후우… 필리아 좋았어요?”

“우으… 으… 으...”

탈탈탈. 사정이 끝난 것인지 마레이는 몇 번이나 허리를 털어내며, 정액으로 가득 찬 질 안의 감촉을 만족스럽게 감미한다.

초점을 잡지 못하는 필리아의 하얀 허벅지를 슬며시 들어 올리며, 끝까지 박아 처 넣은 페니스를 뽑아낸다.

“으윽… 읏.. 읏.. 으읏…!”

길이는 물론, 두께까지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거대한 물건이 슬며시 빠져나오면서, 결합부 사이로를 정액 줄기가 거침없이 뿜어진다. 뒷머리를 벽에 기댄 채로 신음소리만 간간히 터트리는 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더욱 조심스레 페니스를 뽑아내고 있었지만, 하얀 배 위로 거대한 윤곽을 그리는 고깃방망이가 빠져나가는 감촉에 필리아는 헛숨을 들이킨 것인지 작게 기침을 터트리며 옅은 신음을 내뱉는다.

“히으…. 흐으… 우으우우...”

실성했다고 하는 게 옳을까. 눈은 온통 흰자로 가득 차 꺽- 꺽- 소리를 내는 흡혈귀 아가씨였지만, 여전히 질벽은 페니스와 한 몸인냥 그대로 달라붙어있었고, 휘감기는 질벽을 몇 번이나 헤집으며 페니스를 빼내며 주름이 가득한 질 안을 이리저리 상처 내며 꽃잎 속을 빠져나온다.

“읏… 읏… 읏…!”

길쭉한 몸통부터, 첨단에 위치한 페니스의 머리까지. 정액과 애액 투성이로 번들거리는 페니스가 흡혈귀 아가씨의 몸에서 뽁. 하는 소리와 함께 빠져나왔다.

여전히 한쪽 허벅지가 잔뜩 들린 채로, 필리아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페니스가 완전히 빠져나오기 직전까지도 꽉 조여오던 질구는 꽉 닫힌 채였기에 뿜어져 나오던 정액은 여전히 흡혈귀 아가씨 배 안에 그대로 들어차 있었고, 흡사 임신이라도 한 것처럼 배덕적인 자태를 뽐낸다.

“필리아? 필리아? 괜찮아요? 필리아?”

몸이 축 늘어진 흡혈귀 아가씨를 흔들어보았지만, 여전히 쾌락의 여운에 정신조차 차리지 못하고 가벼운 몸이 소년의 손짓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겨드랑이를 붙잡힌 채 가볍게 들리는 필리아는, 숨을 쉬고 있지 않는다면 인형으로 착각할 것만 같았다.

임신한 것처럼 기형적으로 부푼 배를 본다면 분명 변태스런 취향을 가진 사람이 주인일 것이고. 여전히 주변에는 아무런 인기척을 찾을 수 없었다. 마레이 자신은 이드리엔의 수업을 들을 시간이기에 조금은 늦어도 상관없지만 필리아의 경우는 다를 터.

몇 번이나 흔들어 깨워 보았지만 일어날 생각조차 없는 필리아의 모습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마레이가 본 것은 자신의 씨앗으로 잔뜩 부풀어 오른 소녀의 하복부였다.

“필리아…? 안 일어나면 누를 거에요? 네? 필리아?”

필리아를 깨우고 있었지만, 마레이는 속으로 그녀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고 있었다. 그렇기에 귓가에 조심스레 속삭이면서, 소녀의 부푼 배 위로 손을 가져대고 천천히 눌러 보았다.

“욱…!”

-쯔읏윽!

낯선 고통에 필리아가 작게 헛숨을 들이키고, 꽉 닫힌 질구가 옅게 벌려져 정액 덩어리가 좁은 입구를 통해 잔뜩 분사된다.

긴 호스의 끝을 잔뜩 눌러 분사한 것 같은 느낌. 마레이는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일어나지 않고 있는 필리아가 나쁘다. 그러니까 이래도 된다라는 변명이 자연스럽게 소년을 합리화시킨다. 이래도 될까? 이래도 되지 않을까. 조금이면 될 거야. 그래, 조금뿐만이니까.

그렇게 합리화는 완벽했다.

“필리아?”

“우으으으….”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필리아. 얼마나 싸지른 것인지 필리아의 배는 임신한 것마냥 잔뜩 불러 있었다. 일반 인간이었다면 배가 찢어졌을 것 같다라는 짧은 생각이 들었다. 마레이는 다시 한번 그녀의 복부를 눌러보았다.

“으읏..!”

-쯔으윽..!

결합부에서 하얀 정액 덩어리가 그대로 뿜어져 나왔다. 필리아가 허리를 바르르 떨며 반응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녀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이건 필리아를 깨우기 위해서 그런 거니까. 변명을 내뱉었다. 입술을 비집고 튀어나오는 자신의 목소리가 혹시나 필리아를 깨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마레이는 속으로 생각을 삼키고 필리아의 배를 꾹꾹 누르기 시작한다.

