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4화 〉혈신문주 구양선 5 (64/148)



〈 64화 〉혈신문주 구양선 5

5.

성무장 사람들은 한교운의 보지에서 오리알이 떨어지자 다들 경악했다. 가장 큰 계란보다 한 둘레  큰 크기가 오리알이 분명해 보였다.

한교운이 낳는 오리알은 하나로 그치지 않았다.

똑!
똑!
똑!
똑!

한교운의 보지에서 바구니 속으로 계속해서 오리알이 하나씩 떨어지고 있었다.

처음에는 한교운이 보지에 오리알을 넣어뒀다가 바구니로 꺼내는 게 아닐까 생각하던 사람들은 한교운의 보지에서 계속해서 알이 떨어지자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계속 한교운의 보지만 바라보았다. 어제부터 계속 발가벗은 여인들을 보아온 사람들은 이제 여인의 보지도 무덤덤하게 쳐다볼 수 있을 정도였다.

똑!
똑!
똑!
똑!

한교운의 보지에서 계속해서 오리알이 떨어졌다.

용아가 탁자위에 놓았던 바구니는 한교운이 낳은 오리알로가득 찼다. 대충 보기에도 열대여섯 개는 되어 보였다.

바구니가 오리알로 가득차자 한교운이 다시 머리 뒤로 돌린 팔꿈치를 파닥파닥 움직이며 탁자 위를 걷다가 아래로 내려가 용아 옆에 섰더니 용아를 바라보며 오리처럼 꽉꽉 소리를 내었다.

“꽉꽉! 꽉꽉! 꽉꽉!꽉꽉!”

마치 잘했으니 쓰다듬어 달라는 표정으로 보였고 실제로 용아는 그런 한교운의 머리를 쓰다듬고 뺨을 꼬집어주며 칭찬했다.

“어머나 정말 잘했어 흰둥아. 알을 저렇게나 많이 났다니, 아이 착해라. 우리 흰둥이 무슨 상을 줄까?”

한교운은 상을 준다는 용아의 말에 기쁜 표정을 지으며 꽉꽉거렸다.

“꽉꽉! 꽉꽉! 꽉꽉! 꽉꽉!”

용아가 말했다.

“역시 우리 흰둥이에게 최고의 상은 개랑 흘레붙여 주는 거지. 네가 저번에 낳은 강아지가 이제 다 컸는데 이번에는 걔들이랑 흘레붙여 줄게. 그럼 넌  새끼이자 손주랑 결혼하는 거네.”

한교운은 용아가 흘레붙여 준다는 얘기를 하자 기쁜 듯이 꽉꽉거렸다.

“꽉꽉! 꽉꽉! 꽉꽉! 꽉꽉!”

용아가 자기 사부를 흰둥이라고 부르며 짐승 취급 하는 것이나 한교운의 오리소리를 내며 꽉꽉거리는 행동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용아가 말한 내용이었다.

용아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면 한교운은 개와 교미해서 개를 낳았고 그렇게 낳은 개와 다시 교미해서 새끼를 낳았다는 얘기였다.

용아가 말한 무서운 내용에 무림맹 내에서도 담이 강하기로 유명한 두원기조차 식은땀을 흘렸다.

구양선이 용아가 말한 내용이나 성무장 사람들의 경악을 무시하고 말했다.

“이렇게 눈앞에서 저 아이가 알을 낳는 모습을 보고 사람이 짐승을 낳을 있다는  믿어지시나요?”

두원기는 도저히 한교운이 진짜 개를 낳았느냐는 질문을 할 수 없었다. 두원기는 대청앞 마당에 있는 진란, 수정, 소소의 세 여인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아이들이 성성이와……, 그게 육합마궁의 출현에 대한 증거가 되오?”

구양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대협과 유대협도 십이혈마와 싸운 당사자시니 아시겠지만 십이혈마의 대법은 여인들이 옷을 걸치지 못하고 항상 발가벗고 살게 할 수는 있었어도 짐승의 새끼를 낳게 하지는 못했어요. 그러니 무량산에 숨어살던 십이혈마의잔당이 사용한 수법은 십이혈마가 남긴 대법이 아니에요. 사람이 짐승을 낳게 만드는 이 대법은 과거 천산영취궁이 남긴 대법으로 이 대법이 전해진 곳은  두 곳뿐이에요. 하나는 바로 저희 혈신문이고 다른 하나는 육합마궁이에요. 육합마궁이 과거 무림을 횡행할 때 수많은 야수를 부려 사람들을 학살했다는 얘기는 들으셨죠? 그리고 또 다른 증거는 여기 상자에 넣어뒀으니 나중에 남궁맹주와 함께 열어보세요.”

