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장 키오라 에메라다
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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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m밖의 머리카락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것 같은 무한의 정적으로 가득 찬 공간이다.
그 곳은 암흑이었다.
머리 위로는 5백 야드에 이르는 두터운 암반이 짓누르고 있는 빛 줄기 하나 없는 진정한 암흑.
그리고 그 안에서 모여 있는 수백 명의 남녀들도 정적을 깨는 것이 두려운지 호흡조차 죽이며 서 있었다.
그들 가운데 있는 것은 지하 호수이다.
둘레가 백 야드 정도 될 것 같은 둥그런 수면의 주위를 감싸는 형태로 그들은 서 있었고 전원이 꼼짝 않고 수면만 응시하고 있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인가.
그것은 모른다.
하지만 그 무언가를 보는 것이 상당히 힘든 듯 하다.
몇 몇 사람은 몸을 부들부들 떨기까지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은 상당히 오랫동안 그렇게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쓰러지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새 쓰러진 자는 10여명.
그대로 계속하면 희생자는 늘어날 것 같았다.
그때 낮은 목소리가 고난의 끝을 알렸다.
「――시간이 됐다. …… 의식을 마친다.」
한숨 돌리는 듯한 공기가 일동의 머리 위로 떠돌았다.
그 낮은 목소리는 계속되었다.
「심한 고행이었다. 7일간 잘 버텨 주었구나 . ……그렇지만 쉬기에 앞서 의식의 성과를 들어야겠다. 『보았던』자는 있는가.」
넓은 공간을 낮은 목소리가 퍼지자 메아리 같이 많은 대답이 되돌아왔다.
「보았다.」
「보았다.」
「보았다.」
「나도 보았다」
30여명의 소리가 답했다.
한차례 그 소리가 퍼져나가며 몇 명인지 헤아렸을 것이다.
처음의 낮은 목소리가 지친 것처럼 말했다.
「361 명중 58명. ……15% 정도인가 . 분명히 처음보다는 많구나.」
공간은 잠시 침묵으로 가득 찼지만 이윽고 낮은 목소리가 말했다.
「유감이지만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과거의 카미오카 지하호수를 바라보는 점성의 의식에 의해 우리들은 확인했다. 순수한 물에 우거지는 빛을 아우르는 사악한 모래 먼지들을 . ――우리들의 적이 나타났다는 증거를.」
이제껏 고요하던 공간이 무리들의 웅성거림으로 깨졌다.
그것을 제지하고 목소리는 계속됐다.
「맞서 싸우지 않으면 되지 않는다. 동료들을 모아야 한다. 때가 된 것 같다. 다시 한 번 과거의 방식을 따른다. 이 중에서 100의 빛을 본 자」
「……」
「50의 빛을 본 자」
「……」
「30의 빛을 본 자」
「42.... 찾았습니다」
하나의 맑은 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그것을 들은 낮은 목소리는 조금 주저하는 듯 멈칫했으나 곧 말을 이었다.
「……그러면 네가 그것을 맡는다.」
「예.」
「다른 자는 준비를. 시간이 얼마 없다.」
어둠 속에서 수많은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조용히 하나씩 하나씩 사라진다.
그들이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그것을 아는 자는 이미 이 대륙에 존재하지 않고 오직 이름만 전해질뿐이다.
그들은 바로 별의 예언가
- 프로세지아 점성단.
진그리츠 제국 힐발트 왕궁 내 제3 연병장.
성 동쪽의 흉벽 주위에 만들어진 이 연병장은 2천명에 달하는 보병단의 모의전도 수행할 수 있는 거대한 광장이다.
금일도 왕도 방위 제2군의 중보병단이 전투대형 훈련을 행하고 있지만 왠지 상당히 불만스러운 것 같았다.
아침부터 공병들이 연병장의 구석에 100여 개의 말뚝을 쳐서 훈련 장소를 좁히고 있었다.
그뿐이 아니라 낮에는 십 수명의 근위병에게 둘러싸여서 무엇인가 잘난 체하는 인간이 나타나 한때 훈련을 중단시키도 한 것이다.
「어떤 자식이야?」
「무슨 궁정 귀족 나부랑이겠지.」
「바보 저분이 폐하시다 」
「뭐? 그 황제?」
막 즉위한 크리온 황제가 왔다는 것을 안 병사들은 휴식하는 도중에 황제의 행차를 지켜보았다.
크리온과 여성 무관 마이라·니센을 주축으로 한 근위병들이다.
거기에 국군 본영의 공무창에 소속된 베크텔이라는 한 장인이 동행하고 있다.
