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0화 〉경산방 2 (40/148)



〈 40화 〉경산방 2

2.

손일이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바람막이 안에 아무것도 안 입다니 그게 무슨 얘기인가?”

“말 그대로입니다. 저 여자들 지금밖에 걸치고 있는 저 바람막이 말고는 안에 아무것도  입고 홀딱 벗고 있다고요.”

손일이 앞에서 가고 있는 마차를 바라보았다. 저 안에 타고 있는 조금 전의 무림 여협들이 바람막이 달랑 걸친 것 뿐이라고?

“조금 더 자세히 말해보게.”

“저 여자들이 너무 미인들이라 혹시 몸매라도 엿볼 수 있을까 싶어서 처음부터 훔쳐보고 있었죠. 그런데 조금 바람이 불었을 때 바람막이가 바람에 날려 몸에 착 달라붙었는데 몸의 선이 그대로 전부 다 보였습니다. 그게 대형은 계집을 탐하지 않으시니 잘 모르겠지만 속옷 한 장만 안에 입어도 몸의 선이 그렇게까지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저도 그게 너무 의아해서 유심히 살폈는데 마차에 오를 때 한 여자의 바람막이라 살짝 벌어졌는데 글쎄  허벅지랑 종아리가 훤히 보이라고요.”

손일은 여섯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여섯째는 계집을 좀 심하게 밝히고 경박한 면이 있지만 이런 일로 자신에게 거짓말이나 농담을 할 성격이 아니었다.

손일은 경산방에서 강호에 대한 견문이 제일 넓었다. 그런 손일로서도 여인들이 알몸에다 바람막이하나만 걸치고 다닌다는 이야기는 들어  적이 없었다.

손일은 청아의 청부를 받으면서  건을 물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큰일에 말려드는 건 아닌지 우려되었다.

손일은 한참이나 생각에 잠겼다가 여섯째에게 말했다.

“이거 아무래도  여자들이 보통이 아닌 거 같네. 바람막이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는 건 어쩌면 특수한 무공을 익혀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 하여간  여자들은 무조건 조심해야 하니까 자네는 절대 먼저 여자들에게 수작을 부리거나 해서는  되네. 그리고 다른 형제들을  명씩 불러주게 내가 모두에게 주의를 줘야겠네.”

손일은 여섯째가 하나씩 불러온 아우들에게 여섯째가 본 사실을 이야기하고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렇게 손일이 극히 조심스럽게 아우들에게 한 경고는 그들이 첫 번째 휴식지에 도착했을 때 전부 헛수고가 되어 버렸다.

경산은 산세가 아주 험하지는 않지만 무척이나 크고 넓은 산이었다. 다행히 수레나 마차가 지나갈 길은 있었지만 그 외에는 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거친 짐승들만 살고 있는지라 인적이 전혀 없었다.

 산길도 경산을 아예 돌아가는 것보다는 이렇게 산을 관통하는 게 더 빨라서 만들어진 길이지만 이렇게 산을 관통해서 지나가도 마차나 수레를 타고 지나가려면 이레는 걸렸다.

말이 모는 마차나 수레를 끌고 자나가려면 사람도 휴식이 필요하지만 말도 휴식이 필요했다. 때문에 경산을 지나갈 때는 물을 구할 수 있는 같은 장소에서 항상 휴식을 취하곤 했다.

그들이 반나절 정도 경산을 지나왔을 때 손일이 청아에게 다가와 말했다.

“경산을 지나가려면 여기서 조금 쉬었다 가야 합니다. 저기 보면 작은 계곡이 있고 거기 물이 꽤 맑아서 사람이 먹기도 좋고 말에게 먹이기도 좋습니다. 여기서 식사를 하고 조금 쉰 뒤에 다시 출발하면 시간에 맞춰 밤을 지낼 수 있는 곳에 도착할  있습니다.”

청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방주님이 초행인 저희보다 훨씬 잘 아실 테니 방주님 말씀을 따라야죠.”

“그럼 저희 먹을 건 저희가 준비하겠습니다만 소저들이 드실  저희가 준비할 까요? 아니면 직접 준비해서 드시겠습니까?”