구양선이 말을 마치자 옆에  있던 발가벗은 시녀 하나가 나무로 만든 상자 하나를 가져와서 그들의 앞에 놓았다.

구양선이 말했다.

“나중에 말에 실어드릴 테니 이걸 가져가서 남궁맹주와 함께 보세요. 그리고 그 안에는 제가 남궁맹주께 보내는 서찰도 들어 있어요.  서찰을 남궁맹주께 전해주시면 남궁맹주가 알아서 할 거예요.”

“말하실 건 다 끝나셨소?”

“마지막으로 하나가 더 남았어요. 남궁맹주와 곤륜파의 현장문께 말씀드려주세요. 우리 혈신문은 무림맹 주위  리와 지금 현장문이 거처하는 개봉 곤륜산장 주위 오십 리 안에는 들어가지 않을 테니 우리 혈신문이 무림맹을 먼저 공격하는 일에 대해선 안심하시라고요. 그리고 남궁맹주의 아내와 딸 그리고 사도대협의 아들 사도운 공자를 우리 혈신문이 먼저 해치거나 건드리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말도 전해 주세요.  곤륜파 현장문께도 말씀드려주세요. 장문인의 첩들과 아들은 먼저 건드리지 않을 거라고요. 이건 과거 함께 싸웠던 동지로서  두 분께 드리는 선물이에요.”

구양선이 무림맹주 남궁석진과 곤륜파의 현중우를 함께 싸웠던 동지라고 부르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두원기와 유헌백에게 계속 이어서 말했다.

“제가 남궁맹주께 보내는 서찰을 읽으면 남궁맹주는 내가 누군지 아실 거예요.”

두원기가 곤륜파의 현중우와 사도백천의 아들 사도운에게 사정을 봐주겠다는 말을 듣고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남궁맹주와 곤륜파 현장문 그리고 사도공자의 사정을 봐주겠다면서 저분들은 왜 저렇게 대접한 거요?”

두원기가 양세현과 유월련을 가리키며 말하자 구양선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 두 아이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어요. 그리고 그건 돌아가신 사도대협의 명예와 관련된 일이라 다른 분께는 말씀드릴 수 없어요. 만약 남궁맹주와 만나는 일이 있다면 그분께는 말씀드릴  있어요. 그리고 육합마궁의 침범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수 없어요. 그리고  조정도 동창을 통해 무림맹을 노리고 있어요.”

“동창 그건  무슨 말이오? 조정은 십이혈마의 난리 이후 단 한 번도 무림의 일에 간섭하지 않아왔소.”

“하지만 그들은 과거 십이혈마의 난리  당했던 일을 수치로 여기고 있어요. 또 십이혈마의 난리를 해결한 게 자신들이 아니라 사도대협과 남궁맹주를 위시한 정파무림인들이었다는데 깊게분노하고 있어요. 조정은 언제나 우리 무림인들을 강호의 무뢰배로 여겼지 실질적인 대단한 뭔가로 여긴 적이 없었죠. 그런데 지난 십이혈마의 난리 때 그렇게나 무시하던 강호 무뢰배에게 당했다고 생각하고 자존심에 엄청난 상처를 입었어요. 그리고  년 동안이나 강호 무림에 대해 복수의 칼을 갈아왔죠. 조정이 몰래 십 년간 칼을 갈았다면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적이 아니에요.”

“문주의 말씀은 남궁맹주와 현장문에게  전해 드리겠소. 그럼 이제 떠나도 되오?”

구양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얘기는 그걸로 충분해요. 하지만 그게 간단한 일이라고만 생각하지는 마세요. 아마 대협은 돌아가서 무림맹과 정파인을 규합해 우리와 싸울 생각이겠죠.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을 거예요. 아까도 말했지만 정파인이라고  믿을 수는 없답니다. 우리의 힘이 무림맹과 정파를 압도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틀림없이 여러분을 배신하고 우리 편을 드는 자가 나올 거예요. 동료의 아내와 딸을 발가벗겨서 우리에게 보내며 우리와 협력하려는 자들이 나올 거예요. 또 적이 우리만이 아니라 우리보다 월등히 잔인한 육합마궁과 조정도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두원기가 고개를 저었다.

