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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두 얼굴-52화 (52/152)

<-- 그 계집보다 맛이 좋으시지요? -->

"옥체에 해로움은 없습니다, 황상. 그저 즐기세요."

태후의 목소리가 마치 먼 곳에서 들려오는 마냥 메아리친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은 꼼짝도 하지 않고 여체를 원하고 있었다. 불규칙적인 숨을 몰아쉬는 현의 입술 위로 태후가 피를 머금은 듯한 입술을 겹치고 혀를 밀어넣었다.

그리고 그 혀끝에는, 조금 전 상궁이 놓고 간 그릇에 담긴 액체가 함뿍 머금어져 있었다. 현의 머릿속에서 생각과 이성이 마비되고 본능만이 남았다. 허겁지겁 태후의 옷을 찢어발긴 현이 눈앞에서 그를 유혹하는 젖가슴을 거칠게 물어 당겼다.

"아흑... 황상...."

황제의 몸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싶은 태후는 부러 미약을 삼키지 않았다. 현이 정신없이 빨아들이고 있는 유두의 감각만으로도 그녀는 이미 가벼운 절정에 몸을 떨었다.

그가 방 안에 들어서던 순간부터 이미 흠뻑 젖어 있었던 비부를 스스로 문지르며 한 손으로 팽팽하게 솟은 남근을 쥐고 흔들자, 그것은 지체없이 다리 사이로 파고들어 태후의 몸을 가득 채웠다. 상상했던 것보다 더욱 큰,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엄청난 쾌감이었다.

"아아, 황상, 빨리. 빨리!"

태후는 동공이 완전히 풀린 현이 제 위에서 허리를 흔들고 있는 모습을 낱낱이 눈에 담았다. 그의 손을 잡아 젖가슴에 가져다 대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있는 힘을 다해 살덩이를 쥐어짜며 더욱 빠르고 과격하게 양물을 쑤셔박았다.

"아, 너무 좋습니다! 더 세게 박아주세요!"

음탕한 말들이 부끄러움도 없이 쏟아져 나온다. 몰아치는 격정의 파도 속에서 늘씬한 허리가 곡선을 그리며 뒤로 휘어졌다. 허억 헉, 현이 잠시 숨을 몰아쉬는 사이 태후가 스스로 양물을 뽑아내고 아래로 미끄러져 그것을 제 입에 물었다. 그 전에 혀를 미약에 담갔다 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뱀 같은 혀가 시뻘겋게 달아오른 선단에 닿는 순간, 안에서 폭발하듯 씨물이 넘쳐 태후의 목젖으로 흘러들어갔다. 희뿌연 액체를 단 한 방울도 흘리지 않으려 바삐 움직이는 입 안에서 남근은 가라앉기는커녕 더욱 팽팽하게 솟아올랐다.

벌떡 일어난 현은 태후의 다리 하나를 들어올리고 움찔대는 구멍 안으로 곧장 양물을 들이박아 거세게 추삽질을 시작했다.

"아흐흑, 나 죽습니다, 황상. 아흑!"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마냥 출렁거리는 여체가 쾌감으로 덜덜 떨었다. 오직 본능만을 찾아 움직이는 황제의 모습과 그로 인한 배덕감은 그 자체만으로 이미 무엇보다 강력한 미약이었다. 태후는 한 손으로 제 유두를 꼬집어 비틀고 한 손으로 정신없이 음핵을 비벼대며 몇 번째인지 모를 절정을 즐겼다.

그러면서도 탐욕스런 몸은 더욱 큰 자극을, 더 큰 쾌락을 원했다. 더듬더듬 기어가 미약을 입 안에 가득 머금은 그녀는 현의 목을 잡고 끌어당겨 제 입에 가득한 그것을 전부 그의 입 안에 들이부었다.

"큭... 으헉...."

마치 피를 원하는 짐승처럼, 현이 고통스럽게 으르렁대며 태후를 찍어누르고 마구 허리를 흔들었다. 괴롭다. 단전 아래에서부터 용암이 끓어오르며 그를 끝없이 몸부림치게 만들었다.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폭력으로 분출되었다. 철썩 철썩, 굳은살이 박힌 손바닥이 새하얀 젖가슴에 시뻘건 손자국을 남길 때마다 고통과 비례하는 쾌감이 태후를 덮쳐왔다.

"더, 황상. 계속. 아, 아흐흣...!"

한껏 벌어진 다리가 공중에 들어올려지고, 그 사이를 빠르게 왕복하는 양물이 불빛을 받아 번들거린다. 품위를 잃은 태후의 웃음이 교성에 섞여들었다. 거세게 부딪히는 사타구니에서 튄 음액이 금침 위에 얼룩을 그리며 철벅철벅 소리를 내었다.

현이 잡고 있던 다리를 침상 위에 내던지며 여체를 뒤집고 다시 그 안에 양물을 욱여넣자 비명과도 가까운 교성이 터져나왔다. 쉴새없이 조여드는 내벽 안으로 양물이 그녀를 꿰뚫어버릴 듯 치고 들었다가 빠지기를 반복했다.

"아흐윽, 황상, 황상, 아... 으흑!"

현이 짐승처럼 어깨를 물어뜯는 순간, 엄청난 쾌감과 고통이 한번에 쏟아져 태후의 머릿속을 새하얗게 만들었다. 바닥에 엎어진 얼굴에서 타액이 줄줄 흘렀으나 입을 다물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파들파들 떨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잠시 후, 엉금엉금 일어난 태후가 현을 침상에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탔다. 탐욕스러운 아랫입은 망설임없이 시뻘건 양물을 꿀꺽 삼키고 뿌리까지 쥐어짰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누운 그를 내려다보던 태후의 입이 만족스럽게 히죽 웃었다.