그들이 여기에 온 이유는 황제의 검을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
「그러면 폐하의 검을 보여주실 수 있겠습니까」
「여기.」
「실례 하겠습니다.」
정중하게 머리를 숙이며 베크텔이 크리온의 레이피어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시력을 조정해주는 안경이라고 말한 묘한 도구를 썼다
「흐으음……나그레브의 명인 페본의 비문입니다. 상당히 좋은 검입니다… 하지만 조금 가벼울 것 같습니다만……」
「난 찌르기로 밖에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
「아! 이런 실례를. 그렇군요 폐하의 체격이라면 그러한 전법밖에 ……아니, 이런 계속 실례를. 」
「어차피 사실이나 너무 상관하지 마라. 」
쓴웃음을 짓는 크리온에게 그렇습니까 라고 머리를 조아리며 베크텔은 계속한다.
「어차피 폐하께서는 대부분 진중에서 지휘하시는 것으로 전쟁을 하실 겁니다. 적들과 맞부딪치며 싸울 일은 별로 없을테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성어법(聖御法)에도 검의 강도는 관계없습니다. 그러니-」
「그래서 천공을 할건가?」
「굳이 천공작업까지 할 필요 없이 이 검에도 천공이 있습니다. 그러면 바로 성령(聖靈)의 힘을 주입해 보겠습니다.」
베쿠텔은 재빨리 옆에 있던 납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몇 개의 구멍이 있고 그 안에는 그 구멍 크기에 맞는 검은 구슬이 몇 개가 들어 있었다.
안경 낀 눈을 몇 번 깜빡거리고 나서 그는 그 중 하나를 꺼내들었다.
「이 정도면 괜찮으실런지. 성력(聖力)은 225헤이린. 오성력 1160년의 겨울에 북부 킨발토의 산슈를 습격한 이름 없는 지진영(地震靈)의 봉공(封球)입니다. 속성은 지열(地裂-대지의 찢어짐)이고 비교적 조용한 성령이기 때문에 지배하기도 쉬울실 겁니다.」
「225헤이린으로는 조금 약하지 않나?」
마이라가 끼어들자 베크텔은 잠깐 크리온의 안색을 살펴보고 나서 신중한 어조로 말했다.
「성어의 기술은 상당히 어려운 것입니다. 역사있는 가문의 숙달된 기사들도 혼을 억제하다 가 종종 실패를 해서 부메랑효과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우선 얌전한 혼으로 조율에 익숙해지신 다음 다른 것을 시도하시는 것이……」
그리고 재빨리 덧붙였다.
「물론 폐하의 피가 저속하든지 자질이 나쁘다고 말씀드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무례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용서를. 」
「괜찮다. 음... 마이라? 225헤이린이면 어느 정도지?」
가볍게 웃으며 크리온이 묻자 마이라는 자신의 검을 빼들었다.
조금 긴 날을 갖는 검 자루에 푸르스름한 빛을 띤 봉구가 장착되어 있었다.
「제 것은 480헤이린의 힘을 갖는 선풍혼입니다. 1211년에 에이구의 대규모 농장을 습격한 것으로 이름은 『키슈하』. 속성은 선풍(旋風-돌개바람)입니다.」
역시 마이라도 무인인 탓인지 부드러운 시선을 검에 보내고 나서 뒤돌아보았다.
「보여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래? 좋아! 나 검성력(劍聖力)을 본적은 한 번도 없거든!」
「정말이십니까? 그레인델 지역은 국경지방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아아.. 그렇기는 하지만 내가 있은 이후로 뭔가가 대대적으로 쳐들어온 적은 없었거든. 기껏해야 소규모 몬스터 정도?. 정규군의 전투는 아직이야.」
「그러면 보십시오. 실전에서처럼 전의(戰意)가 높을 때라면 특별한 집중없이 말 한마디로 가능합니다만 지금과 같은 평상시에는 명사(命詞)를 주창해서 집중을 한 다음 힘을 발출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마이라는 앞으로 나가 검을 가슴 앞에 꼿꼿이 세우고 정신을 집중하였다.
그러자 크리온들이 뒤로 물러서고 후방의 일반병사들도 마른침을 삼키며 지켜봤다.
대략 3,40야드(야드=미터) 정도 떨어진 성벽 앞에 늘어서 있는 말뚝들을 응시한 다음 마이라는 검을 향해 명사를 주창하기 시작했다.