손일은 청아가 음식재료를 따로 준비하라고 했고 자신들이 음식재료들을 구매했는지라 식사를 어떻게  것인지 물었다.

“아니 굳이 따로 식사를 준비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희가 준비할 테니 그걸 같이 드시죠. 여러분이 저희를 위해 수레와 마차를 몰아주시는데 식사라도 대접해 드리고 싶네요.”

손일은 청아 일행이 자신들이 먹을 것까지 준비하겠다고 말하자 비로소 청아가 전날 주문했던 식재료의 양이 많았던이유가 자신들 몫이 포함되어서라는 사실을 깨닫고 무척이나 감격했다.

지금까지 이일을  년이 넘게 해왔어도 손님이 자신들 먹을 것을 대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손일이 청아에게 고개를 숙이며 진심으로 감사하더니 마침 식사를 준비하려던 경산방도들에게 청아가 식사대접을 해준다는 얘기를 건네자 식사를 준비하려면 사람은 물론이고 마차와 수레를 몰던 사람들까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경산방도들이 환호성을 지를 때 청아가 마차를 향해 말했다.

“여기서 잠시 쉬어가야 한다니까 다들 나와서 음식을 준비하렴.”

청아의 말이 떨어지자 검은 바람막이를 걸친 여인들이 마차에서 내려 음식을 준비했다. 그리고 손일은 여섯째 아우가 말한 대로 여인들이 바람막이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 알몸이라는 사실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여인들은 배에서 내릴  모습 그대로 온몸을 감싸는 검은 바람막이를 몸에 걸치고 있었지만 바람막이의 길이가 훨씬 짧아져 있었다.

여인들이 배에서 내려 마차에 탈 때까지는 바람막이가 바닥을 질질 끌 정도로 길었고 때문에 그들이 무슨 신발을 신고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바람막이의 길이가 엄청나게 짧아져 맨 종아리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여인들 모두 신발을 신지 않은 맨발이었다.

짧아진 건 아래 부분만이 아니었다. 목덜미 부분도 아래로 내려와 아무것도 입지 않은 맨 어깨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고 그 부분으로 등에 짊어진 장검의 손잡이가 나와 있었다.

바람막이의 어깨 부분이 묘하게 두터워진듯 해 보이는 것이 부분에 바람막이의 기단을 접어 넣어 짧게 만든 듯싶었다.

그들이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했을  환호성을 질렀던 경산방도들과 여인들이 바람막이 안에 아무것도 입지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손일과 경산육호도 경악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여인들은 그 모습 그대로 수레에서 자신들이 배에 실어온 상자를 뜯어서 청아와 또 한 명의 정상적인 옷을 입은 여인의 음식상을 준비했다.

여인들은 바람막이의 앞부분 기단도 접어 넣은 듯 배에서 내릴 때는 온몸을 감싸고도 여유가 있던 바람막이가 지금은 조금만 움직여도 앞부분이 벌어지며 여인들의 맨 살결이 사람들에게 그대로 보였다.

여인들은 자신들이 몸에 바람막이 하나만 걸친 알몸이라는 걸 경산방도들 숨길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

분주히 움직이는 와중에 바람막이 사이로 맨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났고 역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팔을 내어서 물건을 준비하니 앞부분이 열려 둥근 젖가슴이나 털 하나 없이 매끈한 겨드랑이가 그대로 보이기도 했다.

그 모습을 경산방의 쉰네 명이나 되는 사내들이 보고 있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몇은 바람막이가 걸리적거리는지 아예 통째로 등 뒤로 돌려버리고 그대로 알몸을 드러낸 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연히 건장한 사내들밖에 없는 경산방도들의 시선이 전부 알몸을 드러낸 여인들에게 쏠렸고 바쁘게 움직이느라 아래위로 흔들리는 여인들의 크고 둥근 젖가슴이나 교차하는 허벅지 사이로 매끈한 보지가 그대로 드러나 보였다.

특이하게도 여인들은 겨드랑이는 물론이고 가랑이 사이에도 성인여자라면 무성하게 자라나 있어야 할 음모가  올도 보이지 않았다.