“읏…! 읏…! 읏…! 읏..!”

-쯔윽…! 쯔윽…! 쯔윽…! 쯔윽…!

소의 젖을 짜는 것 같았다. 아니, 젖은 짜는 것이지만 이건 눌러서 정액을 뽑아내는 것이라 차이는 많았지만, 그런 기분이 들었다. 배를 꾹꾹 누를 때마다 작은 구멍 사이로 거칠게 뿜어져 나오는 정액덩어리들. 그리고 여전히 흰자를 드러내고 깨어나지 못하는 필리아. 마레이는 그녀의 하복부를 강하게 내리 눌렀다.

“으으으으으으읏…!!! 읏…! 뭐, 뭣…!? 히이이이잇..!”

-쯔으으으으으윽…!

분사라는 말이 옳을까. 출렁거린다 표현이 옳을 정도로 부풀어 오른 배를 꾹 누르는 순간, 꽉 닫힌 둔덕 사이로 백탁액이 뿌려져 나오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린 필리아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힛..! 힛..! 무, 무스으은…. 은.. 읏..!”

-뿌욱….쯔윽… 쯔으윽….!

복부에 강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필리아는 제대로 된 반응조차 보이지 못했다. 배를 꾹 눌러, 자궁이 터지도록 쑤셔 넣어진 정액을 밖으로 게워낼수록, 자그만한 입을 한계까지 크게 벌리고 들뜬 신음을 흘려낸다.

“너, 너는.. 흣…. 흐읏… 가, 가아.. 가...”

붉은 눈동자가 커다랗게 떠지고, 공중에 떠 있는 다리가 경련이라도 일으킨 것처럼 부들부들 떨린다. 살집이 슬며시 잡혀 있는 대퇴부 안쪽이 크게 흔들리며 그 위로 하얀 정액 줄기가 빠른 속도로 바닥을 향해 미끄러진다.

너훌거리는 파도처럼 유려한 곡선으로 그리며 뿜어져 나오는 탁한 색의 점액 덩어리. 마치 겔(gel)처럼 점도가 무척이나 높아서 하얀 덩어리들은 뭉개지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처럼 길게 뿜어져 나온다.

-쭈욱.. 쯔으그극… 쯕.. 쯕.. 뷰윳.. 븃.. 븃유유웃!!

“아아아아, 가, 가아아.. 가아앗..!”

등 뒤가 붙잡혀 안겨 있는 상태의 필리아의 등골이 활처럼 휘었다가 앞으로 구부려지기도 잠시, 다시 한 번 활처럼 몸을 휘었다, 자궁 안에 있는 정액을 쉴 새 없이 뿜어내며 쾌락에 울부짖기 시작했다.

“흐읏… 하으읏…. 하으….”

뭍으로 내팽개쳐진 생선처럼 퍼득거리던 작은 몸은, 동력이 끊긴 기계마냥 갑작스레 몸을 멈추고 그대로 몸을 축 늘어트렸다. 전신을 떨며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순간에도 전율적인 쾌락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직 완전히 개화하지 못한 흡혈귀 아가씨의 자그마한 몸.

작은 입 사이로 길게 빠져나온 혀에서 걸쭉한 타액이 정액웅덩이가 되어버린 바닥 위로 길게 늘어지다 끊어진다. 단정하게 입었던 옷은 엉망진창으로 구겨지고, 정액과 타액으로 더럽혀져 흡사 강제로 범해진 것 같은 배덕적인 모습을 보였고.

그렇기에 몇 번이나 절정에 달해 민감해진 어린 몸을 본 마레이는 용서 없이 그녀의 질구 위를 천천히 쓸어내렸다. 타인의 손길이 닿자, 공주님은 다시금 몸을 크게 움츠리며 쾌락의 지옥에서 다시 한 번 깨어난다.

“필리아, 아직 조금 남았잖아요?”

“남…. 남...아…? 아우….? 우읏?!”

이성의 불이 꺼진 듯, 몸은 반응하지만, 말조차 내뱉지 못한 필리아는 그대로 마레이의 손가락을 거부하지도 못 한 채 몸을 다시 한 번 떤다. 꽉 닫혀버린 둔덕을 벌리며, 딱딱해진 클리토리스를 집게손가락으로 붙잡은 마레이를 쉴 새 없이 매만진다.

“우읏..! 읏..! 으으읏..! 읏..! 큿..! 크흐흣..!”

말랑한, 그렇지만 딱딱하게 느껴지는 이질적인 두 개의 감각이 느껴지는 자그만한 살덩이를 누르고 손가락으로 긁어 올릴 때마다 하복부를 크게 들어 올리고 배 안에 남은 정액을 조금씩 게워내는 작은 질구.

“필리아, 조금만 더 힘내요? 네?”

