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6화 (333/337)

이하운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마레이는 조심스레 이하운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겹쳤다. 따뜻했다. 이하운의 손이 움찔 떨렸다. 고양이의 노란색 눈동자는 쉴 새 없이 떨리고 있었다. 마레이는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고, 이하운은 입술을 잔뜩 오므린 채 마레이를 따라 고개를 끄덕였다.

아기 고양이에게 하나, 하나 가르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하운의 손이 자신보다 한참 어린아이의 손을 꽉 붙잡았다. 마치, 제 어미 젖에서 떼어놓는 아기 고양이가 발톱을 세워 허공에 뻗듯, 그렇게 무의미하게.

“후후, 좋아. 좋아. 서로 알고 있으니까. 빨라서 좋네. 자자, 이제 더 친해질 시간이야.”

“친해질 시간이요?”

마레이가 에르덴에게 되물었다. 이하운은 죄를 지은 것처럼 몸을 잔뜩 움츠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떨렸다. 그 모습이 퍽이나 마음에 들었다.

“자자, 팔짱부터 껴봐. 어색하게 걸어가기만 할 거야~? 좀 포옹도 하고.”

연인처럼 말이야. 연인처럼. 에르덴의 말에 이하운은 떨리는 손으로 마레이의 팔을 슬며시 끌어안았다. 이하운은 새끼 고양이 같았다. 게으른 호랑이처럼 느껴졌던 그녀가 오늘은 자그마한 소동물이 되어서 자신 앞에서 몸을 떨고 있었다.

이하운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녀의 뺨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에르덴은 입술을 가리고 쿡쿡 웃었다. 마레이도 엉거주춤 이하운을 끌어안았다. 이하운에게서 베이비 파우더 냄새가 났다. 체온은 다른 사람들보다 무척이나 높아서, 몇 분만 끌어안고 있으면 땀이 날 것 같았다.

“이, 이상한 냄새…..지? 처음 산 거라...”

이하운은 조심스레 마레이를 밀어냈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나는 베이비 파우더 향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았다.

“아뇨. 좋아해요. 베이비 파우더 향.”

“거짓말하지말고.”

이하운이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뭐라 말해도 그녀가 믿지 않을 것 같았다. 마레이는 고개를 숙여 이하운의 목덜미에 코끝을 가져다 대고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베이비 파우더향.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느낌의 체향

“뭐, 뭐하는 거야!”

이하운이 목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마레이를 떨어트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매일매일 제 어머니와 섹스용 펫들에게 애무를 하며 밤기술을 익힌 소년에게는 이하운의 반응은 그저 앙탈정도만 보일 뿐이었다.

“하, 하지마!”

이하운은 참다못해, 마레이를 밀어냈다. 잔뜩 힘이 빠진 것인지 그저 가볍게 떠밀 뿐이었다. 고양이 선생님의 귀와 꼬리가 빳빳하게 세워져 있었다. 잔뜩 경계하는 이하운의 모습에 마레이는 한 걸음 물러섰다.

“이러면 믿을 수 있죠?”

아무렇지도 않게 웃는 소년의 모습에 이하운은 자신이 너무 과잉 반응을 하는 것일까 생각을 하며, 야릇한. 아니, 어린 아이에게 야릇한 감각을 느낄 리 없었다. 소년의 코끝이 긁어서 그런지 묘하게 간지럽게 느껴지는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감쌌다.

“믿을 수 있죠?”

되묻는 마레이의 모습에 이하운은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이런 아이였나. 자신 옆에서 있는 남자아이가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그저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이하운 선생님. 어디 아픈가요….?”

“아니, 아냐. 아니야.”

몇 번이나 고개를 저으며 부정한 이하운은 자신도 모르게 마레이에게서 뒷걸음질 쳐버렸다. 마레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고 있었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이하운이 에르덴을 노려보았다.

“무슨 일 있나요, 이하운?”

새끼 고양이가 덜 여문 손톱을 세우는 걸 본 것처럼 에르덴은 가소로운 듯 웃고 있었다. 이하운은 애써 에르덴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연인처럼 행동하라니까요. 후후, 이하운은 계약을 위반할 생각인가요?”

계약. 계약. 계약. 단, 두 단어였지만 무엇이든지 하게 만드는 마법의 주문 같았다. 이하운은 자신보다 한참이나 작은 소년에게 꽉 달라붙었다. 슬쩍 물러나려는 마레이의 팔을 꽉 붙들었다.

“응응, 좋아요. 이런 그림을 원했어.”

에르덴은 손뼉를 치며 적극적으로 마레이에게 달라붙는 이하운의 모습에 만족스레 웃어 보였다. 마레이가 자신을 향해 도와달라는 듯이 바라보는 모습에 천박하게 젖어버렸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 이하운 선생님… 너무 가까운데요...”

“계약이니까, 미안해.”

이하운은 입술을 달싹거리며 마레이 팔을 꽉 끌어안았다. 연애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 없었기에 그저 막무가내로 달라붙을 뿐이었지만, 필리아와 다른 풋풋함이 좋았다. 그렇게 의미도 없이 이하운과 마레이는 걸었다.

주변의 시선이 신경 쓰였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아니, 주변에서는 관심도 없을 지도 몰랐다. 과잉으로 부풀어 오른 자아가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이하운은 아는 게 없었다.

차라리 인간들과 싸우던 때가 마음이 편했다. 자신은 이런 에두른 표현 따위는 알지 못했다. 수치심과 죄책감으로 도망치고 싶었지만, 지금 배 안에서 느껴지는 선명한 자궁이 주는 미묘한 느낌에 이하운은 작게 한숨을 토해내고 마레이를 귓가에 조심스레 속삭였다.

“오늘…. 뭘 할지에 대해서 이야기 들었지?”

마레이는 대답하는 대신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살짝 달아오른 귓가에 이하운은 그래도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이 아이도 알고 있었구나. 적어도 겁간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기에 그녀는 최악에서 차악을 찾을 수 있었다.

“마레이랑, 연인의 데이트 하기로 했잖아요. 난 아직 만족 못 했다고요, 이하운.”

“알아, 안다고. 재촉하지 마. 나도 이런 건 처음이라고.”

연애 따위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녀의 인생에서 첫 데이트라고 할 수 있었다. 제자였던 그녀의 남편과는 이런 낯간지러운 데이트 같은 건 한 번도 해본 적 없었으니까.

“일단, 음식을 떠먹여주는 걸 보고 싶어. 슬슬 점심시간이니까, 레스토랑으로 가자. 예약해 둔 곳이 있거든.”

에르덴은 마레이와 이하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짓궂게 웃고 있었다. 멀리서 본다면 연인인 소년과 소녀, 그리고 보호자처럼 보일 뿐이었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이하운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사람들에게 어린 소년과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고개 들어, 이하운. 들라고 했어요.”

에르덴은 말에 이하운이 주먹을 잔뜩 움켜쥔 채, 고개를 들어 올렸다. 입술을 꽉 깨문 채 자신을 노려보는 저 얼굴이 엉망진창으로 허덕일 거라 생각하니 귀엽게 느껴질 뿐이었다.

“지나가는 저 꼬맹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세요.”

이하운은 시키는 대로 아장아장 걸어가는 어린아이에게 손을 흔들었다. 5~6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는 이하운의 인사에 기쁜 듯 손을 흔들었다. 보호자로 보이는 부모가 이하운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 지나쳤다.

“왜, 부끄러워요?”

이하운은 에르덴의 추궁에 시선을 피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 눈가에 맺힌 물방울에 에르덴은 가학적인 미소를 지어 보일 뿐이었다.

“에, 에르덴 누나…?”

“알았어. 알았다고, 마레이. 뭐, 더 놀리고 싶었지만…. 인지 필터를 끼워놓았어. 신성력으로 만든 거니까 그 녹색용을 제외하고 알아볼 인간은 발테르에 없어.”

“정말이야?”

“이게 미쳤…!”

이하운이 조심스레 되물었다. 에르덴의 웃음기가 사라지고 곧장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하운의 뺨을 향해 후려치려다. 옆에 있는 마레이를 보고 이하운의 뺨을 거칠게 주물렀다.

“이하운씨, 부디. 제 말에 토를 달아주지 말아 주세요. 저는 화를 내고 싶지 않다고요.”

모욕적일 정도로 뺨을 거칠게 주무르는 에르덴의 행동에도 이하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마주 보지 못했다.

예전이었다면 막는 시늉이라도. 아니, 반격이라도 했을 텐데. 눈을 질끔 감고 몸을 움츠린 모습에 에르덴은 이하운의 뺨을 더욱더 거칠게 주물렀다. 꼬집는다는 말이 정확할지 몰랐다. 그래, 이거야. 자신을 노려보기는커녕 두려운 듯 눈을 내리까는 모습에 에르덴은 차오르는 충족감에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야생성이 거세된 고양이에게 딱 어울리는 행동이었다.

조심스레 자신의 눈치를 보는 마레이에게 혹시나 폭력적으로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이와 동시였다.

“아, 아… 해!”

이하운은 위협적으로 포크로 마레이에게 들이밀었다.

“저, 저 음식은….?”

“아… 그게… 지금 찍어줄게. 자, 아 해.”

-챙!

작게 썰린 고기를 거칠게 파고든 포크가 접시를 거칠게 찍어내린 소리가 났다.

“아, 해. 입 벌리라고!”

“아, 아직 다 안 먹었다니까요… 씹고 있어요….”

이하운은 부끄러운지 귀를 파닥거리며 마레이의 입가에 고기를 밀어붙일 뿐이었다. 에르덴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이하운의 행동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웃고 있었다.

“이다음은 뭘 해야 해….?”

“저에게 물어봐도 잘 모르겠어요….”

