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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두 얼굴-7화 (7/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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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지들 않소?"

현이 서류에서 시선을 떼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말에 모여앉은 대신들의 눈이 한꺼번에 현을 향했다.

"아무래도 소신들이 노쇠한지라... 곤하지 아니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사옵니다, 폐하."

경험상 예서 빈말이라도 아니옵니다, 하였다가는 그렇소? 그럼 더 해도 되겠군. 하며 꼼짝없이 한 시진은 더 앉아 있어야 한다. 차라리 체면불구하고 정에 호소하는 것이 더 나았다.

"저런. 지금 몇 시지?"

"해시(21시~23시)이옵니다, 폐하."

"벌써 그리 되었나."

현은 고민에 빠졌다. 요 근래 너무 풀어준 것 같은데. 하지만 저 얼굴들을 보니 숨 넘어가기 직전이라, 평소라면 자시(23시~1시)까지 붙들어두기 일쑤였으나 조금 관용을 베푸는 것도 위험하지는 않을 듯 하였다.

"허면 이만 퇴청들 하지. 내일 조강때 봅시다."

"망극하옵니다, 폐하!"

대신들이 허둥지둥 사라지자 평소와 같이 늙은 환관의 손에 들린 소반이 눈앞에 다가온다. 손 닿는 대로 대강 하나를 뒤집은 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폈다. 역시 일에 집중하니 맹랑한 계집의 환영도 사라지고, 아플 정도로 솟아있던 남근 또한 가라앉아 옷 아래에 얌전히 숨어있다. 이제 들어가 좀 쉬고 싶으나 미리 힘을 빼놓지 않으면 내일 또 곤란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기에 그는 연에 올라 월화궁으로 향했다.

"그 계집은 어쩌고 있느냐?"

나른하게 앉아 궁녀들의 손길에 몸을 맡기고 있던 현이 지나가는 말인 듯 물었다.

"아씨를 말씀하신다면, 지금은 서책을 읽고 계신 줄로 아옵니다."

"서책을? 어디서 났다더냐?"

따로 보내준 것도 아닌데 월화궁에서 서책이라니. 현의 시선이 그 말을 한 궁녀에게 닿자 그녀는 눈에 띄게 움츠러들며 변명하듯 말을 꺼내놓았다.

"구, 궁녀들이 갖고 있던... 그러니까...."

"제대로."

"가마수두라를 보고 계시옵니다!"

잘못한 것도 없는 궁녀가 바닥에 엎드려 고하자 현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가마수두라? 가마수두라라면....

"그것을 누가 주었느냐?"

"드린 것이 아니오라... 방을 잘못 찾으셨는지, 다른 궁녀의 방문을 열었는데 하필 그것이 있었사옵니다. 폐하께서 후궁 삼아 주신다 하시었으니 반드시 봐야겠다 떼를 쓰셔서 그만.... 죽여주시옵소서!"

현이 헛웃음을 터뜨리는 것을 불쾌감의 표현으로 이해한 궁녀는 바들바들 떨며 짓지도 않은 죄를 청했다. 그를 향해 현이 무어라 다시 입을 열려는 순간, 문이 열리고 속이 훤히 비치는 침의에 색기 흐르는 분단장으로 치장한 후궁 하나가 요염하게 걸어들어왔다.

"수미전의 민 첩여,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그녀가 바닥에 천천히 엎드려 절하자 벌어지는 침의 사이로 탐스러운 젖가슴이 먹음직스럽게 흔들린다. 허나 아까 집무실에서 빳빳하게 일어서서 현을 난감하게 만들었던 보주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와서 물어라."

이미 어마어마한 뇌물을 써서 몇 번이나 침전에 든 그녀였다. 그 덕에 황태후에게서 첩여의 첩지까지 받지 않았나. 정3품의 첩지라고는 하나 위로 황후와 비빈이 없으니 지금 있는 수십의 후궁 중 가장 높은 여인은 바로 민 첩여였다.

바닥에 엎드린 채 침상까지 기어간 민 첩여는 힘없이 누워 있는 보주를 입에 물고 혀로 부드럽게 휘어감으며 살짝 빨아올렸다. 그러나 황제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듯, 그녀를 내려다보는 표정에 변화가 없고 그의 양물 또한 마찬가지였다.

"형편없구나."

나직하게 내뱉는 목소리에 심장이 내려앉은 민 첩여는 포기하지 않고 더욱 아래로 내려가 황제의 고환을 입에 넣고 혀끝으로 자극했다. 그러면서 손은 감히 보주를 감싸쥐고 천천히 움직이니, 웬만한 사내들은 벌써 신음성을 지르며 파정하고 말 듯한 기술이었다.

얼굴에 아무런 감정도 담고 있지 않은 현도 속으로 당황하고 있었다. 아리따운 여인들이야 수도 없이 보아 눈으로 본 것에 반응이 없는 것은 이상하지 않으나, 이 정도의 애무에도 솟아오르지 않는 남근이라니. 허면 대체 아까 집무실에서의 그것은 무엇인가. 잠시 고민하던 현은 이윽고 그때 꿈속을 돌아다니던 맹랑한 계집을 떠올렸다.

"가서 그 계집을 데려오너라."

정성스럽게 애무에 집중하던 민 첩여가 움찔했다. 이 와중에 다른 계집을 찾다니,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궁녀? 새로운 후궁? 그러나 별다른 명이 없으니 입에서 보주를 빼놓을 수는 없었다. 게다가 그 계집, 이라는 말을 내뱉은 그때 보주가 조금 단단해지는 것이 제 방중술에 반응하는 것이라, 그녀는 그리 여겼다.