손일을 포함한 경산방도 전원이 경악하고 있는 와중에 여인들은 수레에서 음식을 준비할 각종 재료과 기구를 끄집어내었고 몇몇은 커다란 물통을 들고 계곡을 물을 뜨러갔다.

손일은 물을 뜨러가는 여인들이 사용하는 경공 실력을 보고 더욱 놀랐다.

불과 몇 걸음 만에 몸을 휙휙 움직여서 계곡으로 내려가는 실력이 경산 일대에서 가장 무공이 강하다고 자부하는 자신을 월등히 뛰어넘었기 때문이었다.

손일은 여인들의 나이와 경공 실력을 보면서 비슷한 연배의 구대문파의 제자들에 비해서도 뛰어나면 뛰어났지 전혀 못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불을피우고 수레에서 꺼내 온 재료를 자르는 등 본격적으로 조리를 시작하자 여인들은 마침내 몸에 걸치고 있던 바람막이를 전부 벗어버렸다.

물을 길어온 여인들 역시 바람막이를 전부 벗어버렸고 열두 명의 여인들은 전부 등에 짊어지고 있는 장검을 제외하면 완전히 발가벗은 알몸이 되었다.

여인 한 명은 불을 붙이려고  옆에 엎드려서 입으로 공기를 불어넣었는데 마침 동그란 엉덩이를 경산방도들 쪽을 향하고 있어 여인의 다리 사이로 매끈한 보지가 그대로 다 드러나 보였다.

여인들이 알몸으로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에 다들 눈을 떼지 못하고 있을  여섯째가 손일의 소매를 끌어당기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여자들 정말 이상합니다.”

손일이 고개를 저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여인들이 저렇게 발가벗고 움직이는 게 이상한 건 당연한 거 아니겠나. 나도 알고 있네.”

여섯째가 약간 강한 어투로 반박했다.

“저 여자들이 빨가벗고 일하는 얘기를 하는  아닙니다. 저 여자들 보지랑 젖통  보세요. 보지가 전부 민둥보지인 거야 싹 밀어버렸다고 생각하면 되겠지만 보지 생긴 게 다 비슷해요. 저 커다란 젖통도 그렇고요. 원래 여자들 보지랑 젖통은 사람마다 전부 다 다르게 생겨서 저렇게 똑같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저 여자들은 전부 다 비슷해요. 마치 일부러 저렇게 만든 것처럼요.”

손일이 깜짝 놀라며 여섯째를 돌아보자 여섯째가 계속 설명했다.

“먼저 젖통부터 얘기할 게요. 여자들은 젖통이 큰 여자도 있고 작은 여자도 있고 또 젖꼭지 모양도 다 다릅니다. 그런데 저 여자들 보세요. 전부 젖통이 저렇게 크잖아요. 젖통이 큰 건 큰 여자만 보아서 그렇거나 뭔가 저 여자들 무공이 그렇게 만들었다고쳐요. 그런데 모양도 일부러 만든 것처럼 다들 젖통이 너무 예쁩니다. 저렇게 젖통이 예쁜 여자들은 백 명에 하나도  되거든요. 약간 아래로 처질 수도 있고 모양이 그렇게 예쁘지 않을 수도 있고 하여간 다 다릅니다. 그리고 젖꼭지도 그렇죠. 저렇게 젖통이 크면 대부분 유륜도 커집니다. 물론 안 그런 여자도 있지만 다들 저렇게 전부 젖통이 큰데 젖꼭지랑 유륜은 또 작고 앙증맞게 예쁩니다. 그리고 보지도 다들 입을 꽉 다문 조개처럼 예쁘게 생겼는데 여자 보지는 원래 다 생김새가 다른 법이고 어떤 애들은 보지의 조갯살이 보지 밖으로 약간 튀어나오곤 하는데 저 여자들은 그렇게 튀어 나온 여자가 하나도 없어요. 남자를 거의 겪지 않은 이제 막 기생이  애들도 보지가 저렇게 다 비슷하게 예쁘게 생기지는 않습니다.”

손일은 여섯째의 설명에 깜짝 놀라 다시 여인들의 알몸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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