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황제의 두 얼굴-146화 (146/152)

<-- [외전 특별편] -->

결국 어린 무수리마냥 울음을 터뜨려 버린 목하의 귀에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의 것이 아닌, 또 다른 여인의 울음소리. 고개를 들어 바라본 곳에 란이가 울고 있었다. 목하보다 더 서럽게 우는 란이의 지저분한 얼굴 위로 눈물이 지나간 자국만 깨끗했다.

“넌 또 왜 울어? 뭐 잘했다고 울어?”

우는 와중에도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그러자 란이도 끅끅대며 웃는다. 그렇게 울고 웃기를 반복하던 목하는 한참 뒤에야 소매로 눈물을 쓱쓱 닦고 바깥을 외쳐 불렀다.

“거기 누구 있니?”

“예, 마님.”

기다렸다는 듯, 벼리가 밖에서 냉큼 대답했다.

“이 아이 좀 데려가 씻기고, 내 옷 아무거나 입혀서 방 하나 내줘.”

문이 벌컥 열렸다. 그러나 들어온 사람은 깨끗한 무명옷에 머리를 쫑쫑 땋아 내린 벼리가 아니었다.

“내보내십시오. 이 집에 거둘 수는 없습니다.”

“도운 님.”

“안 된다고 했습니다.”

목하는 불쑥 들어온 도운과 여전히 앉아 있는 란이를 번갈아 보았다. 란이는 도운이 나타나자마자 목하를 따라 웃던 것을 그만두고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도운이 무서운 걸까, 사내가 무서운 걸까. 아니면 그저 본능적인 공포일까.

“곧 겨울이 닥칠 텐데. 봄까지만 있게 해 줘요. 응?”

“안 됩니다.”

처음부터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다 후회하며, 도운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잠시 그를 올려다보던 목하가 풀죽은 얼굴로 고개를 숙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고개를 돌리고 두칠이를 부르려는 그를 향해 목하가 다급히 외쳤다.

“서방님!”

막 입을 열려던 도운이 멈칫하며 목하를 돌아보았다.

“서방님. 제발요.”

“... 하, 진짜.”

머리를 제멋대로 흐트러뜨린 그가 성큼성큼 다가와 목하의 턱을 잡고 들어 올렸다. 만감이 교차하는 눈빛이 그녀를 꿰뚫어버릴 듯 응시했다.

“그리 불러달라 할 때는 들은 척도 안 하고.”

“부르려고 했어요. 그런데 서방님이 얄밉게 말하니까.”

다시 나온 서방님이라는 말에 도운이 움찔했다. 토막을 내 뼈째로 씹어 삼켜도 분이 풀리지 않을 계집이건만, 목하에게는 이번에도 당해낼 수가 없었다. 늘 이런 식이었다. 그 누구와의 싸움에도 진 적이 없는 도운은 단 한 사람, 목하에만은 언제나 패배였다.

“씻겨 와라.”

못마땅한 명이 떨어지자 조마조마하게 바라보던 벼리가 냉큼 들어와 란이를 데리고 나갔다. 둘만 남자마자 목하의 몸 위에 올라간 도운이 사납게 입술을 파고들었다.

“읍…!”

혀를 뽑아가기라도 하려는 듯 세게 빨아들여 멋대로 희롱하다가 놓아주자마자 입안을 제 것으로 가득 채우고 점막을 샅샅이 핥았다. 어느새 질척해진 타액이 목하의 턱을 타고 흘러내릴 즈음, 도운의 입술이 가쁜 숨결을 남기고 떨어져 나갔다.

“수상한 기미가 보이면 바로 내보내겠습니다.”

“네, 그렇게 해요.”

도운이 엄지손가락으로 자그마한 턱에 묻은 타액을 훑었다.

“그뿐입니까, 대답은?”

조금 전까지 목하를 휘젓던 혀가 살짝 나와 손가락 끝을 할짝 핥고는 다시 들어갔다. 무어라 대답해야 하지. 잠시 고민하던 목하는 도운이 미간을 좁히기 직전, 간신히 그가 원하는 답을 찾아내었다.

“고마워요, 서방님.”

“아. 젠장.”

인사에 대한 대답치고는 지나치게 거친 말을 내뱉은 도운이 다짜고짜 얇은 이불을 걷었다. 그 아래 얌전히 잠자고 있던 침의도 함께.

“뭐 하세요!”

“마저 하겠습니다.”

