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9화 (336/337)

“이하운 잘못이니까 신경 쓰지 마.”

에르덴은 이하운에게 마레이의 잘못을 전가했다. 이하운은 시선을 돌린 채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할 말이 많아 보였지만 그녀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저녁을 조금 늦게 먹는 걸로 신경 쓸 필요는 없어요, 마레이. 자자, 음식이 식기 전에 어서 먹어요. 저도 이런 싸구… 흠흠. 길거리 식당에서 먹는 건 처음이니까요. 마레이가 먹는 방법을 알려줘야 해요.”

욕실에서 성욕을 참지 못하고 에르덴의 손으로 한 발, 입으로 두 발, 끈적이는 엉덩이 구멍에 세 번이나 정액을 쏟아붓고 나서야 두 사람은 씻을 수 있었다. 물론, 중간에도 페니스가 제멋대로 단단해져서 성녀님의 입으로 한 발 더 싸지르고 나니 저녁 시간이 지나 있었다.

덕분에 에르덴이 계획했던 저녁 레스토랑 예약은 취소가 되어있었고(성녀님의 이름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명의로 한 탓에 예약 시간에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칼 같이 취소당했다.) 그렇다고 다시 예약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애매했기에 이름 모를 식당의 야외 테이블에서 세 명이 도란도란 앉게 되었다.

“이하운이 제대로 상대해줬으면, 욕실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 없었을 텐데.”

“.....어이가 없네.”

이하운이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그리고는 바로 옆에 앉아있는 소년을 흘깃 보았다. 오후 내내 자신에게 허리를 흔들며 임신하라고, 자신의 것이 되라고 속삭이고 권유하고 조롱하던 모습을 일절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기분 나쁜 꿈을 꾼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차이 나는 모습에 이하운은 말없이 포크로 파스타를 빙빙 돌렸다. 온몸에 배어서 잘 냄새가 빠지지 않는 정액 냄새만 아니었다면, 눈을 떴을 때, 정액 웅덩이에서 덜덜 떤 채 일어나지 않았다면, 아직도 배 안에 남아서 팬티로 스며 나오는 정액 덩어리가 아니었다면 꿈이라 생각했을 텐데.

알 수 없는 기분이었다. 최악도, 최선도 아니었다. 차악도, 차선도 아니라 그냥 몽롱했다. 술을 진탕 마셔서 제대로 걸을 수 없을 때처럼. 아니, 그보다 더 몽롱했다. 좋은지도 싫은지도 스스로에게 답할 수 없었다.

언어로는 표현할 수 없었다. 일단 먹자, 먹고 한 숨자고 생각하자. 변하는 건 없으니까. 얼마나 격하게 씹질을 한 것인지 몸이 음식을 갈구하고 있었다. 우악스럽게 파스타를 입에 밀어 넣고.

“그래서, 마레이 자지는 합격점인 거네?”

“풋.. 켁.. 켁.. 컥… 쿨럭.. 쿨럭.. 켁.. 헥… 켁..!”

갑작스러운 에르덴의 말에 이하운은 사레가 들렸는지 몇 번이나 강하게 기침을 토해내며 가슴을 두드렸다.

“여, 여기 물이요! 이하운 선생님. 물!”

소년이 건네준 물을 받아마시고 나서야 이하운은 눈물을 찔끔 흘리며 거칠게 숨을 토해냈다.

“더럽게….”

네가 시작했잖아! 이하운은 목끝까지 차오르는 욕설을 폐부 끝에 꾹꾹 밀어 눌렀다. 소년이 건네준 유리잔을 보았다. 그러고 보니 반 쯤 남았던 물 같은데. 간접 키스를 한 걸까.

“이하운 선생님, 괜찮아요?”

“어, 어? 어? 아, 괜찮아. 괜찮아.”

주책이었다. 간접 키스라는 걸 신경 쓰다니. 자신답지 않았다. 그냥 오늘 일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그런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묘하게 반짝이는 소년의 입술이 부드러워 보였다.

“그래서~ 마레이 자지가 마음에 든 거지~?”

“크, 큰 소리로 말하지 마…!”

에르덴은 어린아이처럼 책상을 두드리며 빨리 말하라고 이하운을 재촉하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소란스러운 에르덴의 행동과 큰 목소리에도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마법을 부린 것처럼.

“.....마법이구나.”

“내가 그정도도 신경 안 쓸 것 같아?”

에르덴은 음식에 손도 대지 않고 깍지를 낀 손가락에 턱을 괴며 웃고 있었다.

“그래서, 어땠어? 좋았어?”

“다, 닥쳐!”

이하운은 잔뜩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에르덴의 시선을 피했다. 뭐야, 잘했네. 마레이가 자신 없게 말하길래 추가적으로 뭔가 해야 하나 생각을 했는데, 자신이 없어도 알아서 잘하는 모습을 보니 섭섭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애매한 감정에 에르덴은 그저 음료만 홀짝였다.

“에르덴… 누나는 안 드세요?”

“농후한 단백질 쉐이크를 세 번이나 먹여줘서, 지금 배가 터질 것 같아. 식도까지 정액이 올라온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이하운은 또다시 음식을 먹다 거칠게 기침을 토해냈다

“이하운 선생님 괜찮아요?”

티슈를 뽑아 자신의 입가를 닦아주는 마레이의 손길에 이하운은 아무 말 없이 턱을 내밀어 어리광을 부린다. 그리고 마레이의 손이 떨어지자 멍하니 소년을 바라보다, 잔뜩 붉어진 얼굴로 헛기침을 한다.

“에르덴과 평소에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거야….?”

“아뇨.. 그렇지는 않아요...”

평소에는 대부분 마레이가 떠들고 에르덴은 즐겁게 듣는 편이었다. 사소한 이야기라도 에르덴은 좋아했다. 길을 걷다 갑자기 보았던 예쁜 구름, 오늘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것도, 라벨라를 몇 번이나 범했는지, 친구들이랑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두. 에르덴은 계속 이야기해달라고 하며 들어주기에 마레이는 신나서 이야기하는 게, 섹스를 제외하고는. 아니. 섹스를하면서 이야기하는 게 평범한(?) 일상이었다.

이하운은 말없이 음식을 먹을 뿐이었다. 에르덴은 싱글벙글 웃으며 마레이와 이하운을 보고 있었고. 마레이는 묘하게 불편한 자리에 시선을 돌렸다. 야외에 있는 테이블이라 그런지 유리창 너머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태양이 진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다. 학생들 무리,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앳된 커플들, 성인들, 그리고 중간중간 라벨라와 비슷한 복장을 란 감찰국 직원들.

.

그리고 로렌의 기사들.

기사?

마레이가 깜짝 놀라 몸을 일으키자, 이하운과 에르덴이 놀란 눈으로 소년을 지켜보았다. 마레이의 주변에는 어느새 반투명한 마법진이 소년을 보호하듯 빙글빙글 돌고 있있었고, 이하운은 몸을 낮추고 주변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야?”

계속 경계하는 이하운과 다르게 에르덴은 오직 마레이만 바라보고 있었다.

“로렌 님의 기사들이 계셔서….”

“아, 그 용의? 정말이네.”

에르덴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 이하운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 의자에 평범하게 앉았다.

“가끔 로렌, 그 성격 나쁜 용이 돌아다닐 때 몰래몰래 움직이는 녀석들이야. 인식 저해 마법이 걸려 있어서 보통사람은 찾기 힘든데. 요즘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네. 크사크루 자매였나? 나쁘지 않은 선생 등이야.”

에르덴은 조금 기뻐 보였다. 이하운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멍하니 테이블에 있는 음식을 볼 뿐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에르덴의 교회를 나오면서부터 그녀는 중간중간 영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있길 반복했다.

“그리고…..”

에르덴은 마레이가 보는 데도 인상을 잔뜩 구긴 채 한 곳을 노려보고 있었다. 에르덴이 바라보는 곳에서 묘한 위화감이 느껴졌다. 이하운의 귀와 꼬리가 곤두서고 작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숨기지 못했다.

-또각. 또각. 또각.

마치 시계추가 움직이듯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소리.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로렌을 떠올렸다. 굽이 부딪히는 소리,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저 멀리 보이는 인영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또각. 또각. 또각.

로렌이었다. 그녀가 다가오고 있었다. 성에서 입었던 이브닝드레스와는 거리가 먼, 노출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검은색 정장, 그리고 오른쪽 어깨에 금색 실타래가 흔들리는 견장과 견장으로 반대 쪽에는 왼손을 완전히 가리는 붉은색 기다란 케이프.

“오랜만이구나.”

로렌은 마레이 옆에 있는 두 사람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 듯 그렇게 마레이를 향해 무표정하게 말을 걸었다.

“아, 안녕하십니까….”

어제 뵈었는데, 오랜만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작은 의문이 들었지만, 마레이는 굳이 내색하지 않았다.

“라벨라는 어디 있느냐.”

“집에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흐응…. 보기 힘든 조합과 같이 다니고 있구나.”

로렌의 보라색 눈동자는 성녀와 수인족의 대전사를 가볍게 훑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마레이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로, 로렌 님?”

“아이가 돌아다니기에는 늦은 시간이다. 집으로 돌아가자꾸나. 마치 시찰 중에 우연히 너를 만나게 되니, 다행이군.”

