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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두 얼굴-147화 (147/152)

<-- [외전 특별편] -->

목하의 입에서 남근을 빼낸 도운이 활짝 벌어진 다리 사이에 자리 잡자 목하가 놀라 그를 붙잡았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뭐가 그만입니까.”

한쪽 다리가 높이 들어 올려진다 싶더니, 이내 타는 듯 뜨거운 것이 다리 사이로 푹 박혀 들었다. 아프도록 예민해진 점막은 불거진 핏줄 하나하나까지 느끼며 힘껏 그것을 감싸 안았다.

“으읏.”

도운이 낮은 신음을 토해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미 목하의 입안에서 파정 직전까지 갔었던 남근은 커질 대로 커져 강하게 수축하는 옥문 안에서 쾌감과 통증을 함께 느꼈다.

그 통증마저 쾌감에 한몫을 보탤 뿐이었기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목하를 내려다보며 한 번 더 허리를 쳐올렸다. 내벽의 주름이 파도치며 선단을 빨아들이고 남근을 주물렀다.

아래에서 출렁거리는 새하얀 젖가슴과 베개를 꼭 쥐고 흐느끼는 목하의 목소리가 너무 음탕하고 사랑스러워서 미쳐버릴 것 같다.

어깨 위에 힘없는 다리를 걸쳐놓은 도운이 한 손으로 침상을 짚고 한 손으로 아까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젖가슴을 우악스럽게 쥐었다. 그가 손가락 사이에 유두를 끼워 비비며 살덩이를 마음대로 쥐고 흔드는 와중에도 남근은 쉴 새 없이 옥문을 왕복하며 제 욕심을 채웠다.

아까보다 더욱 큰 절정의 파도가 휘몰아쳐 목하를 집어삼키고, 숨이 넘어갈 듯한 높은 교성과 함께 그녀의 안에서 음액과 씨물이 거의 동시에 터졌다.

“하아…….”

만족스러운 한숨과 함께 도운의 몸이 목하 위로 무너졌다. 그가 깊이 숨을 내쉬고 들이마실 때마다 잘 다져진 근육이 아래위로 오르내렸다. 목하는 아직도 제 안에서 펄떡거리는 남근의 움직임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그 아래에 축 늘어져 있었다.

“빼기 싫은데. 이대로 자도 됩니까?”

도운이 나른하게 물어오는 말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목하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오늘은 곤하시니까 좀 쉬고.”

목하의 입술을 할짝거리던 도운이 조금 줄어든 남근을 빼지 않은 채 옆으로 누워 자그마한 머리를 팔 안에 보듬어 안았다. 헝클어진 머리에서 고운 향기가 올라와 도운의 가슴을 만족으로 가득 채웠다.

“내일은 안 나갈 겁니다.”

“왜요?”

목하는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간신히 되물으며 단단한 품에서 얼굴을 들어 올렸다. 날카로운 눈매가 그녀의 시선 앞에서 나른하게 휘어졌다.

“맛있는 것 먹이고, 종일 할 거니까.”

“이게 그렇게 좋아요?”

“아니. 부인이 좋은 겁니다.”

여자 마음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도운 때문에 속을 있는 대로 태우던 나날이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목하는 슬슬 올라가는 입꼬리를 그의 품 안에 감추고는 땀이 식어 차가워진 등허리를 꼭 끌어안았다.

“나도. 서방님이 너무 좋아요.”

“... 아.”

도운이 대답 대신 탄식 같기도, 어찌 들으면 짐승 같기도 한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조금씩 줄어들던 남근에 갑자기 힘이 들어가며 부풀어 올랐다. 목하가 설마, 하고 고개를 들기가 무섭게 벌떡 일어난 그가 다시 몸을 겹쳐왔다.

“그럼 한 번 더.”

맞댄 입술에서 유혹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와 목하를 촉촉이 적시기 시작했다.

**

“그 소저, 영 먹지를 않아요. 어제 저녁도 한 저분을 겨우 들었어요.”

거지꼴로 저자를 떠돌아다니던 란이를 거두어 들인지도 어느덧 보름. 그러잖아도 말라 있던 그녀는 어떤 음식을 주어도 몇 입을 먹다가 입을 꾹 다물고 수저를 내려놓고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거부했다.

무슨 상관이야. 목하는 그리 생각하면서도 아침에 소셋물을 가져온 벼리의 말에 이마를 찡그릴 수밖에 없었다.

“데려와 봐.”

“하오나, 주인 나으리께서…….”

혹시나 몰라, 하녀들이 거처하는 후조방 가장 외진 곳에 란이를 머물도록 한 도운은 그마저 내키지 않는지 목하 주변에 그녀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렇기에 목하는 란이를 들인 날 이후부터 얼굴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딱히 볼 생각도 하지 않았고.

허나 결국 지난 세월의 추억이 동무를 다시 불러들이도록 만들었다.

“내 책임질 것이니 데려와. 아침상도 여기로 가져오고.”

“네, 마님.”

목하가 대강 몸단장을 끝내자 소셋물을 받쳐 들고 나간 벼리는 곧 란이를 데리고 다시 와실로 돌아왔다. 두 사람의 뒤에서 아침이면 늘 먹는 죽과 간단한 찬도 따라 들어왔다.

“먹어.”

잠시 비쩍 마른 란이를 못마땅하게 훑어보던 목하가 던지듯 말하며 먼저 수저를 들었다. 목하가 한 저분을 삼키면 란이도 한 저분을 삼키고, 목하가 찬을 집으면 란이도 똑같이 그 찬을 집었다.

두 사람의 그릇은 거의 같은 시각에 비워졌다. 목하가 수저를 내려놓자 란이도 수저를 내려놓고 멍하니 목하를 바라보았다.

“뭘 그리 봐. 내가 네 엄마야?”

다시 툭 던지던 목하가 별안간 입술을 깨물었다. 손을 다친 란이 대신 소세를 시켜주던 목하에게, 그녀는 종종 장난스럽게 엄마라고 불렀다. 나도 엄마가 있으면 꼭 이런 기분이겠다, 하고 웃으며.

이제는 쓸모없는 기억이 왜 떠오르는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으나 눈에 선한 그 봄날은 지워지지 않았다.

그 이후, 란이는 거의 종일 목하와 붙어 있었다. 밥을 먹을 때도, 서책을 읽을 때도, 수를 놓을 때도 함께였다. 처음에는 화를 내던 도운도 목하를 말리지 못하고 한 사람이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허락했다.

그리 겨울의 문턱에 가까워져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던 어느 날에, 여느 때처럼 곁에 가만히 앉아 허공을 바라보던 란이가 목하에게 손을 내밀었다.

“뭐. 손잡자고?”

목하가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마주 손을 내밀자 란이는 잡은 손을 침상 밖으로 끌어당겼다. 마치 밖에 나가자 말하는 것 같았다.

“못 나가. 알잖아. 너 때문에.”

알아들을 리가 없지. 목하는 한숨을 쉬고 잘 움직여지지 않는 다리를 간신히 틀어 침상 아래로 늘어뜨렸다. 신을 신지 않은 발끝에 바닥의 냉기가 그대로 스며들었다. 그때였다. 발목이 움찔하며 냉기를 피해 발끝을 살짝 들어 올린 것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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