라벨라와 일리엔이 음식시중이 떠올랐지만, 야외에서 할만한 행동은 아니었다. 거기에 남이나 다름없는 이하운에게 시킬만한 행동도 아니었고. 그렇다면 정상적인 연인들이 식사를 생각해야 하는데, 자신이 아는 것은 필리아와의 식사뿐이었다.

기품 넘치는 식사예절의 일련의 과정. 생각하는 건 그 정도 밖에 없었다.

“흐음… 그래, 마레이. 고기를 씹어서 이하운의 입안에 넣어줘. 그리고 이하운은 그걸 먹고.”

태양을 닮은 노란색 눈동자가 있는 힘껏 커졌다. 잔뜩 혐오감을 담은 눈동자가 에르덴을 바라보고 있었다. 과일 같은 경우 잔뜩 씹고 타액과 함께 키스를 하는 여인들에게 둘러싸인 마레이로서는 고기를 씹어서 넘긴다는 건 조금 당황스러운 이야기였지만, 이하운에게는 ‘조금’ 정도로 표현할 수준은 아닌 것 같았다.

“계약이야.”

이하운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딱딱하게 굳는 에르덴의 얼굴에 억지로 웃어 보였다. 파르르 떨리는 입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정도로 에르덴은 조급한 성격은 아니었다.

이하운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 마레이를 보고 있었다. 이 소년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다. 자신과 비슷한, 아니. 더욱 열악한 처지라 마음을 비운 것일 수도 있었다.

두 사람 다 이 자리에 있지만, 자신과 마레이는 엄연히 다른 이유로 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자신은 망가진. 아니, 긁어낸 자궁을 다시 받을 수 있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소년은 욕심 때문이 아니었다.

스승님이라고 했던가. 얼핏 듣기로는 가족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게 소중한 사람인 건가. 므랑데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빌어먹을 꼬맹이는 자신이 지켜줘야 하는데, 그래야 했는데. 그러기로 했는데.

이건 므랑데에 대한 배신이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해도 바뀌는 건 없었다.

“.....해.”

“네?”

“씹은 걸… 나에게 먹이라고….”

이하운은 눈을 질금 감은 채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었다. 에르덴은 만족스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아니, 혀를 내밀어 허공에 이리저리 내밀고 있었다. 씹던 음식을 먹이라는 건 그저 구실에 불과했다.

‘키스해버려.’

이하운의 말에 마레이는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도. 역시 고기는 조금 무리일지도 모르겠네. 과일로 하자. 음… 마레이는 망고를 좋아했던가?”

에르덴이 마레이 앞으로 잘 잘린 망고가 가득 든 접시를 내밀었다.

먹기 좋게 잘려져 있는 망고가 가득 든 접시를 받은 마레이는 에르덴을 보았다. 여유롭게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에 이 모든 게 준비가 되어 있던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하운은 질색하는 표정으로 혀를 내밀고 있었다. 한 번도 입에서 입으로 음식을 먹어본 적 없는 것처럼 보였다. 입술 밖으로 내민 분홍빛 설육. 마레이는 조심스레 이하운의 뺨을   매만졌다.

“그렇게 하면…. 먹일 수가 없어요.”

“이렇게 하면 될까…?”

이하운이 입을 벌렸다. 방금전 마레이가 고기를 받아먹던 모습을 따라 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가 귀여워서 웃음이 새어 나올 것 같았다. 마레이는 망고 조각을 하나 입안에서 잘게 씹은 다음 이하운의 뺨을 감싸고 조심스레 타액이 잔뜩 섞인 망고즙을 이하운의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약간의 버둥거림이 있었지만, 결국 이하운의 입안에 자신의 타액을 잔뜩 밀어 넣은 마레이는 입술을 떼어냈다. 이하운은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로, 소년의 타액이 잔뜩 삼킨 잔뜩 씹힌 망고를 목으로 넘겼다.

“하아….. 최악이야.”

이하운은 질린 듯한 표정으로 에르덴을 노려보았다. 고양이가 삐쭉 솟아올라 있었다.

“그런가~? 망고는 잔뜩 남아있다고. 마레이. 빨리 이하운에게.”

먹여. 에르덴은 무표정하게 마레이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평소처럼 마레이를 향해 애정이 흘러나올 것 같은 표정을 짓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마레이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입안에서 망고를 천천히 씹기 시작했다. 타액이 잔뜩 배어 나오도록.

“.....미친년.”

이하운의 욕설에 에르덴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였다. 평소라면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 약간의 폭력이 필요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아기 고양이의 울음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을 뿐이었다.

잔뜩 과일을 씹어낸 마레이가 다시금 이하운의 뺨을 감싸 안았다. 반항해도 의미가 없다는 걸 알지만, 이하운은 최대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마레이의 입술이 입가에 닿자 눈을 질끈 감고 조심스레 입을 벌린다.

천천히, 느릿하게 넘어오는 달콤한 망고즙. 상큼하기는커녕 무척이나 미지근하고, 끈적했다. 하지만 달았다. 이하운은 조금씩 흘러들어오는 망고인지, 소년의 타액인지 모를 미지근하면서도 달콤한 액체로 조금씩 삼켰다.

-꿀꺽…. 꿀꺽….

목울대가 조심스레 움직이며 망고를, 아니 소년의 타액을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입안으로 들어오는 무척이나 야릇한 액체의 이동이 끝나고, 입술 너머로 부드러운 게 슬그머니 넘어온다.

이하운의 두 눈이 있는 힘껏 커지며 마레이를 밀어냈다.

”미, 미쳤어?! 너, 지금 키, 키스를..!”

“아, 죄, 죄송해요...”

이하운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채 마레이를 노려보았다. 노란색 짐승의 눈은 마레이를 경계하고 있었다.

“아, 그거 좋네. 음, 그래. 좋아. 키스해. 먹이면서 키스해. 마레이. 훌륭한데?”

에르덴은 손뼉을 치며 이하운과 마레이의 어색한 공기를 걷어냈다. 아니, 걷어냈다기에는 두 사람 사이의 공기는더욱 무겁게 가라앉았다. 더욱더 질척한 향수를 뿌린 거나 다름이 없었다.

이하운은 조심스레 마레이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잔뜩 떨리는 눈망울은 정말로 할 거냐고 묻는 것만 같았다. 마레이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이하운은 길게 한숨을 토해냈다. 이마를 쓸어올린 손이 머리카락을 잔뜩 헤집다 힘없이 떨어진다.

“......해도 될까요.”

“해!”

괜시리 신경질적으로 대답한 이하운은 눈앞의 소년도 피해자라는 생각이 미치자, 이전처럼 눈을 감아버렸다. 입안에서 망고 맛이 났다.

이하운이 허락이 떨어지자 마레이는 망고를 또다시 잔뜩 씹어, 타액과 잔뜩 씹은 채 이하운의 입안에 천천히 밀어 넣었다. 고양이 선생님이 타액을 삼켜내는 진동이 들리자, 조심스레 혀를 밀어 넣어 이하운의 혀를 꾹 누른다.

이하운은 잔뜩 긴장한 듯, 온몸에 힘을 주고 있었다. 마레이는 이하운의 뺨을 붙잡아 고개를 들게 하고 반응하지 않는 혀에 자신의 타액을 잔뜩 칠하고 입술을 떼어냈다. 은빛 실타래가 길게 이어지다 이하운의 턱 끝으로 달라붙었다.

이하운은 마레이의 시선을 피하고, 팔로 입술 주변을 닦아냈다. 무어라 말하고 싶은 것인지 달싹거리는 입은 아무런 말도 내뱉지 못하고 다시 꾹 다물었다.

그렇게 접시의 망고가, 하나둘 비워지기 시작했다.

망고가 입 안으로 넣어질수록, 소년의 타액을 받아마실수록 저절로 혀가 움직이며 입안을 침입한 낯선 소년의. 아니 사내의 혀에 반응해버려 자신도 모르게 휘감아버린다.

“하아… 하아…. 하아….”

키스가 끝난 이하운은 뜨꺼운 숨을 연신 토해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 날카롭게 벼려진 금색 눈동자는 어느새 흐리멍텅하게 녹아내려있었다. 마레이는 다시금 망고를 입안에 넣고 잘게 씹었다.

이하운의 시선이 느껴졌다. 오물거리는 자신의 입술을 이하운이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하운의 뺨을 매만지자, 그녀는 자연스레 입술을 벌렸다. 아직 몇 번 씹지 않은, 망고 덩어리와 소년의 타액을 단번에 삼키고 입안에 들어오는 소년에 혀를 휘감고 슬며시 몸에 힘을 빼낸다.

처음에 경계하던 고양이가, 점차 마음을 열고 적응하는 것만 같았다. 이하운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이하운은 자연스레 키스에 응하고 있었다. 어색하게 혀를 움직이며 휘감기는 조금은 메마른 혀를 헤집을 때마다 몸을 움찔움찔 떤다.

적당히 만족할 만큼 키스한 이후에 입술을 떼어내자, 이하운의 혀가 조심이 따라와 허공에 몇 초 머무르다 입안으로 되돌아간다.

“하아…..”

뜨겁다. 떨어지는 입술에서 새어 나오는 끈적한 숨결이 뺨에 닿았다. 무척이나 뜨거웠다.  마레이는 다시금 망고를 입에 집어넣고 조심스레 씹었다. 이하운의 눈동자는 잔뜩 녹아내려서 곧장 마레이를 향해 스며들 것만 같았다.

꿈을 꾸는 것 같다. 지금 이 상황을 바래온 것은 아니었지만, 열병이 오른 듯 머리가 몽롱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하복부에 잔뜩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이하운은 스스로 허벅지를 부비며 어디로 가져야 될지 모를 손으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생각보다 쉽겠는데.’

