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제의 두 얼굴-139화 (139/152)

<-- [외전 특별편] -->

“조금만 더 벌려도 되겠습니까?”

도운은 목하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확인하곤 두어 달 전보다 더 가늘어진 허벅지를 아주 조심스럽게 벌렸다.

눈앞에 선홍빛 속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오물오물 움직인다. 허벅지 안쪽에서 번들거리는 음액을 깨끗하게 핥은 종착점에 그 속살이 있었다.

도운이 혀끝을 세워 아래에서부터 곳곳을 자극하며 올라오자 목하는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손을 더듬어 그 끝에 만져지는 도운의 머리카락을 꽉 잡고 입술을 깨물었다.

“여기서는 소리 내셔도 됩니다.”

담담한 목소리와 함께 질척하게 젖은 옥문으로 손가락 하나가 천천히 밀려 들어왔다. 아직 완전히 열리지 않은 내벽은 손가락 하나를 받아들이기에도 버거웠다.

애써 침착을 유지하며 목하를 관찰하던 그는 목하의 눈썹 사이에 고통이 떠오르자 다시 들어왔을 때처럼 천천히 손가락을 빼내었다.

“아프십니까?”

“아니, 안 아파요.”

잘 하지도 못하는 거짓말이 안쓰럽다. 도운은 납작한 아랫배 위에서부터 부드럽게 입을 맞추며 치골을 지나 거웃 아래까지 내려왔다. 양손으로 도톰한 살을 벌리자 긴장하여 꼭 다물고 있는 입구가 드러났다.

“하…. 으응…….”

길게 세운 혀끝이 그 속으로 파고들자 목하의 입에서 다디단 신음이 비어져 나왔다. 도운이 다정하게 엉덩이께를 쓰다듬는 손길에 천천히 긴장이 풀린다.

내벽 안을 돌아가며 휘젓던 혀는 그 부분이 완전히 이완된 것을 확인하고서야 마지막 샘물을 퍼 올리며 밖으로 빠져나왔다.

“부인.”

목하의 머리 옆에 손을 짚은 도운이 몸을 낮추어 귓불을 살짝 깨물었다.

“어여쁘십니다.”

타는 듯 뜨거운 기둥이 가녀린 다리 사이로 파고들었다. 잠시 입구에서 망설이며 성난 몸체에 음액을 바르던 그것은 도운이 은밀하게 핥던 귓불을 힘주어 무는 순간 안으로 깊숙이 침범했다.

“아, 아윽!”

고통으로 미간을 한껏 찌푸린 목하의 입안에 단단하고 부드러운 것이 들어왔다. 목하는 무슨 의도인지 생각도 하기 전에 그것을 꽉 물고 고통을 참았다.

자신의 팔뚝을 목하에게 물린 채, 도운이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주 느리게, 조금씩 빠르게. 팔에 느껴지는 통증이 세지면 동작을 멈추고 조금 풀리면 다시 움직였다.

그렇게 목하의 치아가 검붉은 잇자국만을 남기고 완전히 떨어져 나갔을 때야 그의 허릿짓이 자유로워졌다.

“으응, 도운 님. 하읏....”

자신에게 깔려 힘없이 흔들리는 목하를 내려다보는 도운의 눈에 정염이 일렁인다. 그녀가 교성을 흘릴 때마다 단전에 힘이 들어가며 남근이 더욱 딱딱하게 부풀었다.

기둥에서 툭툭 터지는 핏줄이 내벽 전체를 훑어내리고, 어느 틈에 목하가 가장 색스러운 교성을 내뱉는 지점을 찾아낸 선단이 힘주어 그곳을 비비고 눌렀다. 찰박하게 흘러나온 음액이 겹쳐진 다리 사이에서 번들거렸다.

“하, 아앙, 더요, 도운 님. 더요!”

민낯을 드러낸 목하의 욕망 앞에서 도운 역시 세차게 흥분했다. 튼튼한 침상이 그의 힘에 못 이겨 삐걱대며 앞뒤로 흔들렸다. 목하가 더듬어 잡은 새하얀 이불이 엉망으로 구겨지고 몸은 점점 위쪽으로 밀려 올라갔다.

“아, 아, 아, 아흐윽!”

가느다란 허리가 끊어질 듯 위로 솟구치며 머릿속이 새하얗게 터져버린다. 옥문 속에 심장이 달린 것처럼 피가 몰리고 경련했다.

이윽고 쾌락의 파도가 조금씩 잦아들고 목하가 눈을 떴다. 풀린 눈동자 앞에서 도운의 입매가 만족스럽게 휘어졌다.

