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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화 〉기나긴 하루 1 (18/148)



〈 18화 〉기나긴 하루 1

무림여고수지만 홀딱 벗겨진 전라노예가 되었습니다

第 五 章. 기나긴 하루

1.

네 명의 소년, 소녀가 양세현의 보지를 만지고 알몸을 주무르고 있을 때 당아가 총관에게 다가가 물었다.

“영감이 성무장의 총관이니성무장의 재산에 대해서는 잘 알겠군. 저기 관도 건너편에 있는 농지는 전부 성무장 꺼지?”

총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총관은 성무장이 세워질 때부터 성무장의 재산을 관리해 온 사람으로 성무장의 재산에 대해서는 양세현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었다.

“예 여기서부터 관도 건너편에 있는 땅은 전부 성무장 것입니다.”

“그럼 여기 관도 바로 건너 맞을 편에 있는 마을이 성무장의 땅을 붙여먹고 사는 작인들이 사는 마을이 맞아?”

“예, 이 주위 십 여리 안에 있는 마을은 전부 성무장의 땅을 붙여먹고 사는 작인들의 마을입니다. 성무장에서 소비하는 곡식이나 고기는 전부  마을 작인들이 농사지어서 보내오는 겁니다.”

“그것 말고 성무장의 땅이 있어?”

“예, 호주성까지 관도 건너편은 가까이 있는 건 전부 성무장의 땅이고  여리 밖에 있는 것도 절반 정도는 성무장 땅입니다. 그리고 강 건너편 가흥으로 가는 길에도 있습니다. 그리고 항주 가까이에도 좀 있습니다.”

“땅 말고 다른 재산은  없어?”

“태호에서 물고기를 잡는 어선이 여덟 척이 있고. 여기서 조금만 뒤로 가면 선착장이 있어서거기서 매일 물고기를 가져와 공급합니다. 성무장에 물고기를 공급하는  말고도 따로 다른 곳에다 고기를 잡아다 파는 어선이 스물네 척이 더 있고 놀이용 유람선도 두 척 있습니다. 또 태호를 이용해서 사람과 짐을 나르는 장삿배가 열두 척 있습니다.”

“그것뿐이야.”

“가까이 호주성에 반점  개가 성무장 것이고 비단가게부터 다른 종이 가게와 도자기 가게 그리고 여러 가지 가게가 총 서른두 개가 있습니다.  가흥이나 항주에도 각각 아홉 개와 열여섯 개거 있고 양주와 멀리 사천의 성도에도 합쳐서 스무 개 정도가 있습니다. 북경과 남경에도 전부 열 개 남짓 있고요. 양주에는 운하를 이용해서 장사를 하는 배가 크고 작은 것 모두 합쳐 마흔 척이 있고 항주에는 바다로 나가는 장삿배 열네 척이 있습니다.”

“어머나 많기도 해라.”

당아가 총관과 성무장의 재산에 대한 대화를 나누다가 하녀에게 알몸을 만져지며 한창 쾌락에 빠져있는 양세현을 향해 물었다.

“꿀꿀아, 농지야 그렇다 쳐도 성무장에 웬 가게가 그렇게 많은 거야?”

하녀들에게 알몸을 만져지던 양세현이 쾌락에 들뜬 음성으로 대답했다.

“호주에 있는 몇 개는 남편이 살아 있을  다른 무림 인사들과의 연락이나 무림맹 소속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것이고 호주에 있는 나머지 가게와 가흥, 항주에 있는 가게들은 예전에 성무장에서 일하던 하인들을 내 보내면서 만든 것들이에요.”

당아와 이야기를 마치자 유아가 양세현을 향해 말했다.

“꿀꿀아 그럼 지금부터 관도 건너 마을로 산책을  거야. 마을 사람들에게도  소개를 해야 하지 않겠니.”

양세현은 마을로 간다는 말을 듣자.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성무장의 하인들에게 이미 갖은 수치스런 모습을 다 보였지만 성무장은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폐쇄된 공간이고 그 안에서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자신의 수치스런 모습들을 보인 것이었다.

그에 비해서 아무리 성무장의 농지를 붙여먹고 사는 작인들만 모여 사는 곳이라고 해도 마을은 성무장처럼 폐쇄적인 공간이 아니고 훤히 열린 공간이었다.

