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0화 〉무량산 동부(洞府) 3 (50/148)



〈 50화 〉무량산 동부(洞府) 3

3.

손일은 눈으로 보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아무리 혈신문의 발가숭이 노예가 되었다고 해도 천하의 유월련이 무공이 폐지된 것도 아닌데 개  마리를 저렇게 무서워하는 모습이 믿어지지 않았다.

유월련은 손에 장검을 들어야만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여기까지 오는 도중에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으면 장풍으로 위협했는데 장풍  방에 아름드리나무가 부러진 적도 있었다.

그때 몇몇 옷을 입은 여인들이 달려와서 청아와 반갑게 인사했다. 기본적으로 청아와 용아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열대여섯  정도의 소녀들이었다.

“청아 오랜만이네. 여기 왔는데 네가 유월련을 잡으러 갔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  애가 유월련이야?”

“저애가 유월련이 아니면 누구겠어. 저렇게 예쁘고 몸매도 좋은데 청아가 잡아왔으면 그게 유월련이겠지 뭐.”

열서너 살 정도의 어린 소녀도 끼어들었다.

“근데 쟤 보지에 막대는  박았어? 청아 네가 박은 거야?”

청아가 여러 가지 질문에 대답하다가  질문에도 대답했다.

“아니 저건 쟤 스스로 박아달라고 난리를 쳐서 박은 거야. 쟤가 곤륜파 유월련 맞고.”

완전히 발가벗은 여인들이 개들에게 공격받는 유월련을 빙 둘러싸고 재잘거렸다.

한 무리는 손일도 잘 아는 남해검문의 여인들이었고또 다른 여인들은 말투를 들어보니 점창파의 여인들 같았다.

그러고 보니 점창파의 여장문 단명선도 혈신문의 암캐가 되었다는 말을 들었었다

남해검문의 여인들은 개들이 유월련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고 비슷한 장면을 많이 목격한 했고 점창파의 여인들은 처음보는 것인지 개들이 유월련을 공격하는 광경을 굉장히 흥미진진하게 구경했다.

점창파 여인 한 명이 남해검문의 여인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이런 거 많이 봤어?”

남해검문의 셋째인 소해가 대답했다.

“응, 우리 애들은 전부 예전에 여러  봤어.”

“너희네 사부도 이랬어?”

“아니 우리 사부는 우리가 알았을 때는 이미 개랑 수십 번 박은 뒤여서 그런 일은 없었지. 너희 사부도 그랬다며.”

“응, 우리 사부도 이미 개랑 박은 채 온 동네를 질질 끌려 다니기도 했었기 때문에 우리도 이런 광경은 못 봤지.”

옷을 입은 점창파 소녀들이 청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발가벗은 점창파 여인들이 남해검문의 발가벗은 여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개들은 여전히 유월련을 괴롭히고 있었다.

유월련의 두 발목을 물고 있던 개들은 유월련의 두 발목을 입에 문 채 마구 당기고 흔들기 시작했고 유월련은 전혀 저항도 못하고 애처롭게 낑낑거리기만 했다. 유월련은 몇 번 개들과 시선이 마주치자 두려워서 더 이상 고개를 들지 못하고 바닥에 고개를 처박고 있었다.

구경하던 점창파의 여인이 말했다.

“어휴 개들은 눕히려고 하는 거지만 저렇게 둘이서 발목을 양쪽에서 나눠 물고 있으니 눕혀질 리가 있나. 계속 저러고 있으니 답답한데 우리가 좀 도와서 눕혀줄까?”

남해검문의 여인  명이 고개를 저었다.

“개들이 저렇게 나올 때는 절대 끼어들면 안 돼. 이미 너무 흥분해서 주인이라도 실수로 물어버린다고. 물론 주인인 거 알면 바로 놔주지만 그래도 심하게 물어버릴 수도 있어. 심한 경우 주인인 거 아예 몰라볼 수도 있고. 더구나 저 개들 요즘은 너희가 데리고 다녀도 강아지 때부터 너희가 키운 것도 아니잖아.”