“조금만 더 하겠습니다.”

잠시 멈추었던 추삽질이 더욱 격렬하게 시작되었다. 아직 절정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한 몸은 그가 주는 쾌락 앞에 덜덜 떨며 녹아내렸다. 침상 머리맡에 대어준 도운의 손에 목하의 머리가 쉴 새 없이 부딪혔다.

목하가 입가에서 타액 한 줄기를 흘리며 도운을 붙잡는 순간, 그가 몸을 숙여 유두를 쭉 빨아당겼다.

“하으읏!”

목하의 온몸이 찌릿해지는 사이 아랫배 위에 뜨거운 액체가 흩뿌려졌다. 입안으로 파고든 숨결이 뜨겁게 입천장을 핥았다. 도운은 영견을 꺼내 체액을 대강 닦아내곤 옆에 누워 그녀를 감싸 안았다.

잘게 떨리는 어깨가 너무 말라서 아프다. 토닥토닥, 마른 어깨를 규칙적으로 두드리는 그의 손길 아래에서 목하는 모처럼 깊이 잠들 수 있었다.

**

“장군님, 환관장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가을의 건조함이 제멋대로 날아다니는 황궁 뒤편 연병장에서 병사들을 훈련시키던 참이었다. 수하의 보고에 얼굴을 대강 닦은 도운이 영견을 뒤로 던지자 병사 하나가 그것을 솜씨 좋게 받아들었다.

“대련하고 있어라.”

“예, 장군!”

도운은 힘찬 병사들의 외침을 뒤로하고 필두를 따라나섰다. 이 시각 즈음이면 집무실에 계시겠군. 그가 예상한 동선과 한 치도 다르지 않은 걸음이 집무실로 들어서서 현의 앞에 멈추었다.

“황제 폐하를 뵈옵니다.”

“편하게 앉아라.”

들여다보던 두루마리를 덮은 현이 그것을 밀어놓고 도운을 아래위로 훑었다. 무복과 한 몸인 것처럼 느껴졌었는데, 이리 보면 무관복 또한 제법 잘 어울린다. 그는 사내로서의 투기심과 뿌듯함을 동시에 느끼며 궁녀가 가져온 차를 직접 따라 도운에게 밀어주었다.

“감읍합니다, 폐하.”

“이제 감읍 소리도 잘 하고. 그래, 어떠하냐?”

“병사들의 사기가 드높으며 그 실력들이 출중합니다. 또한…….”

“아니, 아니.”

현이 질렸다는 표정으로 손을 휘휘 저었다.

“네 내자가 어떠하냔 말이다. 묻지 않으면 말이 없으니 내 답답하여 불렀다. 서 귀비 또한 걱정하고 있느니.”

도운의 머릿속에 목하가 지나갔다. 초점 없는 눈빛으로 허공을 응시하는 목하, 안타까우리만치 그에게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목하, 손에 잡히는 물건들을 죄다 집어 던지는 목하, 몇 번이나 몸을 섞고 나서야 비로소 조금 편안하게 잠이 드는 목하.

“그저 그만합니다.”

“쯧.”

현이 못마땅하게 혀를 차며 눈썹을 구겼다. 성에 찰 리가 없는 대답이었다. 행복하게 잘살아 보라고 붙여 놨더니 도리어 둘 다 엉망으로 망가지고 있지 않나.

“이번 달 업무에 좀 여유가 있느냐?”

“적당합니다. 조금 더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사흘 동안 급한 일들만 먼저 처리해 놓고 좀 쉬다 오너라. 많이는 안 되겠고, 칠 일 정도는 괜찮을 것이다.”

지금 도운에게는 가장 필요한 것이었다. 목하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 그를 어찌 알고 쉬었다 오라는 황명에 도운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다. 정말 아주 미미한 변화였으나 현에게는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다.

“감읍합니다, 폐하.”

“이제 감읍도 척척 할 줄 알고. 사람이 다 되었구나.”

“소신, 무지하여…….”

“됐다. 나가보거라.”

허리를 절도 있게 숙인 도운이 아직도 흑운이던 시절의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기척을 없앤 채 밖으로 나왔다. 자신이 없는 동안 궁성의 수비가 제대로 돌아가게 하려면 처리해야 할 일이 꽤나 많았다.

그날, 궐문이 닫히기 직전에서야 퇴궐한 그는 평소처럼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목하를 찾았다.

“많이 늦으셨습니다요, 나으리.”

“그리되었다. 부인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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