에르덴은 비부를 문지르며 사랑하는 소년과, 극상품의 씨받이 수인을 지켜보고 있었다.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 이하운의 표정은 쾌락에 흐물흐물 녹아내린 암컷의 표정으로 자신보다 한참이나 어린 소년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궁을 잃고 우울증과 고통으로 허덕이던 이하운. 그녀가 자신의 전부를 내려놓고 이제 타인에게 자신의 의미를 위태롭게 걸치고 있는 와중 자궁을 되돌려주었다. 뭐, 자신이 빼앗은 것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그 사건 이후로 자위조차 해본 적 없었다는 이하운의 말은 거짓말은 아니었는지. 어린 소년이 주는 선명한 쾌락에도 자신이 느끼는 감각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찌걱.. 찌걱.. 지걱… 쯥..

비부 속으로 출입하는 물소리가 선명하게 레스토랑의 외딴 룸을 채우고 있었지만,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마레이와 이하운은 과일 키스에 정신이 팔려 있을 뿐이었다.

‘싫은 척하더니, 후후, 역시 암컷 고양이답네. 으읏… 장난감을 가져올 걸 그랬나… 손가락으로는 조금 부족한데…..’

솔직해질 수밖에 없는 고양이 아가씨의 모습에 에르덴은 비부를 매만지며 사랑하는 마레이의 외도(?)를 보며 수음을 이어나간다.

‘ 이하운이 완전히 길들여지면, 줄리아랑 같이 봉사시키는 걸 지켜볼까. 촬영해서 기록하는 것도 좋아 보이고. 후후, 정말이지... 넌 최고라니까. 마레이.’

자신안에 무엇인가 부르르 떨고 있었다. 에르덴은 쾌락에 천천히 오염되는 이하운의 모습을 지켜보며 기분에 좋게 허덕인다.

“마지막이네요.”

접시에 남은 마지막 과일 조각을 보고 마레이는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

“어, 아, 응. 응!! 그런가. 그렇구나!”

이하운은 흐리멍텅한 눈으로 마레이만 바라보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정신을 차린 이하운은 허벅지를 부비며, 마레이가 무어라 말했는지도 알아듣지 못했지만, 고개를 일단 끄덕이고 있었다.

소년이 과일을 씹고 있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게 마지막이라는 사실에 기뻐야만 하는데,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축 늘어진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며 등을 꼿꼿이 세웠다.

방금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흐릿했다. 다만, 입을 우물거리며 다가오는 마레이의 모습에 저절로 고개를 내밀고 부드러운 입술을 맞추고 혀를 내밀어 소년과 끈적하게 타액을 나눈다.

-꿀꺽.

입 안으로 밀려들어 오는 망고가 잔뜩 섞인 타액은 단숨에 삼켜냈다. 키스에 방해될 뿐이었다.

“쯔읍.. 츱.. 쮸웁.. 쯥...”

끈적하게 울리는 혓소리. 머리속에 직접닿는 끈적한 소리에 이하운은 멍하니, 본능이 시키는대로 마레이의 목을 끌어안은 채 타액을 받아. 아니, 빨아마신다.

자연스레 호응하는 이하운의 모습에 마레이는 자연스레 등을 가볍게 매만지고 잔뜩 업 된 엉덩이를 주무른다.

“읏…!? 아, 아… 끄, 끝이니까!!”

엉덩이를 만지는 손길에 정신을 차린 이하운은, 마레이의 목을 단단히 고정했던 팔을 풀고 마레이를 밀어냈다. 이전과 다르게 무척이나 여린 힘으로 밀었기에 마레이는 제자리에 서 있었고, 이하운만이 뒷걸음쳤을 뿐이었다.

손등으로, 팔로 몇 번이나 입술을 닦아낸 이하운은 지금 자신이 느끼는 감각이 무엇인지, 왜 이리 하복부에 힘이 들어가는 것인지 깨닫지도 못 한 채 의자에 주저앉아 고개를 푹 숙였다.

이상하다. 몸이 이상해. 거기에 이 꼬맹이 너무 키스를 잘해.

목 끝까지 차오르는 두려움이 잔뜩 섞인 말이 나오지 않았다. 이하운은 부르르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기 위해 억지로 호흡을 조절했다.

자신이 이상한 것일 수도 있었다. 잃어버린 자궁이 되돌아오고 나서부터 며칠 동안 낯선 기분에 잠들지 못했다. 알 수 없는 감각. 아니,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고 있었다. 다만, 왜 이리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인지, 하복부에 무엇인가 꾹 누르는 기분이 드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하운은 낯선 감각에, 정상적인 판단조차 내리지 못한 채. 숨을 헐떡이며 조심스레 마레이의 눈치를 살폈다. 다물어지지 않는 입가에서 끈적한 침이 잔뜩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주변을 경계하는 새끼 고양이마냥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볼 여유 따위는 없어 보였다.

“이하운은 집에서 쉬고 있어요, 저는 마레이랑 오늘 있을 일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 해야 되니까요.”

에르덴의 목소리에 퍼득 정신을 차린 이하운은 입가에서 흘러내리는 침을 팔로 닦아내고 아무렇게나 고개를 끄덕인 뒤에 도망치듯이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 도망치는 아기고양이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본 에르덴은 입술을 매만지는 마레이를 보고 물었다.

“이하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마레이?”

“....좋은 선생님이라고 생각해요.”

“에이, 마레이, 엄마랑 마레이 단둘 뿐이잖아? 솔직하게 말해봐. 그래도 이하운은 꽤나 고등급의 미녀라구?”

고등급이라… 마레이는 에르덴의 말에 이유 모를 섬뜩함을 느꼈지만 애써 표현하지는 않았다.

“마레이. 오늘 잔뜩잔뜩 이하운을 범하는 거야. 그 암고양이 복근이 있는 거 알아? 완전히 식스팩이 달려있는 복근인데. 엄청 잘 조이지 않을까?”

마레이는 이하운의 복근을 떠올렸다. 학교에서 복부를 내놓고 다니기에, 그녀의 복근을 자주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말 하기에는 부끄럽지만, 그 탄탄해 보이는 복근이 어떻게 꽉 조일지에 대해서 망상을 해본 적도 있었다.

“그 고양이의 따뜻한 속살안에 넣는다고 생각해봐, 응? 정말 기분좋게 꽉꽉 조여줄 텐데…?”

어느새 에르덴의 마레이의 뒤에 서있었다. 아니, 뒤에서 마레이를 끌어안고 있었다. 장갑을 낀 손은 어느새 자연스레 마레이의 바지 속으로 빠져들어가 있었다.

“읏… 에, 에르덴...”

“엄마라니까. 응? 오늘 이하운을 잔뜩 범하는거야. 어때? 응?”

페니스를 정성스레. 아니 위협스레 꽉 쥐는 에르덴의 손길에 마레이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어느새 뒤를 점유한 에르덴은 능숙한 소년의 손길로 바지를 내리고 걸물로 범벅이 된 팬티를 느릿하게 끌어 내렸다.

“마레이, 마레이. 이하운이랑 키스는 어땠어? 이렇게 질질 흘릴 정도로 기분 좋았던 거야?”

“아, 응.. 큿… 아흣...!”

마레이의 대답에 황홀한 표정으로 허덕이는 에르덴은 제멋대로 마레이의 페니스를 손으로 휘감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실크가 귀두 끝을 슬며시 매만지자, 저도 모르게 여자아이 같은 신음이 흘러나온다.

“문질문질 해줄 때마다, 허덕이는 마레이는 언제봐도 귀여워.”

귀여워. 귀여워. 뒤에서 끌어안은 장신의 여성이 귓가에 쉴새 없이 같은 단어를 속삭이며 페니스 끝을 집요하게 괴롭히자, 마레이는 칠칠맞게 테이블 위로 침을 질질 흘리며 저도 모르게 허리를 앞뒤로 흔든다.

-쯔윽.. 쯔으윽.. 쯔윽…!

정액이 잔뜩 묻기 시작한 실크 장갑이 페니스를 쥐고 흔들자 무척이나 끈적한 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큿.. 에, 에르덴… 누나… 읏...”

“응, 응, 마레이. 누나 여기 있어. 후후, 정액 주머니도 잔뜩 빵빵해져 있네. 라벨라가 오늘 덜 빼줬어?”

귀두 끝을 쥐고 이리저리 흔들던 손의 반대편은 자연스레 소년의 정낭을 부드럽게 매만지기 시작했다. 테이블을 잡고 억지로 버티고 있는 소년에게 올라타듯 몸을 기대고 귓가에 부드럽게 속삭였다.

“이하운에게 거짓말을 했어. 자궁은 돌려줬지만, 임신은 못 하게 막아뒀거든. 마법일 풀릴 때까지 이하운을 완전히 마레이의 암컷으로 만들면 우리의 승리야. 할 수 있지? 응?”

-뿌즙.. 뿌웁.. 쁙.. 쁩.. 쁘윽..

미묘하게 강약을 조절하며 불알을 쥐고 흔들면서도 페니스의 첨단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성녀님의 수음에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버린다.

“하, 할게.. 읏.. 할 수 있어.. 응… 할 수, 할 수 있어엇..!”

“응응, 마레이의 암컷으로 만들어. 도망치지 못 하게, 잔뜩 아이를 낳아주는 암컷으로 만들어버려.”

에르덴의 속삭임을 끝으로 마레이는 이하운과 키스하면서 아플 정도로 부풀어 오른 페니스를 거칠게 착정하는 에르덴의 손길에 곧장 사정해버린다.

-퓻… 퓻!! 퓨유윳!! 퓨웃..!

“옳지, 올지. 응, 응. 이거면 그 암고양이도 잔뜩 빠져들 수밖에 없을 거야. 후후…”

정액이 뿜어져나오고 있는 귀두를 뿌리부터 쓸어내리는 부드러운 손길에 마레이는 몸을 들썩이며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흔들고 있었지만, 뒤에서 올라탄 듯 내리누르는 성녀님의 무게감에 제자리에서 움찔움찔 떨며 사정하는 수밖에 없었다.