이하운이나 에르덴 따위는 신경조차 쓰지 않은 듯, 로렌은 마레이의 손목을 잡아 자신의 옆으로 이끌었다.

“총독, 내가 마레이의 보호자인데? 라벨라 드 파웬에게도 허락 맡고 데려왔어.”

“....라벨라가?”

에르덴의 말에 로렌은 인상을 잠시 찌푸리고는 마레이를 내려다보았다. 혹시 저 성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으면 말하라는 듯한 눈초리였다.

“네… 허락해주셨어요.”

“그래도, 이 시간까지 밖에 있는 건 옳지 못하다. 집으로 데려다줄 터이니 따라오거라.”

이하운이 작게 한숨을 내쉬고 끼어들었다.

“로렌, 우리가 보호자라고 했잖아.”

“....네가 성녀의 편을 드는 날이 올 줄이야. 거기에 자궁이 돌아왔구나, 이하운.”

로렌은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이 오만한 총독도 이하운의 모습에 놀란 듯 보였다.

“쓸데 없는 짓을 했어, 에르덴 파벨.”

“성녀라고 불러주시지요. 총독님. 인간 사회에 있다면, 인간의 규칙을 따라야하지 않겠습니까. 파웬 가주님?”

로렌은 에르덴의 말을 대답하지도 않고 마레이를 끌어안듯이 잡아당겼다.

“라벨라가 허락을 했다고해도, 이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밖에 내버려 두는 건 옳지 않다. 라벨라에게 말이라도 해둬야겠군.”

“노인네, 틀딱 같은 소리를 하기는…..”

에르덴의 목소리에 로렌의 입가에서는 아득- 하는 무서운 소리가 났다.

“마레이, 이 시간까지 밖을 돌아다니기에는 너는 아직 어리다. 알겠나?”

“네, 네?! 아.. 그게.. 그러니까… 네에…..”

로렌의 눈초리에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이 녹색용 앞에 서면 알 수 없는 감각에 몸에 힘이 빠진다. 마치 천적을 만난 짐승처럼.

“마차를 준비해라.”

로렌은 이견을 받지 않겠다는 듯이 제멋대로 굴었다. 마레이는 에르덴을 보았다. 에르덴은 이전에 한 번도 보지 못했을 정도로 무서운 얼굴로 로렌을 노려보고 있었다. 마레이는 살기 어린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로렌의 뒤로 뒷걸음질 쳤다. 이하운은 한숨을 토해내고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총독, 날 자극하지 마세요.”

“자극할 일이 있나? 단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지.”

“.......이 일, 내가 기억할 거야.”

“기억하게.”

로렌은 에르덴의 악에 받친 목소리에도 가볍게 무시하고 마레이의 손을 붙잡고 마차에 올랐다.

인공 키메라, 아니. 말의 형상을 한 생명의 모조품이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에르덴이 창밖에서 잔뜩 굳은 얼굴로 마레이를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마레이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제야 에르덴 작게 웃었다.

“어린아이가 늦은 시간에 돌아다니는 건 좋지 못해.”

로렌이 먼저 운을 떼었다.

자신이 그렇게까지 어린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마레이였지만, 로렌의 목소리에 서린 중압감에 소년은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고개를 푹 숙였다.

“라벨라가 잘도 허락했군, 다른 사람도 아니라 성녀인데.”

“저, 라벨라…. 어머니와 에르덴 성녀 님의 사이가 좋지 못한가요?”

“서로 관심도 없을 터. 다만, 저 미치광이 성녀의 행실이 좋다고는 말할 수는 없으니, 라벨라가 용케도 허락했다 생각을 하는 거란다.”

로렌은 마레이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전신이  핥는 듯한 끈적한 시선에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성적인 의미가 아니라, 정말로 포식자가 피식자의 피륙을 씹기 전에 보이는 차가운 눈동자.

“성녀에게 무슨 해코지를 당했느냐?”

“아뇨, 그렇지는 않습니다.”

에르덴이 자신에게 무엇이든 해줄려고 하는 게 문제였지, 사정하고 싶다고 말해도 가학적인 미소를 지으며 조금만 참으라며 괴롭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자신을 괴롭히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자신 대신에 이하운이 몹쓸 짓을 당하긴 했지만.

마레이를 관찰하듯 보던 로렌은 품 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 불을 붙였다. 슬며시 흘러나오는 담배 연기가 무척이나 독했다.

“콜록.. 콜록...”

로렌이 마차 벽면에 급하게 담배 끝을 비벼 끄고 마차의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곧장 꽤 강한 바람이 마차 안을 헤집다가 거짓말처럼 창문을 향해 빠져나가고 잠잠해졌다.

로렌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마레이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가만히 앉아있었다. 다그닥. 다그닥. 창문을 열어 두니, 말의 발소리가 들렸다. 저걸, 말이라고 불러도 될지 모르겠지만.

“발테르의 생활은 즐거운 게냐.”

로렌은 마차 밖을 보고 있었다.

“......네.”

그래, 로렌은 짧게 대답하고 다시 마차 밖을 보고만 있었다. 그녀와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았다. 질문에는 단답으로 밖에 대답할 것밖에 없었다. 대답을 길게 한다고 그녀가 좋아할 것 같지도 않았다.

“배우고 싶은 게 있느냐.”

“딱히 없습니다.”

로렌이 흘깃 마레이를 훑고 지나갔다. 자신의 몸뚱이보다 몇 배는 큰, 파충류 특유의 그 눈동자가 자신을 보는 착각이 들었다.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괴물. 로렌은 괴물이었다. 란에게서 본 늑대를 닮은, 여우를 닮은 생물보다는 작았지만, 신성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파괴적이고, 흉포하고, 탐욕스러운 괴물이었다. 마레이는 제 앞에 있는 로렌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마차의 구석으로 몸을 슬며시 움직였다.

“중앙에 앉아라.”

“....네.”

마레이는 숨을 천천히 토해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심호흡하는 것조차 로렌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불편했다.

“너는 누구의 핏줄이지, 마레이 드 파엔.”

로렌의 물음에 마레이는 그녀가 무슨 질문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머니를 이야기하는 걸까.

“너는 누구의 핏줄인지 물었다. 마레이 드 파.웬.”

“용사의 핏줄입니다.”

로렌은 작게 웃었다. 아니, 웃은 걸까. 다시 그녀를 보았다. 무표정했다. 그녀를 읽을 수 없었다. 로렌은 여전히 무표정하게 마레이를 보고 있었다.

“너는 용사님의 후계다. 이걸 잊지 마라.”

“명심… 하겠습니다.”

용사, 이름은 많이 들어보았다. 하지만 마레이는 용사라는 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라벨라조차도 그저 자신의 할아버지구나 하는 수준의 인식만 있었고, 마레이에게 용사에 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용사라는 주제에 대해서 대화를 피하는 거나 하지는 않았다. 수백 년 전의 용사라는 인물이 존재했고, 마왕을 물리쳤다. 그리고 마리타 가문을 나와, 파웬가를 세웠다. 그의 옆에는 로렌이 있었다.

그게 전부였다. 사람들이 용사를 그리워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변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전설이나 이야기가 아니라 내일과 미래를 향했다. 과거를 회상할 정도로 절망스럽지 않았다. 로렌은 또다시 아무런 말이 없었다.

창문 너머로 인공 생명체, 아니 인공의 무엇인가가 다그닥- 다그닥- 소리를 내며 말의 흉내 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더 많이 배우거라.”

“........알겠습니다.”

“무엇을?”

로렌의 물음에 마레이는 주먹을 꽉 쥐었다. 그저 반사적으로 나온 대답이었다. 더 많이 배우라니, 그저 애매모호한 표현이었다. 그저 열심히 공부해라 정도로 생각했지만, 로렌이 되묻자 그녀가 말한 의도를 알 수 없었다.

“파웬이라는, 용사의 후예라는 이름을 부끄럽게 하지 마라.”

“명심… 하겠습니다.”

마레이의 대답에 로렌은 마레이를 내려다 볼 뿐이었다. 그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혹시 혼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지만, 로렌은 그저 담담하게 말을 이어나갈 뿐이었다.

“유약하군. 날 봐라, 마레이 드 파웬.”

로렌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마레이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로렌을 보았다. 차마 그녀와 시선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그녀의 입술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코를 보았다. 아름답다.

“내 눈을 마주 보라고 했다. 마레이.”

마레이는 잔뜩 떨리는 시야를 다잡고 로렌의 눈을 보았다. 라벨라를 닮은 보라색 눈동자. 하지만 그 속은 심연 같은 어둠뿐이라 바라보는 것만으로 그 안으로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두려운 인력이 담겨 있었다.

시선을 피하려 하자, 로렌이 마레이의 턱을 붙잡았다. 그리고 눈을 맞추었다. 숨결이 피부에 닿을 때, 피부가 얼어붙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자연스레 그녀의 눈동자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자안의 눈동자 속에는 어둠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끈적할 정도로 점성을 가진 어둠 속에서 무엇인가 움직이고 있었다. 그 안에서 거대한 용이 몸을 일으키고, 마레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소년은 숨을 쉬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자신 앞에 서 있는 거대한 용을 보았다.

