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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두 얼굴-45화 (45/152)

<-- 씹어 먹고 싶다. -->

"약조한 것 잊지 않으셨지요?"

화연이 눈을 반짝이며 올려다보자 귀여워 죽겠다는 듯, 다정한 목소리가 되돌아왔다.

"그럼. 석수라 들고 가겠느냐?"

"아니요, 지금 가요. 저녁 먹고 바로 보게."

황궁 서고라니, 혜국에 존재하는 모든 서책들이 죄 거기에 모여 있을 것만 같다. 생각만 해도 절로 신이 난 화연은 뛰어가고 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며 현의 뒤를 따라 서고로 향했다.

"화, 황제 폐하를 뵈옵니다!"

"수고하는군. 멀리 물러가 있거라. 내 호위가 지킬 것이니."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 꾸벅꾸벅 졸던 차에 나타난 황제의 모습에 넋이 반쯤 나갔던 관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부랴부랴 멀리 사라졌다. 현은 그들에게 신경도 쓰지 않은 채 흑운과 필두를 문 앞에 세워두고 화연과 함께 어둑한 서고로 들어섰다.

"와, 진짜... 많아요!"

기름종이로 겉을 두른 등불이 은은하게 비추는 서고의 모습에 화연의 입이 딱 벌어진다. 천장까지 닿을 듯한 책장에 가득한 책이 도대체 몇 권인지, 그 종류는 또 어찌나 많은지. 알싸하게 풍기는 먹 냄새마저 신비롭다.

"네 읽고픈 것 죄다 고르거라."

"무엇이든?"

"무엇이든."

현의 윤허가 떨어지자 화연은 물 만난 고기마냥 책장 사이를 구석구석 누비기 시작했다. 현 또한 입가 가득히 미소를 물고 그녀의 동선을 따라 함께 움직였다. 현이 서책을 뽑아들면 맞은편에 동그란 머리통이 있고, 화연이 서책을 뽑아들면 현이 그 빈 자리를 통해 맞은편을 들여다본다.

그렇게 다섯 권째의 서책을 뽑아 가슴에 안은 화연이 모퉁이를 도는 순간 와르르, 현과 부딪힌 그녀의 팔에서 서책이 쏟아졌다.

"조심하지 않고."

"폐하께서 갑자기 튀어나오셨는걸요."

현이 옆에 등을 내려놓고 떨어진 서책들을 줍는 동안 서고를 휘휘 둘러보던 화연의 눈은 조금 위쪽에 꽂힌 어떤 책에 가서 멈추었다. 까치발을 들고 손을 뻗어 보았으나 택도 없다. 조금만 뛰면 닿을 것 같은데. 폴짝 뛰어오르려 무릎을 굽히는 화연의 시야에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꺼내달라 말을 하지."

화연이 바둥거리며 꺼내려 하던 서책은 너무나 쉽게 현의 손에 쥐어져 책장을 벗어났다.

"아, 고맙습니다."

인사와 함께 건넨 손에 단단한 책 모서리가 들어오는가 싶더니, 화연이 그것을 잡으려는 순간 다시 휙 달아났다. 서책을 든 현은 싱글싱글 웃으며 그것을 건네주는 척 하다 다시 높이 들어올리기를 반복했다.

"그리 많이 먹으면서, 키는 어찌 반토막이더냐?"

"저 그리 작지 않거든요!"

있는 힘을 다해 폴짝 뛰어보지만 역부족이다. 화연은 잠시 숨을 할딱이며 현을 노려보았으나 그에게는 전혀 위협적이지 못하였다.

"공짜로는 아니 되지. 제대로 셈을 치른다면 주마."

"얼만데요?"

서책을 뒤로 감춘 현이 허리를 조금 숙여 집게손가락으로 제 입술을 톡톡 두드렸다. 날이 갈수록 이상해지더니 이런 짓은 또 어디서 배워오셨는가. 화연의 초승달같은 눈썹이 조금씩 일그러졌다.

"입술을 왜 그러세요?"

"여기, 네 입술 한번 대어보거라. 허면 서책을 내어주지."

잠시 그가 하는 짓을 멍하니 바라보던 화연이 갑자기 두 손을 뻗어 현의 얼굴을 감싸쥐었다. 그리고 무언가 이상함을 깨닫기도 전에 공격적으로 부딪혀온 입술에서 앙증맞은 혀가 쏙 머리를 내민다.

기껏 주워든 서책이 와르르, 바닥으로 무너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어느 틈에 입 안에 가득 찬 혀끝의 감미로운 향은 현을 가득 채워 무아지경으로 끌고 들어갔으므로. 강인한 팔이 서책 대신 환관복 아래 가려진 세류요를 끌어안았다.

"내가 남색에 빠지지 아니할 수가 없구나."

웃음기와 흥분이 뒤섞인 목소리가 화연의 귀를 색정적으로 물들인다. 그러는 사이 허리를 안지 않은 손은 빠르게 움직이더니 환관복의 긴 겉옷을 헤치고 바지 속으로 쑥 들어와 동그란 엉덩이를 한껏 쥐었다.

"폐하, 여기는... 신성한 서고인데요."

"신성한 서고에서 어찌 짐을 유혹하였느냐."

"입술 대어보라고... 하읏!"

짓궂게 엉덩이를 주무르던 손이 앞으로 돌아 비부를 덮었다. 그 손에서 나온 열기가 화연의 아래를 통하여 단전 부근까지 뜨겁게 데운다. 현은 그 상태로 화연의 귓볼을 핥으며 나직하게 속삭였다.