이성조차 찾아볼 수 없이, 쾌락에 정신을 잃어버린 작은 공주님을 잔뜩 끌어안은 채로 마레이는 쉴 새 없이 음핵을 매만지며 그녀를 절정의 절벽으로 격하게 밀어붙였다.

“아우… 으… 아… 아.. 아아아….”

비명도 지르지 못하는 여린 몸. 제대로 된 쾌락을 알지 못하는 작은 몸. 움직이면 움직이는 대로, 더럽히면 그대로 더럽혀지는 흡혈귀 아가씨의 모습에 마레이는 엘프처럼 뾰족하게 솟은 귀를 거칠게 베어 물며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그대로 쭉 잡아당긴다.

“읏… 잇…. 잇… 히이잇..! 힛….! 힛..!”

도망치지도 못하고 몇 번이나 퍼덕퍼덕 움직이는 작은 몸.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액체가 갸름한 턱을 타고 쉴 새 없이 하얀 배 위로 떨어지고, 귀여운 배꼽에 잠시 고였다 하복부를 지나 음부 위로 흘러내린다.

필리아 더 블러드. 루마니아 공국의 공녀가 할 수 있는 건 힘없이 몸을 부르르 떨 수 있는 것밖에 없었다. 머릿속에 이성의 마지노선이 쾌락의 일 점 공세로 허무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장난감처럼 취급당하고 있어도 기분이 나쁘다거나 비참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뻤다.

아니, 기쁘다는 감정을 받아드리라고 자궁이 겁박을 지르고 있었다. 필리아는 끝없이 이어지는 쾌락의 공세에 이를 악물고 참아내고 있었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았다. 자신이 왜 싸우고 있는 거지, 무엇이랑 싸우고 있는 것인가 생각이 들자 허무할 뿐이었다.

“더, 더 누를 테니까. 힘내요?”

더, 더 누른다고? 필리아는 움직이지도 않는 고개를 들어 마레이를 올려다보았다. 자신을 내려다보는 검은 눈동자에, 제멋대로 몸이 움츠려 들었다. 그의 눈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온몸의 소름이 돋았다.

암컷. 암컷. 암컷. 소년의 눈동자에서 끈적한 단어를 읽을 수 있었다. 이 녀석 지금 자신을 암컷으로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저 씨앗을 뿌리기 좋은 암컷. 필리아는 이를 악물었다. 질 수 없었다. 그래, 이러면 질 수 없었다. 질 수 업….

-꾸우우욱…!

“아..! 아아..! 앗..! 아아아아..!”

질 수 없는데.. 지면 안 되는데… 이, 이런걸…

-꾸욱! 꾸욱! 꾸욱…!

배가 눌릴 때마다 제멋대로 허리가 용두질 친다. 꼴사납게 허공에 허리를 흔들어가며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었다. 배 안을 가득 채워주던, 거대하고 기분 좋은 살 막대기. 손가락 따위와는 비교하지 못할 그런 커다랗고 기분 좋은…..

-꾸우우욱..!

아니, 아니. 잠깐. 잠깐만. 필리아는 입 밖으로 튀어나와야 하는 비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아버렸다. 더는, 더는 무이렸다.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배가 짓눌리고 있는데, 자궁구가 범해지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제멋대로 몸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키히힛…! 키히히힛..!”

-쯔으윽..! 쯔으으윽! 쯔으윽..!

이길 수… 있나….?

눈앞에 번개가 치는 것만 같았다. 시야가 하얗게 물들다, 되돌아오길 반복했다. 중간중간 눈을 깜빡이는 것인지 시야가 검게 물들기도 했다. 다만, 눈꺼풀을 닫았다 여는 짧은 시간 동안 셀 수 없이 시야가 하얗게 물든다.

“커헉…!!”

쾌락의 지옥에서 몸보다 더욱더 거칠게 떨리는 목에서 새어나 오는 쾌락의 단말마. 마지막 스퍼트를 달리는 운동선수처럼 격렬하게 떨리던 몸이, 끝나지 않은 거대한 쾌락에 지친 듯 크게 떨고 그대로 축 늘어진다.

-쉬이이이… 쉬이이이...

실금이라고 해야 할까. 소변이라고 하기에는 묽고 하얀 액체가 기세 좋게 뿜어져 나오며 정액 줄기가 만든 웅덩이보다 멀리 나아가 흙바닥을 검게 물들인다.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긴 사정이 끝나고 필리아의 몸이 축 늘어졌고, 갑작스런 그녀의 시오후키에 손에 묻은 액체에 마레이는 본능적으로 필리아의 입안에 가져다 대었고.

-핥짝.

필리아는 애액과 정액이 잔뜩 섞인 액체와 그리고 시오후키 중 슬며시 묻은 소년의 손가락을 본능적으로 핥았다. 아기 고양이가 처음으로 우유를 핥듯이, 무척이나 서투르지만 애를 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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