두려웠다. 혐오스러웠다. 저건 공포의 표상이었다. 신성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그저 끔찍하고 토악질 나오는 폭력과 악몽의 형체였다.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았다. 토악질이 나올 것 같았다. 턱을 붙잡은 로렌의 손을 밀어내려 했지만, 얼마나 꽉 잡은 것인지 밀어낼 수 없었다. 양손으로 로렌을 팔을 잡았다. 어둠 속에서 기지개를 핀 용이 크게 포효하고 마레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내뿜는 가벼운 숨결에 마레이는 주저앉았다. 두려움에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그런 소년을 향해 용은 입을 끝까지 벌려 소년의 몸을 집어 삼켰.

“라벨라 이상으로 소질이 있군.”

로렌의 목소리에 마레이는 깨어났다.  용은 어디 있지. 그 커다란 드래곤. 자신을 짓이기던 이빨, 온통 검은색뿐이었던 그림자의 세상, 그 모든 건 꿈처럼 사라져 있었다.

로렌의 손이 마레이의 턱을 놓은 상태였다. 마레이는 로렌의 손목을 두 손으로 잔뜩 움켜쥔 채, 폐부 밑바닥까지 가라앉은 숨을 길게 토해냈다. 그리고 오랫동안 숨을 참아온 사람처럼 거칠게 숨을 허덕였다.

로렌은 마레이가 제 팔목을 꽉 붙잡고 있음에도 뿌리치거나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몇십 초간 숨을 헐떡이던 마레이가 자신이 로렌의 손목을 움켜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황급하게 놓으며 죄송하다고 말해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의 손목을 멍하니 볼 뿐이었다. 그리고는 마레이를 보지도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너는 마리의 아이다.”

“네.”

“너는 라벨라의 아이가 아니다.”

“예…..”

로렌의 말에 마레이는 쉽게 수긍했다. 틀린 말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이상하리 만큼 분했다.

“라벨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좋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어머니입니다.”

“.....어머니라.”

로렌은 창틀을 손가락 끝으로 몇 번 두드렸다. ‘어머니.’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리고는 눈을 감고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채, 10초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지금은…. 그것도 좋겠군.”

그 말을 끝으로 마차가 멈추었다. 익숙한 거리가 보였다. 라벨라의, 아니. 우리 집 앞이었다.

“데려다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레이는 로렌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마차 문을 나섰다.

“가지고 싶은 게 있다면 말이다…..”

로렌의 목소리에 마레이는 고개를 돌렸다.

“가지고 싶다면 가져보거라. 네 힘으로.”

마레이는 로렌을 보았다. 로렌은 마레이를 보고 있지 않았다. 그저 반대편 창밖을 보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인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마레이는 로렌을 보았다. 라벨라의 할머니는커녕 언니라고 하는 게 어울리는 모습. 농익다 못해 손에 쥐면 과즙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에르덴의 표현을 빌린다면 몇 번이나 임신시키고 싶은 음란한 몸.

“제힘으로 가질 수 없는 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탐욕스럽게 먹어 치워라. 지식이든, 힘이든, 라벨라처럼. 그렇게 강해져야겠지.”

마레이는 로렌을 보았다. 자신이 그녀를 대상으로 말하는 걸 알았다면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마레이와 시선을 마주치지도 않는 그녀는 고독해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쓸쓸해 보인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 고독이라는 것마저 그녀를 매력을 더하는 데 쓰일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마라.”

“....라벨라 어머니도 말입니까.”

로렌이 고개를 돌렸다. 마레이를 보았다. 검은 눈동자를 보더니 슬며시 웃었다. 오늘 처음으로 웃는 것일지도 몰랐다.

“흐음…. 마레이 드 파웬, 처음으로 제안하지. 내 양자로 들어올 생각이 있느냐?”

“예?”

마레이가 버릇없이 되물었음에도 로렌은 화를 내지 않았다. 차분하게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내 양자로 들어올 생각이 있냐 물었다.”

“제안은 감사합니다, 괜찮습니다.”

로렌의 눈에는 처음으로 감정이 맴돌았다.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어째서?”

“저에게는 라벨라가 있으니까요.”

로렌은 입을 가렸다. 그리고 작게, 너무나도 작게 웃음소리를 냈다.

“다음에도 같은 질문을 하지. 잠시 이리 다시 오거라.”

로렌의 말에 마레이는 다시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

“내 옆에 앉거라.”

“예.”

로렌의 옆에 앉았다. 그녀에게서는 지독하리 만큼 달콤한 냄새가 났다. 코끝이 아릴 정도로 달콤해서 정신마저 녹아내릴 것 같았다. 이게 무슨 향일까. 멍하니 로렌을 보았다. 그녀의 입술이 무척이나 야릇해 보였다.

멍하니 자신을 보는 마레이의 턱을 붙잡은 로렌은 소녀의 턱을 이리저리 움직여 얼굴을 꼼꼼히 살폈다.

“쯧… 시간이 너무 늦었구나. 라벨라에게 돌아가보거라.”

마레이는 다시 로렌에게 인사를 하고 마차 밖으로 나왔다.

“마레이.”

로렌이 또다시 마레이를 불렀다. 이유모를 불안감에 마레이는 마차 안에 앉아있는 로렌을 보았다. 로렌은 마레이를 보고 있었다.

“뭐, 가지고 싶은 것이 있느냐.”

로렌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빙빙 꼬며 이야기했다. 마레이를 보고 있었지만, 보고 있지 않았다. 마레이도 로렌의 시선을 보며 자신도 스스로 이해 못할 느낌을 받았다.

붉은 케이프 안쪽에 흘깃 보이는 정장이 보였다. 그리고 라벨라의 모습을 떠올리고, 전날에 보았던 이브닝드레스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몸을 떠올렸다. 로렌을 가지고 싶다. 욕심이 들었다. 하지만 내뱉을 수 없었다.

마레이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군. 주말을 잘 보내도록.”

마차의 문이 닫혔다. 그와 동시에 마레이는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누군가가 마레이를 부축했다. 겨드랑이 사이로 딱딱한 감촉이 느껴졌다. 갑주를 입은 사람이었다. 로렌의 기사라고 했었지.

“공자님, 괜찮으신지요.”

“........감사합니다.”

투구 사이로 미성이 흘러나왔다. 이프리트보다 큰 키에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남자라고 생각했버렸는데, 기사님에게 죄송한 이야기였다.

“공자님, 잠시만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아, 네?”

기사의 제안에 마레이는 되물었다.

“총독님의 선물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양이 꽤 많다 보니….”

기사는 제 뺨을 긁었다. 완전 무장을 한 덕에 두꺼워 보이는 건틀릿으로 투구를 긁었다. 옅은 쇳소리가 났다. 왜인지 그녀가 부끄러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겠습니다, 양이 얼마나 많나요?”

“저 정도입니다만….”

기사님이 천천히 다가오는 트럭을 가리켰다.

“.....정말이요?”

마레이가 떨떠름하게 지켜보자 기사가 시선을 피했다. 멍하니 다가오는 대형 트럭을 보면서 마레이는 전날에 성가대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 “총독 비서실에서 이번에 대량으로 물건을 사 갔다고 하더라고. 마레이는 뭐 알고 있는 거 있어?”

“이런저런 물건을 너무 대량으로 사가더라고. 곰 인형, 장난감 이런 건 보육원이나 시설 같은 데에 뿌린다고 하는데, 보석이나 냉병기 수집품 같은 걸 잔뜩 사가니까… 예산을 털기에는 아직 연말도 아니고.. 혹시 아는 게 있나 해서?”』

“비서실 사람들이 엄선해서 고른 물건들입니다. 공자께서 무엇을 좋아하는지 몰라 넉넉하게 사두었다는데, 불편하시면 돌려보내겠습니다.”

“아뇨, 아뇨…. 로렌님의 선물이니 받겠습니다.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요.”

솔직히 말하면 부담스러웠다. 기사는 다행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공자님이 거절하셨으면 이번 책임자의 목이 날아갔을지도 모릅니다.”

“저, 정말이요?”

“물리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옷을 벗는다는 표현이 맞겠지요.”

기사의 목소리에는 장난기라고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더욱 섬뜩하게 다가왔다.

로렌이 준 선물들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난잡했다.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놀 것 같은 간단한 장난감, 곰 인형, 미니어쳐, 보석, 심지어 무기까지. 그냥 보이는 족족 깡그리 긁어온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자신의 방은 꽤나 넓은 편이었지만, 트럭 가득 들어 있는 선물이 다 들어갈 정도는 아니었다. 일단 곰 인형이나 장난감 같은 것은 집에 둘 수 있지만, 보석이나 무기류들은 라벨라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창고에 일차적으로 보관하기로 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선물 상자를 집안으로 나르고, 보석과 무기를 잔뜩 실은 트럭은 라벨라의 창고로 떠났다. 어느 정도 일 처리가 끝나자, 방금전에 마레이를 부축해준 기사님이 라벨라와 마레이를 향해 다가왔다.

“공녀님, 잘 지내셨습니까.”

“네뮤아 경, 잘 지났나요?”

이름이 네뮤아였구나. 얼굴을 완전히 감싸는 투구 사이로 파란 눈동자가 슬며시 보였다.

“말씀을 낮추시지요, 라벨라님.”

“총독부에 소속된 기사인데, 감찰국 소속인 제가 어떻게 하대를 하겠습니까. 기사단장은 감찰국장과 동급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라벨라가 명확하게 선을 그었지만, 네뮤아는 작게 웃음 소리를 내었다. 라벨라는 마레이에게 보여주는 미소를 제외하고, 밖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웃음을 보이며 네뮤아를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난번 감찰 때 살살 좀 해주시지 그러셨습니까.”