-뿌웃… 뿟… 뿌웃…. 찌이익.. 찌이익… 찍..!

사정은 생각보다 금방 끝나고 말았다. 질육에 담기지 않은 덕분인지, 귀두를 타고 쏟아진 정액덩어리들은 평소보다 묽었고 양도 적었다.

“하아.. . 하아...”

마레이는 테이블에 엎어져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룸 안에서는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짙은 밤꽃 냄새가 진동했다. 에르덴은 바닥에 잔뜩 뿜어진 정액덩어리를 보며 입맛을 다시다 작게 한숨을 내쉬고 간단한 마법으로 주변의 흔적을 깔끔하게 치워냈다.

마음 같아서는 네 발로 앉은 채, 혀를 잔뜩 내밀어 바닥에 쏟아진 정액을 핥아 먹고 싶었지만, 사랑하는 소년에게 보여주기에는 조금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윤기가 날 정도로 잘 닦인 바닥이라도 외부였기도 했고, 오늘과 내일은 잔뜩 배부르다 못해 토할 때까지 먹을 수 있는 특농 정액이 있으니 조금만 참기로 했다.

라벨라가 있었으면 경쟁적으로 했을지도 모르지만...

아, 그래. 이하운에게 음식에 정액을 뿌려 먹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옆에서 자신도 조금 먹고. 좋아. 그렇게 해볼까.

에르덴의 생각을 읽을 수 없는 마레이는 허리를 덜덜 떨며 착정에 가까운 수음의 쾌락에 옅은 숨을 간신히 토해냈다.

하루에 몇 번이나 사정하는지 일일이 세지 못할 정도로 주변 암컷들에게 씨를 뿌리는 마레이는 곧장 몸을 일으켰다. 볼이 약간 상기되었다는 것을 제외하면 피로하거나 힘들어하는 기색 따위는 없었다. 아니, 오히려 얼굴에는 생기가 맴돌고 있었다.

“자, 이제 이하운을 따먹으러 가자.”

기세 좋게 말하는 에르덴의 목소리에 마레이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응? 따먹는다 말 부끄러워?”

“네에...”

단어 하나에 부끄러워하기에는 여러 여체를 세워놓고 질육의 맛을 비교하는 소년의 태도와는 이질적이었다. 에르덴은 마레이의 모습이 가식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품 안에 강하게 끌어안고 사랑스러운 소년의 머리를 잔뜩 헤집을 뿐이었다.

“부끄러웠구나? 기억할게.”

자애로운 미소로 웃는 에르덴의 모습에 마레이는 이유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에르덴과 광장을 가볍게 돌았다. 주변 사람들이 에르덴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건 신기할 따름이었지만, 일리엔이나 이드리엔도 종종 하는 기예였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정도는 됐다.

단둘이 광장을 걸어가며 나눌만한 이야기는 마레이의 학교생활뿐이었다. 필리아의 이야기, 므랑데의 이야기, 길리아의 이야기. 성가대. 그리고 불의 정령왕. 에르덴은 그저 듣는 것만으로 좋은지 마레이의 손을 꽉 붙들고 한참동안이나 발테르 광장을 이리저리 돌았다.

“음… 이제 슬슬 뜸이 다 들었겠네. 이제 슬슬 돌아갈까?”

손목시계를 본 에르덴이 갑작스레 이야기했다.

“뜸….?”

“교회 안에다가 미약 좀 뿌려놨거든. 한 시간쯤 지났으니까 이하운이 완전히 달아올랐겠지?”

에르덴은 아무렇지 않게도 약을 썼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래도 약은 좀 그렇지 않나 생각이 들었지만, 마레이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이어지는 에르덴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씨받이가 될 아이에게 이상한 건 쓰지 않으니까 걱정하지 마. 안전한 거거든.”

에르덴은 불안한 듯 자신을 올려다보는 소년에게 한쪽 눈을 찡끗 감아 보였다.

걸음을 서두르는 에르덴을 따라 걷자 곧장, 에르덴만의 개인 교회로 들어올 수 있었다. 여름이 완연하게 다가온 바깥 날씨와 다르게 여전히 이곳은 미풍과 옅은 태양 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거기에 미묘하게 달콤한 냄새가 났다.

에르덴의 뒤를 따라가자, 이전과는 다르게 내부는 완전히 변해있었다. 기도실과 넓은 복도, 그리고 조악한 침실이 있던 교회 내부는 가정집처럼 변해 있었다. 라벨라와 사는 이층집의 총면적에 비하면 조금 작을지도 몰랐지만, 단층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교회 안에 차려진 신혼(?)집은 어마어마한 넓이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중앙복도를 기준으로 널찍한 거실이 나왔다. 마레이의 가슴까지 오는 하얀 벽과, 그 위로 투명한 유리가 방과 거실의 경계를 만들고 있었다. 슬쩍 보이는 방만해도 다섯 개 정도였다. 거기에 욕실은 완전히 투명유리로 사방에서 지켜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신기한 구조로 지어진 새집(?)을 기웃거리는 마레이의 모습에 에르덴은 한동안 내버려 두다, 구석에 있는 방 한쪽을 가리켰다.

이불을 둘러맨 채 웅크리고 있는 이하운이 그곳에 있었다. 이불 밖으로 삐져나온 하얀 단발, 그리고 고양이 귀와 꼬리가 그녀라는 걸 이야기해주고 있었다.

“준비됐어?”

“아, 응….”

에르덴을 따라 조심스레 방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마레이는 이하운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가지고 싶다. 그래, 이하운을 소유하고 싶었다. 미인이면서도 평소에는 형이나 삼촌처럼 거리감이 적은 모습이 좋았다.

갈라진 복근과 탄탄해 보이는 몸이 좋았다. 고양이 꼬리와 귀가 좋았다. 좋다, 좋아한다. 마레이는 몇 번이나 이하운을 보면서 그녀를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이래도 옳은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불 사이로 조심스레 고개를 든 이하운의 모습에 곧장 잦아들었다.

“‘설득’하느냐 시간이 들었네. 이하운 준비되었어요?”

“경어… 쓰지 마… 역겨우니까.”

이하운은 거칠게 숨을 내쉬며 에르덴을 노려보았다. 입에는 침이, 눈에는 눈물이 줄줄 새어 나온 채로 이하운은 허덕이고 있었다.

“마레이, 준비됐어?”

“아, 네…..”

마레이는 쭈뼛쭈뼛 에르덴의 뒤에 서 있었다. 기세 좋게 이하운이 감싸고 있는 이불을 벗기고, 그녀를 범하기에는 아직도 부끄러울 따름이었다.

“왜, 부끄러워?”

“으응...”

마레이가 고개를 끄덕이자, 에르덴은 묘한 표정을 짓더니 마레이의 어깨를 잡아 이하운 앞에 세웠다. 그리고 레스토랑의 룸에서 했던 것처럼 능숙한 손길로 바지와 팬티를 벗겨 내리고 껄떡거리는 페니스를 이하운 앞에 꺼냈다.

“이, 이게 무슨…...”

자신 앞에 놓인 거대한 흉물에 이하운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어이가 없는지 허탈하게 웃어버리고 마레이와 소년의 것이라고는. 아니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크기의 페니스를 번갈아 보았다.

“어때? 훌륭하지? 마레이의 자지를 보니까 막, 자궁이 큥큥거려? 응?”

“다, 닥쳐…! 이, 이런 게 들어갈 리가 없잖아!!”

이하운은 주춤 뒤로 물러섰다. 아니, 이불을 끌어안고 몸을 잔뜩 움츠렸다는 말이 정확했다. 입안에 넣으려면 한계까지 입을 벌려야 귀두를 삼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살 막대기 위에는 두터운 혈관이 두근두근 맥동치는 게 보일 정도였다.

인간이라기보다는 대형 몬스터의 물건이라고 하는 게 옳은 게, 자신보다 작은. 키차이가 약간 나는 작은 소년에게 달려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키메라…? 에르덴을  노려보았다.

“어머어머, 그런 눈으로 보면 성녀님은 무서워요. 마레이에게 아무런 짓도 안 했어. 이런 극대자지를 태어났을 뿐인데, 그런 무서운 눈으로 나랑 마레이를 보면 무서워서 확, 자궁을 으깨버리고 싶잖아?”

에르덴은 무표정하게 이하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하운은 자신 앞에 꼿꼿하게 세워진 거대한 물건을 보았다. 저런 걸 넣을 수 있다고? 저런 괴물 같은 자지를 받을 수 있는 건 똑같은 괴물들밖에 없을 터.

“무리, 무리야. 절대 무리야!! 저런 걸 넣으면 찢어진다고!”

“아냐, 내 엉덩이보지에 넣어봤는데, 안 찢어지더라고? 그냥 익숙해지면 편할 거야. 아니, 너무 좋아서 이거 없이는 못 살 껄?”

에르덴은 마레이의 페니스의 중간을 잡아 이하운에게 보라는 듯위 위아래로 흔들었다. 이하운은 그저 고개를 좌우로 저을 뿐이었다.

“절대, 무리야. 그런 걸 넣으면 자궁이 으깨질 거라고. 질도 전부 찢어지고!!”

“그래서?”

“뭐, 뭣?!”

“아니, 그래서. 이하운. 당신의 질이 파열이 되든 말든, 자궁이 으깨지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

에르덴은 정말로 모르겠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계, 계약 위…!”

“아니, 고장 나면 내가 치료해줄게. 숨넘어가기 직전의 사람도 살릴 수 있는 게, 나. 성녀 에르덴이야. 내 신성력은 못 믿겠어?”

“......저런 걸 넣으면 찢어져서... 임신할 수 있을 리가.”

이하운은 잔뜩 질린 표정으로 자신 앞에 껄떡거리는 페니스를 바라보았다. 귀두 끝에는 하얀 젤리덩어리 같은 게 몽글몽글 쏟아나고 있었다.

