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전 특별편] -->
그가 시키는 대로 호흡을 끝까지 내뱉는 순간, 아래에서 잦아들었던 고통이 한번에 뚫고 올라왔다. 소리 지르면 안 된다는 말 따위는 그 고통에 까맣게 잊었다. 목하가 내뱉은 비명이 재빠르게 덮쳐든 흑운의 입 안으로 삼켜졌다.
"아읍, 읍!"
거칠게 숨을 막아버리는 두툼한 혀와 비부를 파고든 남근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목하가 주먹을 쥐고 단단한 어깨를 애타게 두드렸으나 흑운은 계속해서 자그마한 입 안을 탐하는데만 집중했다.
반이 조금 넘게 밀어넣었을 뿐인데 남근은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 같고, 여인은 너무 아파한다. 그렇다고 중단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흑운은 한 손으로 말캉한 젖가슴을 어루만지며 잠시 시간을 두었다. 그리고 작은 새 같은 떨림이 조금 잦아들었을 때 그녀의 입술을 살짝 물고 속삭였다.
"죄송합니다."
"읍!"
순간적으로 가슴을 힘껏 쥐어짜는 고통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채 들어가지 못한 남근이 뿌리까지 완전히 들어갔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여체는 자신보다 훨씬 크고 강한 팔에 짓눌려져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비명을 모두 삼킨 뒤 입술을 떼어낸 흑운은 그녀의 속눈썹에 매달린 눈물 방울을 핥았다.
"잘 하셨습니다. 계속 힘 빼십시오."
조금 전 세게 비틀었던 가슴에 빨갛게 손자국이 남았다. 거친 손이 다정하게 그 위를 쓰다듬으며 민감한 유실 위를 스쳤다. 귀비마마를 모신 뒤로 늘 황제 곁에 서 있는 그를 보았으나 이렇게 많은 말을 들은 것은 처음이었다. 지금도 계속 무어라 귓가에 속삭이며 그녀를 안심시키고 있었으니.
그 나직한 목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윽고 목하가 안정을 찾은 듯 크게 심호흡을 하자 흑운이 살짝 스치기만 하던 유실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살덩이를 주무르며 비볐다.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된 쾌감이 아까부터 닿을 듯 닿지 못한 곳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움직이겠습니다."
탄탄한 등허리의 근육이 부드럽게 물결쳤다. 바로 위에서 목하를 내려다보던 흑운은 더 거친 자극을 원하는 본능을 억제하느라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림자로서 받았던 훈련 중 색욕을 억누르는 훈련은 많고 많았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참고 있지도 못하였으리라.
한 번, 두 번, 세 번. 기둥이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가 다시 들어오는 모든 과정에서 고통스러워하던 내벽은 조금씩 늘어나서 열 번째부터는 버겁게나마 그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으응...."
"아직 아프십니까?"
목하가 앓는 소리를 내며 긴 검상이 새겨진 팔뚝을 붙잡자 건조한 물음이 되돌아왔다.
"아니... 좋아요."
흑운이 처음으로 짙은 눈썹을 일그러뜨렸다. 지금까지 보았던 표정 중 가장 큰 변화였다. 화 나셨어요? 물어보기도 전에 그가 먼저 간신히 들릴락 말락하게 중얼거렸다.
"그럼 조금만 더 하겠습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지금까지 산들바람같던 움직임이 갑자기 파도처럼 크고 빨라졌다. 흑운은 반사적으로 그를 밀쳐내려는 양 손을 잡아 침상 위에 누르고 입술로 새어나오는 교성을 막았다. 그의 얼굴에서 흘러내린 땀방울이 타액과 섞여 목하의 입가를 축축하게 적셨다.
"흐읏, 읍."
몸 속에 꽉꽉 들어찬 남근이 탐욕스럽게 움직이며 내벽 전체를 맛보았다. 앞뒤로 왕복하는 선단은 그 안에서 무언가 찾기라도 하는 듯 계속해서 이곳저곳을 제멋대로 찔렀다. 눈앞이 새하얗게 타오르며 머리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목하는 그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거리는 다리를 간신히 들어올려 탄탄한 허리에 감았다.
"하아...."
맞댄 입술 속으로 거친 숨을 불어넣은 흑운이 제 허리에 감긴 다리를 떼어냈다. 마치 그것이 가을날 어깨에 떨어진 낙엽이라도 되는 듯.
"그리 꽉 잡고 계시면 힘듭니다."
"아... 죄송해요."
"저 말고. 항아님이 힘드십니다."
내용은 다정한 것 같은데 말투는 딱딱하기 그지없다. 흑운이 한쪽 다리를 다시 침상에 곱게 내려놓고 한쪽은 잡아 자신의 어깨 위로 올렸다. 조금 더 부끄러워진 자세에 민망해진 목하는 그냥 눈을 감고 얼굴을 가려버렸다. 더 깊이는 들어오지 못할 것 같던 남근이 조금 더 파고들었다. 아, 그 끝이 무언가를 건드린 듯한 낯선 쾌감에 손가락 사이로 신음이 새었다.