“아 우리 강아지들 원래 너희 남해검문에서 키웠던 거지.”

“응, 우린 예전에 저런 거 몇  봤는데 저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키워 준 우리라도 우리가 하는  전혀못 알아듣더라고.”

주위에서 보고 있던 점창파 여인 몇 명이 약간 답답한지 소리쳤다.

“유월련 누워. 바닥에 발랑 누워서 배를 보이면 개들이 얌전해져.”

“어휴 저 개들도 왜 저리 멍청해 저렇게 양쪽으로 다리를 잡아당기면서 어떻게 눕혀.”

“유월련 이 바보야, 발랑 뒤집고 바닥에 누우라니까.”

하지만 여인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개들만이 아니고 유월련 또한 마찬가지 였다.

유월련은 여인들이 외치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듯 그저 고개를 바닥에 처박은 채 구슬프게 낑낑거리고만 있었다.

“끼잉! 끼잉! 끼잉!”

다른 개들도 그런 상황이 변하지 않고 계속되는 게 마땅찮은 듯 계속 컹컹거리며 짖어대다가 그중 한 마리가 갑자기 유월련의 허벅지를 깨물었다.

“깽!”

유월련이 갑작스런 통증에 놀라 날카롭게 짖으며 양쪽 허벅지를 반사적으로 오므렸다.  순간 유월련의 왼쪽 발목이 개의 입에서 빠져나왔다.

구경하던 여인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옳지 빠져나왔다.”

하지만 유월련은 여전히 바닥에 배를 보이며 드러눕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허벅지를 잔뜩 움츠리고 여전히 물린 상태인 오른쪽 발을 중심으로 몸을 돌리며 어떻게든 발목을 개의 입에서 뽑아 개들의 포위에서 빠져나가려고만 했다.

여인들이 다시 소리쳤다.

“어휴 저 바보.”

“십이혈마랑 싸울 때 그렇게 공이 컸고 제자를 일곱이나 키웠다면서 지금은 발랑 눕는 거 하나 못하고 왜 저렇게 멍청해.”

“그러게, 곤륜파 장문부인으로 무공이 남편보다 더 강하다면서 멍청한 건  저렇게 멍청해.”

“어이쿠 또 잡혔다.”

유월련은 오른쪽 발목을 물린 채로 어떻게든 다른 개들 사이로 빠져 나가려고 기어가다가 그만 오른쪽 손목도 다른 개에게 물려버렸다. 개는 유월련의 오른쪽 손목을 물고 강하게 당겼다. 유월련의 오른 손목이 당겨지며 유월련은 다시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깨갱! 깨갱!”

여인들이 보면서 소리쳤다.

“어이쿠 저 바보 저러면 또 못 눕잖아.”

유월련은 자신의 오른 손목을 물고 있는 개를 향해 애원하듯 낑낑거렸지만 흥분한 개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유월련의 오른 손목을 물고 당길 뿐이었다.

두 발목을 물려서 당겨질 때는 주위에서 짖어대며 위협만  뿐이던 개들이었지만 한쪽 손목과 발목을 물려 당겨지자 유월련의 오른  측면이 개들에게 훤히 개방되었고 두 마리의 개가 달려들어 한 마리는 유월련의 허벅지를 물었고 다른 한 마리를 유월련의 커다란 오른쪽 젖퉁이를 물어버렸다.

“깽!”

젖퉁이를 물리자 유월련은 엄청난 비명을 지르며 몸을 뒤틀었다.

유월련은 여성의 몸이지만 어려서부터 무공으로 몸을 단련해 내공을 쓸 수 없다고 하더라고 여자치고는 상당히 힘이 센 편이었다.

개들에게 공격 당하는 바로  순간부터 유월련은 내공을 전혀 쓸 수 없었지만 젖퉁이를 물렸을 때 평소 이상의 강한 힘으로 몸을 비틀었고 그러면서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왼쪽 발뒤꿈치로 유월련의 발목을 물고 있던 개의 코를 강하게 걷어차고 말았다.

“깽!”