“규정과 절차에 맞춰서. 그리고 기사단은 비서실이나 행정국에 비하면 그냥 간단하게 서류만 본 정도입니다.”

“뭐, 그건 그렇지만 말입니다.”

네뮤아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라벨라는 입을 가리고 쿡쿡 웃었다.

“아, 소개가 늦었군요. 공자. 저는 발테르령 총독부 기사단장을 맡고 있는 네뮤아 퓌제라고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마레이 드 파웬입니다.”

마레이는 네뮤아가 손을 내밀길 기다렸지만, 그녀는 자신을 조심스레 쳐다볼 뿐이었다.

“마레이, 마레이가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마레이는 공직에 있는 사람이 아니므로, 파웬가의 차기 계승자로 네뮤아 경의 상급자입니다.”

“아, 네….! 반갑습니다. 네뮤아 경.”

네뮤아는 쿡쿡 웃더니 마레이가 내민 손을 잡고 천천히 흔들었다.

“반갑습니다, 마레이 드 파웬 도련님. 아, 라벨라님. 총독님의 선물입니다, 도련님에게 드리는 선물이라는데, 워낙 바쁘신 분들이라 비서실에 이야기를 해놓은 것 같은데, 워낙 돈을 많이 주셔서 어쩔 수 없이 있는 대로 긁어모았다고 하네요.”

“그래도 이건….”

라벨라는 집 안으로 계속 들어가는 박스들을 보고 작게 한숨을 토해냈다.

“할머님이 마레이를 좋아해서 다행이네요.”

“저를요….?”

라벨라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멍하니 상자의 행렬을 보는 마레이의 모습에 곧장 달려들어 볼에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저 같은 걸… 로렌 님이 좋아하실 리가...”

“우리 마레이가 얼마나 예쁜데요, 예쁜 마레이~! 엄마가 사랑하는 거 알죠? 쪽. 쪽. 쪽.”

“으으, 하, 하지 마세요…. 네, 네뮤아 경이 보고 있잖아요…!”

집 안이라면 기분 좋은 스킨쉽에 엉덩이를 주무르고, 바지 속으로 손을 밀어 넣어, 끈적하게 달아오른 속살을 잔뜩 헤집고 애액이 줄줄 흐르는 살단지에 페니스를 곧장 쑤셔 넣으며 이 음탕한 어머니를 잔뜩 혼내주겠지만…. 여긴 밖이였다. 거기다 사람들도 많았고.

과한 스킨쉽에 마레이는 끌어안는 라벨라를 조심스레 밀어내고 고개를 최대한 뒤로 당겨 키스를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 모자라고 하기에는 조금 스킨쉽이 강한 느낌이었지만, 네뮤아는 그저 입을 가리고 쿡쿡 웃을 뿐이었다.

라벨라 드 파웬 정도 되는 사람이 별 신경도 쓰지 않고 꽉 끌어안은 채 소년을 쪽. 쪽. 소리를 내며 키스를 하다 보니, 오히려 이상한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리고 저렇게 잔뜩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면 그저 놀리기 좋아하는 스킨쉽이 강한 누나와 남동생 정도로 보였으니까. 뭐, 나이 차이도 동생이라고 부르는 게 어울리는 정도였고.

네뮤아는 얼굴을 잔뜩 붉힌 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마레이를 멍하니 보았다. 남자아이라고 하기에는 가느다란 체구, 인형처럼 귀여운 얼굴. 커다랗게 뜬 채 자신의 눈치를 살피는 검은 눈동자는 잔뜩 경계하는 소동물 같아서 보호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라벨라는 네뮤아가 있음에서 ‘꺄아~ 꺄아~’ 소리를 내며 마레이를 가슴으로 꽉 끌어안아 소년이 도망치지 못하게 단단히 고정하고 있었다. 라벨라가 어릴 적부터 보아온 네뮤아조차 처음보는 라벨라의 모습에 조금 놀랐지만, 소년의 행동을 보면 그녀가 조금은 이해가 갔다.

잔뜩 붉어진 얼굴로 라벨라를 피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자신도 저런 아들이, 아니 동생이 있었으면 비슷했을까. 라벨라를 보아하니 결혼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았다. 물론 라벨라는 결혼이 아니라 친척 동생을 양자로 들인 것이지만….

자신의 친척 꼬맹이들을 생각하면 고개가 저절로 좌우로 움직일 뿐이었다. 마레이 드 파웬의 절반만 되었어도 본가에 자주 갔을 텐데. 총독께서 마레이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신 걸 보아하니 앞으로도 종종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투구 안에서 아무도 보지 못할 웃음을 지어 보인다.

“아무래도 선물을 뜯는 것도 시간이 많이 필요해 보이는데, 도와드립니까?”

“아니요, 네뮤아 경도 이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셨는데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비서실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네뮤아 경에 대해서 아는 건 없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도와준다니 좋은 사람 같았다.

“저, 저는 괜찮….. 네. 알겠습니다.”

괜찮다고 말하던 네뮤아 경이었지만, 라벨라의 위협적인 눈동자를 보고는 그녀는 순순히 물러났다.

“아, 지난번 감찰 때 지적사항 중에 기사단원 보급품 가격에 대해서 아무래도 추가적인 이야기가 필요해 보이는데…..”

“그에 관해서는 보고서를 보내주시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저희도 무작정 예산 쓰임에 대해서 지적하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저희가 예산 관련 집행 부서도 아니니까요.”

“감찰 때 자꾸 이야기가 나오니까 말입니다…  추가적으로 몇몇 행정 절차 및 소요가 복잡한 것들은 문서로….”

네뮤아 경과 라벨라는 간단한 발테르 행정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나서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비서실 사람들과 떠났다.

라벨라도 좀 심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물건들의 절반은 마당의 한구석에 잔뜩 쌓여 있었다. 정말로 마레이도 쓰기 애매한 물건들이었는데. 커다란 장난감 집, 막 뛰어놀기 시작한 남자애들이 가지고 놀 것 같은 장난감, 여자 아이용 의류 같은 것들이었다.

“비서실 녀석들 또 일을 이따위로….”

라벨라는 마당에 놓은 박스들을 보고 길게 한숨을 토해냈다. 비서실 사람들에 대해서 평소에도 불만이 많아 보였다. 거실에는 박스들이 수없이 쌓여있었다. 마당에 있는 양에 비하면 그럭저럭 적은 양이었지만, 이것도 전부 뜯고 분류하는 데에도 어마어마한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멍하니 소파에 앉아 상자의 산을 보고 있는데, 갑작스레 뒤에서 물컹하는 부드러운 촉감과 달콤한 체향이 났다.

“라벨라….?”

“에… 너무해….”

라벨라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마레이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자,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얼굴의 이드리엔, 아니. 일리엔이 있었다.

이드리엔과 일리엔의 함몰 유두냐 아니냐부터 성감대나 좋아하는 체위 등 생각보다 차이가 많았지만, 외견으로도 눈꼬리 끝이 둥글둥글한지, 아니면 뾰족하게 날이 세워져 있는지 본다면 충분히 구분할 수 있었다. 덕분에 마레이는 이제 두 사람의 얼굴만 보고도 정확하게 누가누구인지 구분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똑같게 생겼다고 툴툴거렸다.

길리아 마리타 마저도 눈꼬리가 다르지 않냐는 마레이의 말에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내저을 뿐이었다.

“렌, 언제 왔어요?”

“흐음… 세 시간 전쯤일 거에요. 주인마님이 저녁 식사를 하자고 불러주셔서, 밖에서 저녁을 먹고 왔죠~.”

엄청 엄청 맛있는 거 먹었는데, 주인님은 아쉽겠네요~. 하면서 방실방실 웃는 모습에 마레이는 손을 뻗어 일리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흐응~ 흐응~ 하는 콧소리를 들으니 묘하게 긴장이 풀렸다.

자연스레 소파를 타고 너머와 마레이의 무릎에 얼굴을 부비는 강아지 같은. 아니, 강아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컸다. 대형견 같은 일리엔의 모습에 마레이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금색의 애완동물은 말없이 허벅지에 고개를 파묻고 제 주인의 손길에 숨을 죽이고 가만히 있었다. 마치 조심스레 눈치를 살피는 것 같았다.

“요즘 이드리엔에게만 너무 관심을 주는 거 아니에요.”

한동안 말이 없었던 일리엔이 처음 꺼낸 말이었다. 잔뜩 떨리는 목소리에 마레이는 일리엔의 머리를 조심스레 손을 얹어놓았다.

“.....그랬나요?”

“네.”

일리엔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마레이가 생각하기에도 요근래 일리엔에게 소홀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름대로 시간을 비집고 들어오는 줄리아와 언제나 붙어 있는 라벨라, 그리고 주말에 고정적으로  약속을 잡아놓은 에르덴까지.

이드리엔의 날뛰는 모습이 즐겁기도 하고, 새로운 자극에 그녀를 따라가다 보니 일리엔 혼자 저 멀리 두고 와버렸다. 마레이는 조심스레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렸다.

“미안해요.”

“그 자리… 제 거란 말이에요.”

