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인간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엘프들은 많아. 한트케 성황 폐하와 네리아 여왕이 둘 다 인간들과의 화평을 주장했는데도 이 모양이니까.”
“성황 폐하요…?”
“그래, 아. 태양교의 교황으로 있는 준다스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엘프들이 믿는 칼펜이라는 신을 모시는 최고위의 사제를 성황이라 부른다. 어원을 찾아보자면 과거 신성제국이 있었을 때 신정 합일을 하는 황제이겠다만, 용사의 서적에서 한트케 성황이라 지칭하다 보니 이제는 그렇게 부르지. 낯선 건 이해해. 다만, 파웬가라면 종종 만날 일이 있으니 기억해두는 게 좋을지도 모르지. 라벨라씨가 알려주지 않은 걸 보면 아직 때가 아니거나….”
줄리아는 한쪽 눈을 감고 작게 흐응~ 소리를 내었다. 매일매일 몸을 섞어가며 아이 만들기에만 열중하는 라벨라는, 놀랍게도 이 어린 소년에게 귀족가의 예법이라든지 상식을 정확하게, 그리고 하루종일 교육하고 있다고 믿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정보량을 우겨넣고 있었기에 이 정도는 알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의 소득이었다. 에르덴이 듣는다면 분명히 좋아할 만한 정보였다.
“어찌 되었든, 로렌 드 파웬의 용의 맹약과 한트케 성황의 세계수의 맹세로 두 국가가 일종의 하나의 국가로 돌아가고 있다는 건 알만한 사람들은 알 내용이니까. 적당히 기억해 두고만 있어. 누가 말을 꺼내기 전까지 말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
“네.”
여기서 줄리아가 알만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당사자들과 제국의 황제, 몇몇 공작가급의 주인들과 후계자들 정도겠지만, 마레이는 그냥 적당히 높은 사람들로 인지하고 있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그래. 엘프와의 동맹으로 발테르는 물론, 루마니아까지 무력으로 짓밟은 로렌은 루마니아의 귀족들의 절반을 죽였다.”
“네…..?”
마레이는 뭔가 잘못된 것을 들은 것 같았다.
“귀족들의 절반. 대부분은 당시의 가주나 그에 준하는 위치의 흡혈귀들의 송곳니를 뽑고 루마니의 수로 위에서 처형식을 벌였지. 그때 붉게 물든 수로를 보고 피의 도시라는 이명을 가졌지. 루마니아 사람들은 좋아하는 지칭은 아니겠지만.”
“....정말인가요.”
줄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레이는 난생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물론 엘프와 로렌의 계약이라든지, 그런 것들의 비밀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지만, 이건 완전히 그 궤를 달리하는 이야기였다.
“세상에 미쳤….”
마레이 답지 않은 욕설이 입에서 새어 나왔다.
“루마니아의 귀족체계는 직계에만 해당하니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모두가 로렌을 그렇게 평가해. 미친년이라고. 인간들에게 관대로운 녹색용은 마족과 관련되어 있으면 필요 이상으로 잔혹해지지. 아니, 필요 없을 정도로 잔인해진다는 말이 정확하겠지. 흡혈귀들이 마족은 아니지만, 그 혹독함이란 게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는 사건이었지. 물론 절반이라고 해도 원체 귀족이 적었던 루마니아라는 점과 불사의 기사단의 대부분이 귀족이라는 점이 그 말도 안 되는 절반의 숫자를 충족시킨 거니까.... 일반인에게 불사라고 불릴 정도라면 옅은 피로는 어림도 없어. 정확한 숫자가 기억나지 않은데 대충 기사단 150명과 당시 왕이었던 아데우스 더 블러드. 그리고 몇몇 전쟁관 련 대신들.. 총 200명쯤이니 많지는 않지만 그 정도가 절반이었지.”
200명이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보니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었다. 굵직한 전투마다 수만 명이 죽은 이야기보다, 아는 사람. 그것도 가문의 주인이 수백 명을 죽였다는 이야기가 무척이나 섬뜩했다.
“덕분에 왕위랑은 거리가 멀었던 아스모스가 왕이 되었고, 루마니아에게 파웬이라는 이름은 일종의 억제이자 증오의 대상이 되었어. 뭐, 귀족들에 한해서이지만.”
루마니아 공국에서 자신의 이름을 들었을 때, 옷가게 주인이 보였던 공격적인 행동이 갑작스레 기억이 났다. 필리아도, 므랑데도 루마니아의 귀족이라는 점이 입맛이 무척이나 썼다.
필리아나 므랑데는 이런 걸 알고 자신을 대했던 것일까.
“아무튼, 제국의 입장에서는……. 조금 쉴까, 집중 안 돼?”
“아. 네.. 그러니까.”
줄리아는 횡설수설하는 마레이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어린 소년이 입을 꾹 다물자, 작게 웃고 앉아있는 마레이를 슬며시 끌어안으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줄리아… 선생님?”
“지금은 그냥 줄리아로 불러줘.”
줄리아는 씨익 웃고 마레이의 옆구리에 고개를 파묻고 고개를 좌우로 움직여 뺨을 부빈다. 옅은 호흡과 미적지근한 체온이 옆구리에 닿는데 간지럽다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미묘하게 힘이 빠지면서 나른해지는 기분.
“피곤해요, 줄리아?”
“이래저래 신경 쓸 일이 많아져서 말이야. 슬슬 시험 기간이 다가오니 일도 바빠질 테고. 생각이 많아지면 늘어나는 건 피곤함 뿐이니까. 그리고 쉬는 이유는 너 때문이야. 표정이 좋지 않았거든. 뭐, 아까부터 이러고 싶기도 했지만.”
마레이는 얼굴을 파묻는 줄리아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무례하다고 생각은 들었지만, 왜인지 위로가 필요해 보였다. 줄리아가 잠깐 고개를 들어 올렸다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다시 마레이의 옆구리에 얼굴을 파묻고 두 눈을 감았다.
“조금만 더 쓰다듬어줘.”
“네에~..”
한쪽 눈을 감고 올려다보는 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서둘러 줄리아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웨이브 진 갈색 머리카락이 손가락에 슬그머니 엉키다가 풀어져 내렸다. 어리광을 부리는 모친이 있는 마레이에게 이 정도의 애정표현은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손등으로 하얀 뺨을 쓰다듬고, 옆머리를 귓가로 넘겼다. 줄리아는 눈을 감은 채로 어린 소년의 손길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생각보다 쉽지 않다 생각할 뿐이야. 가문의 일이든,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든, 너의 관련된 일도.”
“저.. 인가요?”
“그래, 인기가 너무 많아서 힘드네. 내 사랑은.”
줄리아는 쿡쿡 웃어 보였다. 그리고 슬며시 손을 뻗어 소년의 목을 감쌌다. 갑작스레 잡아당기는 성인 여성의 힘에 마레이는 힘없이 끌려가 담임선생의 위로 넘어졌고, 줄리아는 완전히 뒤로 누어 마레이를 꽉 끌어안았다.
“나른한 오전이네.”
와이셔츠 너머로 얇은 브래지어의 감촉이 났고, 마레이는 갑작스러운 줄리아의 행동에 몸을 딱딱하게 굳히다가, 줄리아의 중얼거림에 풍만한 가슴에 고개를 파묻은 채로 눈을 감았다. 살결 너머로 심장의 강인한 고동이 들려온다.
마레이를 한 손으로 끌어안은 줄리아는 슬쩍 손목시계로 시선을 옮겼다. 1교시가 막 끝날 시간. 실제로 두 사람이 공부를 하자! 라고 했을 때부터는 3시간쯤이 지났지만, 워낙 일찍 학교에 도착한 두 사람이 육욕을 슬며시 풀어내고, 애정어린 스킨쉽을 잔뜩 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시간이었다.
“무슨 생각을 해요?”
“너랑 섹스하고 나서 무엇을 어디까지 가르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
부끄러움도 없는지, 당당하게 섹스라고 말하는 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 혼자 몸을 움찔이며 얼굴을 붉힐 뿐이었다. 발정제를 놓은 오크보다 더 왕성한 성욕과 말도 안 되는 정력으로 여성을 찍어누르며 조교 하는 소년이라고는 상상조차 안 되는 반응에 줄리아는 슬며시 소년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한 번… 아니, 두 번…. 세 번만. 딱 세 번만 하고 제국의 현황에 대해서 조금만 공부하자.”
“그게, 그러니까...…. 우으… 네에….”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소년의 배설기관에 손가락을 밀어 넣으려는 굳은살이 박인 손가락의 감촉에 마레이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인지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줄리아는 슬그머니 몸을 일으키려는 소년을 밀어넘어뜨리고, 표범처럼 날렵하게 마레이위에 올라탄 채 잔뜩 웃고 있었다.
방금전에 보였던 피로와 허무로 가득 찬 표정을 찾을 수도 없이 오아시스를 발견한 사막의 방랑자처럼 두 눈을 반짝인다. 혀를 작게 내민 채로 웃어 보이는 모습에, 연상임을 알아도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은 찍어둘 게, 성녀님이 부탁해서 말이야. 괜찮지?”
어디서 튀어나온 것인지, 주말에 에르덴과 몸을 섞을 때, 그리고 콘돔을 물고 있을 때 잔뜩 사진을 찍었던 기구를 본 마레이는 부끄럽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찍힌 사진을 가지고 두 사람이 어떻게 하지 않을 거라는 무의식적인 신뢰였다.
테이블 위에 놓인 필기도구와 책들을 한 번에 끌어안고 대륙 전도 위에 올려둔 줄리아는 곧장 어린 소년 위에 올라타, 벨트를 풀며 동시에 자크를 끝까지 내렸고. 바지를 내리는 동시에 오늘 세 번째 갈아입은 팬티를 함께 끌어내리며 소년의 바지를 끌어 내린다.
“후후, 잔뜩 준비 완료네. 수업하는 내내 박히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다고.”
“줄리아 선생님…. 야해요.”
“싫어? 그리고 말이야 이럴 때에는….”
갈색 머리칼을 슬며시 기울이며 웃는 담임선생의 모습에 마레이는 슬그머니 가느다란 허리를 한 손으로 두르며 슬그머니 비부 끝에 페니스를 가져다 댄다.
“너무 좋아요, 줄리아.”
“후후. 그래. 이제 넣으으읏.. 읏.. 아아아아..!”
-푸우욱..!
이미 잔뜩 젖어있는 질육은 너무나도 쉽게 어린 소년의 거대한 페니스를 삼켜나가기 시작했다. 배 안을 우겨 밀어 올리며 들어오는 거대한 고깃방망이에 절규하는 줄리아. 앉은 채로 여선생의 몸 안에 페니스를 욱여넣는 소년은 익숙한 듯, 한쪽 다리에 슬그머니 손을 올리고 천천히 들어 올린다.
“아흐으읏.. 읏… 조, 좋아앗…!”
“줄리아의 보지 뜨끈뜨근하게 달아올라서 계속 넣어 놓고 싶어요. 흐으..”
오늘 이미 수 번이나 어린 소년의 페니스를 받아들인 담임선생의 배 안은 여전히 단단히 조여오고 있었고, 꾸물꾸물 움직이며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우람한 물건을 자궁까지 천천히 빨아당긴다.
“흐읏.. 읏… 마레이.. 안에 잔뜩 들어오고 있어… 으으… 찍어야 되는 데에…..”
카메라에 천천히 손을 뻗어가며 어린 소년 위에 올라탄 채 허덕이는 담임선생. 마레이는 재빨리 줄리아의 손끝에 닿는 카메라를 빼앗고 입을 벌린 채 허덕이는, 잔뜩 상기한 얼굴로 녹아내리는 듯한 줄리아의 얼굴을 찍어 내린다.
“하읏.. 읏… 아… 아… 내가, 내가 찍어야 된다고오.. 으으읏..”
이를 악문 채 자신을 찍고 있는 소년의 카메라에 손을 뻗어 휘적휘적 손을 움직여보지만, 허리를 들썩여 아직 채 다 들어가지 않은 페니스를 밀어 넣자, 줄리아는 그대로 어린 소년을 꽉 끌어안은 채, 암캐처럼 길게 울부짖는다.