그렇게 훤히 열린 공간에서 발가벗은 알몸을 보이면서 지금까지와 같은 수치스런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다시 수치심이 물밀 듯 밀려왔다.

유아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을 때는 죽음의 두려움에 질려서 채찍에 맞을 때는 너무 아파서 수치심을 느낄 겨를이 없었지만 생명에 대한 위협이 사라지고 채찍질도 그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수치심이 밀려왔다.

더구나 마을로 가려면 사람들이 무수히 지나다니는 관도를 지나야만 했다. 조금 전 성무장의 하인들과 어울릴 때는 다행히 관도에 지나는 사람이 없었지만 아무리 나루터를 이용하는 사람이 지나다니는 관도라 나루터를 이용할 수 없는 시간에는 사람들이 없다고 해도 그 긴 관도에 이번에도 지나는 사람이 없기만을 바라기는 어려웠다.

마을 사람들에게 알몸을 보일 생각만 해도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데 성무장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관도를 지나는 불특정한 사람들에게 알몸을 보인다고 생각하니 진짜 기절할 것만 같았다.

양세현은 유아 앞에 무릎 꿇고 엎드려 머리를 조아리며 빌었다.

“선자님 제발 그것만은 용서해 주세요. 꿀꿀이는 이제 천한 암퇘지가 되었지만 남편은 한 때 중원 무림의 영도자라고 불렸고 제 아들은 아직 나이가 어립니다. 그런데 제가 빨가벗고 관도를 지나면 사람들이 죽은 남편과 아들을 뭐라고 하겠어요. 제발 남편과 아직 어린 아들의 명예를 생각해서라도 관도를 지나는 것만큼은 용서해 주세요.”

유아가 코웃음을 치며 손에 든 회초리로 노출된 양세현의 옆구리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네가 암퇘지가 되었는데사도 대협이나 사도 공자와 무슨 상관이야. 네가 아직도 다른 사람의 아내이고 엄마인  알아.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으니 벌을 받아야겠어. 발딱 일어나서 뒤로 돌아.”

양세현이 쭈뼛거리며 일어나서 몸을 돌리자 유아가 회초리로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리며 소리쳤다.

“요 건방진 암퇘지 어디서 감히 사도 대협과 사도 공자의 이름을 파는 거야.”

유아가 십여 대 넘게 회초리로 엉덩이를 때리자 양세현이 폴짝폴짝 뛰면서 애원했다.

“잘못했어요. 꿀꿀이가 잘못했어요. 제발 때리지 마세요. 꿀꿀이는 마을로 갈게요. 제발 때리지 마세요.”

양세현이 계속 애원하자 유아가 회초리를 거두며 말했다.

“좋아 이번 한 번은 봐주지 하지만또 사도 대협과 사도 공자를 거론하면 진짜 혼내 주겠어.”

유아가 말을 마치고는 손가락으로 바닥을 가리켰다. 양세현은 유아의 동작이 네 발로 엎드리라는 뜻이라는 걸 깨닫고는 바로 네 발로 엎드려 엉덩이를 치켜 올렸다.

유아가 말했다.

“좋아 넌 이제부터 다시 암퇘지야. 그러니 사람흉내를 내면 안 돼 내 말 알겠지.”

양세현은 조금 전 유아에게 맞은 채찍이 생각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양세현은 꿀꿀거려서 대답했다.

“꿀꿀, 꿀꿀, 꿀꿀.”

유아가 차갑게 말했다.

“그럼 난 뒤를 따라갈 테니 앞에서 기어.”

양세현이 꿀꿀거리며 앞으로 기어가고 유아가  뒤를 천천히 따라갔다.

“꿀꿀, 꿀꿀, 꿀꿀.”

양세현은 대문은 나선 뒤로 숲길을 엎드려 기어가며 계속 꿀꿀거렸다. 뒤에 따라오는 유아에게 자신이 열심히 돼지 노릇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쉬지 않고 계속 꿀꿀거려야만 했다.

성무장의 대문에서 관도로 이어지는 숲길은 백여 장 정도 길게 이어져 있었지만 도살장에 끌려가는 심정의 양세현에게는 절대  거리가 아니었다. 그 백여 장을 지나 숲을 벗어나면 관도에서 바로 바라다 보인다. 다만  가지 희망은 지금 시간은 관도에 사람들이 잘 나지 않는 시간이라는 점이었다.