일리엔의 목소리에 마레이는 조심스레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투닥- 투닥- 작은 소리를 따라 일리엔은 말없이 고개를 부비었다.

“미안해요.”

“라벨라님은 기다리라고만 말하고…. 일주일이면 된다고 했는데…  나도 주인님이랑 같이 잠들고 싶은데….”

일리엔의 칭얼거림에 마레이는 말 없이 그녀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저만 봐달라는 의미는 아니에요… 원래는 매일매일 주인님에게 귀여움받을 수 있는 거였는데… 이드리엔 때문에 매일매일 혼자 잠들 때마다….”

“미안해.”

마레이는 고개를 숙여 이드리엔의 귓가에 조심스레 속삭였다. 허벅지 사이로 엘프 선생, 아니 금색의 애완동물의 호흡이 느껴졌다.

“일리엔은 주인님의 애정이 없으면 죽어버린다구요….”

“응, 미안해. 자주자주 귀여워해 줄게.”

“그러면요! 그러면요! 주인님이 졸업하고나면 저도 따라다니고 싶은데….”

일리엔이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초록색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간절한 애완동물의 모습에 마레이는 괜찮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그건 마레이의 차후 진로 문제가 결정되면 이야기한다고 했잖아, 일리엔.”

“아아앗..!”

어느새 다가온 라벨라가 일리엔의 볼을 쭈욱 쭈욱 잡아 늘어뜨렸다.

“속지 마세요, 마레이. 전부 연기니까.  일리엔, 응? 그러면 돼요? 안 돼요?”

“으아아… 죄, 죄송해여…. 죄송해여어…!”

라벨라는 일리엔은 완전히 애완동물처럼 여기듯이 그녀의 뺨을 좌우로 쭉쭉 늘리며 혼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드리엔 문제는 일리엔 네 탓도 있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죄성합니다아….!”

라벨라가 볼을 좌우로 쭉쭉 늘리자, 이드리엔의 발음이 잔뜩 뭉개지고 있었다. 그래도 보통 사람들에 비해서 또박또박 말하는 편이었는데 마법사라 그런 것인지, 엘프라 그런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저도 마레이에게 칭얼거리고 싶은 게 없어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구요….”

“자, 잘못해써여….”

라벨라의 폭력(?)에 훌쩍이는 애완동물을 내버려 둘 수 없는 마레이는 조심스레 허벅지를 두드렸다.

“라벨라도 여기에 누울래요?”

라벨라와 일리엔의 시선이 마레이의 허벅지를 향했다. 일리엔의 볼에서 라벨라의 손이 조심스레 떼어진다.

“후후, 그러면 사양하지 않고~!”

라벨라는 재빠르게 일리엔이 누워있던 마레이의 허벅지에 머리를 기댔다.

“아앗, 제, 제 자리인데!”

“렌은 여기에 누워요.”

마레이는 한쪽 남은 허벅지를 가볍게 두드렸다.

“가, 감사합니다!”

평소에는 소파치고는 너무 긴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보니 두 사람이 일자로 누워 있음에도 조금 넉넉한 수준이었다. 소파의 양 끝을 보며 마레이는 허벅지에 얼굴을 부비고 있는 라벨라를 보았다.

“주문 제작이에요.”

마레이가 무엇을 묻고 싶은지 바로 알아차린 라벨라의 대답에 마레이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잘했죠?”

“네, 잘했어요.”

로렌에게 받았던 스트레스가 천천히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녀가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앞으로 잘 하다보면 괜찮아 지겠지.

“그러면 잔뜩 쓰다듬어 주세요.”

“네~. 네~.”

자신보다 한참이나 연상인 라벨라가 슬며시 머리를 들어 올리며 쓰다듬어 달라고 했지만, 거부감 같은 건 없었다.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저도 모르게 머리카락을 손끝으르 쓸어내렸다. 물론 두 사람을 보며 하체에 피가 쏠리긴 했지만, 지금 그러는 건 분위기를 망치는 행위 같아서 자제했다.

“저도요, 저도요!”

“해줄게, 해줄게. 렌, 옆구리에 바람 불지 말아요.”

“헤헤...”

해맑게 웃는 일리엔의 모습에 마레이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가볍게 털어내고, 두 사람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손끝에 느껴지는 까끌까끌하지만 부드러운 감촉에 마레이는 두 눈을 감고 두 사람의 온기를 만끽했다.

모르는 사람들이 본다면 동생에게 어리광을부리고 있는 다 큰 누나들이었지만, 그 누나들의 이어지는 행동을 보면 생각이 뒤바뀌게 된다.

-스륵.. 스륵.. 탁… 지이이익….

마치 미리 합의라도 한 듯, 라벨라가 벨트의 끝을 잡아당기자. 일리엔이 벨트 걸이를 가볍게 걷어내고, 라벨라가 벨트를 풀어내자, 일리엔이 곧장 소년의 바지 지퍼를 내린다.

“앗?!”

지퍼를 내리는 소리에 마레이가 깜짝 놀라서 내려보자 어느새 팬티까지 벗겨진 모습에 마레이는 자신도 모르게 옅은 비명을 질렀다.

“후후, 주인님 저희가 이렇게 해주길 기대하고 계셨죠?”

“어리광을 받아주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단단히 세우고 있고... 나쁜 아들이네~.”

빳빳이 고개를 들고 있는 페니스의 모습에 두 여인은 황홀하듯이 바라보다 자연스레 입을 벌리고 길쭉한 혀를 잔뜩 내민다.

라벨라가 가장 먼저 혀를 가져다 대었다. 침을 꿀꺽꿀꺽 삼키면서도 라벨라의 허락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애완동물이자, 부담임인 일리엔의 머릿속에는 서열이 확실히 잡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척이나 끈적한 혀가 어린 아들이 빳빳하게 세우는 고기방망이를 휘감으며 슬며시 올려다보는 라벨라의 모습에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그녀의 녹색 머리카락에 손을 올리며 기분 좋게 한숨을 토해낸다.

“쯔읍.. 쯥… 후후, 엄마의 혀, 기분 좋아요?”

“으응.. 좋아.. 역시 잘해..”

라벨라는 두 손으로 마레이의 허벅지를 붙잡고 슬며시 상체를 들어 올렸다. 커다란 가슴이 허벅지 바깥쪽에 아스라이 걸쳐진 채 꾸욱꾸욱 누르고 있었다. 어느 정도 자세가 안정되자 라벨라는 측면에서 귀두를 슬며시 입술로 물고 옅게 빨아낸다.

-쯔읍.. 쯥.. 쪽.. 쪽.. 쭈웁..

부드러운 입술, 육봉을 자연스레 감싸고 입안에 슬며시 물은 기둥을 자연스레 핥아낸다. 마치 제 영역을 표시하는 육식동물처럼 잔뜩 자신의 타액을 칠하며 귀두 끝부터 뿌리 끝까지 차근차근 움직인다.

손을 일절 쓰지 않고 입술로 페니스를 야금야금 물어나가며 봉사하는 주인마님의 모습에 애완동물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무척이나 크고, 길고, 굵은 페니스를 기둥의 끝에서부터 뿌리 부분까지 타액을 잔뜩 칠한 라벨라는 자연스레 고개를 더욱더 숙여 정액으로 가득 찬 정낭에 쪽- 소리가 나도록 키스한다.

“아으..으….”

페니스에서 올라오는 자극도 좋았지만, 정낭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입술의 감촉과 연다라 울려 퍼지는 키스 소리에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모친의 녹색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옅은 신음을 토해낸다.

“자, 일리엔 잘 봤죠? 따라해 봐요.”

“아앗, 네! 네! 쭈우웁..!”

라벨라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입을 한계까지 벌려 귀두 전체를 물고 빨아내기 시작한 일리엔의 모습에 라벨라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일리엔?”

“쭈웁.. 쭙.. 쯔브으읍.. 네? 네엡..?”

“따라 하라고 했잖아요. 봉사를 가르쳐주고 있는데… 교육 중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죄, 죄송합니다.. 주, 주인마님….”

일리엔의 입가에는 하얀 쿠퍼액이 슬며시 묻어있었다. 라벨라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했던 일리엔은 마법 학회에서 젊은 나이에 인정을 받은 지능을 그대로 활용해 라벨라가 했던 모습을 숨결 하나하나 떠올리며 다시금 마레이의 귀두의 측면을 부드럽게 입술로 물었다.

-쯥.. 쯔으읍.. 큭… 움.. 쪽.. 쭈우웁… 아얏.. 우움... 쭈우웁..

라벨라와 다르게 서툴게 움직이는 입술은, 페니스를 길게 빨아내다 놓아줄 타이밍을 잃어버려 좌우로 흔들리는 페니스를 제대로 물지 못했다. 덕분에 애꿎게 제 얼굴이 단단한 고기 방망이에게 얻어맞고 다시 입술로 페니스를 물길 반복했다.

라벨라와 다르게 몇 번이나 좌우로 움직이는 페니스로 얻어맞은 일리엔의 얼굴에는 희끄무리한 쿠퍼액으로 잔뜩 더럽혀져 있었다. 귀두 끝에서 솟아나는 쿠퍼액은 얼굴에 잔뜩 묻어 길게 실을 잇고 있었다.

