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화 〉기나긴 하루 6
6.
유아가 열 대를 다 때리고 나더니 말했다.
“제대로 했으면 두 발로 걸어가게 해주려고 했지만 멋대로 내 명령을 어겼으니 지금부터 다시 네 발로 기어서 가.”
양세현은 유아의 명령대로 네 발로 엎드려 엉덩이를 치켜 올리고는 돼지처럼 꿀꿀거리며 성무장을 향해 기어가기 시작했다.
뒤따라오던 유아가 말했다.
“잠깐만 네 발랑거리는 보지를 보니까 조금 더 재미있는 게 생각났어. 손바닥만 바닥을 짚지 말고 손바닥부터 팔꿈치까지 전부 바닥에 대 봐. 어이쿠, 젖통이 너무 커서 그렇게 하니까 젖통이 바닥에 닿는구나.
실제로 양세현이 엎드린 자세로 팔꿈치를 바닥에 대자 커다란 젖무덤이 땅바닥에 닿았다.
유아가 킥킥 웃으면서 계속 명령했다.
“그 다음에 물구나무 서 봐. 옳지 그렇게 그런데 그렇게 다리를 쭉 펴니까 자세가 조금 불안해 보여. 너야 무공을 오래 수련했으니 별거 아니겠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 불안해. 그러니 무릎을 직각으로 구부려서 허리까지 내려 봐. 가랑이 활짝 벌리고.”
양세현이 무릎을 구부려서 허리까지 내리고 가랑이를 활짝 벌렸다.
“그래 그러니까 보지 발랑거리는 게 훨씬 잘 보이네. 좋아 그렇게 무릎은 직각으로 구부리고 허벅지도 아랫배랑직각으로 하고 그렇게 딱 좋아. 그대로 앞으로 기어가봐. 가랑이는 절대 오므리지 말고 가랑이 오므리면 다시 때려줄 거야.”
양세현을 그런 조금 우스꽝스런 물구나무 자세에울상을 지으며 앞으로 기었다. 하지만 조금 전 마을에서 무릎을 굽히지도 못하고 다리를 일자로 쭉 편 채로 물구나무를 서서 기어가던 것보다는 훨씬 편했다.
유아가 뒤에서 놀려댔다.
“어마나 그렇게 가랑이 쫙 벌린 채로 기니까 조금 전보다 보지가 훨씬 더 발랑거리는 거처럼 보이네.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하는 게 좋겠어. 앞으로 내가 물구나무를 서라고 하면 반드시 그 자세를 취해. 알겠어?”
양세현은 보지가 사람들에게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세라 조금 창피했다.
“꾸울, 꾸울, 꾸울.”
유아가 양세현이 꿀꿀거리는 의미를 알면서도 딴청을 피우며 놀려댔다.
“어머 그렇게 좋아? 앞으로 계속 이렇게 해야 겠네.”
양세현은 정말 울고 싶었다.
“꾸울, 꾸울, 꾸울.”
숲길을 다 지나 성무장 대문 앞에 이르러서도 유아는 양세현에게 자세를 바꾸게 해주지 않고 그대로 성무장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대문을 지나자 청아와 용아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용아가 양세현의 우스꽝스런 모양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
“어머나 우리 암퇘지 다리에 병이라도 걸렸니 왜 그렇게 물구나무를 서서 오는 거니?”
용아가 낮은 물구나무 자세로 기어오는 양세현에게 다가와서 보지를 만지며 말했다.
“우와, 이렇게 하니까 보지 만지기 정말 편하다.”
용아가 보지를 만지다가 손바닥으로 보지를 찰싹 때렸다. 양세현은 눈물이 찔끔거릴 정도로 아팠다.
“꾸울, 꾸울, 꾸울.”
청아가 웃으면서 말했다.
“꿀꿀아 넌 용아가 어릴 때부터 여러 번 본적이 있지만 사람을 괴롭히는 모습은 본 적이 없지? 하지만 지금부터 얘가 사람 괴롭히는 재주가 얼마나 뛰어난지 알게 될 거야.”
유아가 용아와 청아, 당아를 향해 말했다.
“준비는 됐어?”
용아와 청아, 당아가 다 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용아가 양세현을보며 말했다.
“꿀꿀아 배고프지 않니?”
그 말을 듣자마자 양세현은 갑자기 격렬한 허기를 느꼈다. 그러고 보니 아침을 먹고 지금까지 아무 것도 먹지 않은 것이 생각났지만 지금의 허기는 그 정도가 아니었다. 양세현은 무엇이든 좋으니 당장 입으로 집어넣어 이 공복감을 달래고 싶었다.
“꿀꿀꿀꿀! 꿀꿀꿀꿀!”