「나-에리드의 고대혈통 토가·니센에서 이어진 마이라·니센이 영혼의 계약에 따라 성어의 기술로 이어진 너-고귀한 바람 키슈하에게 피와 힘으로서 명한다. 지금 너에게 찰나의 눈뜸을 허용하니 다시 한번 네 힘으로! 격렬한 바람의 춤으로! 나의 적을 찢을 것을 명한다! 」
명사를 끝마치는 순간 검날에 손가락을 그어 검에 피가 떨어지도록 했다.
그 순간 검이 흔들리며 검명이 발생했다.
『승락』
주인밖에 들리지 않는 성령의 반응과 동시에 봉인구에 얽매여 있던 성령의 힘이 치솟는 것을 마이라는 양팔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러자 마이라는 검을 높게 치켜들었다가 목표물인 말뚝을 향해 거세게 검을 내리쳤다.
츄아아아아아아!!!
귀를 울리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대기가 찢겨졌고 뭔가 보일 듯 말 듯한 기운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건장한 남자의 몸통 만한 말뚝열에 쇄도한 그것은 날카로운 음과 동시에 이십여 개의 말뚝들을 각각 10조각 이상의 나무토막으로 만들어버렸다.
「……… 굉장하다 굉장해!」
크리온이 박수와 함께 병사에게서 와∼ 라는 환성을 튀어나왔다.
「굉장하구나 과연 질공기단의 단장이다」
「고속의 뭐라든가 하는 부대로 이전 된 것이 정말 안타깝군 그래.」
「야∼ 나도 저런 검 하나 있었으면 좋겠군...」
「성어법으로 조율한 검을 사용하려면 태초에 성어법과 관련이 깊은 유서 있는 혈통에다가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평민에게는 무리야. 」
「그런가… 응? 누구?」
갑작스러운 대답에 병사들이 뒤돌아봤다.
그 들이 시선이 향한 곳에는 파란 머리카락과 날카로운 눈을 가진 남자가 조용히 마이라들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게다가 보통 병사들이 가져봐야 별 의미가 없다. 사실 조율검의 진정한 위력은 물리적인 파괴력보다는 군단을 통솔하는 힘에 있다. 소유주의 의사를 성령이 수천 수만 명의 부하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거다. 집단전에서 많은 병사를 수족과 같이 움직인다는 것은 보통의 조율검사 100명보다 더 위력적이지…… 그러니 너희들이 갖는다해도 보물을 썩히는 것에 불과하다.」
「뭐야.. 우리는 그냥 좋다고 말한 거지 그렇게 까지 진지할 필요는 없잖아?」
병사는 남자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보았다.
「너 우리 병단의 소속 맞냐? 처음 보는 얼굴인데?」
「봐라. 다음은 폐하의 차례시다.」
다가올 눈요기에 병사는 의심을 날려버리고 재빨리 앞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의 것이 480헤이린의 성령의 힘입니다」
마이라는 갑자기 빠져나간 기운에 약간 피로한 기색을 띠면서 크리온에게 말했다.
「225헤이린이라면 이것의 절반의 위력이죠.」
「굉장하구나. 마이라는 」
「그다지 굉장하다고 까지는… 진피어스각하의 『로우바누』는 100개의 표적을 단숨에 불덩어리로 만들어 버립니다.」
「허! 장군이.」
크리온의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곧 마음을 다져먹고 말했다.
「좋아요. 우선 해 보겠어. 베크텔. 봉구를!」
「예.」
베쿠텔은 크리온의 레이피어자루에 구슬을 끼워 넣고 금구를 조여서 고정시켰다.
「이 봉구의 속성은 지열 즉 대지의 파괴력이나 지진이 현현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번 직접 느끼시면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음.」
크리온은 레이피어를 들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마이라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기로 결정했다.
잠시 입술을 앙물다가 명사를 말했다.
「나-진의 오랜 핏줄 벨가인·벨가드·진라에서 이어진 크리온·크딜렉트·진라가 영혼의 계약에 따라 성어의 기술로 이어진 너-대지의 성령에게 피와 힘으로서 명한다. 지금 너에게 찰나의 눈뜸을 허용하니 다시 한 번 네 힘으로! 땅을 찢고 나의 적을 마실 것을 명한다!」
그리고 즉시 피를 흘렸다.
하지만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검은 계속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
크리온은 힘없이 검을 내려다보았다.
내 힘이 모자른 탓일까?
막 크리온이 자기비하에 빠지려고 할 때 베크텔이 갑자기 얼굴을 굳히며 봉구를 넣었던 납 상자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큰 소리를 외치며 달려나갔다.
「폐하! 기다리십―」
그렇지만 크리온은 고집을 세워 외쳤다.
