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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두 얼굴-22화 (2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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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지 않으면 흑운을 죽이겠다."

굳게 닫혀 있던 눈꺼풀이 거짓말처럼 들어올려졌다. 혹시나 하고 던져본 말이 화연의 눈을 뜨게 하자 끔찍한 투기심이 현의 가슴에 다시 불을 질렀다. 드러난 눈동자가 무언가를 보기도 전에 세상이 휙 돌며 아프게 달아오른 유실이 침상에 거칠게 쓸려나갔다.

"으윽... 폐하...."

동그란 엉덩이를 부여잡은 현이 아직도 퉁퉁 부은 옥문에 혀를 밀어넣었다. 화연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흘러나오는 샘물을 혀끝으로 퍼올려 삼키고 다시 타액에 섞어 외음부 전체에 발랐다.

부드러운 혓바닥이 외음부를 스칠 때마다 움찔대는 분홍빛 살점은 가히 자극적이어서, 이미 탐욕스럽게 번들거리며 까딱까딱 들어갈 곳을 찾던 양물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곳으로 돌진했다.

"흐아악!"

늘씬한 허리가 아래로 휘어지며 화연이 비명을 질렀으나 이미 그 목은 잔뜩 쉬어 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찌걱찌걱, 타액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옥문을 양물이 들락대는 소리와 철썩대며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흐느끼는 울음에 섞여 고요한 침전을 음탕하게 물들였다.

닳고 닳은 여인들도 받아들이기 힘든 크기의 양물이다. 게다가 뒤에서 깊이 박아드는 그것을 처녀나 다름없는 화연이 감당할 수 있을 리 없으니, 현이 파정하기도 전에 화연은 다시 흐느낌을 멈추고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그 뒤로 몇 번 더 추삽질을 계속하던 현은 이윽고 축 늘어진 화연을 끌어안고 내벽 깊숙히 자신의 씨물을 뿌렸다. 그제서야 화연을 통째로 삼킨 기분과 함께 처음으로 가져보는 포만감이 가슴을 가득 채운다.

현은 끊어질 듯 이어지는 가는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화연의 몸에서 양물을 빼지 않고 조그만 몸을 보듬어 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의 눈꺼풀 또한 천천히 내려앉고, 규칙적으로 들이쉬고 내쉬는 숨결에 따라 튼튼한 어깨가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

"금일 폐하께오서는 옥체 미령하시어 조강에 들지 못하십니다. 각자 서류를 정리하여 석강 전에 집무실로 오시라 명하셨습니다."

필두가 전하는 황제의 전언에 조강을 위해 모인 대신들이 술렁거린다. 즉위 이후 단 한 차례도 조강을 거른 적이 없던 황제였다. 게다가 어제도 석강을 마치자마자 집무실 대신 침전으로 달려가시지 않았나? 분명 무언가 있다.

그 무언가가 최근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나타나 황제의 곁을 한시도 비우지 않던 조그만 환관이라는 소문은 모두가 알고 있었으나 그 누구도 환관장 앞에서 섣불리 입을 열지는 않았다.

"폐하께오서 많이 미령하신가?"

우승상의 물음에 필두가 허리를 살짝 숙였다.

"그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대감."

필두는 더 이상의 질문을 받기 전에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뒤돌아 사라지는 넓은 등짝을 바라보던 대신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머리를 맞대고 수군대기 시작했다.

"폐하께서 정무 제대로 보지 않으신 지 벌써 나흘이 지났소이다. 허니 이것은...."

"그만, 그만!"

우승상의 호통이 입을 꿰매어 버리기도 한 듯, 수군대던 목소리가 일시에 멈추었다.

"신성한 정전에서 무슨 망발들을 하시는게요! 그럴 시간 있으시거든 가서 일들이나 하시구려!"

짐짓 엄격한 체 호통을 치고 가장 먼저 정전을 나서긴 하였으나 우승상은 속으로 옅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남색이라 후사를 보기가 어렵다니, 이게 무슨 망극한 일이란 말인가. 천 개의 칼날보다 더욱 강한 힘을 가진 것이 세 치 혓바닥인 법. 이를 잘 이용한다면 황상이 쥐고 있는 주도권을 그에게로 다시 돌려놓을 수 있으리라.

***

"화연아, 이리 나오너라. 응?"

어이라는게 원래 있기는 했던 것인지 헷갈린다. 화연은 아침이 되자 다시 급변한 현의 태도에 아무런 말도 없이 이불 속에 숨어서는 절대 나오지 않는 중이었다.

어젯밤 그녀를 혼절할 때까지 실컷 유린하던 그가 아침이 되자 직접 뜨거운 타락죽을 호호 불어가며 한 입이라도 먹이려 안달하고 있는 것이다.

