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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두 얼굴-131화 (131/152)

<-- [외전 특별편] -->

객잔의 1층과 2층은 식사를 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3층부터는 객실이다. 다시 궁녀복이 보이지 않게 목하를 감싼 흑운은 그대로 그녀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초저녁에 들러 모든 값을 계산해 두었기에 번거로운 과정은 없었다.

"여기서 자요? 오늘? 우리 둘이? 안 돌아가고?"

"예. 윤허 받았습니다."

시골 객잔이라 하기엔 꽤 크고 화려한 객실. 동그란 탁자 위에는 다과와 작은 술병이 놓여 있고, 붉은 휘장이 드리워진 침상에 깔린 금침도 구름마냥 폭신해 보인다.

목하가 동그래진 눈으로 낯선 객실을 둘러보는 동안 뒤따라 들어온 흑운이 한 손으로 탁, 문을 닫음과 동시에 단정하게 입은 원령포의 매듭을 풀었다. 척 보기에도 값비싼 묵빛 비단이 그의 발아래 스르르 흘러내렸다.

"원래 그렇게 아무 데서나 벗어요?"

"벗어야 할 때 벗습니다."

"그런 말은 또 잘해."

새하얀 무명 속고의가 또 툭, 원령포보다 조금 더 앞에 떨어졌다. 바로 눈앞에 드러난 날가슴을 손끝으로 쓸어보던 목하는 문득 낮에 이 몸을 훔쳐보던 어린 궁녀들이 떠올랐다. 흑운을 두고 속닥거리던 궁녀들의 음담패설도.

"이제 밖에서 옷 벗지 마요. 누구 좋으라고 그렇게 훌렁훌렁 벗어?"

"밖에서?"

흑운이 한 걸음을 더 내디디고, 목하는 한 걸음 뒷걸음질 쳤다. 보랏빛 명주가 하얀 치맛단 아래에 풀썩 떨어졌다.

"아까 우물가에서. 아, 짜증 나. 왜 다른 여인한테 맨몸을 보여줘요?"

"상관없습니다."

"내가 상관있어요."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난 목하의 다리가 침상에 걸렸다. 푹신한 금침 위에 걸터앉은 그녀의 눈앞에 평소보다 약간 더 풀어진 흑운이 몸을 숙였다.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다른 사내들 앞에서 옷을 벗는다고 생각해 봐요."

"안 됩니다."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대답하는 목소리가 유난히 달콤하게 느껴진다. 목하는 콩닥대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지 않았다.

"흑운 님도 같아요. 나도 싫어요."

"이해했습니다."

하얗게 드러난 맨어깨가 부드러운 침상에 뉘어졌다. 그 옆에 한 손을 짚은 흑운이 단단히 매인 치맛말기를 풀어헤치자 갑갑하게 눌려 있던 젖가슴이 뜨거운 숨결 앞에 드러났다. 집요한 시선이 그것을 삼켜버릴 듯 노골적으로 핥았다.

"이제 항아님 앞에서만 벗겠습니다."

목하의 이마에 따스하고 말랑한 것이 닿았다. 그리고 감은 눈꺼풀 위에, 되똑한 코끝에, 발그레한 뺨에, 살짝 벌어진 입술 위에. 흑운이 차례대로 입을 맞춰가는 부분마다 간지러운 듯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그가 혀를 집어넣은 입안까지.

"오늘 밤은 혼절하시면 안 됩니다."

한참 동안 타액을 빨아 마신 흑운이 입술을 떼고 속삭였다. 벌써 정신이 오락가락하는데. 목하는 가쁜 숨을 가누며 되물었다.

"왜요?"

"다섯 번 해야 합니다."

황명입니다, 라고는 하지 않았다. 그 말은 하지 말라 하였으니까. 대신 선이 고운 목덜미를 핥아 내려가서 끝에 위치한 빗장뼈를 입술로 살짝 물었다. 오목한 부분에서 목하의 향기가 진하게 흘러 가슴을 간질였다.

"항아님."

부드러운 윗가슴에 타액을 묻히고 이제 막 분홍빛 유두를 입에 물려던 흑운이 생각난 듯 고개를 들었다. 부끄러운 와중 묘한 흥분과 기대감으로 달아오른 눈동자가 그를 내려다보았다.

"은애합니다."

목하가 무어라 대답할 틈도 없이, 이제 막 일어서기 시작한 유두가 방금 고백을 내놓은 입안으로 삼켜져 들어갔다.

"하아, 저도……."

거기서부터 퍼져오는 야릇한 감각에 목하가 짧은 숨을 내쉬며 한쪽 무릎을 접어 올렸다. 자연스럽게 그 아래로 파고 들어간 손이 속곳 위로 음부를 간지럽혔다.