「너는 힘을 갖고있지 않나? 이름을 갖고있지 않는 성령은 힘도 없다는 건가?」
『이름은 있다.』
「――에?」
갑자기 크리온의 주위에 짙은 안개가 생겨났다.
지진영의 작용과는 분명히 달랐다.
베크텔의 얼굴이 창백해지며 마이라가 달려들려고 할 때 그 장소에 있던 모든 병사들의 머리에까지 강렬한 사념이 달하였다.
『내 이름은 즈올니크. 카리가나의 해왕(海王). ――진의 피를 잇는 인간이군. 자 견디어 보아라. 나의 힘을……』
소용돌이치던 안개가 순식간에 농축되며 크리온을 감싸는 거대한 물방울로 변해버렸다.
사람의 키를 훨씬 넘기는 파란 액체덩어리.
그 안에 갇힌 크리온은 호흡이 점점 가빠졌다.
그렇지만 필사적으로 참았다.
하지만 온 몸을 죄어오는 수압은 그런대로 참을 수 있었지만 정작 힘든 것은 머리 속에서 뭔가가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점점 정신이 몽롱해지며 이대로 정신을 잃는다면 편안할 것 같았다.
((그래 이대로 누워버리면… 골치 아픈 문제들은 다 잊고… 영겁의 바다 속에서 편안히 쉴 수 있어…))
저항하려고 했으나 그 생각마저 사라지며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렇게 자신의 뜻인지 뭔지 모를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시야가 흐려져 갈 때 문득 눈앞을 스쳐 지나가는 영상이 보였다.
긴 검은머리…
크고 아름답지만 단호한 눈…
흘러내리는 눈물…
눈부시도록 새하얀 몸…
(( 소..류..타!! ))
순간 정신을 차린 크리온은 눈에 들어오는 소금기를 참고 앞을 노려보며 그동안 수천 번은 족히 해 왔던 그 동작으로 레이피어를 힘차게 내밀었고 그것은 그대로 푸른 수벽을 뚫어버렸다.
「이... 야야아아아아아!!! 가랏!!!」
쿠화와와와와와아아아!
지름 2야드 남진한 물방울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의 막대한 양의 수류가 쏟아져 나왔다.
거대한 폭포와 같은 그 강렬한 흐름은 지면을 갈기갈기 찢어발기며 앞으로 돌진하였고 그것을 본 마이라가 경악의 외침을 토해냈다.
「해소(海嘯-바다의 울부짖음)가 !」
방대한 양의 해일이 말뚝의 열을 강타하였고 10개나 20개가 아니라 그 곳에 있던 150여개의 말뚝을 모조리 흔적도 없이 삼켜버린 채 해수는 그대로 성벽과 충돌하며 타고 올라 하늘 높이 물길을 퍼 올렸다.
수기가 잦아들며 의연하게 웃는 성령의 소리가 펴져 나갔다.
『아직 멀었다……너무 취약하구나… 하지만 네 의지를 감안해서 같이 있어주도록 하지… 』
성령의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누구하나 입을 열지 않았다.
베크텔은 털썩 주저앉은 채 손만 떨고 있었다.
병사들도 멍하니 입만 벙긋거리고 있었다.
파란 머리카락의 남자만이 작게 중얼거릴 뿐이었다.
「훌륭하다……」
그 중에서도 마이라가 크리온에게 뛰어갔다.
「폐하! 무사하십니까?」
물에 빠진 생쥐 마냥 흠뻑 젖어서 망토에서 물발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지만 크리온은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더니 검을 떨어뜨리고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
마이라가 그 몸을 받아 들면서 베크텔을 매섭게 쏘아본다.
「베크텔! 이게 무슨 일인가! 저것은 지진영 따위가 아니다! 초성령 수준의 것이 아닌가 !」
「저..저도…」
비틀비틀 다가온 베크텔이 크리온의 레이피어를 손에 들고 신음했다.
「아! 역시. ……이 베쿠텔 일생의 불찰입니다. 봉구를 잘못 끼워버리다니…」
「틀렸다고?」
마이라가 검을 겨누며 소리쳤다.