백금 발의 머리카락이 흔들리다 페니스에 달라붙었지만, 라벨라가 보여준 봉사를 따라 하느냐 정신이 없는 일리엔은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츠읍.. 쯥.. 쯔으읍.. 츱…

조금씩, 조금씩 익숙해져 가는 봉사. 페니스의 중간 부분에 와서는 라벨라가 보여준 그대로 따라 하는 일리엔. 마레이는 기분 좋은 감각에 일리엔의 백금 발을 움켜잡은 채 뜨거운 숨을 연신 토해낸다.

“주인님.. 주인님.. 주인님...”

마치 주문을 외우는 듯 연신 중얼거리며 페니스의 측면을 길게 빨아당기는 일리엔. 이미 한쪽은 모친의 타액으로 완전히 번들거리는 소년의 고기 방망이 반대편에 자신의 타액을 잔뜩 칠하다, 정낭에 입술 끝이 닿고 그대로 쭈웁. 소리가 나도록 키스한다.

“우읏.. 읏.. 읏..!”

뭐라 말할 수 없는 기묘한 감각, 하지만 허벅지가 덜덜 떨리며 기분 좋다고 말하고 있었다.

“자, 이제 동시에 하죠, 일리엔.”

“네에! 네에에!”

정낭까지 키스를 마치고 상체를 일으켰음에도, 주인님이라 연신 중얼거리던 일리엔은 라벨라의 말에 화들짝 놀라 대답하고 곧장 귀두 끝을 문다. 그리고 동시에 시작되는 부드러운 귀두 키스.

-쪼옥.. 쪽.. 쪼오옥.. 쪽…

“큭.. 큿...”

좌우 번갈아 가며 이어지는 키스, 도톰한 입술에 맞닿은 페니스가 부르르 떨리며 요도구 끝으로 희끄무리한 쿠퍼액을 질질 흘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귀두 측면을 입술로 물고 빨아당기기 시작하는 모친과 애완동물 겸 마법 선생인 일리엔.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두 사람의 머리채를 잡아 페니스에 모이도록 잡아당긴다.

어린 소년의 육변기가 되어버린 두 사람의 음란한 혀는 정성스레 귀두를 핥아 올리고 살막대기의 끝까지 부드럽게 입술을 붙이며 길게 핥아내리며 빨고, 부풀어 오른 정낭에 순서대로 키스한다.

“우.. 으… 그, 그마아안….”

기분이 좋았지만, 사정감을 끌어올리기 부족한 봉사였다. 만약 한 사람이 더 있었다면. 귀두를 쭈웁쭈웁 빨아주는 한 사람이 더 있었다면.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이드리엔을 상상하며 3명의 극상의 여체가 자신을 위해 봉사하는 광경을 그린다.

마레이의 옅은 신음소리에 귀두의 중간을 다시 훑어 내려가는 두 여인의 입술이 거짓말처럼 떼어진다. 그리고 제 주인에게 눈웃음을 치며 다음 명령을 내려달라며 끈적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아, 그게.. 그러니까.. 그게… 입으로.. 두 사람이 귀두를 집중적으로 해서… 우선 한 번.. 싸고 싶은데… ”

지금 당장 엎드려서 개처럼 울부짖으면 먼저 받아주겠다. 라는 한마디를 하면 당장이라도 꿀이 주르륵 흐르는 비부는 잔뜩 벌리며 멍멍 짖을 준비가 되어있는 암컷들이었지만, 마레이는 수줍은 듯 두 사람의 머리를 귀두 쪽으로 꾹꾹 밀면서 조심스레 이야기하고 있었다.

“후후, 으응~ 한번 싸고 싶었군요. 쪼옥...”

쿡쿡- 웃은 라벨라가 갑작스레 쿠퍼액이 뭉클 솟아 나오는 귀두에 입을 가져다 댄 즉시 길게 빨아냈다.

“큭…!”

“말씀하시면 언제든지 주인님을 위한 구멍이 준비되어있다구요~? 쪼옥...”

라벨라가 입술을 떼어내자, 그 즉시 일리엔이 귀두의 첨단을 물고 길게 빨아냈다. 마치 요도구에 있는 쿠퍼액까지 뽑아내는 듯한 길쭉한 키스.

“우으읏…!”

“엄마의 입 보지에 싸고 싶어요? 쭈우웁..!”

“아니면 음란한 애완동물의 입 보지에 싸고 싶어요? 쪼오옥..!”

서로 한 마디씩 번갈아 가며 음란한 말을 쏟아내며 귀두를 길게 빨아내며 울컥울컥 차오르는 쿠퍼액을 길게 빨아 마시는 두 마리의 암컷. 마레이는 저도 모르게 허리를 앞으로 흔들지만, 두 암컷의 앞발이 허벅지 끝과 무릎을 잡아 단단히 고정한 채로  묵직한 가슴이 허벅지를 내리누르기에 그저 제자리에 부들부들 떨 수밖에 없었다.

“후후, 부들부들 떠는 주인님 너무 사랑스러워요.”

-쭈우웁…

걸쭉한 혀가 페니스를 거칠게 훑고 요도구가 바들바들 떨릴 정도로 길게 빨아낸다.

“아우으읏.. 읏… 레에엔..!”

“엄마 이름도 불러줘요, 마레이. 엄마 이름도….!”

-츄릅… 쭈우우우붑…

“큿.. 큿..  라벨라.. 라벨라아아앗..!”

“이번에는 제 이름을 불러주세요!”

-찌즙.. 주웁. .쭈르브릅.. 쭈르릅…

마레이는 더이상 두 암컷의 머리를 잡은 손에 힘을 주지도 못한 채 소파의 등받이에 기대 연신 허덕이며 끈적한 쿠퍼액만 질질 흘리며 두 암컷의 배를 채워주고 있었다.

“레엔.. 렌.. 라벨라.. 우으.. 읏.. 이, 이거.. 자극이… 자극이 너무.. 너무우읏.. 웃..!”

“이제부터 시작이라구요, 후후, 키스로 오늘은 세 번만 사정해주세요~. 렌을 위해서라도.”

-쯔으읍.. 쯥.. 쯔으읍….!

“큿.. 크흐햐햣…!”

“라벨라님을 위해서 그런 게 아니라요…? 뭐, 저는 주인님을 귀여워해 줄 수 있으면 뭘 해도 좋지만~.”

-쭈웁.. 쭈우웁.. 쯔읍.. 쯥.. 쭙..!

“아우.. 우읏.. 우으.. 읏.. 아아...”

극상의 암컷들을 거느리고 있는 어린 소년이었지만, 아직도 제 능력과 위치를 제대로 깨우치지 못한 주인님을 위해 성실히 봉사하는 두 여인. 입안에, 목 안에 잔뜩 달라붙는 쿠퍼액의 맛을 보는 두 암컷의 팬티가 빠른 속도로 젖어 들기 시작했다.

“처, 천천히.. 천천히이잇.. 웃.. 읏… 으흐윽..!”

“안 돼요. 안 돼요, 마레이. 응, 응. 오늘은 잔뜩 귀여워 해줄 테니까요.”

“후후, 주인님. 평소에 애완동물에게 소홀하셨으니까, 오늘은 잔뜩 어리광부릴 거에요~.”

두 사람의 머리를 꾹꾹 누르며 허덕이는 소년의 행동에, 라벨라와 일리엔은 자세를 고쳐 가슴으로 소년의 허벅지를 더욱 강하게 짓누르는 동시에 여유가 생긴 손으로 마레이의 손에 잔뜩 깍지를 껴, 봉사를 방해하지 못하게 억제한다.

“아으.. 읏... ! 레에엔.. 라, 라벨라.. 그마아안.. 그마안…!”

“앙, 음.. 맛있어요, 주인님의 하얀 쿠퍼액.. 우움 움.. 움..”

“후후, 오늘도 건강하게 발기하고 있네요. 마레이도, 마레이 자지도 정말 멋져요. 쭈웁..”

허벅지에 달라붙어 있는 두 여인은 연신 헐떡이는 소리를 내면서, 자신들의 가슴 언저리에 오는 작은 소년의 페니스를 서로 빼앗듯이 핥고 빨고, 키스한다.

연신 그만, 그만. 이라는 외치는 소년의 허벅지가 부르르 떨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발끝으로 연신 덜덜 떨고 있음에도 묵직한 가슴과 내리누르는 여성들의 손에 잔뜩 붙잡혀 그저 제자리에서 허덕이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주, 주인마님.. 저도.. 저도 맛있는 우유가 나오는 곳... 빨게 해주세요...”

“쯔으으읍… 렌도 마레이를 닮아서, 욕심쟁이라니까.”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애원하는 일리엔의 모습에 라벨라는 마레이의 첫 번째로서 아량을 베풀어 방금전까지 입 안에 넣고 굴리고 빨던 어린 아들의 페니스를 애완동물에게 양보하고 길쭉한 몽둥이를 측면에서 입 안에 머금고 거칠게 핥아 올린다.

“웃.. 웃.. 라, 라벨라.. 렌.. 렌.. 라벨라.. 웃.. 웃..!”

전신을 부들부들 떨며 허덕이는 소년의 모습에도 두 암컷에게는 죄책감 따위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다. 더욱 흥분된 것처럼 소파 위에서 엉덩이를 좌우로 더욱더 움직이고 꿀이 줄줄 흐르는 비부를 위로하지 못해 안달 난 만큼 소년의 페니스를 집요할 정도로 괴롭힌다.