청아, 당아, 용아, 유아 네 명 모두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
용아가 양세현의 보지를 벌리고 닭벼슬 같은 소음순을 손가락으로 꽉 쥐고는 아프게 위로 잡아당겼다.
“꿀꿀아 그렇게 배가 고프니? 자 밥을 줄 테니 나랑 가자꾸나. 게다가 밥을 먹고 나면 아주 좋은 게 있으니 기대해도 된단다.”
양세현이 용아 손에 잡힌 소음순이 너무 아파서 눈물을 찔끔거렸다. 하지만 보지의 아픔보다도 허기가 더욱 강렬하게 그녀를 괴롭혔다.
“꿀꿀, 꿀꿀, 꿀꿀.”
용아가 소음순을 더 세게 잡아 당겼다. 양세현은 허공에 띄운 두 다리를 파닥거렸다. 용아는 양세현의 소음순을 손가락으로 잡아당기며 걸어갔다. 양세현은 낮은 물구나무를 선 자세그대로 용아가 잡아끄는 대로 끌려가야 했다.
용아가 양세현의 소음순을 잡아당기며 중문을 지나 대청 마당으로 걸어들어 갔다. 양세현은 두 다리를 계속 파닥파닥 움직이며 두 손만을 사용해서 앞으로 기어갔다. 양세현은 용아가 잡아당기는 보지살이 무척 아팠지만 보지의 통증보다도 어서 앞으로 기어가 뭔가 먹고 싶은 욕구뿐이었다.
“꿀꿀꿀꿀! 꿀꿀꿀꿀!”
용아가 웃으며 말했다.
“아휴 우리 꿀꿀돼지 그러게 배가 고파? 정말 돼지는 어쩔 수가 없네.”
대청 앞에는 여전히 하인과 하녀들이 모두 모여 있었고 그들 한 가운데 나무로 만든 돼지의 여물통 같은 것이 있었다.
용아가 손가락으로 잡고 있던 보지를 놔주며 말했다.
“네가 마을에 다녀오는 동안 저걸 준비했단다. 어때 꿀꿀아 네 여물통으로 딱 어울리지. 그럼 발 내리고 네 발로엎드려서 기어가봐”
양세현은 앞으로 자신이 저 여물통에 머리를 처박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양세현은 네 발로 여물통까지 기어갔지만 여물통은 비어있었다.
양세현은 항의했다.
“꿀꿀! 꿀꿀! 꿀꿀!”
용아가 손바닥으로 양세현의 볼기를 찰싹 때리며 말했다.
“어휴, 아무리 돼지라지만 그렇게 잠시도 못 참니. 바로 먹이 가져 올 테니까 기다려.”
그 순간 두 명의 하녀가 커다란 나무통 하나를 함께 들고 왔다. 양세현은 냄새로 통 안에 든 것이 뭔가 먹을 것이라는 걸 알았다.
하녀들이 나무통을 바닥에 놓자 안에 든 내용물이 보였다. 뭔가 곡식에다 고기나 채소 등을 섞어 끓인 죽 같았다.
이것저것 잡다하게 섞은 것으로 진짜 돼지먹이처럼 보여 평소라면 보는 것만으로 식욕을 떨어뜨려 쳐다보지도 않을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이상하게 그것을 보는 순간 다시금 격렬한 허기가 느껴졌다.
예전 십이혈마와 싸울 때 며칠 씩 굶는 일이 있었을 때도 이 정도의 허기짐을 느끼진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 나무통에 담긴 돼지죽을 보는 순간 갑자기 입에 침이 고이고 모든 관심이 나무통에 담긴 돼지죽에만 쏠렸다. 저 돼지죽을 먹을 수 있다면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용아가 커다란 국자를 들고 나무통 옆으로 걸어가더니 나무통을 탕탕 두들기며 말했다.
“꿀꿀아 먹고 싶으면 뭔가 재주를 부려보렴. 얼마나 재주를 잘 부리느냐에 따라 먹을 걸 줄 거야.”
양세현은 주위를 네 발로 빙빙 돌면서 꿀꿀거렸다.
“꿀꿀, 꿀꿀, 꿀꿀.”
용아가 다시 국자로 통을 두들기며 약간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돼지가 꿀꿀거리면서 기어 다니는 건 당연한 거지 그게 무슨 재주니 이게 먹고 싶으면 좀 더 재주를 부려봐.”