넓은 의자에 앉아 있는 소년, 그리고 그 소년 위에 올라탄 채, 부드러운 시트에 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자신의 연구실에서 자신의 어깨에 오지도 않은 어린 소년에게 꿀단지를 바친 채 허덕이고 있는 줄리아는, 급하게 내린 바지와 검은색 레이스 팬티가 발목에 걸린 채로 허덕이고 있었다.
“줄리아, 예뻐요. 응. 녹아버리는 얼굴 너무 예뻐요. 에르덴 엄마에게도 잔뜩 보여주자구요.”
-찰칵. 쯔으으윽..! 푹! 쯔으으윽! 찰칵. 찌걱찌걱찌걱! 쯔윽! 찰칵.
“성녀님은 으읏.. 과, 관심 없을.. 우읏.. 읏.. 아앙, 아앙..!”
아무런 의미도 없는 소년의 행동에도 말리지도 못하고, 오히려 묘한 설렘을 느끼는 줄리아는 사진기에서 기계음이 울려 퍼질 때마다, 자신이 이 자그만한 소년에게 예속되어 있다는 사실을 몇 번이나 다시금 실감하며 온몸의 털이 삐죽삐죽 설 정도로 충만감을 느낀다.
“내가 보고 싶어. 응, 매일 매일 찍어서 노트 같은 걸 만들고 싶어. 줄리아의 매일매일을 적고 싶어.”
“하아아악.. 앙… 아아앙…. 으읏… 저, 정말이지… 으으읏..!”
곤란하다는 듯 표정을 지어 보여도, 배란을 휘젓는 쾌락과 소년의 여린 온기에 잔뜩 녹아버려 이미 완전히 타락해버린 암컷 노예로서 슬그머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신 위에 올라탄 상태로 허리로 원을 그리며 위아래로 움직이는 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지난 주말에 했던 그대로, 철썩철썩 흔들리며 묵직한 중량감을 자랑하는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슬며시 때려가며 극상의 여체를 잔뜩 즐긴다.
“읏..! 으읏…! 읏..!”
육욕의 바닷속에서 수치심과 그에 반대급부로 몇 배나 차오르는 충족감에 줄리아는 자신도 모르게 이를 악문 채로 소리죽여 울부짖는다.
“줄리아도, 엉덩이 때리는 게 좋아? 렌은 엉덩이를 맞으면 질질싸는 개변태 육변기가 되어버렸는데. 으읏… 때릴 때마다 꽉 조여와서.. 흐으… ”
“아읏.. 으읏… 렌… 이면.. 크흐읏… 일리엔인가.. 아아앙, 벌써 일리엔을 그렇게 조교 해버린 거야? 부럽.. 으응.. 응…!”
질책하기는커녕 고혹스러운 목소리로 울부짖으며 부러워하는 담임선생의 모습에, 이제는 행위중 예의라는 것에 대해 경계선이 흐려진 소년은 즐겁다는 듯이 허리를 흔들어 가며 줄리아의 엉덩이를 찰싹찰싹 소리가 나게 두드리며 흥에 겨워 제멋대로 떠든다.
-찰싹. 쯔으윽! 찰싹! 쯔으윽! 찌걱찌걱찌걱!
“줄리아는 엉덩이를 맞을 때마다 꽉꽉 조여오는 기분 좋은 구멍이야. 으응.”
“읏.. 구, 구멍이라니.. 으읏….. 앙, 아아앙.. 앙..!”
부정하는 여선생의 모습에도 마레이는 그녀의 입에서 긍정의 말을 내뱉고 싶다는 욕심에 더욱더 거칠게 페니스를 자궁구에 꽂아 넣고, 커다란 엉덩이를 꽉 쥔 채로 슬며시 들어 올렸다 내리길 반복한다.
이미 어린 소년의 페니스의 크기에 딱 들어맞게 된 담임선생은, 소년밖에 줄 수 없는 거대한 쾌락에 중독되어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가며, 오돌토돌한 살집 속으로 페니스를 끝까지 받아들이고 꽉꽉 조인다.
“줄리아도 엉덩이 맞는 게 좋지? 응? 읏… 꽉 조여온다.. 크흐..”
“아으읏.. 읏.. 우웃.. 조, 좋아.. 엉덩이 맞는 게 좋아…..! 흐으… 이런 말을 시키다니이잇.. 잇.. 으아아앙.. 앙..! 아앙!”
기쁜 마음으로 자신을 육변기, 전용 좆집을 떠드는 모친과 섹스용 애완동물들과는 다르게 수치심을 약간이나마 남아있는 담임선생은 쾌락에 가득 차 몸부리치며 짐승처럼 울부짖는다. 여전히 소년은 여선생의 엉덩이를 두드리며 기분 좋게 조여오는 구멍을 맛볼 뿐이었다.
“아, 아앙. 아앙.. 자, 자궁을 잔뜩 찌르면.. 으읏.. 으오옷.. 옷… 어, 엉덩이도 흐읏.. 소, 손가락을 넣으면.. 아아앙.. 아앙.. 으흐흣.. 흣…!”
요염한 입술에서 혀가 슬그머니 내밀어지고, 애수를 흘리는 여선생은 잔뜩 물오른 육체를 움직여 페니스를 더욱더 깊게, 그리고 거칠게 받아들이며 잔뜩 일그러진 얼굴을 보이며 허덕인다.
-찰싹!! 찰싹!!
살 소리가 거칠게 연구실 안을 헤집는다.
“응? 줄리아도 엉덩이 맞을 때마다 꽉꽉 조여오는 구멍이지? 응?”
심장의 고동보다 더욱 크게 두근거리는 거대한 육봉이 여선생의 질안을 거칠게 헤집으며 질안의 여린 살 주름을 거칠게 훑으며 자궁까지 쉴 새 없이 밀어 올려졌다, 그대로 뽑혀 나온다. 자신의 몸 위에서 흔들리는 극상의 여체에 리듬에 맞춰, 엉덩이를 가볍게 후려치는 소년은 지친 기색도 없이 극상의 여체를 즐기기 위해 허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아읏. 으읏.. 으읏. .읏.. 앙….. 그, 그래에… 맞을 때마다.. 꽉꽉 조여오는… 읏…! 아아아아앙! 아앙!”
허리를 높게 들어올리때마다, 잔뜩 달라붙는 질육을 좌우로 밀어내며 클리토리스째로 살단지 안으로 밀려들어 가고. 빼낼 때에는 갈색 음모로 덮여있는 둔덕이 질질 끌려 나온다. 익숙해지려고 해도, 항상 지금 당장 느끼는 쾌감은 이전의 쾌감을 새하얗게 덧칠할 정도로 강렬헤 줄리아의 머리를 몽롱하게 만들 뿐이었다.
“으응.. 아앙… 읏..!”
애액을 자뜩 품은 분홍색 질벽을 헤집을 때마다 결합부에서는 질척이는 애액이 흘러나오고, 그와 동시에 검붉은 색의 거대한 페니스. 소년의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은 굵기와 크기의 물건에 질육이 꼼꼼하게 밀착되어 마찰될 때마다 거대한 쾌감을 선사한다.
“응? 줄리아. 으… 꽉 조여… 어때 줄리아도 엉덩이 맞으면 좋아? 응?”
“앙.. 아앙.. 아앙.. 하으읏.. 읏.. 흐윽… 조, 좋아.. 마레이가 때려줄 때마다 배가 큥큥 거려서.. 우으읏.. 나는. 으읏.. 저, 저는… 맞을 때마다 꽉꽉 조여오는 구멍입니다.. 아읏.. 이, 이제에.. 이제에엣.. 흐아앗..!”
스스로 허리를 흔들고 있다는 것조차 잊은 것인지 줄리아는 넘쳐나는 쾌감에 저항하기 위해 좋은 향기가 나는 갈색 머리칼을 이리저리 흔들어가며 지금의 순간을 1초라도 더 느끼기 위해 버티고 있었다.
“응, 잘했어요. 줄리아. 이제 잔뜩 해줄 테니까.”
소년의 손이 여선생의 다리 밑으로 슬그머니 움직이고 동시에 끌어안아 그대로 허리를 치켜든다.
-쯔극.. 쯔으으으으으윽!
자세가 무너지는 동시에 주저앉아버리는 줄리아와, 자궁구를 꾹꾹 누르던 것보다 훨씬 깊게 밀려들어 가는 거대한 페니스. 여린 하복부 위로 페니스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아.. .아.. 아.. 아.. 아아.. 아아앗.. 앙.. 아아아… 이, 이건.. 이건.. 아.. 앙… 아.. 아흐으읏..!”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줄리아가 솔직하게 말해줫으니까. 이제 잔뜩 귀여워 해줄게요. 응.”
“흐으읏.. 읏… 좋아.. 앙.. 으앙. 으아아아. 앙..!”
소년의 허벅지와 여선생의 엉덩이가 쉴 새 없이 부딪히며 격렬한 살 소리를 터트린다. 팡팡거리며 살 부딪히는 소리가 잠시도 끊어지지도 않은 채 결합부 사이로 거대한 육봉이 쉴 새 없이 출입을 반복한다.
오늘 하루 몇 번이나 범해지고, 또 지금도 꽉 조여오는 완성된 육단지의 조임과 살주름 하나하나의 부드러운 감촉을 마음껏 맛보면서, 어린 소년은 담임 선생의 배 안에 페니스를 거칠게 쑤셔 박는다.
“줄리아, 줄리아. 진짜. 귀여워. 앙앙 울부짖는 것도 진짜로 귀여워!”
“하으으응.. 으응… 배, 배안이.. 우으읏.. 읏…! 머, 머리가.. 하, 하얗.. 우으으응!”
거대한 페니스가 자궁구를 거칠게 찔러 올릴 때마다, 시야가 하얗게 물들이며 중간중간 의식을 잃어버리는 담임선생은, 쾌감에 잔뜩 민감해진 몸을 덜덜 떨며 소년이 앉아있는 의자를 애액으로 잔뜩 더럽힌다.
-찌걱찌걱찌걱찌걱!
“아으… 으.. 으… 오옷.. 옷… 그, 그마아안.. 오옷… 더, 더하면.. 흐으읏.. 아앙… 오옷.. 오옷.!”
매일매일 범해져 이제는 무의식중에도 어느 정도 조절하는 여성들과 다르게 몸은 완전히 종속되었지만, 의식만큼은 여전히 주인이 아닌 제자로 여기는 이율배반적인 격차에 더욱더 허덕이는 담임선생의 질육 안으로. 어린 소년, 아니. 어린 주인의 페니스가 용서 없이 구멍을 쑤셔박으며 두툼한 귀두의 첨단끝으로 쉴 새 없이 자궁구에 입을 맞춘다.
“으으으옷.. 오옷.. 으읏.. 으으응.. 으읏!”
고개를 치켜 든 채로 허리로 원을 그려가며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가는 담임선생의 행동에 맞춰, 어린 소년도 더욱더 빠르게, 거칠게 페니스를 부드러운 육단지 안으로 쑤셔 밀어 넣으며 꽉 조여오는 구멍에 잔뜩 마찰시킨다.
귀두 끝에 자궁구가 닿을 때마다, 부들부들 떨리는 게 느껴지는 임신구멍의 감촉에 마레이는 더욱더 격렬하게 여선생의 질구에 페니스를 욱여넣는다.
“크흣… 이제 쌀 게 줄리아. 으.. 으..”
“응.. 으읏.. 읏..!”
거절도, 승인도 못 한 채 쾌락에 허덕이며 허리를 흔들고 있는 여선생의 모습에 마레이는 사정감을 참아내지 않은 채 줄리아의 자궁 안에 있는 그대로 사정한다.
-콰르륵.. 콰르륵..! 콰르르륵! 콰륵!
소년에게 매일매일 범해지는 여인들이 피임을 한 번이라도 대충 넘어갔다면 당장이라도 임신시켜버릴 끈적하고 농후한 정액덩어리가 담임선생의 자궁 안에 그대로 밀려들어 가 그 좁은 틈새를 완전히 백탁액으로 채워 살 틈 하나하나를 물들인다.
“과거 이야기는 천천히 하기로 하고, 일단 네가 알아둬야되는 군부의 주요 인물들은 북부 사령관과 남부 사령관 정도일 거야. 군문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니, 두 사람 정도가 파웬가에서 신경 쓸 사람들이지.”