「그래서 끝날 일이라고 생각한 것인가. 뭔가! 지금의 것은!」
「오성력 755년에 북해의 카리가나 제도를 괴멸시켰다고 알려진 1500 헤이린의 노도령(怒濤靈-성난 조수의 령)입니다」
「…!! 1500 헤이린이라고 ?」
「그것도 추정입니다. 너무 강하기 때문에 누구도 사용할 수 없었고 최근 5백년동안에는 거의 사장되다 시피 했습니다. 다만 연구를 위해 보고에 보관하고 있었습니다만 제 눈 탓인지 잘못 꺼내온 것 같습니다.」
그러더니 베쿠텔은 개구리같이 납죽 엎드려 설설 기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아차리고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폐하께서!! 결코 고의로 건네 드렸던 것은 아닙니다! 제발! 제발! 용서를! 」
「고의라면 반역죄에 해당하니 구족이 교수대에 매달리겠지. 하지만 실수라고 해도 용서될만한 문제가 아닌-……폐하?」
「마이라? 괜찮아졌어.」
의식을 회복한 크리온이 마이라의 손을 밀어내며 베크텔 앞에 섰다.
「정말 고의가 아니었나?」
「예! 물론입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교수대까지 갈 필요야.」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리나 혀를 자르는 정도로 끝내주신다면-」
「다리라니! 괜찮다고! 괜찮아! 다음부터 조심하면 돼. 나도 별 이상이 없고. 」
「그……」
베크텔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슬그머니 황제를 올려다보았다.
「…… 눈을 멀게 하신다던지?」
「아니.」
「전 재산을 몰수하고 귀향을 보내신다던지?」
「없다니까 그래.」
「아……감사합니다! 폐하 정말 감사합니다!!」
엎드려 있던 베크텔은 이제 머리까지 지면에 비벼대며 외쳤다.
마이라가 불만스럽다는 듯이 말한다.
「폐하의 목숨까지 위험하실 수도 있을 일인데 그렇게 간단히 무마될 일이 아닙니다.」
「마이라씨 그 쪽도 약간 생각을 바꿔 줬으면 하는데 말이야..」
크리온은 뒤돌아보며 말했다.
「그런 엄격한 벌로 아래 사람을 따르게 한다는 방식은 선황 폐하께서 하신 일이겠지? 베크텔이 이렇게 벌벌 떠는 것도 그 때문일 거야. 나는 그런 것 싫어. 앞으로는 확실한 재판도 하지 않고 벌을 주거나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거야.」
「……」
마이라의 입이 열이지 않았다.
그런 것으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그렇지만 크리온은 강하게 말했다.
「좀 깨우치라고.」
그 말을 들은 마이라도 검을 집어넣었다.
크리온은 표정을 부드럽게 바꿔 말했다.
「그러나 생각 외의 소득인데? 이 정도로 강한 성령도 그럭저럭 ......조정할 수 있으니 말이야. 그렇지 않아?」
「예. 그것은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확실히 폐하게서는 강한 성어의 힘이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전에 폐하의 능력을 의심한 무례에 대해서는 정말-」
「그러니까 괜찮다고 했잖아.」
크리온이 쓴웃음 지으며 부정하자 마이라가 사무적인 어조로 바꿔 말했다.
「폐하 갑작스러운 이야기입니다만 ……다른 친위장을 두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예? 그런.... 기분 나빴나?」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고속 칙사단의 단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칙사단이 정식으로 발족한다면 폐하의 호위까지 감당하기가 힘들어지게 될 겁니다. 그러니 다른 친위장이 필요하실 겁니다. 」
「그것은 ……그런가」
크리온이 본심으로는 마리아가 계속 돌봐주었으면 했다.
이제야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정도 들어가는데..... 그렇다 치더라도 확실히 마이라의 의견이 합리적이다.
「음... 알겠어요. 다른 사람을 찾아봐야겠군.」
「네. 그런데 이제 곧 정무의 시간입니다. 렌다크 남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후에는 이웃 나라 사절의 접견시간입니다. 그러니 서두르시는 것이… 」
「아. 그렇군요.」
성으로 돌아가는 황제 일행을 바라보며 병사들은 웅성거렸다.
「아, 굉장했어. 」
「저런 위력의 성령을 사용하시다니 과연은 폐하시다」
「겉모습은 아직 어린데도 저 정도라니…」
「아직 완전하게 부릴 수는 없는 것 같군. ……저것은 이용할 수 있겠어. 」
「엥? 뭐?」
병사는 다시 뒤돌아보았다.
그렇지만 거기에 있던 파란 머리카락의 남자는 홀연히 자취를 감춘 다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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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은 의역과 오역이 난무합니다.
땜빵 전문 pray4her 입니다.
broadcome님이 연재하시다가 중단하신 글입니다.
최근 잠깐 복귀 하셨었는데, 다시 잠수 타셔서 땜빵 전문인 제가 번역해 봤습니다.
자주 못 올립니다만 가능하다면 1-2주에 한 번은 올리도록 해보죠...(장담은 못합니다.)
그리고 BL... 정말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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