“푸하하하하하..! 응, 응, 모르면 그럴 수 있어. 마레이의 자지는 특별해서 괜찮아. 아니, 너는 튼튼해서 괜찮아. 응, 수인족이나 이종족들의 몸은 튼튼하잖아?”

“튼튼해도 저런 건 무리라고!!”

이하운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 오늘 하루만 참아봐. 하루만 딱 해보고, 무리다 싶으면 그만두게 해줄게. 응, 아. 대출혈 서비스야. 오늘 스무 번 아니, 적나. 다섯 번 이하로 절정에 다다르면 그냥 풀어줄게. 응. 치료해주고 풀어줄게. 어때?”

에르덴의 말에 이하운은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스무 번? 삼십 번? 자신도 결혼한 몸이었다. 제자였던 남편과 많이는 아니지만, 발정기마다 몇 번 섹스를 해본 적 있었다. 발정기인 수인족의 교미는 타종족에 비해서 수위도, 행위도 강렬했다. 그래도 밤새 몸을 섞어도 열 번 이상 가본 적 없었다.

“.....진심이야?”

거기에 이런 어린 아이니까. 물건은 무슨 오우거가 튀어나온 것같지만, 그래도 마레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있는 이하운에게는 솔깃해질 수밖에 없었다. 같이 운동도 해봤고, 체력도 그렇게 좋은 편도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이하운은 당연한 상식으로, 발정기가 없는 인간. 그러니까 상시 아이를 만들 수 있지만, 일정하게 성욕이 유지되는 인간이라 마레이를 생각하며 조심스레 에르덴에게 되물었다.

“응, 응. 진심. 다섯 번. 아, 조금 부족한가? 응, 아 열 번. 열 번으로 하자.”

“내가… 그렇게 한심해 보여?”

이하운은 낮게 가라앉은 눈으로 에르덴을 보았다.

“한심해 보인다니?”

에르덴이 되물었다. 마치 상상해보지도 못했다는 듯이 놀란, 과장된 표정이었다.

“.....자궁이 생겼으니까. 그냥 날 길거리의 흔한 창녀처럼 보고 있냐고.”

이하운의 으르렁거리는 듯한 낮은 목소리에 에르덴은 처음으로 흥분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아니. 아니야. 이하운. 정신 차려. 넌 내가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씨받이야. 너처럼 적합한 씨받이가 없었기에 여황제가 치료해주지 말라고 말했는데도 네 자궁을 내가 되돌려준 거야. 그걸 네가 알아? 이하운씨?”

이하운은 아무런 말 없이 에르덴을 보고 있었다.

“열 번 가는 게 어렵지? 응, 어려울 수도 있어. 수인족은 발정기가 오면, 더욱 경계심이 높아져서 여성이 만족하는 경우는 적다는 것도 알고 있어. 그래서 노예시장에서 성노예보다는 경호 노예로 잘 팔렸지. 구멍은 좋지만, 섹스라는 게 구멍만으로 하는 건 아니잖아?”

말하면서도 에르덴은 마레이의 페니스를 위아래로 조심스레 흔들고 있었다.

“마레이’에게는’ 그 어떤 약도, 마법도 쓰지 않았어.“

“...내기라면. 나는 뭘 걸어야하지.”

이하운은 묘하게 자신 있어 보였다. 자신이 무엇을 걸라고 말해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일 것 같았다.

“흐음… 그러게. 이하운 너에게 딱히 받을 만한 게 없는데. 음… 그래, 그게 좋겠다. 수요일날마다 수업이라고 했던가?”

“목요일이에요.”

“아, 맞다. 그래. 목요일마다 마레이랑 수업이지? 수업 시간 중간에 한 번씩 마레이의 성욕을 풀어줘. 그거면 되겠다.”

어차피 씨받이가 되었기에 그런 건 상관 없었다. 자신이 이 내기에서 질 리도 없었고. 이하운은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에르덴과 이하운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쉴 새 없이 수음을 당하던 소년은 성녀의 몸에 기대어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이하운의 시선이 사정하고 있는 마레이의 페니스에 고정되었다.

“읏.. 읏… 에르덴.. 그, 그만... ”

“후후, 응. 이렇게 해주는 게 좋아? 마레이 엄청 싸고 있다구~.”

-찌즙.. 찌붑. 뿌웁.. 뿝. 뿝.. 츠릅… 츠왑.. .찹…

하얀 덩어리가 느릿하게 침대 위에 뿌려지고 있었다. 자신을 얼마나 얕보고 있는 것인지 벌써부터 소년을 사정시키고 있는 에르덴의 모습에 이하운은 이를 악물었다. 저런 걸 넣으면 질안이 잔뜩 벌어져 모양이 망가지는 정도면 다행이었다. 분명, 파열이 될 게 뻔했다.

물론, 지금 마레이의 물건에서 뱉어지는 하얀 정액덩어리들이 쿠퍼액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그녀가 알 리는 없었다.

아프겠지만, 정말로 아프겠지만. 차라리 아픈 게 나을지도 몰랐다. 소년도 자신도 강간당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아프다면 이 상황에서 죄책감이라도 옅어지겠지. 이하운은 몸을 둘둘 말고 있는 이불을 조심스레 벗었다.

작은 한숨과 함께 이불 속에서 나온 이하운은 마이크로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그냥 끈이나 다름없는 비키니는 잔뜩 발기한 젖꼭지와 비부의 틈만을 아주 간신히 가리고 있었다. 분홍빛 유륜과 마이크로 비키니가 질구에 잔뜩 씹혀 분홍색 대음순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빤히 보지마….”

이하운의 금색 눈동자가 마레이의 시선을 피하고 있었다. 음부 주변에는 예쁘게 정리된 백색의 음모가 뒤덮혀 있었다. 이하운은 예쁘게 포장이 되어있었다. 사람에게 포장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옳은지 모르겠지만, 그런 감상이 들었다.

물론, 페니스의 뿌리 끝부터 귀두까지 쯔윽쯔윽 잡아 올리는 에르덴의 손길에 다시금 의식이 부웅 떠버린다.

“자자, 이제 마레이. 이하운을 임신시킬 준비가 됐지? 응?”

“아읏.. 네에.. 네에엣..! 에르덴.. 에르덴.. 크흐읏..!”

-찌그읍… 찌그으읍… 추읍.. 차압.. 촤압..!

귀두 끝에서 몽글몽글 솟아난 정액이 성녀님의 손길에 따라 페니스 위로 얇게 펴발라진다. 그리고 뿌리부터 귀두의 첨단으로 밀어 올리는 수음에 바람빠지는 소리가 연이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저 근육 보이지? 응? 저 복근 안에다가 잔뜩잔뜩 싸지를 거지?”

“네에.. 싸, 쌀 테니까…!”

이하운은 입술을 깨물고 에르덴의 추잡한 수음에서부터 시선을 돌리고 있었다. 가슴과 음부를 팔로 가린 채 쭈뼛쭈뼛 어린 소년의 허덕이는 모습 앞에 움찔움찔 떨고 있었다.

“응, 응, 그러면 이제 개처럼 따먹을거지? 응?”

“네엣.. 할 테니까.. 할 테니까… 우읏.. 읏… 불알을 쥐면.. 읏..!”

성녀라는 인간은 능숙하게 어린 소년의 페니스를 훑으며 정낭을 쥐고 있었다. 품 안에 허덕이는 소년을 범하듯이 뒤에서 끌어안고 귓가에 수도 없이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개처럼 따먹을거냐니까? 마레이, 말해줘. 응? 개처럼 따먹어버릴 거야?”

“아으.. 읏.. 네에에… 선생님을.. 이하운을 따먹을게요…따먹을게요…. 크흐으읏..!”

사정감이 차오를 것 같으면서도 애매하게 움직이는 에르덴의 손길에 마레이는 이제 울 것 같은 얼굴로 허덕이기 시작했다. 지켜보는 이하운에게는 말도 안 되는 능숙한 기술로 소년을 착정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지만.

-찌붑. 찌부붑. 찝.. 뿝.. 찝입.. 찝..

음부를 손으로 가리던 이하운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둔덕을 꽉 쥔 채로, 어느새 흘깃흘깃 마레이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엉망이 된 얼굴로, 입을 헤프게 벌린 채 끈적하게 흘러내리는 타액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레스토랑의 키스가 생각나 가슴이 찌르르 떨리는 감각에 몸을 다시금 크게 움찔거린다.

그 나이대 소년들에 비해서도 자그마한 몸집의 소년 자신보다 한참이나 큰 여성에게 강제로 범해지고 있었다. 그 여성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성녀님이라는 점. 그 소년이, 소년에게. 아니, 인간에게 어울리지 않은 거대한 페니스가 달려있다는 점이 지그 이하운이 느끼는 낯선 감각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이 무슨 감각인지 너무 오래되어 이하운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쿠쯥.. 쿠웁.. 크즙.. 크쯕…!

“응? 어떻게? 그래서 어떻게 따먹겠다고?”

에르덴은 가학적인 미소를 지으며 자신보다 한참이나 작은 어린아이를 뒤에서 끌어안은 채 페니스를 마구잡이로 쥐어흔들고 있었다. 평소라면 기분 좋을 지도 모르는, 귀두 구석석을 문지르는 길쭉한 손가락의 움직임에 허리를 부르르 떨고 있었다.

“빨리 말해줘, 응, 빨리 말해줘. 싸버리고 싶지 않아? 기분 좋게 퓻퓻 싸버리고 싶잖아. 빨리. 어떻게 따먹을 거야? 응?”

“에, 에르데에엔…. 우읏.. 웃.. 웃.. 개, 개처럼.. 개처럼.. 막 막 따먹을게요.. 개처럼 이하운을 따먹을 테니까 이제… 웃..!”