추가로 두 번 쯤 더 여선생의 몸안에 사정한 마레이에게는 조금더 이 성숙한 여체를 즐기고 싶다는 욕망에 빠져들었지만, 수업을 해야 한다고 엄하게 말하는 줄리아의 태도에 다시금 수업시간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지도를 펼친 줄리아는 북부 전선을 자체를 붉은 펜으로 쭉 그어 내렸고, 광할한 남부 영토를 푸른 펜으로 쭉쭉 그어가기 시작했다.
“북부 집단군 총사령관 ‘엘튼 파후’ 장군. 남부 집단군 총사령관 ‘엘리자베스 폰 슈바펜’장군.”
“엘튼 파후와 엘리자베스 폰 슈바펜...”
엘튼 장군은 마레이도 몇 번이나 들어본 이름이었다. 발테르에 오기도 전에 신문이나 뉴스에 종종 이름이 언급이 되었던 사람들이었다. 군부에 있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좋은 소식보다는 학살이나 분쟁관련되서 공식 성명을 낼 때 언급되었던 사람들. 파후 장군은 신문에서 몇 번 본적이 있던 것 같지만 엘리자베스 폰 슈바펜에 대해서는 대변인을 통해 그저 이름만 들어보았을 정도였다.
“북부 집단군의 주요한 역할은 오크 토벌이 아닌, 구 동북부 8국 연합과 루마니아 공국의 견제하기 위해 존재한 지. 일종의 무력시위이자, 방벽으로 지키지 못하는 쟈벨 주(州) 북부를 전체를 방위하는 북방의 늑대들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야. 레지스탕스들에게 돈을 지원한다고 지목되는 ‘동북부 8국 연합’에게 압박을 넣고, 실질적인 적에 대한 위험보다는 인간들을 견제하는 용도이기에 최신식 장비는 후순위로 배치되고 있지만 훈련도는 최상이라 자신할 수 있고. 인간이 살지 못하는 땅에 군대를 밀어넣었으니, 적응하는 녀석들은 북부에 남고, 적응하지 못하는 약한 녀석들은 남부로 밀려나지.”
북부 전선 출신이라 그런지, 줄리아는 남부 전선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특히 슈바펜 그 개자식은…. 아니, 이 이야기는 개인적인 이야기이니 넘어가고. 북부 전선은 오크와의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며, 습격과 토벌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장소이기에 분명 병사들의 훈련도는 최고라 할 수 있으나, 혹독한 추위가 사람들을 자꾸만 남부나 서부로 밀어내지.”
“그 정도로 추운가요?”
“방벽 출신인 마레이도 알겠지만, 겨울에는 밖에 돌아다닐 수 없을 정도로 춥지. 지금은 보급 상황이 좋아졌기에 예전과 다르다고 했지만, 6년 전만 해도 전출자나 전역자들의 피복을 서로 가지겠다며 병사들끼리 싸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 싸움에 하급 장교들도 끼어있을 정도였으니까.”
마레이가 고향 마을의 겨울을 떠올려 보았다. 발이 파묻히는 정도로 눈이 오면 무척이나 적게 왔다며 안심했던 것과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구조나 지원을 위해 파견 나왔던 군인들과 행정가들의 모습에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몇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발테르의 일상이 너무나도 자극적이고 헤어나올 수 없는 인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내뱉은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북부의 사정도 많이 나아지고 있고, 여전히 군에 입대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숫자가 많다보니 각 주(州)별로 일정 수 이상의 징집령은 해제될 것 같기도 해. 전쟁이라는 게 이제 막 성인이 된 녀석들과 어린아이들의 기억에는 남아있는 게 없으니까. 택할 수 있는 선택이겠지만.”
전쟁을 겪은 세대는 결코 군대로 되돌아오려 하지 않지. 되돌아 오려는 놈들은 전부 문제가 있고. 줄리아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마레이도 제국 특유의 군복은 멋지다고 생각했기에 줄리아의 한탄에 아무런 말도 내뱉지 못했다.
“인선이 중요할 뿐이야. 각 군의 사정은 나중에 배워도 나쁠 건 없겠지만, 지금은 사람에 집중하도록 하자. 주요 장성들과 비서관들은 전쟁사에 굵직하게 나오는 이들이니 그때 가서 한 번 정리하도록 하고… 이제는 엘리자베스 폰 슈바펜이 이끄는 남부군.”
“저, 엘튼 장군은 자주 들어본 것 같은데. 엘리자베스 폰 슈바펜이라는 장군에 대해서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기도 한데..”
“출신지 불명, 출생 분명, 나이 불명,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오베른 회전 중 황제의 친정 당시 지휘부에서 오베른 국왕을 화장(火葬)시킨 장본인이지.”
그렇게 수수께끼로 둘러쌓인 사람이 장군이 될 수 있는 건가 생각이 들었다. 마레이의 당황한 표정을 본 줄리아는 즐겁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곧장 눈을 반짝였다.
“물론 개소리야. 여황제의 애첩, 마룡 가르델시아, 대마법사등 말은 많지만 실제는 악마야.”
“악...마…?”
마레이의 물음에 줄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악마라는 이름은 함부로 내뱉어서도 안 되는, 일종의 금기에 가까운 단어였다. 그런데도 줄리아는 아무렇지 않은 듯 네가 생각하는 그 악마가 맞다며 다시 한번 못을 박았다.
“태양교에서 악마를 용인하나요…?”
“당연히 안 하지. 천사까지 박해하는 정신 나간 종교쟁이들이 악마를 내버려 둘 리가…. 그러니까 불명과 비밀로 감싸고 있지. 황제께서 말씀하시길 자신이 있는 한 슈바펜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씀하셔서 다들 애써 무시하고 지내는 편이야. 능력도 뛰어나기도 하고. 불길한 개인사에 대해서 이야기는 그만하고. 남부 집단군의 주요한 목표는 두 가지야.”
줄리아는 드워프 왕국과 대수림을 향해 화살표를 그었다.
“드워프의 왕인 분홍색 금, 슈피겔 자르반과 아란치니를 중심으로 모인 수인족 무리를 압박하는 용도지.”
“동맹인 드워프를요?”
줄리아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마룡 가르델시아를 죽인 후, 제국과 동맹으로 묶여 있지만 그렇게 따지면 수인족도 동맹이겠지. 하필 대륙전쟁 중 대수림에서는 종족 전쟁을 선포하면서 남부의 어마어마한 숫자의 사람들을 학살했고, 그때는 더이상 인간의 전쟁에 끼지 않겠다고 말했던 드워프도 껴있었지. 물론,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드워프들이 벌인 가르시아 왕국에 있던 대학살극을 떠올리면 믿을 만한 족속은 못 돼.”
“가르시아 왕국은 과거에 드워프들을 납치, 감금, 그리고 드워프 생산 공장이라면서 말도 안 되는 짓을 했다고 들었….”
“그렇다고 죄 없는 민간인의 머리를 전부 깨트리고 강물에 밀어 넣는 게 정상적인 동맹이라 볼 수 있나? 같은 인간끼리의 왕국의 동맹이라도, 그딴 미친 짓을 했다면 잠재적 적국으로 인식해야 할 판 이지. 같은 지성 집단이라 생각하기에는 어려워. 차라리 로렌의 루마니아 공국의 귀족 학살 행위가 더 귀여울 정도니까.”
줄리아는 드워프 왕국의 경계선 앞과 대수림 앞 주변에 수없이 많은 원을 긋기 시작했다.
“큰 비밀도 아니니 말해주자면, 이 정도의 성이 남부에 몰려 있다. 그것도 최신기술을 이용한 수십 개의 성이지. 자그마한 원은 성이라고 부르기에는 애매한 주둔 대대다.”
마레이는 어린아이가 장난으로 원을 그렸다고 한다면 믿을 만한 수십 개의 원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일종의 악의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발버둥이라고 해야될까. 광기가 느껴질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선 성들의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슈바펜 녀석의 행동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적어도 황제의 신임과 수 많은 참모들에게 찬사를 받을 행동들이야. 개인 금고를 털어 황제에게 수십 개의 성을 바친 꼴이니까.”
“대, 대단한 분이네요.”
“색에 미친 난봉꾼이야. 마주치지 마. 나쁜 물이 들 수도 있어.”
슈바펜 장군에 대한 줄리아의 인상은 최악처럼 보였다. 다만 수십 개의 성을 만들었다는 남부 집단군 사령관의 재력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호기심이 갔다.
“자그만한 성이라고 해도 비용이...”
“드래곤 보다 오래 산 과거의 유물 같은 녀석이니, 보물창고에는 어마어마한 게 들어있다고 해도 이상한 게 없지. 드레곤인 파웬 공작도 슈바펜이 연 경매장에서 돈을 뿌릴 정도였으니까.”
“엘리자베스 폰 슈바펜 장군… 이라.”
“관심 같지 않은 게 좋아. 이런 말 하기에는 부끄럽지만 예쁜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침대에 끌어들리려는 발정 난 짐승과 다름 없는 녀석이라. 나에게도 몇 번이나 추파를… 아니. 아니 못 들은 걸로 해.”
줄리아는 골치 아픈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추파요…?”
“쯧…. 간단한 지휘체계 재편에 관련해서 이야기하다가 슬그머니 내 엉덩이를 만졌지.”
“네?”
“실수인가 싶어 눈치를 줬는데도, 대담하게 주물럭거리기에 그대로 뺨을 후려치고 마시던 와인을 얼굴에 뿌렸어. 자주 그런 짓을 하고다니는 모양인지, 다들 별 반응도 없었고.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놀리거나, 대신 사과를 하는 꼬라지를 봤다면…. 하...”
기가 찬 듯 줄리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드워프의 인원수는 보잘것없지만, 화약무기가 발전하면서 적은 인구수가 가진 약점을 기술력으로 이겨낼 시대가 찾아오고 있어, 멀지 않은 미래에는 꽤나 위협적으로 자라겠지. 덕분에 현재에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어. 물론 우리도 화약 무기로 무장하며 마도학과 결합한 신병기들을 연구하고 있지만, 그 미치광이 기술자 놈들이 무엇을 만들었을지 상상도 안 되니까… 이쪽도 최선을 다하고 있어. 드워프 경계선 방면 성도 하나둘 의미가 없다고 생각이 되는 중이라 대부분 폐기하는 중이고.”
드워프 왕국 쪽에 있던 동그라미에 엑스자가 거침없이 칠해진다.
“야만족처럼 살아가는 수인족 녀석들의 전쟁 목표는 영토 확장이 아니야. 골치 아프게도 유목민족 특성과는 매우 비슷해.”
“유목민족이요?”
“주된 목적은 약탈이야. 인적 자원이든, 식량이든, 쓸만한 물건이든. 기본 골자가 그렇다는 거야. 현재 아란치니 족장 아래에 모여있지만, 본성은 어디로 가지 않는다는 거지. 그렇다면 우리들은 수인족 정규군과 약탈을 위해 빠져나가는 탈영병 같은 놈들을 동시에 상대해야지. 남서부 집단군의 역할이야. 덕분에 인원은 적은 대신에 특수 목적으로 길러진 병사들이 많아.”
줄리아는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견학을 가봐야 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반대로 영토 확장이 목적인 드워프 녀석들이 원하는 건 식량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농지, 그리고 광산지대. 지금 남아 있는 원들 보이지? 비밀리 발견한 광산 지대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평야가 중간중간 있는 주요 거점들이야. 그리고 주요 이동로에는 대대규 모로 분산 배치되어 감시 및 치안 유지 중이지. 이게 남동부 집단군. 덕분에 전투 병력이라기보다는 치안 유지군이라는 말이 옳을지도 몰라. 북부와 남서부의 베테랑들이 파견되고 있지만….. 내 의견은 긍정적인 방향은 아니지. 어찌되었던 연륜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재능이 있는 것인지 몰라도 슈바펜은 두 집단을 완벽하게 주무르고 있는 실정이고.”
“야만족이요?”
“뭐 이제는 흔하지 않은 단어기도 하고.... 야만족이라는 말은 수인족 문화를 너무 폄훼하는 것이니 취소할게. 엄밀히 말하자면 그들 고유의 문화가 있는 동맹 연합체라고 하는 게 좋겠네. 참고로 시험에 나오는 것들이 아니니까 그렇게 적을 필요는…. 아, 너무 늦게 말했나?”