"아... 하아...."

달콤한 신음이 침상 위에 흐른다. 평생을 차갑고 딱딱한 물건들만 만져온 사내에게는 목하의 모든 것이 신기했다. 손바닥에 착 달라붙는 촉촉한 피부도, 누르면 탄력있게 들어가는 새하얀 허벅지도, 그 사이에 은밀하게 자리잡은 선홍빛 속살도.

그는 보송보송 솜털이 나 있는 종아리를 빨아들이며 올라와 앙증맞은 무릎을 잘근 깨물었다. 힘 있는 손길이 한쪽 허벅지를 보물마냥 양손으로 쥐고 주무르며 쓸어내린다. 술기운에 더욱 달아오른 입술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피어오른 홍화가 매혹적인 자태를 자랑했다.

"불 좀 꺼줘요."

쓸데없이 밝은 불빛이 부끄러운 목하가 칭얼거렸다.

"안 끄면 안 됩니까?"

이제 막 보기 좋게 늘어진 수풀 위에 입을 맞추던 흑운이 고개를 들었다.

"너무 잘 보이잖아요."

"어여쁩니다. 그러니까...."

그의 오른손이 자연스럽게 허벅지 안쪽을 더듬어 급소를 아프지 않게 눌렀다. 자그마한 통증이 쾌감을 동반하여 다리를 조금 옆으로 움직였다.

"여기 좀 더 벌려 주십시오."

이미 흥건하게 젖은 음부가 자그마한 입을 빠끔거렸다. 그것을 보자 더 참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인내심으로 손가락 하나를 넣어 길을 넓힌 흑운이 목봉처럼 딱딱한 물건을 힘껏 박아넣자 목하의 허리가 늘씬하게 휘어졌다.

"아, 하윽!"

"아프십니까?"

"조금, 아니, 아...."

단단한 허리가 아래위로 흔들렸다. 안쪽으로 치고 들어온 그의 것이 쾌감의 정점을 건드릴 듯 말듯 애를 태운다. 목하가 그에게 팔을 감고 매달릴 때까지.

"빨리요, 더...."

"아프지 않으십니까?"

좁은 구멍을 꽉 메운 남근이 빠져나가다가 다시 부드럽게 들어오며 내벽을 훑었다. 오돌토돌한 점막이 더 들어오라며 그 끝을 꽉 물었다.

"아니, 안 아파요. 그러니까 빨리."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목하의 다리가 위로 쭉 올라갔다. 가느다란 두 개의 발목은 흑운이 한 손으로도 충분히 쥐고 들어올릴 수 있었다. 맨살이 퍽퍽 부딪히며 목하를 애태우던 남근이 몸 속 깊숙히 들어와 건드리기만 해도 음액이 울컥거리는 부분을 쉴새없이 찌른다. 눈앞이 번쩍거리는 쾌감 속에서 어쩔 수 없는 교성이 질척하게 흘러나와 흑운을 자극했다.

"아, 아흑, 아아!"

"하, 하아."

외마디 교성과 함께 목하가 허리를 높이 휘어올렸다. 주르륵 음액을 쏟아내는 내벽이 양물을 꽉 물고 크게 요동쳐 씨물을 빨아당긴다. 입술을 꽉 깨물고 들릴락 말락한 신음을 흘린 흑운은 천천히 다리를 내려놓았으나 목하의 몸에 삼켜진 남근은 빼내지 않았다.

"... 안아 주세요."

할딱할딱 숨을 고르던 목하가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를 향해 양팔을 뻗었다. 보기 좋게 갈라진 어깨 근육이 새하얀 여체 위에 겹쳐졌다가 옆으로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환궁하기 싫다."

뒤에서 목하를 안은 흑운이 흐트러진 머리칼에 얼굴을 묻었을 때, 목하가 흘리듯 중얼거렸다.

"항아님이 환궁 안 하시면."

커다란 손이 목하의 뺨을 부드럽게 쓸었다.

"저도 못 하겠군요."

"봐. 말 이렇게 잘 하잖아."

까르르 웃은 목하가 고개를 돌려 제 뺨에 닿은 손에 얼굴을 묻었다. 특유의 체취와 여인과는 전혀 다른 딱딱하고 뜨거운 촉감, 굵고 긴 손가락. 그것이 좋아 주인의 손길을 느끼는 강아지마냥 얼굴을 부비는 목하와 달리, 천천히 줄어들던 남근은 다시 꿈틀거리며 욕망을 키우기 시작했다.

"나 힘든데."

그러면서 슬금슬금 앞으로 도망치려는 목하의 허리를 흑운이 잡아와 다시 제 몸에 밀착시켰다.

"항아님은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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