멈출 생각이 없는 페니스에 키스와 구속된 듯이 붙잡힌 몸. 마레이는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허락’이 필요함을 깨닫고, 허락해줄 제 암컷의 이름을 부른다.

“라, 라벨라.. 라벨라.. 웃.. 웃…!”

“마레이, 왜요? 네~? 왜요~?”

울 것 같은 소년의 표정에도, 고개를 들은 라벨라는 아무것도 모르는듯한 표정으로 되물을 분이었다. 그녀의 입가에 끈적한 타액과 쿠퍼액이 잔뜩 섞여서 턱에 주르륵 흐르고 있는 게 아니었다면 마레이도 그녀는 아무런 잘못이 없을 거라 생각할 정도의 표정이었다.

-쯔읍.. 쭙.. 쭙.. 쭈우웁..

“크흐흣.. 레에엔…!”

라벨라가 마레이를 괴롭히는 동안은 혼자 제 주인을 독점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리엔은 페니스를 게걸스럽게 물고 볼이 홀쭉해질 정도로 페니스를 빨아들이고 있었다. 몸을 슬며시 앞으로 내밀듯 움직이며 거대한 가슴은 어느새 소년의 허벅지 사이로 들어가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지만, 워낙 커다란 크기에 반쯤 걸칠 뿐이었지만…

“마레이, 엄마를 부른 거 아니었나요? 엄마는 왜 불렀죠~? 응~?”

“크흣… 라벨라.. 라벨라.. 이제.. 그만.. 그만.. 싸고 싶어...”

“싸버려요, 마레이. 싸버려요.”

어느새 귓가에 속삭이는 라벨라의 목소리의 마레이의 눈은 서서히 초점을 잃고 허리를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나.. 안에다가.. 안에다가 싸고 싶어….“

“후후, 욕심쟁이~. 누구 안에다 싸고 싶어요. 응? 누구 안에다가?”

“우선은.. 웃… 라벨라의 보지 안에다 싸면서 박고… 렌의 보지 안에다가도 싸면서 박고.. 번갈아 가면서.. 우읏...”

“욕심쟁이…. 하지만 마레이가 원하면 그렇게 해드릴게요. 쪽. 일리엔, 당신도 와서 벌려요.”

“네에~.”

볼에 끈적하게 키스를 한 라벨라는 소파 앞 테이블로 우아하게 걸어가 바지와 함께 팬티를 동시에 끌어 내리고 엉덩이를 벌린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입가에 희끄무리한 정액이 섞인 쿠퍼액을 꿀꺽꿀꺽 삼키며 똑같이 바지와 팬티를 끌어 내린 일리엔이 엉덩이를 잔뜩 벌리며 어린 소년을 향해 꿀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비부를 진상한다.

라벨라와 일리엔, 잔뜩 발정 난 두 암컷이 어린 소년을 향해 양손으로 엉덩이를 붙잡아 양옆으로 벌리고 있었다.

“주인님, 주인님. 빨리요.. 빨리, 마음대로 박아주세요! 아무 데나…. 아니! 빨리 라벨라님의 끈적한 보지 구멍에 넣어주세요! 그리고 저, 저에게도요…….”

일리엔이 잔뜩 살집 잡힌 엉덩이를 위아래로 흔들어가며 유혹하기 시작했다. 옆에서 라벨라의 눈꼬리가 파르르 떨리는 걸 보고 급하게 말을 바꾼 에르덴은 애써 라벨라의 시선을 피하며 기세 좋게 외치던 말의 꼬리를 길게 늘어뜨렸다.

“후후후, 마레이. 자, 사양하지 말고. 엄마의 엉덩이를 마음껏 범해주세요. 마레이가 없어서 외로운 구멍이었으니까. 어서요. 어서...”

요염이라는 단어가 물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액체가 되어서 질질 흘러내릴 것 같은 둥근 엉덩이. 지방질로 끼어있는 두툼한 엉덩이는 매끈한 복부 길쭉한 다리와는 동떨어져 보이기에 더욱더 음란하게 다가온다.

가느다란 허리가 슬며시 움직이고, 그에 따라 피둥피둥한 엉덩이가 기세 좋게 출렁거리고 비부 사이로 시럽처럼 점성 높은 애액이 허공에 곡선을 그리며 바닥으로 떨어져 내린다.

마레이는 배에 달라붙을 것 같이 잔뜩 성난 페니스를 잡아 암컷의 구멍 안에 쑤셔 넣기 좋게 방향을 조준한다. 제모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머리카락처럼 얇은 음모가 음부 주변을 가리고 있는 구멍.

그 구멍을 향해 움직이는 페니스 끝에서 쿠퍼액이 찌익- 찌익- 뿜어지며 껄덕거리고 있었다.

“자, 엄마의 구멍에 잔뜩, 잔뜩. 싸주세요. 잔뜩이요. 후후...”

라벨라의 엉덩이가 슬며시 좌우로 움직인고, 마레이도 자연스레 따라 움직이다 그녀의 엉덩이를 단단히 누르고 페니스를 밀어 넣는다.

-푸우우욱…

“흐히이이잇… 흣.. 읏… 조, 좋아요.. 좋아앗…. 아, 아, 앗, 아, 앙, 앙, 앙!”

첫 번째로 간택 받았다는 기쁨도 잠시, 배 안을 찔르고 자궁구를 짓누르는 페니스의 감촉에 라벨라의 다리가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이미 테이블에 잔뜩 짓눌린 가슴이, 멋들어진 여체가 어린 소년에게 찔러 올려질 때마다 반죽하듯 원을 그리듯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라벨라, 라벨라. 크르흐으…. 좋아.. 좋아… 구멍이 꽉꽉 조여서.. 으응.. 좋아. 좋아해.”

마레이는 요즘 배운, 박으면서 좋아한다 속삭이는 비겁하고 치졸한 기술을 쓰면서 라벨라의 질육 안에 있는 힘껏 페니스를 밀어 넣기 시작했다. 몇 번이나 박아도, 몇 번이나 써도 질리지 않는 극상의 명기. 마레이는 스스로의 엉덩이를 벌리던, 엉덩이 살에 파묻힌 라벨라의 손을 붙잡은 채로 기분 좋게 페니스를 찔러 넣는다.

“라, 라벨라님.. 기분 좋아요? 좋아요?”

“아앗.. 네엣… 조, 좋아앗… 조아아앗.. 좋아요요옷…!”

부럽다라는 감정도 잠시, 옆에서 어린 아들에게 찔린 채 허덕이는 음란한 주인마님을 보는 일리엔의 눈동자가 탁하게 흐려진다. 라벨라가 혀를 내밀고 허덕이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비부를 길쭉한 손가락으로 쑤시고, 라벨라와 똑같이 혀를 잔뜩 내민 채 박히는 상상을 하며 금빛 열대우림 사이로 끈적한 애액을 뿜어낸다.

“옷…. 옷.. 오옷..! 옷..!”

희고 잔뜩 살집이 잔뜩 잡히면서도 음란해 보이기만 한 엉덩이 살이 소년의 하복부와 부딪히며 팡팡 소리를 쉴 새 없이 만들어내고 있었다.

불규칙하게, 그리고 무척이나 크게 울려 퍼지는 소리가 거실을 메아리칠 때마다, 인간이 낸다고 하기에는 무척이나 저등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고, 어린 소년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는 다리는 금방이라도 뛰어오를 것처럼 제자리에서 앞꿈치로 선 다리가 까딱까딱 움직이며 두 사람의, 아니 두 짐승의 무게를 감당한다.

“아읏.. 주, 주인님.. 너, 너무 거칠면.. 웃.. 웃…!”

그런 라벨라의 모습을 바라보는 일리엔은, 라벨라에게 감정을 이입해. 마치 자신이 어린 소년에게 범해지는 것처럼. 자신의 비부를 쑤시는 손가락이 마치 주인님의 물건인 것처럼 옆에서 팡팡 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에 따라 손가락을 길게 찔러 넣고, 빼길 반복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손을 잔뜩 움켜잡고, 뒤를 점유해 쉼 없이 허리를 흔드는 마레이는 직전에 받았던 야릇하고 짜릿한 봉사 동안 참아왔던 사정감을 곧장 해방하며 그대로 라벨라의 자궁을 향해 거칠게 아기씨를 싸지른다.

-지르릇.. 찌르르릇.. 뷰우우웃..!

“읏.. 읏… 나올 것.. 나온…? 나와..!”

이미 자궁을 향해 거세게 발사된 정액 줄기의 감각에 라벨라가 몸을 부르르 떨고, 뒤늦게 사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마레이는 기세 좋게 라벨라의 자궁구에 페니스를 있는 힘껏 찌른 채 자궁안에다 직접 정액을 분출한다.

“웃.. 웃.. 으읏.. 읏.. 아.. 아흐으읏.. 앗..!”

자궁의 여린 살을 녹일 듯한 뜨겁고 하얀 마그마. 라벨라는 어린 아들에게 질내에 사정당하면서도 허벅지를 덜덜 떨며 절정에 다다른다.

“으으읏…!”

사정 중에 버티지 못하고 엉덩이를 푸들푸들 떨며 늘어진 라벨라의 모습에 마레이는 미련 없이 페니스를 구멍에서 빼낸다.

-뿌릅.. 뿝…!