실수했다는 줄리아의 표정에 마레이는 고개를 저었다. 자신이 모르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세계를 알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광장에서 만났던 그 노인분도 북부 전선에서 복무하던 군인이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났다. 다음에 만날 일이 있다면 묻는 것도 꽤나 좋을 것 같았다.
“현재 대륙의 대부분이 제국에 병합된 실정이나 발테르나 수도를 제외하면 예전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어.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 중이지. 제국의 자금도 무한하지 않을 텐데… 뭐, 오늘 이야기해야 될 건 다 끝이 났고….”
마레이의 코앞으로 다가온 줄리아의 와이셔츠의 윗부분의 단추는 어느새 네 개가 풀려 있었다. 브래지어 사이로 단단히 감싸인 하얀 가슴 가운데에 페니스를 끼워 넣기 좋아 보이는 골이 보였다.
“킁킁… 핥짝.”
“주, 줄리아 선생님..?”
“지금은 줄리아야.”
담담히 말한 줄리아는 마레이가 열심히 끄적인 노트를 옆으로 밀어낸 채로 책상 위에 올라타 마레이를 내려보고 있었다. 사냥감을 내려다보는 포식자 같은 모습에 어린 소년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수업 중 아니었...”
무엇인가 말하려는 마레이의 입술을 키스로 틀어막은 줄리아는 작게 웃었다.
“이제는 다른 수업이야. 갈아입을 팬티가 이제는 없는데… 이러면 노팬티로 집에 들어가야겠네? 후후.”
책상을 타고 넘어와, 마레이 바로앞에 책상에 걸터 앉은 줄리아는 엉거주춤 일어나 있는 소년의 입술을 핥으며, 바지속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배 안에 잔뜩 너의 정액을 담고 걸어가는 거야. 응, 그게 좋겠다. 질안에 잔뜩 들어 있어서 천천히 흘러 나오는데, 누군가에게 들킬지 모를까 봐 노심초사하며 코트를 손끝으로 쭉쭉 내리며 걷는거야.”
귓가에 속삭이는 줄리아의 말에, 잔뜩 붉은 얼굴로 고개를 숙인채 코트를 조금 더 내려가며 조심스레 걷는 모습이 떠오르며 동시에 하복부에 피가 쏠린다.
“응, 좋아… 오늘 수업은 끝이니까. 점심시간까지 계속 범해주세요. 주인님.”
주인님이라 말하는 줄리아의 말에 화들짝 놀라 두 눈을 크게 뜬 소년의 모습에 그저 웃고 있는 당사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스스로의 옷을 벗어 던지기 시작했다.
마레이는 카메라 앞에 서 있었다. 평소라면 애매한 웃음으로 쑥스러움을 참아야만 했지만, 지금은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워서 애써 렌즈와 마주치는 시선을 피한다.
“부끄러워 하지 말고, 마레이. 응? 말했던 대로 해줘.”
“하지만, 줄리아… 이건 그게...”
아래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줄리아는 마레이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옷을 다 입고 있는 마레이와 다르게, 검은색 닉삭스만 입은 채 알몸이 된 줄리아는 오히려 부끄러워하는 소년보다 더욱더 당당해 보였다.
“자, 빨리, 빨리. 성녀님에게 부탁받은 거니까. 어쩔 수 없다고?”
“어쩔 수 없다면서, 줄리아 아까부터 웃고 있다구요….”
마레이는 자신 없다는 듯이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물론 소년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길 일은 없었다. 화면 너머에는 허벅지까지 올라온 검은 닉삭스를 입은 줄리아의 모습과 가슴까지만 겨우 나오는 마레이가 비춰보였다.
“어쩔 수 없는 일은 어떻게 해. 즐기면서 해야지.”
“하, 하지만 부끄러운걸요….”
마레이는 줄리아가 에르덴 때문에 행위 도중 촬영을 하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촬영으로 하는 건 부끄러운 것인지 녹화 중인지, 빨간 불빛이 반짝이는 카메라를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있었다.
“바지가 젖어 들어가고 있다고? 마레이?”
“정말…..”
하고 싶지 않다. 마레이의 의견이 분명했지만, 줄리아는 심할 정도로 마레이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성녀가 시켰다는 대의명분으로 무장한 그녀가 어린 소년에게 괴이한 부탁을 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은 없어 보였다. 아니, 오히려 더 즐거워 보였다.
“....나 지금 잔뜩 젖어있는데. 부탁할게요? 주.인.님?”
평소에는 이름을 불렀으면 불렀지, 주인님이라고 한 글자씩 끊어 말하는 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벨트를 꽉 붙잡아 벗지 못하게 움켜쥐고 있는 줄리아의 힘을 이길 수는 없고, 당장이라도 잔뜩 흥분해 있는 담임선생의 몸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 한 번쯤이야… 하며 넘어가고 있었다.
“저, 저는… 마레이 드 파웬입니다. 오늘은 에르덴 엄마가 부탁한 대로, 암캐의 조교 경과를 보내드립니다. 주, 줄리아….? 자, 자기 소개… 해야지?”
마레이는 줄리아가 준 짤막한 종이 쪼가리에 적힌 글을 그대로 읽어보고 당황한 듯 말을 더듬더듬 떨 수밖에 없었다. 이미 읽어보긴 했지만, 실제로 말을 내뱉고 나니 부끄러워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줄리아 파후, 북부 전선의 마녀라는 명칭도 있지만, 지금은 주인님의 자지에 굴복해버린 암컷이니 주인님이 씨받이 년으로 불러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 쓸모 있는 정보인지 모르겠지만, 북부군 참모부 출신 소령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분에 맞지도 않게 주인님의 담임선생입니다. ”
줄리아는 마레이의 허벅지에 뺨을 부비며 카메라를 향해 자신있게 자기소개를 하고 있었다. 마레이는 ‘줄리아: (자기소개)’ 다음에 적혀있는 글을 천천히 읽어나기 시작했다.
“이렇게 훌륭한 암캐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이….. 녀, 년을… 이년을 잔뜩 임신시켜서 잔뜩 아기를 만들겠습니다. 더… 더 많은 암캐들을 보내주세요. 이, 이년은…. 육변기로 쓰기에도… 적합하지 않고, 제멋대로 가버려서 오, 오나홀을 쓰는 기분이거든요.”
마레이는 수치심에 울어버릴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볼 카메라에 사랑하는 줄리아 선생님을 이렇게 소개한다는 것에 수치심뿐만 아니라 뭔가 해냈다는 대단한 성취감과 젖꼭지를 잔뜩 발기한 채, 사타구니를 종아리의 비비는 이 지적인 미녀가 자신의 것이라는 독점욕에 흥분되고 있다는 사실에 이상하게 다리가 부르르 떨렸다.
인간미만의, 도구로써. 그래, 성욕처리 도구로서 사용되는 일종의 멸시에도 줄리아는 화면을 보고 슬그머니 눈매를 가리며 슬쩍 마레이를 향해 웃어 보인다.
“그, 그러면. 이제 엄마가 보내준 오나홀로 쓰다가 임신시킬, 암캐 줄리아 소령과 섹스를 찍을 테니까. 이걸 보면서 오늘도 힘내주길 바래요 나중에는. 에, 에르덴 엄마도 잔뜩… 잔뜩 임신시켜줄게요. 사랑해요...”
마레이는 손아귀에 있던 쪽지를 잔뜩 움켜쥐고 손을 부르르 떨었다. 얼굴이 뜨겁고, 귀 주변이 부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흥분과 수치심이 잔뜩 섞여 지금 어떤 감정인지조차 스스로 알 수 없었다.
“정, 정말 괜찮은 거에요? 줄리아…?”
“편집은 성녀님이 알아서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그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 작게 중얼거린 마레이는 니삭스로 감싼 무릎이 절갈히 중앙에 모은 채 올려다보는 줄리아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갈색 음모가 하복부 끝자락에서부터 꽉 빈틈없이 서로에게 붙어있는 사타구니 사이로 이어지고 있었다.
“에르덴 님, 주인님을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이제 시작할게요. 주인님. 제 음란한 모습을 봐주세요. ”
도대체 에르덴과 무슨 이야기가 있던 것일까. 줄리아는 카메라 화면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마레이 앞에 벌러덩 누워, 음모로 가려진 분홍색 비부를 활짝 벌리기 시작했다. 뻐끔뻐끔 거리듯 부르르 떨리는 분홍색 살집 속에는 끈적한 투명한 실이 쉴 새 없이 이어져 있었다.
“주인님, 명령을….”
명령? 마레이는 갑작스런 줄리아의 행동에 멍하니 그녀를 내려보다,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지금의 상황을 편승하기로 마음먹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에르덴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줄리아?”
“예!”
애교가 담겼다기보다는, 의욕으로 충만한 지적인 미녀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마레이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벨트를 벗어내고, 슬쩍 발기하기 시작한 거대한 양물을 카메라 화면 앞에 당당히 꺼낸다.
“빨아줘.”
“후후후, 예!”
기쁜 듯 미소지어 보이는 담임선생은, 점차 부풀어 오르며 인간의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거대한 페니스 기둥을 두 손으로 쥐고 입을 크게 벌린 즉시, 따뜻한 입속으로 주인님의 물건을 머금는다.
“쯔으으읍..! 쯔읍. 쯔읍..”
머금는 즉시 거칠게 빨아들이며 혀끝으로 귀두의 아가미를 정성스레 감싸는 끈적한 설육과 입안의 열기만큼 달아오른 타액이었지만, 잔뜩 화가 난 페니스가 뿜어내는 열에 비하면 기분 좋은 온기를 선사할 뿐이었다.
“잘해… 응.. 잘하고 있어. 읏… 능숙해지고 있어… 줄리아.”
두 손으로 페니스의 중간을 쥔 채, 갈생 머리카락을 흔들어가며 정성스레 봉사하는 담임선생. 마레이는 기분 좋은 시작과 함께, 고개를 슬며시 들어내며 폐부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온 열락의 한숨을 길게 토해내며, 자신보다 한참이나 연상인 여선생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평소에는 적당히 사정감이 차오를 때까지, 혀의 움직임부터 볼을 홀쭉이며 적극적으로 봉사하는 줄리아에게 관심이 가야만 했지만.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녹화 중임을 알리는 반짝이는 빛을 내는 카메라에 더욱더 신경이 쓰일 뿐이었다.
진득하게 웃으며 슬쩍 중간중간 카메라를 향해 눈짓을 보내는 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으응, 좋아. 줄리아. 입보지도 훌륭해지고 있어. 응… 더, 더 쭈웁쭈웁 빨아봐. 응… 잘해, 줄리아의 입보지도 이제는 꽤나 능숙해져서. 길들이는 맛이 있어. 잘한다, 줄리아. 잘한다. 잘해.”
마레이는 자신의 하복부에 달라붙은 암캐가 되어버린 여선생에게 들으라고 하기에는 꽤나 큰소리로, 그녀의 봉사를 품평하기 시작했다.
“혀를, 더 써. 으응… 귀두에 달라붙어서 휘젓는 거 좋아. 잘한다. 읏… 더, 더 잘할 수 있지? 응?”
“으읍.. 읍… 쯔읍… 웁웁..”
알겠다는 말하는 듯 웅얼거리는 입안의 진동이 페니스를 간지럽히기도 잠시. 혀가 길게 뻗어 나와 귀두를 부드럽게 감싼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오똑한 코를 어린 소년의 하복부에 닿을 듯 페니스를 점점 더 깊게 삼켜나간다.
“읏… 으… 좋아…. 목보지도 훌륭해. 응… 으으읏..!”
목 안 깊숙이 페니스를 삼켜나가는 미모의 여교사의 행동에도 만족하지 못한 듯, 마레이는 갈색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줄리아의 희미한 숨결이 느껴질 거리에 단단히 고정시킨다. 허리를 흔들어 이 기분 좋은 목구멍 안에 당장이라도 뽑아내고 싶다.
그런 욕망과 전부터 불을 반짝이며 자신의 모습을 찍고 있는 카메라를 의식하게 된다. 수치심은 어느새 흥분에게 잡아먹혔고 등골이 오싹해지는 감각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을 뿐이었다.