계곡에서 하던 것. 친절하게 설명까지 덧붙이는 와중에도 그의 손은 바쁘게 움직여 눈 깜짝할 사이 새하얀 나신을 완전히 드러내었다. 동그란 엉덩이 아래 펼쳐진 치마폭을 빼내서 정리할 여유까지도 없었다. 도운이 잡아 벌린 다리 사이로 비밀스럽게 감추어져 있던 둔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서방님, 잠깐, 아흑!”

말려 보겠다고 부른 것이건만, 되려 그에게 불을 붙인 셈이 되었다. 비부 아래 끝에서부터 거웃이 시작되는 지점까지 한 번에 크게 핥은 도운이 계곡 사이로 혀끝을 밀어 넣었다.

예민한 속살이 침입자에게 촉각을 곤두세우며 수축했다. 그 긴장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 안쪽에 숨겨진 날개 사이를 은밀하게 핥는 그의 혀놀림에 밭은 신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도운은 목하가 달아오른 것을 확인한 후 옷을 벗어 아무렇게나 내팽개치고 뽀얀 다리를 아예 활짝 열어젖혔다.

“아…. 거기, 너무…….”

피도 통하지 않게 이불을 꽉 그러쥔 손이 점점 창백해진다. 도운이 양손으로 도톰한 살점을 완전히 벌리고 그 안을 구석구석 핥았다.

목하 자신은 어찌 생겼는지조차 모르는 점막들이 그 혀끝에서 저마다 흥분하여 날뛰고, 타액인지 음액인지 모를 액체들이 흥건하게 속살을 적셨다.

입을 떼고 그 위를 손가락으로 문지르는 도운의 눈에서 욕정이 뚝뚝 떨어진다. 지금 당장 제 분신을 박아넣고 허리를 움직이고 싶은 욕망과, 채워지지 않는 흥분으로 애원하는 목하를 내려다보며 만족하고 싶은 욕망이 서로 엉키고 부딪히다가 결국 젖은 구멍 안으로 손가락을 쑥 밀어 넣었다.

제 안에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꽉 무는 근육이 만족스럽다. 좁은 구멍을 비집고 손가락 하나를 더 밀어 넣은 그는 마디를 살짝 구부려 말랑하고 기분 좋은 점막 곳곳을 마음껏 헤집었다.

“아, 아흑, 그만요, 그만!”

“쉿. 가만히 계셔야 빨리 끝납니다.”

찌걱찌걱, 도운이 어디를 쑤시든 위아래에서 동시에 음탕한 소리가 흘러나오며 여체가 녹아내린다. 반쯤 눈을 감은 채 엉망으로 흐트러진 목하를 내려다보는 도운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 입술은 곧 수줍게 머리를 내밀고 있는 구슬을 물고 아주 살짝 빨아당겼다.

“하읏!”

동시에 아까보다 강하게 손가락을 쑤셔 박자 목하의 동공이 크게 팽창했다. 한 손으로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치골 위를 누른 도운은 손 전체를 넣어버릴 듯 돌려가며 어느새 손가락 한 개를 더 집어넣었다.

손이 퍽퍽 대며 치고 들어올 때마다 음액이 사방으로 튀었다. 입안에 들어온 음핵을 이리저리 굴리던 혀가 그것을 빠르게 아래위로 튕기듯 핥았다. 목하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저 쾌락에 숨을 헐떡이고 교성을 뱉었다.

그리고 별안간 그 자극이 뚝 멈추었을 때, 살짝 벌어진 목하의 입술에 매끄러운 것이 문질러졌다.

“빨리.”

도운이 먼저 구음을 요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지금 그의 갈라진 목소리는 지독하게 색정적이었다. 고개를 약간 돌려 입안에 빨아들인 선단에서 맑은 액체가 방울방울 흘러나왔다.

목하가 한 손으로 뿌리 부근을 잡고 기둥을 혀로 감싸자 잠시 멈추었던 도운의 손이 다시 엄지로 음핵 위를 누르며 옥문 안을 쑤시기 시작했다.

“아…. 아아…. 앗!”

혀를 움직이는 것도 잊고 남근을 입에 문 채 신음하던 목하가 눈을 꼭 감고 달콤하게 울었다. 비부 전체가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며 손가락을 꽉 물었다. 아래에서 한꺼번에 뿜어진 액체가 도운의 손을 타고 뚝뚝 떨어졌다.

“하, 서방님, 이제 그만, 잠깐만요.”

목하의 입에서 남근을 빼낸 도운이 활짝 벌어진 다리 사이에 자리 잡자 목하가 놀라 그를 붙잡았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뭐가 그만입니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