성무장 앞의 관도는 호주와 가흥  도시를 잇는 관도였다. 호주는 위로 소주와는 태호로 연결되어 있어서 사람이든 물자든 호주와소주의 교류는 거의 태호의 물길을 이용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북쪽 장강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태호까지 운하로 들어와 그 물길을 이용했다.

하지만 가흥으로 가거나 가흥을 통해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은 태호를 거치지 않고 이 관도를 통해 호주와 가흥 사이의 강이 있는 곳까지 간 뒤에 거기에 있는 나루터에서 배를 탔다.

자연 관도를 지나는 사람들도  도시를 왕래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라 당일내로 목적지까지 도착하기 위해서는 아침 일찍 길을 나서고 사람들의 왕래는  그 아침 시간에 맞춰져 있어 지금 시간은 다행히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을 시간이긴 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도 사람이 없으라는 법은 없어서 시간에 쫓기지 않는 사람이나 애초에 하루 만에 길을 갈 생각이 없는 사람이 지나기도 했으니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었다.

숲길이 점점 끝나갈수록 양세현은 가슴이 점점 강하게 뛰었다. 바로눈앞에서 숲길이 끝나고 있었고 숲길이 끝나면 관도에서는 길이 바로 보이고 지금 관도를 지나는 사람이 있다면 발가벗은 양세현이  발로 기어오는 모습을 바로 볼 수 있었다.

양세현은 제발 관도에 사람이 없기를 마음속으로 빌고 또 빌었다. 그리고 양세현으로서는 다행스럽게 숲길을 벗어나서 관도를 바라보아도 지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양세현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는 데 유아가 관도에 지나는 사람이 보이지 않자 약간 시큰둥하게 말했다.

“쳇 관도에 지나는 사람이 없으니 재미가 없네, 좋아 혹시 지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니 우리 시간을 조금  끌어보도록 하자고. 난 조금 천천히 따라갈 테니 홀랑이 네가 먼저 기어가서마을 어귀에서 기다리렴.”

양세현은 눈물이 핑 돌았다. 작인들이 사는 마을은 관도만 지나면 바로 있는 게 아니고 백여 장 정도 관도를 따라가야 마을 어귀가 나왔다. 아무리 지나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넓은 관도를 백여 장 이나 알몸으로 기어가는 것만 해도 괴로운데 다시 거기서 언제 올지 모르는 유아를 기다리라니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꿀꿀, 꿀꿀, 꿀꿀.”

양세현이 호소하는 심정으로 꿀꿀거렸지만 유아는 들은 척도 않고 회초리로 엉덩이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꾸물거리지 말고 어서 가!”

“꿀꿀, 꿀꿀, 꿀꿀”

양세현은 감히 더 이상 호소하지도 못하고 꿀꿀거리며 관도로 기어갔다.

그나마 다행히 지나는 사람은 없었지만 넓은 관도를 발가벗고 네 발로 기어서 지나가려니 저절로 얼굴이 화끈거리며 눈물이 글썽거렸다. 관도는 몇  리나 되는 긴 길이 거의 직선에 가깝게 곧게 뻗어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가리는 구비가 전혀 없었다.

양세현이 완전히 발가벗고 있는 것은 모른다고 해도 누군가 여기에 있다는 것은 십여 리밖에 있는 사람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리고 혹여 눈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면 여기 있는 사람이 발가벗은 여인이라는 걸 알아차릴 수도 있었다.

최대한 빨리 지나갔지만 어귀에서 기다리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다. 혹여 저 멀리서 누군가 나타날까봐 초조해 했고  유아가 언제 올지 몰라 돼지 꿀꿀거리는 것도 멈출 수 없었다. 유아는 한참 뒤에야 어슬렁거리며 어귀로 다가와서 말했다.

“쳇 아무리 기다려도 사람이 오지 않는 군. 할 수 없지 그냥 마을로 가자고.”

양세현은 마을 사람들에게 지금 모습을 보이는 것도 무지 괴로웠지만 그것은 이미 각오한 일인데 비해 혹시나 지금이라도 관도에 사람이 나타날 까봐 최대한 빨리 마을을 향해 꿀꿀거리며 기어갔다.

“꿀꿀, 꿀꿀, 꿀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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