페니스의 혈관이 꿈틀꿈틀 움직일 정도로 사정감이 올라오는 부드러운 여체. 처음에는 제대로 페니스를 삼키지도 못하던 입은, 이미 하나의 성욕처리 구멍이 되어 자연스레 자신의 물건을 잔뜩 담아내고 있었다.
평소라면 이미 이 지적인 여선생의 머리카락을 손아귀에 잔뜩 움켜쥔 채 허리를 흔들고 있었지만, 카메라 앞에서 마레이는 더 이성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다.
줄리아의 머리채를 한 손으로 잡아채고 천천히 뒤로 밀어내고.
“우읍.. 읍… 으읍..!”
-푸우우욱!
그대로 잡아당긴다.
“우욱…! 욱.. 우웃…! 읏…!”
괴로운 듯 인상을 찌푸리는 줄리아. 목구멍을 찔러 들어오는 이물질에 벽 안의 눈동자는 반사적으로 눈물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마레이는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입을 오물거리며 펠라치오에 열성적인 변태 여선생의 목 안에 더욱더 깊이 페니스를 천천히 밀어 넣는다.
쾌락에 몸을 맡긴다기보다는 쾌락을 찾기 위한 행동을 의식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줄리아, 다음에는 뭘 찍을까? 응? 아으… 꿀꺽꿀꺽 삼키는 거 좋아… 이것도 마음에 들어. 잘하고 있어….”
사정하고 싶을 때마다, 망설임 없이 여체의 질내에 씨를 흩뿌리던 마레이는 차오르는 사정감을 참아내고 페니스를 끝까지 삼키고 오물거리는 줄리아의 뺨을 매만지며 즐겁다는 눈으로 여선생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차오르는 육욕을 그대로 해소하는 대신, 천천히 지금 상황을 만끽하기 시작한 마레이는 줄리아가 호흡 부족으로 허덕일 쯤이 되어서야, 거대한 살막대기를 담임 선생의 입안에서 뽑아냈다.
“이제 가슴으로 감싸줘.”
“하아… 하아….. 하아….네에.. 네… 주인님...”
창백해진 얼굴로 허덕이는 줄리아는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도 모른 채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다물어지지 않는 입안에서는 쿠퍼액과 잔뜩 섞인 걸쭉한 타액이 턱을 타고 흐르다 못해, 입에서 그대로 바닥으로 주욱주욱 떨어지고 있었다.
갈색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정수리에 마레이는 무어라 할 수 없는 흥분과 충족감에 만족스레 웃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못된 암컷의 팔을 잡아당겨 엎드린 그녀를 억지로 일으킨다.
“줄리아, 빨리.”
“죄, 죄송합니다. 제 가슴으로 주인님의 자지를 감싸겠습니다….”
카메라를 보고 말하는 줄리아는 모양이 망가지지 않은 커다란 가슴을 밑에서부터 들어 올려 마레이에게 보이고, 좌우로 크게 벌린채 살막대기를 부드럽게 감싸고 천천히 조여오기 시작한다.
뜨겁게 달아오른 살막대기에 비해서 무척이나 시원하게 느껴지는 지방덩어리가 페니스를 꼭 감싸 안는다.
“멍청하게 크기만 한 가슴이지만 주인님의 훌륭한 자지님을 감싸기에는 부족하네요. 이걸 완전히 감싸려면 젖소가 와야겠군요. 에르덴님은 감싸실 수 있습니까?”
“아.. 응… 엄마들은 가슴이 크니까. 기둥은 완전히 감쌀 수 있어. 일리엔이나 이드리엔은 노력하면 귀두까지 완전히 감쌀 수 있고...”
카메라를 의식하며 횡설수설하며 말을 내뱉는 어린 주인님의 모습에 줄리아는 짙게 웃고 있었다. 두 손으로 가슴을 잔뜩 모아 매끄러운 살덩어리의 유압과 부드러운 감촉이 페니스를 천천히 압박한다.
“후후, 주인님 부족하지만 제 가슴 봉사를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어떠십니까? 안에서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는데, 부족하십니까?”
“좋아. 잘하고 있어, 줄리아.. 응..
땀으로 이미 충분히 적셔진 가슴은, 찌쯥찌즙 소리를 내며 거대한 살막대기를 아래에서부터 위로 쓸어올리고 있었다. 뿌리까지 부드럽게 내려가고 귀두 끝까지 천천히 올라오며 움직이는 거대한 살덩어리.
-쯔읍.. 쯔윽.. 붑.. 부웁..쯔르릅.. 으브읍..
줄리아의 질육은 전략적으로 완급을 조절하며 기분 좋게 조이곤 했다. 하지만 그녀의 입안도 비교할 수 없이 극상의 구멍이었다. 목울대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조금씩, 조금씩 거대한 페니스를 삼켜나가며 길게 빨아 당긴다.
탄력적인 살결이 페니스를 꼼꼼하게 감싸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좌우에서 밀어붙이는 유압은 약간씩 차이가 있어, 묘하게 더 자극이 올라오고 있었다. 자신의 다리 밑에서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미녀 여선생이 가슴을 더욱더 잔뜩 모아 위아래로 움직이며 쿠퍼액과 타액으로 잔뜩 젖어있는 페니스를 훑는다.
“만족하십니까? 사관학교 때는 가슴을 떼어버리고 싶다 생각이 간절했는데, 이 쓸데없는 지방 덩어리가 주인님에게 기쁨을 선사할 수 있다니 기쁩니다. 제 젖가슴 기분 좋으십니까? 주인님?”
줄리아는 덜덜 떨리는 허벅지의 진동을 애써 무시하며 몸을 상하로 움직이며 페니스를 긴 스트로크로 밑에서부터 있는 힘껏 밀어 올린다. 쯔윽쯔윽- 소리를 내며 페니스를 뿌리에서부터 귀두까지 가슴으로 꽉 짜내며 들어 올릴 때마다, 하얀 백탁액이 사정하듯이 쭈욱 쭈욱 뿜어진다.
“응, 좋아. 줄리아. 파이즈리 잘하고 있어. 큿…. 아, 거기 귀두 아래를 비벼주면.. 으읏.. 응...”
“후후, 입으로 잔뜩 삼켜드리는 것도 좋지만 가슴으로 주인님에게 봉사하는 것도 좋네요. 이렇게 주인님의 모습을 전부 볼 수 있을 수도 있고, 대화도 할 수 있고. 마음껏 즐겨주세요, 주인님. 저는 주인님의 전용 육변기중 하나니까. 쓰고 싶을 때 말씀하시면 어디서든 제 몸을 이용해 만족시켜드리겠습니다. 에르덴님에게 감사인사를 해주시겠습니까?”
“응, 줄리아도 내 육변기니까. 으읏…. 잘 배웠어… 에르덴 엄마에게 잘 교육받았구나. 엄마 이런… 응…?”
줄리아가 작게 중얼거리자 마레이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말을 들었고, 마레이는 당황한 듯 인상을 살짝 찌푸렸지만, 땀투성이가 된 몸으로 봉사하는 여선생의 모습에 마레이는 갈색 머리를 지지대마당 두 손으로 붙잡고 기분 좋은 탄식을 흘리고 다짐한 듯 카메라를 보고 웃어 보인다.
“임, 임신 노예인 줄리아를 주셔서 감사해요. 나, 나는 성녀인 에르덴 파벨을 임신시키고 싶어요. 빨리 신의, 신의…. 이, 이걸 정말로…?”
마레이는 당황한 듯 줄리아를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정수리를 보인 채, 갈색 머리를 흩날리며 파이즈리에 몰두하는 그녀의 모습에 마레이는 정말 이래도 되나 생각하며 줄리아가 원하는(아마도 에르덴이 시킨 것 같은.) 말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신의 차, 창녀가 아니라…. 제 육변기로 드, 들어와…..요. 이 큰 자지로 엄마의 자궁 안을 그대로 찔러 누르고 임신만반인… 끈적끈적한 자궁 안에 아기즙을 잔뜩 뿌려줄 테니까… 주말에 성녀 정복 안에 아무 것도 입지 않고… 바이브를 낀 채로 광장을 한바퀴돌고 와요. 그러면 만족할 때까지 잔뜩 범해 줄테니까.”
중간중간 대사를 잊어버린 마레이의 모습에 고개를 들지 않고 에르덴이 해달라고했던 말을 그대로 카메라에 들리지 않게 이야기한 줄리아는 묘한 웃음을 띠며 마레이를 올려보았다.
“잘했어요, 주인님.”
“시, 신벌을 받지 않을까… 읏.. 줄리아.. 귀두를 깨물면….!”
“그런 건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성녀님이 보증하신 거니까.”
줄리아는 황홀한 듯, 마레이를 올려다보며 허벅지를 비비 꼬고 있었다. 아직 유약한 모습의 소년이 자라고 자라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성녀님과 친모의 성향과 요구를 보아하니 부끄럼 없이 수많은 여자를 조련하고 임신시킬 난봉꾼이 떠올랐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다는 결론을 짓는 자신의 모습에 작게 웃음이 나오며 흥분해버린다.
“파이즈리만으로 가버렸어요…. 죄송합니다, 주인님….. 젖치기 만으로 가버린 헤픈 육변기라 죄송합니다.”
허벅지를 덜덜 떨며 숨을 헐떡이는 지적인 미녀는 말과 다르게 두 눈동자에는 죄책감이나 수치심 따위는 찾아볼 수 없이 열락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괘, 괜찮으니까.. 줄리아...”
“벌을 내려주세요. 주인님.”
누가 주인인지도 모르는 것처럼 분위기로 마레이를 압박하는 줄리아. 결연한 눈빛으로 올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마레이는 당황한 듯 껄떡거리는 페니스를 이 암컷의 구멍의 박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한다.
“아, 응….”
마레이는 벌이라는 말에 무슨 일이지 모르겠지만, 지금이 촬영 중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평소의 이성적인 마레이라면 결코 하지 못할 행동을 스스럼없이 저지를 수 있었다. 딱딱하게 발기해 배까지 닿을 것 같은 페니스를 한 손을 잡아 앞으로 내민 채 줄리아의 볼을 쿡쿡 찔러 누른다.
“주, 줄리아, 육변기라면 똑바로 봉사해야지?”
떨리는 소년의 목소리는 점차 안정이 된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여선생의 모습에 더 기고만장해진 것일까, 아니면 이런 미녀를 정복했다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자랑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과격한 행동인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이 못된 육변기를 용서해주십시길 바랍니다.”
뺨을 쿡쿡 찌르는 거대한 페니스에 오히려 얼굴을 가져다 대며, 오히려 끈적이는 액체로 범벅이 된 살 막대에 뺨을 부빈다. 순종적인, 아니 적극적인 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는 참아왔던 사정감이 차오르는 걸 느낀다.
“안에다 싸고 싶어. 엎드려.”
“용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줄리아는 연기인지, 진심인지 모를 정도로 고혹적으로 웃어 보이고, 그대로 등을 돌린 채 무릎으로 기어가 소파를 붙잡고 일어나 어린 소년을 향해 탐스러운 엉덩이를 쭉 내민다. 애액의 실이 길게 이어져 바닥으로 또옥 또옥 흘러내리고, 근육이 슬며시 붙어있는 탄탄한 허벅지는 이미 질척이는 투명한 액체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마레이는 페니스를 쥔 채로 줄리아의 뒤로 다가갔고, 길쭉한 다리와 자신보다 큰 키를 가진 줄리아의 질안에 삽입하기 위해 그녀의 허리를 슬며시 누른다. 그에 맞춰 자연스레 무릎을 살짝 굽힌 채, 좌우로 엉덩이를 천천히 움직이며 제 주인을 찾기 시작하는 살단지의 모습에 마레이는 익숙하다는 듯 여선생의 골반을 두 손으로 단단히 고정한다.
“조금 더 굽혀.”
“죄송합니다. 빨리, 빨리 제 육변기에 주인님의 훌륭한 자지님을 쑤셔 박아주세요.”
자지님. 마레이는 줄리아의 단어 선택에 당황하긴 했지만, 나쁜 기분은 아니었기에 줄리아의 허리를 슬그머니 잡아당기며 부드러운 살단지 속으로 페니스를 쯔윽 밀어붙인다.
