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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두 얼굴-138화 (138/152)

<-- [외전 특별편] -->

“점점 나빠져요. 이제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어요.”

절망에 휩싸인 목하는 이제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 도운은 그것이 무엇보다 아팠다. 소리지르고 물건을 마구 부숴도, 울고불고 애원해도 괜찮았다. 그가 다 받아주면 되는 일이니까.

허나 이리 시커멓게 썩어들어가 눈물마저 나오지 않는 속은 어찌하란 말인가.

“괜찮습니다. 괜찮아질 것입니다.”

날아갈까, 부서질까 살며시 안은 어깨를 토닥여 본다. 그의 체취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목하가 문득 중얼거렸다.

“이름 없는 그림자일 적에도, 도운 님은 빛이 났어요.”

“부인께서도 그러셨습니다.”

“이제는 아니지요.”

“지금도 그렇습니다.”

못났다. 목하는 자신이 참으로 못났다 생각하면서도 최악을 향해 치닫는 상상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이제 도운 님은 더 빛이 나요. 이리도 잘나셨습니다.”

고개를 들어올린 목하가 손끝으로 도운의 얼굴을 쓸었다. 반듯한 이마에서 짙은 눈썹을 지나, 날카로운 눈꼬리 아래 약간 그을린 피부까지.

“두려워요. 도운 님을 가지려고 안달할 여인들이 두렵고, 그 미색이 두렵고, 그 몸이 두렵고, 오월 송홧가루보다 가볍다는 사내의 마음이 두렵습니다.”

도운이 양 손으로 파리한 목하의 얼굴을 감쌌다. 그녀를 보는 눈빛은 예전보다 더욱 깊었다.

그 또한 목하의 불안을 알고 있었다. 목하의 말대로, 자신이 지나치는 길목에 화려하게 단장하고 서서 노골적인 미소를 던져오는 여인네들의 존재도 알고 있었다.

도운이 시선을 내려 이불 위에 뒹구는 낙엽을 보았다.

“아리따운 여인이 수천이라 하여도, 이 낙엽 하나만 못합니다.”

바싹 마른 목하의 손바닥에 낙엽이 놓여졌다.

“그 여인들보다, 부인께 바깥 바람 한 줄기 실어다 주는 낙엽 한 장이 더 중하단 말입니다. 허니 괜한....”

“안아 주세요.”

조용히 이어가는 도운의 말을 끊은 목하가 그에게서 몸을 떼어냈다. 스스로 당긴 옷고름이 힘없이 풀어져 흩어졌다.

“부인.”

“변치 않을 마음이라면, 저를 안아 주세요. 예전처럼.”

내킬 리가 없다. 그러나 도운은 목하의 간절함을 외면할 수 없었다. 관복을 한 겹씩 벗어 옆에 걸쳐놓는 손 끝에 망설임이 담기었으나 쾌락을 기억하는 중심은 조금씩 피가 몰려 단단하게 일어선다.

조각같은 몸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바라보던 목하가 옆으로 누워 그를 향해 팔을 뻗었다.

“가만히 계시면 됩니다.”

목하가 무엇을 하려는지 깨달은 도운이 단호하게 말하며 약간 뒤로 물러섰다.

“제가 원해요.”

제 발로 그와 가까워질 수 없는 설움이 안타까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도운 님은 항상 가만히 있으라 하시지요. 허나 저는 가만히 있고 싶지 않아요.”

본연의 색을 잃고 새하얗게 변해버린 입술 안으로 뜨거운 기둥이 천천히 들어갔다. 정성스러운 혀끝이 표피 속을 핥으며 흘러나온 타액이 메마른 입술을 적셨다.

살짝 문 선단 끝을 톡톡 건드리던 혀가 찝찔한 액체를 핥은 뒤 부드러운 살갗을 타고 뿌리쪽으로 내려갔다. 목하가 기둥 옆쪽을 살그머니 빨아들일 때마다 보기 좋게 갈라진 허벅지가 긴장한다.

거부할 수 없는 쾌감 앞에 도운이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목하의 머리 위에 한 손을 얹었다.

“하아....”