이하운은 눈을 질끔 감았다. 이제는 그만 해달라고 빌고 있는 마레이를 두고 무력하게 앞에 서 있는 게 수치스러웠다. 물론, 이제 슬슬 싸게 해달라고 허덕일 뿐이었지만….

“안 돼. 안 돼. 응, 응. 내가 직접 이렇게 짜내고 있는 정액을 이하운 자궁안에 생으로 잔뜩 싸버린다고 말해줘야지. 응, 내가 잔뜩 노력했는데. 이 맛있는 정액을 이하운의 자궁 안에 잔뜩 퓻퓻해서 임신시키는 거야. 응?”

“네에에.. 할 게여….. 할 게… 에르덴 누나가.. 잔뜩 짜준 정액을 이하운의, 이하운의 자궁안에 잔뜩 쌀게.. 큿…. 개처럼 따먹어서.. 범해서.. 잔뜩 퓻퓻해서 임신시킬게.. 잔뜩 낳게 할 테니까.. 이제.. 읏.. 읏..!”

이하운은 자신의 국부를 잔뜩 움켜쥐었다. 저런 풍경을 보면서, 저런 이야기를 들면서 저도 모르게 허벅지를 부비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웠다. 축축하게 손이 젖어 있는 자신의 몸에 모멸감까지 들고 있었다.

자신의 허벅지에 타고 흐르는 끈적한 액체가 무엇인지 정도는 이하운조차 이해할 수 있었다.

“좋아, 이제 이하운을 범해줘, 마레이.”

에르덴의 허락이 떨어졌다. 마레이는 정액이 잔뜩 묻은 하얀 실크 롱 장갑을 멍하니 보다 자신 앞에 잔뜩 암컷 냄새를 풀풀 내뿜는 수인족 선생님의 몸을 향해 무의식적으로 다가갔다. 잔뜩 붉어진 얼굴로 자신의 시선을 피하는 게, 야주 얇은 마이크로 비키니 사이로 선명학게 솟아난 젖꼭지가, 비부를 꽉 쥐고 있음에도 손가락 틈에서 뚝뚝 떨어지는 애액도 모두 사랑스러웠다.

마레이는 이하운의 어깨를 붙잡았다. 무척이나 작게 느껴지는 그녀의 모습에 마레이는 자연스레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질구에 잔뜩 씹혀있는 팬티를 끌어 내렸다. 거침없는 소년의 행동에 이하운은 겁먹은 듯 몸을 떨고 있었다.

행동과 다르게 잔뜩 발정한 암컷의 몸은 소음순이 벌렁벌렁거리며 좁고 기분 좋은 구멍을 쉴새 없이 수축-이완하면서 끈적한 액체를 줄줄 흘리고 있었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뿜어내는 암컷의 페르몬에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가져다 대고….

“자, 잠깐만..!”

이하운이 두 손으로 자신의 비부를 가렸다.

“자, 잠깐만이니까… 응… 조금만… 조금만….”

이하운은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마레이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몸을 잔뜩 움츠리고, 비부를 두 손으로 가린 채 허벅지를 잔뜩 닫는다.

“이하운… 선생님.. 나 하고 싶어.”

“아, 알겠으니까… 조, 조금만 마음의 준비를…. 히이이익!!”

먹기 좋게 잘 차려진 암컷 주제에 반항하는 이하운의 모습에 마레이는 이하운의 엉덩이 구멍에 손가락을 슬며시 밀어 넣었다.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서 손가락이 들어가기는커녕 입구에서 밀려났지만, 금색 눈동자가 겁먹은 듯 올려다보는 모습이 퍽이나 마음에 들었다.

“자, 잠깐만이라고 했잖아!!!”

“이하운, 나 너무 괴로워… 이제.. 이제 쓰게 해줘… 이하운 자궁 안에 생으로 퓻퓻- 하고 싶어…!”

무릎을 잡고 이리저리 비트는 마레이의 손길에 이하운은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었다. 아주 조금만이면 됐는데, 아주 조금만 마음의 준비할 시간을 주면 되는데, 이 아이는 뭐가 그리 급하다고!

이하운은 이를 악물고 버텨내다, 갑작스레 허벅지 사이에 닿는 뜨거운 물체에 깜짝 놀라 몸을 펄쩍 뒤틀었다.

“이하운, 응? 응? 빨리.. 빨리….!”

“허, 허벅지에 쑤셔 넣지 말라고!”

깜짝 놀라 허벅지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 자연스레 그 사이로 밀고 들어오는 거대한 페니스가 꽉 닫힌 이하운의 허벅지 사이를 헤집고 이하운의 배를 꾹꾹 찍어 누르기 시작했다.

“읏.. 읏.. 이하운 허벅지 기분 좋아… 응…. 복근도 딱딱해서…!”

이, 이 미친…! 이하운은 겁에 질려 제대로 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차라리 거대한 좆 방망이가 아니라 검이나 창이 배에 닿고 있으면 코웃음 치며 무시했을 정도로 담이 강한 그녀였지만, 배를 찍어누르며 끈적한 걸물을 질질 흘리는 흉복한 페니스의 감촉에. 씨받이 암컷처럼 몸을 부르르 떨 뿐이었다.

‘이게, 이게… 이런 걸 넣을 수 있을리가…!’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저런 걸 질육이 파열될 터. 아니, 죽을지도 몰랐다. 저런 게 인간의 몸에 들어갈 수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고, 저걸 이제 곧 자신의 여린 속살 안으로  들어온다 생각하니 생리적인 두려움에서 도망칠 수 없었다.

-뿌릅.. 뿌즙.. 뿌즙.. 뿝..

“아읏.. 이하운, 허벅지 스마타.. 기분 좋아.. 응.. 귀두에 닿는 복근도 좋고…!”

“이, 이 꼬맹이가..!”

이하운은 덜덜 떨리는 몸으로 마레이를 질린 듯 바라보았다. 마치 혼내는듯 위협했지만, 암컷의 냄새를 풀풀 풍기는 여성에게 마레이가 겁을 먹거나 할 일은 없었다.

“응? 응? 이제 넣을래. 이하운 보지에 넣을 테니까. 응?”

“할 게… 할 테니까...”

괴로울 정도로 허덕이는, 에르덴의 손아귀에 잡혀서 허덕일 때처럼 괴로운 표정의 마레이의 모습에 이하운은 이를 악물고 슬며시 다리를 벌린다. 아니, 힘을 빼는 순간 어린 수컷이 자신의 허벅지를 좌우로 잔뜩 벌린다.

남편에 비하면, 아니. 수인족 전사에 비하면 과장을 더 해도 탄탄하다고 할 수 없는 몸. 차라리 부드럽거나 여자아이 같은 몸으로 대형 몬스터가 가지고 있을 법한 거대한 자지를 가지고 있는 괴이한 몸.

그 언밸런스함에 이하운은 적응할 수 없었다. 시트를 꽉 움켜잡고 페니스를 쥔 채, 자신에게 다가오는 소년의 모습에 두려운 듯 허벅지를 덜덜 떨 뿐이었다.

이렇게 무력했을 때가 언제였을까. 이하운은 느릿하게 다가오는 어린 소년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아니, 소년의 행동이 굼뜬 게 아니었다. 시간이 그저 느리게 흘러갈 뿐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의식이 가속되고 있을 뿐이었다.

무서운 게 없던 시절, 매일매일 목숨이라는 판 돈으로 탐욕스럽게 성장하던 그 시절에도 느끼지 못할 그런 감각이었다.

마룡의 독에 내장이 으깨지고, 이대로 죽는 것인가 싶었을 때. 그때 느꼈던 적막함. 그리고 모든 게 느려지는, 아니. 스스로에게만 연장되는 시간의 흐름 속.

우습게도 자신은 어린 소년에게 범해지기 직전에 똑같은 감각을 느끼고 있었다.

선명하게 반짝이는 금색 눈동자에는 자신의 질구에 다가오는 페니스가 가득 담겨 있었다. 제 주인인 소년조차 완전하게 쥐지 못할 정도로 두꺼운 크기, 그리고 말도 안 되는 크기. 이하운은 멍하니 그 흉물스러운 페니스를 바라보았다.

저런 게 들어갈 수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저걸 여린 속살 안으로 넣어야만 했다. 그게 계약이었다. 하지만 정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해? 이성이 자신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욕심조차 이성의 간절한 물음에 주춤 물러선다.

자궁을 잃어버린 뒤, 이하운은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대전사라는 명예도, 믿었던 남편도, 자신이 이끌던 수인족의 믿음도, 모두. 모두 잃어버린 그녀였기에 이 자리에서 도망칠 수 없었다. 욕심이 고개를 들었다. 발목을 잡은 이성의 팔을 뿌리쳤다.

그렇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도 말이야. 저건 너무 비상식적인 크기라고.

귀에서 삐- 하는 이명이 들리고 있었다.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나 몸이 들려주는 경고였다. 이하운은 자신의 허벅지를 꽉 붙들었다. 손에 힘을 푸는 순간 두려움에 허벅지를 오므릴 것 같았다.

버텨야 해. 참아야 해. 열 번? 수인족 남자 여러 명이 달라붙어도 발정기의 수인족 여성을 그렇게 절정 시킬 수나 있을까. 우스울 뿐이었다. 그러니까. 오늘, 오늘 하루만 참으면 되는 일이었다.

자신에게 약이나 마법을 쓰면 또 모르지만, 방 안에는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아로마밖에 없었다.

손끝에는 소년의 쿠퍼액인지, 정액인지 모를 흰색 덩어리들이 매만져졌다. 방금전의 스마타에 잔뜩 묻은 걸물이었다. 얼마나 농도가 짙은 것지 무척이나 끈적하고, 손가락이 스믈스믈 움직일 정도로 미끄러웠다.

귓가로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아니, 삼킨다는 상상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단지 소년이 거대한 자지를 들고 자신 안에 박으려고 한다는 사실에 두려워서. 무서워서. 괴로울 것 같아서.