-푸욱. 푸우우우욱. 쯔으윽..!
“우으으으읏.. 읏… 자지님.. 자지님 왔다…!”
천박하게 말하는 줄리아의 모습과 평소에 북방의 마녀라는 말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는 줄리아의 대외적인 모습을 떠올리며 마레이는 울컥 터져 나오는 사정감에 허리를 바르르 떨었지만, 기분 좋은 살단지에 사정한다는 착각을 할 뿐, 페니스는 여전히 사정하기 위해 발딱발딱 제 집안에서 헐떡이고 있었다.
“하아.. 항….. 아… 가… 갔어요… 갔어.. 마레이.. 나… 으읏…!”
“벌써 간 거야? 줄리아? 응? 벌써? 그리고 마레이…?”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육욕을 나누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카메라 앞에서는 멈춰서 있었다. 지금은 하나의 육변기와 주인님의 관계일 뿐이었고, 마레이는 줄리아의 순종적이면서 적극적인 태도가 마음에 들었기에 뒷일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은 채, 여선생의 살집 많은 엉덩이를 찰싹 소리 나게 후려친다.
“크흣…. 주, 주인님.. 죄, 죄송합니다… 읏…. 머, 먼저 가버려서… 흐읏.. 주인님이 써주신 것만으로 육변기에 물이 멈추지 않아서.. 우웃.. 웃…. 더, 더 조일 테니.. 주인님 전용의 육변기안에 자지님을 박아주세요.”
좋아. 싫다고, 하지 말라고 애원했어도 제멋대로 고기 방망이로 이 여선생의 질 안을 해집고 자신의 씨앗을 잔뜩 뿌릴 마레이였지만 오히려 조르는 줄리아의 모습에 만족한 듯 그녀의 옆구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파트너에 대한 예의조차 없는 행동이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그걸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줄리아는 마레이의 제멋대로인 행동에 마음에 든 것인지 숨을 헐떡이며 허리를 숙이고 엉덩이를 더더욱 들어올린다.
“훌륭한 조임이야, 줄리아. 응. 보지가 늪처럼 질철질척해서 푹푹 박아지는거 좋아.”
“아읏.. 으읏…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줄리아는 꿀렁꿀렁 움찔이는 페니스의 감촉에 다가올 쾌락에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카메라에 좋은 구도로 찍혀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현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줄리아 선생님 냄새가 많이 나긴 하네요.”
일리엔은 작게 웃으며 그런 이야기를 했다. 오전 시간 내내 줄리아와 함께 촬영(?)을 하고 나니 점심시간은 어느새 다가와 버렸고, 샤워실에 있는 세면도구를 같이 쓰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내뱉고 싶었다. 그렇다고 싫은 건 아니었다.
다만, 목에 코를 대고 제 주인을 각인하는 대형견처럼 달려들어 냄새를 맡는 일리엔의 반응에 마레이는 흠흠.. 소리를 내며 시선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코끝으로 목을 간지럽히고 귓가에서부터 어깨까지 꼼꼼하게 냄새를 맡고 난 일리엔은 길게 숨을 내뱉었다.
“하아, 오늘도 열심히 살아갈 용기가 생기네요….”
술에 취한 것처럼 몽롱한 표정으로 몸을 기대오는 애완견의 모습에 마레이는 그녀의 등을 천천히 쓸어내리며 위로해줄 방법밖에 없었다. 시험 기간이 다가오자, 바쁜 건 학생뿐만이 아니었다. 물론 벌써부터 시험을 준비하는 건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이었지만, 그 극소수중 하나인 일리엔는 말없이 마레이의 어깨에 얼굴을 비빈다.
“점심은 먹었어요, 렌?”
“흐흐흐….”
일리엔이 낮게 웃음을 터트렸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뭔가 음침한 웃음을 짓는 모습에 마레이는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지만, 거대한 대형견이 제 주인을 넘어트리듯 일리엔은 마레이의 어깨를 내리누르며 소파에 눕힌다.
“렌…?”
“그렇게 불러주시니까, 발정해버렸잖아요…. 점심? 안 먹었어요.”
“그럼, 같이 먹을래요….?”
“도시락 싸 온 게 있으니까, 드셔주실래요?”
자신 위에 올라탄, 아니. 자신을 내리누르고 있는 일리엔은 무척이나 위험하게 웃고 있었다. 빛에 반짝이는 백금 발 머리카락이 중력에 따라 흘러내리고, 뺨에 닿자 무척이나 부드럽다는 느낌을 준다.
“렌….?”
“아흐으….. 주인님. 주인님이 절 그렇게 불러주실 때마다 야한 즙이 울컥울컥 터져 나오는 거 알아요?”
천천히 다가오는 일리엔의 얼굴에 마레이는 당황하지 않고 그녀의 코끝에 코를 가져다 대었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이중적인 감촉이 드는 코 끝, 그리고 야릇한 숨결.
“식사는 하고….”
“그럼, 식사부터 할까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일어나는 일리엔은 또각또각 소리를 빠르게 내며 제자리에서 도시락을 가져왔다. 보온 마법으로 아직 온기를 머금고 있는 샌드위치에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엉덩이를 씰룩이는 뒷 모습에 엎드리게 하고 박아버리고 싶다는 욕망이 치솟는다.
“자, 같이 먹어요, 주인님!”
“양이 조금 부족해 보이는데...밖에서 사 올까요?”
일리엔은 곧장 고개를 저었다.
“저는 충분한데, 주인님은 부족할지도 모르겠네요. 어디보자… 여기다 숨겨둔 과자가...”
일리엔이 불량식품이라고 할 수 있는 설탕 덩어리 과자를 선반에서 꺼내놓았다. 라벨라가 보았다면 기함할만한 행동을 하고 있는 일리엔이었지만, 사랑하는 주인님이 좀 나쁜 걸 먹더라도 행복하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하는 맹견에게는 지금 이 순간은 오롯이 자신만의 주인님이었다.
“라벨라님에게 비밀이에요….?”
한쪽 눈을 감고 입술에 검지를 붙인 일리엔이 미묘한 웃음을 보였다.
“뭐야, 아직 안하고 있었네? 밥은 대충 먹고 빨리 하자…...”
갑자기 나타난 이드리엔이 식사 시중을 받던 마레이를 보고 실망한 듯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소파 위에서, 테이블 위에서, 그리고 널찍한 사무용 책상 위에서, 부드러운 카페트 위에서. 마치 영역 표시를 하듯 알리엔의 연구실의 이곳저곳에서 세 명의 시간을 보낸 마레이는,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연구실을 나와버렸다.
마레이는 육욕을 푸는 것을 생각으로 두 쌍둥이를 잔뜩 즐긴 느낌이었지만, 이끌리듯 어쩔 수 없이 세사람이 했던 이전과 다르게. 언니와 마레이를 자기 손으로 주무르듯 행동한 이드리엔은 평소보다 더욱 거칠고, 적극적으로 행동했고.
라벨라처럼 느긋하게 마레이와 몸을 섞을 수 있게 배려해준 때와 다르게, 끝없이 쾌락의 저편으로 밀어붙이는 동생의 손길에 행위 중간중간 제멋대로 절정에 이르러 축 늘어졌고. 이드리엔과 몸을 뒤섞는 중간에 일어나 복수하듯 동생의 몸을 마음껏 탐하고 가슴과 클리토리스를 거칠게 매만지며 강제로 절정으로 이끌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은 평소보다 몇 배나 많이 절정에 이르러 그대로 기절해버렸고, 쌍둥이의 질을 번갈아 가며 쑤시던 마레이는 두 사람을 가운데 두고 온몸을 정액으로 칠하는 것으로 어쩔 수 없이 행위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기절해도 꽉꽉 조이는 구멍이라 육욕을 푸는 데에는 큰 무리는 없지만, 이제는 반응 없는 고깃구멍에 넣는 걸로는 만족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리는 에로 한 꼬맹이는 저녁에 선물을 준다며 짙은 키스를 하는 이드리엔의 모습에, 남은 것은 저녁에 전부 해결할 생각으로 정액 범벅으로 기절한 두 여선생을 남긴 채로 연구실에서 벗어났다.
일리엔이 준 열쇠를 이드리엔이 준 열쇠로 잠시 헷갈려 바보처럼 문 앞에서 왜 안 잠기는 지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한 해프닝이 있었지만 어떻게 잘 넘어갈 수 있었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그리고 끝날 때에는 장거리 달리기와 같았던 일종의 패턴화된 행위들과 다르게. 처음부터 전력 질주를 해왔던 통에 행위를 할 때마다 개운한 기분과 넘치는 체력으로 여러 여인들을 앙앙 울부짖게 만든 마레이라고 해도 정신이 지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행위 중간중간 쥐어짜인다는 느낌을 벗을 수 없다고 해야 될까. 라벨라가 있었다면 능수능란하게 그 템포를 알아서 조율해주었을 테지만, 서툰 이드리엔이 전반적으로 주도했기에 조금은 찜찜한 느낌을 벗어날 수 없었다.
오후시간 내내 이드리엔의 수업이었기에 지금은 집으로 돌아가도 될 시간이었지만, 정말로 심각한 일이 아니라면 정시에 될 때마다 퇴근을 시작한 라벨라조차 도착하지 않을 시간이었다.
몇 없는 혼자만의 시간. 마레이는 그제서야 일리엔이 준 노트를 열심히 옮겨적으며 진짜로 공부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발테르 학교에 처음 왔을 때,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음에 두근거리던 마음은, 유혹적인 여선생들에 둘러싸여도 아직 남아있었다.
좋은 점수를 받는 게 목적이 아닌, 시골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알아간다는 사실에 생각보다 좋은 취미로 마레이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물론 임신을 시키고 싶은 암컷들이 잔뜩 달라붙으니 우선 순위가 뒤로 밀리고 있지만...
거기다 처음 보는 내용인데도 이상하게 알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면서도, 정말로 알고 있는 마법이나 기타 학문의 내용을 보면, 알 수 없는 데쟈뷰를 느끼곤 했다. 그렇게 공부를 이어나가던 와중에 누군가 앞에 앉았다는 것을 깨닫고 고개를 들자 낯선 얼굴의 사내가 앉아 있었다.
“누구시죠….?”
“흠… 맞는 거 같은데.”
마레이의 얼굴을 훑어본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어느새 다가온 남자들이 마레이를 둘러싼다.
“음… 착각은 아닌 것 같네. 좋아.”
마레이는 박수를 두 번 정도 짝짝 친 사내의 모습을 조심스레 훑어보았다. 옷 사이로 보이는 울퉁불퉁한 근육의 윤곽, 인상을 찌푸리는 게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외모. 학생이 몇 명이 없어 모두가 친하게 지내던 방벽 근처와는 다르게, 영화나 만화에서만 볼 듯한 험상궂은 얼굴의 사람이었다.
이상한 기분에 마레이는 가방을 챙기고 벗어나려고 했지만, 둘러싼 학생들은 무표정하게 마레이를 빙 둘러싸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앉아, 우리도 누군가를 흠씬 두들겨 패는 건 취미가 아니거든. 물론, 취미랑 전문적으로 하는 건 다르겠지만 말이야. 안녕, 난 롤랑이라고 해. 얼굴이 익숙하지 않은 걸 보니 신입생 맞지?”
마지못해 제자리에 다시 앉은 마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에르덴이 준 목걸이를 꽉 붙들었다.
“셀린 페르디낭이라는 분과 멘토라는 걸 하는 거로 아는데… 우리 회장님이 그걸 탐탁지 않게 여기고 계셔. 아, 겁먹을 필요는 없어. 우리도 ‘대화’로 해결하는 걸 좋아하거든. 들어보면 너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니까. 끝까지 들어줄래? 널 위협하고 싶지는 않은데.”
앞의 소년. 아니, 소년이라고 하기에는 무척이나 험악한 인상의 남성이 주먹을 쥐었다 피길 반복했다.
“끝까지 이야기하려면 널 앉혀둬야 된다는 생각에 그런거니까. 그런 표정은 짓지 말아 줘. 미안하니까.”