“우리 무림맹과 정파 무림에 그런 자는 나오지 않을 거요. 그럼 이제 가도 되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두원기 자신도 자신의 말이 허세에 불과할 뿐이고 그다지 믿지는 않는 듯싶었다.

구양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가도 좋아요. 하지만 지금은 내공도 상실했고 체력도 없어서 그대로 가기는 불편할 거예요. 일단 해약을 드릴 테니 그걸 들고 가세요. 내공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닷새 정도 시간이 걸리지만 돌아갈 힘 정도는 날 거예요.”

구양선이 뭔가 명령하자 미리 준비해 둔 듯 유월련이 열 개의 조그만 잔이 올려 진 쟁반을 들고 왔다.

청아가 그 조그만 잔들에 뭔가 가루 같은 걸 조금씩 뿌리더니 잔을 들고 유월련의 젖꼭지 앞으로 가져가더니 젖가슴을움켜쥐고 꽉 눌렀다. 유월련의 새빨간 젖꼭지에서 하얀 젖이 뿜어져 나와 잔을 채웠다.

청아는 그렇게 조그만 잔들을 유월련의 젖으로 채우고는 발가벗은 여인들에게 명해 두원기, 유헌백과 성무장의 젊은 무사들에게 가져가게 했다.

발가벗은 시녀가 유월련의 젖을 채운 잔을 그들 앞에 가져다 놓자 유헌백이 울화가 치미는지 소리를 질렀다.

“이게 무슨 해괴한 짓이오?”

청아가 옆에서 말했다.

“일부러 모욕하는  아니라 본문의 해약은 본문의 대법을 받은 사람의 젖에다 타지 않으면 약효가 없어요. 이 아이들의 젖이 해약의 일부예요. 그리고 지금 가까이에서 구할 수 있는 사람의 젖은 얘들 것뿐이에요. 그걸 들지 않으면 돌아갈 힘이 안 나실 걸요.”

두원기가 한참이나 앞에 놓인 잔을 노려보다가 뭔가를 결심한 듯 잔을 들고 들이켰다. 송석주를 포함한 성무장의 젊은 무사들도 각기 자기 앞에 놓인 잔을 마셨다. 마지막으로 유헌백도 자기 앞에 놓인 잔과 유월련을 몇 번 번갈아 보더니 마침내 잔을 들고 마셨다.

잔을 들고 나자 과연 어느 정도 힘이 나는  두원기가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소. 목숨을 살려준 점은 감사드리오. 하지만 다시 싸워야 할 사이일 듯싶으니 은혜를 갚겠다는 말씀은 드릴 수 없을 듯하오.”

구양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심해서 돌아가세요. 그리고 말은 돌려드리죠.”

곧 하인들이 말을 가져오자 양세현과 유월련, 단명선이 일제히 말 옆으로 가서 네 발로 엎드렸다. 그들의 등을 밟고 말을 타라는 뜻이었다.

두원기는 뭔가를 결심한 듯 거침없이 양세현의 등을 밟고 말에 올라탔지만 유헌백은 몇 번이나 주저하며 자기 사매인 유월련의 등을 바라보다가 결국 등을 밟고 말에 탔다.

성무장의 젊은 무사들도 차례로 여인들의 등을 밟고  위에 올랐지만 맨 마지막으로 양세현의 등을 밟고  위에 올랐던 송석주는 말에 앉자마자 몸을 일으키는 양세현의 엉덩이를 걷어차 버렸다.

양세현은 송석주보다 무공이 훨씬 강해서 그런지 앞으로 꼬꾸라지지는 않고 앞으로 몇 걸음 튀어 나가며 쓰러질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아마도 가장 젊은 송석주는양세현이나 다른 발가벗은 여인들이 정파 무림을 모욕하고 있다고 여긴 듯싶었다.

송석주는 양세현의 엉덩이를 걷어차 버린 뒤에 진란, 수정, 소소  여인을 돌아보며 말했다.

“누나들이 살아 있다는 건 누나들의 집안에 전해 주겠어. 그리고 성성이랑 붙어서 새끼까지 낳고 그 새끼랑도 붙어먹었다는 얘기까지 전부 전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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