"그 계집보다 맛이 좋으시지요, 황상?"

승리감과 쾌감에 도취된 그녀가 능숙하게 내벽을 조이고는 아래위로 쿵쿵, 자궁 깊숙히까지 양물을 박아넣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현의 입에서도 괴로운 신음이 쉴새없이 터지고, 태후는 황홀경에 빠져 미친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리며 또 한번의 절정에 올랐다.

***

없다. 태후궁을 아무리 뒤져도 화연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수로 그림자를 매수한 것일까. 그들은 흑운과 마찬가지로 날 때부터, 늦어도 말을 할 때부터 황제를 위해 길러진 도구들이다.

흑운은 머릿속으로 수하에 있는 그림자들을 헤아리며 태후궁을 샅샅이 헤집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화연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 밀실이 바로 태후의 침상 아래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허윽, 윽...."

천장에서 들려오는 사내의 신음이 누구의 것인지 너무나 잘 안다. 침상이 쿵쿵 울리는 소리와 태후의 교성이 날카로운 칼인 듯 화연의 가슴을 마구 도려내었다. 자신의 사내가 바로 지척에서 다른 여인을 품는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제자리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는 것 뿐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영원히 그치지 않을 것 같던 소리가 별안간 뚝 그치고, 잠시 후 무언가 집어던지는 소리와 현의 고함소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 미친년, 옥체에 무슨 짓을 한 것이냐!"

미약은 취할 때 그러하듯 깨어날 때도 순식간이다. 그러나 그 사이 현은 이미 세 번의 파정을 맞았고, 제정신이 돌아왔을 때는 온몸이 체액으로 범벅된 태후가 지쳐 쓰러진 후였다.

현의 얼굴이 혐오감으로 무섭게 일그러지며 태후의 뺨을 거칠게 후려치고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을 집어던졌으나 되돌릴 수는 없었다. 현은 몸을 닦을 생각도 없이 대강 옷을 주워입고 비틀대며 그 역겨운 태후궁을 벗어나 가장 먼저 목욕간으로 향했다.

"흑운."

"예."

"서 환관은."

화연을 찾으라 보낸 흑운이 빈 손으로 돌아왔으니 결과는 뻔한데도, 그냥 물어본다. 흑운이 말없이 고개를 가로젓자 현은 긴 한숨을 내쉬며 뜨거운 물을 얼굴에 끼얹었다.

"미약에서 깨어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나."

"욕정을 전부 분출해야 합니다. 의지로는 불가합니다."

"그것 뿐인가?"

"...욕정보다 더 큰 육체의 고통으로 깨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흑운이 그림자가 되기 위해 받았던 수많은 훈련 중에는 미약에 관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그의 몸을 가득 채운 흉터 가운데, 미약에서 깨어날 때 생긴 흉터 또한 물론 있었다.

"살점을 베어내거나 불에 지지는 정도입니다."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내 몸을 그리 하라."

"존명."

현은 낮게 깔린 흑운의 목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졌다. 갓 황위에 올랐던 열두 살 시절에도 수많은 대신들과 태후에게 지지 않았던 그가 처참하게, 가장 더러운 방법으로 패했다.

빌어먹을. 향유가 들어간 뜨거운 물에 어깨 아래까지 잠겨 있음에도 온 몸에 스멀스멀 구더기가 기어다니는 기분이 현을 분노와 고통 속으로 밀어넣었다. 시체든, 살아 있든, 화연을 되찾기만 한다면 그 창기년의 손가락 끝부터 천천히 불에 태워 죽이리라.

"모두 모였느냐?"

"지금쯤이면 모였을 것입니다."

현이 천천히 물에서 빠져나오자 흑운이 그의 몸을 닦고 의대를 입혔다. 평소라면 궁녀가 해야 할 일이나, 지금의 현은 여인이라면 끔찍하였기에 모든 궁녀와 상궁을 물린 상태였다. 채 마르지 않은 긴 머리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것도 아무렇지 않다. 정전 뒷마당에 열을 지어 모였던 수십의 그림자들이 두 사람을 보자마자 바닥에 부복했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였겠지?"

"예."

현이 표정없는 얼굴로 그들을 둘러보았다. 오직 황제의 명만을 받들어 목숨마저 아끼지 않도록 훈련된 살수들. 태후는 무슨 수로 이들과 접촉했고, 어떻게 매수했을 것인가.

"너희 중에 간자가 있다."

아무런 동요도, 술렁임도 없다. 현이 작은 주머니 하나를 꺼내들자 흑운은 그것을 받아들고 그림자 사이를 돌며 한 알씩을 나누어 주었다.

"평생 나를 위해 일해온 너희에게 주는 마지막 자비다. 영광스럽게 죽어라."

현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림자들은 일제히 약을 입에 넣고 삼켰다. 한 명의 간자를 잡아내기 위해 모두가 목숨을 끊는 불합리한 상황이건만, 단 한 사람도 의문을 품거나 망설이지 않았다. 현과 흑운의 눈이 공중에서 마주쳤다. 이 중에 간자는 없다. 사건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어갔다.

"오늘부터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사라진 여인을 찾는다. 우승상의 집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말 것이며, 그 집에 드나드는 모든 것들을 감시해라."

그림자들이 빠르게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며 현이 으스러지도록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살갗을 파고들어 시뻘건 선혈이 솟았으나 화연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상상이 그에게서 고통마저 앗아간 듯,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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