제 것이 목하의 입 안으로 완전히 삼켜지자 도운이 입술을 깨물었다. 조심스럽게 젖가슴을 쓰다듬던 손에 힘이 들어가는가 싶더니, 곧 유륜 주변을 어루만지다가 점점 딱딱하게 솟아오르는 유두 끝을 잘 정리된 손톱으로 꾹 밀어넣었다.

목하는 가빠오는 숨을 가다듬으며 기둥 아래를 손으로 잡고 선단을 입안 깊숙이 빨아들였다.

“후우, 부인. 그만.”

아랫배 깊숙한 곳에서 치미는 파정감에 도운이 미간을 좁혔다.

그러나 목하는 검붉게 달아오른 분신을 놓기는커녕 더욱 입안 깊숙이 밀어넣으며 딱딱하게 긴장한 음낭을 부드럽게 긁어내렸다.

도운이 한 손으로 주무르고 있는 젖가슴이 점점 형태를 잃고 엉망으로 일그러졌다.

“괜찮아요.”

잠시 입술을 떼어낸 목하가 속삭이고는 선단 끝을 크게 핥았다. 작게 갈라진 끝부분을 맛보듯 혀끝으로 쑤셔본다.

뿌리 부근을 쥐고 있던 손이 빠르게 움직이며 기둥이 반쯤 입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으윽...."

급작스레 빨라진 자극에 도운은 더 참지 못하고 이를 꽉 깨문 채 목하의 입 안 가득히 파정했다가 꿀꺽, 그것을 삼키는 소리에 놀라 숙였던 허리를 바로했다.

“부인, 도대체!”

미안함과 당혹감보다 그를 더욱 당황하게 한 것은 자신의 욕망이었다. 입가에 채 삼키지 못한 뿌연 액체를 묻힌 목하를 향한 욕정과 정복감, 그리고 묘한 만족감.

그런 스스로에 대한 혐오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분신은 한 차례 파정한 뒤에도 줄어들지 않았다.

“맛있다고 하셨잖아요. 저도 맛있어요.”

언젠가 자신이 목하의 체액을 삼키고는 던진 말이었다. 도운은 숨을 고르면서도 피식 웃었다. 참 오래간만에 보는 미소라, 그를 올려다보던 목하 또한 작은 미소를 띠었다.

“항상 말을 안 들으십니다.”

도운이 낮게 중얼거리며 목하의 입술에 혀를 밀어 넣었다. 자신의 씨물이 무슨 맛인지 어렴풋하게 알게 되는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그녀의 입술이기에 괜찮았다.

숨을 막아버릴 듯 입안을 헤집는 살덩이에 목하가 입을 조금 더 벌리고 그것을 밀어내다가 도리어 혀를 잡혀 세차게 빨렸다.

도운이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희롱하는 유두에서 간질간질한 쾌감이 단전 아래쪽까지 긁어내리고 있었다.

“하, 하응…….”

맞닿은 입술 사이로 신음성이 새어 나오자 도운이 입을 떼고 새하얀 목덜미를 살짝 물었다. 잇자국 위로 그가 빨아올린 자국이 점점이 찍혀 가슴까지 내려간다.

손가락으로 딱딱하게 만든 유두를 장난스럽게 할짝대던 도운은 한 손으로 힘없이 늘어뜨려 진 다리를 조심스럽게 벌리고 속곳을 풀어내었다.

비밀스럽게 갈라진 틈에서 배어 나온 음액이 흥건하게 그의 손을 적신다. 그 순간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이 부드럽게 핥던 유두를 뽑아낼 듯 빨아올리며 목하의 허리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렸다.

“하윽!”

도운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는 비부 전체가 뜨겁게 달아올라 움찔거렸다. 한쪽 유두가 새빨갛게 부풀어 오르도록 빨아먹은 입이 아직 건드리지 않은 가슴으로 옮겨가 뽀얀 피부를 크게 핥았다.

꼿꼿하게 선 유두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가 혀끝으로 튕기고 아프지 않게 잘근 깨문다. 힘없이 머리를 베개 위에 늘어뜨린 목하는 그 자극만으로도 입을 벌리고 가늘게 앓는 소리를 내었다.

“조금만 더 벌려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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