자신은 고작 이 정도밖에 되지 않았나. 아니, 이렇게까지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것일까.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자신이었다면 어땠을까. 희미해서, 아니. 흐릿해서 윤곽조차 그려지지 않았다. 과거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지.

-즈릅.

의식의 흐름은 외부의 감각에 곧장 끊어진다. 이하운의 두 눈이 크게 떠진다.

“큿…!”

“버둥거리지 마요, 이하운.. 읏… 아직 귀두도 안 넣었다구요..!”

거짓말 하지 마! 소리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여린 속살을 좌우로 크게 벌리고 어느새 묵직한 무엇인가가 들어와 있었다. 뜨겁다. 그리고 아파.

이하운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고통에 허벅지에 잔뜩 힘을 주기 시작했다. 대퇴부에 선명하게 근육이 떠오른다. 그리고 몇 번이나 심호흡하면서 허리를 부르르 떨었다. 잔뜩 준비가 필요해 보이는 이하운의 모습에 마레이는 차오르는 사정감에도 그녀를 위해 기다렸다.

그리고 몇 번이나 숨을 몰아쉬던 이하운은 침대 위에 축 늘어진 채,  조심스레 마레이에게 물었다.

“흐읏.. 읏…. 다, 다 넣었지….?”

질구가 찢어질 것만 같았다. 아니, 찢어졌을지도 모른다. 이하운의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 있었다.

“아직 넣지도 않았는데....”

“뭐, 뭐어? 거, 거짓….!”

여유가 생긴 것인지 큰소리로 외치는 이하운의 모습에 마레이는 허리를 튕겨 일단 귀두를 밀어 넣었다.

-푸욱..!

“크흐으으윽..!!!”

이하운의 허벅지가 잔뜩 다물어지고, 마레이가 더이상 다가올 수 없도록. 더이상 깊게 삽입할 수 없도록 중앙에 잔뜩 모인 다리가 덜덜 떨리며 방해했다.

“아직 귀두밖에 안 넣었어요, 이하운.. 읏.. 안에 되게 따뜻해….”

“우웃.. 웃.. 읏..!”

이미 여러 암컷들을 길들여본 적 있는 마레이에게, 이하운의 행동은 그저 귀찮은 정도의 방해일 뿐이었다. 오금을 붙잡아 근육이 촘촘히 박혀있는 다리를 들어 올리고 끈적하고 비좁은 질육 사이로 조금 더 허리를 밀어붙인다.

-쯔읍.. 쯥.. 꾸웁.. 꿉.. 쯕… 쯕…

“흐힛.. 힛..! 힛! 히이잇!! 그으으읏!!”

무어라 말할 여유조차 없는 것인지 이하운은 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괴로운듯 퍼덕였다. 오금이 붙잡혀 소년의 어깨에 걸쳐지자, 복근의 힘만으로 상체를 들어 이리저리 몸을 비틀며 괴로워한다.

물론, 그 행동 하나하나가 스스로 어린 소년의 페니스를 몸 안에 받아드리고 있었지만. 배 안에 묵직하게 올라오는, 두려울 정도로 거대한 페니스의 선명한 감촉에 이하운은 이성적인 판단조차 하지 못하고 무작정 움직일 뿐이었다.

-뿌륵… 뿌르릅.. 쯥.. 쯔으윽.. 찌윽… 쯕..!

“아우, 이, 이하운.. 아, 안에서 자지가.. 자지가.. 으깨질 것.. 큿…!”

“그, 그으읏.. 마아안.. 무, 무리이잇.. 무리이이잇!!”

이하운은 숨조차 쉬지 못해서, 잔뜩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자신보다 한참이나 작은 소년에게 한심하게 항복 의사를 표하고 있었다.

“아직 절반도, 절반도 안 들어갔어.. 읏.. 이하운.. 힘 풀어….”

“크으읏.. 읏… 마, 말도 아, 안되에.. 저, 절반이라니.. 큿…! 우읏..! 배, 배가.. 배가아앗..!”

절반도 들어가지 않았다. 굳이 표현하자면, 삼분지 일 정도가 들어갔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하운은 이게 절반씩이냐 되냐며 한심하게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녀가 직접 결합부로 밀려들어 오는 페니스를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마레이는 더이상의 삽입을 멈추었다.

“흐읏.. 읏.. 흐으.. 읏….. 하아… 다, 다 넣은 거지…. 그, 그렇지…?”

이하운은 들릴 듯, 말 듯 한 작은 목소리로 옹알거리고 있었다. 마레이가 멈춰서자 안도한 것처럼 보였다. 마레이는 어깨에 잔뜩 걸쳐져 있는. 근육이 선명하게 보이는 이하운의 다리를 풀어주었다.

이하운의 눈은 흰자로 가득 차 있었다. 극도의 탈력감에 그녀는 자신이 혀를 잔뜩 내민 채 숨을 몰아쉬고 있는 것도 모르는 눈치였다.

“봐봐요. 이하운. 봐봐요.”

이하운은 침대에 늘어진 채 마레이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푸우욱..!

어쩔 수 없이 못된 고양이를 혼내주기 위해 마레이는 아주 살짝 허리를 움직였다.

“흐히힛…!! 더, 더엇?! 더 남았다……. 아…….”

이미 다 들어왔을 텐데, 더 이상 넣을 수 없을 텐데. 그런 말을 하기 위해 고개를 들어 올린 이하운은 아직 절반도 채 들어가지 않은 거대한 페니스의 모습에 이제는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자신의 결합부를 보고 있었다.

“아, 아직… 절반이나...”

“절반도 안 들어갔다구요.”

마레이의 말에 이하운은 고개를 저었다. 몇 번이나 저었다.

“거, 거짓말… 절, 절반도 안 들어갔을 리가….”

자신의 하복부를 보았다. 복근이 선명하게 새겨진 자리 밑으로 두툼한 살막대기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아직 들어가지 못한 거대하고, 너무나도 길쭉한 모습을 보며 미친 듯이 허벅지를 덜덜 떨기 시작했다.

“이게, 이게 전부 들어가야 해요.”

“그, 그런 게 들어갈 리가 없잖아…. 나, 나 이제 무리라고...”

이하운의 복부가 파르르 떨리는 게 느껴졌다. 질육이 부드럽게. 아니, 거칠게 페니스를 조여오기 시작했다. 아니, 조인다는 말로는 설명하기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마치 페니스를 잘게 으깨듯이 사방에서 괴로울 정도로 조여오고 있었다.

“큿.. 큿.. 이하운.. 꽉 조이는 거 좋아… 더, 더 넣을게.. 응..”

“난, 난 안 좋다고!! 이, 이런 걸 어떻게 다 너, 넣어어어엇!!”

-푸우욱..!

이물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꽉 틀어막힌 육단지에 억지로 페니스를 밀어 넣었다. 이하운은 고개를 치켜든 채, 혀를 잔뜩 내밀며 잔뜩 갈라진 울음소리를 터트렸다. 결합부에서는 끈적한 애액이 질질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우웃… 냐아앗…!”

밀려나지 않도록 침대 위에서 몸을 지지하고 있는 팔에 얼마나 힘이 들어가는 것인지 이두근과 삼두근이 부풀어 오르는 게 보였다.

“크흐.. 좋아.. 좋아… 더, 더 들어갈 수 있으니까.. 이하운.. 보지.. 정말 좋아요...”

“더, 더는 무리라고.. 무리야… 무리란 말이야...”

이하운의 눈에는 끈적한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평소의 여유로운, 강한 모습조차 찾아볼 수 없이 그저 고개를 저으며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아냐, 아냐. 이하운의 끈적하고 맛있는 보지는 더 넣을 수 있어. 응, 더 넣을 수 있으니까. 조금만, 조금만 더, 더 넣자. 응?”

“무리라고… 진짜로… 더, 더 넣으면.. 찌, 찢어진다고… 무리야.. 안 돼.. 그, 그마아안.. 제발… 그만……. 냐아아아아앗!!!”

-푸우욱!! 쯔윽.. 쯔으윽.. 쯔륵...

이하운이 사정사정하면서 허벅지의 힘이 풀리는 순간 마레이는 다시금 허리를 강하게 밀어 넣었다. 그와 동시에 결합부에서 끈적한 애액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하게 뿜어져 나온다.

“고양이처럼 우는 이하운 귀여워. 더, 더 그렇게 울어줘. 응. 그거 좋아.”

“너, 너어엇..! 나, 날 가지고 놀..! 흐냐아아앗!!”

이하운이 목소리를 높히며 숨을 내뱉는 중간에 허리를 더욱 찔러 넣었다. 이하운은 허공에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고양이처럼 길게 울부짖다가 그대로 침대 위로 푹 쓰러진다.

“자, 잘못했… 잘못했어.. 그, 그마안.. 그마안….”

이제는 연상이라는 자존심 따위는 찾아볼 수 없이 이하운은 마레이에게 빌고 있었다. 이제 절반이 간신히 들어갔을 뿐인데. 그녀는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꽉 조이고, 끈적하고 탄력 있는 살단지의 맛을 알아버린 에로한 꼬맹이가 울먹이는 선생의 모습 정도로 그만둘 리가 없었다.

“그만… 둘까요?”

마레이의 제안에 이하운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일 뻔했다. 그 뒤에 이어지는 에르덴의 말을 듣지 못했다면.

“계약을 끝낼 셈이야? 시시하네.”

에르덴의 조롱에 이하운은 이를 악물었다. 생각한 것보다 아프지는 않았다. 다만 전부 긁어내 버려서, 그동안 비워있던 질육에 무엇인가 쑤셔 들어온다는 생각에 과민하게 반응했던 것 같았다.

참을 만했다. 머리가 하얗게 변하고, 배에 묵직하게 이물질이 들어와서 속살을 찢고 으깨고 발기는 기분이었지만 정말로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하..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이하운은 이를 악문 채 에르덴을 노려보았다. 에르덴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방심한 마레이와 이하운의 모습에 그대로 마레이를 있는 힘껏 밀어버린다.