이번에는 유월련의 비명이 아니고 코를 걷어차인 개의 비명이었다. 그 순간 유월련의 오른쪽 발목이 개의 입에서 풀려나며 유월련은 몸을 발랑 뒤집을  있었다. 오른쪽 손목은 여전히 개의 입에 물려있었지만 바닥에 드러누워 다른 개들에게 배를 보이는 자세로 개들의 항복 자세였다.

 순간 개 한 마리가 유월련의 배를 밟고 올라가 유월련의 얼굴을 바라보며 맹렬하게 짖었다.

점창파 여인들이 일제히 말했다.

“쟤가 개들 두목이야.”

유월련은 다시 개와 시선이 마주쳤다. 하지만 너무나 두려워서 감히 시선을 돌릴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개를 바라보며 그저 살려달라는 뜻으로 낮은 소리로 낑낑거리기만 했다.

“낑낑! 낑낑!”

구경하던 남해검문의 여인들이 다시 일제히 외쳤다.

“옳지 그렇게.”

“그래 그렇게 낑낑거리며 애원하는 거야.”

그때 유월련에게코를 걷어차인 개가 화가 듯 다시 유월련의 발목을 물려고 덤볐다. 하지만 유월련의 배 위에 올라가 있던 두목 개가  개를 돌아보며 강하게 짖었다.

“컹!”

그러자 유월련을 물려고 덤볐던 개가 몸을 낮추며 두목 개에게 복종의 표시를 보였다. 두목은 다시 고개를 돌려 유월련의 얼굴을 바라보며 강하게 짖어댔다. 유월련은 여전히 두목을바라보며 낑낑거렸다.

“낑낑! 낑낑!”

남해검문의 여인들이 그제야 뭔가 끝났다는 듯이 말했다.

“이제 끝났어.”

“응,  있으면 항복을 받아 줄 거야.”

“역시 두목이야.”

두목은 유월련의 손목을물고 있던 개를 향해서도 강하게 짖었다.

유월련의 손목을 물고 있던 개가 유월련의 손목을 놓아주고 물러났다. 두목이 다시 유월련을 바라보며 으르릉거렸다.

유월련이 두목을 바라보며 낮게 낑낑거렸다.

“끼잉! 끼잉!”

남해검문의 여인들과 점창파의 여인들이 동시에 말했다.

“그래, 그렇게 계속 항복의 표시를 보여.”

두목은 다시 유월련을 바라보며 크게 짖었다.

“컹컹!”

유월련은 계속 두목의 눈에서시선을 떼지 못하며 낑낑거렸다.

“끼잉! 끼잉!”

두목은 그렇게 한참 동안이나 유월련의 배 위에서 짖어대다가 유월련이 계속 복종의 신음을 내자 그제야 배 위에서 내려왔다.

두목이 배 위에서 내려오자 유월련이 몸을 움직였다. 유월련이 몸을 일으키려는 걸로 여인 하나가 소리치려고 했다.

“이런 바보 멍청…….”

하지만 유월련은 몸을 일으키려는 것이 아니었다. 계속 바닥에 누운 채 몸을 비틀어 두목을 따라가며 계속 복종의 표시를 보였다.

여인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옳지, 그렇게 계속 항복하는 거야.”

“그렇지, 그렇게 복종의 자세를 계속하면 돼.”

개들은 유월련 주위에 모여 여전히 으르릉거렸지만 처음만큼 흥분한 건 아니었다. 유월련은 계속 바닥에 누운 채 개들에게 배를 보이고 시선을 마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낑낑거렸다.

그렇게 한참이나 으르릉거리던 개들은 유월련이 계속 누워서 배를 보이며 복종의 표시를 보이자 그제야 유월련의 항복을 인정한  유월련에게 다가와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다들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동부에 있던 여인들뿐만 아니라 새로온 청아와 심지어 오늘 처음 만나는 손일과 경산육호를 향해서도 꼬리를 흔들었다.

유월련의 보지에 박혀있던막대는 아직도 보지에 박혀 까닥까닥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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