롤랑이라고 소개한 덩치의 남성은 이를 들어내며 웃고 있었다. 생각보다 신사적으로 말하고는 있었지만, 팔뚝을 들어내고 힘을 꽉 주며 팔뚝에 솟은 힘줄을 과시하기에 신사라고 부르기에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거기에 빡빡 깎은 민머리가 더해지자 나쁜 말로 깡패 같았다.
“무슨 일이시죠…?”
“아, 좋아 좋아. 그래, 대화할 생각이 가득하니까 얼마나 좋아. 애들아 조금만 물러나라. 너희 때문에 신입생이 무서워하는 것 같잖냐. 꺼지라고!! 존나 말 듣네 진짜!!”
-퍽.
“큭…. 죄송합니다...”
옆에 서 있는 청년의 복부를 후려 갈기며 밀어내며 웃고 있는 롤랑의 모습에 마레이는 초조한 듯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를 부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대화를 하고 싶다는 롤랑의 말에 성급하게 누군가를 부르는 건 비겁해 보였다.
“아, 이제야 진짜 대화를 할 수 있겠네. 롤랑 엠바라고 해. 용의 산맥에 조그만한 영지를 가진 가문의 차남이야.”
“마레이라고 합니다….”
귀족식 예법은 익숙하더라도, 직위나 관련된 이야기는 쏙 빼고 간접적으로 자신을 들어내는. 그러니까 라벨라가 가장 한심하게 여기는 인사법을 마레이가 배울 리 없었기에 적당히 자신의 이름을 밝히는 정도로 끝낼 수밖에 없었다. 파란 눈동자가 묘한 비웃음을 담고 있었다.
마레이의 소개가 끝나자 롤랑은 한층 밝은 모습으로 활짝 웃어 보였다. 묘하게 내려다보는 눈초리는 왜인지 모르게 사냥감을 내려다보는 뱀 같았지만,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크… 좋아. 신입생 친구. 이렇게 자리를 마련한 이유는 셀린 페르디낭 아가씨 때문이야. 아가씨 때문에 널 해코지 같은 게 하려는 게 아니라. 조금 ‘양해’를 구하고 싶어서 그런 거야.”
양해를 말이야. 양해. 몇 번이나 같은 단어를 내뱉은 롤랑은 자신이 택한 단어가 마음에 들은 것인지 몇 번이나 같은 말을 중얼거리고 마레이가 마시고 있던 음료를 집어 들고 그대로 벌컥벌컥 마신다.
“이야기를 하려면 조금 복잡한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 좋은 걸 알고 간다 생각하고 들어줬으면 좋겠어.”
한쪽 팔을 테이블에 얹고 턱을 괴고 이야기하는 롤랑은 고민하듯 작게 앓는 소리를 내다 말을 이어나갔다.
“귀족가문이라는 게 조금 복잡하거든. 평민들이 보기에는 다 똑같아 보일 수도 있겠다만, 가문을 물려 받을 첫째냐 아니냐가 무척이나 커다란 장벽이 존재하거든. 백작 가문이긴 해도 둘째라는 건 남작 가문 장남보다 못한 존재라는 말이야…..”
너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롤랑은 이해한다는 듯이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왜 이 사람이 갑자기 나타나서 셀린 선배의 이야기를 꺼내고, 또 도발에 가까운 언사와 행동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계속 이야기하는 이상 들어주는 게 예의였다.
“사관학교로 가는 경우도 있고, 행정가 쪽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면 명예 같은 건 있겠다만, 돈이 안 되거든 돈이… 너도 돈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응? 동의하는 눈치가 아니네. 아직 어려서 그런가?”
“단 하나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물론 돈이 중요한 사람도 있을 테지만, 다른 게 중요한 사람도 분명히 있으니까요.”
“아직 사회를 몰라서 그러는 말을 하는 것 같기도하고.. 뭐, 치기어린 그런 모습도 좋네. 돈을 벌려면 돈이 모이는 곳으로 가야되지 않겠어? 내가 모시는 분이 있는데, 그분은 부유한 상인 가문의 적자시거든. 너도 들어는 봤을 것 같은데. 셰필드 상회라고 들어봤어?”
셰필드. 셰필드. 몇 번이나 생각해 보았지만 마레이가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은 아니었다. 라벨라가 직접 구해주고 선물해주는 물건중에도 셰필드라는 이름이 붙은 물건은 없었다.
“뭐, 귀족 가문들이 애용하는 그런 물건들이니까. 모를 수도 있어. 모르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고. 좀 비싸거든. 장교도, 행정가도 생각 없으니 자연스레 그런데 눈이 가고, 또 운 좋게 그분이 오른팔로 삼아주셔서 이 자리에 서게 됐어. 너에게는 유감은 없고. 그래도 같은 학교 동문인데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 너도 그렇지?”
“아… 네.”
남을 낮잡아 보는 듯한 말투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롤랑의 말은 틀린 게 없었다. 동문이라는 말에 묘한 소속감과 함께 눈앞에 근육질의 사내에게 묘한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우리 도련님과 셀린 아가씨와는 약혼자 관계야. 믿기지 않으면 물어봐도 좋아. 주발렌 셰필드. 들어본 적 있나?”
“아뇨….”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셀린에게 약혼자가 있었다는 말을 학생회장인 샤샤에게 들었던 게 기억이 났고, 동시에 누군가 멘토를 끊으라고 하면 알았다고 말하고 돌려보내라고 했던 것 또한 기억이 났다.
“아아, 셀린 선배의 약혼자라는 분이...”
“그래! 셰필드 님이시지. 중앙 귀족 중 백작위에 계신 분의 적자이기도 하고, 셰필드 상단의 주인이 되실 분이야!”
롤랑은 마치 자신이 셰필드라는 사람이 되는 것처럼 자랑스럽게 주발렌 셰필드라는 사람에 대해서 이런저런 칭찬을 늘어놓았다. 마치 정치선전문 같이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찬양에 왜인지 모르게 우스울 따름이었다.
“너도 남자라면 이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좀 그렇잖아? 약혼녀 옆에 남자가 달라붙는 거 말이야. 아, 물론 네가 감히 그런 흑심을 품었다고 생각은 안하는데. 그런 거 있잖아 소유욕이라는 거. 여자친구나 연인을 갖게 되면 그런게 생기거든. 내 꺼라는 그런 마음. 물론, 꼬맹이 친구가 그런 걸 알기에는 조금 어린 것 같지만 말이야.”
혼자 웃고, 떠드는 롤랑의 모습에 마레이는 그를 바라보는 것 이외에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무어라 말하는 것도 어색하고, 딱히 말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그러니까 말이야. 셀린 아가씨랑은 멘토 관계를 끊어줬으면 좋겠어. 차라리 내가 멘토가 되어줄까? 롤랑이라고 하면, 평민이라고 해도 왠만한 선배들이 너에게 함부로 대하지도 못할 거고, 너 생각보다 귀엽게 생겼으니까.”
호리호리한 몸매와 앳된 앳된 얼굴의 소년이 마음에 들었는지 롤랑은 제멋대로 마레이를 멘토를 해주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뱉은 그에 말에 마레이는 놀란 듯 자신도 모르게 의자를 뒤로 끌었다.
“아하하핫, 장난이야~ 장난~. 그렇게 질색하면 내가 미안해지잖아.”
말은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롤랑의 눈은 무척이나 끈적해서 시선을 느끼던 마레이는 토하고 싶을 정도였다. 무척이나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로 장난처럼 보였다는 점이다. 적당히 대답하고 넘어갈 생각을 하던 와중에 묘한 흙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새벽녘 느껴지는 차디찬 호수 주변에 나는 맑은, 그리고 깊은 흙과 물의 내음. 그와 동시에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비켜.”
“어, 셀린 아가씨 오셨군요. 아가씨, 제가 몇 번이나 말씀드렸지만 멘토멘티를 하시면 도련님께서 실망하신다고 분명히...”
“롤랑, 그 애가 누구인지나 알고 그러는 거야?”
고요하게 가라앉은 바다 빛 눈동자를 가볍게 무시한 롤랑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일 따름이었다.
“마레이라고 하는 신입생이더군요. 조금 귀엽게 생긴 남자애 정도이려나요?”
“...파웬가문의 후계자야.”
“예? 파웬이요? 무슨 파웬…? 제가 아는 파웬 가문은 하나밖에 없는데요?”
롤랑은 가볍게 되물었다.
“그 파웬 맞아. 발테르의 주인, 파웬의 후계자.”
“이 꼬마 친구가요? 세상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롤랑은 놀란 듯 마레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럴 때에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는 마레이는 애써 시선을 피했다.
“파웬가문이라면 분명 녹 발에 보라색 눈동자가...”
“방계지만, 라벨라 드 파웬이 직접 양자로 맞이했지. 주발렌 녀석의 시중을 드느냐 정세에 어둡구나. 뭐, 태생이 그러다 보니, 귀족인 척 연기하는게 바빠서 그런 걸 신경 쓸 리가 없겠지만.”
"양자...? 풋.... 아아, 그렇군요. 어린 친구 미안합니다. 제가 무식해서 누구인지 못 알아 봤네요."
크게 비웃은 롤랑은 큼지막한 손을 마레이에게 내밀었다. 진정으로 사과한다기보다는 허례허식 같은 느낌이 드는 행동이었다.
"마레이, 사과 받아주지마."
“......셀린 아가씨. 도련님의 총애가 언제까지나 갈 거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인덕이라는 건 평소 언행의 결과니까요.”
“누가 할 소리. 이만, 가주겠어? 내 멘티에게 너희의 무례를 사과해야 되니까?”
작게 혀를 차고 지나가 버리는 롤랑의 모습을 잔뜩 비웃은 셀린은 작게 한숨을 쉬고, 롤랑이 앉았던 의자에 앉기 싫은 듯 테이블 위에 걸터앉았다. 뜨거워지는 태양 빛을 상정한 듯, 얇은 원피스는 어깨에 간신히 걸려 있을 정도로 얇은 끈에 의지하고 있었다.
“적당히 알았다라 하고 쫓아내라고 분명히 말했잖아….”
셀린은 마레이를 보지 않았다. 애꿎은 땅만 보고 중얼거리듯 말을 이어나갔다. 가끔 보이는 활발해 보이는 행동과 언행과 다르게 잔뜩 위축되어 있는 그녀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얼음 같았다.
“그, 사실은 잊고 있어서…. 요.”
“너는 다행히 보호해줄 가문이 있으니까, 더이상 헤코지는 없을 거야. 다만 저 녀석들 이상한 소문 같은 걸 은연중에 뿌리는 더러운 짓을 하니까. 피해달라고 한 거고. 그래서 멘토는 구했어?”
“아뇨….”
셀린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답답한 것인지, 허리까지 내려오는 파란 머리카락을 제 손으로 헤집었다. 잔뜩 웨이브 진 머리카락이 흔들리면서 파도처럼 출렁인다.
“정말 내가 못 살아… 이 녀석을 어떻게 해야 하나.”
셀린은 길게 한숨을 토해내면서 당황한 듯 눈을 이리저리 구르는 마레이의 모습에 차마 모진 말을 내뱉지는 못했다.
“네 이야기는 소문으로 좀 듣긴 했어. 필리아 아가씨랑 사귄다는 말 정말이야?”
“그, 그럴지도….”
아직 필리아랑은 사귄다는 말이 어울리지는 않았다. 몸은 뒤섞고 그녀를 원하긴 했지만 묘하게 거리를 두려는 필리아의 모습에 마레이조차 확신이 없었다. 과연 둘의 관계는 무엇일까 그런 생각이 막연하게 크기를 키워나가다 펑~! 하고 터져버릴 것 같았다.
“필리아랑은 알고 있는 사이에요?”
“흠...”
셀린은 무엇인가 생각하는 듯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어깨를 으쓱였다.
“아가씨에게 들은 게 없다면 딱히 나도 할 말이 없는 거 같네…. 사귀는 건 아니라는 건가. 그래도 소문이 그냥 나는 건 아닐 텐데… 필리아 님에게 멘토를 부탁하는 게 어때? 이래저래 바쁘신 분이지만, 너랑 인연이 있는 걸 보면 거절하지는 않으실 텐데...”
“필리아에게 말해볼까요….?”