페니스를 얼마나 강하게 빨아드리는 것인지, 페니스를 질육에서 뽑았는데도 마치 항문에서 거칠게 뽑아낼 때 날법한 우스꽝스러운 소리가 난다. 분명히 라벨라의 구멍은 극상의 명기이나, 의식을 잃고 무작정 타이트하게 조이는 구멍보다는 부드럽게 흡착하면서 알아서 조임을 조절하는 구멍이 마음에 들기에 마레이는 곧장 옆에서 손가락으로 제 질육을 후비는 일리엔을 향한다.

-찍.. 찝.. 뿝… 뿌우웁.. 찌이익.. 찍..!

하얀 백탁액이 뿌려지면서 꿀물이 질질 흘러나오는 꽃잎 속으로 밀려들어 가자 기괴한 소리를 냈다.

“히이잇.. 힛.. 힛..!! 자지 왔다아앗….!”

-푸우우욱.. 찌이익.. 찌이이익.. 찌르르륵.. 찌이익..!

기분 좋게 페니스를 빨아들이는 살 주름. 구멍 속에 빽빽하게 들어차서 마치 촉수가 꿈틀꿈틀거리며 사방에서 조여오는 듯한 기분 좋은 감각에 마레이는 간헐적으로 신음을 토해냈다.

-꾸우욱…!

“크흐흑….. 다, 다 넣었다… 흐….”

“우웃.. 자, 자지.. 꿈틀꿈틀 좋아여어…!”

아무렇게나 말을 내뱉는. 천박함을 넘어서 아이처럼 어눌한 단어를 사용해서 말하는 일리엔의 모습이 마음에 든 마레이는 일리엔의 엉덩이를 가볍게 후려쳤다.

-짜아아악..!

“꿈틀꿈틀 자지 좋아? 응? 자지가 좋아?”

“네에에에! 주, 주인님 자지, 자지. 자지 좋아여!”

손바닥으로 맞은 엉덩이가 출렁이며, 단단히 붙어있는 하복부에 떨림이 느껴졌다.

-찌이익.. 찌이익.. 찌익…

“웃.. 웃.. 배, 배에.. 아기씨 콸콸.. 콸콸… 또 가요오...”

“이런 말투는 어디서 배운 거야?”

마레이는 일리엔의 허리를 단단히 붙잡아 페니스를 밀어붙인 채 그녀의 몸 위에 올라타 체중을 잔뜩 실었다. 평소에 이런 말투라면 당황스러웠을지도 모르지만, 섹스 중에 이렇게 천박하고 멍청한 모습을 보여주니 귀여울 뿐이었다.

“우웅… 웃.. 렌은, 렌은 멍청한 개보지라.. 그, 그런 거 몰라요… 흐으읏.. 배, 배에.. 아기씨.. 잔뜩.. 잔뜩… 들어와서.. 흐으읏.. 가앗.. 가아앗..!”

“응, 응 훌륭한 개보지야, 렌. 착하고 멍청한 내 강아지야. 렌은. 응. 좋아.”

허리를 단단히 붙잡았던 손은 자연스레, 일리엔의 무식할 정도로 커다란 가슴을 잔뜩 움켜쥐고 주무르며 반죽하듯 가지고 놀며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뿌우욱… 찍.... 뿌우우우욱.. 찌익. 찌이익.

점성 높은 액체로 가득 찬 통에 무작정 손가락을 밀어 넣는 것처럼, 정액과 애액으로 가득찬 질육 안으로 페니스를 찔러 넣을 때마다 야릇한 소리가 쉼 없이 울려 퍼진다.

“아아앗.. 가, 가슴 쥐어짜면서.. 박는 거 좋아요.. 좋아요오오!”

“응응, 나도 렌의 폭유 쥐어짜면서 박는 거 좋아해. 좋아.”

아무런 말을 정말로 아무렇게나 내뱉는 일리엔의 맞춰 마레이도 적당히 호응해주며 페니스에서 뿜어지는 싱싱한 정자를 그녀의 태내에 쉼 없이 뿌리고, 또 싸질렀다.

“우읏..! 웃..! 웃…! 흐으으으윽..!”

짐승처럼. 아니, 마치 무엇에 쫓기는 다급한 사람처럼 급하게 숨과 비명을 내지르던 일리엔이 곧장 몸을 부르르 떨며 미친 듯이 페니스를 조이기 시작했다. 감각적으로 마레이는 이 못된 암캐가 주인님이 아직 다 싸지도 못했는데 가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망설임 없이 페니스를 뽑아냈다.

집요했던 봉사와 고된 인내의 끝은 쉼 없이 뿜어지는 정액 줄기였고, 마레이는 일리엔의 질육에서 뽑아내는 동시에, 옆에 널브러진 라벨라의 엉덩이를 잔뜩 벌리고 예쁜 국화무늬의 구멍 속으로 페니스를 찔러넣었다.

-부릅.. 부르릅.. 부릅.. 쯔으윽.. 찌이익. 찌이익..!

“흐흐, 엄마의 엉덩이 보지도 정말 좋아. 쭈웁쭈웁 빨아당기는 엉덩이 보지 진짜.. 크흑… 좋아해. 엄마. 라벨라. 라벨라. 으읏.. 읏..! 우읏.. 꽉 조여서.. 큿..”

질육과는 또 다른 감각, 더 높은 체온. 그리고 페니스를 끓어버릴 것 같은 괄약근의 힘. 마레이는 라벨라의 엉덩이에 하복부를 잔뜩 가져다 대며, 풀어지기는커녕 농익어 가는 엉덩이 구멍 속으로 페니스를 잠식시키며 기분 좋게 사정하기 시작했다.

-뷰유윳… 뷰릇.. 뷰유윳.. 븃.. 뷰우웃..!

“아읏.. 읏.. 우우웃… 으으읏.. 흐으윽...”

기절한 채로 사정당하는 데도, 잘 교육 받은(?)대로 라벨라의 완벽한 육체는 제 주인의 욕망에 맞춰 허리를 자연스레 움직이기 시작했고, 기절한 채로 쉼 없이 절정에 이르러, 자궁안에 잔뜩 담아둔 아들의 정액을 질육으로 거칠게 뿜어내기 시작했다.

마레이는 익숙한 듯 라벨라의 몸에 올라타, 그녀의 허벅지에 다리를 두르고 한 손으로는 가슴 밑부분을 끌어안아 도망치지 못하게 고정해 자신이 씨앗을 직장안에 분사하면서, 자연스레 손가락을 라벨라의 입속으로 밀어 넣는다.

“아음.. 음.. 쭈웁.. 쯥.. 쯔브읍.. 쯥..”

입안에 이물질이 들어왔는데, 씹기는 커녕 자연스레 쭙쭙 빨기 시작하는 라벨라의 모습에 마레이는 땀으로 번들거리는, 녹색 머리카락이 잔뜩 달라붙어서 무척이나 음란해 보이는 하얀 등에 고개를 파묻고 남아있는 정액을 라벨라의 직장안에 그대로 토해낸다.

-뷰릇.. 뷰우웃.. 뷰우우웃.. 뷰우웃…! 뷰르릇..! 뷰읏...! 찌익… 찍…! 찌익!!!

“아우.. 읏.. 읏.. 흐으읏.. 읏.. 다, 다아… 다아.. 쌋다아아…!”

자신보다 한참이나 큰 여성을 책상에 엎드리게 한 채로 우악스럽게 페니스를 밀어붙이고, 팔과 다리로 도망치지 못하게 한 뒤에 모든 정액을 털어 넣은 마레이는 라벨라의 허벅지가 붉어질 정도로 강하게 둘른 다리를 떼어내고 기분 좋게 한숨을 토해냈다.

혀를 잔뜩 내밀고 있는 입 안에서 손가락을 빼낸 마레이는 자연스레 라벨라의 가슴을 우악스럽게 움켜쥔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차오르는 사정감은 전부 해결했지만, 여전히 요도구에 남은 잔류감이 남아있었다.

허리를 흔들어 마저 싸지르려던 소년은, 바로 옆에서 거친 숨을 몰아쉰 채 허덕이는 애완동물의 모습에 라벨라의 엉덩이에서 페니스를 뽑아냈다.

-뿌릅.. 뽀옥.. 뽕..!

그리고 곧장 일리엔의 거대한 엉덩이를 잔뜩 벌리고 엉덩이 구멍속에 페니스를 밀어넣고.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탁탁탁. 탁탁탁.

하복부와 엉덩이가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정낭과 살집 잡힌 둔덕과 부딪히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방금전 엄청난 양의 정액을 싸질렀는데도 또다시 잔뜩 부풀어 있는 정낭이 쉼 없이 일리엔의 끈적한 비부를 두드린다.

-뿌윽.. 뿌륵.. 뿌웁. 뿌웁.. 뿌우웁.

“아힛.. 힛.. 히잇.. 잇..!”

“렌, 렌. 렌도 제일 좋아해. 응, 이드리엔 일이 끝나면 매일매일 귀여워해 줄 테니까. 응, 삐지지 말고. 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거 알지? 응?”

정상적인 대화조차 하지 못하는 일리엔의 엉덩이 구멍을 범하면서 마레이는 제 안에 담아둔 말을 자연스레 토해냈다. 널찍한 거실에 소년의 말을 듣던 두 여인은 이미 잔뜩 축 늘어진 채 쾌락의 파도 속에서 허우적거리느냐 들을 수도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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