-푸우우우우우우우욱!!!!!!

이하운의 두 눈이 있는 힘껏 떠졌다. 눈에 실핏줄이 보일 정도로 크게 뜬 두 눈은 마레이를 뒤에서 갑작스레 밀어버린 에르덴에 고정되어 있었다. 이하운은 숨을 내쉬기 위해 노력해보았다. 횡격막이 움직이지 않았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아니, 숨을 어떻게 쉬는 거지. 어떻게 쉬는 거였지. 머릿속에는 의문만 가득했다. 하지만 대답 따위는 찾을 수 없었다. 이하운의 다물어지지 못한 입에서 침이 줄줄 흘러내린다. 이하운의 시선이 자신의 하복부를 향한다. 그녀의 턱 끝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결합부가 미친 듯이 간지러웠다. 아니, 이건 간지러운 게 아니었다. 무엇인가 거침없이 결합부 사이로 뿜어지고 있었다. 이하운은 멍하니 마레이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미친듯이 조수를 뿜어대고 있었지만 그녀는 바보처럼 멍하니 있었다.

-퓨유유윳!! 퓨유유유윳!!

배에 무엇인가 징징 울리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는 거지. 무슨 일이?

이하운의 시선이 천천히 아래로 향한다.

배꼽 바로 아래, 선명하게 튀어 오른 페니스의 윤곽에 폐 끝에 남아있던 숨을 토해내고.

“흐히히히히히히힛….!!”

한심하게 절정에 다다른다.

거리 위의 아스팔트가 태양의 열기를 머금고 있었지만, 아지랑이를 내뿜을 정도는 아니었다. 여름은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나른한 온도에 고양이가 느긋하게 기지개를 켤듯한 날씨였다. 사람들의 걸음도 무척이나 느릿했다.

광장에서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골목길 한구석. 마치 어둠이 모든 것을 집어삼킨 것만 같은 그림자 속의 비밀로 빠져들어 간다면 주변과 다른 장소가 펼쳐진다. 높은 첨탑과 그 위에 매달린 은색 종이 있는 교회가 있고 계절은 잊어버린 꽃들이 이곳저곳에 피어있는 신비한 장소.

성녀가 허락한, 극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는 성녀의 거처. 거대한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살풍경했던 교회의 모습은 더이상 찾아볼 수 없이 부유한 귀족 가문에서 시험 삼아 만들어볼 만한 저택 내부의 풍경이 펼쳐진다.

널찍한 거실, 침대 대신 쓸 수 있을 법한 크고 기다란 소파들이 옹기종기 중앙에 모여 있었다. 소파 옆에 설치된 조그만한 탁자가 중앙에 놓여 있어야 될 테이블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파 무리의 가운데에는 테이블이 아니라 투명한 유리 벽으로 된 넓은 욕실이 설치되어 있었다.

몇 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 욕조, 그리고 옆에 일렬로 늘어진 매트리스 튜브를 본다면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곳을 만들었는지 의문을 만들어낸다.

거실 중앙에서 벗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아래는 두꺼운 콘크리트, 그리고 중앙부 부터는 유리로 된 벽으로 나뉜 방들이 늘어져 있었다. 투명한 유리 벽 건너편 본다면 방마다 몇 명이나 같이 잠들 수 있는 커다란 침대만 놓인채 횡하니 비어있었다.

마치 방의 주인이 없는 것처럼 살풍경한 방들. 그런 방들 가운데 인기척이 느껴지는 방이 하나 있었다. 방음이 잘 되어 있는 유리 벽 너머로도 들려오는 옅은 진동음. 얇다, 얇은 투명 유리 벽을 지나치면 찢어질듯한 비명을 들을 수 있었다.

“키히이잇…! 잇..! 냐아아아아앗!!!”

귀청이 찢어질 것 같이 울부짖는 소리였다. 단말마와도 같은 비명을 지른 이하운은 그대로 침대에 쓰러져 내렸다. 아주 옅게 올라오고 내려가길 반복하고 있었다. 숨조차 제대로 내쉬지 못해서 헛숨만 들이키고 내뱉고 있고 있었다.

“큿… 큿.. 이하운, 안이… 안이 막 조여서… 쌀 테니까..!”

이하운은 흐릿한 초점으로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었다. 앞에서 무어라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고막을 타고 흐르는 진동이 뇌에서 번역되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강렬한 자극에, 그녀의 다른 감각신경들이 제대로 된 작용조차 하지 못하고 마비가 되어버린 상태였다.

-쯔으으윽..!! 쯔으으으으윽!!

마레이는 혼미해 보이는 얼굴로 정신조차 차리지 못하는 슬랜더 미녀의 배 안에, 싱싱한 정자를 무작정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하운의 허락도 받지 않고 제멋대로 살짝 부풀어 오른 가슴에 고개를 파묻고 도망치지 못하게 고양이 선생의 몸을 있는 힘껏 끌어안았다.

이제 임신할 수 있게 된 여성의 질안에, 막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암컷의 태 내에 끈적하고 특농의 정자가 쉴새 없이 주입되고 있었다.

“아… 아…. 우… 으… 아...”

이하운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아무렇게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니, 목소리라고 하기에는 의미도, 호소도 없이 그냥 의미 없는 바람 빠지는 소리만 연속으로 내고 있었다. 눈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이하운은 지금 무슨 상황인지 판단할 수조차 없이 그저 멍하니 갈색 벽지로 깔끔하게 마감이 된 천장을 보고 있었다.

배가 뜨거웠다. 아니, 배의 안쪽. 무엇인가가 툭툭-거리며 간지럽히고 있었다. 예리하게 선 감각은 묘하게 그 간지러움에 몸을 부르르 떨며 자신도 모르게 야릇해지는 감각에 뜨거운 숨을 연신 토해냈다.

젖꼭지 끝이 아플 정도로 딱딱해지고 있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몸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는 말이 정확했다. 이하운은 몇 시간인지. 아니, 며칠인지 모를 시간의 한 가운데에서 잔뜩 달아오른 몸과 간지러움 속에서 정신조차 잃지 못한 채 방치되어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난 걸까. 이하운은 시간의 개념을 잊어버릴 것만 같았다. 자신이 어릴 적에 며칠간 굶으며 수인족 전사들에게 쫓겼을 때에도 이렇게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자연스레 의문이 들었고, 왜 자신이 이러고 있는지를 생각해도, 알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해서 쏟아져 나올 뿐이었다.

몸 안에서 치솟는 열기, 간지러움, 그리고 알 수 없는 감각은 시간의 흐름속에서도 또력하게 이하운을 깨우고 있었다. 왜, 나는. 왜. 왜. 어째서. 몇 번이나 반복한 질문. 그리고 조심스레 기억의 조각에서 깨어나는 마레이의 얼굴. 그리고 말도 안 되게 거대한 좆 방망이. 거기에 그걸 자신 안에….

“학..! 하아아…. 하악! 하아아.. 하아.. 하아…!”

이하운은 거무죽죽하게 질린 얼굴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왜 자신이 숨을 몰아쉬고 있는 거지. 그리고 자신을 꽉 끌어안고 있는 소년의 모습을 보고, 바로 직전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해낼 수 있었다.

며칠. 아니, 몇 주나 되는 의식의 흐름이 고작 몇십 초 일 뿐이었다고?

혈색이 돌아온 이하운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다.

“읏.. 이하운… 안 쫄깃해서.. 좋아...”

자신을 강하게 끌어안은 채, 온몸을 이용해서 꽉 조이는 소년의 행동에 이하운은 멍하니 마레이에게 시선이 움직였다. 가슴에 고개를 파묻어서 그런지,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하얀 정수리가 보였다.

명치를 간지럽히는 부드러운 코끝의 감각, 마음이 안정될 것같이 따뜻한 체온, 자신에게 딱 달라붙어서 안겨있는 모습이 작은 동물 같아 자신도 모르게 소년의 머리로 손이 향하다가 흠칫 놀라 손을 떼어낸다.

“자, 이제 한 번 갔지?”

어느새 다가온 에르덴은 웃고 있었다. 실크 장갑과 가터벨트를 제외한 옷은 어느새 벗어 던졌는지 그녀는 알몸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부끄러움도 없는지, 제 비부를 검지와 중지로 쑤시며 자신과 소년 앞에서 자위하고 있었다.

“하… 한 번….?”

이하운은 멍하니 ‘한 번’ 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중얼거렸다. 자신의 몸에 잔뜩 달라붙어, 아니 질육에 거대한 페니스를 찍어누르다 못해, 자궁을 들어 올릴 기세로 허리를 단단히 고정한 소년의 모습을 보았다. 배 안에는 툭- 툭-  거리는 느낌과, 질육으로 꽉 조이고 있는 기둥에서 꿀럭꿀럭거리는 진동이 느껴졌다.

“너, 너 지금.. 사, 사정하고 있는 거야….?”

이하운은 목소리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아읏.. 응…. 안에.. 잔뜩.. 잔뜩.. 싸고 있어...”

배 안에서 야릇한 감각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니, 허벅지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어때? 마레이의 자지 마음에 들어? 삽입만으로 가버렸지?”

“......아. 안 갔어…!”

꼴사납게 가버린 것으로 모자라 의식을 잃어버려. 아니, 과도한 쾌락에 의식 너머로 갔다 온 이하운은 고개를 저었다. 남편과 할 때에도 느껴본 적이 없는. 두려울 정도로 무서운 감각을 고작 삽입만을 느껴버렸다고? 거짓말. 이런 건 거짓말이었다.

“흐응~? 아직 안 갔구나?”

초점이 잡히지 않은 눈으로 허덕이는 이하운의 거짓말에도 에르덴은 아무렇지 않은 척 속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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