셀린은 그래야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 네가 해줘도 괜찮은데~”
인기척도 없이 나타난 낯선 목소리에 마레이는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렸고, 셀린은 애써 무시하는 듯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안녕, 마레이 드 파웬. 주발렌 셰필드라고 해. 내 친구들이 큰 무례를 저질렀다고 해서 급하게 달려왔는데. 다행히 여기에 남아 있었네.”
쾌활해 보이는 미남. 셀린의 허리에 자연스레 손을 두르며 웃는 청년.
“롤랑 그 친구가, 날 위해서 이리저리 움직여주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남에게 겁박을 주는지는 전혀 몰랐어.”
정말이야. 뒷말을 굳이 붙인 주발렌은 여전히 싱글 생긋 웃는 얼굴로 마레이를 보고 잇었다. 마레이를 닮은 것 같으면서도 갈색끼가 맴도는 검은 머리카락. 물거품이 일렁이는 하얀 파도를 연상시키는 옅은 하늘색의 눈동자.
주발렌 셰필드라는 사람은 보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호감이 생길 정도의 미남이었다. 마레이도 보는 것만으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있었지만, 문제는 그의 행동이었다.
“으응...응...”
여성의 신음소리에 마레이는 깜짝 놀라 셀린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얼굴은 어느새 붉게 물들어있었다. 이를 악물고 있었지만, 치아 사이의 옅은 틈을 훑고 지나오는 신음을 참아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라벨라처럼 마르면서 반칙적인 가슴이 아니라, 딱 그 체형에 맞는 적당한 가슴을 하얗지만 커다란 손이 반죽을 주무르듯 잔뜩 주무르고 있었다.
“이게 무슨….”
“괜찮아. 너도 만져볼래? 셀린 가슴은 말랑해서 만지는 재미가 있으니까.”
“큭…!”
깜짝 놀란 마레이가 주발렌의 행동에 기겁했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도 안 되는 제안을 마레이에게 건넸고. 셀린은 이를 악물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무시할 따름이었다.
셀린이 아무 말도, 행동도 하지 않았기에 마레이도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될지 몰라 입을 다물고 있었고, 기세를 탄 주벨렌은 제멋대로 떠들기 시작했다.
“셀린도 유능하다고? 공부도 잘하고, 예쁘고. 물론 내 것이라 그런 게 아니라.. 누가 봐도 예쁘잖아. 이 파란 머리카락도, 하얀 몸도 말이야. 그딴 성격 나쁜 흡혈귀…..”
-촤륵!
신이 나 떠들고 있는 주발렌의 흑갈색 머리카락 사이로 갈색 액체가 그대로 흩뿌려진다. 퍼져나가는 우유 향과 흑설탕 특유의 질척이는 냄새가 나는 것도 잠시. 주발렌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자신의 머리에 밀크티를 뒤집어씌운 상대를 확인하기 위해 뒤를 돌아보았다.
“어머, 실수. 손이 미끄러져서. 좀 꺼져줄래? 냄새나니까 말이야.”
“아하하하, 필리아 공주님. 항상 실수만 하시는군요. 지난번 사교회 때도 그렇고.”
“고의야. 실수라고 포장해줬으면 감사한줄 알고 꺼지라고, 병신새끼.”
어느새 다가온 필리아는 빈 밀크티의 플라스틱 잔을 주발렌의 발치에 집어 던졌다. 평소의 교양 넘치고, 고양이 같은 모습과는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필리아는 사납게 주발렌을 노려보고 있었고.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를 펼치는 공주님과 할 말은 많지만, 저는 바빠서 말이죠. 공주님처럼 여유로웠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뭐, 어디 사창가에 약속이라도 잡아놨나 봐?”
“뭐 눈에는 뭐만 보일 뿐이겠요.”
“그래서 지난주만 해도 다섯 번이나 고급 요정에서 밤을 지새웠구나?”
주발렌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한다.
“공무도 없으며서 참 한가로우신가 봅니다. 저에게 그런 신경도 쓰시고?”
“뭐라는 거야, 반푼이 새끼는?”
어떻게든 교양있게 말하려는 주발렌과, 그냥 가볍게 욕설을 내뱉는 필리아. 애써 화를 참으려는 그의 모습에 필리아는 같잖다는 듯이 코웃음 치며 넘긴다. 몇 초동안 필리아를 노려보던 주발렌은 그대로 들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사라진다.
“피, 필리아…?”
“안녕, 마레이. 흠.. 흠...”
무안한 듯, 필리아는 작게 헛기침했다. 전날의 일이 생각난 마레이는 묘하게 시선을 피했지만, 필리아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웃어 보였다.
“바로 온다고 했는데, 저 모질이보다는 늦어버렸네. 미안.”
“...그, 저분하고 사이 안 좋으세요… 그렇게 욕도 하시고..”
“‘분’이라니… 저’새끼’라고 해야지.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으로 대우하는 것이지. 사람이 되다만 쓰레기에게 그런 호칭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마레이도, 셀린 괜찮은 거지?”
“예, 아가씨.”
셀린은 작게 고개를 숙였다.
“마레이, 뭐라도 한마디 해주지 그랬어?”
“다, 다음부터 할게요….”
갑자기 셀린의 가슴을 주무르며 음탕한 말을 지껄이는 주발렌의 모습이 탐탁지는 않았지만. 이미 쌍둥이 자매를 나란히 두고 범한다든지, 양모에게 매일 질내사정 하며 임신하라 외치는 마레이가 남을 욕할 처지가 아니었기에 입을 다물었다고는 죽어도 말은 못 했다.
“저는 그만 자리를...”
“셀린도 앉아. 마레이, 셀린이 멘토라고 했었지? 이야기는 한 번 해야된다고 생각했는데.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자리에 하려고 했니, 차일피일 미루다 이 꼴이네. 이쪽은 마레이 드 파웬. 그리고 이쪽은 계약관계에 있는 정령술사 가문의 셀린 페르디낭. 둘 다 인사해. 이 자리에서는 선후배가 아니라 동료라 생각해줬으면 좋겠네.”
셀린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고, 마레이도 따라 고개를 숙였다. 필리아는 두 사람의 모습에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꺄르륵 하고 웃어버렸다.
“저번에도 이야기했지만, 공국에는 세 명의 후계자가 있어. 첫째인 나, 그리고 둘째인 내 동생, 마지막으로 첩의 자식인 모질이 하나.”
지난번에 들어본 이야기이기에 마레이를 알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늙은이가 노망이라도 났는지, 애첩의 꼬리 짓에 혹한 것인지, 그런 움직임 덕분에 공국에는 지금 세 개의 파벌로 나뉘어 있어.”
필리아는 손가락을 세 개 펼쳤다.
“장녀이자, 가문의 적법한 후계자인 나, 필리아 더 블러드.”
두 손가락이 남았다.
“사생아 새끼인 가벤 더 블러드.”
마지막 한 손가락.
“선조의 피를 가장 짙게 이어서, 루마니아 건국왕의 재림이라 불리는 내 동생.”
필리아의 손은 어느새 주먹이 되어있었다.
“나야, 원래 적법한 후계자고 정상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날 지지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군부와 행정부 쪽이 지지해주고 있고. 사생아 새끼는 공국에 자신의 세력을 넣고 싶어 하는 방금 그 쓰레기가 속한 외부 세력들과 돈받아 먹은 외교부 놈들.”
입맛이 쓰네, 필리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외교부라 하면 보통 국익을 위해 움직여야만 했지만, 자신의 이득을 위해 국가를 움직이려는 놈들이 외교부라는 사실을 말하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고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격세유전이다 뭐다 하면서, 역사서의 건국제의 능력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내 동생. 덕분에 루마니아 초대 황제의 재림이라며 얼굴도 보기 힘든 원로원에서 난리 치고 있는데. 정작 그 녀석은 신경조차 쓰고 있지 않아서 말이야.”
필리아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동생을 생각하는 것인지 무척이나 비릿한 느낌의 웃음이었다.
“그 녀석을 끌어안아 보호하고 있는 덕분에, 원로원과 매국노 새끼들에게 주 표적은 나야. 원로원은 그 순둥이를 황제로 만들겠다 벼르고 있는데. 내가 무너지더라도 목숨을 걸고 사생아 새끼랑 결판을 짓겠지. 그러면 공국은….. 아무리 못해도 절반 이상은 무너지겠지. 그럼 발테르 총독은 제국의 안녕이라면서 자연스레 공국을 병합할 테고.”
갑작스레 등장하는 로렌의 이름에 마레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지는 쪽이 다 잃는 거야. 나나, 사생아나. 멋모르는 철부지 동생을 나는 업고 싸우고 있는 거고. 이런저런 이권들이 아귀처럼 달라붙어서 공국은 지금 화약고 같은 상태라서. 이렇게 먼 외국의 아가씨마저 내 편으로 끌어다 쓰고 있는 상태라는 거지.”
“송구합니다.”
고개를 숙이는 셀린의 모습에 필리아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넘겼다.
“사실상 3년 동안 유배로 발테르에 쫓겨나와 있다 보니, 이래저래 얽히다 보니 누가 적이고, 누가 내 편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야. 졸업하고 공국에 가서 직접 움직여야 정확한 피아식별이 되겠지.”
“아….”
그 옷가게에 말도 안 되는 괴력의 여검사와, 늙은 행정가 노만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중년의 요리사 또한.
“처음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을 정도로 작았는데, 삼 년 정도 비우다 보니 어느새 덩치를 키워서 날 위협할 정도가 되었어. 거기에 원로원도 내 등을 찌르려고 벼르고 있고. 재미없는 이야기지?”
“아닙니다, 아가씨.”
셀린의 대답에 필리아는 작게 웃고 슬며시 발끝을 꼬고 앉았다.
“학교에서는 선배겠지?”
“예, 선배님.”
“좋아, 좋아.”
필리아는 가볍게 손뼉을 마주쳤다. 짝- 소리가 가볍게 울려 퍼졌지만 이상하게 여운이 남는다.
“내가 마레이를 돌봐주고 싶긴 한데, 나도 요즘 바빠서 말이야. 마냥 학원 생활에 전부 투자할 수 없는 건. 셀린, 너도 잘 알고 있지?”
“예.”
“네가 마레이를 돌보렴. 세간에서는 벌써 어린 여우가 꼬리를 치고 있다고 하고. 말도 안 되는 전략을 짜고 있다고 하지만, 우리는 진심이거든.”
필리아는 마레이를 보며 짙게 웃고 있었다.
“네?”
진심이라는 말에 셀린이 되물었다.
“흡혈귀 공주님의 처음을 앗아가고, 귓가에 사랑을 속삭이며 책임지겠다면서. 다만, 어제의 일은 조심해줘.”
“아… 네, 넷!”
필리아의 말이 무엇인지 깨달은 마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던 셀린은 놀란 것인지 두 눈을 아주 크게 뜬 채로 마레이를 보고 있었다.
“내가 마레이를 좋아할 수 있도록 유혹하겠다고 약속해줬어. 후후.. 생각아니 기분 좋네. 결혼은.. 뭐, 아직 먼 이야기니까. 나에게도, 마레이에게도.”
필리아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마레이에게 손을 뻗었다. 마레이는 무의식중에 그녀의 작은 손을 붙잡았고, 필리아는 그런 마레이를 강하게 잡아당겨 자신의 품 안으로 이끌었다.
“아직 널 사랑하는지 모르겠어, 마레이 드 파웬. 그래도 좋아하는 거 같아. 너와 함께 있으면 심장이 마구마구 뛰는 게 느껴져. 어제의 일은 신경 쓰지 마, 다음부터 그러지 않으면 될 뿐이니까.”
슬그머니 부푼 가슴에 귀가 닿아있었고, 그 너머로 쿵쾅쿵쾅 뛰는 심장 소리가 들린다.
“난 사랑이란 걸 잘 몰라. 그런 걸 할 여유가 없었거든. 그래도 내가 널 좋아하는 건 확실해. 그러니까, 나에게 사랑을 알려줘. 더 두근거릴 수 있도록 말이야.”
“어제는 죄송했어요.”
“괜찮다고. 편지는 잘 읽었어. 이드리엔 교수가 아침에 건네주길래 뭔가 싶었다니까.”
자신과 비슷한 키의 필리아의 말에 마레이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래, 그거면 됐어.”
필리아는 손바닥으로 마레이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