"어제도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들었다. 무얼 좀 먹어야 탕약을 먹을 것이 아니냐. 이것 좀 먹어 보아라."

현은 그릇을 옆에 내려놓고 볼록 튀어나온 이불을 토닥이다가 반응이 없자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화연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그러나 바로 어젯밤 그 손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힌 화연에게는 마치 벌레가 기어가는 듯 소름끼치게 느껴졌다. 화들짝 놀라며 어깨를 움츠리는 화연이 서운한 듯, 현은 손을 거두고 침상에서 일어섰다.

"여기 두겠다. 잠시 나가 있을 터이니 반드시 먹거라."

밖으로 걸음을 내딛던 현이 옆을 돌아보았다.

"전 상궁, 책임지고 한 그릇을 다 먹이도록."

"예, 폐하."

현이 나가자 흑운 또한 뒤를 따른다. 가늘고 긴 눈꼬리에 스쳐지나간 침상에는 동그랗게 튀어나온 이불과 그 위로 조금 흩어진 검은 머리카락이 얌전히 놓여 있었다. 언제나 작은 새처럼 지저귀던 작은 여인은 이제 목소리를 잃은 듯 고개를 끄덕이거나 조금 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어젯밤 온통 눈물로 젖어 나오지도 않는 비명을 지르던 화연의 시선이, 침상 뒤편에 쳐진 두터운 휘장을 향하며 구해달라 외쳤던 것은 흑운의 착각이었을까.

"날이 좋구나."

혼잣말처럼 중얼거리는 현의 흑룡포가 햇볕을 반사시키며 움직일 때마다 화려하게 반짝였다. 필두가 머리 위에 커다란 일산을 드리웠으나 간만에 느끼는 여유라, 현은 한손을 들어 그것을 치우고 늦가을의 햇살을 그대로 받았다. 머릿속의 안개가 그 햇살에 증발하며 어젯밤 그에게 깔려 발버둥치던 화연을 선명하게 드러내었다.

"... 미쳤군."

미쳤다. 어젯밤의 자신도 미쳤고, 지금의 자신도 미쳤다. 군데군데 붉은 잇자국이 남은 하얀 나신을 떠올리자마자 다시 슬금슬금 고개를 드는 양물이 가장 미쳤다. 현은 애써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에 시선을 고정하며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한편, 침전에서는 화연에게 타락죽을 모두 먹이라는 명을 받은 전 상궁이 안절부절 화연을 설득하는 중이었다.

"아씨, 이러다 큰일나십니다. 조금이라도 드십시오, 예?"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화연은 이불에 파묻힌 채 고개만 도리도리 저을 뿐, 밖으로 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살아서 그 수치를 또 당하느니 차라리 죽고 싶은 마음이었다.

물론 처음 품어달라 했을 때부터 아픔도, 수치도 각오하고 있었으나 이건 너무하다. 궁녀도 아니고 다른 사내가 보고 있는 앞에서 짐승처럼 당하는 행위까지 각오한 것은 아니었다.

"아씨께서 안 드시면 제가 경을 치릅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까?"

결국 마지막으로 꺼낸 말에 드디어 화연이 이불에서 벗어나 몸을 일으키자 전 상궁이 놀라움의 숨을 삼켰다. 작은 얼굴은 핏기하나 없이 창백하고 눈은 제대로 뜨질 못하며, 하얀 몸 여기저기에는 붉고 푸른 멍과 잇자국으로 성한 부분을 찾아보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게다가 탄력있는 젖가슴의 꼭대기에는 비비고 물어뜯겨진 유실이 핏기마저 머금고 퉁퉁 부어 있으니 목욕을 시킨다 하더라도 그 통증이 어마어마할 것이었다.

"아이고, 이런...."

여간해선 속의 말을 뱉지 않는 전 상궁마저 미간을 찌푸릴 만치 화연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말없이 벌린 입술조차 새하얗다. 이미 미지근하게 식은 타락죽을 세 번째 떠서 입에 밀어넣었을 때, 침전의 문이 열리며 현이 들어섰다.

"다 먹었느냐?"

"송구합니다, 폐하. 아직 드시고 계시옵니다."

일어나 앉은 화연의 모습에 흑운이 고개를 돌렸다. 황제의 곁을 지키며 심한 꼴을 당한 여인들은 수없이 보았으나 화연처럼 몸이 너덜너덜하도록 짓이겨지진 않았다. 애초에 현은 여인을 품어도 그 몸을 만지거나 핥는 것은 그다지 마음내켜하지 않았으니.

"모두 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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