양세현은 용아가 말하는 재주가 뭘 말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용아의 말이 뭔가 무공 같은 걸 펼쳐 보이라는 이야기 아니라는 건 너무나 뻔했다. 양세현은 용아가 원하는 재주가 자신이 최대한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양세현은 개가 재주를 부리며 뭔가를 조를 때 두 발로 일어서는 자세를 취했다. 쪼그린 채 발끝으로만 일어서서 손은 주먹을 쥐고 어깨 높이로 올리고는 뭔가를 강렬하게 애원하는 눈빛으로 용아를 바라보았다. 가랑이를 쫙 벌려서 보지가 적나라하게 용아의 눈앞에 드러나게 만들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유아와 청아, 당아가 깔깔 웃으며 말했다.
“어머나 우리 꿀꿀이 돼지 주제에 강아지 흉내를내고 있어.”
용아도 웃으며 말했다.
“좋아 돼지가 강아지 흉내를 내는 것도 재주지. 그 자세로 허리를 앞뒤로 움직여봐. 그래 그렇게, 아냐 꿀꿀아 좀 더 팍팍 움직여야지. 네 보지에 커다란 남자 자지가 박혀 있다고 생각하고 팍팍 강하게 움직여봐. 조금 더, 그래 그렇게. 옳지 잘하네.”
양세현은 용아가 시키는 대로 계속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며 꿀꿀거렸다.
“꿀꿀, 꿀꿀, 꿀꿀.”
양세현은 그렇게 한참을 꿀꿀거리며 허리를 움직였지만 용아는 먹을 것을 주지 않았다. 양세현은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나무통에 담긴 죽에다 고정시킨 채 연신 입맛을 다셔댔다.
유아가 옆에서 말했다.
“이제 그만 놀리고 좀 먹게 해줘. 저렇게 먹고 싶어서 침 흘리고 입맛을 다셔대는데 불쌍하잖아.”
용아가 말했다.
“안 돼. 지금 이건 놀리는 게 아니고 훈련시키는 거란 말이야. 개나 돼지는 사람과 달라서 먹을 걸 옆에 두고 훈련시키는 게 제일 빠르다고. 우리 흰둥이 사부도 이렇게 훈련시켰다고.”
용아가 다시 나무통을 탕탕 두드리며 말했다.
“좋아 지금부터 보지를 벌려봐. 손대지 말고 허벅지에 힘을 주고 보지 스스로 쫙 벌어지게 해 봐. 잘 벌리면 바로 먹이를 줄 테니까.”
양세현은 아랫배와 허벅지에 힘을 주고 보지를 벌리려고 노력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다. 가까스로 한참이나 힘을 주자 조금 벌어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과연 벌어진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한참 보지에 힘을 주는데 용아가 말했다.
“좋아 꿀꿀아 그 자세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네 보지를 보여줘.”
양세현은 쪼그린 자세 그대로 발가락만을 사용해서 몸을 돌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청아가 그걸 보고 킥킥 웃었다.
“용아 네 말대로 먹이를 가지고 훈련시킨 덕분이지 정말 보지가 벌어지네.”
양세현은 다른 하인과 하녀들까지 자신의 보지를 잘 볼 수 있도록 몸을 돌렸다.
하인들의 눈은 그녀의 보지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고 하녀들 중에서 꽤 많은 이들이 양세현의 벌어진 보지를 보면서 킥킥 웃어댔다.
양세현이 하인과 하녀들에게까지 보지를 보이고 나자 용아가 국자로 죽을 떠서 양세현의 앞에 있는 먹이통에 부어주었다.
“자 수고했으니 이제 먹어도 돼. 돼지는 입만 사용해서 먹어야 한다는 건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그건 양세현도 충분히 짐작하고 있었다.
“꿀꿀, 꿀꿀, 꿀꿀.”
양세현은 먹이통에 머리를 박고 죽을 먹기 시작했다. 용아가 먹이통에 부어준 양이 적지 않았는데도 양세현은 금세 다 먹어버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기는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양세현은 다시 용아를 향해 꿀꿀거렸다.
“꿀꿀, 꿀꿀, 꿀꿀,”
용아가 웃으며 말했다.
“어머나 그렇게 먹고도 더 먹고 싶어? 하지만 아까 부린 재주로는 딱 그만큼이야. 더 먹고 싶으면 다시 다른 재주를 부려봐.”
양세현은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았다. 또 무슨 재주를 부리란 말인가.
“꾸울, 꾸울, 꾸울,”
양세현은 마을에서 했던 자세 그대로 물구나무를 서더니 다리를 좌우로 쫙 벌렸다. 그렇게 다리를 일자로 쫙 벌린 채로 젖가슴부터 시작해서 물결치듯 몸을 떨었다. 젖가슴부터 시작된 몸의 떨림이 아랫배와 사타구니를 거쳐 허벅지와 종아리를 지나 발가락 끝까지 이어졌다.
청아, 당아와 일제히 박수를 쳤고 용아는 나무통을 두들기며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