"쉿."
벽, 얇습니다. 그가 처음에 했던 말을 되풀이한 뒤에야 목하는 그 의미를 이해했다. 유난히 뜨거운 손가락이 얼굴을 가린 그녀의 손을 잡아 입을 가리도록 했다.
"흑!"
흑운이 아까보다 더 강하고 빠르게 허리를 쳐올렸다. 사타구니가 맞붙었다 떨어질 적마다 한껏 벌어진 다리 사이에 고인 체액이 철벅철벅 옆으로 튀었다. 조금 전 내벽 깊숙한 곳을 건드렸던 남근은 이제 사정없이 그곳을 집중적으로 찔러대고, 입을 막은 보람도 없이 한 번도 내본 적 없던 음탕한 교성이 쉴새없이 터졌다. 그런데 왜 자꾸 소변이 나올 것 같지. 목하는 안간힘을 써서 신음 대신 말을 꺼냈다..
"아, 잠깐, 제발요."
힘겨운 애원에 흑운이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그녀의 말을 듣기 위해 몸을 숙였다. 향기롭지 않은, 그러나 그의 목소리처럼 묵직하고 매혹적인 체향이 코로 훅 끼쳐들었다.
"... 같아요."
"안 들립니다."
"싸, 쌀 것... 같아요."
"뭐를 말입니까?"
귓가에서 저음이 낮게 진동할 때마다 남근을 가득히 물고 있는 내벽의 근육이 움찔움찔 조였다 풀어지기를 반복한다. 그 자극을 참아내는 흑운의 말끝에 뜨거운 숨결이 따라붙었다. 그녀가 더 대답하지 못하자 그는 더 묻지 않고 풍만한 한쪽 가슴을 약간 강하게 주무르며 천천히 남근을 빼내다가 다시 밀어넣었다.
"괜찮습니다."
투정을 더 들어줄 여유가 없었다. 그는 이제 한계까지 다다른 남근을 거의 끝까지 뽑아내다 강하게 처박았다. 그 힘에 못 이긴 침상이 삐걱거리는 소리, 내벽이 찌걱찌걱 남근을 먹는 소리, 맨살이 철벅대며 부딪히는 소리, 그리고 정신을 놓기 직전인 목하가 뱉어내는 교성이 작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목하의 눈앞이 새하얘지고 온몸에 번개가 내리쳤다. 더 이상 자의로 제어되지 않는 쾌감의 끝에서 그녀의 허리가 한껏 들어올려졌다. 내벽이 한계까지 수축되며 살아있는 듯 꿈틀거렸다. 고통과 쾌감이 한꺼번에 양물을 쥐어짜 그 안에서 끈적한 씨물을 한 방울 남김없이 빨아들였다.
"크윽."
흑운이 낮은 신음을 뱉았다. 그는 한참동안 씨물을 토해낸 뒤에도 펄떡거리는 남근을 빼내지 않고 목하의 몸 위에 쓰러졌다. 땀에 젖은 등근육이 거친 호흡에 따라 크게 오르내렸다. 목하는 덜덜 떨면서도 흑운을 힘껏 끌어안았다. 커다란 손이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를 안정시키고 있었다. 벌어진 입술 사이로 아직도 식지 않은 혀가 파고들어 바싹 마른 입 안을 타액으로 적셨다. 맞닿은 가슴에서 빠르게 뛰는 그의 심장이 그대로 느껴졌다.
"... 미안한데."
잠시 천천히 혀를 얽으며 숨을 고르던 그가 입술을 떼어내고 나직하게 속삭였다.
"한번 더 하겠습니다."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여체는 황홀했다. 흑운은 자제력이 토막토막 그녀의 몸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탐스러운 유두를 입안 가득 물었다. 아래에 깔린 목하가 힘들어 보였으나 그 부분까지 배려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의 혀가 욕심껏 움직여 유두를 감고 핥아올리자 남근을 조이고 있는 근육이 물결치며 흥건하게 고인 씨물을 흘렸다. 그는 입술을 떼어내고 침상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던 목하의 한쪽 다리를 잡아 올렸다.
"하윽...."
"쉿."
목하가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 것을 확인한 흑운이 곧장 허리를 크게 움직였다. 한 번의 파정으로 더욱 예민해진 양물이 여인의 몸 구석구석을 파헤치고 느꼈다. 늘 다물려 있던 입술이 벌어지며 그 사이로 거친 숨소리가 새어나왔다. 거칠게 하고 싶지 않은데, 통제를 벗어난 몸은 더욱 거친 자극을 원한다. 그는 잠시 동작을 멈추고 감긴 목하의 눈을 어루만졌다.
"실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