"차, 찾아계셨습니까?"

갑작스러운 호출에 놀란 것인지, 자신이 입은 궁녀의 옷에 부끄러운 것인지. 화연이 엉거주춤 방으로 들어서자 갑자기 현의 남근에 피가 쏠리며 민 첩여의 입안을 가득 채운다. 그제서야 그녀는 보주가 제 애무가 아닌, 지금 뒤편에 서 있는 정체모를 계집에게 반응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보주의 주인인 현 또한 그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하아...."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화연을 보자마자 남근과 함께 부풀어오른 음심이 머릿속을 마비시킨다. 벌떡 일어난 그는 발밑에 있는 민 첩여를 잡아채어 침상에 눕히고 치마를 걷었다. 깨끗하게 정돈된 탐스러운 음부에 커다란 보주가 박혀들어가자 질척한 애액과 함께 더없이 색스러운 교성이 새어나왔다.

"앗흥, 폐하아... 너무 좋사옵니다. 아아!"

화연은 대체 이게 무슨 일이지 몰라 바닥에 엎드린 채 곁눈질로 침상을 훔쳐보았다. 다짜고짜 부르더니 저게 무슨 해괴망측한 짓인가. 잠시 고민하던 화연의 머릿속에 아까 가마수두라에서 본 장면들이 떠올랐다.

그래, 이것은 공부가 틀림없었다. 자신이 남녀간의 일에 무지하니 이리 직접 가르쳐 합궁을 잘 치르게 하려는 황제의 깊은 뜻이리라.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화연은 그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허리를 똑바로 펴고 조금 더 다가앉아 대놓고 황제와 후궁의 교접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자세가 바뀌어 황제는 침상에 걸터앉아 있고, 후궁은 달덩이같은 엉덩이를 이쪽으로 향한 채 황제의 무릎 위에 앉아 들썩들썩 요분질을 하고 있었다.

"하앙, 하앙, 폐하, 신첩 죽사옵니다. 아으읏!"

둔부를 아래위로 들썩여 가며 교성을 지르는 후궁의 기술이 예사롭지 않다. 조금 전 본 책에 의하면 저 자세는 사내가 무척 즐거운 자세이나 위에 있는 여인이 제대로 각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남근이 빠져버리기 십상이라 하지 않았는가. 헌데 저리 음탕하게 잘 해내는 것을 보면 과연 황제의 후궁이란 어려운 자리임에 분명하였다.

이래서 공부가 필요한 것이구나. 눈을 똘망똘망하게 뜨고 그들을 바라보는 화연의 눈과 후궁의 목덜미 뒤로 시선을 던진 현의 눈이 마주치고, 순간 현은 견딜 수 없는 파정감을 느끼며 다급하게 민 첩여를 밀쳐 내동댕이치고 그 몸 위에 씨물을 뿌렸다.

"나가라."

황제의 싸늘한 목소리에 민 첩여는 몸에 뿌려진 씨물을 닦아내기는커녕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한 채 허둥지둥 밖으로 나갔다. 그러면서도 꼿꼿하게 앉아 자신을 바라보던 조그마한 계집의 생김새를 익혀 두는 것은 잊지 않았다. 여인의 직감이 저 계집은 보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뼛속에 새겨주니, 줄을 대야 할지 어떻게든 잘라내야 할지 황태후를 알현할 적에 논의해야 할 것이었다.

"뭘 그리 보느냐?"

부담스러울 정도로 동그랗게 뜬 화연의 눈은 침상 위에 걸터앉은 현의 얼굴에서 몸을 지나 파정을 마치고 축 늘어진 보주까지 가서 그대로 고정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내 시선을 느끼고 다시 서서히 고개를 들어 화연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것은... 본디 그리 큰 것입니까?"

"큰 것도 있고 작은 것도 있다.

"허면 폐하께서는 큰 편이십니까?"

"웬만한 사내들보다는 클 것이다."

"아아."

용모도 수려하고 키도 크고 양물마저 저리 거대하다니. 역시 황제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며 화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이없이 그 모습을 바라보던 현이 손가락을 들어 화연을 향해 까딱거리자 그 끝에 실이라도 매인 양, 화연이 일어서서 침상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월화궁 궁녀들이 입는 저고리 없는 분홍빛 능라옷. 그것이 유실 위에서젖가슴을 꽉 눌러매어 그 크기가 더욱 도드라지고, 한 걸음씩 내디딜 적마다 손바닥만한 비단 속곳이 슬쩍슬쩍 요염한 자태를 드러낸다. 이윽고 침상 앞에 도달한 화연은 잠시 머뭇거리다 현의 발치에 엎드려 다음 명을 기다렸다.

"가마수두라를 보았다지?"

"아, 제가 영 무지하여... 공부를 좀 해둘까 하고요."

"어디까지 공부하였느냐?"

"제 2장까지 공부하였습니다. 조금 전 폐하와 후궁마마께서 2장1절 자세를 하시어서 그것은 더욱 머리에 잘 들어온 것 같사오니, 다음에 또..."

불러 주세요. 하려던 화연의 목이 별안간 뒤로 젖혀지며 나머지 말을 내어놓지 못했다. 한 손에 머리칼을 쥐고 인상을 약간 찌푸린 채 그녀의 얼굴을 살피던 현은 비릿하게 웃으며 빳빳이 일어선 보주를 향해 손을 밀었다.

"그 책에서 어찌 하는지 배웠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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