"밥 먹여달라 하였더니 고기까지 들이대지 않았느냐. 그것이 유혹이지."

아흐응, 현이 손바닥을 꾹 눌렀다 뗄 적마다 화연이 달콤한 신음을 흘렸다. 그 소리가 퍽 듣기 좋아, 비부 위를 누르고 떼어내는 손바닥의 움직임 또한 저절로 빨라졌다. 어느새 축축하게 젖어든 속곳이 손바닥에 감겨오자 현은 이제 엄지손가락을 세워 음핵이 있는 부분을 살살 긁어내리며 자극했다.

"하아, 폐하, 이것...."

"그만할까? 신성한 서고니까."

예서 그만 두었다가는 자신이 더 미쳐버릴 것을 알고 있었으나 괜히 기선을 잡고 싶다. 현이 초인적인 노력으로 손을 빼자마자 한창 달아올라 물을 흘리고 있던 음부는 뻐끔거리며 사라진 자극을 애타게 원하기 시작했다. 화연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 자리에 선 채 돌아서는 현의 옷자락을 소심하게 끌어당겼다.

"아니, 신성한 서고이긴 한데요...."

"서고인데, 뭐."

"나... 이상한데...."

현이 손가락을 뻗어 우물쭈물 중얼대는 입술 안에 밀어넣었다. 무언가 야릇한 느낌에 화연은 열심히 혀를 움직이며 그것을 부드럽게 빨고 핥았다. 옷을 벗은 것도, 양물을 물고 있는 것도 아니건만 그저 붉게 달뜬 얼굴로 제 손가락을 붙들고 빨아들이는 화연의 모습에 현 또한 정신이 몽롱해진다. 그리고 곧 더 버티지 못하고 다급하게 허리를 더듬어 바지를 풀어내리고 화연의 바지까지 벗겨내었다.

"잘 잡아라."

"예? 꺄앗!"

현의 말뜻을 이해하기도 전에 화연이 작은 비명을 질렀다. 다리가 벌어진 채 가볍게 공중으로 들어올려진 몸이 마치 제 조각을 찾아 맞추듯, 순식간에 보주를 뿌리까지 삼킨 것이다. 화연은 떨어질 지 모른다는 공포에 본능적으로 현의 목덜미를 감싸안고 다리에 힘을 주어 튼튼한 허리를 붙잡았다.

"크윽...."

그 바람에 꽉 조여든 내벽이 양물을 거세게 주무르자 현이 낮은 신음을 흘리고는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허나 그도 잠시, 한 차례 심호흡을 한 그는 화연의 허리를 붙잡아 위로 약간 들어올렸다가 다시 힘껏 내리꽂았다. 아흑, 아흑, 그 동작이 빨라질수록 귓가를 울리는 교성 또한 높아진다. 그러다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거친 숨을 내뱉는 사이 화연이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폐하앙... 좀 더 빨리요."

한 가닥 남은 이성의 끈이 툭 끊어짐과 함께 현은 바닥에 화연을 내려놓고 뒤로 돌려세웠다. 거칠게 찍어누른 등이 앞으로 숙여지자 화연은 눈 앞에 있는 책장을 잡아 간신히 버티었다.

긴 환관복 자락을 휙 걷어올리자 가녀린 허리에서 이어지는 탐스러운 엉덩이 아래 빠끔빠끔 움직이는 연분홍 속살까지, 무엇 하나 남김없이 눈 앞에 드러난다. 황홀한 눈빛으로 그 모습을 자세히 보기 위해 얼굴을 들이댄 현이 작게 중얼거렸다.

"보아라. 이것이 나를 유혹하고 있지 않느냐."

"아흑!"

물컹한 혀가 질구 속으로 쑥 파고들어 휘젓기 시작했다. 손가락은 거침없이 움직여 음핵 위를 두드리다가 애가 탈 즈음 멈추기를 반복했다. 음액을 끝없이 흘리면서도 절정에 닿지 못하는 괴로움에 화연의 허리가 이리저리 뒤틀렸다.

"폐하, 폐하아아...."

현 또한 당장 화연의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지금 넣으면 바로 파정해버릴 것 같은 느낌에 시간을 끌어본다. 그런 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화연은 끊임없이 허리를 움직이며 애타게 그의 몸을 원했다.

"이제 넣어주세요, 네?"

"하아... 그런 말 좀 하지 말아라."

순진한 얼굴로 음란한 말을 잘도 하는 화연에게 어찌 당해낼 수 있을까. 현은 벌떡 일어나 가느다란 허리를 꽉 붙잡고 보주를 힘껏 밀어넣었다.

"아읏!"

"만족하느냐?"

"더... 더 해주세요. 빨리요."

화연의 요구에 맞추어 현이 빠르게 허리를 움직였다. 철썩철썩,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울릴 적마다 내벽은 제 안을 가득 채우는 양물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끊임없이 죄어든다. 현은 그다지 긴 시간을 버티지 못하고 화연의 허리를 잡아 가장 깊은 곳까지 양물을 박아넣고 그대로 파정했다.

"아, 하앙...."

화연이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현은 양물을 빼는 대신 손가락으로 잔뜩 부풀어오른 음핵 주변에 빙글빙글 원을 그렸다. 양물을 가득 문 아랫입이 움찔거리며 방금 삼킨 씨물을 뚝뚝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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